1. 개요
다양체( 多 樣 體, manifold)란 미분 기하학 및 위상수학 등에서 국소적으로 유클리드 공간을 닮은 공간을 말하는 개념이다. 다변수 미적분학에 등장하는 곡선과 곡면 등의 개념을 높은 차원으로 일반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고, 기하학의 주된 연구대상이 된다.분야에 따라 연구하는 다양체의 종류가 조금씩 바뀐다. 위상수학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정의는 '국소적으로 유클리드 공간과 위상동형인 위상 공간' 정도이고, 여기에 미분가능한 구조나 거리 등의 추가적인 정보가 주어지는 식.
2. 정의
2.1. 위상수학에서
위상수학에서 사용되는 다양체의 기본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다.어떤 자연수 [math(n)]에 대해서, 하우스도르프 위상공간 [math(M)]의 임의의 점 [math(p)]가 [math(\mathbb{R}^n)]과 위상동형인 근방을 가질 때 [math(M)]을 [math(n)]-차원 다양체(manifold), 혹은 [math(n)]-다양체라고 한다. |
- 보통 제2가산이 추가적인 조건으로 붙는다. 이 조건은 단위분할[1][2]의 존재성을 보장해 주고 global Frobenius theorem[3]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고, 여러 모로 유용한 가정이다. 오히려 이걸 가정하지 않은 경우가 드물 것이다. 종종 이것보다 더 강한 조건(separable, Lindelöf 등)을 대신 주기도 한다.[4]
- '[math(\mathbb{R}^n)]과 위상동형'을 '[math(\mathbb{R}^n)]의 근방과 위상동형' 으로 바꾸어도 동치이다. 실전에선 이게 더 편하다.
- 하우스도르프 조건이 빠진 나머지 조건을 가리켜 국소적 유클리드하다고 (locally Euclidean) 말한다.
- 하우스도르프 조건이 워낙 자연스러운 개념이라 다양체의 정의에 들어가는 것은 제법 자연스럽지만, 거꾸로 국소적 유클리드하다는 강력한 성질이 있는데도 하우스도르프 조건을 굳이 덧붙이는 것이 다소 희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국소적 유클리드 조건이 하우스도르프 조건을 함의하지는 않고, 하우스도르프 조건을 뺐을 때 보통 생각하는 다양체와는 사뭇 다른 이상한 공간도 있다는 문제가 있어서 이 조건이 안 들어가기 힘들다. 예를 들어 '두 원점을 가지는 직선'이 그 이상한 공간의 대표적인 예인데, 예를 들어 링크된 위키 문서를 보도록 하자.
- [math(M)]이 연결되어 있으면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math(n)]은 유일하다. 이는 연결된 다양체가 항상 경로 연결이기도 하다는 사실[5]과 [math(m \neq n)]에 대해 같은 공간이 동시에 국소적으로 [math(\mathbb{R}^m)]과 [math(\mathbb{R}^n)]과 위상동형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에 기인한다.[6]
- 물론 연결되어 있지 않은 다양체를 생각했을 때, 곡선과 곡면을 따로 같이 놔도 유클리드 공간과 국소적 위상동형이 되는 건 맞다. 다만 그냥 따로 다뤄도 될 것을 그런 경우까지 굳이 생각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보통 차원을 고정시키고는 한다.
- 보통 다양체 간의 사상으로 연속함수를 생각한다. 범주론의 용어로 말하자면, (다양체의 범주에서) 다양체 간의 사상(map)은 연속함수이다.
- 보통 1차원 다양체를 곡선, 2차원 다양체를 곡면, 3차원 이상의 다양체를 초곡면이라고 부른다.
위상수학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다양체 위의 구조들을 생각하기 위해 다음의 정의가 활용된다. 적절한 좌표근방계가 존재하는 위상공간을 다양체라 정의하기도 한다.
n</math>차원 다양체 [math(M)]의 좌표계(coordinate chart) 혹은 차트(chart)는 근방 [math(U \subset M)]와 [math(V \subset \mathbb{R}^n )] 간의 위상동형이다. 혹은 그 위상동형사상을 [math(\varphi)]라고 표기했을 때 순서쌍 [math((U, \varphi))]를 차트라고 부르기도 한다.[7] (사실 이 둘을 혼동해서 써도 헷갈릴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편 차트 [math(\varphi_i : U_i \rightarrow V_i)]들의 모임 중 [math(U_i)]들의 합집합이 [math(M)]을 덮는 것을 좌표근방계(atlas)라 한다.[8] |
- 미적분학에서 나오는 그 좌표계를 일반화한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 다양체의 제2가산 조건에 의해 항상 가산개의 좌표계로 이루어진 좌표근방계를 찾을 수 있다.
2.1.1. 경계가 있는 다양체
다양체에 일종의 가장자리가 있는 개념으로, 스토크스 정리나 푸앵카레 쌍대성 등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다.어떤 자연수 [math(n)] 에 대해서, 하우스도르프 위상공간 [math(M)]의 임의의 점 [math(p)]가 [math(\mathbb{R}^n)] 혹은 닫힌 반평면 [math(\mathbb{R}^{n-1} \times \mathbb{R}_{\ge 0})]와 위상동형인 근방을 가질 때 [math(M)]을 경계가 있는 다양체(manifold with boundary)라 한다. [math(M)]의 점 [math(p)] 중 [math(p)]의 근방이 [math(\mathbb{R}^n)]과 위상동형이 될 수 없는 모든 점의 집합을 경계(boundary)라 하고, 보통 [math(\partial M)]으로 적는다. 다양체의 내부(interior)는 [math(M \setminus \partial M)]이다. |
- 앞에서 서술한 다양체는 구분을 위해 '경계가 없는 다양체'로 부르기도 한다. 물론 문맥에 따라 '다양체' 자체가 경계가 있는 다양체를 포괄해서 지칭할 수도 있다.
- 경계가 있는 n-다양체의 경계는 경계가 없는 (n-1)-다양체가 된다.
- 경계가 있는 다양체의 차트는 [math(\mathbb{R}^n)] 혹은 [math(\mathbb{R}^{n-1} \times \mathbb{R}_{\ge 0})]의 근방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2.2. 미분다양체
위의 위상수학적 다양체에 미분가능한 구조가 주어진 대상으로, 위상수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하학 분야에서 다양체라 하면 이 미분다양체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다양체이지만, 추상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생각보다는 복잡하다.
다양체 [math(M)]의 좌표근방계의 임의의 두 차트 [math(\varphi_i, \varphi_j)]에 대해서, 이들 사이의 전이사상(transition map) [math(\varphi_i \vert_{U_i \cap U_j} \circ {(\varphi_j \vert_{U_i \cap U_j})}^{-1})]이 모두 매끄러운(smooth) 함수일 경우, 다양체와 좌표근방계의 쌍 [math((M, \{\varphi_i\}_i))]을 미분다양체(differential manifold) 혹은 매끄러운 다양체(smooth manifold)라 부른다. |
- 차트는 [math(M)]의 부분집합에서 [math(\mathbb{R}^n)]으로 가는 함수이므로, [math(M)] 자체에 미분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만큼 차트 자체가 매끄러운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두 차트를 비교하는 전이사상은 [math(\mathbb{R}^n)]의 부분집합에서 [math(\mathbb{R}^n)]으로 가는 함수이므로 매끄러움을 정의할 수 있다. 전이사상이 모두 매끄러울 때에만 차트들이 모두 매끄럽다고 규정을 해버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 비슷하게 경계가 있는 미분다양체도 생각할 수 있다.
- 미분다양체 사이의 사상(map)으로 매끄러운 함수를 주로 생각한다.
다양체 사이의 연속함수 [math(f : M \rightarrow N)]가 매끄럽다(smooth)는 의미는 다음을 만족하는 것이다.
|
미분다양체는 위상공간이 아니라, (위상공간, 좌표근방계)의 쌍으로 정의된다. 이 좌표근방계의 존재는 필수적인데, 순수한 위상공간 위에서는 미분을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같은 위상수학적 다양체라도 다른 종류의 좌표근방계를 주면 완전히 다른 미분다양체가 되어버린다.[9] 미분다양체에 주어진 좌표근방계를 '미분 구조'(differential structure)라 부르기도 하는데, 다양체 위에 미분구조가 주어진 것을 미분다양체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 미분다양체 위에서는 접평면, 매끄러운 함수와 이의 미분, 벡터장, 미분형식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추상적으로 이들을 정의하는 것은 위의 정의보다도 복잡하다. 바꿔 말하면 순수한 위상수학에서의 다양체에서는 이러한 개념들을 생각할 수 없다.
2.2.1. 리만 다양체
미분다양체 [math(M)]의 각 접평면에 대해 주어진 내적 [math(g_p : T_p M \times T_p M \rightarrow \mathbb{R} )]이 매끄럽게 변할 때, 이 내적의 모음 [math(\{g_p\}_{p \in M})]을 리만 계량(Riemannian metric)이라 한다. 리만 계량이 주어진 다양체를 리만 다양체(Riemannian manifold)라 한다. |
- 중간에 '내적이 매끄럽게 변한다'는 부분은, 매끄러운 벡터장 [math(X,Y)]에 대해 함수 [math(p \mapsto g_p(X_p,Y_p))] 가 매끄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
- 더 간결하게는 (0,2)-대칭 텐서 중 각 점에서 이차형식이 양의 정부호를 가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리만 다양체 간의 사상은 여전히 매끄러운 함수를 주로 생각한다.
위의 미분다양체에 거리의 개념을 부여한 것으로, 곡선의 길이, 측지선(geodesic), 곡률, 부피 등은 이 리만 계량이 주어져야만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이다. 즉 일반적인 미분다양체에서는 이들을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같은 미분다양체라도 다른 종류의 리만 계량을 부여할 수 있고, 미분 기하학에서는 이를 보통 다양체에 다른 종류의 '기하학'을 주었다고 표현한다. 이 리만 다양체를 연구하는 리만 기하학(Riemannian geometry)이 미분 기하학의 주류이기 때문.
일반 상대성 이론이 시공간을 4차원 리만 다양체로 기술한다. 여기에서 다양체의 곡률이 중력에 해당하며, 곡률이 없는 경우가 특수 상대성 이론에 해당한다.
2.2.2. 리 군
리 군(Lie group)이란 미분다양체에 매끄러운 군 연산이 정의된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군 [math(G)]가 (집합으로서) 미분다양체 구조를 가지고, 군의 곱셈 [math(\circ : G \times G \rightarrow G)]과 역원 연산 [math({}^{-1}: G \rightarrow G)]가 매끄러운 사상이어야 하는 것. 수학자 Sophus Lie의 이름을 땄기 때문에 로마자 표기 시에는 반드시 대문자로 쓰자.보통은 행렬들의 군이 이 리 군으로 이해되고, 대수학 및 해석학을 아울러서(특히 표현론에서) 정말 다양하게 등장한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더욱 응용하여 해밀턴 역학, 일반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에서 대칭을 기술할 때 사용한다.
2.3. 복소다양체
복소해석학에서 나오는 복소다양체는 미분다양체의 일종이긴 하지만, 그 취급은 완전히 다르다. 간단히 말하면 n차원 미분다양체가 국소적으로 [math(\mathbb{R}^n)]과 닮은 공간을 다룬다면, n차원 복소다양체는 국소적으로 [math(\mathbb{C}^n)]과 닮은 공간을 다루는 것이다.2n차원 미분다양체 [math(M)]을 덮는 좌표근방계 [math(\varphi_i : U_i \rightarrow V_i)]에서 [math(V_i)]가 [math(\mathbb{C}^n)]의 근방으로 취급되고, 이들 사이의 전이사상이 정칙(holomorphic) 즉 복소해석적(complex analytic)일 때, [math((M, \{\varphi_i\}_i))]의 쌍을 [math(n)]-차원 복소다양체(complex manifold)라 부른다. |
- 정칙의 개념은 복소해석학 문서를 참고.
- 위의 보통의 다양체는 복소다양체와 구분하기 위해 실다양체(real manifold)라 부르기도 한다.
- 복소다양체는 실다양체로 보면 2n차원이지만 반드시 n차원(복소 n차원)이라 불러야 한다.
- 경계가 있는 복소다양체는 CR-manifold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복소다양체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별개의 대상으로 취급받는다.
- 복소다양체의 사상은 복소정칙 함수를 주로 생각한다. 이거 하나 때문에 복소다양체의 범주는 매우 제한적으로 변해버린다.
복소해석학에서는 실다양체 만큼이나 자연스럽게 등장하며, 정칙함수의 기묘한 특성상 실다양체보다 더 좋은 성질을 만족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1차원 복소다양체를 리만 곡면(Riemann surface)이라 부른다. 복소수 위의 곡선(1차원이니까)이지만 실수 위에서 그 모양을 보면 곡면이므로. 어떻게 보면 곡면 위에 등각사상을 부여한 것을 리만 곡면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것도 중요한 대상 중 하나.
2.4. 대수 다양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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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기하학에서 주로 연구하는 대수다양체(algebraic variety)는 위상수학에서 말하는 다양체와는 다르지만,[10] 기하학에서의 다양체를 적절히 비유한 것으로 생각할 수는 있다.
3. 이해 및 예시
3.1. 초등수학에서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공 모양, 세모 모양, 네모 모양 등으로 기초적인 '다양체'를 익히게 된다.3.2. 곡선과 곡면
보통 가장 처음 학습하는 다양체의 예시는 매개화된 곡선과 곡면일 것이다. 끝이 열린 (교차하지 않는) 곡선 [math(\gamma : (0,1) \rightarrow \mathbb{R}^m)] 의 경우, 곡선 위의 각 점 주변을 생각해 보면 선이랑 비슷함을 생각할 수 있다. 차트 개념으로 생각하면 저 함수 자체가 차트가 된다. 따라서 곡선은 1차원 다양체라 할 수 있다.변수가 2개인 매개화된 곡면의 경우에도 [math(\mathbb{R}^2)]의 부분집합을 [math(\mathbb{R}^m)]으로 옮겨놓는 것으로 생각하면 2차원 다양체의 예시가 된다.
3.3. 유클리드 공간의 다양체
비슷하게 단사(injective)인 매끄러운 함수 [math(\varphi : U \subset \mathbb{R}^n \rightarrow \mathbb{R}^m)]의 상(image) [math(\varphi(U))]는 n차원 다양체가 된다.다만 일반적인 다양체의 경우 이렇게 하나의 매개화만으로는 모든 점을 나타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구의 표면인 구면 [math(S^2 = \{(x,y,z) \in \mathbb{R}^3 : x^2 + y^2 + z^2 = 1\})]의 경우 보통 구면좌표계로 점을 나타내지만, 이러면 북극/남극점 등 몇 개의 점이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좌표계 둘 이상을 쓰면 이들의 합집합으로 모든 점을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의 좌표계는 무엇이 되었든 숫자 2개를 이용해 구면의 점들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math(\mathbb{R}^2)]의 부분집합에서 [math(S^2)]로 가는 사상, 즉 차트로 볼 수 있다. '매개화=좌표계=차트'를 이해했다면, n차원 다양체는 [math(\mathbb{R}^n)]의 근방, 혹은 n차원 초구(ball)의 카피들을 적절히 짜깁기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경계가 있는 다양체의 예로는 반구면 [math(\{(x,y,z) \in \mathbb{R}^3 : x^2 + y^2 + z^2 = 1, z \ge 0\})] 등이 있다. [math(\mathbb{R}^3)]의 부분집합으로서 반구면의 경계는 [math(z=0)]인 점들인 원이 되는데, 반구면 위에서 이들 점을 생각해봐도 경계선의 끝자락에 있는 점들이라 생각할 수 있다. 경계가 있는 2차원 다양체의 반구면의 경계인 원은 경계가 없는 1차원 다양체인 것도 주목할 점.
한편 이들 다양체는 몇 개의 식을 만족하는 도형으로도 구성할 수 있다. [math(\mathbb{R}^m)]에서 (m-n)개의 매끄러운 함수가 0이 되는 점들의 모임은 보통 n차원 다양체가 된다. 정확히는 다음이 성립한다.
매끄러운 함수 [math(f_1, \cdots, f_{m-n} : \mathbb{R}^m \rightarrow \mathbb{R})]이 모두 0이 되는 집합 [math(X = \{x \in \mathbb{R}^m : f_i(x) = 0\})]을 생각하자. 점 [math(p \in X)]에서 그래디언트 [math( \mathrm{grad} f_i (p) )]들이 일차독립이라고 하자. 그러면 [math(p)]의 근방 [math(V \subset \mathbb{R}^m)], 열린 집합 [math(U \subset \mathbb{R}^n)], 매끄러운 전단사 함수 [math(\varphi : U \rightarrow X \cap V )]가 존재한다. |
다변수 미적분학에서는 이런 다양체들에 대해 접평면을 생각하고 함수를 미분하고 중적분으로 부피를 계산하며, 더 나아가선 미분형식을 적분하고 스토크스 정리를 다루기까지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의 다양체가 모두 [math(\mathbb{R}^m)]의 부분다양체(submanifold)이기 때문이고, 유클리드 공간의 거리 및 미분구조를 자연스럽게 물려받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적인 다양체의 미분구조는 이 [math(\mathbb{R}^m)]의 부분다양체의 성질에서 끌어다온다.
3.4. 추상적 다양체
모든 다양체가 [math(\mathbb{R}^m)]의 부분집합으로 간주될 필요는 없다. 클라인의 병이나 사영평면 같은 곡면들의 예시는 원통이나 원 같은 곡면을 적절히 붙여서 만들지만 3차원 유클리드 공간에 바로 구현할 수는 없다. 물론 위상수학적으로는 모든 다양체를 더 고차원 [math(\mathbb{R}^m)]에 집어넣을 수 있긴 하지만 바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굳이 부분집합이 아니라 '[math(\mathbb{R}^n)]들을 짜깁기한 것' 자체를 다양체의 정의로 사용하면서 더욱 많은 공간을 다양체로 볼 수 있게 되었다.다양체의 차트 개념에서도 이 짜깁기의 의미를 볼 수 있는데, 차트(chart)와 좌표근방계(atlas)의 영어 명칭을 생각하면 chart는 그림 혹은 지도, atlas는 '지도책'의 의미를 갖고 있다. 지구의 전체 모습을 보는 것은 우주로 나가기 전까지는 불가능했지만, 지역마다 있는 여러 개의 지도들을 합쳐 보면서 사람들은 지도책만을 보고도 지구의 표면이 구면이라는 사실을 얼추 알 수 있다. 비슷하게 일반적인 다양체의 경우도, 짜깁기할 수 있는 지도(=차트=좌표계)들의 모음이 존재하면 비록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긴 해도 전체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의 예를 더 들어보면,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기는커녕 하늘을 날기 훨씬 전인 2000년(+α)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지면과 바다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얻은 여러 자료들을 통해 이미 지구가 구형임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한편 미분 기하학을 학습하면 다양체를 점들의 집합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구조가 주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여물게 된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단순히 [math(\mathbb{R}^2)]의 부분집합이라고 [math(\mathbb{R}^2)]의 기하를 물려받을 필요는 전혀 없음을 (푸앙카레 모형 등의 예시로) 깨닫게 되었다. 이를 일반화하여 리만이 제시한 리만 기하학의 개념은 다양체에 '거리'의 개념이 실제로 기하학적 구조를 준다는 사고방식을 일깨워 주었다. 실제 역사의 발전은 리만 계량이 먼저 나왔고, 푸앵카레가 (리만 계량에 구애받지 않는) 미분다양체를 정립했으며, 20세기 초에 위상수학이 정립되면서 가장 일반적인 위상수학적 다양체를 다루는 순으로 이루어진다.
[1]
임의의 열린 덮개(open cover) [math(\mathcal{C} = \left( U_\alpha \right))]에 대하여 연속함수들 [math(f_\alpha : M \to \R)]이 다음 조건을 만족한다고 하자. (i) 모든 [math(\alpha)]에 대하여 [math(f_\alpha(M) \subseteq [0, 1])], (ii) 모든 [math(\alpha)]에 대하여 [math(\textrm{supp }f_\alpha \subseteq U_\alpha)], (iii) [math(\textrm{supp }f_\alpha)]들을 모두 모은 family는 국소적으로 유한하고(locally finite), (iv) 모든 [math(p \in M)]에 대하여 [math(\sum_{\alpha} f_\alpha(p) = 1)] ((iii)에 의하여 이 합은 유한합이다). 그러면, 그리고 그럴 때에만 [math(f_\alpha)]들의 집합을 [math(\mathcal{C})]에 종속된 단위분할 (partition of unity subordinated to [math(\mathcal{C})])이라고 부른다. 특히 주어진 다양체가 매끄럽고 [math(f_\alpha)]들이 모두 매끄러우면, 이 단위분할이 매끄럽다고 말한다. 이들 모두 제2가산 조건이 붙으면 항상 그 존재성이 모든 [math(\mathcal{C})]에 대하여 보장된다. 유클리드 공간이 가지는 성질을 다양체 전체로 확장할 때라든가 작은 영역들에서 정의된 함수들을 큰 거 하나로 합쳐 더 괜찮은 거 하나를 구성할 때라든가 여러 모로 쓰인다.
[2]
여기서 [math(\textrm{supp }f_\alpha = \overline{\{ p \in M \;|\; f_\alpha(p) \ne 0 \}})]이다. 그리고 어떤 부분집합들의 족(family)이 국소적으로 유한(locally finite)하다는 것은 각 [math(p \in M)]에 대하여 [math(p)]의 어떤 열린 근방(open neighborhood) [math(U)]가 존재해 유한 개의 예외를 제외하고 그 족에 포함된 모든 부분집합들이 [math(U)]가 disjoint하다는 것을 말한다.
[3]
모든 involutive distribution이 대응하는 foliation을 가진다는 정리로, 특정한 편미분방정식을 풀 때라든가 액션들, 특히 리 대수의 액션을 리 군의 액션으로 확장한다든가 할 때 핵심으로 쓰이는 foliation이란 도구를 구성해 주는 매우 중요한 정리이다.
[4]
예를 들어 Michor, Topic in Differential geometry를 보자. 다만 여기서는 separable하다는 조건에 metrizable 조건도 같이 주었다. 그리고 이러면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제2가산성을 갖게 된다. 사실 제2가산성만 줘도 다양체가 metrizable하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5]
연결이라고 해서 경로 연결인 것이 아님은
잘 알려져 있지만 다양체라면 두 조건이 동치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6]
후자의 내용은 언뜻 당연해 보이지만 이걸 증명하려면
호몰로지 정도는 들고 오는 것이 편하다.
[7]
예를 들어 J. M. Lee, Introduction to Smooth Manifolds, 2nd Ed. (Springer, 2012) 중 Chapter 1을 보자.
[8]
좌표조각(coordinate patch) 으로도 불린다.
[9]
그런 게 있나 싶긴 하지만 존재한다. 예를 들어 n차원 구면 위에 주어진 보통의 것과는 다른 미분 구조를 가리켜 특이 구(exotic sphere)라고 부르는데, 존 밀너(J. W. Milnor)에 의하여 최초로 발견된 특이 구로는 7차원 (초)구면 위의 미분 구조들로, 그 개수는 (원래 자연스러운 것까지 포함해서) 28개이다 (참고로, 이 결과는 밀너의 1962년 필즈상 수상에 대한 주요 업적 중 하나이다). 물론 다른 차원의 (초)구 역시 특이 구를 가지며, (단 몇몇 차원의 구들은 특이 구를 가지지 않는데, 1, 2, 3차원 구가 그 예이다) 심지어 4차원의 특이 구는 그 개수가 무한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10]
애초에 영어로는 위상수학적인 다양체는 manifold, 대수다양체는 variety로 서로 다르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