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속음( 俗 音)은 한자의 '속된 음'이라는 뜻으로, 분야에 따라 구체적인 뜻이 다르다.1. 국어학에서는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일부 단어에서 굳어져 쓰이는 음'을 말한다. 예를 들어 六月을 '육월'이 아니라 '유월'로 읽는 따위이다.
2. 음운학에서는 '정음'(正音)과 대비되는 말로, 중국 운서의 한자음과 맞지 않는 현실 한자음을 말한다.
본 문서에서는 두 번째 의미의 속음을 다룬다.
2. 발생 원인
대다수의 속음은 새로운 한자가 수입되어 들어왔을 때 잘못 전해진 음이 관용음으로 정착되어 형성되었다. 주로 이런 경우, 한자의 여섯 가지 제자 원리인 육서 중 ' 형성'(形聲)[1]에 치우친 발음이 나온다.혹은 운서에 따라서 발생하기도 한다. 한국 한자음에서 특정 형성자의 발음이 같은 운의 다른 글자들에 동화된 사례는 대개 이 경우이다. 한국 한자음에서 와음이 대거 발생한 데에 큰 영향을 끼친 운서는 <삼운통고(三韻通攷)>라는 책으로, 조선시대에 집필되었으나 정확한 집필자나 집필시기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1037년 북송의 정도(丁度)가 송 인종의 명을 받아 <예부운략(禮部韻略)>라는 운서를 지었는데, 삼운통고는 예부운략의 축약판이다. 중국의 운서들은 각 한자들을 표제어로 올리고 글자들의 음을 반절로 표기한 뒤 뜻을 설명하였으나, 삼운통고는 한자음을 반절로도 훈민정음으로도 적지 않았고, 해당 한자의 뜻을 간단히 두세 글자로만 풀이했을 따름이다.[2]
삼운통고는 조선시대에 과거시험을 포함해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는데[3], 박성원(朴性源)은 1747년, 삼운통고에 한국 한자음과 중국 한자음을 훈민정음으로 달고 정리하여 화동정음통석운고(華東正音通釋韻考)를 출간하였고, 화동정음통석운고가 조선 후기 운학자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치면서 속음이 잔뜩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대표자로 기재된 한자가 와음으로 읽히는 경우, 그 한자와 같은 반절에 묶인 다른 글자들까지 도미노 현상으로 싸그리 와음이 되었다.
그리고 한자음이 여러 가지인 경우에 독음을 잘못 선택해서 정착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특히 인명에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잦다. 인명을 읽을 때 특정 발음으로 읽어야 할 글자를 널리 알려진 발음으로 뭉개 버리는 경우이다.
국가적 사안 때문에 임의로 발음이 변경된 경우도 있다. 주로 피휘(避諱)에 의해서 발음이 변경되는데, 후술할 祘은 원래 算(셈할 산)의 이체자였으나, 정조가 즉위한 이후로 한국에서만 '성'으로 발음이 바뀌었다. 그 전에 손권이 아버지 손견을 추숭하는 과정에서 같은 발음의 甄(살필 견)을 '진'으로 읽게 했다.[4] 오늘날 베트남어에서 利는 lợi라고 읽는데 본래 발음대로 읽으면 lì라고 읽어야 했던 모양이다. 이것은 후 레 왕조(後黎) 태조 黎利의 이름을 그대로 부르지 않기 위해 利의 발음을 바꿔 lợi로 읽게 한 것이다. 그러다가 이제는 利 자체의 발음이 완전히 바뀐 채로 정착되어 오늘날 黎利 본인의 이름을 부를 때도 바뀐 발음으로 읽는다고 한다. 즉, 본래 발음에 가까운 '레리'가 아니라 '레러이'로 읽는다는 뜻이다.
3. 역사
옛 문인들에게 있어 한시와 한문은 필수 교양이었기 때문에, 중국 운서를 기반으로 한 '바른' 한자음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한자음은 여러 변화를 거쳐 한반도로 흡수되었기 때문에, 현실 한자음이 운서와 맞지 않는 경우가 생겨나고는 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일찍이 동국정운의 서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其音雖變, 淸濁四聲則猶古也, 而曾無著書以傳其正, 庸師俗儒不知切字之法, 昧於紐躡之要, 或因字體相似而爲一音, 或因前代避諱而假他音, 或合二字爲一, 或分一音爲二, 或借用他字, 或加減點畫, 或依漢音, 或從俚語, 而字母七音淸濁四聲, 皆有變焉。
그 음은 비록 변했더라도 청탁과 사성은 옛것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나, 일찍이 그 바른 것을 전할 저서가 없으니, 용렬한 스승과 속된 선비가 자를 반절(反切)하는 법을 모르고 얽은 요점에 어두워서, 혹은 서체가 비슷해서 한 음이 되기도 하고, 혹은 전대(前代)가 피휘하여 다른 음을 빌리거나, 혹은 두 글자를 합하여 한 음이 되기도 하고, 혹은 한 음을 나누어 둘이 되기도 하고, 혹은 다른 자를 빌리거나, 혹은 점과 획을 더하기도 빼기도 하고, 혹은 한음(漢音)에 의거하고, 혹은 속음에 따르기도 하여, 자모 일곱 음과 청탁, 사성이 모두 변하였다.
그리하여 전근대·근대에 발간된 많은 자전에는 운서에 기반한 한자음인 '정음'과 현실 한자음인 '속음'이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정음이나 속음으로 실려 있는지는 자전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전에서 속음이 어떤 개념으로 쓰였는지는 그 자체로 연구 대상이 된다.그 음은 비록 변했더라도 청탁과 사성은 옛것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나, 일찍이 그 바른 것을 전할 저서가 없으니, 용렬한 스승과 속된 선비가 자를 반절(反切)하는 법을 모르고 얽은 요점에 어두워서, 혹은 서체가 비슷해서 한 음이 되기도 하고, 혹은 전대(前代)가 피휘하여 다른 음을 빌리거나, 혹은 두 글자를 합하여 한 음이 되기도 하고, 혹은 한 음을 나누어 둘이 되기도 하고, 혹은 다른 자를 빌리거나, 혹은 점과 획을 더하기도 빼기도 하고, 혹은 한음(漢音)에 의거하고, 혹은 속음에 따르기도 하여, 자모 일곱 음과 청탁, 사성이 모두 변하였다.
한자를 '바른 음'으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근대에도 확인할 수 있다. 1925년 동아일보 기사[5] 기사에 소개된 와음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6]
한자 | 훈음(와음) | 본음 | 한자 | 훈음(와음) | 본음 |
丑 | 소 축 | 추 | 耗 | 줄 모 | 호 |
系 | 계통 계 | 혜 | 舂 | 찧을 용 | 송 |
昭 | 밝을 소 | 조 | 告 | 고할 고 | 곡 |
媼 | 할미 온 | 오 | 蔚 | 풀이름 울 | 위 |
雹 | 우박 박 | 포 | 矢 | 화살 시 | 지 |
惱 | 괴로워할 뇌 | 노 | 懶 | 게으를 라 | 란 |
辰 | 별 진 | 신 | 袴 | 사타구니 고 | 과 |
酵 | 술 밑 효 | 교 | 炙 | 고기 구울 자 | 적 |
刺 | 찌를 자 | 척 | 輻 | 바퀴살 복,폭 | 부 |
覆 | 덮을 복 | 부 |
한편 1933년 제정된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는 한자어를 표기할 때 속음 한 가지로만 읽히는 한자음은 속음대로 적는다는 규정(제4절 제47항)이 있다. '취미(趣味)', '인쇄(印刷)', '부모(父母)'에서 '취(趣)', '쇄(刷)', '모(母)'[7]의 반절은 각각 倉苟切(ㅊᅟᅡᆼ + ㄱㅜ), 數刮切(ㅅㅜ + ㄱᅟᅪㄹ), 莫厚切(ㅁᅟᅡᆨ + ㅎㅜ)로 원음은 '추', '솰', '무'이다. 그러나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4절 제47항에서 이들 단어의 표기를 속음에 따라 각각 '취미', '인쇄', '부모'로 표기하도록 하고 원음을 따른 '추미', '인솰', '부무' 등의 표기는 쓰지 않기로 하였다.
4. 한국어의 예시
- 단일 음가 문단은 한국 한자음에서 형성에 치우친 와음에 의한 속음을 다룬다. 문서 폭주를 막기 위해 단순히 음이 바뀐 예는 싣지 않는다. (예: 刷[찍을 쇄]의 원음이 '솰'인 것.)
- 원음을 따르면 'ㄱ'이나 'ㅎ'일 때 한국 한자음이 'ㅎ'이나 'ㄱ'으로 바뀌는 건 한국 한자음의 자연스러운 특징이지, 와음이 아니기 때문에 '단일 음가' 문단에 싣지 않는다.
-
필요하다면 반절 표기와 표준중국어, 광동어, 일본어의 독음과 비교하여 원음의 근거를 강화한다.
4.1. 단일 음가
- 硬(굳을 경)은 반절이 五爭切이므로 '앵'이 돼야 하지만 성부인 更(고칠 경)[8] 때문에 '경'으로 소리난다. 일본어도 똑같이 こう로 읽지만 오음 ぎょう나 한음 ごう로 읽어야 한다. 爭의 반절은 側莖切이고 莖의 戸耕切이어서 爭의 원음은 '정'일 것 같지만 爭의 운모인 耕운이 주로 '앵'을 음으로 하므로 '쟁'은 원음으로 보인다.
- 區를 음부로 하는 한자들 중 毆, 歐 등은 원음이 '우'지만 '구'가 되었다. 區에는 '구'와는 별도로 '우'라는 음가( 반절로 烏侯切[ㆆㅗ+ㅎㅜ])도 있건만,[9] 기존의 '구' 독법으로만 끼워 맞춘 결과 毆, 歐가 '구'가 된 셈. 歐를 '구'가 아닌 '우'로 읽으면 歐羅巴(구라파)가 ' 유럽(Europe)'의 음차라는 것이 이해가 된다.[10] 해당 한자가 들어가는 단어를 일본어로 [ruby(嘔,ruby=おう)][ruby(吐,ruby=と)](구토), [ruby(殴,ruby=おう)][ruby(打,ruby=だ)](구타), [ruby(謳,ruby=おう)][ruby(歌,ruby=か)](구가), [ruby(鴎,ruby=おう)][ruby(盟,ruby=めい)](구맹)로 읽는 것도 원래 음인 '우'에 해당하는 한음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 같은 원리로 읽는 글자로는 嘔(토할 구), 毆(때릴 구), 謳(노래할 구), 鷗(갈매기 구)가 있고, 이 한자가 쓰이는 단어로는 嘔吐(구토), 毆打(구타), 謳歌(구가), 鷗盟(구맹) 등이 있다.
- 원래부터 '구'로 읽었던 글자로는 驅(몰 구), 嶇(험할 구), 軀(몸 구)가 있고, 이 한자가 쓰이는 단어로는 驅動(구동), 崎嶇(기구)[11], 體軀(체구) 등이 있다.
- 硅(규소 규)는 현재 圭(쌍토 규)에 이끌려 '규'로 읽고 있지만, 강희자전에서 虎伯切, 音剨로 제시하므로 '핵' 또는 '획'[12]으로 읽는 한자였으나, silicon( 규소)의 역어로서 기존에 쓰이던 珪素를 대체하는 한자로서 硅가 지정되면서 본래 반절은 잊어지게 되었다. 일단 일본에서는 관용적으로 ケイ로 읽기는 하나 오음이 キャク(←キヰャク), 한음이 カク(←クヮク)이긴 하다. 표준 중국어에서도 속음 guī 말고도 원래 반절에 해당하는 hè가 있기는 하다.
- 均은 '균'으로 읽는 게 맞지만, 이 한자에서 土가 빠진 勻(섞을 균)은 '윤'으로 읽는 것이 맞는다. 반절 표기로 羊倫切이기 때문이다. 이 글자가 들어가고 원음이 '윤'인 다른 글자도 영향을 받게 되었는데, 筠(대나무 균) 또한 그러하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도 원음이 '허윤'인 셈이다. 조선 경종의 이름 昀(햇빛 윤)은 잘 쓰이지 않아서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鈞(서른 근 균)은 원래부터 독음이 '균'이었다.
- 勻과 筠은 표준중국어 독음도 yún이며, 광동어로는 wan4으로 읽는다. 筠은 중국어권 사람들도 자주 jūn이나 gwan1으로 틀리게 읽어서, 등려군의 본명이 鄧麗筠인데 이를 이용해 鄧麗君이라는 예명을 만들었으며, 홍콩 여배우 毛舜筠(모순균)은 아예 광동어 로마자 표기가 Mo, Shun-Kwan이다.
- 기호품( 嗜 好 品)의 嗜는 반절이 상리절(常利切)이라서 원음이 '시'이지만 耆에 이끌려 기로 읽는다. 표준중국어에서는 shì, 일본어에서는 シ로 읽는다.
- 타타르 족을 한자로 韃靼(달단)이라고도 하는데, 旦(단)이 들어가는 靼의 경우는 집운에 수록된 반절이 當割切이기 때문에 그 본음이 '달'로, '달달'이라고 읽는 것이 원음이다.[13] 구글에 검색해보면 '달단'과 '달달' 둘 다 나오지만 '달단'이라는 독음이 훨씬 많이 나온다.[14]
- 娘(계집 랑)은 반절이 女良切로 원음은 "냥"이며 良을 성부로 갖는 한자 중 혼자 성모가 다른데, 성부에 이끌려서 '랑'이라고 읽게 됐다.
- 蠻은 '만'으로 읽는 게 맞지만, 이 한자에서 虫가 빠진 䜌은 '란( < 롼)'으로 읽는 게 맞는다. 예를 들어 단란(團欒)하다 할 때 欒에 이 글자가 들어간다. 그런데 이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彎, 巒과 같은 한자를 䜌이 아니라 蠻을 따라 '만'으로 읽는 것으로 착각하였다. 이후 글자에 彎이 포함되어 있는 灣 등도 '만'으로 읽게 되었으며, 나중에는 반절이 烏關切(ㆆㅗ+ㄱᅟᅪᆫ)인 모든 한자들이 '만'이 되었다. 즉 ' 대만(臺灣)'이 아니라 '대완'이 되어야 한다. 때문에 많은 옥편들이 灣 자의 원음은 '완'이라고 달아놓는다. 중국어 병음으로는 Táiwān, 일본어 음독으로는 タイワン(Taiwan)이어서 본래 '대완'으로 읽는 것이 옳음을 알 수 있다.
- '오류(誤謬)'에 쓰이는 謬(그릇될 류) 역시 본음은 '무( < 뮤)'이다(정운 및 당운에서는 靡幼切, 집운에서는 眉救切). 誤謬가 중국어 병음과 일본어 음독으로 각각 wùmiù, ゴビュウ(gobyū)로 읽힌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謬의 방인 翏가 '료'이기 때문에 이에 이끌려 謬를 '류'로 읽은 듯하다.
- 謬는 시법에도 쓰이는데, 시호로서는 謬보다는 상통하는 글자 繆로 많이 쓴다. 이 한자는 운이 여섯 종이나 되고 그 중 謬와 같은 훈음에 해당하는 '무'가 보존되어 있는 것처럼 쓰이는 것 같다. 이 시호를 쓰는 사람들 대부분이 '무'로 읽히고, Windows 한자 입력기에서 '삼 열 단 무'로 나오니까. 그러나 정작 옥편 찾아보면 '그릇될 류'라고 잘 나와 있다. '그릇되다'라는 의미의 한자는 한국에서는 '류'로 읽는 게 정착되어 있으므로. Windows 한자 입력기에서 '삼 열 단'이란 뜻으로는 사실 음이 '묘'라서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관우의 시호는 장목후라고 읽을 게 아니라면 흔히 장무후라고 읽고 원칙적으로는 그게 옳지만, 같은 논리라면 오류도 오무라고 해야 하므로 장유후라고 읽는 게 더 자연스럽다.
- 이매망량(魑魅魍魎)에 쓰이는 한자 중 魑(산도깨비 리)의 경우도 원음은 '치( < 티)(당운: 丑知切)'이다. 중국어에서도 chī로 읽으며 일본어에서도 チ(chi)로 읽으나, 한국에서만 离을 음부로 삼는 離(떠날 리)나 璃(유리 리) 등에 의해 '리'로 읽히게 되었다.
- 魅(도깨비 매)도 원음은 '미(광운: 明祕切)'이다. 따라서 魅力(매력)은 원래 '미력'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광동어에서도 '미력'에 해당하는 mei6lik6으로 읽어야 하겠으나, 노래를 들어보면 '매력'에 해당하는 mui6lik6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어로도 ミリョク(miryoku)라고 읽는다. 결국 '이매망량'의 원음은 '치미망량'이다.
- 미림(味醂)의 醂은 반절이 로감절(盧感切)이라서 원음은 '람'인데 林에 이끌려서 그런지 '림'으로 읽게 되었다. 일본어에서도 りん이라는 속음으로 읽는다.
- 撫(어루만질 무)는 반절이 芳武切이므로 '부( < 푸)'로 읽어야 하나 성부인 無(없을 무)에 이끌려 '무'로 읽게 되었다. 만다린에서는 독음이 fū이며, 일본어 음독으로도 フ로 읽는다.
- 녜웨이핑의 성으로 쓰이는 한자 聶은 반절 尼輒切, 현대 중국어음 niē로 본음은 '녑'이나, 해당 자를 성부로 삼은 攝(다스릴 섭)에 이끌려 섭으로 읽고 있다. 해당 현상은 聶을 성부로 삼은 다수의 한자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 縊(목맬 액)의 경우, 끈으로 목을 졸라 죽이는 것을 縊殺이라고 하는데, 이를 '액살'로 많이 읽지만 원음은 '의살'이다(광운에서는 於計切, 於賜切). 반절에 따르면 '예'나 '의'가 될 것이다. 국어사전에는 '의살'을 '액살'의 원말이라고 적어놓고 있다. 성부인 益(더할 익)과 성부를 공유하는 搤(잡을 액, 扼의 이형태)의 영향으로 보인다.
- 유기(鍮器)그릇의 鍮(놋쇠 유)는 반절 표기가 託侯切(광운) 또는 他侯切(집운)이므로 그 원음은 '투'이다. 따라서 '투기'라고 하는 것이 옳겠으나, 성부인 兪(점점 유)[15]에 이끌려 '유기'라고 읽게 되었다. 후술할 일본어 속음에서 輸(실을 수)를 ユ(yu)라고 읽는 것과 비슷한 사례. 일본어로 놋쇠를 신주라고 부르는데 真鍮를 음독한 것(シンチュウ[shinchū]). チュウ(chū)는 속음이고 오음이 ツ(tsu)는 투에 해당한다. 한음은 トウ(tō)다. 훈몽자회에서는 '듀셕 듀'라고 나오며 일본어 チュウ와 같다.
- 구안와사(口眼喎斜)의 와(喎)는 반절이 苦緺切(ㄱㅗ+ㅇㅙ)이라서 본음은 '괘'지만 咼를 성부로 하는 소용돌이 와(渦)에 이끌려 '와'로 잘못 읽는 바람에 '구안와사'라고 읽게 되었다. 그래서 본래 '구안괘사'만 표준어였으나 2014년에 '구안와사'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었다. 단, 이 글자의 새김 자체는 원음 그대로 '입 비뚤어질 괘'로 통용되며, 변환할 때도 '괘'로만 변환할 수 있다.
- 이완(弛緩)되다의 이(弛)는 반절이 賞是切이므로 본음은 '시'지만 '이'로 읽는다. 성부인 也(어조사 야) 때문으로 보인다. 표준중국어에서는 chí, 일본어에서는 シ로 읽는다.
- ' 점토'(粘土)의 粘(끈끈할 점)도 방인 占 때문에 '점( < 뎜)'으로 전해졌지만 반절이 女廉切(ㄴㅕ + ㄹᅟᅧᆷ)이기 때문에 원음은 '념'이다. 즉, '점토(粘土)'라는 단어는 원음대로라면 '염토( < 념토)'로 읽어야 한다. '점토'는 중국어 병음으로 niántǔ, 일본어 음독으로 ネンド(nendo). 粘의 원음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粘의 원음이 한국 한자음대로 정말 '점'이었다면 중국어 병음으로는 zhàntǔ, 일본어 음독으로는 センド(sendo)로 읽혔을 것이다[16][17]. 단 원음인 "념(정확히는 두음법칙이 적용된 염)"이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한시에서 쓰인다. 黏(염)과 簾(가새렴)을 묶어서 그냥 염으로 부르는 것.
- 반절이 비슷한(奴兼切) 鮎(메기 점)도 원래대로라면 '념'으로 읽어야 옳다.[18] 역시 한국에서는 이 글자도 占에 이끌려 덩달아 '점'으로 읽는다.
- 秥 역시 광운이 女占切(녀졈절)이기 때문에 원래 음은 '념'이지만 占에 이끌려 '점'으로 읽는다. 따라서 점제현(秥蟬縣) 신사비도 원래는 염제현 신사비으로 읽어야 한다.
- 시간의 단위 ' 초(秒)'도 이런 관용음에 해당한다. 본음은 '묘'(亡沼切). 중국어 병음과 일본어 음독에서는 時分秒를 각각 shí fēn miǎo, ジ ブン ビョウ(ji bun byō)로 읽는다. 그러나 少의 발음이 '소( < 쇼)'이기에 이 少가 방인 抄, 炒 등을 대충 때려맞춰 '초'로 읽은 듯하다.
- 杻도 원래는 '감탕나무 뉴(당운: 女久切)', '수갑 추'(광운, 집운: 敕九切, 정운: 齒九切)지만, 한국의 옥편에 한해 '싸리나무'란 뜻일 때는 '축'이라고 읽도록 한다. 이마저도 한국에서 丑을 속음 '축'[19]으로 읽다 보니 생긴 독음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지축역, 경인선[20] 동인천역의 개통 당시 역명 축현역, 태백선 추전역을 한자로 각각 杻峴, 杻田이라고 쓰는데, 추전역은 오히려 원음이 잘 보존되었다.
- 태형(笞刑)의 笞(볼기 칠 태)는 반절 표기가 丑之切이므로 그 원음은 '치( < 티)'이다. 일본어로도 チ(치 < 티)라고 읽으며, 따라서 '치형'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나, 苔(이끼 태)와 글자 모양이 워낙 비슷해서 '태형'이라고 읽게 되었다. 台(별 태)가 들어가는 글자 중에 정말로 '치'라고 읽는 한자로 治(다스릴 치)[21]가 있다.
- 퇴색(褪色)의 褪(바랠 퇴)는 반절 표기가 吐困切이므로, 그 원음은 '돈( < 톤)'이다. 따라서 원음이 살았다면 현대에 '돈색'으로 읽히겠으나, 그냥 退(물러날 퇴)에서 소리를 얻어 '퇴색'이라고 읽는다. 이 현상은 대륙에서도 동일하여 표준중국어로는 중국 대륙에서 tuìsè, 대만에서 tùnsè라고 읽고, 광동어로는 tan3sik1이라고 읽어야 맞겠지만, 많은 노래에서 teoi3sik1이라고 읽는다.
- 한자가 다르지만 발음이 똑같은 단어 때문에 한글만으로는 정반대의 의미가 모두 존재하는 연패(連霸)의 패(霸)도 광운에 의하면 반절이 必駕切[22]이기 때문에 '파'라고 읽어야 맞는다.[23]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중고음 시절에는 이러한 반절에도 불구하고 이 한자는 속음인 pæH로 읽혔고 이 발음이 수입되어 한국어에서는 '패'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는 반절에 맞게 발음이 교정되어 중국어 보통화에서 이 한자는 bà라고 읽고[24], 일본어에서는 ハ라고 읽는다.
- 爆(터질 폭)은 暴(사나울 포, 드러낼 폭)을 성부로 하는데 반절인 北敎切를 따라 '보'가 돼야 하지만 독음이 '폭'으로 굳어졌다.
- 虐(모질 학)과 瘧(학질 학)은 본음이 '악'이나 謔(희롱할 학)의 발음에 이끌려 '학'이라고 발음한다.
- 혜성(彗星)의 彗(빗자루 혜)는 반절 표기가 祥歲切 또는 徐醉切이므로 그 원음은 '세 ( < 셰)' 또는 '수( < ᄉᆔ)'이다. 따라서 '세성' 또는 '수성'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으나, 慧(슬기 혜)에 이끌려 '혜성'이라고 읽게 되었다. 표준중국어로는 huìxīng이라고 하며, 광동어로는 seoi6sing1 또는 wai6sing1[25]이라고 한다. 일본어로도 スイセイ(스이세이)라고 한다.[26]
- 연산군의 폐세자 이름에 쓰인 𩔇은 강희자전이 광운을 따온 바로는 반절이 盧皓切(ㄹㅗ+ㅎㅗ)이라서 본음이 '로'이다.[27] 하지만 글씨 왼쪽의 임금 황( 皇)에 이끌린 데다 음이 '황'이면서 모양이 비슷한 다른 글자 皝도 있어 조선왕조실록 데이터베이스에서도 발음을 '황'으로 잘못 썼기에 나무위키에서도 그를 다룬 문서 제목이 폐세자 이황이었다.
- 지금으로 유명한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田柾國)의 이름 중 柾는 광운에서나 홍무정운 절운 등 모두 巨救切(ㄱㅓ +ㄱㅜ)이어서 원음은 '구'이나 한국어에서만은 어쩐지 이것의 원음을 모르고 正(바를 정)에 이끌려 '정'이라고 읽는다. 중국어도 jiû(<gioû)라고 읽히고 일본어도 ク라고 읽는다. 따라서 원래는 전정국이 아니라 전구국이라고 해야 한다.
-
이 외에 단순히 오음 또는 속음이 본음을 대체한 경우의 몇 가지 예시는 다음의 표와 같다.
한자 훈음 반절(광운) 반절(정운) 본음
這 이 저 - 之夜切 자 (<쟈)
就 나아갈 취 疾僦切 疾僦切 주
旭 아침해 욱 許玉切 許六切 혹 (<횩)
4.2. 복수 음가 사이에서의 혼동
아래 예시 중 초성 ㄱ/ㅋ/ㅎ 음소에 혼동이 있는 경우는 고대-중세 시절 변별이 그다지 없었던 한국어 음소의 고질적인 문제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자세한 것은 '한국 한자음' 문서의 해당 문단 참조.그 밖에 중국의 인물 이름을 한국 한자음으로 썼을 때 은근히 이런 경우가 많지만, 원음 그대로 읽다간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 乾(마를 건)은 '하늘'이라는 뜻으로는 '건'으로, '마르다'라는 뜻으로는 '간'으로 읽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한국 한자어에서 乾은 그 음이 단일화되어 '마르다'라는 뜻으로도 '건'이라고 읽는다. 그러니 乾杯(건배)는 '간배'로 읽는 것이 맞는다. 표준중국어에서는 '마를 간'은 gān으로, '하늘 건'은 qián으로 구분이 명확하며, '하늘 건'으로서의 乾은 간화하지 않는다. 광동어로도 '마를 건'은 gon1으로, '하늘 건'은 kin4으로 읽는데, 肝(간 간)과 '마를 건'으로서의 乾이 gon1으로 동음이라 불길하게 여겨서 肝을 膶(jeon6)[28]으로 바꿔서 말한다.
- 乾杯, 乾燥, 乾魚物 같이 많이 쓰는 한자어의 경우는 '건배', '건조', '건어물'로 확실히 굳어졌으나, 한자성어 乾木水生은 '간목수생'과 '건목수생'으로 갈린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건목수생'을 표제어로 놓고, '간목수생'은 '건목수생'의 같은 말로 놓았다.
- 鵠(과녁 곡)은 '과녁'이라는 뜻으로는 '곡'으로, '고니'라는 뜻으로는 '혹'으로 읽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燕雀安知鴻鵠之志哉(연작안지홍혹지지재, 제비와 참새가 어찌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알리오)라는 말에서 '홍혹'을 '홍곡'으로 잘못 읽는 것이 굳어졌다. 당장 구글 검색만 해봐도 '홍혹'이라고 입력하면 나오지 않는다. '正鵠을 찔렸다'는 '정곡'이라고 읽는 것이 맞는다. 중국 보통화에서는 hú로 통합되었지만, 대만에서는 gǔ('곡'에 해당)와 hú('혹'에 해당)의 구별이 명확하다.
- 백락(伯樂)의 樂은 광운에서 반절이 魯刀切이고 勞의 음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으므로 '백로'로 읽는게 맞지만 해당 문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에는 '백락'으로 알려져 있다.
- 覆(뒤집을 복)은 '뒤집다'라는 뜻으로는 '복'으로, '덮다'라는 뜻으로는 '부'로 읽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한국 한자어에서 覆은 그 음이 단일화되어 '덮다'라는 뜻으로도 '복'으로 읽는다. 覆蓋, 覆面은 '부개', '부면'으로 읽어야 하는데, ' 복개', ' 복면'으로 읽고 있다. 입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일본어에서도 フクガイ(fukugai), フクメン(fukumen)으로 읽는다. 광동어도 입성이 그대로 유지되나 fuk1('복'에 해당)만 생존하고, fau6('부'에 해당)는 도태되었다. 그래서 覆蓋도 fuk1koi3로만 읽으나, 아직도 fau6goi3로 읽어야 한다는 사람이 있다.
- 殺(죽일 살)은 강조의 어조사로 쓰여서 '심하다'라는 뜻일 때 '살'이므로 惱殺은 본래 '뇌살'이라고 읽어야 하지만 뇌쇄라고 읽는다.[29]
- 說(말씀 설)은 '말하다'라는 뜻으로는 '설'로, '달래다'라는 뜻으로는 '세'로 읽는 것이 맞는다. 遊說를 유세로 읽는 것이 대표적인 예. 그래서 說得은 '세득'으로 읽어야 하는데, ' 설득'으로 읽고 있다. 중국어로 '설득하다'라는 뜻을 가진 說服은 두 가지 발음으로 갈리는데, 대만에서는 shuìfú(한국 한자음 '세복')라고 읽으나, 중국에서는 shuōfú(한국 한자음 '설복')이라고 읽고 있다. 遊說는 사이 좋게 yóushuì라고 읽는다.
-
帥(장수 수)는 명사 '장수'라는 뜻으로는 '수', 동사 '거느리다'라는 뜻으로는 '솔'로 읽는 것이 맞는다.[30] 그래서 統帥權은 '통솔권'이라고 읽어야 하는데,
통수권이라고 읽고 있다.
뒤통수를 칠 권리라 카더라 - 員은 왕권절(王權切) 또는 우권절(于權切)의 반절로 '원'으로만 읽지만 더한다는 뜻이나 이름에서는 왕분절(王分切) 또는 우분절(于分切)로 '운'이라고 읽어야 한다. ' 오자서'의 이름은 伍員(오운)으로 읽어야 하고 마찬가지로 張員瑛은 장운영이라고 읽어야 한다.
- 圜(둥글 원, 돌 환)은 '둥글다'라는 뜻으로는 '원'으로, '돌다'라는 뜻으로는 '환'으로 읽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잘 쓰이지 않는 한자인 데다가, 圜의 소리요소 睘이 들어가는 한자는 環(고리 환), 還(돌아올 환)처럼 '환'으로 많이 읽기 때문에, '둥글다'라는 뜻을 가진 圜丘壇을 원구단으로 읽는 것이 맞으나, 독립신문 기사부터 환구단으로 읽는 등의 오류가 있어 왔다. 단독으로 쓰이는 圜은 대한제국 원과 대한민국 환 모두에 쓰였다. 현재 홍콩에서 순한글 대한민국 원에 圜이라는 한자를 붙여 쓰고 있다. 중국어에서는 圜丘를 yuánqiú(한국 한자음 '원구'), 轉圜[31]을 zhuǎnhuán(한국 한자음 '전환')으로 잘 읽는다.
- 한자성어 圜鑿方枘도 '둥근 구멍에 모난 자루를 넣는다'라는 뜻이기 때문에 '원조방예'라고 읽는 것이 맞으나, 표준국어대사전은 '환조방예'라고 읽으며, '원조방예'는 圓鑿方枘라는 한자를 붙여쓴다. 순서만 바꾼 '방예원조'는 方枘圓鑿로 쓰고 '방예환조'는 싣지 않았으니 일관성이 없다.
- 藉(깔개 자)는 '빌리다'라는 뜻으로는 '자'로, '짓밟다'라는 뜻으로는 '적'으로 읽는 것이 맞기 때문에, 狼藉(낭자)는 '낭적'으로 읽는 것이 맞고, 慰藉料(위자료), 憑藉(빙자) 등에서는 그대로 읽는 것이 맞는다. 한국어에서는 독음이 완전히 단일화되었고, 일본어에서는 狼藉를 ロウゼキ(rōzeki), 慰藉料를 イシャリョウ(isharyō)로 읽고 慰謝料(위사료)로 동음 대체해서 쓴다. 중국어에도 狼藉는 lángjí, 慰藉는 wèijiè로 그 구별이 철저하나, 광동어에서 藉口(자구, 핑계)를 제외하고는 모두 zik6으로 읽어서 한국어처럼 독음이 통합되었다.
- 藉口는 비슷한 뜻의 한자 借(빌릴 차)를 써서 借口(차구)라고도 쓰며, 읽기도 藉(깔개 자)의 독음 ze6와 zik6, 借(빌릴 차)의 독음 ze3를 써서 ze6hau2, ze3hau2, zik6hau2 독음이 세 가지나 된다.
- 辰(다섯째 지지 진, 날 신)의 음과 훈의 혼란이 막심하다. '별'이라는 뜻으로, '날'이라는 뜻으로 둘 다 '신'과 '진' 모두 읽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日月星辰(일월성신), 生辰(생신), 誕辰(탄신), 日辰(일진), 時辰(시진)이라는 단어가 있으며, '용띠'를 나타낼 때에는 '진'으로만 읽을 수 있다.[32] 자세한 사항은 辰 문서 참조.
- 質(바탕 질)은 '바탕'이라는 뜻으로는 '질'로, '저당잡다'라는 뜻으로는 '지'로 읽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한국 한자어에서 質은 그 음이 단일화되어 '저당잡다'라는 뜻으로도 '질'로 읽는다. 人質, 質權은 '인지', '지권'으로 읽어야 하는데, ' 인질', ' 질권'으로 읽고 있다. 그래서 言質은 '언지'라고 읽어야 함에도 음이 '질'로 합류해 버리는 바람이 오히려 '언질'이 옳고 '언지'가 잘못된 표기로 취급되어 버렸다. 일본어도 '바탕 질'로서의 質問(질문)은 シツモン(shitsumon), '저당 지'로서의 人質(인질 < 인지)은 ヒトジチ(hitojichi)로 둘다 '질'에 해당하는 소리로 읽고 있다. 광동어는 覆의 경우와 달리 두 가지 음이 모두 유지되고 있는데, 質問(질문)은 광동어로 zat1man6으로 읽고, 人質(인질)은 광동어로 jan4zi3라고 읽는다. 표준중국어로는 중국에서 모두 zhì로 읽으나, 대만에서는 각각 zhí('질'에 해당)와 zhì('지'에 해당)로 읽는다.
- '언질을 주다'를 '언지를 주다'라고 소리나는대로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언질(言質)'은 '나중에 꼬투리나 증거가 되는 말'이라는 뜻으로 '언지'라고 쓸 때 오히려 원음이 보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 鑿(뚫을 착)은 '구멍'이라는 명사로 쓰일 때에는 '구멍 조'로 읽어야 한다. 상술한 圜鑿方枘를 '원조방예'로 읽는 것이 그 예이다. 圜도 잘 쓰지 않고, 鑿도 掘鑿機를 ' 굴착기'로 읽다보니 圓鑿方枘라 쓰고 '원착방예'라고 읽기도 한다. 중국어에서도 鑿은 zuò와 záo라는 독음이 záo로 통합된 예가 있으나, 이는 독서음과 구어음의 통합이다. 옛 독음이 적힌 대만 국어사전에는 圜鑿方枘의 독음이 yuánzuò-fāngruì로 나와 있다. 일본어로도 円鑿方枘[33]를 エンサクボウゼイ(ensaku-bōzei, 한국 한자음 '원착방예')로 읽어서 '착'과 '조'의 구별이 없음을 알 수 있다.
- 暴(사나울 포, 드러낼 폭)은 '사납다'라는 뜻은 '포'로만 읽어야 하지만 현재는 '폭'과의 혼란이 막심하다. '포'로 읽는 예는 暴惡(포악), 橫暴(횡포), 強暴(강포), 凶暴(흉포) 등이 있고, '폭'으로 읽는 예는 暴君(폭군), 暴力(폭력), 暴行(폭행), 暴雨(폭우), 暴雪(폭설) 등이 있다. '드러내다'라는 뜻으로는 '폭'으로 읽는데, 暴露(폭로)가 좋은 예이다. 중국어에서 暴露에 한해 독음이 갈리는데, 중국에서는 bàolù, 대만에서는 pùlù라고 읽는다. 일본어에서는 暴露를 バクロ(bakuro)로 읽어서 '포'와 '폭'의 구별이 분명하다. 다만 일본어로는 ボク가 맞고 バク가 속음이다.
- 行(다닐 행)은 '가다', '행하다'라는 뜻으로는 '행'으로, '줄', '가게'라는 뜻으로는 '항'으로 읽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行列字(항렬자), 行伍(항오)를 제외하고는 전부 '행'으로만 읽는다. 그래서 銀行, 柳韓洋行, 行詩는 '은항', '유한양항', '항시'로 읽어야 하는데, ' 은행', ' 유한양행', ' 행시'로 읽는다. 중국어에서는 xíng('행'에 해당)과 háng('항'에 해당)의 구별이 뚜렷하다.
- 광동어에서도 hang4('행'에 해당)과 hong4('항'에 해당)의 구별이 있지만, 排行(형제자매의 순서나 차트 순위)이라는 단어는 표준중국어로 páiháng으로 읽는 반면에, 광동어로 paai4hang4으로 읽는다. 또한 行星( 행성)이라는 단어에 한해서 haang4으로 읽는데 이는 hang4으로 읽으면 항성과 발음이 겹치기 때문이다.
- 會(모일 회)의 음가에는 회, 괴, 쾌, 괄의 4가지가 있는데, 모이다는 뜻은 '회'로, 그림, 그리다, 계획하다, 중국 양주의 산 이름[34]은 '괴'로 읽어야 한다. 괄은 상투를 가리킨다.[35] 따라서 會計(회계)는 원래 '괴계'라고 읽는 것이 맞으나, 현재는 '회계'라고 읽는다. 한고조 시대의 공신 번쾌(樊噲)의 이름에도 쓰이는 噲(목구멍 쾌)가 會를 성부로 하는데 음이 '쾌'인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준중국어로 kuài라고 읽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광동어로도 wui6gai3로 통합되었으나, kui2gai3로 읽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를 홍콩 고등학교 졸업 낭독 시험에 반영했었다.
- 釗의 경우 많이 복잡한데, 교/소/쇠/조 라는 4개의 독음이 있다는 것은 둘째치고 이 중 거의 '쇠'로 읽는 경향이 있다( 양쇠, 원쇠, 이대쇠, 희쇠 등). 이 쇠라는 독음은 한국의 고유명사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원칙으로, 신해혁명 이전 중국의 고유명사 표기에 상당한 혼란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국어 한글 표기 논쟁, 국자(한자) 문서 참조.
- 洗에는 소리가 세와 선이 있으며 벼슬이름의 하나인 洗馬는 '선마'가 되어야 하나, 한국에서의 표준독음은 '세마'이다.[36] 선의 경우 성씨로도 쓰이며 冼이라는 글자로 따로 떨어져 나갔다.
- 數는 대개 수라고 읽지만 촘촘하다는 뜻으로는 촉이라고 읽고 잦음이나 빠름을 뜻할 때는 삭이라고 읽는다. 가곡에서 빠르게 부르는 노래는 자진한잎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한자로 옮겨 적은 말이 數大葉이다. 뜻을 생각한다면 삭대엽이라고 읽어야 하는 게 맞지만 사람들이 數의 다른 소리를 몰라서 그냥 수대엽이라고 잘못 읽는다. 그나마 자진한잎 자체는 삭대엽이라고 바르게 읽지만 가곡의 개별곡인 初數大葉·二數大葉·三數大葉·編數大葉을 무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조차 초수대엽·이수대엽·삼수대엽·편수대엽이라고 틀리게 썼다. 국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 본음을 알고 있음에도 음악적으로는 빠를 '삭'이 맞지만 발음상 '수'로 읽는 경우도 많다며 수 표기를 고집하는 사람도 있다.
- 剩은 본자인 賸이 서로 늘어나다, 보내다, 버금의 뜻일때는 '잉(以證切)', 더하다,길다,남다는 뜻일 때는 '승(實證切)'으로 읽는 것이 옳고, 속자인 剩는 더하다, 길다, 남다라는 뜻으로만 쓰이므로 '승'으로만 읽는 것이 옳으나 한국에서는 더하다, 남다라는 뜻일 때도 '잉'으로 읽는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shèng와 じょう로 원음대로 읽는다.
4.3. 고유 명사의 속음 문제
- 고유 명사, 특히 한국사에 등장하는 인명이나 지명이 중국 운서의 반절표기와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고구려가 이에 해당하는데, 한글로 된 문헌에도 '고구려'라고 나와 있기 때문에 중국 운서나 옥편에 맞춰서 읽는답시고 '고구리'라고 읽는다면 오히려 틀린 독음이 될 것이다. 참고로 중국어에선 '고구려'를 해당 글자의 통상 발음과는 다른 전용 발음으로 읽는다.
- 조선 정조의 이름에 쓰인 祘이 있다. 祘은 정조 즉위 전까지 그 음이 '산'이었지만, 즉위 후 '성'으로 바뀌었다. 정조가 직접 편찬을 지시한 '전운옥편'에도 '성'으로 적혀 있다. 웹툰 조선왕조실톡에서는 정조가 세손 시절부터 '성'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고증 오류라 할 수 있다.
- 견훤은 사정이 복잡한데, 안정복의 동사강목에서 眞(진)으로 읽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甄을 '견'이라고 읽는 것은 속음이 아니라 손견을 피휘하기 이전의 발음이었다. 게다가 甄이 성(姓)이냐 아니냐에 따라 또 '견'이라고 읽느냐 '진'이라고 읽느냐는 건데, 현재는 甄을 성(姓)으로 써도 '견'으로 읽는다. 견미리가 그 대표적.
- 대한제국 황제 고종의 이름이 㷩(상단 가운데가 臣)인데, 이를 '희'로 읽느냐, '형'으로 읽느냐 또한 갈리고 있다. '희'로 읽는 것은 熙(빛날 희)의 이체자로 간주한 것이고, '형'으로 읽는 것은 煛(눈빛 경)이나 煚(빛날 경)의 이체자로 간주한 것이다. 강희자전에 𤋅을 迥(멀 형)이라 읽는다고 나와 있지만, 윗부분이 미묘하게 다르다. 상단 가운데의 臣이 㠯로 대체된 㷗도 있다. 현대의 자전에는 '희'로 올라 있는 경우가 많으나 당대의 독음은 '형'이었다. 고종이 문조에게 입양됨에 따라 자연스레 헌종과 형제가 되고, 헌종의 휘 '환(烉)'이 火를 그대로 발로 쓰는 것이기에 그걸 따라서 '형(㷩)'으로 지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중화권에 있는 성씨 葉(잎 엽)은 원래 '섭'[37]으로 읽던 성이었으나, 지금은 표준중국어로 Yè, 광동어로도 Jip6으로 읽는다.[38] 하지만 한국에서는 葉을 성으로 쓰는 사람들 중에서 다수가 섭씨로, 소수가 엽씨로 쓰고 있다. 그래서 葉問을 엽문으로, 葉蒨文을 엽천문으로 읽는 것은 '엽'씨 성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잘못되었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 金(쇠 금, 성 김)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金을 성으로 쓰는 사람들 중에서 ' 금씨'로 쓰는 사람들이 금난새 일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없으므로,[39] 청나라 때의 문예 비평가 金聖歎과 판관 포청천 전문배우 金超群은 각각 '김성탄', ' 김초군'으로 읽어야 하겠지만, 금성탄, 금초군으로 읽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수호전의 등장 인물인 김대견을 금대견이라고 읽지는 않는다.
- 상술한 지축역 말고도, 같은 서울 지하철 3호선의 녹번역도 碌磻驛이라고 쓰지만, 磻은 원래 '강 이름 반'이라고 읽는 한자였다. 실학자 유형원의 호가 磻溪(반계)였고, 저서로는 반계수록이 있다.
- 명백히 잘못 읽었는데 개인에 따라 그대로 굳어진 독음이 있다. 서울시장을 지낸 梁鐸植의 鐸(방울 탁)[40]을 澤(못 택)에 이끌려 양택식이라고 읽는다든가[41], 경제부총리를 지낸 陳稔의 稔(곡식 익을 임)을 念(생각 념)에 이끌려 진념이라고 읽는다든가 하는 일이 있다.
- 한자 문화권 외국인의 이름에 벽자라도 쓰이면 엉뚱한 독음을 읽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 홍콩의 유명 여자 배우 종려시(鍾麗緹)의 원래 독음은 '종려제'이지만 잘못 읽은 것이라는 점이 알려졌음에도 이미 잘못 읽은 방식으로 너무 유명해져서 계속 그렇게 불리고 있다.
- 적룡의 경우, 狄龍의 狄(오랑캐 적)을 秋(가을 추)에 이끌려, '추룡' 또는 '추용'이라고 읽히곤 한다.
- 엽천문의 경우, 葉蒨文의 蒨(꼭두서니 천)을 靑(푸를 청)에 이끌려 '엽청문'이라고 읽히곤 했다.
- 쿠사나기 츠요시(草彅剛)는 아예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활동까지 했으나, 이는 성 쿠사나기에 들어가는 글씨 彅자가 일본에서만 쓰는 고유 한자(고쿠지)인데다 심지어 일본 내에서도 거의 아는 사람이 없는 벽자이다 보니 한자사전에도 잘 안 나와서 대충 한국인 스태프가 부른 방식대로 지어낸 것이다. 일단 彅 자는 한자사전을 찾아보면 독음을 '전'으로 하게 규정은 되어 있는데, 음만 소개하지 뜻도 정의가 안 되어 있다. 그러므로 '초전강'이 원칙적으로 더 맞는 발음이긴 하나, 사실상 한국에선 아예 존재하지 않는 글자라 제대로 정해진 게 없다보니 초난강이라고 해도 완전히 틀렸다고 하기에도 뭣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 중국의 도시 선전의 한자 표기는 深圳인데 여기서 圳의 음은 市流切(ㅅㅣ+ㄹㅠ)에 대응되는 '수(< 슈)', 그리고 子鴆切(ㅈㆍ+ㅅㅣㅁ)에 대응되는 '짐'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圳는 川에 이끌려 '천'으로 발음되고 있고, 이를 따라 한국에서도 '심짐'이 아니라 '심천'으로 읽고 있다.[42] 오늘날에는 현지명인 Shēnzhèn을 표기법대로 옮긴 '선전'으로 읽는 경우가 더 많다.
5. 다른 언어의 경우
나무위키에 한국어 화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한국어에서 잘못 읽는 것들만 많이 다뤘지만, 이러한 관용음은 한국어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고 다른 한자문화권 언어들에도 있으며, 심지어 중국어에도 있다. 한자를 쓰는 언어라면 사실 이 속음 문제는 없는 곳이 없다. 한자란 게 표음문자가 아니어서 생긴 것과 독음이 따로 놀기 때문에 어떤 언어에서든 필연적으로 나타난다.중국어로는 '한자의 부수가 있으면 부수만 읽는다'라는 뜻으로 有邊讀邊(유변독변)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굳어진 음이 많으며, 표준중국어를 쓰는 중국과 대만에서 표준음으로 정해지는 일이 많다. 중국에서는 강력한 통제로 표준음이 그나마 잘 지켜지는 것 같으나, 특히 대만에서 표준음으로 정해져도 여전히 표준음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비표준 독음 문단 참조.
표준중국어뿐만 아니라 광동어에서도 홍콩에서 출판된 광동어 사전에 표기된 광동어 독음과 홍콩 사람들의 실제 광동어 독음이 다른 경우가 표준중국어보다 더 심하다. 자세한 사항은 광동어 정음 운동 문서 참조.
일본어로는 百姓読み(hyakushōyomi)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百姓(백성)이라는 단어 그 자체도 일본어에서 두 가지 발음이 있는데, ヒャクセイ(hyakusei)라고 읽으면 말 그대로 '일반 백성'이라는 뜻이 되며, ヒャクショウ(hyakushō)라고 읽으면 '농민'이라는 뜻이 된다. 百姓読み라는 말은 글을 못 배운 농민들이 한자를 잘못 읽는 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 경우에는 ヒャクショウ(hyakushō)라고 읽는다.
구글 입력기 Gboard 일본어에서 잘못된 독음으로 입력하면 <もしかして(혹시):올바른 독음>으로 안내해준다. 예를 들면 破綻(파탄)을 입력하려고 定(정할 정)에 이끌린 はてい나 錠(덩어리 정)에 이끌린 はじょう로 입력하면 <もしかして:はたん>이라고 하여 綻(옷 터질 탄)의 올바른 독음을 안내한다.
5.1. 중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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捐(버릴 연), 娟(예쁠 연)의 반절 표기는 於緣切이지만, 표준중국어로 juān, 광동어로 gyūn으로 읽는다. 이는 絹(명주실 견)에 이끌린 것으로 보인다.
(여자)아이들의 멤버인
소연(小娟)이 대표적인 예다.
반절상 囧选切이어서 원래는 (ㄱ+ㅕ+ㅇ+ㅅ+ㅝ+ㄴ->견)'소견/소경'이라고 불러야 올바르다. 중국에서도 이 글자를 juān이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견섬유' 등의 단어들을 보면 \[견\]이라는 발음이 잘 보존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예쁠 연'이라고 하면 娟인지 姸[43]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중국어로는 독음으로 명확히 구별할 수 있다. - 莫厚切인 母는 북경어에서 mǒu가 되어야 할 것 처럼 보이지만, mǔ라고 읽고 있다. 집운에 자작하게 볶는 것, 또는 그런 모양을 가리키는 蒙晡切이 소개되고 있다.
- 白의 독음은 자전에 旁陌切, 步化切, 博陌切, 房密切로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북경어 bái를 예측할 수 없다. 이는 bǎi로 읽는 百(博陌切, 莫白切, 伯各切)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북경어에서 陌은 mò인데, 정운의 역훈에 "매"에 운미 ㆆ이 따라오는 소리로 나는 (운서의 체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표현되기 힘든) 속음이 있다 전하므로 참고할 만하다.
- 鸟(鳥)의 반절은 都了切(ㄷㅗ+ㄹㅛ)로 원음이 diǎo이지만[44] 한국과 일본에 이 반절이 전래된 이후 중국 본토에서 반절이 尼了切(ㄴㅣ+ㄹㅛ)[45]로 바뀌었다.[46] 그 결과로 나온 현대 중국어의 발음은 niǎo.
- 남성기를 뜻하는 한자 중 屌[47]의 발음이 diǎo이다. 문헌상 屌가 처음 등장한 것은 원나라 때 편찬된 시가 모음집 全元曲이다. 즉, 원대에 diǎo로 발음되는 의미 중 남성기를 있었으나 그 의미를 나타내는 글자 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발음이 같은 鳥를 대신 사용하였다. 이후 鳥의 원래 발음인 diǎo뿐 아니라, 새를 말할 때 남성기의 발음을 피해 niǎo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생겼다. 屌라는 문자가 널리 쓰이게 된 후, 鳥를 더 이상 남성기의 뜻으로 쓸 필요가 없게 되자 diǎo 발음 또한 잊어지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섹드립이 반절을 바꾼 사례이다.
- 광동어에서도 '새'라는 뜻으로는 niu5라고 읽고, diu2라는 뜻은 역시 영 좋지 않은 곳 뿐만 아니라 그것과 관련된 비속어로도 쓰인다.
- 비슷한 이유로, 현대 중국어에서의 入도 중고한어 반절(人執切)을 통한 추정음 rì 대신 rù로 발음하게 되었으며, rì는 발음이 같은 日에 "성교하다"는 뜻을 덧붙이게 되었다.
- 锌(鋅)의 반절은 咨此切(ㅈㅏ+ㅊㅏ)로 원음이 紫와 동음인 zǐ(한국 한자음으로는 자, 결)였지만, 중국어 주기율표에 넣게 되면서[48] 방인 辛에 이끌려 최종적으로 xīn(한국 한자음으로는 신)이 되었다.
- 후궁견환전에 나오는 嬛은 xuān이라고 읽어야 여자 이름에 어울리는 '가벼운 모양', '아름다운 모양'이라는 뜻이 되겠지만, 비슷한 글자인 還, 環에 이끌려 huán이라고 읽는 것이 굳어졌다. 한국어로 하자면 반절 표기 許緣切를 따라서 '후궁견현전'이라고 할 판이다.
- 한국 인명에 많이 쓰는 洙(물가 수)의 반절은 市朱切로 원음이 shú이지만, 소리요소인 朱(붉을 주)에 이끌려 zhū(한국 한자음 '주')라고 읽는 것이 굳어졌다.
- 癌(암 암)은 원래 yán으로 읽어야 하지만, 염증을 뜻하는 炎과 동음인 탓에 이를 피하기 위해 ái로 발음하게 되었다.
- 瑞(상서로울 서)의 반절은 是偽切로 이에 따르면 표준중국어 발음은 sh+uèi로 shuì가 되어야 하지만[49] ruì로 읽는다. [50] 표준중국어에서 瑞를 ruì로 읽기 때문에, 스위스, 스웨덴, 베네수엘라의 음역어 瑞士(ruìshì), 瑞典(ruìdiǎn), 委內瑞拉(wěinèiruìlā)의 발음이 원어와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 銳(날카로울 예)는 반절이 以芮切이므로 만다린 발음은 wèi가 되어야 하나 ruì로 읽는다.
- 크레용 신짱의 노하라 미사에는 중국어로 野原美冴[51]로 번역했는데, 표준중국어로 Yěyuán Měiyá, 광동어로 Je5jyn4 Mei5ngaa4라고 발음하지만, 원래 冴는 冱(찰 호)의 이체자로, 표준중국어로 hù, 광동어로 wu6라고 읽어야 한다. 노하라 미사에와 자매인 코야마 마사에와 코야마 무사에도 각각 小山真冴[52], 小山夢冴로 번역했다.
- 鉛(납 연)은 반절이 與專切( 당운, ᄋᅠᅟᅧ + ᄌᅠᅠᅧᆫ → 연), 余專切( 집운, 운회)임으로 관화로 yán( 국어원 표기: 옌) #으로 읽어야 하나 연릉탁자(鉛陵卓子)나 장시성 상라오시 옌산현(鉛山縣, 연산현) 같은 고유명사를 빼고 qiān( 국어원 표기: 쳰)으로 읽는다.
5.2. 일본어
- 일본에서 攪의 경우 원음은 コウ(kō, 한국 한자음 '교')지만 覺에 이끌려 カク(kaku, 한국 한자음 '각')라는 엉뚱한 발음으로 정착한 예가 있다. 그래서 攪亂(교란)이 カクラン(kakuran, 한국 한자음 '각란')으로 읽힌다. 그리고 攪이 상용한자 이외의 한자여서 かく乱으로 적는다.
- 亀裂(균열)의 경우 원음은 キンレツ(kinretsu)이지만, '거북 귀'에 해당하는 キ(ki)라는 음에 통합되어 キレツ(kiretsu, 한국 한자음 '귀열')로 읽는다. 亀는 龜의 신자체이고, 龜의 한국어 훈음에는 '거북 귀', '땅 이름 구'[53], '갈라질 균'이 있다.
- ツ뿐만 아니라 과거 フ로 쓰던 한자도 촉음이 될 수 있어서 ウ( < フ)만 아니라 ツ로 끝나는 한자들이 있다.
- 圧縮( 압축)의 壓(누를 압)의 원음은 'アツ'가 아니라 'オウ( < アフ)'이다. 같은 훈음을 가진 押는 원음인 'オウ'로 읽는다.
- 立(설 립)은 リュウ( < リフ)로 읽혀야 하지만 대부분 リツ로 읽힌다. 雑(섞일 잡)은 음이 ザツ, ゾウ로 두 가지다. 執(잡을 집)도 シツ, シュウ로 음이 두 가지다.
- '수입' 등에 쓰이는 輸의 경우도 반절이 광운에서 式朱切(식듀→슈>수), 傷遇切(샹우→슈>수), 집운에서 舂[54]遇切(숑우→슈>수), 정운에서 商朱切(상듀→슈>수) 등이므로 '수'에 해당하는 발음인 シュ로 읽을 글자지만[55] 兪(ユ, 유)에 이끌려 ユ로 읽는다. 그래서 運輸業(운수업)을 ウンユギョウ(un'yugyō)로 읽는다.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항공사 전일본공수를 일본 독음법에 맞추어 읽자면 전일본공유가 된다.
- 白堊(백악)의 경우 원음은 ハクアク(hakuaku)이지만, 亞에 이끌려 ハクア(hakua, 한국 한자음 '백아')로 읽는다. 게다가 堊(백토 악)이 상용한자 외의 한자이기 때문에 같은 음의 글자인 白亜(백아)로 대체해서 쓴다.[56]
- 洗滌(세척)의 경우 원음은 センテキ(senteki)이지만 條에 이끌려 センジョウ(senjō, 한국 한자음 '선정'; 條의 원음이 '조'이므로 '선조'도 될 수 있다)로 읽는다. 게다가 滌(씻을 척)이 상용한자 외의 한자이기 때문에 같은 음의 글자인 洗浄(세정)으로 대체해서 쓰며, 한국으로 건너와 '세척'과 '세정'이 공존하게 된다. 洗를 저렇게 읽는 것은 先에 이끌린 것이 아닌데, ' 속음이 아닌 경우' 문단 참조.
- 遡及(소급)의 경우 원음은 ソキュウ(sokyū)이지만, 朔(サク, saku)에 이끌려 サッキュウ(sakkyū, 한국 한자음 '삭급')로 읽는다. 위의 세 경우와는 다르게 2010년에 상용한자에 추가되면서 그대로 쓴다.
- 標識(표지)[57]의 경우 원음은 ヒョウシ(hyōshi)지만, '알 식'에 해당하는 シキ(shiki)라는 음에 통합되어 ヒョウシキ(hyōshiki, 한국 한자음 '표식')로 읽는다. 한국도 '표지'를 '표식'이라고 방송 자막 같은 데서 쓰이고 있으나, 잘못된 말이다.[58] 여기서 識은 '기록할 지'로, 誌와 같은 글자이다.[59] '도로 표지판'이라고 할 때의 '표지'라고 써야 한다. '표식을 해 두다'는 '표지를 해 두다'라고 하기에는 어색하니까 '표시(標示)를 해 두다'라고 할 수 있다. 참고1, 참고2
- 중국의 도시 선전의 한자 표기 深圳은 반절에 따라 圳이 シン(shin, 짐)으로 읽혀야 하는데, 마찬가지로 川에 이끌려 セン(sen)으로 발음된다. 그래서 シンシン(Shinshin, 심짐)이 맞지만 シンセン(Shinsen)이라고 발음한다. 일본어에서는 圳이 상용한자에 없어서, 가나를 혼용하여 深セン이라고 쓴다.
- 이십팔수(二十八宿)의 원음은 ニジュウハッシュウ(nijūhasshū)지만 宿의 음독 중 한국한자음 '수'와 중국어 독음 xiù[60]에 대응되는 음인 シュウ가 도태되어 ニジュウハッシュク(nijūhasshuku, 한국한자음 '이십팔숙')로 읽는다.
- 같은 한자를 쓰는 CHUNITHM 수록곡 宿星審判 역시 일본어로 シュクセイシンパン이라고 읽으며, 한국 한자음으로는 '수성심판'이 옳지만 '수'라는 독음을 모르거나 일본 한자음에 이끌리는 등 '숙성심판'으로 읽히는 경우가 있다.
- 十姉妹( 십자매)의 원음은 ジュウシマイ(jūshimai)지만, 유독 새 이름으로 쓰일 때만 ジュウシマツ(jūshimatsu, 한국 한자음 '십자말')로 읽는다. 妹의 성부인 未(ミ > マイ)를 末(マツ)로 잘못 보고 읽은 것[61]이 그대로 굳어져 버린 것으로 보인다.
- 石을 부피 단위의 뜻으로 쓸 경우 コク라고 읽는다. 같은 뜻인 斛의 독음이 덧씌워진 것.
6. 속음이 아닌 경우
흔히 속음의 근거를 중국어 발음 또는 송나라 때의 운서 '광운(廣韻)'에서 찾고 있는데, 강희자전을 찾아보면 시대별로 발음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송나라 때부터 지금까지 천 년이 흘렀으니, 발음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강희자전에 명시된 한자음의 근거를 기재한다.6.1. 한국 한자음
- 變臉을 ' 변검'이라고 읽는데, 중국어 독음 biànliǎn만 보고 속음이라고 넘겨짚기 쉬우나 사실 臉을 한국에서 '검'이라고 읽는 것도 운서에 근거한 것이다. 집운의 반절 居奄切에서 한국 한자음 '검'이 유래되었고, 광운의 반절 力減切, 집운의 반절 兩減切에서 중국어 독음 liǎn(한국 한자음 '람')이 유래된 것이다.
- 憧憬을 ' 동경'이라고 읽는데, 표준중국어 독음이 chōngjǐng인 것을 보고 속음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역시 운서에 근거한 것이다. 당운의 尺容切, 집운 昌容切에서 chōng(한국 한자음 '충')이란 발음이 유래되었고, 송나라 때 類篇(유편)이라는 자전에서 徒東切로 읽고, 운회에서도 徒弄切로 읽고, 意不定也(마음이 정해지지 않는다.)라는 뜻이 나오는데, 이들을 한국 한자음으로 옮기면 '동'이 된다.
- 같은 '동경소녀'도 김광진의 원곡은 東京少女이고, 버스커 버스커 버전은 부제가 Dream Girl이라서 憧憬少女이다. 말하자면 후자의 경우만 고대에는 '충경소녀'로도 읽을 수 있었던 셈.
- 일본어로는 ショウケイ(shōkei)와 ドウケイ(dōkei) 둘 다 한자 변환이 가능하나 후자가 훨씬 많이 쓰이며, 광동어로는 cung1ging2이라고 읽지만, 노래에서는 tung4ging2이라고 많이 부르고 있다.
- 消耗를 '소모'라고 읽는데, 표준중국어 독음 xiāohào로 읽는 것을 보고 속음이라고 여길 수도 있고, 한국의 옥편에서 耗의 본음을 '호'라고 밝혀놓고 있으나, 정운에서 謨交切로, 운회에서 謨袍切로 읽고 역시 송나라 때 나온 운서 예부운략에 無也,盡也(없다, 써버리다)라는 뜻을 달아놓고 있다. 중국어 발음은 반절 虛到切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본어로도 ショウモウ(shōmō)라고 읽는다.
6.2. 중국어
- 植(심을 식)을 zhí로, 광동어로 値(값 치)를 zik6으로 읽는 것은 直(곧을 직)에 의한 속음이 아니다. 植에는 '식'에 해당하는 반절표기 常職切 외에도 zhí에 해당하는 반절표기 逐力切이 있으며, 値에는 입성운이 있는 반절표기 丞職切이 있다. 다만 常(항상 상), 丞(정승 승)의 중고음 성모가 禪母(선모)이기 때문에 현대 표준중국어와 광동어 성모의 혼란이 있다.
- 蠕(꿈틀거릴 연)를 rú로 읽는 것, 광동어로 jyu4로 읽는 것은 儒(선비 유)에 의한 속음이 아니다. 蠕에는 '연'에 해당하는 반절표기 而兗切 외에도 rú에 해당하는 반절표기 汝朱切이 있다. 而兗切 등이 본자 蝡에 실려있고 汝朱切이 속자 蠕에 실려있는 것을 보아서, 글자가 변하면서 음도 같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蠕은 과거에 표준중국어로 ruǎn, 광동어로 jyn5이라는 독음이 있었으나 도태되었으며, 한국어에서는 연동운동을 蠕動運動이라고 쓸 때 쓰인다.
- 圳를 zhèn이라고 읽는 것은 川에 이끌린 속음이 아니다.(川에 이끌리려면 chuān이 되어야 한다.) 본래 이 한자는 한문에는 없는 광동어, 대만어 백화문 전용 방언자로, 반절로 市流切(ㅅㅣ+ㄹㅠ)과 子鴆切(ㅈㆍ+ㅅㅣㅁ)이 모두 있기 때문이다. 독음 chóu[62]는 대만어 독음 siu와 반절 市流切을 고려해 추가된 것이고, zhèn(중국 독음)은 반절 子鴆切과 광동어 독음 zan3, zùn(대만 독음)은 역시 반절 子鴆切과 대만어 독음 tsùn을 고려해 추가된 것이다.[63]
6.3. 일본어
- 沸(끓을 비)를 フツ(futsu)로 읽는 것은 弗(아닐 불)에 이끌린 속음이 아니다. 沸에는 '용솟음칠 불'이라는 훈음도 있고 반절은 敷勿切이다.
- 洗(씻을 세)를 セン(sen)으로 읽는 것은 先(먼저 선)에 이끌린 속음이 아니다. (당운, 집운, 운회, 정운에서는 발음을 蘇典切로 제시했다. 중국어로 이 반절을 읽으면 xiǎn이 되고, 이 글자에서 점을 빼서 冼이란 글자를 또 만들어서 성으로 쓴다.
- 洩(샐 설)을 エイ(ei)로 읽는 것은 曳(이끌 예)에 이끌린 속음이 아니다. 洩에는 '퍼질 예'라는 훈음도 있고 반절 역시 餘制切(광운), 以制切(정운)이 있다. 洩이 상용한자 외의 한자이기 때문에, 가나를 혼용해서 漏洩을 漏えい로 쓴다. 참고로 漏洩는 표준은 아니지만 ろうせつ로 읽기도 하며 洩과 泄이 이형동의자이기 때문에 漏泄로도 쓴다. 물론 두 단어 모두 표준 일본어 발음은 ろうえい이다.
- 劾(캐물을 핵)을 ガイ(gai)로 읽는 것은 亥(돼지 해)에 이끌린 속음이 아니다. 劾의 반절을 광운은 胡槩切, 집운은 戶代切, 운회는 戶槩切로 제시했다. 劾 자는 한국 쪽이 속음이고 일본 쪽이 정음인 한자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ガイ는 胡槩切에 기반하고, 중국에서 사용되는 한자음은 胡得切에서 비롯했다. 胡槩切은 반절을 살리면 '해'이고, 胡得切은 현대한자음을 살리면 '흑'이다. 즉 일본에서 잘못 읽은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한국이 다른 음을 쓰는 것. 일본에서도 이 글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상용한자에 있는데도 불구하고[64] 탄핵 기사가 나오면 弾劾이라는 한자에 だんがい(dangai)라는 독음을 달아준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일본에서도 탄핵 관련 기사가 자주 나왔는데 그 기사들에서 가끔 弾劾에 だんがい라는 독음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어에서 똑같이 '핵'으로 읽히는 核(일본어 음독은 かく) 역시 표준중국어로도 hé로 읽으므로[65] 한자음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일어난 듯하다.
- 패배(敗北, ハイボク)의 北을 ホク(hoku)라고 읽는 것은 속음이 아니다. 광운상 北은 독음이 博墨切이 하나밖에 없다. 자세한 사항은 패북 문서 참조.
- 匿은 '숨길 닉', '사특할 특'이라는 두 개의 훈음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후자의 음만을 취해 トク(toku)라고 읽는다.
6.4. 중고음의 혼란
-
고려의 장군
강감찬은 '강감찬'이 아니라 '강한찬'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邯 자를 자전에서 찾아보면 河干切, 즉 '한'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邯은
전국시대
조나라의 수도인
한단을 가리키는 한자로 한단을 가리킬 때에만 河干切 음가로 읽고 다른 경우에는 胡甘切이라는 음가로 읽는다. 강감찬의 '감'은 이 음가를 따른 것이다. 사실 반절만 보면 그럼 '함'이 아니냐는 말을 할 수도 있는데, 이는 한국 한자음의 匣모의 혼란이 원인이다. 한국 한자음에서
유성 성문 마찰음 [ɦ]의 음가는 매우 혼란스러운데, 대개 ㅎ이나 ㄱ 둘 중 하나로 흡수되었다. '한'의 경우는 동음 관계가 寒(찰 한)으로 설명되어 있어 '한'으로 흡수된 반면, 胡甘切의 경우 酣(흥겨울 감)으로 동음 관계가 설명되어 있어 '감'으로 흡수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 한자음 문서의 견모(見母\ 부분을참고하십시오. -
그 밖에도 반절 표기를 풀었을 때 ㄱ으로 시작하는 글자가 ㅎ으로 읽히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이는 한국 한자음의 자연스러운 특징이지, 와음이 아니다.
한자 반절 표기 한국어 훈음 반절을 따른 원음 보통화 독음 광동어 독음
緘 古咸切 꿰맬 함 ㄱㅗ + ㅎㅏㅁ = 감 jiān gaam1
革 古覈切 가죽 혁 ㄱㅗ + ㅎㅕㄱ = 격 gé gaak3
酵 古孝切 술 괼 효 ㄱㅗ + ㅎㅛ = 교[66] jiào[67] haau1
姬 居之切 계집 희 ㄱㅓ + ㅈㅣ = 기 jī gei1 -
한국 불교에는 범어 단어를 음역한 한자어, 또는 다른 일부 한자어를 통상적인 한국식 한자음과 다르게 읽고 쓰는 관용이 있다. 흔히 통상적인 한국 한자음의 초성이 거센소리일 때 예사소리로 읽는데, 통상적인 한국음이 속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한자 반절 표기 한국어 훈음 반절을 따른 원음 보통화 독음 광동어 독음
喝 許葛切 꾸짖을 갈 ㅎㅓ + ㄱㅏㄹ = 할 hē, hè hot3
波 博禾切 물결 파 ㅂㅏㄱ + ㅎㅘ = 봐( > 바) bō[68] bo1
婆 薄波切 할미 파 ㅂㅏㄱ + ㅎㅘ = 봐( > 바) pó po4
遍 方見切 두루 편 ㅂㅏㅇ + ㄱㅕㄴ = 변 biàn[69] pin3
諦 都計切 살필 체( < 톄) ㄷㅗ + ㄱㅖ = 뎨( > 제)[70] dì dai3[71]
[1]
A와 B를 합친 모양으로 만들어서 A는 뜻을 나타내고 B는 음을 나타내는 방식. 예를 들어 江은 왼쪽의 氵(水)가 뜻을 나타내고 오른쪽의 工이 음을(공 > 강) 나타낸다. 여기서 속음 문제라는 게 A+B로 구성된 합자가 있는데 그 글자의 음이 C임에도 B에 이끌려 그대로 B로 읽거나 B를 음부로 하는 다른 글자의 음에 맞춰 읽어버리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粘의 원음은 '념'인데도 오른쪽의 占에 이끌려 '점'으로 읽은 것이 굳어진 경우(전자)나 秒의 원음은 '묘'인데도 少를 음부로 하는 炒나 抄의 음에 맞춰 '초'라고 읽은 것이 굳어진 경우(후자)가 바로 이것.
[2]
중국의 운서들이 東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설명했는가 보자. 광운은 春方也說文曰動也从日在木中亦東風菜廣州記云陸地生莖赤和肉作羹味如酪香似蘭吳都賦云莫則東風扶留又姓舜七友有東不訾又漢複姓十三氏左傳魯郷東門襄仲後因氏焉齊有大夫東郭偃又有東宫得臣晉有東關嬖五神仙傳有廣陵人東陵聖母適杜氏齊景公時有隱居東陵者乃以爲氏丗本宋大夫東郷爲人賈執英賢傳云今高密有東郷姓宋有貟外郎東陽無疑撰齊諧記七卷昔有東閭子甞富貴後乞於道云吾爲相六年未薦一士夏禹之後東樓公封于杞後以爲氏莊子東野稷漢有平原東方朔曹瞞傳有南陽太守東里昆何氏姓苑有東萊氏德紅切 이라 하였고, 집운은 都籠切許慎說文動也从木官溥說从日在木中一曰春方也又姓文二十五涷說文水出發鳩山入於河爾雅暴雨謂之涷郭璞曰今江東呼夏月暴雨為涷雨引楚辭使涷雨兮灑塵一曰瀧涷沾漬 이라고 하였는데, 삼운통고는 달랑 春方이 끝이다.
[3]
당대에도 삼운통고가 한학이란 관점에서 문제가 있음을 인지한 사람들이 있었다. 만력본 배자 운부 예략을 보면 삼운통고가 청탁의 분별을 못해 성음이 그릇될 가능성이 있다고 까는 기록도 있고, 박두세가 삼운보유(三韻補遺)라는 수정본을 만들기도 했다.
[4]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 저 글자를 성으로 쓴다. 그래서 한때 견훤과 진훤이 같이 쓰이기도 했다.
[5]
저 기사에서 春처럼 보이는 글자는 '춘'이 아닌 舂(용)이다. 아랫부분이 日이 아닌 臼이다. 기사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春으로 잘못 복원된 것.
[6]
아래 표는 지나치게 단순화하였으므로 링크에서 원문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예컨대 告는 두 독음의 의미가 상당부분 겹치므로 한중일이 어느 한 음으로 통일되어 버렸고, "맞는" 발음으로 쓰려면 단어나 문장 단위로 외워야 한다. 해당 기사는 이런 여러 측면을 간략하게나마 다루고 있다.
[7]
이 중 母의 경우 원음을 간직한 '말 무'(毋)자가 따로 떨어져 나갔다.
[8]
'갱'이라는 음도 있는데 원래 '갱'만 존재했다가 '경'이 생겼다.
[9]
區가 '숨기다', 성씨, 무게 단위로 쓰일 때 '우'로 읽는다. 복성
歐陽(구양)도 원래는 '우양'으로 읽어야 하겠지만, 이 경우에는 한국어로도 '구양'으로 읽는다. 송나라 때의 문인
구양수가 대표적.
[10]
중국어 발음은 Ōuluóbā(어우뤄바). 외국 지명의 한역(한자) 표기의 상당수는
한자문화권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중국어 발음을 기준으로 음차한 것이라, 중국어 발음을 보면 왜 그렇게 음차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베트남어로도 유럽을 ‘Âu(歐)‘라 한다.
[11]
'산길이 험하고 비탈이 많다'는 의미로 보통은 '인생살이가 험난하다'라는 비유적인 의미로 쓰인다. '기구한 운명', '기구한 인연' 등의 '기구'가 바로 이 단어.
[12]
剨(괵)의 반절이 呼麥切인데 이는 劃(획)에 제시된 반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단 剨 역시 한국 한자음에서 초성이 'ㅎ'이어야 할 효(曉)모이며 정장상팡은 이 반절의 중고음을 /hˠwɛk̚/(홱)으로 재구하므로 원음은 '획'이다. 다만
硅도 한국에 수입될 때 문제가 많았던 그 성모(효모)를 갖는 한자라서
剨처럼 '괵'을 다른 음으로 갖는다.
[13]
집운에 수록된 또 다른 반절 儻旱切로는 '단'으로 읽어서 '달단'으로 읽어도 틀리진 않지만, '달달'이라고 읽는 것이 '타타르 족'의 음역어에 걸맞다고 볼 수 있다.
[14]
반대로 '
황달'이라는 질병 이름에 쓰이는 疸의 경우도 그 반절이 多旱切(ㄷㅏ + ㄱᅟᅡᆫ)로 원음은 '단'이었다.
활음조 현상으로
'황단'이라고 쓰고 '황달'이라고 읽던 게 굳어져서 그 독음이 '달'로 정착되었으며, 疸이 들어가는 다른 한자어들도 덩달아 독음이 바뀌었다. 疸의 중국어 병음은 da, dǎn이고 일본어 음독은 タン(tan)이다.
[15]
오행혈 중 하나인 兪穴의 兪는 반절이 羊朱(양듀→유)切이므로 '유혈'로 읽어야 맞지만 대다수의 서적에서 '수혈'로 읽는다. 왜냐하면 원래 이 혈자리는
腧(경혈 이름 수)를 써서 腧穴로 써야 하는데, 腧가 잘 안 쓰는 한자이고 IME에서 확장 한자 옵션을 켜지 않으면 한글 키보드로 입력할 수 없어 육달월 변을 뗀 兪로 대체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어에서도
兪 자체는 yú(한국 한자음 '유')로 읽으며
腧의 이체자로 쓸 때만 shù(한국 한자음 '수')로 읽는다. 참고로 腧는 반절이 傷遇(샹우→수)切이므로 한국 한자음으로도 '수'로 읽는 게 맞는다. 여담으로
兪를 방으로 갖는 한자에는 喩, 愉, 瑜, 諭, 楡, 鍮, 踰, 揄 등 '유'로 읽는 한자가 훨씬 더 많다.
[16]
넨도로이드의 기원이 다름아닌 '점토'인데, 정말 '점토'였다면 센도로이드가 되었어야 한다.
[17]
다만 중국에서 粘을 zhàn으로 읽는 용례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삼부점(三不粘; sānbùzhàn).
[18]
같은 글자로 鯰이 있는데 역시 '념'으로 읽는다.
[19]
광운, 집운: 敕九切, 정운: 齒九切 중고음 시절 및 일본어와 광동어에도 입성운이 없는데 한국어에서는 뜬금없이 입성이 생겼다.
[20]
'축현역'이라고 불릴 때에는 수도권 전철이 개통하기 훨씬 이전인 19세기이기 때문에(영등포역 등과 더불어 한반도 역사상 최초의 철도역 중 하나이다) '경인선'이라고 적어둔다.
[21]
원래는 '디'여야 하지만 '티'가 됐다가 '치'가 됐다.
[22]
정운에서는 普伯切도 제시하고 있긴 하다.
[23]
즉 '제패', '연패'가 아니고 '제파', '연파'가 원래 발음이다.
[24]
광둥어에서는 정운의 영향을 받은 paak3이라는 발음도 있다. 참고로 첫 번째 음은 보통화와 비슷한 baa3
[25]
이렇게 발음하면 衛星(위성)과 동음이 되어서 잘 쓰이지 않는다. 광운에 반절 표기가 于劌切라고도 되어 있지만, 熭(말릴 위)의 대체자로서의 발음이므로 혜성의 의미로 쓰는 건 속음이다.
[26]
수성(水星)과 동음이기 때문에 ほうき星(호키보시)라고도 하며,
윤하가 부른
혜성의 일본어판 제목도 그러하다.
[27]
같은 자전에서 정자통(正字通)의 반절 古老切(ㄱㅗ+ㄹㅗ), 즉 '고'도 소개하고 있는데 '고'를 음으로 하는 경우 𩕍의 잘못 쓰인 글자(와자; 譌字)이므로 '로'가 맞는다.
[28]
乾(마를 건)과 뜻이 반대되는 潤(윤택할 윤)에서 부수 水(물 수)를 肉(고기 육)으로 바꾼 것.
[29]
뇌쇄 외에도 경쇄(驚殺), 망쇄(忙殺), 매쇄(魅殺), 수쇄(愁殺) 등도 다 '쇄'로 바뀌었다.
[30]
率(거느릴 솔)과 같은 뜻과 음을 갖고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거느릴 솔'이라고 하는 率과 帥 모두 다른 훈음이 있다는 것인데, 率은 '비율 률', 帥는 '장수 수'라고도 한다.
[31]
'만회하다', '중간에서 조정(주선, 알선, 중재)하다.'라는 뜻의 중국어 단어.
[32]
아홉째 지지로서의
원숭이를 뜻하는
申과 혼동하지 않기 위함인 듯.
[33]
圜이 상용한자에 없어서 円(圓의 신자체)으로
대체하였다. 掘鑿機(
굴착기)를 掘削機(
굴삭기)로 대체하였으나, 이 경우에는 잘 쓰지 않아서 대체하지 않는다.
[34]
삼국지 시리즈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 그 회계를 가리킨다. 이 회계는 원래 괴계로 읽어야 한다.
[35]
이 괄이라는 음가는 장자 내편 인간세편에서 會撮指天(괄촬지천)에서 쓰인다.
[36]
이 때문에
한국고전번역원이나
서원 등 정통 한문 교육기관 한학자들은 '선마'로 읽기를 고수한다.
[37]
바둑 기사
녜웨이핑(聶衛平, 섭위평)의 성씨 聶과는 다른 성이다. 참고로 聶을 '섭'으로 읽는 것도 攝(잡을 섭)에 이끌려 읽은 속음으로, 원음은 '녑'이며
두음 법칙을 적용하자면 '엽'이 될 것이다.
[38]
강희자전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通志·氏族略》葉氏,舊音攝,後世與木葉同音。(엽씨는 옛 음이 '섭'이었으나, 후세에는 '나뭇잎'의 '엽'과 같은 음이다.)"
[39]
본래 금난새도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인정되지 않았지만, 2020년 1월에 법적으로 완전히 '금'씨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금난새 문서에 설명이 있다.
[40]
사실 鐸도 澤에 밀려서 그렇지 사람 이름에 적게나마 쓰인다. 독립운동가 梁起鐸(
양기탁)과 시인 吳鐸蕃(오탁번)이 있다. 오탁번의 시로는 7차 교육과정 중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꼴뚜기와 모과'가 있다.
[41]
같은 경우로 배구 감독
진준택도 한자로 쓰면 陳準鐸이어서 원래는 진준탁이라고 읽어야 한다.
[42]
중국의
조선어 표기에서는 '심수'라고 쓰고 있다.
[43]
대표 훈음이 '고울 연'이지만, '예쁠 연'으로도 쓰인다. 표준중국어로 yán, 광동어로 jin4으로 읽는다.
[44]
한국 한자음으로 '조( < 됴)', 일본 한자음으로 チョウ(chō)
[45]
여기에 의거하면 한국 한자음으로 '뇨', 일본 한자음으로 ニョウ(nyō)가 된다.
[46]
都了切 반절은 당운(732년), 尼了切 반절은 정운(1375년).
[47]
몸(尸)에 매달려(吊) 있는 것.
[48]
아연(Zn)에 해당한다.
[49]
偽는 대륙에서 wěi, 대만에서 wèi로 읽는데 대만 쪽이 원음이다.
[50]
반면 똑같이 반절이 是偽切인 睡의 경우 반절 그대로 shuì로 읽으며 광동어의 경우 둘 다 그 원음에 따라 seoi6로 읽는다.
[51]
만화책이나 초창기 자막에서는 삼수변으로 썼는데, 입력하기 쉬운 이수변으로 고쳤다. 간체자판에서는 GB 코드에 있는 伢로 썼다.
[52]
한때 마사에를 雅惠로 적은 적이 있었다. 惠를 돌림자로 쓴다면 미사에는 操惠가 되는 셈. 그러나 '무사'로 읽는 한자가 없어서 원래 미사에를 번역할 때 썼던 돌림자 冴를 써서 真冴, 美冴, 夢冴로 맞추었다.
[53]
한국에서는 龜가 지명에 쓰일 때에는 '구'로 읽는다. 그 예로는 龜尾(
구미), 龜山(
구산)이 있다. 그러나 중국어에서는 그 경우가 다른데, 서역에 있었던 나라 龜茲(구자)를 Qiūcí로 읽는 것 말고는 지명에 쓰일 때에도 guī라고 읽는다. 龜裂(균열)은 jūnliè라고 본래 뜻을 살려서 읽는다.
[54]
반절이 書容(셔용)切이므로 원래 음은 '송'( < 숑)이 되어야 맞지만 한국에서는 '용'으로 읽는다.
[55]
일단 일본 한자사전에 따르면 첫 번째 음독이 ユ, 두 번째 음독이 シュ라고 나와있기는 하다.
[56]
80년대만 해도 일본식 표기 白亜紀를 직역하여
백악기를 '백아기'라고 표기하는 책들이 흔했다.
[57]
識의 음훈이 '알 식', '적을 지', '깃발 치'로 세 개이다. 여기서는 적다라는 의미로 쓰임.
[58]
잘못된 말이라고 하기에는 '표식'이라는 말이 너무나 많이 쓰이고 있다. 동음이의어 表式의 영향이 꽤 큰 듯하다. 당장 북한에서는 아예 '표식'도 맞는 표기로 인정했다. 일단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標識을 '표식'으로 읽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어의 경우에 적어둔다.
[59]
중국어에서는 잘못 읽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標誌로만 쓴다. 광한사전에 따르면 biu1 zi3가 아닌 biu1 sik1이라고 많이 읽는다고 한다.
[60]
이십팔수를 의미할 때 쓰이는 독음이다. 중국인들 중에도 이십팔수를 제대로 못 읽는 사람이 있어 중국어 위키백과의 이십팔수 문서에서도 宿는 xiù로 읽는다고 따로 설명하고 있다.
[61]
실제로 성부가 末인 妺(여자의 자 말)이라는 한자가 있다.
[62]
반절의 앞 글자 市(저자 시)는 표준중국어로 shì라고 읽는데 왜 shóu가 아니고 chóu냐면, 市는 중고음 성모 禪母(선모)에 속하기 때문이다. 禪(터 닦을 선)도 표준중국어로 chán으로 읽는다. 정작 shóu로 읽는 한자는 熟(익을 숙) 하나밖에 없다.
[63]
대만에서 深圳은 중국의 현지 사정을 고려하여 Shēnzhèn이라고 읽는다.
[64]
상용한자에 없는 한자를 일본어에서 처리할 때에는
동음의 한자로 대체하거나,
가나를 혼용하거나, 독음을 달아준다.
[65]
엄밀히 말하자면 核은 표준 중국어에서 다음자이다.
[66]
그런데, 성경에서는 無酵餅을 '무교병', 無酵節을 '무교절'이라고 제대로 읽는다.
[67]
대만에서는 xiào라고 읽는다.
[68]
대만에서는 pō로 읽기도 한다.
[69]
대만에서는 piàn으로 읽기도 한다.
[70]
고려 초의 승려 제관(諦觀)은 이 음을 따라 부른다.
[71]
광동어에서 tai3로 읽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