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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26 21:11:25

활음조 현상


1. 개요2. 한국어의 활음조
2.1. 영향2.2. 예시2.3. 비표준어 예시2.4. 한자어 활음조 표기

1. 개요

활음조( 調, euphony) 또는 호음조(好音調)는 언어의 화자가 어떤 어휘를 본래 어법에서 의도하는 발음과는 다른 발음으로 읽는 현상을 가리킨다. 민간에서 속되이 읽는 법이라 하여 속음(俗音) 현상이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현상은 구개음화 등 다른 많은 음운 변화에서처럼, 인체의 발성기관 구조에서 발음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달하였다.

2. 한국어의 활음조

어떤 음운이 탈락, 추가, 혹은 변형되어서 말을 좀 더 매끄럽게 만드는 구실을 한다.

예컨대, 어간 '날-'에 '-는'이 붙으면 '날는'이 되지만, 'ㄹ'이 탈락하면서 '나는'이 되며, 흔히 말하는 ' 날으는'은 틀린 말이다.[1][2]

하기 예시 문단에서처럼 십월(十月), 육월(六月)에서 종성이 탈락하여 '시월', '유월'로 발음하는 것이 대표적인 활음조 현상이다. 다만 개월의 의미에서 사용하는 6월, 10월은 활음조 현상이 없어서 음운을 살린 채로 각각 [유궐], [시붤]로 발음한다. (예: 징역 6월[유궐]) '시월', '유월'은 한 단어이지만, 개월을 나타내는 6월, 10월, 즉 육 월, 십 월은 수사에 단위 명사가 어울린 두 단어이기 때문이다. 반면, 6일과 10일은 각각 [유길], [시빌]이라고 읽는다. '붤', '궐'과 '빌', '길'은 발음 효율에서 극명한 차이가 있다.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음법칙이 역으로 적용된 듯한 꼴의 사례가 제법 된다. 예를 들어 상술한 지리산의 경우 '리'가 두음에서 '이'로 변하는 두음법칙과 반대로 두음이 아닌 자리에서 '이'가 '리'로 바뀐 듯한 형태이다.

한편, 북한 문화어에서는 활음조 현상을 인정하지 않고 대체로 원음으로 쓰고 있다. 북한은 두음법칙도 쓰지 않기에 요령성이라는 중국 지명을 '료녕성'이라고 표기한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남한 지명과 중국 지명의 활음조 현상은 원음으로 쓰면서, 정작 자기네 지명의 활음조 현상은 원음으로 쓰지 않는다(예시: 회령시, 과일군, 모란봉). 지명 이외에도 '북한판 걸그룹'이라고 언플된 모란봉악단도 '목단봉악단'이라고 쓰지 않는다.

2.1. 영향

이 활음조 현상은 KS X 1001 완성형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KS 완성형은 활음조 현상이 일어나는 일부 한자를 중복 배당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활음조 현상이 일어나는 모든 한자를 중복 배당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같은 글자에 두 개 이상의 코드를 배당하면 전산 처리에 혼란만 일으키므로 뻘짓을 한 셈이다.

또한 활음조 현상으로 생긴 음들은 인명에 쓸 수 없다.[3] 대표적인 예로 은 녕과 영, 본음과 두음법칙으로 말미암아 생긴 음만 이름에 쓸 수 있다. 다만 인명용 한자 제도는 1981년에 도입되었으므로, 그 이전 출생자는 해당이 없다.[4]

2.2. 예시

2.3. 비표준어 예시

2.4. 한자어 활음조 표기

모든 한자들은 기본으로 각기 자신들의 음가를 가진다(예: 례, 정, [37], 유, 惄 녁 등). 일부 예외는 있지만[38] 한국 한자음은 한 글자에 하나의 발음이 1:1 대응된다. 이런 한자의 발음에 예외를 끼치는 현상이 두 가지 있는데 바로 두음 법칙과 활음조 현상이다. 樂이 두음 법칙으로 '낙'이라는 새로운 음가를 얻은 것처럼.

그러나 두음 법칙은 초성의 ㄹ과 '니'에만 적용되므로 대체로 일관성이 있는 반면[39] 활음조 현상은 규칙이 없어서 읽는 법을 하나하나 외워야 한다. 이를테면 論(본음은 )의 경우 토론(討論)에서는 '론'으로 읽지만 유독 의논(議論)에서는 '논'으로 읽는다든가 難(본음은 )의 경우 가난(艱難),[40] 만난(滿難)에서는 난으로 읽는데 유독 곤란(困難)에서는 '란'으로 읽힌다.[41] 그 외에도 (본음은 )은[42], 반절이 노뎡절(奴丁切; ㅗ + ㄷᅟᅧᆼ)로 본음은 분명히 '녕'인데, 많은 경우 '령'으로 읽힌다. 안녕, 창녕군, 양녕대군 등으로 본음으로 읽히는 경우 못지 않게 보령(保寧; ← 보녕)처럼 '령'으로 읽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령'으로 아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한자 변환에서도 '령'이 등장하고 네이버 한자사전에서도 '령'을 발음으로 올리는 지경이다. '렬', '률'과 비슷하게 모음 뒤에서만 '령'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1] 다른 예시로, '먹-' + '-는' 이 '먹으는' 보다는 '먹는' 으로 쓰임을 생각해 보면 된다. 사실 '먹-'과 비교해서 외우면 틀리기 십상이다. ㄹ 받침은 매개모음 교체에서 모음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먹으는", "날으는"이 쓰이지 않는 이유는 "는"이 애초에 매개모음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2] 그러나 노래 가사에서는 운율이나 음절수를 맞추기 위해 나는 대신 날으는으로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다. [3] 일본에서 연탁 현상으로 생긴 음들도 독음으로 버젓이 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 아예 그쪽은 독음에 대한 규정을 해 놓지 않아 별의 별 이름들이 가능하다. [4] 대표적으로 이어령 前 장관의 령은 寧을 쓰고 있다. [5] 글단 → 글란 → 그란 → 거란으로 발음이 차차 변했는데, 그 중에서 글단이 글란으로 변한 것이 활음조 현상이다. [ㄴㄹ] 발음이 /ㄴㄴ/에서 /ㄹㄹ/로 바뀌었다. [7] 헷갈려서 難(어려울 난)의 원음을 '란'으로 알거나, 반대로 '곤란'의 한자 표기를 困亂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문] 문화어에서는 인정하지 않음. [9] 활음조 현상이 일어나면 대개 원래 단어는 사어가 되지만 '과실'은 다른 단어들과 달리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쓰인다. 동음이의어 과실(過失)도 건재하다. 따지고 보면 에는 '일'이라는 독음도 있으므로 過失의 음독 또한 '과일'로 변할 수 있었겠지만 '일'은 거의 안 쓰인 독음이며 뜻 역시 다르다. [문] [리] /ㅣ/와 /j/ 앞에서 /ㄹ/이 추가됐다. [문] [ㄴㄹ] [문] [15] 곤란과 같은 원리이다. 그런데 이건 비록 잘못된 표기라고 하더라도 論亂이라고 써도 해석이 자연스럽다. '곤란'에는 어지럽다는 뜻을 적용하기가 어색한 반면, 논란은 그렇지 않다. 문화어에서는 활음조 현상과 두음 법칙을 모두 무시하므로 '론난'이라고 적는다. [ㄹ] /ㄴ/이 /ㄹ/이 됐다. [문] [18] 대중들은 '극대+노'로 인식하지만 국립국어원은 '극+대노'로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용어가 나온 드라마에선 '극대+노'로 쓰였기 때문에 활음조 현상이 사멸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어원이 되는 드라마가 종영된 지 20년 가까이 되어서야 국립국어원의 입장이 나왔으니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많이 늦었다. [19] 구개음화를 적용하지 않고 '도댱'으로 읽다가 '댱'이 '량'으로 변해 '도량'이 되었다. [20] 아예 牡丹으로 쓰기도 한다. 덕분에 독음법은 총 4개가 된다. 세종실록에서 훈민정음과 관련된 기사에서도 한국 한자음들의 괴리를 보여주는 예시로 등장한다. "누구는 목단으로 읽고 누구는 모란으로 읽으니..." 추가로 모란역도 牡丹 Moran으로 쓴다. '목단'도 표준어다. [ㄹ] [ㄹ] [23] 바닥에 까는 침구를 의미하는 단어(예: 담요). 월인천강지곡(1447)에는 이 단어가 'ᅀᅭᇂ'이라고 표기된다. 이것이 나중에 이 소실되면서 '욯'으로 바뀌었다가 ㅎ 받침이 탈락되면서 '요'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국어사전의 '요'). [24] 오직 월 단위에서 변하며, 다른 시간 단위에서는 변하지 않는다. 오륙일(五六日)을 변형하여 오뉴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반쯤 고의로 쓰는 표현이다. 반면에 시간 단위가 아닌 단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데, 가령 오륙도(五六島)는 오뉴도로 바뀌지 않는다. [ㄴㄹ] [26] 여기서 '좆나 → 졷나'는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고 '졷나 → 존나'는 비음화이며, '존나 → 졸라'가 활음조이다. [리] [28] 그런데 같은 한자를 쓰는 북한의 산은 '지이산'이라고 부른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서는 지리산의 한자 표기로 '地理山'을 '智異山'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리] [문] [31] 문화어에서는 'ㅖ'를 'ㅔ'로 바꾼 '페염'이 표준 표기이다. 문화어에서는 한자음 '', '폐'를 각각 '메', '페'로 바꾸어서 사용한다. 이를테면 '메별', '페지', '페기' 등. [ㄴㄹ] [문] [ㄹ] [ㄹ] [ㄹ] [37] 참고로 한국 관용음이다. 虐은 ᅌᅥ약절(魚約切; ㅓ + ㅇᅟᅣᆨ)로 원음은 (← ᅌᅡᆨ)이다. 연구개음이 陽운과 만나면 /j/가 탈락한다. [38] 그나마 예외인 것들은 애초부터 발음이 둘 이상인 것들이다. 예컨대 이 있다. 樂은 '악', '낙/락', '요' 이렇게 3+1개의 음가가 있다. [39] 100%는 아니다. 예외가 제법 많기 때문. 예컨대 裂의 본음은 '렬'이나 破裂은 '파열'로 읽힌다. 다행히 이쪽은 '렬', '률'은 모음이나 ㄴ 뒤에서 '열', '율'로 일관적으로 변하는 규칙이 있어서 해당 규칙만 추가로 익히면 된다. [40] 가난은 간난의 '간'에도 활음조 현상으로서 ㄴ 탈락 현상이 일어나 '가'가 된다. [41] 이 때문에 '곤란'의 한자를 困亂으로 잘못 아는 사람도 많다. 활음조 현상이 아니라면 전혀 헷갈릴 이유가 없다. [42] 원음은 '녕' 한 가지. '령'이라는 음가 자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