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Compactness콤팩트성의 개념을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무한히 뻗어나가지 않고 유한한 개념들을 가지는 성질이다. 처음 해석학을 공부하게 되면 미분적분학의 엡실론-델타 논법 다음으로 마주치게 되는 비직관적인 개념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해석학이나 위상수학을 필히 어느 정도 공부해야 한다. 특히 해석학을 처음 배우는데 어떤 집합이 콤팩트인 걸 정의만으로 직접 보이라고 하면 매우 어렵다. 당장 닫힌 구간 [math(left[0,1right])]이 콤팩트인 것을 귀류법을 쓰지 않고 직접 증명하는 것만 봐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나' 할 정도로 발상이 괴이하다. 귀류법을 쓰면 볼차노-바이어슈트라스 정리를 증명할 때와 비슷하게 증명 가능하며 연속함수의 콤팩트 집합의 보존에서 콤팩트 집합의 정의에 대한 동기를 유추할 수 있다. 콤팩트의 개념없이 다루는 일변수함수의 최대 최소 정리를 잘 살펴보면 닫힌 집합 [a, b]의 볼차노-바이어슈트라스 정리(닫힌 구간의 무한 부분집합은 극한점(집적점)을 닫힌 구간 내에서 가진다는것)를 이용하는 것이 핵심임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이 볼차노-바이어슈트라스 정리가 의미하는 것이 점렬 콤팩트성이고 이것이 일반화 된것이 콤팩트 집합이다. 후술하겠지만 거리공간만 다룰때는 콤팩트의 정의가 점렬 콤팩트와 동치다. 정의의 역사적인 내용은 여기를 참고.
대한수학회에선 그냥 '콤팩트 집합'을 쓰거나, '옹골집합'으로 번역할 것을 권장한다. Rudin 한국어 번역본이나 김김계 등에서 '옹골'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여기서 '옹골'은 '실속이 있게 꽉 차 있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 '옹골지다'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외에 옛날 용어로 긴밀집합이라는 말도 쓰인다.[1]
2. 정의
우선, 수리논리학에서 콤팩트성이 어떻게 정의되는지 먼저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임의의 문장 [math(\phi)]가 임의의 문장 집합 [math(\Gamma)]의 귀결일 때, [math(\Delta \models \phi)]를 만족시키는 [math(\Gamma)]의 어떤 유한 부분집합 [math(\Delta)]가 존재한다.
이것은 1차 술어논리의 메타정리로, 논리체계의 무모순성과 동치이다. 무모순한 논리 체계는 항상 콤팩트성을 만족한다.해석학에서의 콤팩트성은 이 개념을 확장한 것이다. 실해석학에서 콤팩트성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어떤 [math(A \subset \mathbb{R})]에 대하여, 임의의 [math(A)]의 열린 덮개(open cover)[2] 가 유한 부분덮개(finite subcover)를 가질 때, [math(A)]를 콤팩트 집합(compact set)이라고 한다.
위상수학에서는 더 일반적으로 정의한다.
어떤 위상공간 [math(T)]에 대하여, 임의의 [math(T)]의 열린 덮개(open cover)가 유한 부분덮개(finite subcover)를 가질 때, [math(T)]를 콤팩트공간 (compact space)라고 한다.
위상공간에서 compact의 개념은 공간 자체의 성질이다. 즉, subspace topology 등을 생각해도 불변한다는 것. open set은 open relative to Y 라는 개념이 존재하지만, compact에서는 이러한 개념이 불필요하다.
3. 직관적인 이해
콤팩트는 말그대로 '작다'는 의미이다. ' 유계(bounded)'라는 개념을 일반화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구나 토러스(torus)는 콤팩트인데 반해, 직선이나 평면은 콤팩트가 아니다. 위상 공간에는 '거리'라는 것이 없으므로 유계라는 개념을 복잡하게 확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실해석학 수준에서는 어느 정도 예를 들 수 있다. 그러니까 [math(\left(0,1\right))]와 같은 집합을 보면, [math(\left(0,1/2\right),\left(0,2/3\right),\left(0,3/4\right),\cdots)]와 같은 집합들을 생각하면, 이 집합들을 모두 합집합했을 때 [math(\left(0,1\right))]를 덮으므로 열린 덮개가 되지만, 유한 개만 뽑아서 [math(\left(0,1\right))]을 덮을 수는 없다. 또 다른 식의 설명으로는, 점을 계속 찍었을 때 극한을 취해서 이 집합 안에서 극한을 가지지 않을 수 있느냐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math(\left(0,1\right))]에서는 간단히 [math(1/2,1/3,1/4,\cdots)]와 같은 수열을 취하면 [math(\left(0,1\right))]의 안에서 수렴하지 않는다. 하지만 [math(\left[0,1\right])]에서는 백날 점을 찍어봐도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다. 이러한 공간을 극한점 콤팩트 공간(limit point compact space)라고 부르는데, 정의는 다음과 같다.
어떤 위상공간 [math(T)]에 대하여, 임의의 [math(T)] 안에서 정의된 무한 수열이 [math(T)] 안에서 극한점을 갖는다면 [math(T)]를 극한점 콤팩트 공간(limit point compact space)라고 한다. 거리화 가능 공간(metrizable space)이면 콤팩트, 점렬 콤팩트, 극한점 콤팩트가 모두 동치라는 것이 알려져 있다.
4. 관련 정리
4.1. 하이네 보렐 정리
유클리드 공간 [math(\mathbb{R}^n)]의 부분집합이 닫혀있으면서 유계인 것과 콤팩트는 동치라는 정리이다. 증명을 간단히 요약하면, 먼저 콤팩트 집합이면 닫혀있으면서 유계인 것을 보이는 건[3] 비교적 쉽다(간단하게 유한 부분덮개가 없는 열린 덮개를 찾으면 된다). 반대 방향을 보이기 위해 우선 [math(n)]차원 상자, 즉 유계 닫힌 구간 [math(n)]개의 데카르트곱이 콤팩트임을 보여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닫혀있고 유계인 [math(\mathbb{R}^n)]의 부분집합은 적당한 [math(n)]차원 상자에 포함되고, 따라서 콤팩트집합의 닫힌 부분집합이 콤팩트인 것을 증명하면 끝난다.일반적인 거리공간에서는 이 정리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으나, 완비이고 완전유계인 거리공간은 콤팩트공간이라는 일반화된 하이네 보렐 정리가 있다. 한편, 연속함수공간에서는 아젤라-아스콜리 정리(Arzelà-Ascoli theorem)[4]라는 것이 알려져 있다.
4.2. 티호노프 정리
콤팩트 집합들 [math(C_\alpha \left(\alpha\in I\right))]들의 곱공간 [math( \prod_{\alpha\in I}C_\alpha)]도 콤팩트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가산개일 수도 있음에 유의). 선택 공리와 동치이다. 증명은 보통 tube lemma와 zorn's lemma를 사용하는데, 이해하고 나면 어렵지는 않지만 증명과정이 길고 귀찮다.4.3. 균등연속성
콤팩트이면서 거리화 가능 공간[5] 위에서 정의된 연속함수는 균등연속(uniformly continuous) 함수라는 정리이다.만약, 콤팩트집합이 아닌 실수체 R을 생각하자. R 위에서 정의된 함수 f(x)=x^2 은 균등연속이 아닌데, 임의의 delta에 대해 x>1/delta면 그 상의 길이가 1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콤팩트공간인 [0,1]로 제한하면 delta=1/2 epsilon 으로 잡으면 된다. 미분가능한 함수의 경우 delta를 epsilon의 미분계수의 절댓값의 최댓값의 역수로 잡으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공간이나 함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균등연속을 보장해 주는 아주 강력한 정리이다.
4.4. 기타
다음 조건들은 서로 동치이다.[math(T)]가 거리공간일 때,
1.[math(T)]가 콤팩트하다.
1.모든 항이 [math(T)]에 속한 임의의 수열에 대하여 수렴하는 부분수열이 존재한다.
1.[math(T)]가 완전유계(totally bounded)[6]이고 완비적(complete)[7]이다.
1.[math(T)]가 콤팩트하다.
1.모든 항이 [math(T)]에 속한 임의의 수열에 대하여 수렴하는 부분수열이 존재한다.
1.[math(T)]가 완전유계(totally bounded)[6]이고 완비적(complete)[7]이다.
[1]
이슬비저 <맛있는 해석학>에서는 '긴밀'집합이라는 용어를 쓰고(2019년 개정판에서는 '콤팩트'로 바뀜), 박대희저 <위상수학> 4판에서는 그냥 '컴팩트'라는 이름으로 챕터를 구성하고 진도를 나가되 번역어로 '긴밀', '옹골', '아담'이라는 말이 있다고 소개만 한다.
[2]
어떤 집합[math(A)]를 주어진 위상공간의 어떠한 열린집합들의 합집합으로 포함시킬수 있을 때, 그 열린집합들을 [math(A)]의 열린덮개라 한다. 쉽게 말해 주어진 집합[math(A)]가 종이라고 하고, 도장을 여러 번 찍어 그 종이를 완전히 덮은 정도로 보면 된다.
[3]
이는 유클리드 공간뿐 아니라 거리가 주어진 공간에서는 항상 성립하는 사실이다.
[4]
실수의 콤팩트인 부분집합에서 정의된 연속함수공간의 부분집합이 유계이고 동등연속(equi-continuous)이면 콤팩트이다.
[5]
균등연속함수를 정의하기 위해서 공간에 거리가 주어져 있어야 한다.
[6]
모든 양수 [math(\epsilon)]에 대하여 [math(\epsilon)]를 반지름으로 한 유한 개의 공으로 [math(T)]를 덮을 수 있다.
[7]
모든 코시 수열이 수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