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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퀴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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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향해 공격하는 에퀴테스[1]

1. 개요2. 역사3. 다른 기병과 비교4. 기타

1. 개요

Equites. 로마의 기사계급을 의미한다.

라틴어로 원래는 '을 타고 군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의미하였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으나, 점차 일정한 재산과 자격을 구비한 사람이 이 계층에 들게 되고, 그 것이 세습 신분화되어 로마사회의 하급 지배계층으로 굳어지게 된다. '로마 기사' 등으로 번역되곤 한다. 고대 로마에서 고위 귀족인 파트리키[2]와 평민에 해당하는 플레브스의 중간에 해당하는 신분이다.

로마 제국 시기에는 황제 직책의 입장에서는 파트리키 계급을 견제하려는 목적 때문에 황제 직속의 궁정 관료로서의 위치까지 점하였으나, 제국의 쇠퇴와 더불어 점차 정치적 힘을 잃었다.

2. 역사

초기 로마 왕국의 군사제도에서는 병사 자신의 재산으로 무장을 구입해야 했기 때문에 말을 사서 무장할 수 있을 정도의 재산가만이 에퀴테스가 될 수 있었다.

후에 군제 개편에 의해 로마가 직업군인제로 바뀌면서 기병이라는 의미보다는 큰 재산을 지닌 사회적 지배계급으로서의 의미가 강해지게 되는데, 사실 그 이전부터 군대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에퀴테스가 아닌 일반 부유한 평민들이 기병으로 대거 들어오면서 기병으로서의 정체성이 많이 흐려지게 된 반면, 군대 내 여러 장교직들을 거의 배타적으로 맡게 되는 등, 아래 평민 신분들과는 차별화된 우대를 받았다. 이외에도 사회적으로는 상업이나 광업 등의 사업을 대규모로 운영하며 큰 부를 축적했기 때문이다.

에퀴테스들은 자신들의 튜닉에 좁은 띠로 자수를 놓아 신분을 표시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로마군내 장교보직의 명칭에 반영되기도 한 것이다. 자세한 것은 로마군 문서 5번 항목으로.

로마 공화국 말기에는 점차 로마의 직업군인이 차별 대우를 받으면서 동시에 에퀴테스들이 상업이나 무역 등에 종사한다는 것을 빌미로, 파트리키 계급은 그들의 신분에 걸맞지 않는다 하여 상업이나 무역 등에 종사하는 것에 한동안 금지당했었던 반면(lex claudia), 에퀴테스들은 국가 사업이나 징세 등의 역할 또한 맡아 활발히 활동했다. 이중 국가 사업, 징세, 군수품 납품, 사회간접자본 개보수 등을 입찰 형태 하청으로 도맡아 처리한 푸블리카니가 유명했다.

흔히 원수정이라고 부르는 프린키파투스 시작부터 아우구스투스 아래에서 기존 원로원 내의 파트리키, 노빌레스 대체 지배층으로 기용되며, 황제의 추천 속에서 쿠르수스 호노룸을 밞고, 황제에게 파트리키로 신분을 인정받아, 제정 시대의 귀족층으로 급부상했다. 이런 식으로 귀족 반열에 오른 에퀴테스 중에는 황제는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하지만 모든 에퀴테스가 제정 이후 로마 주류 사회에서 귀족이 되어 기존의 파트리키, 노빌레스를 대체한 것은 아니었다. 포에니 전쟁부터 전시 상황의 특수성, 패권국 로마의 속주 통치 속에서 온갖 합법, 편법, 불법 행위로 집정관 푸블리우스 루틸리우스 루푸스[3], 호민관 소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 등에게 지탄 받은 푸블리카니를 경영한 푸블리카누스라고 불린 자들은 황제, 황제 속주에 파견된 같은 에퀴테스 출신 총독, 관료에게 사회악으로 규정된 직후부터 줄줄이 박살난다. 그 시작을 연 인물은 아우구스투스였다. 아우구스투스는 항구세, 통행세 등 간접세를 만들어 속주세 이상을 속주민에게 뜯어낸 푸블리카니, 이를 경영자 푸블리카누스를 무시무시한 반역법으로 처벌했다. 아우구스투스는 이때 그들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고, 그들이 공화정 후기부터 관례적으로 대행해온 세금 징수 업무 등을 황제가 파견한 관료가 맡도록 하였다. 이런 흐름은 티베리우스,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 1세, 베스파시아누스, 도미티아누스 아래에서도 계속됐다. 특히, 냉혹하기로 유명했던 티베리우스, 칼리굴라는 푸블리카누스와 이들이 경영한 푸블리카니를 처벌할 때, 처벌 받는 주변의 푸블리카누스까지 기겁하게 만들었다.[4] 이들보다 온화했지만 부패와 속주민 착취에는 냉혹함을 선보인 클라우디우스는 브리타니아 속주 편입 후의 명령, 오스티아 항구 특별법 등을 만들어 살짝 발 붙일 수도 없게 했다. 따라서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 왕조시대 중기부터 에퀴테스 중 많은 돈을 쓸어 담던 푸블리카니 경영자와 푸블리카니는 공화정 체제와 함께 몰락하게 되었다.

3. 다른 기병과 비교

오랜 기간 기병이라는 편제 전쟁의 핵심 전력이 되었고 이런 추세는 심지어 근대까지도 계속되었다. 그런데 기병의 양성에는 많은 시간 비용이 든다. 특히 로마제국 시대는 후대처럼 등자도 없었으므로, 숙련된 기병은 정말 평소 대부분의 시간을 일도 하지 않고 기병 훈련에만 쏟아부어야 했다. 게다가 말과 기병용 장비의 유지 및 보수에는 풀 타임 노동자가 여러 명이 필요한 정도고 이렇게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는 건 평민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결국 귀족 아니면 부유층 밖에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병은 전장의 높으신 분들일 수밖에 없었고 현대로 말하자면 장비의 설계와 제작부터 전장에서의 유지보수까지 서포트해주는, 이를테면 포뮬러 1 레이싱 팀 같은 조직을 끌고 다니는 사장님 같은 존재였다고 볼 수 있다.

4. 기타



[1] 로마의 기병들은 스파타를 채용하였으며 군단병들이 사용하던 글라디우스보다 길이가 길기 때문에, 우측 허리에 차는 글라디우스와는 달리 좌측 허리에 차게 되어있다. [2] 원로원에 출마하는 것이 가능한 계급이다. [3]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외종조부로, 당대 로마인과 후대 로마인 모두에게 청렴하고 도덕적인 로마 엘리트의 전형으로 추앙받은 사람이다. 그의 철학, 개혁방향은 처조카 소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 외종손 카이사르는 물론 아우구스투스에게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4] 섹스투스 마리우스가 모함을 받아 반역법, 간통법으로 일가 전체와 몰살당한 점을 떠올리면, 티베리우스의 악행으로 타키투스에게 소개되나, 어떤 점에서는 선대 아우구스투스처럼 티베리우스의 푸블리카니, 푸블리카누스 혐오를 엿볼 수 있는 일화는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다. 이때 티베리우스 황제는 세야누스의 반역 음모를 진압한 뒤, 대대적인 국가 기강 잡기 속에서 공포정치를 펼쳤다. 그러던 중, 히스파니아 일대에서 은광, 금광 경영을 하면서, 로마 최고의 부자 반열까지 오른 섹스투스 마리우스가 델라토르들에게 "딸과 근친상간을 했을 수도 있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이때 티베리우스 황제는 서한을 보내 곧바로 재판을 열게하고, 그에게 유죄 선고를 직접 내리면서, "하던 일도 강도 같은 짓거리를 했던 사업가였는데, 사생활은 짐승보다 못하다."며 벼랑에 던져 죽이라고 지시하고, 그 일가 모두를 남녀노소 상관없이 똑같이 벼랑에 던져 죽이라고 명했다. 동시에 그가 경영한 푸블리카니 직원들까지 줄줄이 반역죄로 처형하고 이들 재산을 모조리 국고에 집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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