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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만화)/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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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호평
2.1. 호쾌한 전투2.2. 뛰어난 전쟁 묘사2.3. 박진감 있는 전개2.4. 과감한 재창조2.5. 우수했던 캐릭터성
3. 비판
3.1. 부족한 작화3.2. 원 패턴 전개와 연출3.3. 전쟁 묘사의 현실성 문제
3.3.1. 조나라의 비현실적인 국력
3.3.1.1. 진나라의 약소국 화
3.3.2. 호첩 환기의 전략과 전술3.3.3. 환기의 약점과 의안 전투3.3.4. 적려성 독 우물 묘사3.3.5. 허술한 정보전 묘사3.3.6. 번오전 땅굴 묘사
3.4. 캐릭터성의 붕괴
3.4.1. 몰개성한 조역들
3.5. 실제 역사와의 괴리
3.5.1. 역사물로서의 숙명3.5.2. 환기의 기군망상3.5.3. 이목의 권신화와 왕권 능욕
3.5.3.1. 조나라 국내 군벌세력화
3.6. 전쟁 미화 문제
3.6.1. 주인공 측의 미숙한 통일론
3.7. 작품 외적인 비판
3.7.1. 정발판 오역 문제3.7.2. 불성실한 연재와 느린 전개속도3.7.3. 작가의 불륜 논란

[clearfix]

1. 개요

만화 킹덤의 평가를 다룬 문서이다.

작품의 초중반, 정확히는 먀앙 전투에서 합종군전까지는 대부분 킹덤의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평가 받는다. 특히 방난에게 당해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던 왕기가 방난을 힘으로 찍어누르며 "천하대장군입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과 왕기가 신에게 보여주는 '장군이 보는 경치'의 모습은 아직도 킹덤 최고의 명장면들로 꼽힌다.

이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흑양전이나 업 공방전(주해평원 전투) 초반까지는[1] 여론이 괜찮았지만, 주해평원 전투가 결판난 시점부터 혹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 호평

2.1. 호쾌한 전투

창을 한번 휘두르면 갑옷 입은 병사가 화면 가득 썰려나가고, 이 칼을 빙빙 돌리면 열을 지어있던 병사들이 줄줄이 목이 떨어지는 과장된 연출을 보여준다. 장군들의 일기토 역시 서로 강격을 주고 받으면 말채로 거구의 장군들이 튕겨나갈 정도. 이러한 장군들의 액션 연출과 함께 병사들도 기마병들의 돌격 장면이나 방패로 조를 짜서 적의 진군을 막는 보병들, 하늘을 가득 메우며 날아와 꽂히는 화살 등 만화적인 과장된 연출을 다양한 상황에 맞게 보여준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적응되면 미묘하게 장군들이 사용하는 병기에 따라 연출이 다른 점이나 무력에 따라 쓸려나가는 병사들의 수가 다른 식으로 연출의 다양성을 즐길 수 있다.[2]

2.2. 뛰어난 전쟁 묘사

단순하게 병력과 병력이 부딪치는 전투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장사진이나 추형진, 혹은 고차원적인 진형까지 실제로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진형이나 회전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보여준다.[3] 또한 전쟁의 양상도 적장의 목을 떨구는 것이 목적인 전투도 있는 반면, 주요 거점을 차지하는 것, 성을 지키는 것, 적의 진군을 늦추며 적에 대한 방비를 굳히는 것을 돕고 병량 싸움을 하는 등 주요 전투마다 다양한 목적을 부과한다.

전투의 전개 역시도 어떤 전투에서는 적장의 목을 떨구면 그대로 끝이 나지만 악에 받친 적병의 추격을 받는다든지, 장군의 죽음을 감추고 예상치 못한 반격을 하거나,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도 중요 거점부터 차지하려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여러 부대로 나뉘어져서 각지에서 전투가 벌어질 경우 피투성이가 되어 우세를 점하는 것보다 뒤에서 세력을 유지하며 대기하고 있던 부대 때문에 할 수 없이 전체적으로 열세가 된 적이 퇴각하는 모습도 보여지는 등 전투를 굉장히 넓고 다양한 관점에서 묘사하는 것에 뛰어나다.

이런 묘사가 뛰어났던 건 이신의 첫 출전인 사감평원전인데, 기존 지휘관, 장교의 시선이나 정규군의 시점이 아닌 대다수가 징발병인 농사꾼 출신의 병졸의 시점에서 전쟁이란 어떤 것인지 생생히 묘사했다. 흙먼지와 함께 다가오는 공포, 쉽사리 좁힐 수 없는 힘의 차이, 병졸들이 느끼는 고초가 전장을 뒤엎은 와중에도 실낱같은 승리를 위해 이신이 독려해가며 한 걸음씩 승리에 다가가는 과정 등이 잘 표현되었다.

2.3. 박진감 있는 전개

실제 역사에 극적인 전개를 가미하여 풀어가는 만화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지만 전쟁과 주인공의 성장 외에도 스토리 전개가 박진감이 있다. 진왕에 대한 암살 기도와 여불위와의 권력 다툼, 진나라의 강대한 팽창을 막기 위한 조를 중심으로 한 열국들의 외교전 등 굵직한 전쟁이 한번 끝나면 다양한 전개로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물론 장르의 특성상 전쟁 파트에 가장 큰 힘이 실리는 게 당연하지만, 그 외의 부분도 성의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진왕 정의 대관식에서의 세상의 근본에 대한 여불위와의 설전이나 제왕 건을 만나 진나라의 정복전쟁이 아닌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건국 전쟁임을 역설하는 부분은 명장면. 물론, 실제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아는 현재의 독자들에게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2.4. 과감한 재창조

실존했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지만 약 2,300여년 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기록이 치밀하지 못하거나, 서로 충돌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점을 과감하게 이용하여 역사서에 한 두번 정도 짧게 언급되는 인물이라면 성별을 바꾸어버리거나 성격이나 행적을 창의적으로 비틀고 작가의 창의력을 가미해 작품의 전개에 활용하는 솜씨가 뛰어나다. 작품의 주역 중 하나인 강외나 주요 장군인 양단화, 방난 등은 성별이 바뀌거나 행적에서 엄청나게 변형이 가해진 인물. 그러면서도 고비고비마다 역사서인 《 사기》의 내용을 인용하여 실제 역사와 일치시키는 치밀함이 돋보인다.

이런 재창조의 가장 큰 수혜자는 진시황 영정이다. 진시황에 대해 남아있는 기록 중 유의미하게 인정받는 것은 사마천의 『 사기』가 거의 유일하고, 만화에서도 여러 번 사기의 내용을 작품에 보여준다.[4] 문제는 참고할만한 서술인 사기의 내용을 원문으로 읽어보면, 생각만큼 자세히 서술되어 있지 않다는 점. 예를 들어, 노애와 관련된 부분은 아래 내용이 전부이다.
嫪毐封為長信侯予之山陽地令毐居之
宮室車馬衣服苑囿馳獵恣毐事無小大皆決於毐
又以河西太原郡更為毐國
九年彗星見或竟天攻魏垣蒲陽四月上宿雍
己酉王冠帶劍長信侯毐作亂而覺
矯王御璽及太后璽以發縣卒及衛卒官騎戎翟君公舍人將欲攻蘄年宮為亂
王知之令相國昌平君昌文君發卒攻毐戰咸陽斬首數百皆拜爵
及宦者皆在戰中亦拜爵一級毐等敗走即令國中有生得毐賜錢百萬殺之五十萬
盡得毐等
衛尉竭內史肆佐弋竭中大夫令齊等二十人皆梟首車裂以徇滅其宗及其舍人輕者為鬼薪
及奪爵遷蜀四千餘家家房陵
十年,相國呂不韋坐嫪毐免
노애가 장신후에 봉해지다. 산양을 봉토로 내리다.
집과 마차, 의복, 가축 따위를 노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하서태원군을 노애의 봉토로 내리었다.(애국으로 칭했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음)
진왕 정 9년, 혜성이 나타나 하늘을 가로지르다. 위나라의 원과 포양을 치다. 4월에 왕이 옹성에 머무르다.
기유일 왕이 관례를 치르고 책봉을 허가받다. (그때) 장신후 노애가 반란을 일으키다 들키다.
왕과 태후의 인장을 훔쳐 옹현의 군사와 진왕의 군사, 기병, 융적의 수령, 가신을 동원해 기년궁을 공격하다.
왕이 알아채고 창평군과 창문군에게 군사를 맡겨 공격하도록 명하니 함양에서 싸워 수백을 참수하다.
공을 세운 모두에게 상과 작위를 내리고 사민(백성)들에게도 직급을 높여주다. 노애는 패해 도주하다.
나라에 영을 내려 노애를 사로잡으면 1백만냥, 죽이면 50만냥을 약속하다.
노애 일당이 모두 잡히다.
위위(벼슬 이름) 갈, 내사(벼슬 이름) 사, 좌익(벼슬 이름) 갈, 중대부령(벼슬 이름) 제를 효수형에 처하다.
노애는 사지를 찢는 거열형으로 처단했으며 일족은 모두 참하다.
가신 중 죄가 가벼운 자는 역묘에서 잡일을 하는 귀신형에 처하다.
진왕 정 10년, 상국 여불위가 노애의 난에 연루되어 벼슬을 잃다.
이처럼 실제 사기에서도 태후가 노애와 바람이 났다던가, 태후와 여불위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든가 하는 것은 적혀있지 않다. 열전 중 여불위 항목에는 이런 대목이 나와있으나, 열전은 사기 항목에도 나와있듯이 본기로 보지 않는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양대 주인공이자 왕인 진시황의 이야기보다는 전쟁, 전투를 치르는 이신의 이야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소년 만화의 정석을 충실히 밟고 있으면서도 압도적인 스케일과 처참한 전쟁 장면이 인상적인 만화다. 다만 역사 만화라고 하기엔 역사와 다르게 묘사된 부분도 있고, 전체적으로 연도가 꼬여있다.

또한, 작품의 시작 배경이 어린 진시황이 이복동생 성교(成嶠)의 반란에 쫓기면서 시작하지만, 사실 성교의 반란은 훨씬 나중에 일어난 사건이다.[5] 이 왜곡은 초반의 성교 반란은 왕국의 안정을 위해서 은폐시킨 걸로 서술되었고, 이후의 반란이 실제 역사의 기록과 맞물리는 성교의 반란이다. 훗날, 합종군의 마지막 별동대 공격에서 이 성교 반란을 은폐한 것이 이목의 오판을 불러 최 공방전의 승리를 가져오는 한 수가 되는 전개로 이어진다.

역사적 사료가 상당히 부족한 이 시대를 만화로 그려내면서 상당 부분에 작가의 창작이 가미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화는 역사적으로 분명한 사실을 잘못된 방향으로 왜곡하는 것이지만, 킹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역사적 사료가 부족하기에 작가의 창작이 어느 정도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작품의 재미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재창조했기에 이 부분은 장점이 될 수 있'었'다.[6] 작가가 역사에 대해서 무지한 것 때문은 아니고, 흔히 말하는 극적 재미를 위해 사실을 왜곡한 구성이다. 정식 역사 만화도 아니고 역사 소설인 삼국지연의 같은 맥락이라 이해할 필요는 있다.

2.5. 우수했던 캐릭터성

무심한 듯 마음에 두고 있던 를 잃고, 소왕의 왕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왕기가 되려는 대장군의 각오. 그리고 언제나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고 죽는 순간까지도 유지한 당당함과 위풍당당함. 천하대장군이란 무엇인지. 장수란 무엇인지 보여주어 킹덤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한 왕기.

시종일관 몽오를 밀어붙이며 패배했음에도 노장의 위엄을 잃지 않는 염파. 염파는 특히 싸움 그 자체를 자신의 존재 의미로 느끼는 캐릭터인데, 보통 이런 류의 인물은 가볍게 다루면 이야기의 질이 낮아지는데 "우리를 너무 얕보지 말라" 며 무게감과 중압감을 잘 드러냈다. 이신도 터무니 없이 강한 대장군의 일격이라며, 이신다운 방식으로 염파를 이해하는 주인공만의 캐릭터를 보였다.

이신도 비록 남들보다 지략이나 형세를 판단하는 능력이 다소 떨어질지언정 끝없이 열정을 불태우며 나아가는 진취적인 캐릭터였다. 왕분은 틱틱거리며 시종일관 비신대에게 띠껍게 굴지만 왕씨의 정통한 후계자로서 대장군이 되는 것이 책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졌다. 몽념은 다소 가볍고 나긋하지만 자신의 재능을 빛내며 왕분과 이신 사이에서 적당히 그들을 중재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강외는 괴물 대신 인간이 되는 것을 택하는 서사를 가진 매력있는 히로인이었다. 표공은 꿈과 낭만보다는 싸움 뒤에 마시는 술이 좋아서 싸운다는 야수와 불꽃 같은 남자라는 개성이 있었다.

이런 이들이 전장에서 각자 자신들의 캐릭터에 맞는 방식으로 위기를 해쳐나가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수단으로서 전쟁을 선택한 이들이다. 작가는 차분하게 빌드업을 쌓아가며 이런 캐릭터성을 잘 보여주었다. 비록 전쟁 만화치고는 전략과 전술이 개차반이기는 과거나 현재나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과거에는 이 장점이 뛰어났기에 그런 단점들이 가려져보였다. 다만 이것도 나중에는 작품이 길어지면서 망가지는데 이유는 비판 항목에서 설명.

3. 비판

오리콘 차트 기준 연간 판매량
2014년 2,516,278부 순위 : 21위
2015년 8,569,215부 순위 : 5위(△)
2016년 6,595,968부 순위 : 3위 (△)
2017년 6,184,214부 순위 : 3위(─)
2018년 4,970,171부 순위 : 6위(▼)
2019년 7,661,361부 순위 : 3위(△)
2020년 8,251,058부 순위 : 2위(△)
2021년 4,672,612부 순위 : 9위(▼)[7]
2022년 3,832,688부 순위 : 6위(△)
2023년 3,207,691부 순위 : 10위(▼)[8]
판매량은 15년, 순위는 20년에 정점을 찍은 이 후, 각 년도별 판매부수는 꾸준히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이 작품의 리즈 시절로 평가받는 합종군 방어전까지만 해도 동시대 연재작 중 원탑으로 꼽히기도 했고, 역사물과 소년 만화 감수성을 겸하는 작품은 거의 없었기에 이 부분이 주효하게 먹혀들어 크게 흥행했다.

그러나 업 공략전의 시발점인 열미 오픈 전략이 기존의 킹덤이 보여준 큰 그림과는 달리 위화감이 심한 무리수였다. 이런 식으로 '적이 올 것을 이목님도 알고 계셨으니 일부러 패배해주셔서 적을 끌어들인 것' 이라는 식의 작위적은 플롯을 이 후에 계속 반복하면서, 업전 에피소드를 기준으로 킹덤은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다. 요약

또한 적당한 판타지성도 이 때부터 뇌절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630화에서 강외가 신을 되살리려고 치우족의 금술을 쓰는 전개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판타지성이 예전처럼 재미를 위한 조미료가 아니라 아예 메인 재료로 급부상한다는 급전개로 인해서 독자들에게 크게 비난을 받았다.[9]

주인공 이신이 전쟁을 통해 정신적 성장을 하는 장면도 사라졌으며, 성숙함 대신에 극초창기의 무지성 호승심만 남는 바람에 단순 명쾌한 캐릭터가 아니라 그냥 단순한 어린애가 되어버렸다. 만화적 관점에서 킹덤이 실패작인 이유 그 때문인지 주인공이 628화에서 잠시 기절하자 상당수의 팬들이 신을 걱정하는 대신에 “좋았어! 완결이다!”라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3.1. 부족한 작화

연재 초반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긴 했어도 그나마 봐줄 만한 퀄리티였으나,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오히려 퇴화되고 있는 기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3.2. 원 패턴 전개와 연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오. 만 명에 달하는 적과 싸우기 위해 만 명의 병사들을 모아 고도의 전술로 진형과 대형을 짜는 것이 군(軍)이오. 그걸 혼자서 격파한다는 건 군 자체를 부정하게 되오. 그건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오."
하라 야스히사, <킹덤> 11권, 제116화 무(武)의 결정(結晶)
작중에서 방난이 를 치기 위하여 진군 한 가운데로 침투했다는 창문군의 얘기를 듣자, 창평군이 한 말. 단기필마로 시도하는 일기토 자체가 실제 전쟁에서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지를 여실히 말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창평군의 말이 무색하게 킹덤 만화 내에서는 개인의 무용만으로 혹은 근성과 열혈만으로 진형과 대형을 격파해 버리거나 일기토로 끝장을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작품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아니었지만 전쟁의 결과가 항상 적의 총대장의 목을 베는 것으로 끝나는 것도 비판거리다. 물론 적의 총대장을 베는 것이 효율적으로 승리를 차지하는 방법임은 분명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우려먹는다. 우려먹는 정도가 아니라 전부 다 그런 식으로 결말을 맺는다. 그나마 염파전의 경우 적진의 본진을 먼저 함락했다는 방식으로 전쟁을 승리했지만, 그 과정은 결국 양측 핵심 장수들의 일기토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특히, 표공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항상 불꽃과 기세를 운운하며 소수의 특공대로 적의 총대장을 노리는 무모한 작전을 쓴다. 함곡관 전투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컸던 전투인 몽무 대 한명 전투에서도 몽무가 쓴 전법은 한명에게 닥돌 후 일기토나 다름 없다. 그나마 한명은 오만방자해서 일기토를 고의로 안 받는 게 이상한 경우다.[11]

장기라면 장군을 불러야 끝나겠지만, 실제 전쟁은 상대편 총대장의 목을 베기 위해 벌이는 것이 아니라 정략적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르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우주 방어, 군량 습격이나 보급로 차단 등 전쟁에 이기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이 있고 실제로 본 작품에서도 여러 정답이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보였음에도, 굳이 적장의 목베기만을 고집하며 이야기가 진부해지고 있다.[12][13] 전장의 묘사 뿐만 아니라 기타 다른 요소나 전개들까지도 모조리 여기에 집중이 되어버려서 전체적인 퀄리티가 저하되고 있다. 애당초 순망치한이나 위위구조가 춘추전국시대에 나온 사자성어임을 생각해 보자.

그나마 조나라 업 공략에서는 병력보다는 보급이 전략의 중심이다 싶었지만 다시 적장을 노리는 일기토 패턴으로 돌아갔다. 보급 얘기는 꾸준히 나오곤 있지만, 결국 주린 배를 움켜진 상태에서 누가 먼저 적장의 목을 치냐가 주 전투 내용이다. 아예 전투를 지속할 당위성이 없는 상황에서도 적장에게 닿기만 하면 목을 따고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전략/전술을 수립할 정도. 그리고 또 황당한 게 별다른 전술도 없이 오직 근성으로 주인공 신은 조아룡을 일기토로 죽이는데 성공해버린다. 또 그전에는 더 황당한 게 양단화군 vs 순수수군 결전인데 순수수의 활약으로 양단화군 군량미의 절반을 태워 사기를 떨어트렸으며 견융족군과 함께 합세하여 양단화 군을 포위. 이렇게나 우세한 상황에서 양단화군을 궤멸시키지 못한다.[14]

아무리 전력차나 전술을 이용해 주인공 일행들을 위기에 빠트려도 피를 뒤집어쓰며 "저 녀석은 앞으로 천하대장군이 될 녀석이야!" 또는 "힘을 빌려줘 비신대!" 따위를 외치며 어떻게든 근성으로 버티고 위기를 돌파해버린다. 매번. 모든 전투가 열세를 뒤집어야 하는 방식으로 묘사되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군사인 하료초는 옆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를 보여주기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위기를 신과 강외가 근성과 기예에 가까운 무력으로 빠져나갈 뿐이니... 저 자식은 인간이 아니야 아무리 위기에 몰려도 신은 주인공이고 강외는 히로인에 가깝다 보니 다음 전개가 예측이 쉽게 가능하고 아무리 연출이 박진감이 넘친다 한들 점점 긴장감이 떨어진다.

결국 킹덤에서 날고 긴다는 지략가들이 쓴다는 병법의 목적은 모두 적장의 목을 날려버리는 방법으로 귀결된다. 주해 평원에서 이목이 사용한다는 필살 계책이 직접 말을 타고 달려가 왕전군의 일익인 마광의 목을 따버린다는(...) 전개 이후 더욱 비판받고 있다.[15] 이것 때문에 지략이 뛰어난 장수들이 이미지를 대판 구기고 포스에 큰 타격을 입었는데, 아래에도 나오지만, 이목 왕전 항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킹덤 내에서 뛰어난 지장들이 하나 같이 삽질을 하고 앉아있으니, 독자 입장에선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다못해 주인공이 이런 패턴으로 일관하면 주인공만의 개성이라 여기겠지만, 작중에서 등장하는 장수 대부분이 똑같은 짓을 연재 15년동안 하고 있으니 지루할 수밖에 없다.[16][17]

또, 킹덤의 패턴은 '강해보이는 적이 출현->위기->결국 적을 베어냄' 이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이 패턴을 유지하려다 보니 주해 평원 전투 기점으로 이후 나오는 전투들에서 기준으로는 말도 안 되는 파워 인플레가 생기기 시작했다.[18]

호첩전에서도 조아룡이나 방난을 쓰러뜨린 이신이 듣보잡인 악백공에게 고전한다든가, 의안 전투에서 청가 무장들에게 밀리는 등 문제가 계속 심화되고 있다. 좋게 봐서 순간순간 버프를 받았고 악백공전도 잠깐 생각한 후에 간단히 제압한 것을 생각하면 아주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삼대천의 일각을 일기토로 쓰러뜨린 이신에 대해 너무 저평가하는 조의 장수들이 더욱 이상해진다. 그나마 이런 저평가는 이후 '방난을 쓰러뜨린 장수 신'이라고 불리며 용백공 혼자 버거울 것이라는 언급을 하는 등 어느 정도 메꾸고 있는 듯 보였으나, 의안 전투에서 신을 대놓고 애송이대하듯이 얕잡아보는 묘사가 나오면서 의미가 없어졋다.

일본 전국시대를 다룬 만화 센고쿠와 비교해 보면 킹덤의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나는데, 주인공 센고쿠 곤베이는 이신과 마찬가지로 병졸 출신으로 우직하고 완력 밖에 가진 재주가 없으며 전장에서 적 대장 목을 따면 출세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 그러나 격변의 시대에 노부나가 히데요시 이에야스 세 주인을 섬기며 조금씩 공을 세워 출세하는데,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소에서는 이신급 무용을 발휘하여 국지적인 승리를 얻지만 결국 거시적인 관점에서 전쟁을 조망한다면 각 진영의 명장 지장들이 설계한 전쟁 국면에 따라 휘둘릴 뿐이다. 때문에 주인공은 주인공 나름의 매력이 있고, 실제 역사상 네임드 장수들의 작중 위상은 높아지면 높아졌지 결코 깎이진 않는다.[19]

연출은 소년만화 특유의 과장을 더한다고 일반병들이 마상에서 적이나 아군 목을 단칼에 군대 단위로 베어버리는 등 실제 마상전투 재현이나 전술, 전략은 일찌기 국밥에 말아먹은 정신나간 과장 연출의 향연.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흥미를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매 화마다 2페이지에 걸친 전체샷에서 못 그린 사람들의 목이 날아가는 장면만 주구장창 그려넣는 그림체 덕에 독자도 어느 순간 지쳐 읽기를 포기하게 되는 만화이다.[20][21]

조연이나 엑스트라들이 눈을 부릅뜨고 입을 떡 벌리고 땀을 뻘뻘 흘리며 경악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 무장이나 책사가 조금이라도 책략을 쓰거나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면 다들 상상도 못한 일이라는 마냥 놀란다. 블리치 뭐...라고?가 많이 나오기로 유명하지만 킹덤의 리액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냐면 창문군이 크게 당황한 기색이 없이 침착하자 그 모습을 보고 여불위가 뭔가 일이 꼬였다고 짐작하며 전속 리액션 담당으로 취급받을 정도.

연승에 취해 그 이목을 얕봤다.
'그 상화룡' 이 당했다니...
상화룡 뒤를 잇는 하화룡 중화룡
사감평원 부터 이어진...졸렬한묘사

3.3. 전쟁 묘사의 현실성 문제

3.3.1. 조나라의 비현실적인 국력

파일:조나라의 압도적인 국력.jpg [22]
賓客之用, 膠漆之材, 車甲之奉, 日費千金, 然後十萬之師擧矣.
국빈에게 사용되는 아교와 옻칠등의 재료, 수레와 갑옷에 소요되는 비용이 하루에 천금[26]이 소비된다. 그 후에 10만의 군사를 거병하는 것이다.
- 손자병법 작전편
1. 진나라에게 매번 항상 2배, 3배의 병력으로 대적하는 어마어마한 병력수
2. 재야에 숨겨진 양산형 명장들이 어디선가 계속 솟아나는 인재풀
3. 매번 수십만 군대를 계속 새로 징병하고도 마르지 않는 어마어마한 인구풀
4. 매 전쟁마다 수십만 대군을 짧은 시간 내에 최정예병으로 조련해내는 군부 장교진의 유능함
5. 멸망 직전에 수십만 대군 추가 양산과 250리 장성 공사현황을 동시에 해내는 미친 행정력
6. 나라에서 추진하는 모든 전략과 정책을 적국이 무조건 모르게 완벽하게 차단하는 미친 방첩능력
7. 역적을 전국사군자도 능가하는 천하제일의 인망으로 세탁해내는 광역 세뇌 급 여론전 능력
8. 수도권을 뺏긴 채 수 년째 총력전을 치르면서도 마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막강한 국가 경제력
9. 유리한 입장에서 연전연패만 하는데 투지를 불태우는 백성들로만 가득한 형편 좋은 국내 여론[27]
10. 국고를 바닥낼 사치도 역사(役事)도 하지 않고 국정을 일임하며 패장을 너그럽게 재기용하는 왕실
11. 국운이 멸망을 코앞에 둬도 매국은커녕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후임 재상 곽개와 문관들[28]
작중에서 묘사되는 작가 편의주의적 설정이 가득한 조나라의 국력

조나라 병사들이 정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내로라하는 명장들의 치열한 전략 전술 싸움은 사라지고 그저 물량으로 찍어누르는 최악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보통 전쟁에서 침공하는 측이 방어하는 측보다 2배 이상의 군대로 공격해야 하는데[29] 킹덤에서는 이 상식이 역전된 모습을 취하고 있다.

조나라를 향해 침공하는 진나라 병사들은 조나라 군에 비해서 적은데도 계속 이긴다. 조나라는 연전연패를 거듭하면서도 수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환기가 투항한 조나라 병사 10만을 참수한 뒤에도 수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급기야 이목과 환기가 붙을 때 병력 차이는 조나라 31만 진나라 14만으로 조나라가 무려 17만 명 더 많다.[30] 심지어 체계가 잘 잡혀진 훈련된 군대며 환기가 10만 참수를 안했다면 20만 이상 병력차였을지도 모른다.[31]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적국이 다름아닌 조나라라는 점인데, 불과 20년 전 조나라는 장평대전에서 대패하면서 병사 45만을 잃었다. 이 엄청난 사망자 수가 다분히 과장된 전공인가 사실에 가까운 가는 논쟁거리이긴 하지만[32], 이 만화의 등장인물들과 나레이션이 40만명을 생매장해서 죽였다고 직접 언급하였으니 이 만화 한정으로는 사실이다. 실제 역사상의 조나라는 장평대전을 기점으로 국력이 급격히 쇠락했다. 때문에 '장평에 심은 40만명이 열매를 맺어서 재배한 병력 아니냐'는 사자모독까지 서슴치 않을 정도로 팬덤의 반응은 최악을 달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는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돌이켜보자. 조조는 병력을 80만이라 과장했지만 주유는 22~24만 남짓이라고 주장했다.[33][34] 이 싸움에서 조조가 수십만 병력을 잃으면서 천하삼분지계가 성립했는데, 장평대전에서 40만이 갈려나간 조나라가[35] 겨우 반 년 남짓한 시간만에 무려 30만명에 달하는 정예병을 조련해낸다? 아무리 만화라지만 실소를 금치 못할 수준이다. 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군 전사자가 약 29만으로 추정된다. 비전투 중 사망자까지 합치면 약 40만. 진주만 공습을 제외하면 민간인 피해는 극히 적고 본토도 멀쩡한 상태에서 쇼 미 더 머니 치트키를 친 게 미국이다. 이런 근현대 초강대국의 국력을 기원전 고대 중국의 조나라가 뛰어넘은 셈이다!

현실에서 이와 비슷한 스케일로 싸웠던 국가들이 있다. 독소전쟁 당시 스탈린의 소련 중일전쟁 당시 장제스의 중화민국. 이 둘은 각각 인구 2억과 5억이었다. 말인 즉슨 이 정도 덩치는 되어야 작중 킹덤 세계관에서 조나라가 쏟아내는 병력 스케일을 구현 가능했던 것. 조나라에 맬서스 트랩을 극복한 수천만명의 잠재적 인구가 잠들어 있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36] 참고로 저명한 중국 고대학자인 마이클 뢰베의 연구에 따르면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를 기준으로 2년간 전 국민이 복무할 경우 그 총수는 병역면제자가 없다는 가정 하에서 최대 인구의 2% 안밖이라고 했으며[37] 이를 통해 비추어 보면 진나라도 추정 인구 2천만명 내외에 상시 40만이 한계[38]라고 한다. 킹덤 세계관의 조나라는 일개 지역 하나에서만 31만을 6달만에 동원한 것이다.

심지어 과거 회상으로만 언급된 장평대전을 제외하고 직접 묘사된 전쟁의 손실만 따져도 현실성 따위는 이제 따지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수준이다. 킹덤 연재 시작 시점부터 2022년 3월 기준 최신 연재분인 의안 전투까지 조나라군의 사상자수를 계산해보면 더욱 더 말이 되지 않는다. 정말 적게 잡은 계산으로도 그 사상자수가 43만에 달한다.[39] 조나라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마양 전투가 기원전 244년(시황제 3년)이고, 의안 전투가 기원전 233년(시황제 14년)임을 감안하면, 11년 동안 43만에 달하는 병력을 잃었다는 소리다. 여기에 이민족인 견융족 10만을 포함한다면 사상자수는 총합 53만으로 불어나는데, 이쯤되면 삼국지연의조차 씹어먹는 스케일이라고 할 수 있다.

킹덤의 세계관이 현실의 중국보다 많고 조나라가 유난히 인구수가 많다는 설정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킹덤 내 장평대전 학살 묘사를 보면 어린 시절의 만극이 등장하는데, 그의 존재로 소년병까지 동원되었음을 알 수 있다.[40] 이는 킹덤 세계관 내에서도 원 역사와 마찬가지로 이미 국가 동원력의 한계를 넘어선 상태임을 알 수 있으며, 현실적인 징집 상한선 또한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이 증명되었으니 이 가정 또한 적용할 수 없다.

실제 역사의 이목은 멸망으로 치닫는 국가를 눈물의 원맨쇼로 잠시 지탱했던 것이며, 이 활약으로 기전파목의 일원 중에서 가장 뛰어난 명장으로 평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처절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만화처럼 병력을 마구 뽑아내면서 신묘한 밑장빼기로 자국의 전력을 과소평가하게 만들었던 것이 아니다. 만화의 개연성 핍진성을 따지기 이전에 덧셈과 뺄셈은 할 줄 아는지 작가의 기본적인 수학 지능이 의심스러운 막장스러운 전개일 뿐이다. 덤으로 역사상 조나라는 이목이 실각하면서 순식간에 나라가 망해버렸는데, 이렇게 압도적인 병력차가 나는 조나라가 한타 싸움에서 밀리고 수도가 함락당할 수가 없다. 왕전, 환기와 싸우면서 피로스의 승리로 끝나서 다음 진나라의 침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면 모를까.

나중에 신이 작중 초강대국인 초나라 정벌을 하러 가는 에피소드에서는 초나라 천만대군 vs 진나라 십만 구도로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지경. # 킹덤의 설정에서는 실제 역사와 달리 초나라가 조나라와 진나라보다 국력이 더 강하다고 한다. 초나라가 저렇게 초강대국이라면 애초에 합종군에서 제나라 군대만 회군시키고 만족한 채택을 비롯한 진나라의 문관들은 얼마나 무능한 것인지 상상조차 못할 지경이다.

적려성 독 우물 직후에 최소 10만 이상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자 진나라 조정은 "그만한 대병력을 지금 당장 어떻게 뽑아내느냐" 라며, 이는 힘든 일이니 지켜볼 수밖에 없음을 천명한다. 그러나 초나라와 조나라는 재상 겸 대장군인 와린과 이목이 각각 30만을 동원해냈다. 진나라는 조정이 총력을 다해도 숫자 채우기용 징병조차 못 하는데,[41] 다른 나라는 그 3배수의 정예병을 짧은 시간 내에 쉽게 양성해낸다. 이 부분이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진나라의 위기 국면에만 엄격하게 개연성을 적용하고, 조나라와 이목을 올려쳐줄 때만 대충 '이목님께서 괴물 같은 정보차단으로 대군과 함정을 몰래 준비하셨다!' 라는 식으로 뭉개고 넘긴다. 작가가 개연성을 자기가 필요한 부분에만 편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조나라 군 포로 40만명을 몰살한 백기, 10만명을 하루만에 참수한 환기도 작중에서 도의적인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업전 에피소드킹덤 나락행 만악의 근원를 전후로 재평가를 진지하게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조나라가 무장도와 훈련도를 충실히 갖춘 새로운 병력 수십만명과 재야의 숨은 명장들을 대거 양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학살해도 그에 못지 않은 숫자의 정예병이 짧은 시간을 두고 바로 나타나니, 조나라 전사자 숫자에 대한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오히려 진나라의 공격적인 침략 정책이 패권주의적 기조가 아니라, 초강대국 조나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일 지경이다.

사실 조나라가 존재감이 워낙 커서 그렇지, 킹덤에서 묘사된 진나라의 전투 대부분은 진나라가 상대보다 병력 수가 적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병력 수에서 밀리지 않았던 전투는 산양 공략전 정도고, 그나마 병력 수에서 밀릴 당위성이 있던 마양 전투[42], 합종군과의 전투를 제외한다면 이신이 참여했던 전쟁/전투들은 대부분 진나라의 통일 가능성을 결정지을만한 전투들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병력 수에서 밀리는 것이 일상 다반사가 되었다. 오죽하면 진나라가 일부러 적은 병력을 보내는 게 아니냐는 이런 농담이 나올 정도다.

핍진성이 제아무리 작가의 세계관에 따라서 다르기도 한다지만, 그것도 정도껏이어야지 이렇게 매번 수십만이 참수되어도 그보다 더 많은 병력이 매번 뽑혀나오는 광경은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도 위화감을 느끼는 수치다. 픽션의 허용 한도를 아득히 넘어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유리한 숫적 우위를 말아먹은 이목 일당의 무능함은 덤. 굳이 이유를 분석해보자면 옛날 제나라가 합종군에 의해 즉묵과 거만 남아서 명맥만 겨우 잇고 있을 때 두 도시에서 수만명을 징발해서 저항을 이어갔다는 이야기가 있다.[43] 아마 작가가 이 사례를 피상적으로만 접근해서 "도시 두 곳에서 수만명이면 조나라 북부 전체에서 짜면 31만은 6개월만에 나올 수 있겠다." 라는 안이한 사고 방식의 결과일수도 있다. 게다가 진나라는 징집병들이 알아서 무장을 알아서 챙겨올 정도로 전쟁 준비 능력이 부족한데도[44] 조나라는 머릿수만 많은 게 아니라 갑옷과 무기까지 제대로 차려 입었다. 심지어 병사들의 훈련도도 충실하고 사기도 항상 높아서 모랄빵을 당하는 장면 또한 드물다.

이 지경에 이르러서는 도합 87만 대군[45]을 상대로 고작 20만명만 쥐어주고서 왕도권을 공략하라고 내보낸 진나라 조정의 무모함을 비판해야 할 지경이다. 어느 쪽이 초강대국인지 알 수가 없는 병력 대비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승전이 계속 예약되어 있으니 작가도 그 구도를 계속 밀고 나가는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46]

게다가 전투 병력만 많은 게 아니라 청장년층 자체가 어지간한 기원전 고대 국가를 능가하는 엄청난 수준이다. 3년동안 250리[47] 장성 축조 공사를 한 것이 그 증거. 현대식 중장비가 있는 것도 아니니 당연히 공사에도 수만명의 인부가 동원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조나라는 저런 공사 인부들과 후방의 행정가들, 농사꾼들[48]까지 후방 지원 인력 일체를 전부 제외하고순수하게 최전장에 갑옷 입고 전투 인력으로 투입된 성인 남성만 7, 80만명이라는 게 되는데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49] 결국 왕과 재상의 미칠듯한 내정 능력이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정도면 중국사 유명한 행정 재상들인 관중, 소하, 제갈량도 몇 수 접어줄 정도이다. 이러니 명군 도양왕, 곽개 명재상 설이 단순히 국내 팬덤 내수용 밈이 아닌 객관적인 사실처럼 보인다. 일본 팬들 또한 춘추전국시대 이래로 곽개가 가장 고평가받은 작품이라고 조롱하고 있으니 말 다했다.

사실 조나라의 병력 우위를 유지하면서 패배해도 욕 먹지 않을 개연성과 핍진성을 챙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조나라는 작중에서 지속적인 연전연패와 영토 상실, 반복되는 포로 참수 및 대장군 급 인재들의 전사와 실각 등 국력의 손실을 거듭하고 있다. 연전연패로 급증한 빈 자리에는 멸망을 피하기 위해 장병들의 숙련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대거 징집해 숫자만 채워넣게 된다. 이런 가정이라면 조나라 수뇌부는 정면 대결을 회피하며 우주방어 태세에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장 눈에 보이는 장부상의 병력수는 조나라 군이 더 많지만, 전투에 투입할만한 실질적인 숙련병단은 진나라 군이 더 많아 실질적인 전황은 진나라가 유리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아깝게 패배하거나 신승을 거두면 굳이 주변 인물로 이목을 작위적으로 띄워줄 필요도 없이 자연스레 이목의 위상도 올라가는 개연성이 생긴다.[50]

하지만 이목과 조나라는 질적수준, 수적 우세, 보급, 사기 모두 압도적이다. 하다못해 어떻게 어디서 수십만씩 쑥쑥 밭에서 무 뽑듯이 병력이 뽑혀나오는지 그 원리를 설명이라도 해주던가. 그런 것조차도 없고 주인공 측이 아무리 죽여도 그 이상의 병력들이 양산되고 있으니 역사에 신경쓰지 않고 작품으로만 보고 싶어도 위화감이 너무 심하다.아무튼 생성됨 킹덤의 병력 차이는 최소한의 선조차 넘었다는 분석글

조나라 초강대국화의 위화감은 작품 내 열국의 명사들이 이목과 조나라에 대해 보여주는 작위적인 언행과도 이어진다. 조나라는 훈련도와 사기가 높은 정예 갑병을 매 전쟁마다 수십만명씩 양산해내며 진나라를 상대로 항상 최소 2배 이상의 수적 우위를 차지해왔다. 그러니 만약 이목을 찬양한다면 그 내용은 조나라로 진나라를 압도하는 초강대국으로 일궈낸, 재상으로서의 행정적인 수완을 언급하는 방식이어야 맞는데 작중에서 아무도 이 강점을 언급하는 인물이 없다.[51]

보통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망국 최후의 명신들이 끝마무리가 좋지 않은 건, 이미 망해가던 나라이기에 알맹이는 이미 다 빨려나가 국력과 정치적 건전성이 능신의 능력을 뒷받침해주지 못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목이 이끄는 조나라는 국력에서부터 백성들의 민심에 이르기까지 총력전을 치를 모든 조건이 작가 편의주의적인 유리함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나라는 거꾸로 최약국(?) 진나라에 멸망당할 미래가 고정되어 있다. 게다가 자신들의 허물을 죽은 선왕탓으로 돌리고 나몰라라 시전하며 친위 쿠데타까지 일으킨 대역도당이다. 이러니 누가 봐도 훗 날 역사대로 멸망하면, 조나라와 이목이 분투 끝에 아깝게 석패한 게 아니라 그냥 멸망당할만 해서 멸망했다라고 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 조나라와 이목을 버프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더욱 이들을 무능한 멍청이들로 만드는 셈.[52]

여담으로 조나라 군 장수들은 정당한 명분도 없이 화풀이용으로 병졸들을 폭행하고 죽이거나 알여의 성벽 자살 특공수비대, 열미 수비군의 고의적 전멸 등 인명 피해를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조나라의 무지막지한 인구수를 통해 비춰보면 설득력이 생긴다. 어차피 죽어도 정예병과 맹장은 어디선가 계속 솟아나니 인명 경시 사상이 몸에 배었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이 담겨진 주장.
풍겁 : 돈도 사람도 무진장 솟는 게 아닐세.조나라:???

한창 : 당황하지 마시게. 호첩은 패했지만 병사는 아직 이 왕도권에 충분히 있잖나.[53]
800화 풍겁의 대사와 701화 한창의 대사 비교.
장 재상 : 그럴수가! 설마 진나라는 호적 만들기 하나로 무진장 군을 만들 수 있게 된 건가!그럼 그동안 조나라 인구복사는 당연하고?[54]
807화

연재 18년차, 연재화수 800화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병력 동원의 현실성을 지적하는 발언이 등장했다! 하지만 킹덤 세계관에서는 이 말이 절반만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 명제를 거스르는 초강대국 조나라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 대사가 등장한 800화에서 진나라 대신들이 병력 추가 차출을 논했는데 그 규모가 성 하나 당 300명을 넘지 못 했는데, 조나라는 열미 오픈 당시 염성과 문성에서 1만명씩 차출했다. 작가가 자신의 논리를 스스로 부정한 셈이다. 오히려 맞는 말을 해서 위화감만 더해졌다.

심지어 피해 규모는 조금 다를지언정 같은 참패를 당해도 대처하는 태도에서 진나라와 조나라 조정이 서로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진나라 조정은 앞서 환기가 죽었을 때, 경악하며 이목을 칭송하기만 했고 이번에도 상기한 풍겁의 일침을 듣고도 '패전 후 뒷처리에 돈이 더 들어간단 말인가' 라며 도저히 교육 받은 식자층이자 정치인이라곤 믿기지 않는 수준 낮은 식견은 덤이다. 이에 반해 조나라 조정은 과거에 호첩이 대참패했을 때, 상기한 대사처럼 '조홀 장군도 있고 병력은 아직 충분하다' 라며 당황은 잠시일 뿐 진땀만 뻘뻘 흘리며 이목 찬양 셔틀로 전락한 진나라 조정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줬다. 바로 자국의 수도 코앞에서 그런 참상이 벌어져도 침착한 조나라와 비교하면 비교하면 대체 어느 쪽이 천하를 도모하는 강대국인지 헷갈릴 지경.

결국 군대는 병력이나 무기만 모아놓는다고 전부가 아니란 점을 망각한 작가의 가장 큰 오점.
3.3.1.1. 진나라의 약소국 화
파일:무뇌 창평군.png
"소왕 시절 단숨에 세력 확장을 이룬 '진'과 영토가 그야말로 중화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초대국 '초' 이 두 나라를 '상(上)'으로 놓는다'조','위','제','연'은 '중(中)', 그리고 가장 영토도 작고 군사력도 약한 '한'을 '하(下)'라고 할 수 있겠죠.
17권, 제176화 제안. 진조동맹 중 이목을 통해 작가가 제시한 킹덤 세계관 속 열국 간 국력 격차 평가.

주인공 측이 쉽게 승리를 거둘 수 없도록 조나라를 초강대국으로 만든 나머지 반대급부로 진나라가 점점 약소국처럼 묘사되어 가고 있다. 정작 진조동맹 당시에는 진나라가 초나라와 동급이라고 못 박아두고 말이다. 희한하게도 그동안 진나라는 조나라에게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극복하고 불리한 상황을 뒤집는 저력을 매 전쟁마다 빠짐없이 보여왔고[55], 마양전조차도 왕기가 전사한 탓에 패전처럼 보이는 거지 일단 전략적으로는 승리했으니 엄밀히 따지면 비하대전이 작중 최초의 패전이다. 그 전까지는 역전승을 계속 일궈왔다! 그런데도 오봉명, 와린처럼 나름 작중에서 지력캐인 이들조차 진조 양측의 전쟁을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은 늬앙스로 말하며 매번 조나라의 압승을 점치며 진나라를 비웃는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열국의 비하 뿐만이 아니라 진나라 내부에서도 만연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환기군 8만이 3배나 더 많은 24만 호첩이 이끄는 조나라 군을 상대하는 왕도 공방전. 야전 사령관인 왕전도 호첩이 환기를 요격하러 나간 것이 호첩의 노림수일 가능성을 감안했으니 일선의 장수들이 신중한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환기는 육장이 되자마자 바로 무리한 공세를 취하니 문관들이 우려하는 부분까지는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진나라 문관들이 딱 우려하는 선에서만 그친다는 점이다. '우리를 중과부적으로 몰아넣다니 이런 음모를 꾸민 적장(이목)은 괴물' 이라는 식으로 적장을 찬양하기만 할 뿐 외교, 내정, 전략 재수립 등 문관으로서 취할 해결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 한심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진나라 수뇌부의 위기감을 표현하기 위한 표현이라면 이런 호들갑은 잠깐만 보여주고 직후에 바로 교통 정리를 해주는 인물이 필요하다. 합종군 전 당시에는 여불위가 허둥대지 말라고 일갈했고 영정도 연설을 하며 이 역할을 해주었다. 그러나 업전 이 후부터는 후임인 창평군, 창문군과 2인자 이사는 물론이고 영정까지 신하들에게 물 들어버렸는지 모두 함께 호들갑만 떨고 있다.

진나라 군의 병력이 조나라보다 계속 적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가정을 적용해볼 수 있다. 과거의 업보 때문에 제나라를 제외한[56] 오국이 모두 적이라 경계 병력 편성 문제. 그리고 국외 원정군에게 대어줄 보급로 확보 문제 등등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렇게 가정해도 작가가 변호받을 수 없는데 이 점을 거꾸로 생각하면 조나라 또한 힘든 상황이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합종군 원정에서 실패했고 흑양, 리안, 업, 수도권에 이르는 영토를 상실했다. 장평에선 40만명이 갱살당하고 최근에는 10만명이 참수당했으며, 명확하게 집계되지 않는 잠재적 사상자 수는 그 이상. 250리 장성 축조, 번오의 지하 땅굴, 평양과 무오성 등의 성벽 증축에 이르는 국가적 규모의 토목 공사 현장. 게다가 최근 연나라 오르도의 침공을 받았으며 위, 초, 제와도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등 조나라 또한 가혹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 조건에서 멸망이 확정되어 있는 조나라가 침략국 진나라를 객관적 지표 면에서 압살한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초강대국을 향해 약소국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같이 무리수를 두는 형국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삼국지연의로 비유하면 하북을 점령한 조조 일행이 여전히 적들보다 적은 병력으로 싸우는 셈. #1 #2 #3[57]

801화에서 창평군이 오랫동안 사택에서 은거하다가 조정의 회의에 참석하여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 국토에 걸쳐 호적을 정비하고, 이를 통해 다시금 가혹한 징병에 나서야 한다며 인적 자원 재정비를 촉구한다. 이에 창문군이 민심 이반을 걱정하고[58] 문관들이 과로에 시달리고 지방에 파견을 갔다가 살해당하는 등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와 똑같은 숫자인 30만 대군을 초나라 와린, 조나라 이목이 개인적으로 거느리고 있으며, 이들은 국력에 부하가 걸리는 묘사가 없으니 이는 큰 모순이다. 작가가 이 모순을 잘 설명해야 하는데 '이목님의 귀신 같은 정보차단으로 아무튼 잘 숨기셨다! 역시 이목님은 대단해!' 하면서 아무 맥락도 없이 이목을 기습숭배만 하고 있지 왜 진나라는 힘든데 타국은 여유로운지에 대한 설명은 일체 없다.

이렇게 묘사가 허술하니 킹덤 팬덤층에서 작중 진나라를 도전자의 입장, 약소국으로 보는 것은 필연적일 것이다. 작가가 나름대로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 등장시킨 진나라의 현실적인 행정력 부하가 오히려 타국의 여유로운 모습과 맞물려 더욱 작중 모순을 부채질하고 있는 셈.

원래부터 이렇게 약소국으로 묘사된 건 아니었다. 육대장군이 처음 언급될 때만 해도 싸우기 전에 진격 소식만 들어도 공포에 질려 항복했었다며 열국이 감당할 수 없었던 전쟁의 괴물들로 묘사되고, 그런 진나라는 실제로 호랑지국[59]이라고 불릴만큼 육국이 감당 못 할 초강대국이었다. 괜히 역사에서도 합종연횡 이 대두되었던 게 아니다. 역사를 빼고 작중 세계관 설정으로만 보더라도 침략 전쟁의 기조를 선왕으로부터 5, 60년이 넘도록 유지, 그것도 국내 독립 군벌들(육대장군)과 균등한 세력을 이루며 해내왔다는 것부터 진나라는 절대 약소국일수가 없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작중 인물들은 매 전쟁마다 진나라의 열세와 참패를 점치며 냉소로 일관한다. 물론 지도층 입장에서 침략자를 칭찬하거나 매번 공포에 떨 수 없으니 '진나라 놈들도 싸워보면 별 것 아니니 이길 수 있다!' 며 애써 태연한 척 장병들의 기운을 북돋는 모습. 그것도 아니면 한명처럼 오만한 캐릭터가 하는 발언을 취하는 방식이었다면 납득할 수 있는 묘사이다. 하지만 작중에서는 상기한 예시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방식이 아니다. 명백하게 차이가 나는 약자를 무시하는 강자의 여유처럼 시건방 떨면서 대놓고 무시한다. 그러면서 정말로 압도했다면 허풍이 아니게 되니 상관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리한 입장에서 오만한 태도를 보여주다가 의표를 찔려 역전패를 당하는 패턴이 비하대전 결말 직전까지 반복되었다. 이러니 독자들 입장에서는 조나라 군부, 특히 이목 파벌에게 비호감과 한심함을 느끼지 주인공에게 대적하는 난적으로서의 포스 따위 느낄 수 있을리가 없다.

3.3.2. 호첩 환기의 전략과 전술

문제점 요약[60]

킹덤에서 평이 나쁜 업 공략전보다 더 큰 비판을 들은 전투이다. 방어하는 환기는 상식 이하의 전략을 구사하였고 공격하는 호첩은 상식적으로 이해 못할 포진을 운용했다.

일단 양측의 병력은 환기군 8만 대 호첩군 24만으로 3배 차이가 났고 나중에 비신대 1만 5천이 합류했지만 여전히 9만 5천 대 24만이라는 압도적인 전력차가 있으며, 지형도 영구라는 절벽을 제외하면 평야에서 벌어진 전투라 환기군의 장기인 기습과 게릴라 전이 이루어지기 힘든 장소였다.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환기는 전투를 속행하여 숫적 열세를 뒤집어 승리하는데 그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일단 아군이 죽도록 내버려 두고 적군을 방심시키는 미끼로 쓴다.
2. 탈주병과 전략을 받은 정예병들과 같이 탈주시켜 진짜 탈주병을 미끼로 아군의 숫자를 적에게 오인시킨다.
3. 분산된 탈주병들을 잠복시켜 때를 봐서 다시 뭉치고 기습한다.
4. ?????
5. 본진 기습 성공!

왕전과 호첩은 환기의 전략을 마릉 전투에서 후퇴하면서 가마솥 수를 줄여 위군이 제군의 숫자를 오판하게 만들어 함정에 빠트려 섬멸한 손빈에 빗대었는데 독자들 입장에선 어떻게 이런 전략을 손빈에 비빌수 있냐며 비판하는 중이다.

그리고 이 어이없는 전략이 먹힌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호첩군의 예비대가 본진 3천에 호백군 5천으로 합쳐서 8천 명 밖에 되지 않았고, 두 번째는 악백군을 격파하고 호첩군 본진으로 달려오는 비신대를 막기 위해 호백군 5천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24만명이라는 압도적인 병력을 운용하여 일방적으로 적을 유린하고 있으면서도 왜 본진과 예비대는 고작 8천명만 있는지 독자들에게 납득가는 설명이 없다.[61][62] 호첩이 멍청했다거나 공명심에 눈이 멀었던거다는 이유라도 있으면 또 모를까 호첩의 지략은 96으로 환기와 동일하며, 전투 내내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뇌토를 통해 환기가 무언가 노리고 있다는 사실마저 파악하고 있었다.

호첩은 기습을 받자 처음부터 24만 대 8만이라는 싸움에 환기는 자신의 목을 치기 위해서 탈주병 전략을 썼다고 말했는데 환기의 탈주병 전략은 여기서부터 문제점이 드러난다. 24만명을 운용하는 적의 본진이 1만 아니 5천 이하의 병력으로 지킨다는 계산하에 성립하기 때문이다. 환기가 탈주병 사이에 숨긴 병력은 제노 일가를 비롯한 1천 명에, 주마 일가 200기에 불과했다. 더 문제인 것은, 별다른 통신 수단도 없는 고대에 분산된 복병들이 어떻게 한몸처럼 탈주병 사이에 숨었다 나타났다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정예 탈주병의 머리엔 통신 위성 중계소가 설치되어 조나라 지리와 호첩 본진을 스캔하고 프로토스 신경삭을 가지고 있어 적과 아군의 위치를 칼라로 공유하며 전달했다 소리밖에 안된다. 사실 이 작품만이 아니라 고대나 중세를 배경으로 한 만화나 소설 등에서 자주 나오는 문제가 사실상 전령과 깃발, 꽹과리 같은 원시적 신호 말고는 통신 수단이 없는 마당에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준답시고 수십만 대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대목이 자주 등장하는 점이다. 통신이 쉬운 세상에 살고 있는 탓에 자주 망각되는 점이다.[63]

더욱이 호첩의 목을 치고 난 뒤가 더 큰 문제인데, 총대장이 죽었다고 해서 호첩군이 무너진다는 보장도 없고, 당장 능력 있는 부장이 상황을 수습하고 싸움을 계속한다는 큰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64] 그야말로 운과 운이 겹쳐져서 얼떨결에 이긴 싸움이라는 것이다. 만일 호첩 본진의 병력이 많았다든가, 비신대가 영구를 공략하지 못해 예비군이 이동하지 않았다든가, 호백공이 군을 수습했더라면 환기군은 패배했을 것이다.

호첩이 지키는 3천명이 1천명의 환기군의 공세에 밀리는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 이러한 차이는 킹덤에서 자주 있었던 사례[65]이니 넘어간다 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병력을 지휘하기는커녕 환기의 책략이 어떠하다 이야기하며[66][67] 시간이나 때우다가 위험해지자 100명의 호위병만[68] 데리고 공백지로 빤스런하는 멍청한 판단을 한다.[69] 그리고 환기는 2백의 기병과 함께 나타나는데 사람도 아니고 말을 어떻게 숨겼는지는 어떠한 설명도 없다.

무엇보다 환기는 연나라와 대치했던 호첩을 상대하는 건 처음인데 반면 호첩은 자국에서 침공하는 환기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생포한 뇌토를 고문하며 환기의 꿍꿍이를 묻는다. 일단 대군을 상대로 역전이 가능한 방법은 적의 보급로를 끊어 병량공세를 당하게 하던가 본진을 공략하여 적의 대장을 공격하는 전략밖에 없다. 환기는 데뷔 때부터 아군을 미끼로 위나라의 현봉과 백귀서를 쳤으며 합종군 때도 아군의 난전(장당)을 이용하여 한군 총대장 성회를 쳤다. 환기가 아군을 미끼로 쓰는 전략을 많이 당했음에도 뇌토에게 환기의 꿍꿍이를 묻는 건 기가 막힐 지경.[70] 설령 호첩 본인이 환기를 전혀 모른다고 해도 적어도 공손룡과 이백등 조나라 장수들은 환기의 전적에 대해 알고 있었다. 호첩이 이를 몰랐는지 알면서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진을 왜 이렇게 취약하게 했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71][72]

계급으로 따지면 오장, 백장, 삼백장, 천인장, 삼천인장, 오천장으로 나눠지는데 조나라 계급 시스템도 진나라와 같은걸 보면 24만을 지휘하는 총대장인 주제에 본진에는 전체 병력의 1.25%만 남겨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환기의 포진은 중앙 4만 좌우로 각각 2만을 두었다. 그렇다면 24만명을 지휘하는 호첩은 양익에 각각 환기의 배인 4만명씩 두고 중앙에 8만 다 합쳐 16만명을 포진시켜도 남은 8만으로 본진을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호첩은 본진 3천명 그리고 예비대 5천명을 제외한 23만 2천명을 공격에 치중하고 좌익의 왕전과 환기의 특공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73]

게다가 호첩은 환기와 직접 대치하자 말도 안 되는 개똥철학을 주절거리다가 수치를 당할 순 없다며 자살쇼를 벌이고, 환기군이 저지하러 오자 갑자기 한 놈이라도 더 데려가겠다며 환기군을 공격하는 우디르급 태세변환을 한다. 결국 킹덤 최초로 장군이 일반 병사들에게 죽은 사례를 남겼다.

이후 전쟁의 결말 또한 환기가 호첩이 뇌토를 고문해서 죽였다고 대량의 포로들을 학살하고 그 소식을 들은 진왕 영정이 책망하러 오자 거만하게 다리 꼬고 앉아 응대하며 아무리 도적출신이라지만 신하인 환기가 왕인 영정에게 반말은 기본에 책상에 발을 올리는 무례한 모습을 보이고 영정은 큰 벌을 내릴 것처럼 굴다가 어물쩍 넘어가는 대환장 파티가 펼쳐진다.(...) 이에 대해선 밑의 환기 태도 문제 참고.

700화에선 영정이 신과 대화를 나누며 환기의 전략에 감탄하는데
신: ...믿을 수 있겠어? 환기의 머릿속은 대체 어떻게 돼먹은 거야?
영정: 천재라는 건 분명하겠지.

라면서 환기를 찬양하기에 이른다.

결론적으로 종합해보면 환기는 천재지만 이겼음에도 독자들이 봤을땐 그 과정이 지지부진 했으며, 호첩을 죽이기 위해 탈주병이 생기는 걸 방치하며 자군에 큰 피해를 내었다. 호첩은 왕도의 수호신, 연나라를 상대하며 날뛰는 열장이라며 띄워주고 이백은 심지어 환의보다 무서운 건 호첩이라며 치켜세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게 진짜 지력 96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삽질만 해대다가 죽는 졸장이었다.

사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은 의외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데, 위에 지적한 일개 장수가 왕에게 뻗댈 정도로 왕정에 대한 감각 자체가 없는 작가가 일본 전국시대 마인드로 이야기를 짠 것이다.[74] 즉 2,400명을 이끄는 영주와 800여명 도적떼가 싸움을 벌여 정석대로 포진한 영주가 예상 못한 유격전에 본진을 급습당하는 시나리오에 안이하게 0 두개를 더 붙인 것이다. 결론은 군대의 규모가 달라지면 저절로 운용도 달라진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지식도 무시했다. 왕기 : 장군이 보는 경치예요

번외적으로는 호첩은 24만을 운용하면서 보급을 어떻게 수송했는가 문제가 생긴다. 이런 앞에 광역적으로 본진 8천을 두고 분산시켰지만 이러면 보급이 광역으로 퍼지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 더구나 보급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또한 대군일수록 필요 보급량이 상승하는데 20만 정도의 군대가 원활하게 진군하려면 최소 2만 정도의 보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위 문제와 별개로 비신대의 영구 공략전에서도 문제가 있다. 영구는 절벽과도 같은 지형이라 수비군이 매우 유리한 곳인데, 비신대(+옥봉군)는 절벽을 올라가 친다는 심플한 방법으로 해결한다. 그런데 이때 악백공의 부관이 올라오는 비신대에게 돌을 떨구면서 " 이른바 '낙석지계'라는 것이다.라는 개소리를 보여주었다. 밑에서 올라오면 위에서 돌이든 뭐든 떨어뜨리는 건 공성전에서 수성측이 하던 당연한 일인데 이걸 무슨 기책인 것 마냥 폼 잡으며 말하고 있다.[75]

이후 아래의 강외대 조군 뒤의 아화금 등이 조군을 포위하였고, 하료초는 이 포위를 보며 영구의 지리가 오히려 조군의 자기 목을 졸랐다고 표현했는데 심각한 문제는 호첩이 본진 3천과 예비대 8천을 두었을 때 조군은 23만명이 남으며 이중 3분의 1이 영구에서 포진하고 있다고 치면 7만 5천명이 포진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참고로 비신대는 1만 5천이며 왕분의 옥봉대는 이전 전투의 피해로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고 있었다. 설령 아화금이 이끈 별동대가 5천이라고 해도 합쳐서 2만이며 전력차가 변하지 않는다(...)

3.3.3. 환기의 약점과 의안 전투

파일:환기의 약점.jpg
네 번의 대전[76] 외에 다른 걸 조사해봐도 환기가 기본적인 전술을 이용해서 싸워 이긴 전투는 없었습니다. 단 하나도요.
원래 산적이었던 환기는 갑자기 몽오의 한쪽 팔이 되어 기본 전술을 배울 새도 없이 전장에 등장했어요. 그리고 그대로 재능만으로 싸우게 되었죠.
환기는 분명 예측, 심리전의 '천재'... '괴물'입니다. 경사는 그것을 모르고 싸웠기에 패한 거죠.
하지만 그 화려하고 강한 심리전 밑에 잘 숨겨져 있는 것이 기책 이외의 수단을 모른다는 환기의 큰 '약점'입니다.
이목, 킹덤 724화 『네 번의 대전』

흑양전에서 환기가 승리하고 이를 지켜보던 이목은 "이 전투에서 얻은 건 기혜라는 숨은 명장과 환기의 약점" 이라며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심장한 떡밥처럼 감춰져 300화가량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의안 전투에서 이목의 입으로 설명하게 되는데 이를 이를 요약하자면 "환기는 그동안 정석적인 싸움을 한 적이 없다. 흑양전에서도 협공을 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부러 날렸다. 왜냐하면 그렇게 싸우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오직 번뜩이는 재능에 의존해서 싸운다는 것이 환기의 큰 약점이다." 라는 내용.

하지만 이전부터 독자들은 환기의 약점이 이목의 웃음벨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비꼬았는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업전이라는 조나라 존망이 달린 전투에서 환기의 약점을 찌르지 못한 점.
2. 같은 파벌인 호첩에게 정보를 주지 않은 점.
3. 의안 전투에서 진군의 2배인 물량전으로 싸우려고 했던 점.
4. 이신, 표공 등 대장 본인은 정석 전술에 능숙하지 못 해도 잘 싸우는 예시는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점.[77]

다른 것은 전투라는 건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이라 약점을 찌를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쳐도[78] 3번은 최소 만화적 전개를 감안한다면 독자들이 반감을 살 수밖에 없는 전개다. 애초에 병력 수가 2배 이상인 시점에서 약점 때문에 죽는 게 아니니 정석을 모르는 게 약점이라고 주장해봐야 전혀 의미가 없다. 게다가 이목은 환기가 진형을 짜자[79] 의표를 찔렸다는 듯 진땀을 흘리는 건 덤이다.[80][81]

환기의 전투 스타일을 진지하게 생각하면 상대가 정석적으로 나올 거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흑양전에서처럼 주변 민가를 습격해 시체를 조각내어 전시하는 잔학무도한 짓으로 그 정석을 깨뜨린 것이다. 이건 상대의 유형을 알지 못 하면 할 수 없는 짓이다. 이목의 주장대로 어찌할 지 전혀 모르는 인간이었다면 오히려 반대로 환기가 정석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모르기 때문에 무난한 선택지를 취하는 것이고 알고 있기에 과감하게 기책으로 찌를 수 있다. 환기는 리안성과 기혜의 애착관계, 함곡관을 공격하는 적이 대병력이라 피아구분이 용이하지 않은 점을 찔러 잠입하는 등 적장이 싫어하는 약점을 파고드는 일에 특화되어 있다. 이는 오히려 병법 36계에서도 말하는 정석이며 다만 그걸 찌르는 방법론에 대장인 환기가 직접 가거나 기혜가 산을 포기하고 내려갈 거라고 단정짓는 등 다소 도박적인 면모가 가미될 뿐이다. 그런 도박적인 행동을 지적해야 맞는데 그저 정석을 모른다고 대강 뭉뚱그리는 설명은 매우 불친절한 묘사다.

이목의 주장을 반대로 생각해보자. 전혀 예상치 못 한 2배의 병력에 포위당하는 '예상치 못 한 상황' 에 대한 대응법은 평범해야 할까? 벽 장군처럼 그냥 단순하게 버티기만 하면 그대로 쌈싸먹혀 전멸당할 뿐이다. 벽군에 종군 중인 산민족 장수들이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결국 상대의 병력수가 두 배나 많은 형태로 의표를 찔렸으니 똑같이 이 쪽도 의표를 찌르는 기책을 꺼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옥봉대는 지금 없고 비신대와 낙화대는 포위를 뚫고 전장에서 이탈해버렸다. 결국 현 시점에서 환기가 믿을 수 있는 장기말은 환기 본인과 소수의 친위대로 선택지가 강요되어 탈출하거나 이기려면 직접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이목이 환기에게 정석을 쓰지 못 하도록 선택지를 강요한 셈이다. 그 점을 부각시켜서 이목의 유능함을 올려쳐줘야 앞뒤가 맞다.

하지만 여기서 상황의 주체인 이목과 앞뒤 문맥까지 모조리 생략하고 오직 '정석을 못 쓴다' 라는 결과만 남겨놓았다. 이렇게 되면 이목은 정석없이도 자신을 몰아세운 이신, 표공 등은 부정하고 환기만 콕 집어서 기책빨로 이긴 거라며 정신승리하는 얼간이가 된다. 저렇게만 말하면 오히려 어떤 상황에서도 능수능란하게 기표를 찌를 수 있다는, 환기의 강점을 간접적으로 역설하는 주장이 되는 셈이다. 작가 또한 그동안 주인공을 위해 작품의 컨셉을 정석적이고 차분한 과정보다는 번뜩이는 천재성을 높게 쳐주는 듯이 전개해왔다. 그걸 이제와서 굉장한 급소를 찌른 것처럼 똥폼 잡으며 작품의 흐름을 뒤집는 건 굉장히 새삼스럽고 뜬금없다.[82] 작가 입장에서야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겼겠지만 업전 이후 한 희대의 명대사 "깜빡하고 있었어" 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상황과 흐름의 설명과 대사가 매끄럽지 못 하다.[83]

또 호첩전 분석도 자군에 비유했는데 호첩은 승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군을 너무 앞으로 움직여서 패배했다고 말하는데 위의 호첩전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호첩은 24만이라는 군대를 가지고 본진 수비를 달랑 3천+5천 명에 맡겨두었다. 이건 정석을 모른다는 환기 이상으로 정석적인 병력 운용법에서 크게 벗어난 짓거리다. 호첩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마남자를 비롯한 무력을 갖춘 장군들을 본진에 두었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건 병력 운용법으로서 당연한거다.

약점을 떡밥으로 이용하는 올바른 예시는 삼국지연의에서 적벽대전의 패인인 연환계를 예로 들 수 있다. 수군이 없어서 막 항복한 형주 수군을 기용해야 할 정도로 수군 전력이 약했고 조조군은 뱃멀미가 심해 수전은 고사하고 배에 오르는 것부터 힘들어 한다는 언급이 나온다. 이로 인해 방통의 연환계를 받아들였고 배를 서로 묶는 바람에 화재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 해 화공에 당하고 만다. 소설의 내용이긴 하지만 미리 적절한 떡밥을 뿌렸고, 납득도 충분히 가능하며, 그것을 위한 과정인 방통의 존재 등 모든 것이 맞아 떨어졌다. 괜히 삼국지연의가 수세기를 읽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그런 장치들이 매우 자연스럽게 연계가 된다. 그러나 환기의 약점 떡밥 해소는 그것과 비교하기에 실례가 될 정도로 조잡하다.

차라리 더 나은 약점들이 있다. 평균적으로 낮은 충성도,[84] 낮은 훈련도, 환기 개인 기량에 대한 환기군의 높은 의존도, 그로 인해 환기와 각 도적단 두령들과의 전략안이 서로 합치하지 않아 위화감이 발생할 가능성 등등 비정규군 특유의 단점을 떠올리면 환기의 '정석을 모른다' 가 약점이 될만한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이 모든 가능성을 제쳐두고 펼치는 이목의 주장은 마치 "환기는 그동안 밥을 오른손으로만 먹었으니 왼손이 약점이다" 라는 소리와 다를 게 없다. 차라리 이신과 낙화대가 모두 진형을 탈출하는 것까지 계획에 그렸다고 하면 자연스럽겠지만 정작 그 두 부대가 탈출한 것은 놀라우며 대단하다고 칭찬한 걸 보면 의도한 것도 아니다. 이래놓고 정공법 운운하는 것은 어영부영 끼워맞춰진 상태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환기의 약점 드립이 무색하게 환기군을 완전 포위해놓고도 환기의 의미없는 기만전술에 제대로 속아넘어가 환기군을 끝장내지 못했고, 시간만 낭비하다가 결국 환기의 강점인 야간전으로 끌려나오고 말았다. 그 때문에 환기가 포위망을 돌파했고, 이목은 환기군을 상당히 소탕했지만 정작 어둠 속에 숨은 환기를 놓쳐버리고 만다. 오히려 환기의 약점이 아니라 환기의 기행에 지나치게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목 본인의 약점을 내다보이면서 더욱 웃음벨이 되었다. 결국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복선인 것처럼 만들어놓고 이목의 삽질만 더욱 어필하는 에피소드로 마무리되었다. 환기가 기책에 의존하는 게 약점이라면서 정작 본인이 그 기책에 또다시 페이스를 내주고 질질 끌려다니면서 수로 압살하겠다는 이목의 호언은 말 그대로 그냥 허언이 되었다. 이목의 기책도 환기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를 통해 되짚어보면 이목도 남말할 처지가 아니다.

이목의 호언장담과 다르게 환기를 놓쳐버렸으니 객관적으로 보면 작전 실패지만 정작 이목은 환기군의 선봉을 맡은 제노 일가의 파괴력이 몽무군에 필적한다며 그런 그들을 궤멸시켰고, 어차피 패주한 환기는 조군의 추격에 죽을 것이니 아무튼 괜찮다며 정신승리한다. 애초에 사방을 포위한 시점에서 환기의 기만책에 속지 않고 숫자로 밀어붙였으면 어둠 속에서 추적하는 수고를 할 필요없이 전투 첫날에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거기에 이목의 부하들은 환기를 놓쳐놓고는 압승이라느니, 싱거웠다느니 같은 잡담이나 늘어놓는다. 그리고 이목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비신대와 낙화군에 의해 의안성이 함락당하고 만다.

3.3.4. 적려성 독 우물 묘사

736화에서 적려성 주민들이 우물에 독을 타 적려성을 점거하고 있던 벽군 전원이 독에 중독되어 쓰러지는데 이 묘사가 얼마나 무리수인지 살펴보자.
1. 뛰어난 보존성 : 독을 퍼트리는 장치를 우물 위에다 며칠이고 매달아놔도 약효에 영향이 없다.[85]
2. 탁월한 효과 : 우물에 가마니 몇 개 넣었다고 몇 년 간 식수 못 마실 정도가 된다.
3. 시기적절한 효능 : 아무런 전조증상 없이 멀쩡하다가 전원이 비슷한 시간대에 칼 같이 동시에 쓰러진다.
4. 무색무취무미: 치사량의 독인데도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 한다.[86]
5. 독의 저장량 : 진군의 숫자가 최소 수천에서 수만인데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인원에게 쓸 정도로 다량의 독을 저장했다.
6. 효능의 범용성 : 진군 보급대가 챙겨온 물과 식량을 먹어 우물을 이용하지 않았다거나, 체질상 지효성 독이 몸에 잘 안 받아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사람, 늦게 합류해서 우물을 이용할 시간도 없었던 인원 등등 변수가 너무 많은데 이 모든 변수를 뚫고 단 한 명도 예외없이 같은 시간에 쓰러질만큼의 효능을 발휘한다.
7. 화학전의 전문성 : 일반 민간인이 이런 독을 제조 및 관리했다. 한나라 성회 의문의 1패
8. 불확실한 식수 인원 : 이 작전의 가장 큰 변수가 바로 이 점이다. 제대로 정돈된 군세가 정석적으로 들이쳐 함락한 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패잔병들이 시간을 두고서 모여 뒤늦게 벽을 중심으로 사기를 끌어올린 참이다. 몇 명이 모일지는 진군조차도 모르고 알더라도 정보가 전파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애초에 식수 인원을 미리 다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양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절대로 불가능하다 !! 이목이 거기까지 예측할 정도면 혜안이 아니라 초능력의 영역이다.[87]

고대의 기술력을 고려하면 말도 안되는 위력을 발휘한다. 이같은 독은 현대에 들어와서도 만들기 힘든 독이며[88] 만화적 과장을 고려해도 너무 심각한 과장이며 지나친 오버 테크놀로지에 해당한다. 진시황이 그토록 원하던 불로초도 만들고도 남을 기술력 죽을 정도로 독한 독에 지효성을 주기 위해선 양을 적게 하던지, 다른 것과 섞던지 해야 하는데 너무 적으면 죽을 정도의 양이 안 되고 섞으면 변질될 확률이 큰데 이런 상식적인 변수마저 전부 무시한다. 원래 이 만화가 극적 연출을 위한 과장이 많았지만 독 우물의 경우에는 가볍게 보던 독자들의 몰입까지 깰만큼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실제 역사상에서 청야 전술을 펼칠 때, 식수원을 폐쇄할 때는 돌로 매워버리거나 혹은 가축의 시체를 넣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니 저렇게 과장된 독 제조 기술을 등장시킬 이유가 없다. 작가가 얼마나 전쟁사에 대해 조사를 소홀히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89]

덧붙이면 합종군전에서 한나라군 장군 성회가 8일 이후에 효과가 나타나는 광단환이라는 독가스를 쓴적이 있지만 오봉명이 성회가 일생을 바치고 독을 연구해왔다는 부연설명을 해줬다.[90]하지만 적려성의 경우 그러한 설명은 없다.

전쟁이야 사람이 수천명씩 죽어나가는 잔인한 공간이다보니 방법론 측면에서 잔혹할 수도 있고, 특히 진나라가 항상 조나라를 매년 수십만명씩 학살하는 입장이다보니 조나라 백성들이 원한을 품고 자신의 고장을 독으로 더럽혀가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살을 시도할 수도 있다. 다만 미숙한 연출로 인한 문제가 많은데 우선 한날 한시에 원하는 타이밍에 동시에 쓰러지게 만들고 보존 기간까지 굉장히 긴 무색무취의 지효성 독으로 1만 남짓한 병력을 순식간에 죽여버렸는데 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러운 묘사로 인해 평생을 걸쳐 독을 연구한 한나라의 독술사 성회만 바보가 되어버렸다.[91][92] 게다가 모순이 하나 더 있는데 적려성을 막 점령할 당시에는 낙화대와 비신대도 있었으며 이목이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을리가 없는데 수상쩍다며 조사하게 했지만 별다른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 했다는 묘사가 나온다.[93]

게다가 이 전개의 가장 큰 문제가 남았는데 항상 강조되는 작전의 불확실성이다. 이는 '고의로 약화한 열미성' 과 비슷한 맥락의 단점인데,애초에 거기까지 죄다 내다볼 혜안이 있다면 처음부터 성이 함락되지 않는 방향으로 플랜을 짜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굳이 적에게 항복시키고 하다못해 사보타주 전문 훈련을 받은 첩자도 아닌, 현지의 일반 백성에게 우물에 독을 타게 해서 확실하게 몇 명이 들어올지도 안 올지도 모를 불특정 다수의 별동대를 독살로 전멸시킨다? 이는 이론상으론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조잡한 플롯만으로는 이목의 혜안과 준비성에 대한 감탄보다는 굳이? 왜?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굳이 전투 없이 항복하고 기습하는 스토리를 쓰고 싶었다면 저런 과장된 화학전보다는 매복병들이 기습하는 방향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94]

너무 무리한 설정이었는지 도양왕을 독살한건 이목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도양왕의 독살 직전에 순수수가 왕을 죽여서라도 이목을 구한다며 광기 어린 독백을 내뱉은 바가 있으며, 그 직후 붕어한 도양왕의 사인이 독살임을 감안한 주장. 정신이 제대로 박힌 신하라면 왕을 업신여기는 인물을 내버려둬선 안 되는데 계속 기용하고 있으니 덩달아 주군인 이목이 의심받게 되는 논리다. 듣고 보니 위화감이 없네?

즉, 화학전 소재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저런 비대칭 전력을 사용할만한 당위성이 부족하기에 문제가 느껴지는 것이다. 상대보다 정석적인 지표에서 침략자보다 부족하다보니 평범하지 않은 방법으로 매울 수 있는 병법, 병기 등을 비(非)대칭이라 표현한다. 그런데 문제는 킹덤 상으로 묘사되는 모든 지표가 조나라가 진나라보다 훨씬 강력한 초강대국이라는 점에서 생기기 시작한다.후방 지원, 재정, 보급, 총대장의 안목 등 모든 지표에서 진나라를 단연 압살하고 있는데 굳이 제 살 깎아먹는 독 병기 전술을 사용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묘사다. 물론 최근에 포로 10만이 학살당했으며 장평에서 40만이 생매장 당했으니 백성들의 느낄 공포와 분노는 국력의 차이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백성들이 주도한 게 아니라 순수수와 이목이 계획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만약 가족을 학살당한 백성의 공포와 분노가 스토리의 주류라면 독 우물은 문제 없다. 그러나 업전 이 후부터 조나라 백성들의 처절한 행동에는 오직 결과만이 존재할 뿐 과정과 서사가 없다. 아무런 중간 서사가 없으니 이는 자연히 킹덤의 스토리가 백성들의 처절한 감정에서 결과적으론 적을 쫓아냈다는 성과만을 뽑아내 출력할 뿐이다.[95][96] 이러니 아무리 조나라 백성들이 귀기 서린 얼굴로 적에게 독을 먹여봐야 소용이 없다. 백성의 원한 서린 악의만 느껴질 뿐이지 조나라 측의 주인공인 이목에게는 아무런 상호 작용도 일으키지 못 하고 있다. 땅을 오염시키고 목숨을 던져 공적을 이목에게 갖다 바치는 결과만 남을 뿐이다.

이런 사보타주 행위가 적려성 뿐만이 아니라 점령지 전체에서 널리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이목이 지시한 바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일어난 일이고 이를 단속하다가 적려성의 독 우물에 당한 것이 벽군이라고 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 그러면 이목도 책임론에서 자유롭고 백성들의 원한도 묘사할 수 있으며, 진나라가 이 광범위한 파르티잔 행위를 진압해야 하니 추가 지원군을 보내기 힘든 당위성도 보충된다. 허나 이목이 지시한 바고 그 와중에 제안은 순수수가 했지만 채택은 이목 님이 하셨다며 이번에도 또 최측근에게 찬양받는 장면이 반복되는 건 덤.

그리스 신화 트로이 전쟁을 주제로 그려진 국내 웹툰 카산드라(웹툰)과 비교해도 연출이 어색한데 원전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성벽 밖 마을에서 취하고 아가멤논에게 선물한 크리세이스는 아폴론 신전의 사제 크리세스의 딸이었다. 크리세스는 자기 딸을 되찾길 원해 많은 몸값을 가지고 왔으나 아가멤논은 오히려 사제를 내쫓았고, 이에 분노한 아폴론(자기 명예를 먹칠했다고)은 그리스군에 전염병을 퍼트렸다.라는 이 신화를 웹툰에선 전쟁에서 아킬레우스에게 헥토르를 잃은(원전에서는 이때만해도 헥토르는 살아있었다.) 카산드라가 동생이자 신관 헬레노스에게 시켜 트로이 밖의 그리스인들에게 점령당해 노예가 된 지역민들을 선동해(그리스인들이 약탈을 자행해서 원한이 깊었다.) 그리스인들의 식사중에 몰래 독을 타서 그들을 쓰러지게 했다. 그렇다고 킹덤 마냥 그리스인들 전원 다 독에 쓰러진것도 아니었으며 일부만 타격입었다는 식으로 묘사된다. 살아남은 이들중 지역민들에게 우호적으로 대했던 오디세우스가 지역민의 촌장이 크리세이스를 돌려주면 해독제 제조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거래를 하는 식으로 나온다.

3.3.5. 허술한 정보전 묘사

파일:요가의 궤변.jpg
요가: 지금의 저를 잃는다면 진나라의 중화 통일은 10년 뒤로 미뤄지거나, 혹은 실현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중략)
이사: 진나라를 위해서?! 진나라를 위해서라고 했느냐. 너는 지금 조나라의 '개'가 아니냐. 이목의 함정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환기를 죽게 뒀잖아!
요가: 저희는 군의 밀정이 아닙니다. 무장의 생사 따위는 안중에 없단 말입니다.
이사: 뭐... 뭐가 어째?
요가: 확실히 이목이 조나라 북부에서 무언가 꾸미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무시했지요. 간신히 이목 진영의 신임을 얻고 '삼중첩자'로 잠입한 겁니다. 곽개 진영까지 포함한다면 '사중첩자'지요. 그런 상황에서 이목의 책략을 캐내려 한다면 반드시 들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되지요.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목에겐 진나라의 군사력으로 이기십시오!
킹덤 765화 『어두운 싸움』
이목이 조나라에서 자리 비우고 열국을 몇 년째 유세하며 돌아다녀도 합종군에 대해 모름[97]
적국의 양산형 강장 및 정예병단의 첫 출전은 진나라 군은 '저런 병단 or 강장이 있었다니' 라는 반응을 모이며 모름
적려성의 백성을 미리 소개하고 화학전을 준비하는 것도 모름
안문군 일대의 수많은 민간인 백성들이 전쟁 전에 미리 움직여서 성 하나에 모인 것도 모름
열미에 직접 들이치기 전까지는 성곽의 동선이 약화된 것도 모름
250리에 달하는 장성을 3년동안 격전지 한복판에서 공사를 해도 아무도 모름[98]
북부 안문군 단독으로 31만 대군을 준비해도 일체의 과정을 전혀 모름.[99]
비하대전에서 환기군에게 보냈던 추가 지원병력을 낭맹, 청가군에게 차단당했는데 어느 군의 소행인지 모름.[100]
초강대국 조나라는 80만 대군을 준비할만큼 인구와 돈이 넘쳐나지만 모름[101]
번오 전투에서도 사마상과 청가군의 힘도 정보차단으로 숨겨놓아서 패배함.[102]
작중 전개에서 진나라가 정보의 미비로 인해 처한 위기들 요가 이 놈은 대체 하는 게 뭐야

한나라 왕족인 한비를 보고도 하지 않고 마음대로 독살시키더니 '전쟁의 승패는 군사력으로만 내야 한다. 우리 밀정이 왜 적지에서 정보를 캐는 위험한 짓을 해야 하느냐. 그랬다가 들켜서 죽기라도 하면 큰일 난다!' 라며 궤변을 늘어놓는데, 이는 작품에 대한 몰입을 깨뜨리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국가 첩보기관의 역량이 전쟁의 대전략과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 거대하다는 사실이 누구나 아는 기본적인 상식이기 때문이다. 전자 장비가 발달한 현대에서도 적국의 심층부에 직접 잠입해서 군사 정보를 캐는 휴민트는 여전히 존재하는 판국에 기원전 고대 중국에서는 당연히 필수다. 정보기관과 군부, 그리고 전쟁과의 연관성은 손자병법과 대중적인 예시인 삼국지연의를 비롯해 고금의 전쟁사에서 전해지는 무수한 사례와 유구한 역사를 통해 반박할 수 있다.[103][104]

물론 육장의 패전보다 정보망의 안전성을 더 높게 쳤다는 작가의 의도와 정황 자체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사실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걸 표현해내는 방법으로서 펼친 미숙한 묘사가 문제다. 요가의 주장을 요약하면 세계관상 최강자 위상인 육대장군의 목숨 따위 보다 요가 자신과 정보망의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정보망을 쌓기 위해 그동안 첩보부가 어떤 희생을 치렀고 지금도 무슨 고생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모습과 사연을 사전에 보여주면서 개연성을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육장 따위 죽던 말던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 라는 신경질적인 화풀이와 무책임하고 방종적인 태도만 보인다. 환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나 조나라 첩보망에 희생되어간 동지들의 존재를 묘사해서 왜 저렇게 화가 났는지 말해줘야 감성팔이라도 충족할텐데, 그런 묘사도 없다. 이런 방만한 태도와 언동에서 '육장보다 가치 있는 첩보망' 이라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을리가 없다. 이러니 요가의 주장이 처벌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정치질이자 감성팔이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아몰랑 아무튼 알아달라고

요가는 '우리는 군의 밀정이 아니다'라며 항의했다. 말의 늬앙스를 해석해보면 이번 사건은 최선선에서 벌어진 일이니, 장군이 알아서 척후병을 부려서 정찰해 피했으면 될 일인데 왜 그걸 우리 탓을 하느냐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 변명 또한 설득력이 없다. 애초에 매복병단의 존재를 아군 대장이 직접 적지 깊숙한 곳에 들어가고 나서야 정찰로 알아차리는 국면이면, 국경을 넘은 시점에서 이미 함정에 빠져있다는 증거이니 그 때 가서 정찰로 알아차린다 한들 늦어도 한참 늦은 상황이다. 그러니 최전선의 척후병과 별개로 밀정이 따로 움직이면서 적의 사령부나 중앙 조정에 잠입해서 함정의 존재와 위치를 미리 알아내는 것이 전쟁의 기본이다. 이게 바로 요가를 위시한 대외 첩보부가 해야 하는 아주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업무 내용인데 하지 않았는데도 역으로 분노하며 남탓을 하고 있다.

더군더나 그동안 진나라가 조나라에게 첫 등장부터 최근까지도 정보전에서 일방적으로 패배해온 사실을 떠올려보면 결과적으로 요가는 아무런 실적도 없는 무능한 인사다.[105] 애초에 첩자의 업무란 무엇인가? 우리의 정보는 은폐하고 적의 정보는 빼와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릴 물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나라 첩보부는 첩보전에서 조나라에게 모조리 패배했다. 말로만 우리 죽이면 큰일난다고 호들갑을 떠는데 이 주장을 뒷받침을 실적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이사의 입장에서는 요가의 항변을 꼴값 떠는 헛소리로 여기는 것이다.[106]

하다못해 조나라 간자들은 진나라 치중대에 섞여들어서 몸으로 부딪쳐가며 군량의 흐름을 직접 알아냈다. 이들이 위험한 걸 몰라서 들어간 게 아니다. 간자로서 마땅히 할 일이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그런데 진나라 간자들은 요가의 주장대로라면 적진에 들어가 있으면서 뭐 하나 제대로 물어오는 것도 정보망이 발각될 위험성에 벌벌 떨며 움직이지도 못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그 위험성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고민하라고 앉혀놓은 게 정보부의 수장이라는 자리다. 헌데 위험을 무릅써봤자 어차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며 위험부담만을 부르짖고, 위험성을 최소화 할 방도를 마련하기는커녕 왕의 국책을 따위로 취급하는 무엄한 모습을 보인다.[107][108]

즉, 적국을 멸망시키는 것이 왕이 국책으로 내세우는 대업인데, 이 천하를 일굴 대업을 일개 간자 한 명이 감히 '따위' 라고 업신여김과 동시에 자신을 육장과 동급으로 올려친 것이다. 더불어 '우리는 군인이 아니라 첩자인데 왜 전쟁에 동원하느냐. 승패 따위 우리가 알 바인가. 전쟁은 너희가 알아서 다 해야지.' 라면서 자신들은 임금의 정책에 반기를 들 것이며, 온 나라가 총력을 다하는 대열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대놓고 선포했다. 이는 누가 봐도 사보타주이자 왕의 기치에 반하는 반역 행위이다. 그런데 이사는 숙청하기는커녕 어버버거리기만 하다가 한비자와의 추억팔이만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고 만다.정치센스가 이 따위니까 나중에 조고한테 숙청당하지

또, 정보 차단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전개도 어색하고 모순이 많다. 작가는 번오 전투의 패인을 '청가성의 인물에 대해 진나라가 정보를 전혀 갖고 있지 않아서 청가의 숨겨진 명장 사마상과 정예병단에게 당한 것' 이라며 신승과 이목의 입을 빌어 해명했다. 하지만 사마상과 청가군은 업전 당시 오르도를 상대로 출병한 바가 있다. 또한 낭맹에 제대로 된 병단과 장수가 없어서 청가에서 장수를 파견해 이끌게 했었으며, 비신대, 옥봉대가 청가군 소속인 상화룡, 악창 등과 비하에서 교전을 벌이는 등 수 차례 만났거나 혹은 대외 활동을 한 전적이 있는데 진나라는 번오에서 싸울 때까지 청가성이라는 세력의 존재 자체를 전혀 몰랐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를 해명하는 것도 그럴듯해보이는 상황 설명 한 두 컷만 나레이션으로 넣어두면 충분할텐데[109] 그러한 노력이 스토리에서 엿보이지 않고 이목의 대단함을 어필하는 방향으로 결론 짓기만 하니 문제인 것이다.

게다가 804~5화에서 위,조, 초,한나라는 진나라가 30만 대군을 동원했다는 사실과 이들을 어디로 어떻게 이동시키는지 진나라의 움직임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으며, 이건 열국만 특별한 게 아니라 전국시대에서 살아남을 생각이라면 아주 기본적으로 행해야 할 기초 중의 기초다. 요가는 이런 상식적인 첩보조차도 '전쟁이야 순수한 군사력만으로 밀어버리면 되는데 왜 우리 고생하시는 밀정님들께서 육장 놈들의 안전 따위를 위해서 첩보를 캐야 하느냐' 라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방임했다. 이로 인해 작중 진나라는 작품 연재 18년차 내내 항상 아무런 정보도 모른 채 까막눈인 상태로, 그것도 적지 한 복판으로 싸우러 들어가고 있으니 고개가 절로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게임에서도 상대팀 스킬 궁극기 지형체크는 하고 들어가는데

물론 실제 역사의 진나라와는 엄연히 다른 모습인데, 종횡가는 꾸준히 열국의 합종연횡을 방해하며 진나라를 견제할 수 없게 방해했고, 울료가 조나라 곽개, 제나라 후승 등을 매수해 두 나라의 정부를 분열시키는 등 천하통일에 첩보 능력이 큰 역할을 했다. 이랬던 진나라가 킹덤 세계관에서는 밀정으로 적지의 현황을 살피는, 아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정찰을 하지 않고 아무런 정보가 없는 적진 한 복판에 정예병단을 무리하게 꼬라박으며 근성의 힘으로 이겨내는 언더독 연출을 고집하고 있다. 첩보를 돌릴 여유조차 없는 약소국이나 취할 법한 전법인데, 오히려 객관적으로 그런 위치에 있는 한나라는 진나라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내다보고 있으니 모순은 갈수록 끝없이 불어나고 있다.

결국 이목이 모처럼 올린 승전보는 물론이고 그동안 진나라가 작중 내내 겪어온 모든 난관들까지 이목 덕분이라기보다는 요가의 개인의 무책임, 무능함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3.3.6. 번오전 땅굴 묘사

파일:이목의 땅굴.jpg

본편 내용
땅굴이 문제가 아니야[110][111]
킹덤식 땅굴 뒷수습 예측
킹덤식 땅굴 뒷수습 예측2
곽개 명재상설

적려에서 독을 마시고 잡혀간 장군 벽과 그 외 포로들이 조나라 어딘가에 갇혀서 중노동을 당하는 장면이 꾸준히 등장했다. 그리고 이 복선의 의미가 783화에서 밝혀졌다. 그 대공사의 실체는 다름아닌 병력 이동용 땅굴이었다. 결국 또다시 척후대 및 요가의 존재가 유명무실하게도 전혀 모른 채 정보차단을 당한 것이다. 땅굴을 파내면 막대한 양의 흙이 나올텐데 아마 이 부산물을 처리함과 동시에 비신대를 상대로 시간도 끌 겸 토성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땅굴을 보고 하료초가 "이런 어린애 장난 같은 수(단순한)를 눈치 못챘다!" 라며 이번에도 이목의 기발한 수에 경악하며 적장을 찬양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등을 지고 낙마하는, 몸짓만 과하고 알맹이는 없는 킹덤 특유의 밋밋한 연출은 여전하다.[112]

전근대의 전쟁사와 관련 창작물에서 땅굴 작전은 꾸준히 등장할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수법이다.[113] 킹덤에서도 순수수가 요양 전투에서 땅굴을 타고 잠입해 진군의 식량고를 불태웠으며, 애국 반란 당시의 진나라 왕궁에도 이런 비밀 통로가 등장했다. 그러므로 땅굴의 작전 자체가 절대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번오전의 땅굴을 이것과 비교하기에는 조금 어폐가 있는데, 우선 요양전의 땅굴 어택은 순수수가 견융왕 로조에게 '혹시 샛길이 있느냐' 라며 물어보았다. 요양은 조나라 땅 안에 있으면서, 자치권은 이민족에게 따로 있는 일종의 치외법권 비슷한 지역인데다 작중에 묘사된 요양성의 모습을 보면 험지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조나라도 모르니까 순수수가 직접 물어본 건데 진나라가 이걸 아는 게 이상하고, 원래부터 요양에 있던 지름길이니 말이 되는 이야기다. 진나라 왕궁의 비밀 통로나 지하 비밀 퇴로를 이용한 순수수의 모습과도 견줄 수 없는데, 이 경우는 소수 요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맨 처음 궁전이나 성을 쌓기 전에 이미 만들어 놓은 사례이기에 경우가 다르다.

이에 반해 번오 전투에 이용된 땅굴은 탁 트인 너른 평지에 파내려간 것이고 이 부산물로 토성을 쌓을만큼 대규모 공사였다. 이걸 척후나 정찰, 후방의 간자들이 전혀 알아채지 못 한 것도 신기할 지경인데,아무튼 요가도 모르게 정보차단 함 여기에 더해 이목과 그 본대가 순식간에 모습을 감춰버렸다. 그만한 규모의 땅굴을 준비했다는 게 783화의 핵심 전개다. 이어진 784화에서 이목은 '이런 땅굴을 총합 3곳을 미리 파놓았다!' 며 '비신대가 어디로 들어오든 확실하게 유인하기 위함이었다' 라고 말했다. 즉, 이 작전의 요지는 비신대와 주인공을 헛걸음하게 만들고, 그 틈에 사마상으로 왕전과 원정군 본대를 쓰러뜨리는 것. 작가가 이런 무리수를 둔 이유는 이신이 무력 괴물이니 아예 싸워주지도 않는 국면을 상정에 둔 소재로 추측된다.

다만, 작가와 이목의 의도는 명백하지만 그 소재가 꼭 굳이 대규모 땅굴 공사여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쉽고 의문이 남는다. 유인하여 주 전장에서 떼어놓는 것이 목적이라면, 작가가 이 작품에서 이미 훨씬 효율적인 다른 전략들을 선보여왔기 때문이다. 마양전 에피소드나 합종군 전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양상과 해당 에피소드를 비교해보자.[114] 대역을 세워 헛걸음하게 만들거나 조군의 특기인 정보 통제로 이목이나 왕실의 위치에 대한 허보를 흘려도 되고, 그냥 단순하게 강군으로 포위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 방법들은 작중에서 모두 한 번 쓰였거나 언급된 소재들이다.[115] 결국 주인공은 무조건 당할 수밖에 없도록 작가와 이목에 의해 설계된 곳에 들어와 당해버렸으니, 주인공 측인 진나라에 이입해 보는 독자들에게는 실패가 확정된 채로 당해버리는 상황에 불쾌함을 느낀다.

물론 상술했듯이 조군이 오랫동안 벽군 포로들을 부려먹는 장면이 등장했고 벽이 이 곳은 함정이 될 거라며 중얼거리는 복선이 나왔다. 이 장면을 통해 꾸준히 뭔가를 짓고 있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런데 결과물이 유동 병력이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장거리 땅굴 터널이라는 사실은 작품의 몰입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유치한 전개다.

구체적으로 몇 리 짜리 터널인지 자세한 수치로 묘사되지 않았지만, 기마까지 포함한 수백명의 호위대가 하루도 안 되어서 감쪽같이 이동해 아예 전장에서 잠깐 벗어나있는 모습을 보였으니 아무리 짧아도 몇 백 미터일 수는 없고 몇 km는 넘어 보인다.[116] 문제는 병사들이 반나절만에 신속하게 이동할만큼 운신의 폭이 크게 확보된[117][118] 대규모 터널을 무려 3개나 파냈고 이걸 1년만에 완공했다! 특히 지반은 흙덩이만 있는 게 아니라 거대한 암석지대나 지하수 등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데 화약[119] 현대 기술력의 도움도 없이 이런 공사를 해낸 것이다. 심지어 실존했던 묵가와 같이 전문 기술 집단을 동원했다고 해도 의문을 품을 플롯인데, 작중에서 등장하는 공사 관리자도 일반 병사들이고 인부들은 적국의 포로들이라는 비전문가 조합이니 더욱 의문만 남는다.

물론 어디까지나 만화는 만화일 뿐이다. 아무리 역사물이라고 해도 시시콜콜 현실성과 역사 재현을 따지는 것은 옳지 못 한 태도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근성론이 강하게 작용하는 킹덤 세계관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어물쩡 넘어가고 싶다면 당연히 작가가 그에 걸맞은 서사적 장치를 사용해야 마땅하다. 그만한 성의는 보여야 작품을 작품으로만 보라는 말이 적용되는 법이다.

일례로, 주인공 이신은 작중에서 어떤 역경과 고난이 닥쳐와도 정신력과 개인 무력만으로 모조리 해치워버리는 진정한 주인공 보정의 끝판왕이다. 이를 근거로 삼아서 '무리인 것은 알지만 저 이신을 상대로는 이렇게 비현실적인 무리수라도 두지 않으면 우리는 이길 수 없다!' 며 이목이 간절한 태도를 주장하고 '이렇게 강력한 패인 이신이 엉뚱한 곳에서 헛힘을 썼다' 라는 부분을 크게 부풀려 이목의 수가 맞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면 현실성은 없어도 핍진성은 충분히 충족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조나라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특유의 시건방지고 오만한 태도까지 교정할 수 있게 된다. 오히려 순수 역사 기록물이 아니라 작가만의 독자적 세계관이 있는 창작물이니 이런 식으로 작가 고유의 설정을 동원해서 충분히 해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땅굴을 팔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니라 굳이 땅굴을 파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에서만 그쳐 이런 정황을 작중에 제대로 녹여내는 데에 실패했다. 기원전 230년경에 수 km로 땅굴을 1년만에 판다는 것부터 몰입을 깰 만큼 노골적으로 비현실적이다. 거기에 더해 심지어 핍진성도 없고 킹덤만의 고유 설정으로 메우려는 시도조차도 없으니 작품의 무게감이 가벼워지고 유치해졌다.

첨언하자면, 이런 대규모 땅굴 작전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보고 싶다면 해당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전투는 개판으로 끝났는데, 전략상으론 왕전군이 삼면에서 포위했는데도 자신들이 유리하다며 왕전군을 손쉽게 격파했으며, 왕전은 청가군이 다가오는데도 그냥 멍때리고 있다가 뒤늦게 도주한다. 땅굴은 곽개님이 파고 싸움은 청가군이 다했는데 찬양받는 그 이목 사스가 이목사마 찬양은 기본. 적군(진나라 비신대)마저 사마상은 안중에도 없고 아무것도 안한 이목에게 패했다고 분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곽개:군공을 스틸당하는 맛은 어떤가 사마상 이젠 하다하다 조나라 백성들이 살아숨쉬는 것도 이목님 덕으로 봐야 할 지경까지 갈듯.

3.4. 캐릭터성의 붕괴

장기연재가 지속되면서 작가의 역량 부족으로 인해 몇몇 캐릭터들이 설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거나 앞뒤가 안 맞는 연출이 나오는 것도 비판받고 있다. 나루토, 블리치, 원피스를 비롯한 상당수의 장편 소년만화들이 캐릭터 붕괴를 많이 보여주었는데 킹덤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표적인 캐릭터들이 아래에 나오는 이들이다.

3.4.1. 몰개성한 조역들

애초에 지금 조나라는 수도 코앞까지 진나라에게 빼앗겨 멸망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진나라도 합종군 때는 왕까지 친림해가며 처절하게 저항했고, 즉묵과 거만 남았다가 기사회생한 제나라의 저항도 당시를 직접 체험했다던 제왕 건의 독특한 세계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이런 절체절명에 상황에서 안문군 장수들과 악백공을 위시한 조나라 장수들은 지나칠 정도로 여유만만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장수마다 성향은 다르니 오만한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명, 섭맹 등은 그 전에도 등장해 방난, 이목 등과 상호작용을 충분히 거치고 실력과 개성을 보여준 후에 전사했기에 저런 일회성 캐릭터들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특히 한명은 비록 몽무에게 전사했으나 군악대까지 동원한 함곡관 공방전에서의 첫 등장은 '초대국의 대장군이 품고 있는 오만방자한 긍지' 를 보여주는 굉장히 개성있는 장면이다. 이런 캐릭터라면 충분히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상대를 얕잡아볼만 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그런 서서가 전혀 동반되지 않는, 특히 업전 이 후부터 등장하고 있는 조나라 엑스트라 급 장수들은 그렇지 않다.

용백공과 호백공의 "사냥당하는 건 조가 아니라 진", 악백공의 "이제야 전쟁이 전쟁다워졌군", 호좌공의 "비신대의 신이란 녀석 제법 좋은 발버둥이었다고 칭찬해주겠다" 등등 주옥같은 명대사들을 내뿜으며 거만하게 이신을 대한다. 그렇게 대할만한 캐릭터인지도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으니 왠 갑툭튀한 잡장 따위가 이신에게 건방 떠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신에게 패배하며 오만의 대가를 치르는 패턴을 반복한다. 즉, 일회성 캐릭터의 반복적 소모다. 그 과정에서 잠시 쩔쩔매는 이신의 모습이 꼭 선행되는데 이 때문에 방난을 죽인 이신이 대체 왜 잡장들에게 쩔쩔매냐며 엑스트라들로 인해 이신의 위상까지 덩달아 추락하고 있다.

기어이 의안 전투에서는 강외에게 포위진이 뚫리자 엑스트라 장수들이 이목님의 포위가 뚫렸다고 호들갑을 떤다. 더 가관은 저 정돈 아무것도 아니라며 여전히 끝없는 여유를 부리는데 분명히 숫자빨에서 강외 하나가 뚫어도 전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상치도 못 한 2배의 대병력으로 급하게 들이쳤는데 한 군데라도 뚫린다는 건 2배로 우세한 조군 측에게 굴욕 중의 엄청난 굴욕이다. 반면 비신대가 코앞에 오자 분개하는 풍기의 친위대 또 풍기의 친위대 상황과 비교하면 풍기는 앞에서 간앙을 상대하는 난전중에 비신대가 온거라면[135] 의안 전투에선 수십만 대군들이 강외 하나로 정면으로 뚫렸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의안 전투에서 신을 포함한 진나라 병사들을 궤멸시킨다해도 논란이 많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포위가 뚫린 이상 수로 압살하겠다며 호언장담하던 이목만 또다시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생면부지의 엑스트라인 호좌공은 삼대천과 위화룡을 썰어먹은 진나라 무력의 첨병인 이신에게 너 정도면 제법 선방했다며 건방떨고 있으니, 이 정도면 진지하게 조나라 장수들의 단체 인지 부조화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그나마 억지로 납득해보자면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일부러 여유로운 척 허세를 부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엑스트라 급 장수가 이런 몰개성한 패턴을 다 같이 반복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건 작가의 고의성이 담긴 캐릭터 소모다. 처절하게 싸워야 하는 건 누가 봐도 조나라인데 어째 승리에 대한 열망이 더 간절한 건 진나라 쪽이고, 조나라는 이렇게 매번 여유부리며 실실 웃으며 건방 떨다가 패배하기만 하니 더욱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작가는 이 장수들이 힘을 숨긴 무명의 강장임을 강조하고 싶었던지 31만 대군과 더불어 등장했다. 정황상 '정보 차단을 해서 이들이 만만찮은 상대임을 모른다' 라는 컨셉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정보 차단'도 비판거리중 하나다. 고대 중화에서 30만 이상 거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들키지 않는다는 건 그렇다치고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차단(진나라 외 여러 국가에)했는지 설명은 없고 "아무튼 그 이목님이 하신 일이니까 정보가 모조리 차단되었다!" 로 넘어간다. 이에 일부 독자들는 이런식으로 비꼬는데 이목이 북부에 인기가 있는 건 밖으로 정보만 차단한 게 아니라 안으로는 도양왕을 비판하고 중앙에 불신을 심어 정보 조작을 한 게 아니냐는 식. 정보 차단을 방난의 무력처럼 전가의 보도로서 휘둘러댄다. 어떻게 차단했는지는 첩자를 죽이는 짧은 장면 빼곤 일체 나오지도 않는다.[136][137][138][139]

객관적으로 봐도 15년만에 수백만명을 도살하고 강제로 영토를 빼앗아 합치려는 진나라가 악의 제국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진나라 군대 소속이다. 만약 진나라의 무지막지한 국력과 이신의 무력, 전쟁의 진상 등을 제대로 묘사하면 주인공 측이 악역이 된다. 작가는 이 행위를 정당화 위한 방법으로 피침략국의 장수들에게 품위없는 행동거지를 부여해 주인공의 침략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말인 즉슨 양산형 웹소설이나 2차 창작에 으레 등장하는 '전투력 측정기 용도의 양아치 캐릭터' 같은 클리셰를 조나라 조연들에게 적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즉, 상대방과 신념을 부딪쳐며 그 과정에서 주인공 측의 모순도 나오고 실패도 자잘하게 해가며 주인공 측이 패자의 신념을 짓밟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며 존중하고 나아가는 게 아니라[140] '상대는 이런저런 캐릭터니까 주인공이 이기는 게 당연하다' 라는 방식이라는 것. 이런 식으로 환기의 캐릭터성도 희생당했는데 호첩을 죽이고 영정에게 대하는 건방진 태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영정은 대량 학살을 용서치 못 하는 입장인데 정작 15년이란 짧은 시간만에 수백만명을 학살해 강제로 합치려 한다는 모순이 있다. 환기는 이 모순을 비웃는 입장이고 제 2의 주인공인 영정이 이를 설득하거나 부딪쳐야 하는 입장인데 환기는 반말을 찍찍 내뱉고 꼰 다리를 책상에 올려놓고 왕을 대하는 괴상한 연출로 환기를 내려치면서 유야무야 넘겨버렸다. 그게 뭐가 냐쁘냐며 영정의 담담한 태도를 얼핏 보면 해결된 것 같아 보여도 환기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영정은 왕권에 도전하는 태도를 왜 넘겼는지 부가적인 의문만 남긴 채 억지로 영정의 모순을 드러내지 않고 아꼈다.

3.5. 실제 역사와의 괴리

진시황에 대하여 미화가 심하다. 어머니인 조희가 노애와 관계하여 태어난 씨다른 이부 동생들을 병사들을 시켜 패 죽이게 한 것은 죽인 척 하고, 둘 다 살려둬서 어머니 조희 몰래 다른 곳에 가서 살게 해준다는 관대함으로 왜곡한다. 덤으로 번오기가 악역으로 나온다. 덤으로 번오기에게 번류기라는 아들도 나와 민간인을 학살하게 하는 등, 철저하게 진시황 편을 들어준다. 다만, 작가 자신도 이런 전개에 문제의식을 느꼈는지 영정의 이상이 어려울 거란 암시를 줬는데 다음과 같다. 45권 491화에서 영정과 회담을 하고 난 이후에, 제나라 왕 채택과 식사[141]를 하는 장면에서 제왕이 진나라의 음식 담당 신하에게 음식들의 원산지를 물어보다가 "그럼 만약에 이 음식들의 재료들이 내일부터 전부 진이 아닌 조나라의 것이라면?"의 뉘앙스로 묻자, 그 신하가 정색하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을 하자 제왕은 용남하기 어려운 일인가하는 대목이나 그 이전에 진왕과의 회담 자리에서 말하는 것처럼 때로는 진시황을 미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긴 하다.

그리고, 작중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조나라 삼대천[142]이나 진나라 육대장군 같은 직책은 없었다. 일본의 전국시대 오다 사천왕이나 삼국지연의 오호대장군과 같은 식으로 각 진영의 손꼽히는 무장을 좀더 멋지며 기억하기 쉽게 하기 위한 설정일 것이다. 다만 조나라의 염파, 인상여, 조사, 이목이나 진나라의 사마착, 왕흘, 백기 등은 저런 설정이 붙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한 당대를 호령한 명장들이다.

전체적으로 극 중 긴장감을 위해 중간보스 와 최종보스 가 상당한 버프를 받았다. 장평대전 이후 그냥 시체였던 조나라는 이목과 방난 같은 장수진에 국력 버프로 진도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강국으로 묘사된다.[143]

그런데 이 버프가 너무 과도해서, 국력 밸런스가 이상해졌다. 단적으로 업 전투까지 조나라가 동원했던 병력이 68만이고, 그 동안 전쟁을 치르며 생겼던 사망자&부상자 수까지 합치면 킹덤 시작 시점에서 조나라는 무려 최소 83만의 대군을 동원 할 수 있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건 해도해도 좀 심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정도.[144]

백기에게 털려 기세가 꺾이고 수도까지 뺏겼던 초는 단독으로 진과 겨룰만한, 초나라 인물들은 오히려 진을 무시하는(...) 초강대국이 되어 있다.[145] 단적으로 만화 비교적 초반에 망국의 위기마냥 묘사되는 241년 합종군과 진나라의 전투는 계속되는 진나라의 위협 때문에 집단으로 뭉쳐서 가시를 세운 것에 더 가깝다. 이 합종군 전투의 결말이 뭐냐면, 진나라의 25만 대군에 막힌 합종군은 합종에 참여하지 않은 제나라를 공격하고, 진나라의 위협에 밀린 초나라는 수도를 옮긴다.

문제는 아직 연재해야 할 분량이 한참 남아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40권 말미에 국내편이 끝났으며 최종완결까지는 본인의 예측으로 40권의 두배인 80~100권가량에서 완결될 것같다고 적었다 40권 작가후기). 확실히 명색이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등장하는데, 아직 한 나라도 멸망시키지 못했고, 사실 그 무렵, 즉 40권 즈음 되어서야 여불위를 숙청하는데 성공한 정도다. 갈 길은 멀고도 멀다. 더구나 1권 첫 페이지를 장식한 게 장군인 된 이신의 모습인 만큼 거기 이상은 그린다는 소리인데, 최근 연재 분의 작중 시점이 조가 업성을 잃고, 도양왕이 죽고 난 이듬해인 진시황 12년, 기원전 235년이다. 육국 중에 제일 먼저 망한 한나라의 멸망까지는 5년, 통일까지는 14년은 더 남아있다. 이신이 초나라 정벌을 갔다가 항우 할아버지 항연에게 캐관광당한 사건은 약 9년 이상 남았다.[146] 실제 역사상으로는 통일한지 15년만에 멸망하지만.

또한 항상 나오는 논란이 ' 청동기'냐 ' 철기'냐 인데, "갑옷 채로 사람을 베어 버리고, 연도를 볼 때 작중 인물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청동기다!" 하는 주장이 많은데 이는 한국과 중국의 시대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오류다. 만화의 시대상으로 한국은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려는 단계에 해당하지만, 당시 중국은 '철기'가 널리 퍼진 시대이다.[147] 이로 인한 인과관계가 만화 전반에 펼쳐져 있는데, 첫째로, ' 여불위'의 존재다. 철기가 중국에 널리 퍼진 후에야 상공업이 발달하여 여불위같은 권력이 있는 상인이 등장할 수 있었다. 둘째로, 전쟁의 양상이다. 작중에서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농민들이 죄다 징병되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 총력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병, 기병이 중심이 된 전쟁과 철제 무기 사용의 증거가 된다.[148] 애초에 작중에 나오는 시대 배경의 특징들 대부분이 철기에서 비롯된 것이다.[149]

작품 속에서 언월도가 장수들이 쓰는 창으로 상당히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엄연한 재현 오류다. 실제로 언월도는 당나라 시절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150] 다만 큼직한 언월도가 단칼에 적장을 동강낼 수 있어 과장된 연출을 하기 쉬우니 애용되는 것이다. 또한 성벽의 경우에도 킹덤 속에서는 지역과 국가를 막론하고 모든 성들의 높이가 아파트 10층 높이의 빈틈없는 탄탄한 돌벽으로 묘사되는데 실제로 중국의 성은 우리가 흔히 아는 후한 삼국지 시절까지도 보통은 2, 3층 높이의 토성 정도였다. 이런 부분까지는 재미를 위한 만화적 과장이자 암묵의 룰 같은 개념으로 넘어가주자.[151][152] 다만, 철검을 쓰는 기병은 실재했으며, 검을 주로 쓰는 에게 '기병이 창이 아닌 검을 쓰다니'라며 이레귤러 취급하는 묘사와는 달리 실제 진나라 기병의 주력 병장기 중 하나가 기다란 양손검으로 유물이 출토가 되기도 하였다.

게다가 상술된 전쟁 미화는 물론 그와 반대되는 전쟁 비판을 오묘히 섞어 놓은 만화라고 할 수 있는 점도 이 만화의 단점 중에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작중 삼대천이나 육대장군들은 서로 싸우면서 정들고 친해졌다고 하는데 그 싸움에서 죽어나간 병사들이 만약 둘이 싸움 끝나고 같이 술 마시고 놀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과연 어떨지 상상을 해보자. 또한, 주인공 이신을 비롯한 대다수의 인물들이 전쟁에 나가서 죽는 것을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고 있지 않고, 활약하거나 적을 죽일 생각만 하고 있다.

물론, 전쟁과 죽음이 지금보다는 훨씬 가까이에 있었던 시대다 보니 각오나 사상이 지금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전장에 신나게 나서는 장면들은 여러모로 비현실적이다. 다만, 당시 진나라의 법은 적의 목 하나당 1계급 상승이었으므로 같은 징집병일지라도 저런 전쟁광들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해도 마냥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고대일수록 전쟁에 앞장서야 될 계급들에게는 PTSD 방지 등을 위해 갖은 애를 써서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발할라 같은 안정된 사후세계 등을 약속하거나, 혹은 약탈을 허용하여 금전적인 부분을 보장해주는 등 미래에 대한 집단 최면을 걸어댔으니 그 중에서 살아남고 높이 올라간 신 같은 인물이 저런 사고 방식을 가지는 것은 이상할 것도 없다. 당연히 저런 부류는 이레귤러한 부류이고 작중에서도 소수로 묘사된다. 또한, 손자병법 등에서 논하듯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공감대는 당시에도 형성되어 있었다. 그런 부분은 울료를 비롯한 그 시절 참모진(작중에서는 창문군 등)이 그리는 큰 그림의 영역일 것이고, 어쨌건 통일 전쟁의 일선에서는 저런 살육머신들이 전장의 승리를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은 대놓고 전쟁을 미화하거나 옹호하는 건 아니다. 작중에서도 수많은 이들이 전쟁을 수많은 이들이 죽어나가는 살육의 장소라고 비판했으며, 전쟁과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도 어느 정도 제대로 그려지고 있다.[153]

3.5.1. 역사물로서의 숙명

이런 류의 작품을 옹호하는 여론은 대부분 "작품은 작품으로 봐야지 역사 따질 거면 역사서 봐라" 인데 킹덤이 비판받는 이유는 단순히 실제 역사와 다르기 때문이 아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라면 애초에 육대장군 제도나 대장군 혼자서 다 해먹고 강외가 혈혈단신으로 수백명을 썰어댈 때부터 하차 행렬이 이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비판하는 여론은 관련 커뮤니티에 잘 없는 편인데 그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과거를 다루는 창작물인만큼 역사 왜곡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대체역사물이나 퓨전 사극을 보면 알겠지만 그 미숙한 오류들이 사소하게 보일 정도로 작품이 재미있느냐가 더 큰 문제다. 그러나 왕기의 최후와 산양전을 비롯한 과거의 매력적인 에피소드에 비해 크게 낙후된 조잡한 캐릭터성과 스토리. 그리고 연전연패만 하는 이목과 조나라를 억지로 띄워주는 등 작가 하라 야스히사는 많은 오류와 실수를 범하며 본작은 과거의 영광을 잃고 재미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종종 작중에서 사기의 기록을 첨부하며 실제 역사와 다르게 전개시키는 작가의 행위도 '기록이 부실한 부분을 채우는 작가의 재치라는 장점이 사라지고 지금 와서는 부실한 스토리를 뒤늦게 정당화시키는 변명거리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된 것. 즉, 재미가 있으면 재치가 되는 거고 재미가 없으면 왜곡이 되는 것이 역사물의 숙명. 상술했듯이 실제 역사와 비교하자면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범벅이 되어있지만 초중반부에는 재밌었으니 그 부분을 진지하게 따지는 사람은 잘 없었듯이 말이다. 결국 킹덤의 역사 왜곡 논란의 진짜 문제는 작품이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만약 만화 묵공처럼 시대적 배경만 따온 다른 작품이거나 달인전처럼 아예 기록 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 그려나가는 이야기라는 컨셉이라면 이목이 연패하면서 찬양 받아도 문제가 없다. 예로 든 만화 묵공에서는 명장 왕전을 추한 살인마로 그려냈지만 이에 대한 비난은 없다. 작품의 컨셉이 왕전을 중요하게 그리지 않고 또 보는 이들이 그렇게 느끼도록 전개해서 그러하다. 요지는 역사 재현을 어색하게 하는 '척' 해서 문제다. 상술한 두 작품의 예시처럼 아무리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뒤틀어놔도 작품의 컨셉에 맞춰 요소요소를 잘 배치하면 저절로 역사 재현 문제는 덮어지기 마련이다. 아예 실제 역사와 별도의 세계관처럼 보이게, 혹은 독자가 역사 재현성에 신경도 못 쓸 정도로 작품 내적인 전개를 흥미진진하게 썼다면 역사 재현 관련 지적은 그나마 덜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시황본기를 비롯해 큰 사건을 적은 기록물을 언급하며 역사의 줄기를 따라가도록 한 시점에서 작가의 자업자득이다. 잘 다루면 전성기 시절처럼 미숙한 오류는 넘겨졌겠지만[154] 기량이 하락하니 부족한 밑천이 드러나 받지 않아도 될 역사 관련 지적마저 받게 되고 있다.

요컨데 처음부터 작품의 컨셉을 역사와 상관없도록 잘 잡던지. 아니면 역사를 일부 따르되 독자적인 각색을 전개에 흥미롭게 끼워맞추던지 둘 중 하나여야 하는데, 작품의 전성기 시절에는 후자의 경우를 잘 따르다가 어느 순간부터 기량 하락으로 인해 둘 다 안 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

결국 역사 문제도 어떻게 흥미롭게 잘 다루느냐의 문제일 뿐 역시 기록과 다르다고 무조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3.5.2. 환기의 기군망상

파일:환기의 기군망상.jpg [155]
환기: 침략을 시작한 건 너잖아. 즉 지금 이 세상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건 바로 너라고, 진왕.
흑앵: 그래. 전쟁을 시작한 건 너야. 죽은 자들의 책임도 너한테 있어. 너야말로 천하제일 살인자야. 그런 주제에 두목한테 이러니 저러니....
킹덤 699화 『수급의 수』
호첩전이 마무리되고 환기가 고문당해 죽은 뇌토의 복수로 포로 10만을 참수하자 진왕(영정)은 몸소 수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156] 최전선에 왕림하여 환기의 악행을 문책한다. 그런데 환기는 왕을 상대로 거만하게 책상에 다리를 꼬고 앉은 채로 맞이했다. 다시 말하지만 일국의 왕이 왔는데 신하가 예를 표하기는커녕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왕을 접견한 것이다. 이에 분노하는 창문군이 역정을 내자 창문군을 진정시키며 환기가 그런 놈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 문제 없다고 넘기는데 몹시 이상한 상황이다. 청나라 건륭제만 되더라도 환기군은 전원 찢기고 환기군 영지의 백성들마저도 대규모 처형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인데, 현재 상황은 중국사에서 가장 가혹하기로 유명한 진시황앞에서 벌어진 사건이다.[157][158]

영정이 집권 초기처럼 왕권이 약한 것이라면 모를까[159][160][161] 그렇지도 않은데 왜 이런 무례함을 그냥 넘기는지 독자들로선 납득이 갈 수가 없다. 당장 이 시기 영정은 여불위와 후궁 세력을 진압하면서 왕권이 크게 강해진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왕이 친히 왔는데도 자리에 앉아 거만하게 다리나 꼬면서 반말을 지껄이고, 일개 부장에 지나지 않는 흑앵이 왕의 말에 토를 단다? 당장에 불경죄를 물어 작위 해제는 물론이고 참수도 가능하다. 지휘관인 환기는 왕을 능멸했고 고위 장교인 흑앵은 칼을 뽑아들면서 위협을 했기 때문에 환기군 전체를 반란군으로 규정하고 토벌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환기군 장수들은 땀 뻘뻘 흘리며 필사적으로 변명하는 마론 빼고 영정에게 시종일관 무례한 태도를 유지한다. 망탁조의로 유명한 동탁이나 조조마저도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황제를 무시하지는 못했으며, 동탁은 선을 몇번 넘었다가 제후들에게 토벌당했고 조조 또한 역사에 두고두고 까이는 역적이 되어버렸다. 만일에 용서한다 쳐도 왕에게 칼을 뽑고 들이댄 흑앵만큼은 반드시 죄를 묻는 게 이치에 맞으며 공을 생각해서 관대하게 대해도 참수가 가장 가벼운 벌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왕권이 무시당하여 권위가 실추 당하는 일이 일어났음에도 영정은 마론의 말도 안 되는 변명[162] 및 호첩군을 격파한 공을 봐서 그냥 넘어간다. 다시 말하지만 아무런 처벌 없이 그냥 넘어갔다. 애당초 육대장군의 필두라던 백기는 모함을 받자 병을 핑계로 지휘를 거부하다가 격노한 소양왕이 자결을 명해서 죽었다. 진나라 최고의 명장인 백기조차 최후가 이랬는데 쌓은 공적에서 감히 비벼볼 수도 없는 환기 따위가 진왕을 면전에서 대놓고 업신여긴다? 만일에 환기가 실제로 저랬다면 일단 병사들 및 부장들부터가 살아남기 위해서 보는 앞에서 바로 환기를 체포하고 왕의 명을 기다리는 게 현실에 더 부합하다. 보고만 있어도 반역의 죄를 물을수 있고 전원 참수에 9족이 멸해질 사안이다. 사실 참수가 가장 관대한 처벌로 능지처참 및 효수, 거열형, 요참형 등 군주를 능욕한 댓가는 실제 역사상 본보기 목적으로 엄청나게 가혹했다.

사실 환기와 영정의 대립은 흑양 전투에서 이신과 환기의 대립의 연장선이기에 언젠가 일어날 일이었다. 육대장군을 임명할 때도 환기는 영정에게 일일이 태클을 걸며 무례한 태도를 보여오긴 했다. 그렇지만 왕이 친림했는데 기본적인 예도 지키지 않는 것은 왕정 시대라면 생각하기 어려운 비현설적인 일이다. 왕정시대에 절대왕권을 구축한 왕에게 대든다는 것은 자기만 죽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자기 일가, 부하, 관련된 문무대신들을 전부 가장 가혹하게 죽여달라는 행동과 다름이 없다. 게다가 환기는 잔혹하고 무례하게 표현되지만, 부장 시절에 자기가 모시던 몽오한테는 예의를 지키고 몽오의 죽음에도 잔혹하지만 자기 나름 조의를 표현하는 등 최소한의 인지 능력은 지니고 있었다. 몽오의 부장이던 시절에는 몽오에게 존댓말을 했는데 군주인 영정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전쟁에서 수많은 공을 세워 논공행상을 하면서 궁으로 자주 불려가 아무리 도적 출신이라 하더라도 의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텐데 상식 외의 행동거지로 크게 비판을 받고 있다. 굳이 환기가 삐딱선 타는 모습을 묘사하고 싶었다면, 해당 패러디처럼 오히려 예의를 차리면서 침칙하게 할 말은 하는 모습이 환기의 캐릭터성에 더욱 부합할 것이다.[163] 저렇게 논리적으로 대답한다 한들, 괘씸죄로 반드시 숙청당한 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항우가 초인목후이관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해당 대신을 삶아죽인 것이 바로 저 시대이다.

게다가 상술한 현실적인 요소 외에도 작품 내적으로도 문제가 생기는데, 바로 환기의 캐릭터 붕괴이다. 환기는 첫 출현부터 지금까지 남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잔혹함과 기행을 통해 항상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이 다른 장수들과는 차별화되는 실력있는 빌런이라는 환기만의 독특한 캐릭터성이다. 그런데 해당 에피소드에서 환기는 유치함과 무례함만 돋보였고 아무런 결과도 이유도 없었다. 애초에 왕정 시대에 왕에게 저런 행동을 취한 다는 것 자체가 무슨 이유로 해명 가능하겠느냐만.

작품 외적으로는 실제 역사처럼 환기가 이목에게 패배할 때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는 이유가 있어서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해도 환기가 받은 관대한 처분은 이해하기 어렵다. 최소 육대장군의 지위를 박탈하거나 그에 필적하는 처벌이 있었어야 했다. 다만 실제 역사를 반영했다면 병권을 가진 자의 군주 능욕죄는 무조건 반역으로 간주되며 작위박탈이 아닌 본인에게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온갖 잔혹한 처형이 기다리고 있으며, 관련된 인간 또한 전원 가장 끔찍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사실 왕기도 영정에게 칼을 들이대거나 대답을 잘못하면 보검이 용서치 않는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 또한 추후 왕기군을 전원 처형하고 왕씨 일족을 전부 멸족시켜도 할말이 없는 짓이며 이는 중국 왕조 어떤 시대에도 통용되는 법칙이다. 심지어 현대의 중화인민공화국 시진핑 주석을 중국 국내에서 공개적으로 능욕하거나 비판하면 중국에서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갈 수가 없다.

요약하자면 그냥 판타지 소년만화에서 나와도 어이 없을만한 장면이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역사 만화라는 점에서 너무나도 현실성이 없다. 하다못해 진시황에게 이와 유사한 일화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실제 역사상 영정의 행보로 미루어볼 때, 환기와 그 직속군은 몰살당하고도 남았다. 실제 역사상이면 환기는 당연히 9족이 멸해지고, 그 장수들의 9족도 살아남기 힘들었으며 병사들은 전원 몰살, 환기와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장수들마저도 죄다 숙청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조나라를 멸망시키고 한단으로 돌아온 영정이 인질 시절에 자신을 괴롭힌 이들을 찾아내 학살한 기록이 있다. 더군다나 진시황은 명나라 황제 주원장과 더불어서 신하들을 가장 자비없이 숙청한 황제로서 유명하다.[164] 한고조 유방도 숙청이 잦았지만 진시황이나 주원장만 못하고, 이 정도 관용을 보여준 건 송나라 초대 황제 조광윤 정도가 가능하나 조광윤도 황제가 된 이후에는 저 정도의 무례는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만화에서는 영정을 제 2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성품을 명군으로 변형시켜놨기 때문에 이럴 가능성은 없다. 더구나 이후 황제로 군림하며 자신의 입지를 역사에 공고히 남기고자 한 진시황[165]이 왕정 시대를 정면에서 거스르는 행위를 어물쩍 넘어간다는 것이 위화감이 들 수밖에 없다.

작가의 중국문화 및 역사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가 너무 부족한 장면으로, 일단 춘추전국시대부터도 왕을 제치고, 대(大)나 천(天)이라는 글자를 넣을 수조차 없었다. 삼대천이라는 명칭 자체가 반역의 의도가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만일에 사소한 명칭이라도 왕이나 황제 대신에 천자를 넣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중국 역사상 어느 시대에도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될 수 있는 사안이고 9족이 멸해질 사안이었다. 위나라의 화룡칠사 또한 마찬가지인데, 애초에 중국에서 용이란 단어가 황실을 지칭해왔음을 생각해본다면, 황제가 이런 명칭을 직접 지어 하사하는 특례를 내리지 않는 이상 이딴 식의 명칭을 잘못 달면 그대로 멸문지화를 당하게 된다. 피휘, 문자의 옥 같은 문화가 있었던 중국 역사에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묘사인 것이다. 육대장군 또한 왕이 절대로 이 정도 지위를 무관들에게 마구 하사하지 않는다. 황제는 병권을 지닌 신하를 신뢰도 하지만 가장 경계하며 두려워한다. 손권이 그렇게나 육손을 들들볶고 못살게 한 게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그나마 비슷한 일이 후대에 있었다면 그것이 바로 중국 역사 최고의 막장시기였던 팔왕의 난이었다. 아무리 무능한 왕이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제거하거나 제껴버리면 결국 그 정권은 오래 가지 못했음을 수 많은 중국역사상 왕조가 증명했으며 현대의 마오쩌뚱 마저도, 신해혁명 이후 청의 마지막 황제 푸이를 죽이라는 수많은 내외부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같이하고 사진을 박음으로서 절대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166]

최근 69권이 국내 정식 발간되면서 작가의 후기를 통해 환기의 상세한 캐릭터 설정과 뒷이야기에 대해 밝혀졌다. 문제는 그 후기가 즉흥으로 그렸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일부 팬덤에서 '그럼 그렇지' 라는 조롱 석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성기 시절부터 부각되어 온 주인공 세력의 주역인 환기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까지 다른 사람도 아닌, 작가 본인이 무슨 생각으로 왜 저렇게 행동했는지 몰랐다는 소리다. 돌연 왕 앞에서 뻗대면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 이유를 '애초에 작가 스스로도 어떤 캐릭터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 했기 때문에 환기를 제어할 수 없었다 ' 고 해석하면 말이 된다. 저 후기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보면 '그만큼 개성있고 통통 튀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어떻게 마무리지을지 고민되었다' 라는 의미일 수 있겠지만, 오히려 상기한 기군망상 사건으로 인해 '환기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결국 그럴듯한 이유과 결과물이 있다' 는 실력 있는 빌런으로서의 개성이 없어진 건 아이러니하다 할 수 있다.

3.5.3. 이목의 권신화와 왕권 능욕

호첩: 게다가 역시 이목 님을 구해야 한다. 그분을 잃으면 조는 끝난다.
전령: 마, 마남자 님도 돌아와 힘을 빌려달라고......
순수수: 왕을 죽여서라도 이목 님을 살린다.
킹덤 640화 『나라의 주축』
원환: 이목 님이 북부의 '주인'으로서 통치하시던 때가 흉노 피해가 제일 적었으며 북부가 번영했던 시절. (중략) 모두가 마음에 새겼습니다. 이목 님이야말로 우리 북부의 최고 통치자임을. '의안'도 '번오'도 다른 크고 작은 성도 북부는 모두 이목 님과 함께하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중략)
순수수: 그러니까 말했잖아. 이목 님은 '왕'의 자질을 가진 분이라고.
킹덤 715화 『예측한 싸움』
공손룡 : 폐하께서는 한 번 고집을 피우면 누구의 의견도 듣지 않으시거든. 진이 '약점'을 찔렀군요.
이목 : 역시 여씨조왕[167]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요.
춘평군 납치 사건 당시의 발언

일본 서브컬쳐 특유의 '왕권을 정면에서 무시하는' 클리셰가 불러온 또다른 참사. 위 명대사(?)들이 대표적이다.

이목 일파는 도양왕의 죽음과 유목왕의 즉위라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조나라의 태자로 사흘 만에 왕좌에서 쫓겨난 조가를 자신들의 영역에 모셔뒀다. 즉, 이목은 언제든지 분조를 세울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해둔 것이다.[168] 왕위는 맏이 상속이 일반적인데 조천은 그런 관습법 속에서 형인 조가를 재치고 선왕의 유훈 덕분에 왕이 되었다. 그러면 당연히 형님을 빼돌려 둔 이목은 유목왕 입장에서 자신의 정치적 약점을 쥔 정적이자 국정을 전횡하는 권신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유목왕 본인은 '이목이 오래 지켜줘야 내 쾌락도 오래간다' 라고 발언하고 곽개의 보고를 받으며 궁녀를 희롱하는 등 부왕을 연상케하는 극단적인 쾌락주의자라 자세한 정치 논리나 은원관계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듯 하다.(…)

심지어 순수수는 대놓고 이목에게 조가 대신 이목이 왕이 되라고 진언한 바 있으며, 나중에는 이목이 '왕'의 자질이 있다고 한다. 의안군 장수 원환도 이목이야말로 진정한 북부의 지배자 운운하며 이목을 띄어주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태클은 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껏해야 왕이 되라고 하는 순수수의 말에 이목이 자기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거절하는 것 정도. 현왕인 유목왕은 물론이요 자기들이 모셔놓은 조가마저 무시하는 발언이다.

당장 작중에서도 여불위가 애나라 소동을 틈타 반란을 일으킨 선례가 있다. 이 전과 때문에 여불위가 자숙 중인 영지에 식객이 모여든다는 사실만으로 진나라 조정이 경계하며 끝내 죽여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대두됐다. 딱히 뭔가 직접 꾸미지 않았고 그저 사람이 모인다는 것만으로 말이다.[169] 이것이 역적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권신을 향한 매우 상식적인 반응이다. 그런데 이목은 왕손을 옹립 및 납치하는 친위 쿠데타를 꾸몄는데 국내외와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고 찬양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실제로 여불위가 합종군전 이후로 호시탐탐 옥좌를 노리는 흑막이었지만, 공식적으로 적용된 혐의는 왕후에게 역적 노애를 소개시켜줬다는 사실이었다. 본인 스스로가 역모의 중심이 아닌, 간접적인 연루만으로 그렇게 극도로 경계를 받았다. 하지만 이목은 그보다 훨씬 눈에 띄는 반란 수괴라는 전과가 있으면서 조나라 국내에서는 경계는커녕 찬양일색만 받고 있다. 물론 이목과 여불위는 자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지만, 중요한 건 반란을 도모했던 전과가 있는 중신이 경계의 눈길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170][171]

잠시 시계를 과거로 돌려보자. 연나라에서 연왕 쾌가 옛날의 제 도당씨와 제 유우씨를 본받는다하여 총애하던 재상이었던 자지(子之)에게 왕위를 넘기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연하게도 태자였던 희평이 이에 빡돌아서 자지와의 내란이 터졌다. 또한 조나라 무령왕은 장자를 폐하고 후처의 아들을 왕으로 세웠다. 이때 무령왕은 장자에게 미안한 나머지 나라를 반으로 쪼개 나눠줄 생각까지 했지만, 전국사군자 평원군 등이 반대해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장자를 지지하던 불만세력과 새 왕을 지지하는 세력 사이의 알력은 내란으로 이어졌고 무령왕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으니 바로 조나라의 사구정변인데 이게 약 60년 전 조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이목이 또 같은 우행을 범한다? 변명할 여지가 없이 역모를 노리고 한 짓이다. 깜빡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목의 행태가 옹호 불가능한 전례가 또 있다. 바로 전국사군자 신릉군 맹상군이다. 신릉군 위무기는 위왕의 이복형제였으며 맹상군 전문 또한 국성을 쓰는 왕족의 일원이자 온 천하에 명성이 자자한 권세가다. 하지만 이들조차도 끝내 왕권 앞에선 꼼짝도 못 했다. 신릉군은 말년에 안희왕에게 권력을 빼앗긴 채 죽었고 맹상군도 제민왕의 숙청을 피해 위나라로 망명해야 했다. 킹덤에서도 알아주는 전국사군자도 그랬는데 졸전과 추한 변명만 거듭하는 졸장 이목 따위가 감히 왕족인 저 둘보다 뭐가 나은 게 있다고 역적질을 옹호받을 수 있을까?

그나마 옹호를 하자면 그만큼 대단한 분이라는 비유라는 정도지만, 아무리 유능해봤자 결국 이목은 이씨 성을 가진 신하이고, 조가는 국성을 쓰는 왕손이라는 기초적인 상식으로 반박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역사나 고전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금방 떠올리겠지만, 현 상황에서 이목을 띄우고 싶다면 안성맞춤인 표현이 따로 있다. 바로 주나라 개국공신 가운데 한 사람인 주공이지 아무리 비유라도 왕이라는 표현을 쓸 수도 없고 써도 안 된다.[172]

물론 이들의 수장인 이목은 이런 불온한 분위기를 알고 있고 그럴 일 없다고 거절했다.[173] 작가의 의도는 이목이 부하들이 찬탈을 권유하고 찬탈이 가능한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의를 지키는 충신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조가를 이목이 직접 옹위한 시점에서 전혀 설득력 없다. 반란까지는 어떻게든 자신들만이 조나라를 구원할 수 있다는, 오만한 구국의 결단이라고 포장할 수 있다. 역사상으로 이목이 끝내 환기에게 승리를 거두니까. 그러나 순수수의 저 발언과 이에 동의하는 일파의 분위기. 그리고 왕손 납치 건은 빼도 박도 못 하는 역모의 씨앗이다. 이쯤 되면 이목 일당의 끝없는 숭배는 사실 이목을 실각시키기 위한 고의 트롤링이 아닌지 의심해야 할 지경이다.

만약 역사대로 이목이 끝내 처형당하는 결론이 되더라도, 이건 간신 곽개의 모함 때문이 아니라 왕권을 정면에서 위협하는 반역죄인을 참수한 것이니 당연한 처분이라는 흐름이 된다. 작가가 이목을 띄워주고 싶은 건지 반역 죄인으로 깎아내리고 싶은 건지 도저히 구분이 안 가는 연출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왕실의 적장손을, 그것도 내전까지 일으켜가며 빼돌리고 30만 대군을 자체적으로 동원하는 권신을 고금동서 그 어느 왕조도 좌시할 리가 없다. 호첩의 졸전으로 이목이 재기용되면서 저 문제가 유야무야 넘어간 것도 역사적 측면에서도 말이 안 되고 개연성, 핍진성을 죄다 밥 말아먹은 일이다. 거기다 제 3자인 몽념조차 이목의 참수 예정 소식에 대해 불쌍한 사람이라고 동정하는 등 열국 전체가 이목을 찬양하지 못 해 안달이 난 모습을 보인다.(…) 그나마 이 작품에서 이목의 행태를 경계하는 건 곽개가 유일하다.구국의 매국노 갓개님

애초에 신하가 왕실의 맏이를 납치했다는 것부터가 '나는(우리는) 이제 현왕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왕세자를 명분으로 내세워 멸망이 코앞인 이런 상황에서 딴 살림차리겠다' 라는 전방위적 선전포고다. 그렇게 적장자를 옹위하는 친위 쿠데타를 스스로 주도해놓고, 성공시키지도 못 했으며 3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이딴게 정치력92 지력100? 그러면서 '곽개가 우리에게 숙여줄테니 은둔하자' 라며 자신들을 되려 미래를 위한 대국적인 결단을 내렸지만 아쉽게 실패한 충신처럼 정신 승리를 시전했다.

이건 조가가 하는 역할이 전무한 탓도 있다. 이목이 역적이 되어서까지 조가를 호종한 이유는 그만이 이 상황을 타계할 유일한 왕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권을 잡자마자 바로 실각해 도주한 것이 지금까지 조가가 보인 모습의 전부다. 국운에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는 아버지나 동생보다는 나라를 걱정하고 명사들을 재신임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 명군의 성품임은 확실하지만 그런 암시와는 별개로 실제로 그 야망을 옥좌에서 보여줄 틈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런 모습에서 독자들이 자연스레 선왕과 현왕의 모습과 비교하며 굳이 반란까지 벌여가며 호종할 이유가 있었나하는 의문을 자아내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는 이목의 반란에 대한 정당성에 의문을 품는 길로 이어진다.

명량 대접에 대한 비유
하라의 임진왜란[174]
3.5.3.1. 조나라 국내 군벌세력화
지 아가 : 아니다. 이 곳은 청가다. 조나라가 아니다.
칸 사로 : 타인의 전쟁으로 피가 흐르게 될 겁니다. 성주.
사마상 : 청가는 우리들의 "나라" 다. 우리들의 손으로 만들어낸 나라다. 그 청가가 이른바 "타인의 전쟁" 에 가담한 것은(후략)
790화. 멸망 직전 조나라에 대한 청가성 인물들의 인식.
모공과 설공 두 사람이 와서 위공자( 신릉군)를 만나 말했다.
“공자께서 조나라에서 중하게 여겨지고 제후들에게 이름을 떨친 이유는 단지 위나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진나라가 위나라를 공격하여 위나라가 위급해졌는데도 공자는 근심하지 않으니, 진나라가 대량 땅을 무찌르고 선왕의 종묘를 폐허로 만든다면 공자께서는 무슨 면목으로 천하에 나서렵니까?”[175]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공자의 얼굴빛이 변하더니, 수레를 준비시키고 위나라로 돌아가서 위나라를 구했다.
사기열전(史記列傳) 위공자(신릉군)열전(魏公子列傳)
이목 : 지금 청가의 행복은 그 타인의 비명에 의해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걸 청가의 정신이라고 해도 좋은 것입니까? 여러분은 본인들만 괜찮다면 남들은 상관 없다는 삶을 계속 선택할 겁니까?(중략) 그걸 막을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남일이라며 계속 눈을 돌리는 것은 어두운 판단 아닙니까? 그러고도 그것이 청가의 정신이라고 한다면 청가는 어디에도 연관되지 못 하고 누구에게도 존경받지 못 하고 평화로운 그대로 조용히 멸망하면 됩니다.
791화. 청가성에서 펼친 이목의 연설 내용 中

상단 항목과 일맥상통하는 문제점이다. 우두머리인 사마상을 필두로 한 청가성의 인물들이 자신들이 속해있는 대놓고 조나라를 무시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한단군이 다가오면 공격하겠다며 역심을 숨기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176] 고국이 멸운에 매달려있는데 자신의 고장과는 전혀 관련없는 '타인의 전쟁' 이라고 부르며 마치 다른 나라처럼 인식하고 있다.

이 상황을 킹덤 세계관의 고유의 설정을 통해 바라보면, 육대장군과 삼대천을 위시한 지방 군벌화를 조정에서 공식적으로 권장할 정도로 중앙집권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통해 전국시대 특유의 군벌화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비단 대장군들 뿐만이 아니라 리안 태수 기혜를 필두로 한 지방 군벌들도 마찬가지.[177][178] 하지만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목, 사마상 등 조나라 군벌들의 태도는 훌륭한 역적 세력이다.

그 증거를 다름 아닌 작가가 제시한 바가 있는데 애나라 반란 사건과 제왕 건의 방문 사건이다. 이사가 애나라 사태에 대해 작중에서 논평하기를 ' 삼가분진 시절처럼 아직 확고한 체제가 없던 혼란의 시절도 아니고, 7강 체제가 자리잡은 현대에 우리 진나라에서 독립 국가가 떨어져 나오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라며 크게 분개했다. 또한 제왕 건이 진나라 요리에 대해 '이것들이 조나라 요리로 변한다면?" 이라며 하문하자 이에 진나라 신하가 "그건 용납할 수 없다." 라며 대답했다. 이 장면들은 킹덤 세계관에서도 중앙의 통치와 국가관의 개념이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장면이다. 이는 비단 역사적인 상식일 뿐만이 아니라 킹덤 세계관 내 설정으로만 따져도 똑같이 말이 안 된다는 증거이다. 작중 강조되는 지역색이나 군벌 설정과는 별개로 칭왕과 독립국을 노골적으로 선포하면 용납할 수 없기란 킹덤 세계관 내에서도 당연히 마찬가지인 것이다.

또한 앞선 『사기』의 신릉군열전에서 나오는 예시처럼 일개 지방 군벌이 감히 중앙 조정의 존재를 따위로 여기는 그림도 위화감이 심하다. 청가성 인물들이 보여주는 역심(逆心)은 '수도 코앞을 빼앗긴 멸국의 위기라는 초 긴장 상태를 수 년동안 유지하다보니 슬슬 생존의 위협을 떠올리며 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고 가정하면 그건 역사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청가의 망상은 둘째 치고 조나라가 멸망하면 그 다음 차례는 당연히 안문과 청가다. 그러나 입술에 덮힌 이빨 격인 자칭 독립국 청가의 지도층은 입술 격인 조나라가 뜯겨나가던지 말던지 아무튼 남의 사정이라며 시니컬한 태도로 대하는데 이는 굉장히 안일하고 1차원적이다. 배우지 못 한 청가의 유민들도 아니고 지도층이 저런 사고 방식으로 외교를 하는 것은 무척 의아한 일이다.

이를 보완하려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혜가 통치하는 리안의 백성들은 어째서 윗사람들을 그토록 따르는가? 에 대한 서사로서 선대 태수에 관한 사연을 제시함으로서 그 애향심이 충분히 뒷받침된다. 그렇기 때문에 흑양에서 도주해도 애국과 애향 사이에서 고민 끝에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기혜라는 캐릭터만이 할 수 있는 행동과 그 이유를 보여줌으로서 개연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렇게 디테일을 살린다면 캐릭터 개인이 무책임한 것 뿐이지 작품의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건 아니다. 노애가 애나라를 세운 장면을 역적이라고 욕 먹지 않는 이유도 왕후를 향한 애착이 묘사된 덕분이다. 하지만 청가성 인물들은 앞선 예시들처럼 청가만의 지역적 정체성을 가지게 된 구체적인 사연을 보여주지 않고, 나라의 멸망을 수수방관하는 태도만 보여주니 문제점이 되었다.

이목은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어김없이 모순을 보여주었다. 그는 청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아도 괜찮냐고 꾸짖으며 연설하고 청가 사람들을 각성시킨다. 기본적인 순망치한의 이치도 모르는 이들을 향한 이목의 연설 내용 자체는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문제는 정작 화자인 이목 또한 본인 영지의 안전만 챙기고 다른 지역은 내팽개치거나 일부러 점령당하게 만드는 이상한 행보를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분명 겉만 보면 청가의 이기심을 저격하고 자긍심을 역설하는 좋은 말들인데, 작품 밖에서 볼 때는 자신의 모순을 스스로 저격하는 늬앙스가 강해져서 굉장히 우스워보인다.

이렇게 조나라 내 지방 군벌 놀음에 대한 묘사가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한단군을 출병시키지 않은 도양왕의 판단에 정당성이 더욱 실리게 되었다. 국내의 실력자들이 죄다 왕권을 업신여기는 제왕병자 놈들 뿐인데 이런 부패한 시스템에서 대체 어느 왕이 좋다고 유일한 호위사단을 내보낼지 의문이다.

3.6. 전쟁 미화 문제

파일:전쟁은 너희 때문이야.png
유동: 흑양을 빼앗길까 보냐! 침략자 놈이!
강외: 침략자가 아니야! 우리는...비신대다!
금모: 여긴 꼬맹이 놈들이 꿈을 쫓는 그런 곳이 아니다. 여긴 나라를 짊어지는 어른들의 전장이다. 경사님도, 악영도 마, 말로는 안 하더라도 많은 것을 짊어지고 싸우고 있었다. 그걸 네놈들 같은 꼬맹이놈들이 저, 전장에 꿈을 꾸는 네놈들 같은 녀석들이 있으니까 전쟁이 사라지질 않는 것이다!
하료초: 그건 아냐! 전쟁이 사라지지 않는 원인은 너희들 쪽이야!
위의 강외와 유동의 대화는 흑양 전투 와중에, 아래의 하료초의 어처구니 없는 망언은 주해평원 전투 막판(618화)에 나왔는데, 독자들로서는 굉장히 어처구니 없는 장면이다. 작중 진군은 중화통일이라는 목적 아래에 타국을 침략하는 침략군이고 조군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방위군이다. 그런데도 마치 전쟁을 일으킨 원인이 조나라에 있다는 것처럼 말하는 하료초의 태도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이 이론대로 풀이하면, 대동아 공영권은 일본이 서양 열강에게서 한국과 중국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라고도 해석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언어도단이다. 킹덤이 일본 만화이다 보니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온 것이 아닌가 우려스러운 점도 적지 않다. 금모와 하료초를 임진왜란으로 패러디 하면 정말 극우주의자 논리로 딱이기도 하고.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너희 조선때문이야! 오히려 하료초가 표공의 대사를 표절하여 그런대로 논리적인 반론을 하는 패러디도 있다. 하료초:패자의 하찮은 넋두리군![179] 서양권에서도 반응이 다를바가 없다.독일군:우린 침략군이 아니야 나치다!

조금 웃긴 점은 반대로 일본 현지에서는 진나라의 논리가 그야말로 티베트와 위구르를 탄압하는 중국공산당의 논리와 똑같다며, 작가가 친중파가 아니냐고 까인다. 하긴 배경이 중국이니

작가도 비판을 의식했는지 호첩전에서 악백공이 주인공에게 침략자라는 비판을 했고 주인공은 악백공의 비판을 부정하지 않았다. 작가가 이런 사상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육국멸망이라는 폭위를 떨치는 플롯이 필연적인 진나라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으니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의견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점에 대한 비난은 다른 문제점에 비해 적은 편. 작가의 사상 문제라기보다는 작중 인물의 침략 전쟁에 대한 태도가 너무 무책임하고 적반하장으로 연출해서 문제인 것이다.

현대와 달리 워낙 멸망과 전쟁이 흔했던 고대의 전국시대다. 최약체인 한나라조차도 과거에 정나라를 멸망시키고 진나라를 공격한 바 있고 능력있는 자가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국적을 바꾸는 등 힘이 전부인 시대였다. 그러니 이런 시대적 환경을 기반으로 일신의 출세를 위함이라거나 약육강식의 폭론을 내세워도 무방하다. 실제로 작중에서 왕분이 마남자에게 "역사 공부 좀 해라. 500년의 전란동안 해왔던 일을 지금도 하고 있다. 납득하지 못 할 거면 무력으로 말해라" 라고 단순명쾌한 폭론으로 상기한 예시가 사용된 예가 있다.

그런 식으로 받아치지 못 해 쌩뚱맞은 동문서답을, 그것도 비신대에서 머리가 좋기로 묘사된 강외와 하료초가 했다는 건 확실히 실망스러운 발언이다.[180][181] 더 나아가 전쟁의 근원을 너희에게 있다는 하료초의 적반하장은 자신은 승리의 전과만 취하고 그 후에 발생하는 책임은 적에게 돌리겠다는 모욕적인 발언처럼 보인다. 해당 논란도 그렇고 이 작품에서는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와 책임을 제대로 지려는 캐릭터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문제의 대사가 나올 킹덤 5기 애니메이션에서는 진격의 거인의 애니 결말처럼 문제의 대사가 삭제되거나 적절하게 수정되기를 바란 독자도 있었으나, 애니는 결국 원작 장면 그대로 내보냈다. #

3.6.1. 주인공 측의 미숙한 통일론

이신: '선악'이란 건 시점을 바꾸면 서로 뒤바뀌는 경우가 있거니와 사람의 내면에서도 변화를 일으켜서 바뀌는 경우도 있어. 그런 판에 '사람은 선인가 악인가'로 딱 잘라 구분하는 건 무리가 있지 않나?
한비자: 어,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마, 많은 학자들이 여, 연구하고 있어.
이신: 그렇게 쉽게 휙휙 바뀌는 불확실한 것보다 모든 사람들이 지니고 있으며 변하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잖아.
한비자: ......호, 호오. 서, 선악이 아니라 사, 사람에겐 그 외에 보, 보편적으로 중요한 게 있다고?
이신: 그래, 그렇고 말고. 좋은 녀석도, 나쁜 녀석도, 적도, 아군도 관계없이 모두 가지고 있지.
한비자: ......뭐, 뭐지? 그게.
이신: '생명'의 불과 '마음'의 불이야.
(중략)
이신: 그걸 모든 이가 저마다 가진 채 이를 악물고 힘껏 살아가고 있잖아. 그리고 전장에는 그 불을 최대한으로 불태우며 서로 부딪치고 죽으면 '생명'의 불은 꺼져버리지만 '마음'의 불은 다음 사람이 넘겨받아. 그리고 그건 아군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야. 사투를 벌인 적의 '마음'의 불도 넘겨받지. (중략) 그래. 불을 넘겨받고 자신의 불을 더욱 크게 키우는 거야.[182]
킹덤 760화 『변하지 않는 것』
과거에는 개맹[183]과 여불위의[184] 캐릭터성과 잘 조화된 대사처럼 주제 의식을 간접적으로 탁월하게 잘 녹아냈다. 그러나 지금처럼 '인간의 본성은 악하니까/선하니까 기대한다/하지 마라!' 라고 1차원적으로 대놓고 노골적으로 언급하면 어색하고 작위성이 생긴다.
법가의 대가로 유명한 한비[185]와 이신과의 대담에서 이신은 선악으로 딱 잘라 말할 수 없으며 진짜 본성은 마음을 이어받는 성화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승패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죽어나가는 전란의 시대에서 선대의 마음이 사라지지 않도록 짊어지고 후대가 이어서 바꾸어 간다는, 일종의 성화와 같다는 주장.[186] 이신은 이어 '인간에게 체념하지 않고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까 당신도 법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지 않느냐' 고 한비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이는 오래 전 영정이 여불위에게 내놓은 반론인 '그건 인간에 대한 체념이다. 인간의 본성은 빛이다.' 라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의미가 깊어도 독자들에게 온전히 와닿기에는 힘들다. 영정과 이신은 전쟁이 종식된 밝고 희망찬 비전을 떳떳하게 제시하고 있는데, 그 방법론로 작품 내내 꾸준히 제시되어 온 것이 '무력을 통해 강제로 모든 국경을 철폐하여 소속감을 희석시키고 율법으로 질서를 새로 세우면 난세가 종식되고 평화가 찾아온다' 이다. 이는 침략당하는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남은 후손들이 항구적 평화를 누릴테니 중화의 미래를 위해 댓가로 현재의 너희가 좀 죽어달라' 로 들릴테니 당연히 초강대국의 미치광이 갑질에 대한 공포와 저항 의식부터 들지 수긍할 수 있을리가 없다.평화(물리) 이런 이야기를 침략을 일삼는 진나라의 입장에서 하고 있다는 점이 이 항목의 쟁점이다.

원래 킹덤에서 말하는 마음의 불이란 이 난세에서 분투하는 작중 인물들이 각기 품고 있는 강렬한 캐릭터성을 의미했다. 예를 들어 미평의 형제 미도의 죽음과 왕기, 표공 등 거물의 죽음은 겉보기엔 신분이 다르니 격도 달라보이지만, 살아서 이대로 더 높이 올라가달라며 각자의 방식으로 주인공에게 자신의 인상을 주인공의 마음 속에 강렬하게 세기기는 똑같다. 특히 이런 연출이 가장 절정에 다다른 에피소드가 왕기의 최후였다.[187]

그런데 한비와 이사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 정도의 빌드업도 없었고, 더군더나 곧 멸망할 적국을 향해 이신이 대놓고 적의 마음의 불을 이어받겠어!! 라고 발언하는 건 부족하고 성의 없는 묘사다. '누구보다도 인간을 사랑하는 법가였던 그 녀석' 운운하며 슬퍼하는 이사를 통해 마음의 불을 이어받았다고 말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 어디에도 한비가 인간을 믿었던 법가였다는 묘사는 없다. 한비와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은 한비자(킹덤) 문서 참조.

요컨데 마음을 이어받는 것 자체는 원래 이런 작품이었으니 상관없다. 문제는 '어떤' 마음을 '어떻게' 이어받을 것이며 받는 사람이 '왜' 꼭 그 인물(주로 이신)이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묘사가 전무한 채 아무튼 이어받았다며 급조한 결과만 출력해낸다.[188] 기승전결이 아니라 '기'에서 갑자기 '결'로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그러니 독자의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주인공 측의 침략 전쟁이 정당화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자기들이 먼저 쳐들어가서 죽여놓고 죽인 상대의 마음을 이어받는다고?" 라며 중간 과정 없이 적을 몰살한다는 결말에 도달하는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킹덤 갤러리를 위시한 팬덤에서는 '인간은 빛' 이라는 대사를 점차 웃음벨로 취급하며 드립의 소재로 승화되어 가고 있다. #1 #2 #3 #4 #5 #6

제 아무리 정의롭고 대국적인 대의를 위해 분투하는 구세(救世)의 결단처럼 포장해도, 수십만 규모의 대량 살육을 동반하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평범한 감성을 가진 절대 다수의 피해자들. 그리고 역사적으로 통일 진나라는 오래가지 못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작품 밖의 독자들에게 이 주장이 마음에 닿기란 힘들다. 개맹이 이런 감성팔이 논지를 수년 전에 이미 논파했는데 작가의 논리는 이신의 정체된 정신적 성장처럼 '아군은 물론 적도 죽여서 적의 마음도 내가 받아간다' 는 주장만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이건 작가가 인물의 심리 묘사를 잘 조절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전쟁으로 고아가 되었지만 반대로 전쟁으로 기회를 잡아 벼락출세해 호령해보겠다는 단순하고 명쾌한 비전을 창문군에게 제시했는데 이게 무려 1화의 내용이다. 즉, 어차피 강제 침략의 첨병에 섰으니 침략 전쟁을 합리화하는 일은 제 2의 주인공인 영정이나 주역 급 문관 캐릭터들에게 오롯히 맡겨둔다. 그리고 주인공에게는 소년 만화 장르답게 보스들을 차례로 격파하는 일을 맡기면 된다. 장평의 생존자 만극처럼 폭론의 피해자들이 느낄 감정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차례대로 나와서 대적하는 모습을 보여야 주인공이 어떻게 이를 논파하고, 때론 꺾이며 성장할지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장군을 달고 난 후에는 그런 순차적인 소년만화 식 성장을 보여주는 스토리가 사라져서 아쉬운 부분이다. 즉, 소년만화 식 감수성 호소가 문제라기보다는 그걸 다루는 연출법의 문제.

811화에서도 이 모순은 해결되지 않았다. 한나라 남양성에서 비신대가 연회를 배풀자 한 현지인 장로가 진나라 군에게 살해당한 가족의 원한을 풀기 위해 이신에게 단검을 휘두르며 사보타주를 꾀하지만 손쉽게 막힌다. 이를 위로하고 무마할 생각으로 이신이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형태의 정복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189] 언제까지 과거의 원한에 주저 앉아 지낼 수 없으니 용기를 내야 한다는 건 맞고, 저 장로의 가족을 이신이 직접 능욕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신이 말한 대사 자체는 액면가만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대사를 하는 인물인 이신이 다름 아닌 진나라 패권주의의 선봉장이라는 점에서 기묘한 모순이 생긴다. 작중 진나라는 춘추오패나 미병회맹[190]과 같이 기존 질서를 존중한 형태의 어중간한 패권이 아니라, 모든 나라를 군사력에 의해 반발하는 이들을 죽이며 진나라 주도의 질서 하에 강제로 병합시키는 것이 목적인 패권주의국가다. 이런 나라에서 매번 밥 먹듯이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가는 이신 또한 똑같은 침략자이자 가해자의 입장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항상 공격자의 입장에서 상대를 죽이고 대장군이라는 이기적인 영광을 취하며 출세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191] 만약 이신이 아려가 지적한 것처럼[192] 자비를 배풀어준 현지인에 의해 전우가 테러를 당해 죽어 배신감을 뼈져리게 느끼거나, 혹은 역으로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 크게 잃어본 경험이 선행 되거나 아니면 공격보다는 수비 해야하는 입장에서 잃을 수 밖에 없는 전장만 겪어온 사람이 저런 말을 했을 때 더욱 설득력이 생기는 것이다. 저 장로의 가족을 이신이 직접 능욕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동안 전장에서 죽여온 열국의 백성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침략 전쟁의 선봉장으로서 침략자에게 가족이 당한 과거를 잊고 현재를 살라고 말하니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결국 침략 전쟁을 수십년동안 일삼아오는 패권주의 깡패국가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해결되기 힘든 숙명적인 단점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대로 침략 전쟁과 대량 학살을 통해 강제 통일은 시켜야겠는데 주인공의 입장과 논리를 정정당당한 소년만화 식 선역으로 설정하려 하니 독자들에게 자꾸만 작품 외적인 모순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3.7. 작품 외적인 비판

3.7.1. 정발판 오역 문제

한국 정발판의 경우, 초기부터 곳곳에서 오역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명이나 인명 등 고유명사 한자 독음에서 오역이 자주 나온다.

왕기와 환기는 왕의와 환의를 잘못 읽은 케이스이고[193], 가장 난감한 오역은 초기 발행분에 조나라 수도 '한단(邯鄲)'을 감단으로 읽어버렸는데, 그나마 이후 단행본에서는 한단으로 수정. 邯자가 땅 이름 '감'자가 맞긴 한데, 또 하나의 뜻이 있다는 게 문제다. 바로 한단에 한해서만 '조나라 서울 한'자다.[194]

그 외에도 부저를 전저로 읽거나, 몽오를 몽경으로, 옥봉대를 왕봉대로, 막야도를 막사도로, 아려를 아로로, 영황을 영봉이라고 읽는 등, 나중에 고쳐지긴 했지만 자잘한 오역들도 굉장히 많고, 지금도 나오고 있다. 확실히 인력의 부족인지 아님 한자를 제대로 읽지 않는 점의 문제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만, 700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런 오역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점은 독자들 중 일부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3.7.2. 불성실한 연재와 느린 전개속도

방심했더니 또 휴재네

일본에서 연재되는 만화 중 가장 어시스턴트를 많이 썼던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단행본 말미의 작가 후기에 여러 이름들이 나열되는 점을 보아서 말이다.

사실, 합종군 편(함곡관 전투, 최 전투 등)을 연재할 때까지만 해도 주간 연재를 했었는데, 2019년 이후부터는 작가가 건강상의 이유[195] 등을 들면서 그 시점부터 연재하고 있던 업 공략전(요양 전투, 주해평원 전투)부터 휴재가 다소 있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 19 등의 영향으로 인해 641화(신이 성씨(이(李)씨)를 받는 장면)와 648화(여불위의 퇴장) 이후에는 한 달 정도, 그 전후로도 가끔씩 1주 ~ 2주 정도 휴식기를 가지면서 연재를 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 연재 분이라 할 수 있는 십호성 전투와, 강례 에피소드 등에 들어서면서 2~3주 연재하고, 1~2주 휴재하는 등으로 연재 주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다행히 코지마 루리코와 헤어진 이후 호첩전에서는 연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듯하지만, 이후에 다시 연재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 적려성 독 우물 이 후 부터는 연재→휴재가 계속 반복되는 격주 연재가 일상이 되고 있다. 심지어 23년 2월에는 2주짜리 잡지 전체휴재 후 연재 한 번하고 다시 휴재라는, 주간 연재로 시작했지만 월간 연재로 전향한 듯한 경악스러운 연재 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잖아도 스토리 전개 속도가 굉장히 느린데 여기에 격주로 휴재를 남발하느라 더욱 느려졌다. 이게 어느 정도인가 하면 비하에서 31만으로 환기군 14만을 포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환기가 전사하기까지 무려 1년이나 걸렸다! 왕기가 죽을 때도 이 정도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얼마나 의미 없는 장면으로 질질 끌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196]

그 다음 전투인 번오전에 들어와서는 불필요한 내용 전개 및 늘어지기 문제가 심해졌다. 대표적으로 이목이 청가를 설득하는 회상에서 1화를 통쨰로 써버리거나 칸시로와 지아가의 과거 회상, 사릉과 창앙의 로맨스 전개 등 아무래도 좋을 엑스트라들의 질질 끌기로 인해 전개가 심히 늘어졌다. 여기에 휴재까지 밥 먹듯이 하고 있어 더더욱 심하게 체감된다. 그 외에도 점점 급이 낮아지는 전략[197]이나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는 주연들은 덤.[198]

이렇게 질질 끌다보니 어느덧 연재를 시작한지 18년 차가 되었다.[199] 작중 438화에서 언급된 '이 총력전의 공세 종말점은 15년이 한계' 라는 영정의 대사를 통해 작중에서도 통일 전쟁의 시발점을 실제 역사대로 업과 요양을 침공한 기원전 236년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기준으로 제나라가 항복한 221년까지 15년이 걸릴 것임이 확정적인데, 이는 작품의 총 연재 기간보다 짧다. 작품의 템포가 점점 늘어지고 휴재가 잦다보니 어느새 연재 기간이 실제 통일 전쟁 기간보다 길어지고 말았다. 심지어 나라 하나도 제대로 멸망시키지 못했다.

3.7.3. 작가의 불륜 논란

작가 하라 야스히사의 불륜 문제가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하라 야스히사 문서의 논란 항목 참조. 작품 외적인 부분이 왜 작품 평가 문서에서 거론되느냐 하면, 불륜 논란으로 이혼하던 시기가 마침 킹덤의 스토리 퀄리티가 하락하던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들어 일부 팬덤층에서는 전처가 스토리 작가를 해줬던 게 아니냐는 드립을 치며 합리적 의심을 하는 등 조롱거리로 삼고 있다.


[1] 특히 병량 공격을 당하면서 난민들을 역이용해 역으로 똑같이 병량 공격으로 되받아치는 장면이 마지막 하이라이트. [2] 킹덤을 오랜기간 본 독자들은 졸병들이 어느 정도의 임팩트로 썰려 나가냐에 따라 새로 소개된 무장의 전투력을 가늠할 수 있다. [3] 서로 마주선 병사들이 1:1로 맞부딪치게 되는 방진간의 전투에서 기마병으로 한쪽 끝을 찌르면 앞의 적만 상대하면 되던 것과 달리 옆에서도 공격을 받기 때문에 급격하게 무너지게 되는 식. [4] 사실, 『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그가 극도로 미워하던 한무제와 진시황을 동일시 여겼기에 사기는 진시황을 악으로 묘사하고 있다. 사실 굳이 개인적 사심이 아니더라도 한나라 자체가 진나라에 반역해서 일어난 나라이니 당연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고, 실제로 그럴만했다. 사마천이 평한 부분에서 응후와의 근심을 없애지 못했다며 같이 서술한 왕전과 함께 단점을 가졌다고 평했다. 다른 강도 높은 비판에 비해서 약한 것은 사실이나 이것을 통해 사마천의 사심이 많이 들어갔다고 평가하기엔 과한 면이 있다. [5] 다만, 만화에서는 여불위의 세력에 대항할 힘이 없다는 진시황의 판단에 따라 성교와 갈씨 세력의 반란을 아예 없던 걸로 발표했다. [6] 다만 따지고보면 노애의 자식을 살렸다는 부분은 위 사기의 내용인 노애의 일족을 모두 참했다는 내용을 왜곡한 것은 맞다. 또한 사기에 기록된 것이 간략하다고 어쩔수 없다고 하기엔 종이가 보급되지 않아서 죽간에 기록하던 당시 기록 방식을 생각하면 기록 자체를 간략히 하는 게 당연하기에 매우 위험한 접근이 될 수 있다. 당장 노애의 사건뿐 아니라 수많은 사건들이 대략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7] 순위야 애니화 버프를 새로 받은 작품들 때문에 그렇다 쳐도, 판매량이 40퍼센트가 넘게 감소하며 그야말로 최악의 성과를 얻었다. 2021년에 이 정도의 하락을 겪은 작품은 킹덤과 하이큐, 귀멸의 칼날이다. 그러나 애초에 나머지 둘은 이미 완결이 난 작품이다! 그 중 귀멸의 칼날은 완결 찍고 하락한 판매량이 2,900만부라 한창 연재중인 킹덤이 이제 막 완결난 작품과 비슷한 하락치를 보이는 건 문제가 많다는 증거다. 애니화 버프에 의한 피해라고 하기에도 이상한데 킹덤 애니 버전은 1,2기가 처참하게 망하고 오히려 2021년에 방영된 3기가 대흥행을 거두었다. 그런데도 그 시기에 저런 폭락을 겪은 것이다. [8] 2023년 9월부로 총 누적 판매량 부수 1억부 클럽 가입했다. 다만, 총 누적 판매량과는 별개로, 최고점인 20년에 비교해 3년동안 무려 61.13%나 폭락해 역대 최고치의 하락치를 기록했다. [9] 애초에 치우의 무무(武舞)를 비롯한 암살자 집단, 여성 무장 설정 등은 킹덤 세계관 독자 설정이며 판타지성이 강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설정에 대한 비난이 비교적 적은 이유는 이 때까지만 해도 강외의 존재는 성향이 저돌적인 이신이 죽지 않게 보호해주는 조력자로서의 느낌이 강했으며, 전쟁의 마무리나 결정타는 결국 주인공이나 그에 준하는 다른 대장군들에 의해 지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 그래도 비신대가 소년 만화식 집단이니 강외가 손 잡고 주인공에게 정신 차리라고 간절히 비는 장면만 썼어도 충분했고, 이런 장면은 장르 불문 소년 만화계열 작품에서 아주 흔하게 보이는 클리셰다. 굳이 '수명을 깎아서 나눠주는 부활의 금술' 같은 비현실적인 독자 설정을 급조할 이유가 없다. [10] 이것은 아마도 그가 과거에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어시스턴트 일하던 시절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평이 있다. 대조적인 점은,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나무랄데 없는 기본기 위에 해칭으로 묘사된 그림이라 깊이를 더해주지만, 하라 야스히사는 밑바탕이 되는 기본기 없이 겉치레 묘사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11] 참고로 몽무의 이 전법은 몽무가 생각해낸 게 아니라 위에서 일기토 시도의 비현실성을 지적한 창평군이 몽무에게 지시한 거다. 창적창 [12] 삼국지를 많이 본 독자라면 보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제갈량도 북벌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군량 및 보급이고 관도대전에서 원소군도 조조군의 기습으로 군량이 불타서 책임문제로 내분이 발생했다. [13] 정작 근대 이전의 소설 삼국지연의도 이렇게 심하게 일기토에 집착하지 않았는데 21세기의 만화가 그 이상으로 일기토에 집착하고 있다. [14] 상황묘사로 세 방향을 포위하고 있으며 남은 한 방향은 절벽이라 퇴로도 없는 상황에 병력차는 5배 이상이다... 결과는 양단화군 절반이 궤멸되었는데 반면 조군, 견융족도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유리한 상황에서도 지는데 그냥 정석대로 맞붙었다면 조군은 궤멸되었을 것이다... [15] 심지어 평지에서 벌어진 전투라 아무리 난전 중이라고 해도 이목이 군대를 이끌고 오는 걸 발견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텔레포트 썼다든가 어쌔신 이목이라는 개드립까지 나올 정도. [16] 후술하겠지만 환기도 지력에 의거해 계략을 쓰긴 한다. 다만 그건 보통은 먹히지도 않을 계략을 지력 96인 호첩이 멍청해서 먹힌거다. 결국 총대장을 노린다는 패턴은 똑같다. [17] 그나마 변호를 하자면 같은 적장 죽이기 전법이라도 캐릭터마다 다른 전략을 취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대장 사냥이었지만, 풍기를 죽인 왕기와 한군 대장을 죽인 환기, 마광을 죽인 이목의 방식이 각기 다른 모습이었던 것처럼.이목의 경우엔 억지지만 [18] 특히, 십호성 전투 부분(649화~661화)중화 최강의 대장군이라는 설정을 가졌던 한명이 과거에 만우나 천두운을 상대로 이기지 못했다던가, 육대장군을 무력으로 고생시켰던 란미박이 녹오미의 도움을 받고도 적을 못 이긴다거나, 무력 99의 몽무가 십호성의 일개 병사(물론 졸병은 아니라 만우를 예전부터 따르던 직속 병사들이었다.)에게 무력으로 막히는 말도 안되는 장면들이 나오고 있다. 참고로 만우의 무력은 97으로 몽무보다 낮다. 근데도 십호성 전투 내내 한 손으로 몽무를 갖고 놀았다. [19] 웃기는 건 사실 일본의 전쟁 시스템이야말로 가장 일기토를 조장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전쟁시에는 자기 등에 세로형 깃발을 달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자신이 공을 세웠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다. 게임 천지를 먹다 II에서 보면 적장을 쓰러뜨리고 나면 "敵將 XX 討ち取ったり!(적장 XX의 목을 베었다!)"라고 외치는 것이 바로 원래는 일본식 전투에서 온 것. 그런데도 전국시대쯤 되면 일본에서도 전투 자체는 개인의 무력보다는 전략전술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 또 다른 비판거리는 근성을 강조하는 비현실적인 장면들이다. 호첩전에서는 신병들이 갑옷을 착용한 채 얼추 최소 20m 높이의 절벽을 기어오르는 진풍경을 보여 준다. [21] 또 과장된 면에서 정점을 찍은 창인, 창담 활 형제가 나왔다. 아주 먼 거리를 정확히 활로 저격한다는 것의 비현실적인건 명궁이란 개념이 있다고 쳐도 문제는 동생인 창담인데 남들보다 큰 덩치에 극도로 분노하면 무지막지한 파워 샷을 쏴재껴 상대를 맞추면 레일건화살이 몸에 박히는 게 아니라 맞은 부위가 통째로 날아가는 연출을 보여준다....중화십궁이라고 불리는 강연도 초철방패를 뚫었긴 했다. [22] 해당 이미지는 의안 전투의 모습인데 조나라 안문군 31만 vs 진나라 환기군 14만의 구도로 그 차이는 2배를 훌쩍 넘는 17만명의 차이. 게다가 바로 이전 전투에서는 호첩군 24만 vs 환기군 8만으로 무려 3배 차이였다. [23] 이민족인 견융족 10만을 포함한다면, 확인 할 수 있는 병력으로만 조나라는 83만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24] 이민족인 견융족까지 합한다면 사상자수는 50만을 돌파한다! [25] 물론 공식 설정이 아닌 독자연구이기는 하나, 사상자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서 계산을 해도 이정도의 사상자수가 나온다! [26] 80만명을 기준으로 킹덤 세계관의 조나라는 하루에 무려 8천금에 달하는 군비를 소모한다는 얘기다. 춘추전국시대 기준 1금은 현대로 치면 대략 금 300g 가량인데 이 1g은 2023년 7월을 기준으로 8만원이다. 그럼 1금당 2,400만원으로 잡고 8천금을 곱하면 자그마치 1,900억원에 달하는 군비가 하루치 군비로 몇 년째 소모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더해 장성 공사 비용까지 합하면 도저히 그 국력이 가늠이 되지 않는, 문자 그대로 천조국이 강림한 셈이다. 물론 현대와 기원전 고대의 시세를 동등하게 계산할 수 없으니 이 수치는 재미로만 보자. [27] 참고로 작중 진나라는 애국 반란 때, 반란군이 함양에 다가서자 백성과 수뇌부 모두 공포와 혼란에 빠져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에 비해 조나라 백성들은 왕도권이 탈탈 털리고 10만명이 참수당해도 패닉은커녕 모두 의지를 불태우며 군에 입대하는 투철한 안보 의식을 지니고 있다. 여담이지만 실제 역사에서 장평대전 직후 왕의에게 한단이 포위당한 바가 있다. [28] 환기가 호첩을 쓰러뜨린 직후 신하들이 몽진에 대해 입을 담자 곽개가 '도망쳐봤자 패주하는 몸으로서 살아간다' 라며 일갈했다. 심중의 의도는 둘째치고 겉모습만 보면 훌륭한 충신의 표상. 더군더니 이 시기 곽개는 패전의 원흉인 이목과 그 파벌 없이도 진 육장 셋의 공격으로부터 6개월 동안 왕도권을 지켜냈다. 전임자가 말아먹어 나라가 사라질 위기에 급히 임명된 후임자가 제대로 된 인수인계 없이 막아낸 셈인데, 이는 당연히 후임자의 능력을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작중에서는 아무도 이 점을 언급하지 않고 주연 급 등장인물 모두가 이목만 찬양하지 곽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빡쳐서 나중에 이목 담글만 하네 [29] 지형이나 요새의 튼튼함을 비롯한 여러가지 요소의 유뮤에 따라서 이 이상의 규모도 필요할 수 있다. [30] 삼국지연의에서는 적벽대전 당시 유비-손권 연합과 조조군과의 실질적인 차이가 딱 이 정도였다. 이에 동오의 호족들이 항복을 주장할 정도로 중론이 모이지 못 했다. 17만 가량의 차이만으로도 일족의 안위부터 걱정한 것이다. 그런데 킹덤에서 진나라와 조나라의 차이는 기본이 2배 차이고 호첩전은 무려 3배 차이인데 양측 그 누구도 이 극심한 차이를 딱히 체감하지 못 한다. [31] 이러니 어딘가 아기공장이라도 있는 게 아니냐는 비웃음을 사고 있는 것이며, 특히, 그 특유의 폭풍물량에 마치 '사람이 아니라 저그를 보고 있는 거 같다.', '조나라 수도에 5해처리 돌아가는 중이냐', '저글링(병사) 울트라(장수)가 계속 나온다' 라는 조롱이 빗발치고 있다. 상식적인 인간의 성장 속도를 감안한다면 오히려 포자를 날려 번식하는 워해머 오크종족에 가깝거나 아니면 10만 제츠라던가 #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고 심지어 안문에서 궤멸시킨 흉노족의 생존자들을 노예로 삼아 번식한 게 아니냐는 드립도 있다. # [32] 장평대전 당시 조나라 사람들이 많이 죽은 것 자체는 분명한 팩트이다. 다만 45만은 과장이고 실제로는 약 10만 정도로 추측되고 있다. [33] 조조군 15~16만+ 형주군 7~8만 = 22만~24만 정도라고 한다. 유비군 + 손권군이 약 5만 정도로 추정된다. [34] 그럼에도 유비 손권 연합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형주군은 처음부터 전의가 낮았고 주력인 조조군은 물에서의 전투에 익숙하지 못했고 또, 습기가 많은 남중국에서 전염병에 시달렸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역계절풍의 존재를 몰랐기에 화공에 대비하지 못했고, 안 그래도 수전에서도 밀리고 전염병으로 사기가 꺾이던 군대는 화공을 당하자마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버린 것이었다. [35] 수십만명의 징병을 상시로 운용하기에는 기원전 고대 사회의 행정력으로는 현실적으로 힘드니 모병제가 기본 골자였다. 워낙 전쟁이 잦다보니 징병처럼 보이는 모병제가 되었을 뿐. 이신이 사감평원전에 출전할 때 조정에서 보병을 징집이 아니라 형식적이긴 해도 '모집' 하는 것도 이런 사회상을 반영한다. 물론 말이 좋아 모병이지 장비는 제각각이기도 하고, 600화 이 후로 조나라가 처한 상황은 멸망을 피하기 위한 총력전을 치르는 와중이라 당연히 징병제 상황이다.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전사한 인구는 곧 국가의 생산가능 인구가 증발했다는 말과 똑같다. [36] 참고로 맬서스 트랩을 깨트린 하버법은 1908년에서야 발견되었다. [37] 이마저도 전국시대 말기의 국삭빵 환경을 감안한 것으로, 통상적으론 전근대 환경상 2, 3천만 기준 0.5%가 현실적이다. [38] Colin McEvedy, Richard Jones 저, Atlas of World Population History(1978) [39] 순수 전투원 피해만 이정도다. 민간인 피해와, 진나라에 의하여 정복된 땅에 살던 인구까지 포함한다면 더 높아질 것이다. [40] 여담이지만 《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실제 역사에서 240명의 소년병이 갱살을 면했다고 전해진다. [41] 이상한 점은 비슷하게 병력 소요량이 급증했다던 마양전 때는 10만 규모의 긴급 징병을 잘만 했었다. 이 점을 근거로 삼아 마양전을 언급하며 "그 때는 수비전이고 조 북부 공략은 침략전이니 동원과 보급에 있어 후자가 더 어려운 상황이니 어렵다!" 라며 구체적으로 비교하며 언급했다면, 이는 맞는 말이니 진나라의 부족한 모습을 납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 하지만 작가는 이런 식으로 디테일을 챙기지 않고 있다. 진나라 조정 신료들은 "이런 상황을 유도한 '그 이목' 은 괴물이다" 라며 이목의 혜안을 칭송하는, 기승전 기습숭배하는 방향으로 결론 짓고 있을 뿐이다. [42] 몽오가 20만 군대를 이끌고 한나라 공략을 나선 틈을 타 조나라가 침공해 온 것이다. 물론 이조차도 조나라의 관계를 고려했다면 몽오의 군 규모를 줄여서 국방을 더 든든히 했어야 하는 게 합리적이긴 하다. [43] 이마저도 즉묵과 거의 순수 동원능력이라 보기 힘들 가능성이 있다. 제나라의 70여성이 단기간에 무너진 탓에 패잔병들을 일부 수습하여 즉묵과 거 두 성에 몰려든 결과물일테니까. [44] 왕의 총애를 받는 이신마저 갑옷도 없이 전장에 나설 정도로 열악한 상황으로 다른 비신대 병사들도 초반엔 갑옷도 없이 무기만 가지고 싸울 정도였다. 최근 연재분인 의안 전투를 보더라도 신참인 간두, 활 형제 등은 갑옷도 없이 전장에서 구른다. 이외에도 장교나 장군들을 보면 투구도 없이 싸우는 인물들이 부지기수. 다만 이건 진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전근대 시절 징집된 백성병들은 다 그랬다. 제대로 된 병장기를 일반 백성들이 구비해두고 있을리가 없으니 갑자기 징집당하면 호미나 도리깨 같은 농기구까지 들고 나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동서고금 막론하고 행정력과 재정의 한계 때문에 징집병 전원에게 피복류와 무기를 차려주는 짓은 고대, 중세는 물론이고 하물며 현대에도 못 하는 나라가 많은데 조나라는 그걸 해내고 있다. [45] 북부 지역의 잠재적 병력 31만+한단병 10만+주해평원 12만+순수수군 10만+호첩군 24만 [46] 현실에서는 진나라가 다른 육국과 국력에서 맞먹을 정도로 국력이 대단했다. 관중 지방은 나가기는 쉽지만 들어오기는 어려워서 방어하기 매우 손쉬운 지형이었기 때문이다. 초한쟁패기 시절 관중 땅을 차지한 한고제는 이 힘을 바탕으로 항우를 물리치는 게 가능했을 정도였고 심지어 항우는 진을 멸망시킨 이후로는 유방이 지키던 관중지방에 단 한번도 발을 들이지 못했다. 특히 다른 국가들은 국가의 체질 개혁을 위해 걸출한 인물이 뭔가를 이뤄놓아도 그게 후대까지 이어지지 못 했다. 반대로 진나라는 상앙의 개혁 정치가 상앙 본인이 왕의 미움을 받아 숙청된 뒤에도 후대에까지 폐지되지 않고 이어져 간 점이 주효했다. 이 후로도 이 관중 지방(장안 및 낙양)은 개봉으로 천도하는 송나라까지 중원의 중심으로 여겨졌다. [47] 현대의 척도로 약 100km [48] 군대는 먹어야 진격하는 법이다. 들가의 풀을 뜯어먹으면서 전쟁할 것도 아니고 전근대의 고된 농삿일과 이를 실어 나르는 일도 당연히 성인 남성 장정들이 전담할 일이다. [49] 물론 실제 전쟁에서 기록을 통해 알려진 규모는 어느 정도 과장된 면이 있고 또 기록할 때는 후방 보조병들까지 합산할 때도 있다. 이와 다르게 킹덤 속 조나라 군이 순수 전투원만 저 정도라고 한 것은 비하 대전의 31만 대군이 그 예시이다. 만약 그 31만이 비전투원까지 합한 수치라면 절체절명의 포위 상황처럼 연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게 전부 전투원이니까 이목군이 폼을 잡고 자만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그만한 규모의 기습 포위를 빠져나갈 리가 없었을테니. [50] 당장 최성 전투만 봐도 이론상의 숫자는 민병대 3만과 정예병 5천과 합종군 3만으로 단순 머릿수는 진나라 수비군이 더 많다. 하지만 실제 작중 전개를 보면 양단화와의 증원이 올 때까지 수세로 일관하며 처절하게 저항했다. 병단의 숙련도 차이는 그만큼 극심하다. 더군더나 이목도 안문군 사령관 시절에 딱 이런 식으로 성벽을 끼고 흉노와의 회전을 피하며 인내한 끝에 군공을 올린 바가 있다. 이렇게 과거에는 잘만 써먹은 작가가 조나라에 한정해서는 초강대국으로 가정한 것은 의아한 일. [51] 당장 시대적으로 가장 가까운 예시인 소하가 어떻게 평가받는지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무려 기원전 230년 경에 수도 코앞까지 점령당한데다가 내부 정쟁으로 인해 왕이 붕어하고 재상이 교체되는 정쟁이 일어났는데도 행정적 공백과 사기 하락 없이 성공적으로 호왈백만에 육박하는 대군을 운용했다. 이건 당대 뿐만이 아니라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길이 추앙을 받아 마땅할 불후의 명재상이자 대업적이다. 헌데 킹덤 세계관 내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 없다. [52]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 이목과 그 일당들은 명군 도양왕과 명재상 곽개가 어떻게든 병사를 마련해줬는데 이를 다 날려버리고 도저히 변명거리가 안 되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켜 도양왕과 곽개를 제거했고 그 때문에 조나라가 멸망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원래 역사대로라면 천하의 명장이자 충신인 이목을 이렇게까지 끌어내리는 것도 정말이지 재주라면 재주다. [53] 이 시점에서 조나라는 여태까지 흑양, 열미, 왕도권 일대, 업까지 함락당하고 삼대천의 유산인 조아룡, 요운과 더불어 호첩까지 전사하고 10만명이 죽었으며, 잠재적인 인명 피해까지 합하면 그 이상에 달하는 막심한 피해를 입었는데도 이렇게 담대한 태도를 보여준 것이다. 반면에 진나라는 최근에 보낸 원정군을 두 번 실패하고 조정 전체가 크게 낙심했다. 어떻게 보면 적은 숫자로도 연전연승을 해왔으니 너무 그 역전승에 취해있다가 이제서야 현실을 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54] 물론 여기서 의미하는 바는 그만큼 진나라에는 호적 밖에 있던 사람들이 많았고 이들을 체제 내로 흡수하면서 징병할 자원이 늘어났다는 뜻이겠지만... 사실 진나라는 상앙을 통해 가장 먼저 법가를 도입한 국가였던 만큼 진작에 호적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높고 진나라가 실제로 많은 군대를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진나라에 유입되는 인구수가 그만큼 많아서였지 단순히 호적으로 없던 인구가 나타난 건 아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이 유입된 인구가 사실은 이제까지 호적에서 빠졌던 인구라고도 할 수 있다. [55] 이것때문에 조나라 장군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죄다 무능력하게 평가된다. [56] 역사상으로도 원교근공에 기반한 동맹관계였고 오랫동안 국경을 맞댄 적이 없었으며 작중에서 무혈 항복이 이미 예정된 동맹 관계라 싸울 일이 없으니 적대 관계에서 제외된다. [57] 물론 실제 역사에서 진나라는 나머지 육국의 국력을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였다. 가장 큰 이유는 그만큼 가용 토지 및 절대 인구수가 많아서 그런 것이며 이렇게 된 원인은 상앙의 개혁으로 인해 진나라에서는 상벌이 매우 철저했기 때문이었다. [58] 창문군이 '그렇게 가혹한 군국주의에 백성들이 따라올 리가 없다' 고 발언하는데 이는 진지하게 따지면 재현 오류로 군국주의는 근대부터 나온 개념이자 용어이다. 하지만 만화적 허용으로 납득하고 넘겨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이미 진나라는 이목의 함양 내방 당시 영정이 무력 통일을 언급하며 선전 포고를 했다. 또한 대놓고 통일 운운하지만 않았을 뿐 소양왕 대에서부터 원래 수십년간 패권주의적 기조를 펼쳐왔던 깡패국가였다. 그렇게 싸워오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총력전을 처음 접하는 듯이 행동하는 창평군의 발언은 작품의 근간을 흔드는 모순이다. 전국 무력 통일의 야망은 영정이 어릴 때부터 창문군을 포함한 근왕파와 쭈욱 공유해왔던 이상인데 모를 리가 없다. 설령 몰랐어도 이목 내방 사건 때 알았어야 했다. 그래도 모른다면 승상의 자격이 없는 인사다.깜빡하고 있었어 [59] 虎狼之國. 인간의 신의가 아니라 호랑이와 이리의 포악한 마음으로 주변국에 패악질을 부리는 깡패국가라는 뜻. 쉽게 말해 싸패새끼들이란 뜻 작중에서는 사감평원전에서 한 위나라 병사가 호랑지국이 겨우 이 정도냐며 비웃으면서 한 차례 언급된 바가 있다. 다만 용례가 다소 다른데, 킹덤 세계관에서는 진나라의 군사력과 군부의 전력(戰歷)을 높이 평가하는 식으로 쓰였다면 실제로는 야만인과 같이 포악하다며 경멸하는 의미였다. [60] 호첩군 병력을 24만에서 15만으로 오인한 부분이 있지만 비판의 궤는 크게 다르지 않다. [61] 참고로 산양 전투에서 14만을 운용하는 몽오가 지키는 본진의 병사는 고작 8천명이었지만 산을 철저히 요새화 하여 적의 기습에 대비하고 있었다. 또한 중앙군과 거리가 가까워 설령 본진에 무슨 일이 있다해도 바로 원호가 가능한 포진이었다. 이외에도 사감 평원에서 오경의 본진 병력은 2만 5천명이었고, 저옹 전투에서 오봉명의 본진의 수는 2만명이라 나온다. [62] 그리고 굳이 호첩이 본진에 머무르고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 다른 전투야 다수의 적들이 여러 곳에서 처들어오고 이쪽이 수비하는 중이니 본진을 요지에 두고 총사령관은 지휘를 위해 본진에 머무르면서 각 장수에게 군을 나눠준 다음 요격하는 게 이치에 맞지만 야전에서, 그것도 아군이 약 세 배 가량 많은 상황에서 적들이 셋으로 나눠져 있다면 굳이 본진에 머무를 필요도 없이 장군 둘한테 별동대를 맡긴 다음 적 본진을 자신이 직접 군을 이끌고 치면 된다. [63] 작중에서 이와 비슷한 전략은 저옹 공략전에서 나온다. 이때도 비슷하게 군을 나누었다가 오봉명 본진에서 만나기로 하고 흩어진다. 다만 언제 모일지 모르던 호첩전과는 다르게 저옹 공략전에선 사전에 언제 모이자고 시간을 정해두었다. [64] 이는 호첩의 목과 왕전군과 양단화군이 온다는 오보로 투항을 권유했다는 식으로 넘어갔으며 이를 막을 수 있던 호백공은 호첩의 본진으로 향하느라 이를 수습하지 못한 것으로 묘사했다. [65] 대표적으로 2천명의 병사로 8천명이 지키는 요새를 공략한 염파나 1만명이 약간 넘는 피폐한 군으로 2만의 오봉명 본진을 공략한 왕분, 녹오미, 강외가 그렇다. [66] 육도삼략에서도 "전군이 자주 놀라면 병사들의 질서가 어지러워진다. 그리고 적이 강하다고 생각하여 두려워하며 질지 모른다는 말을 서로 주고받는다. 서로 눈짓하며 수군거리고 헛소문이 그치지 않으며 거짓말을 믿고 군령도 따르지 않으며 장수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으니 이것은 오합지졸이나 다름없다."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딱 호첩군에 걸맞은 표현이다. 우리는 왕전군이라는 적의 거짓말에 속았으니. [67] 호첩외 장교들의 행태도 참 한심하기 그지없는데 대응은커녕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였다. 이들이 일국의 장수라니 한숨이 나올 지경. # [68] 각 부대에서 엄선된 정예병이라고 하지만 일국의 총사령관의 호위대치고 너무나도 적다. 마양 전투에서 풍기도 호위로 3백정도 두었지만 풍기는 총사령관이 아닌 5장중 1장이었고 호첩의 24만에 비해 2만명을 운용하고 있었다. 직접 간앙을 상대하고 있었으며 전술로 간앙군을 도륙내고 있었다. 중앙 5천과 좌익 2천을 두고 있었다.(남은 병사는 간앙군을 포위) 풍기로선 백명인 비신대가 2천의 좌익을 뚫고 들어온다는 건 상상조차 못하기에 독자들은 풍기를 보고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풍기를 근거로 호첩을 비판하는 재평가 이론이 나올지경 게다가 호첩을 상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나라는 호첩 따위에게 고전했다고 평가절하를 당했다.(...) [69] 근처에 5천의 아군이 있는 장소로 도망갈 수 있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환기가 무언가 손을 썼을 거라는 판단하에 공백지로 갔다. 그야말로 최악의 선택. [70] 삼국지에서 나오는 관도대전에서 약세인 조조군이 원소군을 이긴 방식이 그렇다. 정학히 말하자면 군량이 불타버려서 발생한 조직의 내분이 결정적인 원인이지만. [71] 진나라 첩자들이 허보를 퍼뜨렸다는 식이면 이해할 수 있지만, 최근 밝혀진 요가의 실체는 아무런 실적도 공적도 없이 입만 살아있는 무능한 인물이라 그런 확률은 적다. 그냥 호첩이 지능 낮은 졸장이라 삽질을 했다는 게 더 설득력 있다.(…) [72] 애시당초 왜 조나라 군은 진나라 군을 치는 삼군 중 하나를 본진으로 삼지 않은 건지, 거기서 대체 본진만 따로 놔둬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왜 호첩은 고작 8천명만 있는 본진에 머무르고 있었는지가 심히 의문스럽다. 한마디로 "별동대로 날 쳐주세요 제발."이라고 울부짖는 듯한 포진이다. [73] 호첩전에서는 환기의 군사나 비신대 숫자는 묘사했지만 막상 조군이 어느 정도를 지휘하는지 묘사가 나오지 않는다. 용백이나 호백이 8천이나 지위하면서 환기군 잔당을 소탕한다는 묘사가 가끔 나오는데 이것도 이상한 점은 8천만 본진을 제외하고 23만 설령 악백이 포진한 영구에 10만을 배치했다 해도 각각 5만씩 되는데 정작 일부 차출한 병사를 지휘한다는 상식적으로 이해 못 할 지휘를 하고 있다. [74] 사실 이는 일본의 작가나 만화가들에게 전반적으로 존재하는 문제점이다. 비슷한 예로 채운국 이야기가 있다. 그나마 약사의 혼잣말에서는 황권의 강력함이 드러난 편이지만 여기서도 황제가 칸 가문에 대해 한 수 접어준다는 식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즉위를 거친 성인 황제라면 가문 하나 밟아놓는 건 일도 아닌 경우가 훨씬 많다. [75] 당시에는 웃음벨이었지만 이후 알여전투에서 이목과 순수수가 유족들을 충동질해 유족병을 모았고 이들이 알여성 성벽 위해서 진나라 군사들을 상대하던 유족병은 진나라 군사를 잡아 알아서 추락해 동귀어진하는 미친 일이 벌어지면서 낙석의 계가 재평가 받는 일이 생겼다... 이목은 돌이 아니라 사람을 떨구더만 [76] 산양전, 합종군전, 흑양전, 호첩전을 일컫는다. [77] 정공법을 운운하기엔 정작 지금까지 등장한 장군 급 인물 중 정공법을 취하는 건 몽오, 벽 정도가 유이하다. 왕전은 이겨놓고 싸우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지만 주해 평원전에서 부대의 각성에 의존한다는 묘사가 나오면서 애매해졌고 이목은 열미를 활짝 열어버린 시점에서 말할 것도 없다. 이목의 말대로면 열미를 업처럼 강화시킨다는 정석을 버리고 대군을 끌어들여 굳이 병력과 물자를 몇 배나 소모한다는 도박수를 던지고 필살의 별동대 운운하며 무리하게 적진으로 뛰어들어 마광을 죽인 이목 본인도 기책빨이 약점이란 소리가 된다. [78] 1번이야 변수도 많았고 전장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니 그럴수 있다. 2번 역시 호첩과 이목이 직접적으로 만날 일이 없었으며 호첩전 당시에는 이목이 저 멀리 유배가다시피 있었음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부분이긴 하다. [79] 여담이지만 환기는 첫등장(19권 58~59페이지)시 윤호가 그대로 발길을 돌릴 정도로 뛰어난 포진을 보인 바 있다. 그것이 환기는 대충 친 건데 윤호가 멋대로 착각한 거라면 모를까 그런 묘사는 없었다. [80] 사실 환기의 포진도 너무 질서정연하고 킹덤 초반권에 생존형 무장 오봉명이 탑 위에서 유동 진형을 펼쳤는데 그런 거 없이 천재라고 쓰고 있다.(이목도 마찬가지지만) 이백의 뱀의 진이라던가 합종군의 몽무의 파상 공격등은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후반권으로 가면 저옹전투때 오봉명이 짠 배치는 육각성 중대전술기지다. 애당초 육각성은 서구권에서 자주 쓰이는 도형이지 고대 중화권에서 쓰이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자위대 애니 게이트에서 육각성 중대전술기지 진형 쓰고 오류라며 욕을 먹었다. [81] 환기의 약점이라고 말을 했던 흑양전의 분석도 다시보면 이상한데 흑양전은 심리전으로 주도된 전개지만 후반결과는 운의 요소가 심했다. 경사가 위기일 때 기혜가 나서서 경사를 보호하였고 그런 경사가 본진으로 귀환할 때 비신대가 급습하여 신이 경사를 쓰러트린 뒤에는 기혜가 대장없이 전쟁을 지속하려고 한걸 보면 후반은 그저 운과 운의 싸움으로 전개되었다. [82] 목과 몸을 분리하는 게 약점이냐며 조롱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신과 표공은 주인공 측이라 승리하는 장면만 비춰서 그렇지 무모한 돌격에 희생되는 병사들이 많다는 건 이미 수 차례 언급되어온 약점이다. 강외가 복수를 위해 잠시 떠나서 전략, 전술에서 크게 밀리는 바람에 하료초가 영입된 대목을 통해 알 수 있다. 작중으로나 작품 외적으로나 모르는 사람이 없다.작가만 모른다 그걸 이목이 300화동안 뜸들이다가 들이밀어봤자 독자 입장에선 이미 누구다 다 아는 당연한 소리로 똥폼 잡고 있다고 느껴지니 시큰둥할 수밖에 없다. [83] 굳이 환기를 기책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게 약점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그냥 그가 기책에 능하니 그 점을 역으로 파고들 수 있다고 말하면 훨씬 더 그럴듯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정석에 능해야 기책도 능해지는 것이다. [84] 심지어 뇌토조차도 고문 받으며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환기의 진심을 알아챘다는 묘사가 나왔다, 이건 반대로 그런 믿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최측근조차도 겨우 아는데 각 도적단의 두령들이 환기에게 유대감을 느낄 리가 없다고 추측할 근거가 될 수 있다. 환기군의 구성은 그런 유대감 부족한 각 이익집단이 환기의 육대장군이라는 권력에 빌붙어 호가호위하는 모양새에 더 가깝다. [85] 물이 있는 장소는 습기가 많기에 곰팡이가 피기 쉽다. [86] 이런 무형지독이 현실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흔한 것도 아니다. 특히 극소량으로도 사람을 확실하게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독은 고대시대에 존재하지 않았다. 자세한 건 독극물 문서 참조 [87] 그나마 억지로 납득하자면 변수까지 감안해 넉넉하게 몇 만명치 독을 준비했다고 치면 아주 말이 안 되지는 않는다. 다만 거기까지 예측해서 공들여 준비할 수고를 하는 것보다 그냥 이목이 자신의 축성술로 수비를 잘 다지는 게 더 싸게 먹히는 게 문제다. [88] 즉효성이 아니라 섭취후 한 3~5일 뒤에 효과가 나타나는 독버섯은 현실에서 있긴 하다만 어디까지나 피부에 알레르기 나는 수준이다. 또 시간차 독을 만들려면 캡슐형 알약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고대시대에 가능할리가. 애초에 독을 우물물에 풀었으니 액체 내지는 가루. [89] 1340년경 크림반도를 정벌하던 몽골군은 카파를 공격하면서 흑사병에 걸려 숨진 동료들의 시체를 투석기로 성안에 던져넣었다. 이 정도는 고대 중국인들도 충분히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그냥 가축의 시체를 넣으면 끝나는 일을…. [90] 오봉명도 한때 독병기에 관심을 가졌지만 성회의 존재를 알고 단념했다고 할 정도로 킹덤 세계관에선 고성능의 독을 제조한다는 건 엄청 어려운 일로 표현했다. 실제로도 그렇고. 화학전이 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에서 왜 주류 무기가 쓰이지 못 했는지 잘 생각해보자. 현대에도 화학 무기 잘못 쓰면 도덕적 명분은 차치하더라도 아군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기에 피아 식별이 안 되는 최악의 돌발 변수를 자랑한다. 화학전까지 안 가더라도 화공(火攻)만 보더라도 입안자가 하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자. [91] 왜 이 점이 말이 안 되는가 하면 순수하게 독만으로 전부 무력화시키려면 1만명 내외의 병력이 어긋남이 없이 전부 똑같은 타이밍에 동시에 쓰러져야 한다. 옆 병사가 쓰러지는 걸 보고 아직 독기가 덜 돌아서 의식이 있거나 혹은 물을 마시지 않은 지휘관이 있다면 현지인이 화학전을 감행했음을 알아채고 조치를 취하거나 보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전부에게, 그것도 원하는 타이밍에 쓰러지게 하는 보존 기간까지 길고 수량도 넉넉하며 모든 체질에게 유효하게 먹히는 지효성 독극물? 지나치게 작가와 이목 측에게만 형편 좋은 작위적인 장치다. 이 독 우물의 등장으로 괜히 성회가 바보가 되는 게 아니다. 조나라에게 그렇게 형편 좋은 화학무기가 진작에 있었다면 이미 합종군전에서 함곡관은 앳저녁에 함락되었을 터다. [92] 공중파 사극에서 자극적인 연출을 하다보니 간과되는 점인데 으레 사약을 먹자마자 죄인이 바로 각혈하며 쓰러져 죽도록 묘사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서서히 몸에 독이 퍼지면서 죽었다. 그러다보니 이 독이 오히려 체질상 잘 받는 죄인들은 독이 잘 퍼지게 뜨끈한 방에 눕히거나 혹은 사약을 아무리 리필해서 퍼먹여도 죽질 않아서 이런 체질의 죄인들은 금부도사가 교살해서 죽여야 했다. 지효성 독의 돌발 변수가 이런 점인데 모두에게 유효한 독은 지나친 데우스 엑스 마키나다. [93] 작가가 나름 불길한 복선이랍시고 넣은 요소인데, 작중에서 묘사된 바로는 독 항아리를 우물 한 가운데에 다 보이게 덩그러니 매달아놓았다. 전근대시대의 청야 작전에서 가장 먼저 폐쇄하는 것이 바로 식수원이다. 그걸 찾으려고 수색까지 해놓고 전혀 발견하지 못 해 훗날 벽군을 전멸하게 만든 이 전개는 그야말로 촌극이 따로 없다. 아직 풀지 않았다가 벽군이 왔을 때 풀었다고 가정해도 이야기가 이상해진다. 의안 공략의 중요한 거점에서 거동 수상자 하나 체크하지 못 했다는 이야가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이런 허술함이 가능한가? 가 아니다. 이목은 적려의 재탈환을 독극물 수색도 경계도 실패할 거라고 미리 단정 짓고 진나라 군의 허술함에 전적으로 기대는 도박을 했다는 결론이 되니 문제다. 결론적으로 성공했으니 망정이지 실패했으면 열미의 고의적 약화보다 더한 웃음벨이 탄생할 뻔. [94] 병사들을 적려의 양민들처럼 위장시켜 숨겨놨다가 작중 상황처럼 패잔병이 모인 직후 분위기가 어수선한 틈을 타 백성들과 함께 봉기해 야습하는 것이 공임도 덜 들고 일반적이다. 이를 위해 적려에 비밀 통로나 대기 장소를 비밀리에 준비했다가 덮치는 작전이 독물이 전부 듣길 기도하는 기도 메타에 비하면 그나마 훨씬 현실성이 있다. 영성교 구출을 위해 둔류를 치러 갔을 때 그 곳 출신인 사람이 내가 성의 지리를 잘 안다며 이신에게 지름길을 안내해준 장면을 역으로 생각해 진나라 군이 당한다고 생각해보자. 현지인의 민간인들이 우린 양민이라며 군과 민의 모호한 경계로 줄타기하며 교묘하게 지리적 이점을 살려 급습하는 현지 사보타주 세력만큼 침략군에게 성가시고 귀찮은 요소는 없다. [95] 예를 들어 유족부대가 공성전을 걸어온 환기군에게 자살 돌격 감행한 바가 있었다. 그러나 유족 부대가 어떤 심경으로 무모한 전술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서사는 없다. 이는 적려의 독 우물도 마찬가지다. 그냥 유족부대가 돌격하고 환기군의 공성을 늦췄고 적려의 독 우물이 수천명을 암살했다라는 결과만 짧게 출력될 뿐이지 이목과 그 일당과의 어떠한 상호 작용도 없다. 외전에서 보여준 생명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이목이면 이런 걸 말려야 정상이다. [96] 가장 바람직한 예시가 만극이다. 독자들은 장평에서 40만이 생매장당해 조나라의 원한이 깊을 거라는 점은 안다. 그러나 독자들은 어디까지나 작품 외적인 시선을 갖고 있으니 만극이 말없이 진나라 백성들을 죽이는 장면만 나왔다면 이런 만극을 베는 이신의 공적에도 아무런 감흥도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만극의 시선으로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묘사해 정보를 제공하자 독자는 그제서야 '만극의 시간은 장평에 멈춰있다' 라는 배경을 알고서 만극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 만극을 쓰러뜨리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이신의 다짐을 보며 독자는 이신이 만극을 양분으로 성장했음을 느낀다. 즉, 이렇게 만극에게 서사와 배경이 있으니 원한 서린 학살을 징치하는 주인공에게서 카타르시스와 스토리의 전개를 느낀다. 그러나 적려의 독 우물에는 이런 스토리적인 장치가 없다. [97] 이신이 춘신군과의 밀담에 대해 정보를 보고해도 몰랐다. 다만 춘신군도 이 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했다고 했으니, 그나마 해당 항목에서 유일하게 모를만한 부분. [98] 개전 직전에는 전멸을 각오해야 할 거라며 우려하며 국운을 거는 공임을 들였다. 업을 못 따면 이기지 못 한다고 작중에서 몇 번이고 강조할 정도로 조 왕도권의 함락 여부가 중요한 에피소드였다. 그리고 업 함락 및 장성 축조 전후에도 끝없이 왕도권에서는 육장 셋을 투입하면서 쌍방의 정예병력 수십만명이 뻔질나게 드나들고, 조나라 멸망까지도 계속 드나들 예정인 주전장이다. 쌍방 모두가 초집중하며 엘리전을 치르는 바로 그 지역에 인부 수만명이 움직이면서 토성을 쌓고 있는데 발견 직후 '급히' 조사해야 할 정도로 전혀 몰랐다는 건 지나친 억지 전개다. 또다른 중요한 이슈가 발생해 진군의 첩보대가 다른 곳에 시선을 향할 수밖에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동반되었다면 이해할 수 있는 전개였겠지만 그런 빌드업도 '정보 차단' 이라는 말 한 마디로 대충 뭉개졌다. [99] 그 31만명의 치중을 담당하는 군인, 관료와 가족 등 관련되어 있는 자들의 입 단속과 통제조차 이목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통제해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렇게 불가능한 일까지 해낼 정도로 변인 통제에 엄청나게 신경 쓸 정도로 정보전의 괴물이라는 이목이 정작 열미 오픈, 적려의 독 우물, 마광 스텔스 기습과 같이 도박성 짙다 못 해 아군의 장점을 약점으로 열화시키는 악수를 연달아 두는, 완전 극과 극으로 전혀 상반된 의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나 사소한 변수까지 통제할 수 있으면서 정작 그런 변인 통제가 가장 중요한 국면에선 떡수를 남발하며 지니 플롯의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100] 771화에서 이목이 진나라 군은 지 아가와 칸 사로를 포함한 우리 청가에서 온 조나라 주력군의 존재를 이번에도 또 모를거라고 호언장담했다. [101] 한명 왈, '초대국 초는 인구의 저변부터 너희랑 달라서 내 가치도 너희랑은 차원이 다르다' 고 말했으며 작중에서도 나라 하나는 묵사발 낼 힘이 있다거나 대장군 개인이 30만 대군을 장악할 정치력을 몰래 숨길만큼 기본적인 체급이 차원이 다른 묘사 등 초나라만 해도 열국의 명사들이 초강대국이라고 인식하며 쉽게 침범할 엄두를 내지 못 한다. 합종군 패배 이 후로 제대로 뭔가 보여준 적도 없이 말로만 띄어주는 신비주의 초나라가 이 정도다. 하물며 80만 대군을 상시 운용할 국력을 갖춘 조나라에 대해선 그동안 비슷한 소리 한 번 나오지 않았다가 갑자기 초강대국의 국력을 뿜어내는 건 그만큼 작가가 업전 전후로 조나라를 갑자기 버프했다는 증거. 이목이 조나라의 국력에 대한 정보를 차단한 게 아니라 그저 작가의 서투르게 급조한 쪽대본을 정보 봉쇄라면서 억지로 좋아보이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102] 802화에서 신승이 패인을 이와 같이 평가했다. [103] 사실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이 본작에서 나온 장면만으로 요가의 말은 반박이 가능하다. 업전 직전 순수수가 작은 단서만 가지고 진군의 행동을 추론하여 이목에게 보고했다. 확실치 않았음에도 일단은 보고를 해두었고, 이목도 이를 통해 진군이 업을 노릴 것을 깨달아 빠르게 대응했다. 그에 비해 요가는 최소한의 보고도 하지 않았으면서 조사했으면 어차피 들켰을테니 캐보려는 시도 자체를 아예 하지 않고 일부러 무시했다는 무책임한 소리로 책임회피만 하고 있으니 말이 될 리가 없다. [104] 당연하지만 요가가 이중 간자를 잠입시켰든 삼중 간자를 잠입시켰든 그 간자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아무 쓸모도 없는 밥버러지에 불과하고 또, 침입시킨 간자들의 조직이 무너지더라도 그게 필요하다면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설령 투입된 간자들을 전부 희생시켜서라도 말이다. 당연히 첩자들은 처음부터 희생당해도 상관없는 이들로만 구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걸 가지고 징징거리만 하고 있으니 요가는 정보망이나 간자들을 무슨 자기 소유물 및 사병처럼 여기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105] 그나마 곽개와 여불위가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정황을 사전에 알아챈 정도가 유일. [106] 독자들도 요가의 이런 자뻑 발언에 사이비 교주가 떠오른다는 평이 있다. # 실제로 현실에서도 사이비 교주와 범죄를 저지른 지역 유지 및 관련자들은 체포당할 때 자신을 구속한다면 이 나라와 업계가 망한다며 발악하거나 체포에 불응하지만, 전혀 망하지 않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애초에 개인이 없어서 망할 나라나 업계면 망하는 게 맞다. [107] 진나라 첩보부 관련 인력은 죄다 요가에게 일임하고 있고 차선임자가 없다는 가정이라면, 요가의 호언장담을 교차 검증할 근거가 부족하니 이런 가정이라면 그나마 배짱을 부릴 법도 하다. [108] 전쟁으로 치환하면 군중의 군사가 적군과 맞서 싸울 계책을 세우라는 명령을 무시하고 윗사람을 전사하게 만들고 이에 대해 추궁받자 우리 장졸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데 보답도 없으니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그런 위험 따위 감수할 수 있겠느냐며 물어본 적도 없는 감성팔이 논리로 어물쩡 넘어간 셈이다. 왜 지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상급자 따위 죽던 말던 그건 직속 호위대를 포함한 일선의 장병들이 알아서 지켜야 할 일이지 후방의 군사인 나와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책임 회피를 한 셈인데 이렇게 뒤집어봐도 요가의 논리가 얼마나 앞뒤가 안 맞는 개소리인지 알 수 있다. [109] 오르도를 향한 출병을 진나라 측이 모르는 것은 당시 진나라는 업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충분히 모를 수도 있다. 또한 비하에서 교전을 벌였던 청가군을 인지하지 못 하는 부분은 단순히 이들을 이목 막하의 안문군인줄로만 알았다고 치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이렇게 정황을 통해 독자 연구로 추론하고 있을 게 아니라 작가가 묘사 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점. [110] 사실 일부 킹덤갤 독자들이 꾸준히 땅굴 나오는 게 아니냐했는데 그것이 실제로 벌어지자, 이제는 북 베트남 구찌 터널처럼 수면실, 주방, 식당까지 갖춘 대규모 지하기지까지 갖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 조나라판 해처리, 스포닝 풀, 대규모 클로킹(사실 잠복이긴 한데...), 중화전역 최면세뇌 에 이어 나이더스 커널까지? 조나라의 기술력은 천하제일 사실 이정도의 땅굴을 만들어내는 삽질력이 있는데 어째서 합종군때 함곡관 돌파에 써먹지 않았냐고 비판중이다. 번오전의 땅굴 묘사만 봐도 합종군때 함곡관 뚫을려고 기동대를 우회로 보내는 것보다 땅굴을 파서 함양까지 쳐들어가는 게 나을지경이다. 이후 전개에서 일부 예측이 들어 맞았다. 통로 내부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목이 이 통로는 내부가 번잡해서 모르는 사람이 쓰면 오히려 시간만 잃는다고...글쓴이가 언급한 씹지랄이 맞긴하다... 그리고 이만한 함정을 만들기 위해서 '1년이라는 시간을 들였다'는데 독자들 입장에서는 그야 직렬(인력)이든 병렬(시간)이든 땅굴을 만드는 것 자체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오죽하면 이목군이 지진으로 인해 생매장 당했으면 좋겠다는 반응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이 땅굴 묘사가 얼마나 비난받는질 알수 있다. [111] 또 또 요가의 첩보질에 대채 무슨 의미가 있냐는 비난도 한껏 나왔다. 토성 3개(또는 이상)나 만들었는데 첩자라는 놈들이 또 몰라아 정보차단 [112] 토성을 지키던 조나라 군이 비신대에게 너흰 항복한 군사는 죽이지 않는 그 비신대이니 너희에게 항복하겠다며 조롱하는 건 덤이다. [113] 다만 이는 공성전에서 주로 쓰였으며 중국에선 혈공(穴攻)이라고 표현한다. 기습의 용도보다는 뚫은 성벽을 무너지게 하는 게 목표였다. 해당 항목 참조. [114] 함곡관 전투에서 쭉 숨어있던 왕전이 갑자기 나와 초군을 저지했지만, 이걸 더러 독자들이 편의주의적 클로킹 왕전이라며 비난하지 않는데 이는 '왕전은 무리하지 않고 시종일관 꿍꿍이를 숨기며 군의 전력을 최대한 보존하는 캐릭터' 를 충분히 보여줬고, 갑자기 숨어버렸다고 전장의 장수들이 놀라고 어디선가 전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거라는 중간 과정도 보여줬으며, 따라서 재등장해서 위기를 면해도 비난이 아니라 찬양을 받는 것이다. 와린이 보낸 별동대가 함곡관에 도달한 것도 눈속임을 위해 조공을 여럿 보내 눈속임을 했다는 치밀한 빌드업을 쌓기 때문에 클로킹 초군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위기로 작용했고 이를 저지한 왕전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반면에 조나라 군은 이렇게 사전 빌드업을 쌓지 않고 있다. 어디선가 갑자기 훅훅 튀어나와서 주인공 측을 막아선다. 그러고 나서야 뒤늦게 이유를 갖다 붙이는 식이라 마치 작가가 독자들을 향한 변명처럼 들린다. [115] 대역은 마양전에서 몽무를 유인하면서 방난 대역을 내세우면서 써먹었고 왕실이 북부로 몽진을 가는 거 아니냐는 복선도 한 번 나왔으며, 정보 통제로 위치를 숨기는 것도 방난이 출진할 거라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제공한 마양전에서 쓰여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좀 더 훨씬 세련되면서 현실적인 방법들을 실제 작중에서 보아왔던 독자들이 비현실적인 땅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치하고 황당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116] 784화에서 카이네와 부저의 대화로 증명되었는데 부저가 터널이 길다고 감상을 표하자 카이네가 '전장 근처로 나오면 당연히 발각될테니 의미가 없으니 당연한 게 아니냐' 라고 말했다. 고작 몇 백미터 수준의 터널은 아니라는 증거. [117] 784화에서 이목, 부저, 카이네가 나란히 서서 터널 안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나왔다. 건장한 성인 장정 셋이 불편함 없이 움직일 정도로 탁 트이고 넓게 파내려갔다는 구체적인 증거. [118] 이 분야의 가장 대중적인 예시인 구찌 땅굴이 있지만, 해당 땅굴은 2차대전 시기부터 베트남전을 치르는 도중까지 십수년동안 꾸준히, 점진적으로 확장했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준으로 만들 수 있었다. 또한 구찌 땅굴은 통로 부분은 세로 80㎝, 가로 50㎝로 사람 한 명 지나가기도 벅찬 규모다. 반면에 번오 터널은 이것보다 훨씬 넓은 땅굴을 km 단위로 1년만에 3군데나 파내려간 것이니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119] 최초의 화약 발명자로 알려진 손사막은 수백년 후인 수, 당 시기의 인물이다. [120] 중화십궁 [121] 조나라 삼대천 [122]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근본은 미천한데 능력은 좋은 인재' 는 이를 눈여겨 본 권력자가 귀족가의 호적에 양자로 입양되는 형식을 통해 신분 세탁을 해주어 정치적인 약점을 매워주는 경우가 흔했다. 실제로 이신은 농서태수 집안의 아들로 알려져 있지만, 족보의 기록이 분명하지 않고 모순이 많아 사실인지 애매하다. 이러한 점들을 반영하여 성교의 난을 진압하고 복위에 성공하자마자 영정이 호적 위조를 해서 확실하게 친위 세력으로 삼는 것이 제대로 된 포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소년 만화 식 성장을 그리고 싶었던 건지 왕궁의 숙위병을 제안하는 데에 그쳤고, 이신도 그냥 일개 졸병으로 참전한다. 좋게 해석하면 영정이 측근이라고 편애하지는 않는다고도 볼 수 있지만…. [123] 사실 이신은 아직도 공적과 무명에 비해 카리스마와 완숙함이 부족하긴 하다. 하지만 '또 활약을 한 건 비신대' 라고 말했는데 이 표현은 비신대가 매 전쟁마다 성과를 올리는 100%에 육박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음을 문관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만약 이신이 무력만 돌출된 점을 걱정하는 의도였다면 의외라고 할 게 아니라 '용케도 아직' 이라고 해야 그나마 말이 되는 표현이다. [124] 특히 저옹전 때부터 라이벌격인 몽념과 왕분의 책략에 매번 한 발짝씩 반응이 늦고 이런 행동은 장군이 되어서도 개선되지 않는다. [125] 오히려 백인장 시절에는 백성병 100명으로 2만명에게 돌격하라는 왕기의 터무니 없는 명령에도 잘 뭉치면 가능하다며 다부지게 대답하여 왕기를 만족하게 했다. 또한 합종군 방어전 당시 표공군이 경사의 계략에 걸려 고전하자 천인장인 이신이 표공군 1만을 독려해 전황에 불을 지피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어 주인공으로서의 잠재성을 잘 보여줬다. 남들이 모랄빵에 몰려있을 때 주인공만이 뚝심으로 빛나는 카리스마를 말이다. 이렇듯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와 실행력은 하급 장교 시절 이신의 빛나는 장점이었다. 그런데 세월을 거듭해갈수록 이런 모습은 점점 없어졌다. 급기야 장군이 된 직후 송좌가 전사해 그가 하던 역할이 무너져 비신대가 주춤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신은 제대로 직속군단을 추스리지도 전투에서 이끌지도 못 하고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장점을 거세당했다. [126] 원피스를 예시로 들면, 몽키 D. 루피를 보면 처음 시작했을 때는 분명 풋내기 해적이지만 그동안의 성과로 인해 사황의 자리에도 올랐고 산하 해적단도 몇천 명이나 될 정도로 거물급 해적이 되었다. 즉, 루피의 성장과 이를 통해 세계에서 어느 정도 위상이 되었는지 확실하게 묘사되고 있는 것. 당연히 어느 곳에 나타나건 간에 루피에 대한 위상은 그가 벌인 성과와 동일하게 취급된다. [127] 작품의 초중반부에서는 이미 특유의 향상심과 뚝심으로 주목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강외는 가족을 잃은 죄책감에 갈 곳을 잃었지만 끝내 괴물(치우)이 되지 않고 인간으로서 강해진다는 결론을 내린 캐릭터성이 있었다. 강외가 종종 개인 무력으로 위기를 넘겨주긴 했지만, 결국 상황을 이끌고 종결 짓는 건 항상 이신의 몫이었기에 긴장감은 유지되었다. 하료초는 이신의 눈부신 성장에 감화되어 전장에 함께 나서며, 도강 작전을 짜고 노애의 난 진압 당시 창평군의 포뢰 전술을 알아보고 이에 맞춰 움직이는 등 이신이라면 할 수 없었을 일들을 도맡아했다. 초반부라서 가능한 성장이었다고 치부하기에는 이미 미숙한 과거가 더 캐릭터가 뚜렷했으니, 역량의 성장은 미미한 캐릭터성과 별개의 문제임은 이미 반증되었다. [128] 굳이 이유를 들자면 원래 기록 자체가 그리 많지 않은 이신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한계일 수도 있다. 애시당초 이 인물에 대한 내용 중 가장 유명한 건 20만 군대를 이끌고 초나라를 쳤다가 실패한 정도고 그 외는 후손인 이광, 이릉 및 당나라 황제의 시조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다이다. 그래서 하급 장교일 때는 작가도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신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좋았는데 정작 장군이 되고 나서 보니 당연히 상대하는 스케일도 커지게 마련인데 이신이 상대하거나 함께 싸우는 이들이 이목, 염파, 왕전, 몽오, 항연 등 전국시대 후반부의 네임드 장수들 뿐인데 이들의 행적에 대해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다. 그렇다보니 이름값에서 눌리는 이신을 대체 어디에 박아야 할 지 아직도 감을 못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29] 드래곤볼로 치자면 비루스 우이스, 전왕 처럼 적보다 한참 강한 친구 포지션이 되어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심지어 신을 살리면서 덴데의 치유력까지 가진걸로 드러나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드래곤볼이 되었다. [130] 킹덤이 진나라의 중화통일이라는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며 그 최종승자는 결국 진이라는 것을 독자 모두가 알고 있다. 이미 실제 역사로 스포일러를 당해 결국 해피엔딩으로 갈거란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사실 실제 역사가 아니라도 보통은 주인공이 이기기도 하고.) 그래서 극중의 긴장감이 다른 작품보다 떨어질수밖에 없는데 강외로 인해 전투신 최소한의 박진감마저 다 박살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131] 참고로 주인공인 이신이나 창평군, 몽의 등 또한 리액션 캐릭터로 전락했는데 다른 캐릭터도 아니고 주인공인 이신마저 60권이 넘는(=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리액션 캐릭터가 된 탓에 이를 불쾌하게 여기는 독자들이 많다. [132] 부장인 강외는 왕전의 책략을 눈치챘지만 하료초는 전혀 몰랐다. 더불어 요운과의 전투에서 이신의 명령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부대를 운용하다가 패퇴하는 추태마저 보여주었다. 결국 이신에게 지휘권을 뺏긴다. [133] 641화에서 신이 개선하고 나서 이씨 성을 받는 것으로 일란락이 되는 듯 했지만... 643화부터 2차전이 진행되려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조 도양왕의 돌연사로 향후 전개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도양왕 사후에 잠시 휴전을 맺는 것으로 되어 있다. [134] 심지어 식량도 다 떨어진 상황에 퇴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135] 비신대가 주변의 지형 절벽, 숲을 이용 또 소수라는 허를 찌르기 + 주인공 버프로 우회해서 뚫었다. [136] 그 다음화에선 강외가 뚫은 부분을 기점으로 비신대와 낙화대는 포위망에 탈출하였다. 장군 원한이 침략자는 단 한명도 남김없이 전멸시킨다는 말에 이목은 그렇게 될겁니다, 수로 압살한다.는 말이 진짜로 무색해졌다. 게다가 이목은 반년간 준비했던 포위진이 뚫리고 비신대가 탈출하자 훌륭하다고 말하는 건 덤. 그리고 진짜 목적은 환기라면서 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공식 스탯에 변명 100을 넣어야 한다. 이와 반비례로 독자들에게 마양전에서 왕기에게 한칼에 썰린 섭맹이 삼대천급으로 재평가 받았다. 마양전에서 몽무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백과 장군 조장을 질책하는 등 아군의 실책에는 한마디는 했다. 조나라의 정신을 보여준 섭맹좌 하지만 섭맹 이외의 엑스트라 장수들은 누가봐도 아군들의 실책을 무덤덤하거나 훗 그까짓 것(승패병가지상사)하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한명도 놓치지 않는다는 오천장 후온은 강례에게 쓰러졌고 게다가 장군인 악창은 목만 안잘렸지 애섬에게 당해 낙마 결국 이 두 지휘관이 명령을 제대로 내리지 못해 비신대와 낙화대가 탈출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137] 또 이 청가 출신 장군들 때문에 킹덤의 고질적인 문제가 있는데 강외가 뚫어 직선으로 길이 생겼다면 그 길의 양측을 합세하여 포위해서 비신대를 공략하는 방법도 있는데도 악창과 후온은 이신과 애섬에게 일기토를 벌인다. 장군이고 아군의 숫적 우위라면 적 지휘관과 1대 1로 무위를 다루는 게 아니라 숫적 우위라는 이점을 가지고 비신대 일반 병사들을 도륙내는쪽이 훨씬 이롭다. 게다가 이신은 삼대천 방난을 쓰러트린 무력의 요주의 인물이고 강외도 만만치 않게 조나라 네임드를 쓰러트린 실력자라는 걸 감안할 때 아무리 무력에 자신있다 해도 요주의 적장과 싸우다 패배하는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보다 쉬운 일반병을 도륙내는 쪽이 더 효율적이다. 실제로 킹덤 초반권에 몽무가 후퇴하는 이백을 쫓는 게 아닌 일반병사들을 도륙냈다. #(몽념의 경우는 윤호병을 없애 다음 전략에 도움이 되도록 포석을 까는 거였기에 다르다.) 기껏 대군이라는 이점을 가지고도 활용도 못한다. 킹덤의 고질적인 문제는 기껏 숫적 우위가 있어도 장군끼리의 1대1에 집작해 숫적 우위를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다. [138] 현실에도 아군들의 실책에 여유로운 군대가 있으니 바로 2차 세계대전의 일본군 군부다. 일본군 장성들의 학연 지연이 아주 심각해서 실책이 생겨도 은폐하기 딱 좋았다. 또항 31만으로 14만에게 빌빌거리는 모습을 보여 킹덤식 이목의 업적인 안문 흉노 토벌전 조나라 13만이 흉노 20만을 토벌했다는 이목의 말은 조작한 전공이 아니냐는 썰까지 나왔다. # [139] 막상 나온 이 새로운 장군들은 마양전의 조장의 조군들과 비교하면 독자들 입장에선 신이 이들의 수급을 취해도 과연 정당한 평가를 받을수 있는지 고개를 갸웃거릴수밖에 없다. 부저, 카이네는 물론이고 갑자기 등장한 안문군, 청가군 장수들은 여전히 여유를 부리며 진군을 상대한다. 작가는 이 위화감을 극복하려고 '정보 차단' 을 했기 때문에 숨은 은둔자라서 강한 거라고 이들을 올려쳐주는 중이다. 하지만 정말 그들이 그렇게 강한 자들이라고 해도 거꾸로 생각해보면 소문을 차단했으니 목을 가져가도 '그게 누구냐' 라는 소리나 들으면서 무시당하기 딱 좋다. [140] 만극을 쓰러뜨리면서 이런 식으로 잘 묘사했다. 장평에서 수십만이 학살당한 만극의 원한 자체는 부정하지 않으면서 똑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며 그 결과 성장했고 자신의 신념은 꺾지 않았다. [141] 물론 이 즈음 채택인 이미 고인(故人)이 된 지 오래였으며, 회담 당시 근처 석축 위에서 임종을 한 이후에 제왕이 일부러 자리에 앉힌 것으로 보인다. 음식을 나르던 진의 시종들 중 한 명이 이미 죽은 그를 깨우려고 했을 때, 제왕은 "자게 둬. 본전의 회의가 끝날 때까지..."라면서 말리게 했다. [142] 중국에서는 천하의 가장 높은 황제도 하늘의 아들인 '천자'인데 일개 왕국의 재상이 대천이라며 하늘을 참칭한다는 것부터가 넌센스다. 뭐, 천자라는 용어가 아직 종교적인 의미가 강한 시기이긴 하지만. [143] 실제로 장평대전 이전까지는 조나라는 상당한 강국으로 몇 번이나 당대 최강의 진나라를 물먹인 적이 있었고 인상여, 염파, 조사, 평원군 등의 인재들이 있던 시절에는 진나라도 조나라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고 장평대전에서도 초반 염파가 군대를 이끌었을 때는 진나라 역시 조나라를 공략하지 못해 크게 애먹었을 정도였다. 한마디로 진나라의 동진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맡았다고 할 수 있다. [144] 최근엔 20만이 갈렸는데 리벤지가 가능한 병력이 있다고 나왔다. # [145] 합종군 편 당시 한명의 말을 보면, 백기의 초나라 침공이 이 만화에선 없었던 일이었을 수도 있다. [146] 작중에서 초나라는 진 다음가는 대국이었다. 이전까지 정벌이 천하통일을 위한 물밑 작업이었다면, 초나라 정벌은 그 분수령이 되는 사건. 작가가 이 부분을 어떻게 묘사할지는 모르겠으나, 항연이 언급된 적은 있어도 전면에 등장한 적은 없지만, 독자들은 현재 최종 보스로 항연을 점찍어둔 상황. [147]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이 춘추시대가 청동기이고 전국시대가 철기시대라고 보면 된다. 물론 세세한 건 차이가 있지만 단순히 이해만 위해서라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전국시대를 진나라가 통일하면서 생긴 연나라 유민들이 한반도에 유입되어(이들의 우두머리가 바로 위만이다.) 철기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148] 철제 무기 이전에는 청동 무기를 가진 귀족의 전차전이 중심이 되었었다. [149] 그리고 여담이지만, 초기의 철기는 청동기와 강도 면에서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도 청동기를 누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앞서 언급한 엄청난 양의 매장량이다. 물론 이는 초기 한정이고 철기를 단련하는 법이 발전하면서 이후로는 정말로 청동제 무기로는 철기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150] 비슷한 예로 관우의 청룡언월도가 있다. 청룡언월도는 관우의 대표적인 무기로 알려져 있지만, 당시( 중국의 삼국시대)에는 언월도가 만들어지지 않아서 실제로는 안 썼다. 다만, 폭이 넓고 무게로 베는 대도 형태의 무기라는 개념은 그 이전에도 존재했는데 이런 형태의 청동기 유물도 출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상나라 시절 만들어진 폭넓은 청동 곡도. 춘추시대의 전차전이나 전국시대 이후 대량 생산에 용이한 철기 무기에 도태되었던 것이지 절대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물론 이 작품의 시기는 전국시대의 말기(기원전 250년 이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점부터는 철제 무기들이 등장할 시기이긴 하다. [151] 이런 거까지 걸고 넘어지면, 사실 삼국지, 정확히는 삼국지연의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또한, 무기의 다양화를 통해서 장수들의 개성을 살리는 장치로 사용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 시점에서 진 무력 1위인 몽무의 곤봉. 전략이나 기술보다는 힘으로 밀어 붙여 상대를 도륙하는 몽무의 개성을 담고 있는 무기다. [152] 다만 합종군 이후 조나라 공략전에서 끓임없이 나오는 공격측 진나라 병사보다 월등하게 많은 숫자 때문에 현재는 성벽의 높이가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2023년 대한민국 아파트 철근 누락 사건에 빗대어 오죽하면 이목의 삽질(전략이 아니라) 열미성 약화를 사실 이목이 열미성에 들어가는 비용을 삥땅쳐서(...) 약화되었다는 식의 조롱(다만 몽념왈 동선을 어렵게 하여 지키기 어렵게 설계되었다고 했으니 잘못된 지적이다. 그렇게 따지면 아파트 30층 높이에 비견되는 성벽은 지지해줄 철근이 없으면 절대 흙으로는 못만든다.)과 연재가 몇 년이 지남에도 주력군인 비신대가 이신을 포함한 부장들이야 나름 군장을 갖춘것에 비해서 타국 및 조나라는 진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병력에도 온전한 군장을 갖춘것도 비꼬고 있다. 역사에서 국가가 군장을 병사들에게 직접 보급해준 시기는 거의 없다...곽개 여불위급설.. [153] 왕기가 마양 전투에서 출전할 당시 진군은 군인들을 싹 다 한나라로 긁어보내서 병력이 모자라 전부 강제 징집을 했고 조군에 대한 소문까지 퍼지면서 탈영병이 천 명이나 나왔다. 합종군 당시에는 최의 주민들이 벌벌 떨면서 조나라 병사들과 싸웠다. 만약 당시 왕기와 영정(진시황)이 사기를 올리지 않았다면 전투 수행 자체가 불가능해 결국 뚫렸을 것이다. [154] 예를 들어, 실제로는 태후와 노애 사이의 자식들은 처형당하는 게 상식적인 처리이지만 작중에선 목숨만은 살려서 궐 밖으로 보내줬다. 엄격하게 따지면 역사 왜곡이지만 누구도 이 점을 지적하며 비난하지 않는다. 왜냐면 킹덤의 근간은 진시황이 성군이라는 대전제를 기본으로 깔고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요소는 적품의 전개에 방해가 되지 않으니 그 점에 대한 지적은 전혀 없다. 작품이 재밌기만 하면 이런 부분은 알아도 너그럽게 넘어가주기 마련이다. [155] 해당 짤이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왕(영정)을 앞에 둔 장군(환기)이 탁자에 다리를 올려둔 채 반말 찍찍 내뱉으며 비난을 하는 내용이다. [156] 이 상황 자체가 이미 왕은 상대방을 반역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으로 왕이 직접 군사를 끌고 친정을 왔다는 건은 곱게 죽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상황 자체가 발생하면 자결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157] 실제 진시황이었다면 후술하겠지만 최소 몰살이며, 이는 아주 허수아비 황제가 아닌 이상은 중국 모든 왕조에서 적용되는 사항이다. 설령 허수아비 황제라 하더라도 다들 보는 앞에서 저런 짓을 하면 반드시 후대에 토벌되거나 멸족되었으며, 역사에 역적으로 남아 두고두고 까이거나 후손이 참살당하는 등. 영 보기 좋지 못한 꼴을 당했다. 그래서 후대 왕조들이 왜 그렇게 후대사람들 보기에 쓸데없이 명분, 정통성에 목숨을 거는 게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158] 정통성이 중요한 이유가, 저 시대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아는 후한말 삼국지 시대조차도 힘있는 권신, 군벌들이 황제알기를 우습게 알았으며 동탁, 조조 등은 힘으로 황제를 찍어눌렀으며 조비는 아예 황제를 협박해서 내려오게 만들었다. 그 결과는 고평릉 사변 이었으며, 멀쩡한 황제가 대신에게 백주대낮에 칼 맞고 죽는 사태가 일어났고 사회질서가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짐승 각축장으로 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는 결국 흉노나 선비족들이 유씨성을 달고 한나라를 복수한답시고 서진 사마씨 황실일가를 몰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며, 그 이후로 수백년간 헬게이트가 이어지게 된다. 그런 까닭에 후대 왕조는 힘이 있어서 천하를 얻게 되더라도 정통성과 명분 만들기에 혼신의 힘을 다했던 것이다. 심지어 몽골족 원나라 마저도 송 왕조가 후주의 어린 황제에게 선양을 받은 것을 꼬투리 삼아서 우리가 송을 멸망시킨 것은 합당하다는 것을 수많은 문인들을 시켜 주장하도록 만들었다. 그 만큼 힘 있다고 죄없는 황제를 끌어내리거나 시해하면 후에 힘이 약해질 시 똑같거나 더 심한 꼴을 당하기 때문에 왜 그랬는지에 대한 명분쌓기에 혼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159] 킹덤 초반에 여불위가 영정에게 자객을 보낸 일이나 성교 반란의 배후 조종 등이 처벌 받지 않았던 것은 여불위의 영향력이 영정의 왕권보다 압도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시절에도 여불위는 어전에서 해당 논란의 환기처럼 대놓고 무도하게 굴지 않았다. 뒤에선 비열한 수를 쓰고 암살을 서슴치 않게 저지를지언정 적어도 사람들 앞에서는 위엄있게 행동했다. 괜히 창평군이 배신할 때 '너희가 빠져나가도 이 여불위의 그릇은 변치 않는다' 라며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니다. 환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160] 실제 역사에서는 단 한 번도 여불위의 권력이 영정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영정은 노애를 조희에게 바친 것이 여불위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여불위를 실각시켰고 당연히 여불위는 거기에 대항하지도 못해서 자기 영지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이 여불위를 찾자 넌저시 여불위를 숙청할 것을 암시했고 결국 여불위는 한탄하며 자살했다. [161] 현재 왕권이 약하다 해서 저런 짓을 하면, 나중에 수습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동탁은 선을 세게 넘었다가 여포 및 제후들에게 멸문지화를 당했으며, 조조 또한 후대의 고평릉 사변을 통해 일가가 멸족되었다. 심지어 훨씬 후대의 명장 원숭환조차 독선적인 성격으로 마음대로 하려고 하다가 숭정제에게 미운털이 박혀 후일 사소한 일로 꼬투리를 잡혀 능지처참을 당했다. 전국 통일을 한 다음의 영정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데 환기가 저러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162] 정확히는 마론이 했던 적의 숫자가 아군보다 많았다는 이유로 영정 본인이 적의 병력이 줄어든 시점에서 하지 말아야했다며 논파했다. 또한 왕의 말에 함부로 토를 달면 목이 날아가는 게 당연한 시대라 이 또한 위화감이 심하게 드는 부분이다. [163] 환기의 반론 또한 본편보다 비교적 논리적으로 변했으며 인간의 본성에 절망한 환기의 캐릭터성을 제대로 표현했다. 그리고 영정의 사상적 모순과 한계도 제대로 지적하고 환기를 용서한 이유도 추가로 보강했다. 그러나 탁자 위에 있는 환기의 다리와 흑앵이 무례함까지 해결하지 못했다. 대사는 쉽게 바꾸어도 그림은 어려우니 당연하지만 [164] 당장 킹덤 만화에서만 보더라도 엄청난 수의 무관들과 장수들이 있지만 진시황 사후 초한지 도입부에서는 진나라에 쓸만한 장수가 몽념, 장한, 동예, 사마흔 정도밖에 안 남아있다. 심지어 장한은 처음부터 무관출신도 아니었다. 그만큼 진시황 생전부터 토사구팽 및 자비없는 숙청이 이루어졌고 그게 호해와 조고시절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165] 중국의 수많은 황제 중 가장 자비없기로 원톱, 투톱을 다루는 황제의 묘사가 이러하니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너무 큰 위화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을 조금 비판했다고 선비들을 죄다 산채로 묻어버린 분서갱유의 주인공이 바로 진시황이다. [166] 한나라 말기에도 헌제 등 수많은 허수아비화된 황제들이 있었지만 조조의 2인자 순욱마저도 조조가 칭제하는 것을 끝까지 반대하였다. 한마디로 백성을 마구잡이로 죽이는 폭군 황제가 아닌 이상은, 큰 죄 없는 황제를 끌어내리거나 살해하는 일은 민간인 학살만큼 대중의 비난을 받는 행동이었다. 쑨원 등도 장쉰복벽 등을 일으킨 푸이를 죽이자고 했고, 중화민국 정부는 실제로 제거 계획을 세웠지만, 다른건 몰라도 대중의 심리를 읽고 선동하는 능력은 탁월한 마오쩌뚱은 이런 점을 읽고 절대로 푸이를 죽이지 못하게 하였다. [167] 자신의 임금을 조왕이라고 칭하며 마치 자신이 다른 나라의 외신(外臣)인양 발언했다. 우리나라 정서로 치면 영의정이 임금더러 '조선왕'이라고 말한 셈. 다만 이 부분은 작가가 의도했다기보다는 단어 선택이 미숙한 탓이라고 봐야 한다. 훗날 정말로 역모죄를 저질렀기에 부각된 우연의 일치. [168] 아마 역사상으로도 조나라 멸망 후 조가가 세웠던 대(代)나라 떡밥을 미리 까는 것으로 보인다. [169] 작중에서도 이 점을 반영한 것인지 영정이 직접 여불위의 영지에 방문해 독대하며 '오해받기 싫으면 알아서 식객들을 다독여라' 고 했지만 여불위가 이에 대해 '내가 진정시킨다고 저들이 내 말을 들을 것 같습니까' 라며 모호한 말을 남겼다. [170] 상술한 일본 역사와 연계된 장면임을 감안하고 봐도 말도 안 되는 개소리임은 변함없다. 토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권을 찬탈할 때도 엄연히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를 위한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정작 히데요리를 옹립한 측은 이에야스와 맞서 싸운 이시다 미츠나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막장이었던 일본 전국시대라도 최소한 명분은 챙겨가며 정쟁을 벌였다. 전국시대에 비유하더라도 가독 상속을 받을 다이묘의 자식을 납치했는데도 비판은 고사하고 우리의 주공이 되실 분이라며 중신들의 찬양과 추대를 받는 셈인데 다이묘 입장에선 이를 반역으로 간주하고 토벌해야 마땅하기는 매한가지다. [171] 킹덤의 이목의 모티브는 양 웬리가 아니냐는 가설도 있다. 양 웬리의 부하인 발터 폰 쇤코프는 아군 동맹정부의 인사들이 도양왕급으로 썩어서 군부 반란을 일으킨 상황에서 이들을 토벌하려는 양에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동맹은 답이 없으니 루돌프 폰 골덴바움처럼 권력잡고 독재자가 되라고 찬탈을 권유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봐도 순수수의 행동은 말도 안 되는데, 순수수가 이목 일파 앞에서 이런 소리를 했다면 쇤고프는 양과 단 둘이 있을 때 권유했다. 또한 양은 쇤코프에게 절대로 이 일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고 입단속도 철저히 하였다. 임진왜란 때도 이순신과 의병장들은 끝없이 선조의 견제를 받았고 한신도 비록 제왕 시켜달라고 어그로 끌긴 했지만 유방에게 토사구팽당했다. 이처럼 가상, 현실과 시대와 배경을 막론하고 권력과 무력의 상관관계는 항상 상호 견제가 원칙이고 상식이었다. [172] 다만 주공은 섭정으로서 나라의 기틀을 닦고 충분히 비선실세로 군림할 수 있으면서도 임금에게 친정하라며 스스로 신하로 내려간 미담의 주인공이라면 이목은 자신의 실수로 말미암은 참패에 불복하고 왕손을 납치했다는 점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173] 이미 한 번 순수수가 '이목님이 그대로 새 왕조를 세우시는 길도 있다' 라며 불손한 뜻을 보였고 이목이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일축하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럴 생각이 없다면 애초에 도양왕의 어명을 어기고 조가를 호종한 시점에서 이미 일국의 신하로서의 선을 넘었다. 왕손을 따로 옹립해둔 시점에서 이미 누가 봐도 권신이다. 상술했듯이 조가를 빼돌렸을 때, 중앙 조정과 별개의 분조를 이루는 대립 구도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설마 지력 100이나 되는 이목이 생각도 못 하고 저질렀을까? [174] 여기에 더해 만약에 이순신이 세자 광해군을 모셔놓고 수군 장수들이 통제사 영감은 주상이 되실 분이라는 소리가 나오면서 하삼도(충청,전라,경상도)의 백성들까지 "통제사 영감이야말로 하삼도 최고의 통치자" 같은 칭송을 받으면서 수십만 대군과 수백척의 전선까지 뽑아내고 있다면 선조와 조정은 어떻게 여길까? 그것이 딱 킹덤의 이목이 하고 있는 짓이다. 물론 충무공 이순신은 오히려 정반대로 물자와 병력, 전선 수가 열악한 상황에서도 왜군을 물리친 상승불패의 명장이니 항상 유리한 조건을 들고서 패배만 하는 하는 킹덤 속의 이목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175] 더 쉽게 풀어서 해설하자면 "당신의 근본은 결국 위나라 왕실의 일원이고 조나라에서 빈객으로 대우 받으면서 지내는 것도 그 덕분이다. 그런데 고국이 멸망해서 가치가 없어지면 지금처럼 잘 대접해줄 것 같은가?" 라는 이야기다. 그렇잖아도 신릉군은 조나라를 구원하러 가는 과정에서 진비라는 노장을 죽이고 왕명을 사칭해 임의로 병력을 일으킨 경력이 있었다. 이 때문에 정작 구해준 조나라에서도 역적 소리를 들으면서 중용되지 못 하고 백수처럼 수 년을 지냈다. 이처럼 공을 세웠다고는 해도 왕실과 고국을 업신여기면 전국사군자 급 인물도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176] 다만, 이 소리가 아주 틀린 소리만은 아닌 게 왕전이 이끄는 진나라 군이 진입했을 때도 지역방위군을 모아서 보낼지언정 한단군 10만명만은 끝내 출병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이 왕도의 안위을 버려가며 청가까지 무리하게 원정을 온다는 가정이라면, 수도가 따이더라도 너희는 죽이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일테고 그러면 대화가 통할 상황이 아니니 항거 외에는 선택지가 없을 것이다. 물론 선왕을 닮은 유목왕의 보수적인 성향을 보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177] 사실 나라의 개념으로 보면 킹덤에서는 꽤 초창기부터 설명해온 바가 있다. 이신이 초기에 왕기에게 훈련받은 곳도 무국적 지대였고, 이후 하료초와 합류 후 정보로 유지하는 소국 서나라도 등장했다. 태후를 위시한 후궁파벌의 인맥과 자금력, 외교를 통해 잠시나마 세워진 노애의 애나라 반란 사건도 있고, 위치는 국내인데 개발할 가치가 없는 황무지라 나라에서 반쯤 버려둔 무국적 지대에서 이신이 100명 남짓한 별개의 독립 종족을 이끌고 황무지 패권 싸움을 지휘하는 장면 등 설정상으론 이해할 여지가 있다. [178] 강력한 지방 독립 군벌이 등장해서 일본 센고쿠 시대 다이묘를 떠올리겠지만 그들도 이 정도는 아니다. 그 시대에 쿄(京)의 조정이 위광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재정에 쪼들리던 조정에 기부금을 내고 댓가로 관직을 받거나 조정에 상락하여 덴노와 쇼군의 허락을 받는 시늉을 하는 등 정치적으로 유용하게 이용할 대상이었다. 최소한 청가성의 인물들처럼 중앙 조정과 히노모토를 대놓고 남의 나라 취급은 안 했다. 왜나하면 그런 짓을 했다가는 '저들이 쿄를 무시하는 무도한 자이니 우리가 토벌하겠다!' 는 정치적 명분으로 이웃의 침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 조정이 자체적인 역량으로 성장한 게 아니라 강력한 군벌들간의 수 싸움에 이용당할 가치가 있어서 역으로 명예작 셔틀로서의 권위가 올라가는 분위기가 조성된 희한한 사례다. [179] 패권주의적인 반론이지만 패망이 흔했던 시대상을 감안하면 납득이 불가능하지 않다. [180] 굳이 분석해보자면 비신대는 이기적인 유능함보다는 서로 기대고 믿는 유대감을 더 가치있는 행위로 묘사해주는, 주인공 이신의 성격에 맞춘 소년만화 식 감성이 서린 집단이다. 아마 그런 비신대에서 개인의 영달과 힘에 의한 폭위를 강조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비신대의 성향과 상충하는 언행이라 겉도는 행위로 보일 수 있긴 하다. 작가가 그런 모순을 잘 처리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침략은 자신들이 해놓고 전쟁이 벌어지는 건 침략당한 쪽에게 돌리는 건 아무래도 너무 골때리는 무책임한 발언임은 확실하다. [181] 관점에 따라서 킹덤이라는 만화가 소년만화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182] 승자가 쓰러뜨린 패자의 의지를 이어받는다는 설명인데, 전장의 다수를 차지하는 잡장이나 백성병들 입장에서는 당장 본인 목숨 부지하기도 급급하니 대장군끼리의 감수성은 이해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산양전 에피소드 당시 염파가 육장을 전우라고 지칭하며 회한에 잠기자 시립해있던 문관들이 '서로 죽고 죽이던 사이에 전우애라니' 라며 이해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인 바가 있다. [183] 꿈이니 마음이니 하며 전장을 아름다운 것으로 꾸며내는 바보 얼간이들. 너도 단단히 물들었구나 비신대 신. 싸움에 빛 따위는 없다. 의의니 꿈이니 하고 떠드는 건 무지한 바보들을 긁어모으기 위한 한낱 속임수일 뿐, 전쟁이란 강자가 욕망에 이끌려 약자를 죽이는 단순한 살육의 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184] 나라가 하나가 되면 국가 간의 다툼은 없애질 거라는 생각. 하지만 그것은 승리하는 쪽이 멋대로 꿈을 강요하는 것일 뿐.(중략) 어떠한 방식으로도 인간 세상에서 전쟁은 없어지지 않습니다.(중략) 그러한 감정의 부정은 곧 인간의 부정. [185] 우선 작가가 범한 오류를 바로 잡자면, 작중에서 계속 모든 인물이 한비를 한비자(韓非子)라고 부르는데 이 '자(子)' 는 후대에서 큰 인물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이름을 빼고 성씨+자로 명명하는 것이다. 그러니 엄밀히 따지자면 이름은 한비가 맞다. [186] 이에 대해 문관들은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는 듯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지만 많은 동료들을 잃었던 등을 비롯한 무관들은 알 것 같다는 표정을 짓는 연출이 진국. [187] 시종일관 당당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대장군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애송이였던 신에게 새 지평을 열어주었다. 그렇기에 독자도 천하대장군의 풍모에 감화되고 있는 이신의 시점에 과몰입해 왕기의 '불'. 즉, 마음을 간접적으로 인지하고 마지막에 그 불을 상징하는 상징물인 왕기의 창을 넘겨주며 '마음의 불을 이어받았다' 라고 인지한 것이다. 이 정도 빌드업은 되어야 '마음의 불을 이어받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188] 한비와 이사의 관계에 대해서는 뒤늦게나마 묘사되기는 했다. 하지만 한비가 사실은 인간을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법가라며 원통해하며 그 마음의 불을 이어받았다! 라는 식으로 묘사되지만 정작 작중에서 한비가 등장해서 보여준 언행에서 진정한 법가로서의 면모는 없다. 굳이 따지자면 어전에서 진나라를 인간의 마음 없이 학살밖에 못 하는 개똥 같은 나라라고 비난한 정도. 그러나 이런 노골적인 비난은 수백년에 걸친 전란의 시대동안 칠국 모두가 서로에게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입장이니 어느 누구라도 다 할 수 있는 말이다. [189] 내용을 요약하자면 "나는 출신과 배경을 막론하고 모두가 고통과 기쁨을 공유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진왕은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전쟁을 하는 거지 힘에 의한 강압적인 지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당신이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고통을 끌어안아 주저앉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 원한으로 나를 찌르려면 얼마든지 찔러도 좋다. 당신의 가족은 이미 죽었으니 현실을 직시하고 이겨내라." 라는 내용이다. [190] 기원전 547년, 진(晉)나라와 초나라가 화친을 맺고 이 후 약 40여년간 전국에서 강대국끼리 국운을 건 대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사건을 미병지회, 혹은 미병회맹이라고 한다. [191] 애초에 1화에서 표, 신이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다. 게다가 마양전과 합종군 전 이 후에는 주인공에게 가치관이 흔들릴 정도로 무언가 잃어본 경험은 없었다. 하료초가 개맹에게 끌려가면서 그렇게 될 뻔 했지만 무사히 풀려났었고. [192] 만약 미평이 이런 식으로 사보타주에 당해서 죽었으면 기다리고 있을 아내한테 뭐라고 하겠느냐며 이신의 태도가 안이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193] 지금은 큰 자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벽자(僻字) 대신 같은 발음이 되는 상용한자를 사용하는 일본 문화권의 특성상, 이 두 사람의 이름은 애초부터 작가가 '齮'가 아닌 '騎'를 써버렸다. 다만, 충분히 《사기》를 참고하는 등 교차 검증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번역의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194] 齮가 사람 이름에 들어갈때는 '의'로 읽는다는 점이 얄팍한 옥편에는 전혀 안 나오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독자도 있지만, 애초부터 한단의 '鄲' 역시 '조나라 서울 단'자다. 한단의 꿈 같은 기초적인 고사나 당시 배경을 서술하는 사마천의 《사기》만이라도 제대로 봤다면 웬만해서 틀릴 수가 없다는 점에서 번역자의 무신경함이 상당히 거슬린다고 느끼는 이들도 존재한다. [195] 사실 그 이전부터 단행본 말미마다 건강 문제가 나오긴 했었다. [196]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두 에피소드의 분량과 소모 시간을 더 자세히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상기한대로 환기를 향한 31만 대군의 급습이 22년 3월 22일 경에 연재된 714화이고 환기가 죽은 것이 정확히 딱 1년 후인 23년 3월 22일 경인 752화로 총 38화 분량이다. 이에 반해 마양전을 비교하자면 시작점을 왕기군이 마양이 도착한 것으로 따지면 118화이고 왕기의 죽음이 172화이며 총 54화 분량이다. 그런데 비교 지점을 31만 대군의 급습처럼 똑같이 이목군의 급습으로 기준을 재조정하면 다르다. 이건 167화의 일로서 전사하는 172화까지는 겨우 5화만에 일어난 일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마양전의 경우엔 왕기가 출격하기 전부터 규의 정체와 방난이 얽힌 사연 등의 빌드업이 미리 선행되었으니 분량을 직접 비교하기엔 약간 무리가 있을 순 있다. 그러나 비하 대전 38화 분량은 포위에서부터 환기의 과거에 대한 뒤늦은 떡밥 풀기까지 다 포함해서 38화인 것이며, 반면에 마양전은 병력이 도착했을 때부터 쭈욱 비교해서 54화인 것이다. 즉, 마양전은 왕기기 죽기 전에 미리 순차적으로 떡밥을 잘 풀었다는 이야기고 비하 대전은 나중에 가서야 뒤늦게 급조했다는 의미. [197] 위에서 언급된 이목의 땅굴 묘사나 병력도 적고 협공도 받는 청가군이 전략도 없이 힘으로 왕전군을 괴멸시키는 등 개연성이 많이 떨어졌다. [198] 이신과 하료초는 이목의 미끼에 당하여 번오전 내내 사실상 배제당한 상태였고, 각각 좌익과 우익을 이끌던 양단화와 왕분은 뭘 해보지도 못하고 퇴각했다. 왕전의 경우엔 본진만 지키며 멍하니 있다가 도망갔다. 이목 또한 미끼 역할만 하고 물러나 사실상 청가군에 맡긴 채 전쟁을 방관하는 등 사마상의 활약을 위해 주조연들이 희생당했다. [199] 화로 봐도 800화 가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