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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7 12:09:41

이목(킹덤)/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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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분석 및 서론3. 행적
3.1. 마양 전투3.2. 극신과의 전투3.3. 합종군3.4. 흑양 전투3.5. 업 공방전
3.5.1. 실패로 돌아간 영정과의 회담3.5.2. 열미성의 의도적 약화3.5.3. 견융족과의 협력 실패3.5.4. 주해 평원 전투에서의 추태3.5.5. 업전 패배의 추한 마무리3.5.6. 도양왕과 한단병에 대한 책임 전가
3.6. 이목과 파벌의 반역 행위
3.6.1. 파벌 편애 의혹
3.7. 비하 대전
3.7.1. 실제 역사상 의안 전투 비교3.7.2. 적려성 독 우물3.7.3. 카이네 구출 논란3.7.4. 환기와 치른 설전의 모순3.7.5. 결과
3.8. 번오 전투
4. 작품 전개 방법의 문제
4.1. 역사적 사실과의 딜레마4.2. 유리한 강점을 포기하는 전개4.3. 과도한 이목 찬양과 억지 변호4.4. 과정을 설명하지 않은 정보차단
5. 변론6. 총평7. 작중 어록

1. 개요

킹덤의 캐릭터 이목을 비판하는 문서.

실제 역사에서 이목은 조나라 최고의 장군이며 전국시대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한명이다. 작품 내적으로는 여러 인물들에게 찬양을 받고 고평가를 받는 캐릭터이며, 주인공 이신이 정면으로 넘어야 할 벽임을 인정한 사내이기에 주인공의 서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작품 외적으로는 바닥을 기울 정도로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작가의 연출 때문에 작중 보여지는 객관적인 내용마저 뒤집혀진 평가를 받는다.[1] 덕분에 킹덤 등장인물들 중에서 최초로 비판 문서가 독립되어서 탄생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정사 속 명장인 이목을, 심지어 작중에서도 다른 인물들이 절대적으로 찬양해 마지않는 명장 캐릭터로 설정했으면서 정작 전투에서 이렇게 밖에 연출을 못하는, 작가에 대한 비판이 되겠다.

2. 분석 및 서론

파일:방켓몬마스터.jpg [2]
마양전 - 조군 본군 12만+안문군 4만 도합 16만 VS 징집병이 다수인 왕기군 10만
결과 - 당초 목적인 마양은 함락시키지 못 했지만 왕기를 죽여 사실상 승전
합종군전 - 위군 10만, 조군 12만, 연군 12만, 한군 5만, 초군 15만 도합 54만 vs 등군 3만, 몽무군 6만, 왕전군 7만, 함곡관 수비대 숫자 불명.[3]
결과 - 산양도 돌려놓지 못 하고 진나라도 멸망시키지 못 하면서 패배
최성 전투 - 조군 정예병 3만 + 수효를 알 수 없는 각국의 지원부대[4] VS 진나라 정규병 5천 + 최성 민병대 3만
결과 - 며칠동안 공성전을 이어가다가 결국 양단화군의 합류로 인해 패배
업 공방전 - 주해평원 전투 조나라 이목군 12만 vs 왕전군 8만 8천[5]
요양전투 - 조나라 순수수군, 견융군 10만 vs 진나라 벽군, 양단화군 6만
업 포위 - 환기군 6만 vs 사방에서 계속 몰려오는 업 해방군, 열미에 주둔한 호첩군 5만[6]
그 외 은둔 중인 한단군 10만[7], 조 북부에서 아직 동원되지 않은 31만 대군[8]
결과 - 요운, 조아룡 군이 무너지고 방난이 전사하며 업에 식량이 공여되면서 패배 확정
특히 업 방어전에서는 주해평원, 요양전만 합해도 조군은 22만이고 진군은 환기군까지 합해야 20만인데 이목은 이렇게 극도로 유리한 조건을 갖고 패배했다.
결론 - 이목은 첫 등장부터 모든 전쟁에서 진나라보다 항상 병력이 많았다. 적군이 보급이 없어 굶주림, 숙련도 낮은 민병대, 2배 병력으로 기습 포위, 본인이 재상이라 충분한 정치권력 등 전투 외적인 지표마저 모두 이목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그런데도 합종군전을 포함해 그 이후 모든 전쟁에서 실패해 참패했다.
이목의 무능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어택땅만 찍어도 진나라 털었겠다...
이목 이렇게보니 적반하장 좀 쩌네요
킹덤 시작시 조나라군 총 병력 추측 : 최소 83만
이목이 삼대천으로 부임하고 난 이후 조나라군의 총 사상자 추측 : 최소 43만, 독자 연구기는 하나, 이 사상자 숫자는 정말 적게 줄여 잡은 것이며, 이민족인 견융족 10만까지 포함한다면 사상자 수는 53만으로 늘어난다!
2022년 3월 기준 킹덤에서의 조나라군 사상자 총 정리
이목 : 업을 포함한 왕도권 일대를 한 달만에 점령당함.
곽개 : 이목이 여러 장군들을 잃은 상황에서도 변변한 인재 없이 육대장군 왕전, 환기, 양단화를 상대로 한단을 반년동안 지켜냈으며
방어용 장성 축조 현장을 전혀 들키지 않고 마무리 지음.[9]
이제는 곽개 유능설까지 나왔다.(...) 심지어 설득력도 높다!
1. 뭔가 거창한 전술과 전략을 선보이며 기선 제압
2. 상대의 대장에게 즉석에서 빠르게 간파 당하고 파훼 됨
3. 사실 알고 보니 2번의 실패는 실패한 척 적을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고 이목은 모든 걸 다 알고 있었음
4. 그러니 다 알고 의도한 바이니 저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5. 적아 안 가리고 작중 인물 모두가 3번의 모습을 보며 혜안을 갖춘 이목은 역시 괴물이라 칭송한다
작가가 이목을 칭송받게 하는 방법
침착맨 : "XX 장군이 빠져나간 것은 예상치 못한 행동이지만 어차피 큰 병력을 잃고 패주한 것이기 때문에 대세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안심하고 밀어버리세요!"
이목이 이런 대사를 지껄이는 순간 100퍼센트 확률로 대세에 큰 지장이 생긴다.(중략)이미 그에게는 전략도 전술도 없다. 미평[10]보다 쓸모없는 놈.
참착맨의 정발본 68권 감상평 원본 캡처본

한국의 역사와 비교하자면 이순신으로 나와야 될 캐릭터가 원균으로 보일 정도로 처참한 연출을 보여준다. 기록이 풍부한 임진왜란 시기와 달리 이목은 기록이 미비하다. 따라서 창작물에 투영할 때 작가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역사적 명사를 망쳤다는 것이 비판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이목이 작품 외적으로 비난받는 가장 큰 원인은 작중 내에서 받고 있는 엄청난 고평가가 실제 스토리상의 무능한 행적과 너무나도 괴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창작물에서 어떤 인물이 줄창 실패만 하면 내수용 밈으로 놀림받지만 본 문서처럼 조목조목 비난받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왜냐하면 그런 작품들은[11] 각자의 캐릭터 특징이 장점으로서 크게 작용해서 빌런의 실수가 부각되지 않게 잘 덮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킹덤의 이목은 정신승리와 변명만 일삼는 역적처럼 보이는데 자세한 내용은 후술.

조나라는 역사적으로 멸망이 예정되어 있고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이신이며 연전연패를 당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승패에 관계없이 작중 모든 등장인물이 이목에 대한 과도한 찬양과 변호를 위해 소모되고 있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이목에게 완전무결함을 원하지 않는다. 염파와 여불위의 예시처럼 주인공을 상대하는 보스로서의 품위와 역할을 수행하길 원한다. 그래야 그런 적을 쓰러뜨린 주인공의 가치도 같이 올라가고 이 과정에서 대리 만족과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통해 유능함을 입증하지 않고 있다. 오직 주변의 평가만으로 호감작을 하는 모습에서 여불위, 염파와 같은 보스로서의 품위를 느낄 수 있을리가 만무.

행적이나 능력치, 인성을 보면 킹덤 최고의 장군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12] 작품이 진행 될수록 황당한 연출과 스토리 때문에 오히려 상당한 실책들을 저질러서 명장은 커녕 졸장이 따로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방난과 함께 작가의 부족한 스토리 전개 능력로 인하여 첫 등장의 위광이 추락한 킹덤의 최대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패전한 전력과 경과를 천천히 되짚어보면 이목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곳곳에 엿보인다. 문제는 작가가 이목처럼 깜빡했는지 본인이 기껏 개연성을 깔아놓고서, 이목과 그 일당의 적반하장 격 언행을 불필요하게 덧붙여서 그 빌드업을 항상 스스로 날려먹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조도양왕 항목의 조도양왕 명군설, 곽개 항목의 곽개 명재상설과 같이 읽어보자.[13]

3. 행적

3.1. 마양 전투

요약 및 분석

왕기를 꺾고 이목의 이름을 중화 전역에 날리게 된 계기가 된 전투.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목의 행동은 모순으로 가득하다.

우선 만극의 민간인 학살을 방치했다는 점. 물론 명목상 총대장은 방난이지만 전투 계획은 모두 이목이 짰던 점을 생각하면 실질적 책임은 그에게 있다. 훗날 영정에게 전쟁의 무익함을 피력하고 표공과의 전투에서 나이 어린 이신을 죽이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인본주의적인 모습과는 정반대이다. 작중에서는 장평대전을 예로 들며 조나라의 민간인 학살을 정당화하려는 모습이 보이나 항복한 군인을 죽이는 것과 조직적 민간인 학살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다만 마양 전투에서 만극을 부장으로 선택한 것은 이목이 아니라 방난이었다. 방난도 엄연히 이목과 동등한 삼대천인데 같은 삼대천이 부장으로 선택하여 데려가겠다는 무장을 종군시키는데 반대했다가는 삼대천끼리 불화가 생길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만극을 부장으로 선택한 방난이 받아야 되는 비판이니 이목에게는 억울하다.[14] 방난이 만극을 부장으로 선택한 이상 이목이 그것을 반대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관은 전투 막판에 왕기의 수급을 취하기 위해 추격을 종용하는 부하장수를 꾸짖는 그의 태도. 마치 정상전쟁 코비에 빙의라도 한듯 자군의 피해를 줄여야함을 강조하는 그의 일갈은 전체 전투 정황을 살펴보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 오로지 왕기 한 명을 잡기 위해 4만의 정예병을 비밀스레 운영한 대가로 조장이 이끄는 본군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처음부터 안문 직속군을 전장에 투입했다면 16만 대 10만으로 훨씬 수월한 전투를 치를 수 있었고 비록 왕기를 사로잡진 못하더라도 자군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정예병을 아끼는 동안 이백의 중앙군은 몽무에게 갈려나갔고 전체적인 교환비에서 우세한 것으로는 추정되나 최소 2~3만 이상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조장의 부장은 전군 추격을 종용했는데 더이상 군의 희생을 낼수 없다는 것에 비해서 현실적으론 자군의 희생을 크게 내더라도 반드시 추격해야 할 상황이었다. 바로 몽무와 등이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후미를 맡은 상황. 이목 본군 4만은 안문에서 징병된 기마병들로 굉장히 빨랐고 이 속도로 왕기의 판단을 속일 정도였다. 즉 전군 추격도 가능했으며 훗날 조나라의 큰 위협이 될만한 몽무와 등을 한꺼번에 잡을수 있는 큰 기회였다. 몽무가 유리수비의 이백을 힘으로 박살낸것과 등이 조장을 처리한 돌파력만 봐도 이후 전개를 고려하지 않아도 왕기 다음가는 진나라 무위를 처리할 최적의 기회였다.[15] 그럼에도 추격하지 않은건 방난을 달래기 위했다는 가설이 있다.[16]

결과적으로는 왕기를 죽여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나 그가 전투 내내 보인 이중적 태도는 등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번외로 진조동맹을 맺으며 한고성을 빼앗긴 것은 크나큰 실책이라고 한다. #[17]

마양전 이후 진조외교 패러디. 지금부터 진나라 군사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3.2. 극신과의 전투

요약 및 분석

극신과 싸울 때도 제법 유리하게 싸우긴 했으나 극신에게 본진이 파악당한 탓에 곧바로 습격당했고, 이걸 본인이 무슨 대비를 하여 해결한게 아닌 호위(?)로 둔 방난으로 하여금 극신을 죽이는 등 본인의 힘이 아닌 방난의 힘으로 이긴 느낌이 크다. 이 부분은 이목이 일부러 극신을 유인했는지, 아니면 본인이 의도치 않게 간파당했는지 불분명하나 일단 정황만 살펴보면 후자에 가깝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목의 부하들이 당황할 필요가 없으며 방난뿐만 아니라 무수한 복병이나 함정들로 극신을 공격했어야 했다. 전자의 경우를 의도했다면 적어도 이목이 무언가 꾸미고 있다는 연출만큼은 들어갔어야 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주겠다며 시작했는데 방난 없으면 질뻔 했다는 점이 포인트지만 그걸 떠나도 원래 이목이 진조동맹을 맺을 때 진은 한을 몰아붙이고 조는 연을 몰아붙이겠다고 시작했는데 진에 비해 조가 거둔 성과는 너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합종군 결성의 발판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게 의의.

3.3. 합종군

요약 및 분석 : 1 2 3 4 5

왕기와 극신을 꺾고 쌓아올린 무명을 바탕으로 합종군을 결성하는데 성공. 하지만 특별한 명분 없이 진조동맹을 깨며 이목 개인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게 된다.

함곡관 전투에서도 합종군 내의 X맨 역할을 톡톡히 한다. 첫 번째 실책은 수비형 장군인 경사를 조군의 대장으로 임명한 것. 객관적인 전력차가 가장 컸으며[18] 심지어 지형 상의 제약도 거의 받지 않은 진조전선에서 표공군을 압도하지 못한 경사는 합종군 제일의 역적이라 할만했으나 이목은 그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전투 시작 전 춘신군조차도 이목의 이러한 인선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

두 번째 실책은 방난을 너무나 아꼈다는 점. 방난몬마스터라는 이명과는 달리 함곡관 전투에서는 방난을 꽁꽁 숨겨두다가 별동대를 운영하고 나서야 전면에 내세웠다. 경사군이 표공군의 용맹함에 고전했음을 생각해보면 방난을 조기투입하여 경사를 도와주었으면 표공군을 와해하는 쪽이 승률이 높았을 것이다.

또한 표공과의 대결에서 그의 내로남불 주의가 한 번 더 등장했다. 유동역술을 뚫고 이목 본진에 도달한 표공은 그에게 일기토를 신청하나 이목은 자신의 전쟁은 지략으로 인한 것이며 따라서 일기토에 응할 수 없다라고 대답한 후 방난몬을 대리로 내세운다(...). 하지만 추후 주해 평원 전투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스스로 진군의 중심부에 뛰어들어 마광을 암살하는 초인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과거에 안문에서 흉노의 지휘관들을 이런 방법으로 죽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자신의 전쟁이 오로지 지략으로 인한 것이라는 말은 엄청난 궤변으로 결론났다.

이러한 실책들을 만회하기 위해 별동대를 운영하고 최까지 진격하는 등 뒤늦은 똥꼬쇼를 선보였으나 결국은 산민족에 의해 치욕적인 패배를 겪고 퇴각하고 만다. 적절하지 못한 인재 선택으로 조군을 비롯한 합종군은 불명예스러운 패전을 겪었고 그 난리통에 벌어진 춘신군의 히스테리성 제나라 공격또한 제지하지 못하여 다시 한 번 망신을 당한다.

그나마 최성 전투에서 패배한 것은 진과 이민족(산족의 양단화)과의 연계를 예상할 수 없었다는 정황. 그리고 진시황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기 위해 작가가 주인공 측을 위해서 할당한 에피소드였고, 실제 진나라가 멸망하지 않았다는 역사적 배경과 국왕이 최전선에 친림했다는 변수를 알 리가 없었다는 변호받을만 하다.[19][20]

그래도 이 때까지는 괜찮았다. 당시 왕기, 극신을 죽이고 합종군을 이뤄내서 진나라를 멸망 위기로 몰고 갔던 이목의 위압감은 엄청났다. 더욱이 맹주 역할을 한 초나라군이 몽무와 왕전에게 연달아 저지당하면서 진나라가 한숨을 돌린 찰나, 이목이 무관을 피하고 표공을 죽이며 함양을 향해 남도를 진격해왔던 충격은 거대했다. 또한 후에 불거지는 여러 문제점도 이 때는 없었다.[21]
개연성: 합종군 이전까지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목 스스로 합종군을 결성하기 위해 무리를 했다고 한 바가 있다. 더욱이 민병만 남아 간단히 함락할 거라 생각한 최성에, 여불위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다고 여긴 진시황이 직접 친정하고 있고[22], 산민족 지원군이 갑자기 등장하는 등 이목으로서는 상상도 못한 이변의 연속이었다. 애초에 진시황 스스로도 이목을 이기려면 이목의 예상 밖의 일을 해야한다면서 자신이 직접 최성으로 가고, 이목에게 정보가 새지 않게 창문군과 신을 제외하면 아무에게도 산민족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또한 창문군 등이 추측하기로 이목이 남도를 통해 함양을 노리는 것은 합종군 초기 때부터 계획된 것으로, 이미 며칠 식 소규모로 산지를 넘어 남도로 파견하게 있었다. 작중에서 와린도 조군을 가장 남쪽에 배치하고, 경사군 12만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도 이를 숨기기 위한 것이었다고 추측했다.
정신승리: 훗날 이목이 보여주는 최악의 고질병인 정신승리도 이때는 없었다. 최성에서 퇴각할 때 이건 합종군의 패배(및 합종군을 이뤄내느라 둔 여러 무리수가 허사되는 것)를 의미한다면서 망설이고, 합종군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잡역을 수행할 때 목이 떨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한다. 패했으면서도 얻어낸 이익이 있었다고 하거나, 패배에도 스스로를 무고하다고 여기는 업 공방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화: 팬들이 가장 역겹게 여기는 미화 문제, 특히 패했음에도 미화하는 일도 적었다. 오히려 최성에서 퇴각할 때 부장인 진성상이 이목에게 함부로 죽을 생각말고 살아서 패전의 책임을 지라고 일갈하고, 이후 측근인 부저도 합종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고 있냐고 핀잔주면서 이목의 실태를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이 쯤에서 한동안 퇴장했어야 했던 이목이 실제 역사상으로는 자신이 맡지도 않은 패전을 담당하고, 승전도 추하게 묘사된 것. 거기에 원패턴 진행이라든가, 온갖 개연성 붕괴, 정신승리, 미화 문제가 생기면서 이목과 킹덤의 평가가 나락으로 가게 되었다.[23]

3.4. 흑양 전투

환기의 조나라 서부 침공에 맞서 이목은 경사를 대장으로 내세우며 흑양에서 전투가 벌어진다. 함곡관 전투에서 스스로 폐급임을 증명한 경사를 다시 한 번 믿는 이목의 뚝심도 놀랍지만 그와중에 삼대천을 노린다며 자뻑에 빠진 경사의 모습은 더욱 독자들을 놀랍게 하였다.

결국 경사와 기혜 덤앤더머 콤비는 환기의 심리전에 빠져 대장은 전사하고 부장은 멘붕하여 퇴각하는 촌극을 보여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목은 이 모든 것을 흑양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것은 이목은 당시 조나라 재상으로, 조도양왕이 국정을 등한시하고 있어 사실상 조나라 최고 권력자에 위치해있었다. 그런 인물이 장군 급 심복을 둘이나 데리고 한가롭게 전황을 구경하고 있었던 것이다.[24]

거의 응원단장 혹은 옵저버급으로 위상이 추락하였으며 자군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명장 기혜의 발견' 이나 '환기의 약점' 등의 명대사를 뱉어내며 독자들의 웃음벨로 본격 자리잡게 된다.[25][26]

3.5. 업 공방전

그야말로 이목 삽질의 총 집편. 그 전에는 졌어도 그럴만한 이유가 엿보였지만 업 공방전의 실패는 이목의 실책과 비판점이 너무 많아 항목별로 분류하였다.

3.5.1. 실패로 돌아간 영정과의 회담

칠국동맹을 제안했다 거절당한 것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그 후의 대처에 문제점이 많았다. 적국의 왕에게 반말을 퍼붓는 무례함은 둘째 치고 괜히 긁어 부스럼만 만들 선전포고를 하여 자국의 위기를 초래했다.[27] 원래 외교 문제는 그리 즉흥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또한 조왕의 대리로서 진나라를 방문한 본인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그런 감정적인 대응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조왕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총력전을 선언함으로써 진과의 관계는 파탄에 이르게 되었고 거기에 더해 진이 조와의 전쟁에서 소모되면 초나라에게 멸망할 것이라는 희망회로까지 돌리며 제대로 추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와린과 어떠한 교감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언쟁에 초나라를 끌어들일 생각을 했는지 의문.

진지하게 정치적 역학관계를 따지자면, 함양 왕궁에서 목이 달아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조나라 사신 중 누군가가 도양왕에게 이 사실을 곧이곧대로 보고했다면 월권 행위로 한단에서 처형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실 이목의 칠국동맹 아이디어도 영정에겐 황당한 제안이었다. 칠국동맹은 '1개 국가가 타국을 침범할 경우 나머지 육국이 그 일국을 함께 공격해 섬멸한다'가 핵심이다. 그러나 정작 바로 그 진나라가 합종군 당시 혼자서 제나라의 방관을 약속받은 채 나머지 다섯 나라를 격퇴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런 상황을 직접 전선에 나가면서 타개한 경험이 있는 진왕 영정에게 '육국이라는 망치가 혼자 튀어나온 정인 일국을 멸한다'라는 대전제를 제시해도 와닿을리가 없다. 애초에 각국은 서로 국력과 체급의 차이가 엄연히 있는데 말 뿐인 맹약을 맺는다고 그 차이가 저절로 하향 평준화가 되는 게 아니니까.

아마 이목의 의도는 특정한 패자가 주도하지 않고 모두가 동등한 눈높이에서 맺는 회맹(會盟)을 제시하려 한 모양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긍정한 여불위의 주장으로 미루어 볼 때, 전쟁'만' 아니라면 괜찮을 거라는 우회적인 수법으로 난세 자체는 계속 이어질 것이 틀림없다. 또한 전쟁을 일으키려는 일국을 나머지 육국이 모여 멸한다고 했는데, 그 '전쟁' 의 기준은 어디까지인지 누가 정하나? 예를 들어, 멀쩡한 경제 활동을 전쟁 준비라면서 육국끼리 쑥덕거려 거슬리는 나라 하나를 잡기 위해 작당모의할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칠국동맹을 되려 합법적인 전쟁 선포의 도구로 이용해먹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첩보전 양상이 펼쳐질 것이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 나머지가 다 같이 예방 전쟁을 일으킨다는 모순에서부터 이미 실패한 발상인 것이다. 영정도 이와 비슷한 논리로 '간악한 군신이 존재하는 한 언젠가 다시 말 뿐인 동맹은 깨진다' 며 반박했다.

게다가 합종군 실패후 진나라가 조나라를 봐줘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도 있다. #

3.5.2. 열미성의 의도적 약화

왕분 : 열미가 만약 굳건한 성이었다면 만약 진이 이것을 함락하여 손에 넣을 경우 이번엔 조에게 불락의 성이 되지. 그러니까 굳이 굳건하게 만들지 않고 탈환하기 쉽게 해두어, 열미를 뚫고 적이 왕도권으로 침입했을 때, 태행산맥에 숨겨둔 군대를 남하시켜 다시 열미를 탈환하여 적의 유일한 출구를 막는다. 그리고 탈출구와 보급선 양쪽을 잃은 적을 왕도권의 각 군으로[28] 천천히 포위해 멸한다는 작전이다. (중략) 이번 대원정의 진짜 목표인 업 공략은 열미를 불락의 성으로 만들어 보급선을 계속 확보하는 것이 절대적인 조건이다. 그 창평군의 대전략이 근본부터 산산조각 나버린 거야.
511화. 열미 오픈 전략이 이론상 최상의 흐름일 때의 위력.
열미성은 태행산맥과 황하 사이에 위치한 조 서부 최대의 요지로 진의 함곡관에 비견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이목의 언론 플레이에 불과했다. 실제로 열미성은 허술하게 설계되어 적군을 유인하는 함정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적군이 열미의 약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조 왕도권에 진입하면 태행산맥의 조군이 남하하여 약화된 열미를 손쉽게 재탈환해 퇴로를 차단한다. 그리고 왕도권에 갇힌 적군을 포위 섬멸하는 것이 이목의 계획이었다.

문제는 이 책략이 도덕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문제가 많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선 열미성을 미끼로 활용하는 것 자체는 삼십육계 중 제 32계인 공성계(空城计)에 해당하는 책략으로 충분히 있을법한 작전이다. 그러나 공성계는 패배가 반드시 선행되니 보통 사전에 아군에게 고지하여 싸우는 척 하다가 철수해서 전력을 최대한 온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목은 이런 작전을 열미군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고, 결국 열미군은 자신들이 버림말이 되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진군에게 희생당했다. 이는 작품 내내 묘사되는 이목의 생명중시 사상과는 괴리되어 있는 묘사다. 만약 열미군이 그걸 알면서도 결사대를 자청했다는 전개[29]라면 최소한의 당위성은 챙겼겠지만 그런 묘사는 일절 없었으니 결국 의미없는 희생이 되었다.

이목은 여기서 진나라 군의 열미 공격 소식을 듣자 한단으로 급보를 보내 한단군을 열미로 파견시켜달라고 요청을 한다. 본인이 일부러 약화시켜 놓은 성에 한단군을 몰아넣자는 말은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행동이다. 그나마 도양왕이 한단군을 출동시키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이목의 말대로 했다가는 수도와 왕을 지켜야할 최정예 병력이 일부러 약화되어있던 성에서 몰살당할 뻔했다. 이는 나라를 망하게 만들려는 매국노나, 왕을 벌거숭이로 만들려는 찬탈자의 계략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납득될 수 없는 전개다. 그래놓고는 도양왕이 출동을 거절하자, 걸주라고 조롱하는 이목의 행태는 도저히 역적의 흉계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만약 진나라에 합종군이 쳐들어왔을 때 여불위가 함곡관 혹은 무관[30]을 고의로 약화시켜서 함락당하게 꾸며놓고, 대왕의 함양군을 얼른 함곡관과 무관으로 보내야 한다고 진언했다면 어떻게 보였을까? 심지어 그러고는 거절당하자 왕이 폭군이라고 측근들과 수근수근거렸다면? 변명할 여지가 없는 역적질이다.

만일 이목이 열미성을 강화시켰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당장 이목이 증축한 성 중에 업이 있는데, 이 업은 왕전조차 '함락할 수 없는 성이다'라고 평가한 성이다. 열미를 업처럼 만들었다면 진군은 열미를 함락시키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었을 것이고 그 기간 동안 한단이나 태행산맥 바깥에 있던 조군이 몰려와 진군을 물리쳤을 것이다. 진나라는 합종군을 상대로 이와 같은 전략을 취해, 함곡관을 난공불락으로 만들고 합종군이 들어오지 못 하게 막고 주변에서 압박했다. 원적을 상대로 실패해놓고 배운 게 없는 셈이다.

물론 적군을 자국의 내지로 깊숙이 끌어들여 포위해 몰살시키는 전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대로 사용되기만 한다면 자군보다 몇 배 더 강한 군대를 되려 몰살시키는 것도 가능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험난한 산맥으로 뒤덮인 나라라든지, 어마어마한 크기의 국토와 혹한의 날씨를 가진 나라에서나 사용될 전략이다. 그에 반해 조나라의 열미 뒤에는 그냥 넓은 평지만 있을 뿐이다. 도저히 이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나 지형이 있는 나라가 아니다. 또한 공성계에 사용되는 미끼는 성 하나에 국한되는 편이지만 이목은 왕도권 전체의 안전을 판돈으로 내걸어 왕전군의 침입을 일부러 허용하는 무리수를 남발해 수만명의 난민을 발생케 하여 업 함락의 단초를 간접적으로 제공했다.[31] 내줘야할 미끼의 규모가 커지면 짊어질 리스크도 커지고 제어할 변수도 많아지는데, 이목은 낼름 열미를 열어버리고 변수 차단을 위한 후속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으니 실패가 예정된 대참사.

또한 열미의 고의적인 함락을 준비했다면 이목은 당연히 왕도권에서 전투가 벌어질테니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계산하고 있어야 맞다. 그렇다면 진나라 군이 열미를 넘은 후의 방책도 작전 입안자가 마련해둬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채 한단군으로 메우려 했다. 도양왕이 이를 거부하자 '왕께서 걸주가 아니시길 바란다'라며 에둘러 비난하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왕이 왜 거절할 수밖에 없었는가?'라며 일국의 정무를 총괄하는 재상답게 폭 넓은 시야에서 전황을 재검토해야 바람직할텐데 그저 거절당했다라는 사실에만 경도되는 편협하고 1차원적인 사고 방식을 보여주었다.

이런 후속책을 거의 마련하지 않은 모습은 더 나아가, 왕도권 성주들이나 업 성주 조계백, 도양왕, 곽개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오직 이목 파벌만 정보를 독점하고 있었다는 뜻도 된다. 미리 말을 다 맞춰뒀는데 다른 아군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 했다는 전개라면 모를까, 저 넷 중 그 누구도 이목이 저런 흉계를 꾸미는 사실을 알지 못 했다. 당연히 속수무책으로 왕전군에 의해 난민이 만들어졌으니 이는 전적으로 이목의 잘못이다.

이와는 정 반대로 수 년 후에 벌어진 비하 대전에서는 단 반 년만에 북부에서만 31만 대군을 훈련시켜 냈다. 그런데 무척 이상한 점은 비하대전 때보다 나라의 여력이 훨씬 남아돌았을 열미 오픈 이전에는 31만 대군은 고사하고 유효한 예비대를 거의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더군더나 이목은 작중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듯이 중화칠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망이 높은 재상이자 대장군으로 묘사되고 있다. 합종군이나 애국 반란 당시의 영정이 끊임없이 정적 여불위의 음모와 정치적 방해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목은 정치적 위상이 훨씬 여유로우며, 따라서 대군 동원에 방해될만한 정황이 없다. 작품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보나 한단군 타령하기 이전에 대군을 미리 준비하지 못 하는 게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실전 상황이 터진 후에 도양왕도 왕도권에서의 추가 징병을 허락한 것으로 미루어보면, 왕과 정적 관계라고 해서 준비하지 못 할 이유도 없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고 끝내 패전해놓고, 비하대전에서는 자기 영지가 위험에 처하자 화들짝 놀라 대군을 동원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이 무척 수상쩍게 보인다.

사실 이목을 변호하는 식으로 전개하고자 한다면, 이것보다 더 써먹기 좋은 복선과 근거들이 이미 있다. 애국 반란 사건 당시에 곽개의 보석 귀걸이를 통해 물욕을 밝힌다는 묘사와 여불위로부터 뇌물을 받는다는 암시, 나라의 미래를 염려하지 않는 도양왕의 무책임한 태도 등이 있다. 이를 근거로 곽개나 왕이 사치할 목적으로 열미 강화 예산을 몰래 착복했다던가. 그런 바람에 열미가 약화당해 침입을 허용하는 변수가 발생하여 원군을 요청했는데 거절 당한다는 가정. 혹은 서로 말을 맞춰뒀는데 정적인 곽개가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왕이나 다른 세력을 상대로 협잡질을 시전해서 왕도군이 출병하지 않았다는 가정 등 얼마든지 책임을 다른 캐릭터에게 떠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실패한 책임자는 이목이고 오히려 이를 뒷처리하며 고생하는 건 곽개인데 모두 이목만 숭배하고 있다.

이목의 입장을 굳이 변호하자면 몇 가지 말들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작품 내 묘사들과는 괴리되기에 결국 설득력을 잃는다.
이목 : 진에게 육국 제패란 진나라와의 지구력 싸움이오. (중략) 물론 우리도 멀쩡하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상쇄라도 상관없소.
진이 조와 진흙탕 싸움에 빠져 체력을 잃어가면 초군이 북상하여 틀림없이 함양까지 함락할 것이오!
본편 491화에서 함양을 방문해 영정과 설전에서 한 발언. 조나라가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음을 스스로 말했다.
즉, 조나라는 국경선을 열 필요 없이 수비로 일관하면서 시간만 끌어도 영정과 진나라의 야욕을 막을 수 있음을 작가가 공인했다. 안문 태수 시절 외전 스토리에서 이목이 흉노를 상대로 직접 전투를 피하고 성벽을 끼고서 지구전으로 끌고 가 유리한 시기를 선택해 치고 나와 소탕했다. 이런 방식이 실제 역사와도 걸맞고 개연성과 핍진성을 모두 충족한 사례이다. 이는 진조동맹 당시의 모습처럼 소인배를 가장해 적을 방심케하는 이목의 캐릭터성에 훨씬 더 걸맞은 대전략이다. 장평대전 당시 염파의 수비 전략을 부정하고 조괄로 갈아치웠다가 나라가 망할 뻔한 선례도 있으니 정치적 당위성도 충분한데 이목은 이런 정치적 계산조차도 서지 않는 모양이다.

여담으로 후한 삼국지 시대 및 관련 창작물에 비견되는 사례가 몇몇 존재한다. 진삼국무쌍 8 순욱의 IF시나리오 형주 공방전의 남군 전투에서 강릉을 고의로 넘겨주어 유비 측과 동오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책략을 꾸미는 시나리오. 마속이 산에 진채를 친 이유. 그리고 촉한 말기 강유의 한중 오픈, 흥세 전투가 국내 킹덤 팬덤에서 자주 제시되는 비슷한 사례들이다.

3.5.3. 견융족과의 협력 실패

이목은 견융의 도움을 받기 위해 경력이 전혀 없는 새 얼굴인 순수수를 돌연 10만을 이끄는 장군으로 파견했다.[32] 그 이유는 견융왕에게 해마다 대량의 양고기를 지원하며 교분을 쌓아두었기 때문에 이를 동맹의 일환으로 이용한 것이다. 마치 중원의 문명국이 새외의 오랑캐를 무력이 아닌 덕으로 교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작중 극초반에 언급되었던 진목공의 선례와 같은 유화책을 대충 흉내낸 정도에 지나지 않다. 견융족 자체를 포섭했다기보다는 그들의 우두머리인 견융왕 개인의 호감을 사는 데에만 집중했다. 이목의 입장에서 이들은 워낙 포악한 무리이기에 무력 충돌로 힘들게 제압하기보다는 로조 한 명만 포섭하는 편이 효율적이라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다. 또한 이목은 안문군에서 이민족을 때려잡던 사람이니 중원 밖의 이민족에게 호의적일 수 없기에 정책 그 자체만으로는 비판받긴 힘들다.

다만 국익을 위한 선택이나 효율성과는 별개로 좀 더 대국적인 시야에서 근원을 살펴보지 못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견융왕 로조가 펼치는 가혹한 폭정에 종족 전체가 고통받고 있었다.[33] 이목은 그런 깊숙한 사정까지 살펴볼 필요를 느끼지 못 한 채 식량을 나눠주며 단순히 로조와의 개인적인 친분을 다지는 선에 그쳤다. 다 알면서 고의로 묵인했는지 정말 몰랐는지는 작중에서 직접 묘사되지 않으니 알 길이 없다. 그러나 견융족 피지배층의 입장에서 볼 때, 이목의 이런 표면적인 정책이 조나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모양. 그 결과 로조가 죽자마자 견융족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진나라 군에게 항복하고 양단화 휘하로 들어간다.

결국 견융족의 배신은 어느 정도 예견된 사태였다. 이런 꾸준히 누적되어 온 문제를 갑자기 지휘권을 이양받은 순수수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진나라 군의 식량고를 불태워 요양전에서 유일하게 제 밥값을 하는 등 유능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돌발 변수를 무시한 채 로조와의 개인적인 친분만 믿고 요충지 방어를 맡긴 이목의 판단이 아쉬운 부분이다.

3.5.4. 주해 평원 전투에서의 추태

이해가 가지 않는 마광 암살, 위기 시에도 탈출하지 않고 방난과 신의 일기토를 구경하는 등 문제가 없진 않았지만 그것도 아래에 후술한 추태에 비하면 양반이다.

패배한 이후의 그의 태도가 실로 가관인데 5만의 중앙군으로 3만의 왕전군 및 소수의 비신대에게 본진을 돌파당했다. 그로 인해 최종적으로 조나라 군은 삼대천 방난과 인상여의 부장이었던 조아룡 요운까지 모두 전사하는 굴욕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자 이목은 원래 이 전쟁의 목표는 업인데 함락당하지 않았으니 아직 우리는 아직 패배하지 않았으며 지금 후퇴는 전략적 후퇴다!라며 사기를 독려한다. 뒤이어 업의 식량마저 다 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왕전군을 하루만에 매장하고 이어서 환기군까지 치자는 계획을 세운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 없다. 총대장의 입으로 솔직하게 대참패당했다고 공언할 수는 없으니 군의 사기를 유기하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것은 무척 당연하다.

다만 이 발언이 허세가 아니게 되려면 본인이 한 말 그대로 환기군의 포위를 물리치고 업의 안전을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결국 패배로 인해 심신이 크게 지쳐있었던 이목군은 끝내 환기군을 뚫지 못 하고 업이 난민의 준동으로 인해 함락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결국 자신의 호언을 지키지 못 하고 끝내 패배를 확정지어버린 시점에서 정신승리가 된 것이다.

마양전 당시 진나라는 숙련병이 부족한 상황에서 징집병 10만으로 분투 끝에 왕기는 죽었지만 결과적으로 마양을 지켜냈다. 이와 정 반대로 업전의 개전은 열미 오픈 전략을 통한 이목이 의도한 큰 그림이었다. 예기치 못 한 침략을 받고 지켜낸 마양전과 압승을 호언장담하고 참패로 마무리지은 업전을 서로 비교하면, 철저하게 큰 그림을 준비해놓았다면서 지는 게 이상한 상황에서 역전패를 당한 이목과 조나라의 꼴이 너무 우스워지는 것이다.

업 해방에 실패하여 끝내 왕도권을 내어준 죄로 한단으로 압송되어 갈 때 근위대에게 완전히 죄인 취급이군요라고 말하면서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럼 몇 배나 많은 병력을 쥐고서도 참패한 졸장이 죄인이 아니면 누가 죄인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순수수는 패장 이목을 참수한다는 소식에 "우리들의 왕은 어디까지 어리석은거냐"며 격분했고(…) 호첩은 "우리 왕은 똥"라며 아무튼 한단군을 주지 않은 도양왕의 탓이라고 우기는 이목 일파의 모습은 황당할 지경이다.[34]

이를 임진왜란으로 비유하자면 부산만 재탈환하면 왜군은 식량끊겨 전멸입니다라며 도박했다가 참패해 한양 고속도로를 개통해놓고 한양의 경군(京軍)과 내금위군을 내주지 않은 선조 탓을 하는 셈이다.

3.5.5. 업전 패배의 추한 마무리

파일:깜박했어.jpg

업은 함락되었지만 왕전의 병량 공격으로 업 또한 식량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이대로 병량 공급을 못하게 포위만 유지하면 진군은 자멸할 것이었다. 그러나 제나라가 채택의 안배에 호응하여 식량을 업에 전달함으로서, 유일한 승리의 가능성마저 사라졌다. 이목은 이 때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다가 한단으로 압송당하는 중에 그 가능성을 뒤늦게 떠올리곤 '깜빡하고 있었어!'라는[35] 킹덤에서 손꼽히는 명대사를 날린다.[36] 이 기믹은 작가가 인상에 남은건지 이후 평양 전투에서 번양 부장이 자신들이 배치해놓은 옥봉대의 별동대의 존재를 완전히 깜빡하고 있었다!라는 대사로 또 다시 써먹는다.

제나라를 통해 식량을 업에 보급한다는 작전은 창평군조차 감탄한 전략이니 당연히 모를 수 있다.[37] 문제는 왜 이목이 모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묘사를 이목의 추한 언행으로 날려먹었다는 점이다. 일단 이 변수를 알 수 없었던 이유는 충분히 널려있는데, 우선 진나라 측은 열미를 공격하는 별동대와 군량을 나르는 수군 선단을 장기말로 소모해가며 이중으로 기만책을 세웠다. 더불어 제나라는 오랫동안 큰 활동이 없었던 은둔의 나라였지만 이를 영정과 채택의 설득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는데, 이 회담은 창평군, 영정, 제왕 셋만 아는 극비이니 이걸 아는 게 더 이상하다. 또한 합종군 편에서 최성을 공격하다 산민족의 예상치못한 공격에 패배하는 등, 장기판 위에 올라와 있지 않은 제 3의 세력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건 이목을 띄워주는 킹덤 내의 묘사로도 보여주는 이목의 약점이다. 게다가 멸망의 위기인 조나라를 지키는 입장에서 제나라의 국왕이 자신의 나라가 멸망할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천하통일을 간접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변수일 수밖에 없다. 이를 부각시켰다면 이목이 패배할만한 당위성은 충분히 부여했을 것이다.

이렇듯 납득할만한 설명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히 널려있었다. 염파가 산양전에서 패인을 분석하며 개자방을 설득하려 했듯이[38] 이목이나 왕전 등 한 사람의 시선으로 이 경과를 분석하며 설명했다면 적어도 마무리만큼은 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정말 그저 '깜빡했다!'라는 대사 하나로 이 모든 과정을 무시하고 생략해버렸다. 결국은 작가가 자기 손으로 깔아놓은 개연성을 저 대사 하나로 모조리 날려먹은 셈이다. 이 부분 대신 제나라가 식량을 보급했다는 보고를 듣고 '어째서? 언젠가는 진나라에게 자신들도 멸망당할 것을 모르는 건가'라는 식으로 놀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연성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즉, 이렇게 작품 외적인 시선으로는 추론을 통해 경과를 알 수 있지만 작품 내적으로 그런 경과를 되짚는 묘사를 작가 또한 이목처럼 '깜빡' 해버렸다. 결국 이목은 지력 100의 능력치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깜빡한 탓' 에 패했다는 결론이 된다. 이건 작가가 자초한 캐릭터 붕괴다. 저런 허당스러운 모습에서 최종 보스의 품격과 포스를 느낄 수 있을 리가 없기에.

첨언하자면 이목은 합종군 전초전 초나라 회담때 이 회담을 목격한 비신대 하료초에게 최악을 상정하는 것은 군사로서 올바른 자세라고 훈수를 두었다. 그러나 정작 이목이 최악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목이 탁상의 이론을 실현화 시키는 데에 수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형편 좋은 최선의 시나리오만 추구하고 작전 실패를 눈앞에서 보고도 애써 외면하거나 혹시 모를 변수에 대응하는 차선책을 생각해두지 않고 첫 시나리오만을 과신하는 인물임을 증명하는 대목.

3.5.6. 도양왕과 한단병에 대한 책임 전가

와린 : 말했잖아. 한단의 왕도군이 나갔다면 왕전군 같은 건 한 방이라고. 하지만 조왕 그 바보는 내지 않았어.
순수수 : 한단의 왕도군이 움직인다면 이야기가 빠르지만
호첩 : 그걸 말하지 마라, 순수수. 왕도 본군이 움직인다면 애당초 이렇게 안 됐다. 우리의 왕은 쓰레기다.
이목 : 어둡다. 너무나도…(중략) 상나라 주왕이 그러했고 주나라 여왕이 그러했죠. 지금의 조왕이 그런 축에 들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카이네 : (나라를 멸망하게 만드는 암군….)
한단병 출병 건의가 거부되자 이목이 한 폭언

작중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입을 모아 말하길, 업전에서 이목이 패배한 이유는 도양왕이 한단병을 내어주지 않은 탓이라며 변호를 해준다. 조나라 수비군은 무조건 한단병으로만 구성해야 하며 한단병이 없으면 조나라는 전쟁에서 무조건 패배가 확정된 것처럼 온 세상 사람들이 호들갑을 떤다.[39] 하지만 이 작위적인 찬양과 변호는 전혀 설득력이 없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이목은 왕도권의 뚜껑이라는 열미를 고의로 약화시키고 열어놓아 끌어들였다. 당연히 덩달아 전선이 넓어지며 복잡해졌고 이로 인해 동원할 병력도 더욱 많아졌다. 만약 최대한 변인을 통제하고 싶었다면 업을 강화하고 한고성을 쌓은 것처럼 열미를 강화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운 판단이지만 굳이 무리해서 열미를 내줬다. 즉, 애초에 병력을 더 동원할 상황을 자초한 건 이목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 일이다.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그러면 당연히 이에 대한 후속대책도 이목이 제대로 마련하는 게 맞다. 애초에 공성계를 사용하면서 청야작전도 안 쓰고 병력 보존도 하지 않고 모든 자원을 고스란히 떠넘긴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되는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따라서 후속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서 그런 무리한 행동에 의미가 부여되어야 했다. 그런데 한단군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열미 오픈 직후 이목이 보인 정치적 행동의 전부였다.[40] 일은 자신이 벌여놓고 마치 도양왕이 멋대로 꾸며놓은 일인양 왕을 걸주라며 조롱하고 책임을 전가한다.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전선이 넓어진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연나라 오르도가 침범해와 서쪽과 북동쪽 양측에서 압박당하기까지 했다. 이 연군의 침공은 한단군을 내주지 않은 도양왕의 판단에 설득력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이목은 모를 수밖에 없었던 이 급습에 크게 놀라며 호첩의 배치를 바꿀 생각도 했다. 이는 사마상을 의중에 둔 한단군 청원이었다면 보이지 않았을 행동이며 따라서 업전에서 열미 오픈 말고는 준비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영정과 이신 정도의 신뢰 관계가 아니면 수도 코앞까지 20만 대군이 밀려온 망국의 직전의 위기 속에서 자기 목숨 지킬 친위군까지 떼어달라는 건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이다. 이런 정치적 구도와 상황에선 그 누가 왕이라도 안 주는 게 당연하다.[41][42]

그리고 이목은 단순한 군 사령관이 아니라 아니라 재상까지 겸직하고 있어 정략을 미리 펼 수 있는 충분한 권력을 쥐고 있다. 열미의 약화는 이목이 입안했으니 거기로 적병들이 몰려온다면 함락될 것도 당연히 미리 알 터. 사전에 미리 준비를 해둘 여력이 풍족했다. 그렇게나 한단병이 절실하다면 미리 왕과 정치적 거래를 해두거나 화친을 맺어 후방을 안정시켜 언제든지 왕이 한단병을 내어줄만한 환경을 조성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준비를 할만한 여력과 시간이 충분한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가 참패했다. 투옥되고 나서야 뒤늦게 곽개에게 외교를 펼쳐달라 호소하는 무능한 모습만 보였다.

정치공학적 입장에서 봐도 주지 말아야 한다. 만약 여기서 이목이 친위군을 받아들고 가서 업을 구원하면 기승전 이목찬양으로 일관되는 킹덤의 플롯 패턴을 고려해볼 때, 왕도권 백성들은 왕이 아닌 이목을 구원자로서 칭송할 것이 뻔하다. 그러니 이 구원은 왕께서 하신 일이라고 백성들이 여길만한 정치적 장치를 왕에게 먼저 제시했다면, 도양왕은 이를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숙여주는 척이라도 하는 정치적 거래도 하지 않았다. 내가 임금님의 표밭과 지지기반까지 전부 빼앗아갈테니 그걸 긁어갈 도구로서 근위대까지 내놓으라면서 주는 것 없이 무조건 자신만이 일방적인 이득을 보려는 양아치 짓을 했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어이없는 부분은 도양왕은 열미 함락 직후 '한단병을 쓰지 않아도 주변 성에서 끌어다 쓰면 그것으로 충분히 완성될 것이다'라고 말하며[43] 이목의 요청을 수락하며 추가 병력을 내어줬다. 주해 평원에 증강된 요운, 조아룡과 인상여군 정예병단은 도양왕에게 출전을 윤허받고 나오게 되었다며 본인들 입으로 보고했다. 이는 도양왕이 이목의 요청대로 증파를 해주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언이다. 단지, 그 증원군의 구성원이 어림군이 아니었을 뿐이다! 만약에 도양왕이 병력 지원 자체를 아예 안 했다면 도양왕 때문에 패배한 것이 맞았겠지만, 이렇듯 유의미한 병력을 지원해줬다. 왕실과 나라의 존립을 풍전등화에 밀어넣은 정적에게 과감하게 병력 징발권을 내어준 것이다. 이는 오히려 허둥대지 않고 상황을 침착하게 파악하고 지시를 내린 왕의 배포와 도량이 넓다고 칭송을 들을만한 상황이지, 거꾸로 신하가 왕을 걸주라고 욕하며 경멸할만한 상황은 전혀 아니다.

정치적 시선으로 해석해보았을 때, 이는 군 내 파벌조나라 하나회의 수장인 이목의 명령이 아닌 조왕의 명령을 받고 나온 군대는 필요 없으니 빨리 근왕군이나 내놓으라며 이들을 근왕파로 몰아세운 셈이다. 정작 요운과 조아룡은 이목을 잘 따르는 이들인데 말이다. 오로지 조왕의 근위대만이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할 유일무이한 전가의 보도인데 왕이 주지 않아서 조나라가 멸국의 위기에 처한 거라면서 이목 파벌이 집요하게 왕 탓으로 선동한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이자 난신적자가 아닐 수 없다.

만약 근위대만이 구원자가 되려면 조나라 군은 약소국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구도여야 말이 된다. 없는 살림에 유일한 정예병이 한단병 뿐이라면? 그런 가정이면 정치적 책임 소재를 막론하고 당연히 한단병이 나서는 게 맞다. 그러나 킹덤 속의 조나라 군은 사기도 항상 충만하고 보급도 빵빵하고 머릿수도 압도하며 훗날 왕도권이 함락된 후에도 장성 공사를 완공할만큼 국고도 풍족하다. 왕도권의 절반을 뺏겼는데도 여전히 조나라가 국력에서 진나라를 압도하는 모양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근왕병과 도양왕이 나서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진작 지방으로 몽진을 갔어야 할 왕이 계속 남아있으니 이는 왕께서 위기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신다며 거짓된 프로파간다를 퍼뜨리는 것도 가능한 미담에 가까운 모습이지, 한단군 타령으로 욕 먹을 이유는 없다.

이러한 이유로 한단병이 무적의 결전병기처럼 취급될 이유가 없다. 존재가 그렇게 강력하게 취급될 상황을 빌드업을 통해 만드는 것이 작가의 몫이며 이는 마양전을 통해 알 수 있다.[44] 하지만 업전에서는 그런 유의미한 빌드업이 전혀 없었다. 더욱 주목해야할 부분은 도양왕은 애초에 왕도권 수비를 헐겁게 한다는 괴상한 전략 자체를 부정하거나 철회하라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적을 끌어들이기 위해 왕실의 안위를 담보로 내걸었는데 이 대전제를 부정하지 않고, 열미가 뚫린 후에 이목의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왕도권 병력을 지원해준 것부터가 넓은 도량을 인증하는 것이다! 실패 후 짊어져야 할 책임까지 친히 경고해주고, 리스크 높은 전략의 성공을 믿어주기까지 한다.

따라서 이런 도양왕이 암군이라면 그 도양왕의 지원을 받고도 괴이한 전략으로 전선을 말아먹은 이목은 졸장으로 전락한다. 반면 작가의 의도대로 이목이 기상천외한 전술을 부리는 명장이라면 이목을 중용하고 지원한 도양왕 또한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작가는 꾸준히 이목을 명장으로, 도양왕을 암군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작중 행적과는 전혀 맞지 않다보니 팬덤에서 도양왕 명군설이 자꾸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플롯이 허술하다보니 한단병 지원 이슈도 이를 통해 보면 친위군까지 진군에게 패배시켜 왕을 무장해제 시키고 자신에게 의존시키려는 사악한 술수로 보일 지경이다. 10만 한단병을 내어달라고 할 때, 도양왕에게 어떤 벌이든 달게 받을테니 내어달라 간청했지만 듣지 않았는데 이 후 조가를 납치하며 대역죄를 저지른 것을 보면 애초에 약속을 지킬 생각도 없었던 모양.

3.6. 이목과 파벌의 반역 행위

업전의 패배로 이목은 한단의 지하감옥에 수감되고, 사형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러자 카이네와 순수수를 비롯한 이목의 측근들이 한단에 잠입하여 조나라의 요인들을 참살하고 조정의 병사들과 수도 한복판에서 전투를 벌인다. 그런 상황에서 도양왕이 급사하고, 태자 조가가 왕위에 올라 이목을 석방한다. 그러나 조가 대신 막내아들 조천에게 왕위를 물려준다는 도양왕의 유언이 공개되면서 조가의 집권은 삼일천하로 끝나고 이목과 조가는 역적으로 찍혀 곽개 일파가 보낸 자객과 한단군에게 쫓긴다. 부하들의 도움으로 겨우 한단을 탈출한 이목은 자신이 지인이 다스리는 법소에 조가를 모셔두고, 자기는 사마상이 있는 청가에 의탁하여 훗날 위기에 빠진 곽개가 자신들을 부를 날까지 은둔한다.

이목 일파의 반란은 그 이유와 과정에도 의문점이 많다. 이목은 업전의 패배로 왕도권의 남쪽 절반을 진나라에게 내준 패장이다. 과정이야 어찌됐던 결국 패전한 전쟁의 총 책임자는 이목이고, 당시의 엄한 군법을 미루어보면 사형에 처해져도 이상하지 않다. 이를 용서하느냐 죽이느냐는 온전히 임금의 몫이다. 그러나 이목 일파는 자신들의 실책은 생각하지도 않고, 나라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오로지 주군을 구하기 위해 수도 한복판에서 칼싸움을 벌이고, 선왕의 유언을 무시하고 왕족을 빼돌리는 대역죄를 저질렀다. 그래놓고 카이네는 추격병들과 싸우며 "같은 조나라 사람끼리, 그것도 이목님을 향해 칼날을 겨누다니!" 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나 하고 있다.

내란을 일으킨 주체는 순수수, 카이네 등으로 그동안 감옥에 갇혀있던 이목은 죄가 없다고 변호하기에는 이미 이목이 직접 반역자로 몰린 조가를 호종한 사실로 충분히 반박이 가능하다. 맹상군, 악의의 예시처럼 웬만한 전국시대의 걸물들은 이런 상황에서 타국으로 망명하겠지만 이목과 그 일당은 청가에 숨어서 기회를 엿본다. 물론 이를 그의 애국심으로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란을 대하는 이목 일당의 태도와 분열된 정치적 구도이다. 아무리 구국의 결단으로 포장해봤자 결국 반란은 반란이다.

결국 유훈을 따르고 새로 즉위한 왕을 모시는 곽개 일파. 이에 불복하고 왕실의 적장손을 빼돌려 둔 이목 일파로 국론이 나뉘고 만다. 바로 한단 코앞에 진나라가 조의 멸망을 노리고 있는 와중에 말이다. 대체 누가 악당일지 모를 지경이다. 그렇게 태자를 모셔둔 조나라 북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31만 대군이 있고, 지역 전체를 이목이 장악했으며 종국에는 이목을 왕으로 추앙하는 장면까지 나오면서 정말로 본심을 숨기고 역모라도 저지를 생각이 아니었냐며 까이고 있다.

그나마 감안해줄만한 점은, 이목 본인은 반란을 일으킬 의도는 처음부터는 없었고 이를 자기 일파에게 전해달라고 곽개에게 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정도이다. 물론 이목을 왕으로 추앙하는 파벌의 맹종적인 충성심으로 미루어볼 때, 전해졌다고 해도 듣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분노하며 행동에 옮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그들의 우두머리가 이목인 이상 아무리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해도 이미 조가를 본인이 직접 호종했으며 일이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 책임을 면피할 수 없다. 이미 선왕과 현왕을 부정한 권신인 시점에서 망탁조의와 다를 바 없는 역적 그 자체다.

한단병을 안 준 도양왕이 바보니 아무튼 이목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와린의 작위적인 조롱처럼 도양왕을 '구국의 영웅 이목의 발목을 잡는 고의 트롤러'로 몰아가려는 늬앙스가 작품 전체에서 풍기고 있다. 이런 최악의 암군보다는 차라리 조가를 옹위하는 게 나으니 이목의 역적질을 정당방위로 포장하려는 연출로 보인다. 그러나 작중 행보를 객관적으로 봐도 도양왕이 정말 그렇게까지 트롤러인지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 이들의 주장처럼 그가 이목의 발목을 잡은 적이 작중에선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45]

만약 작가가 도양왕을 이목을 방해하는 트롤러로 만들고 싶었다면 실존했던 폭군들의 역사적 사례를 본받으면 되었다.[46] 그런데 이런 식으로 정치적 실책에 대해선 전혀 묘사하지 않고 한단병을 주지 않았다는 정도가 작가가 설정한 실책이 전부이다. 이마저도 굳이 방어선을 내다버리고 한단병을 필요할 상황을 만든 건 이목이니 왕실에게는 책임이 없다. 그 외에는 목욕탕에서 어린 소년들과 어울리며 노는 정도가 고작인데 이것도 여불위가 작중에서 보여준 코끼리 목욕탕 연회에 비교하면 정말 소박한 취미 수준이다. 그나마 어두운 일면을 꼽자면 조가의 귀를 물어뜯는 기행과 나라가 망하든 말든 알 게 뭐냐는 무책임한 태도.

다만 조가의 귀를 뜯어먹은 기행은 창작물이니 인과를 따져 그 사건으로 인해 어떤 결과를 나왔는지 주목해야 한다. 만일 그 일의 충격으로 조가가 분노 끝에 반란을 일으켜 무령왕 시절의 사구정변을 재현했다면 진과 전쟁 중 국론이 분열되어 더욱 멸망하기 쉽게 되었을테니 이목의 조롱처럼 암군의 우행이 맞다. 그런데 반란을 일으킨 건 이목과 그 일파였고 조가는 지금까지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명분용 허수아비일 뿐이다. 즉, 성격 파탄자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것이 도양왕이 이목의 발목을 잡는 폭군이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무슨 관계성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인성 문제만으로 걸주를 운운하는 이목의 대사에도 위화감이 있다. 도양왕은 자식을 학대하고 국운에 대해 방만한 태도를 취했으니 개인으로서는 인성 파탄자가 맞다. 그런데 일국의 군왕으로서 나라를 경영하는 문제. 즉, 왕의 판단으로 인해 나라가 손해를 본 적은 킹덤 작중에서는 표현된 바가 없다. 치세는 물론이고 사후에도 조나라의 국력은 진나라를 압도한다. 이런 왕을 걸주라고 불러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저 목욕탕에서 말로만 투덜거릴 뿐 외교와 전쟁에는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고 묵묵히 지원만 했을 뿐이다. 그러니 이목의 반란에도 정당성은 전혀 없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후계자 선정 문제에서 실책을 저질렀다는 점. 장자 계승의 불문율을 깨고 장자를 적대한다는 정치적 악수를 둬놓고 그로 인해 발생할 반발에 대해서는 방임해 후대가 정치적 불안을 떠안게 만들었다. 하지만 조무령왕이나 연왕 쾌의 예처럼 살아있을 때 문제를 저질러 마무리까지 추했던 게 아니다. 분쟁의 씨앗이 되는 유서를 남긴 건 도양왕이지만[47] 분쟁이 벌어진 것은 사후의 이야기다. 결국 분란의 씨앗은 도양왕이 뿌렸다해도 이를 친위 쿠데타라는 역모 행위를 통해 왕위 쟁탈 분쟁으로서 직접 뿌리를 내린 사람은 이목이다. 이미 독살당해 죽은 도양왕은 아니다!

이러다보니 과거의 발언이 재조명되기에 이르렀다. 당시에는 넘어갔던 부분이지만 역적질을 저지른 현 시점에서 다시 보면 옛날부터 쭉 역심을 품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조롱거리.[48]

사실 이목이 정치적인 처신과 발언만 조금만 신속하고 교묘하게 했어도 책임 소재를 그나마 덜 수 있었다. 왕전군이 경내로 진입하자마자 바로 이목이 직접 한단으로 뛰어가서 빠짐없이 모든 계획을 상주해야 했다. 그런데 아랫사람을 시켜서 수도방위군부터 내놓으라는 말만 건낼 뿐이지 왜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해명이 없다. 현장 재량이랍시고 초대형 사고를 쳐놓고 보고를 이 따위로 하면 어느 조직이라도 결제가 나오지 않는 게 정상이다. 이목이 가서 설명했어도 한단군은 물론 나오지 않았겠지만, 적어도 왕도권 병력 차출은 훨씬 빨라졌을 것이 자명하다. 그렇게 됐다면 왕전군이 난민을 만들러 돌아다니거나 환기군이 업을 포위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지력도 100이고 정치력도 90대인데다 개인 인망도 엄청 높아서 여차하면 여론을 호도할 수도 있고, 재상 겸 대장군이라는 위치까지도 받쳐주는데 이걸 전혀 활용하지 않고 '우리가 왕도권을 벌거숭이로 만들면 알아서 한단군이 나올 것이다' 라며 낙관적인 마인드로 대충 뭉개고 넘긴 이목의 어리석은 정치적 처신 탓이다.

3.6.1. 파벌 편애 의혹

왕도권 백성들은 이목의 괴이한 열미 오픈 전략으로 인해 언제든 적이 범할 수 있도록 허술한 방어선 속에 고스란히 방치되었다. 결국 왕전군에게 유린당해 수많은 백성들이 난민이 되고 그 곳에서 10만 포로 참수라는 참극이 빚어졌다. 이는 열미만 약화하고서 그 뒤에 밀려들어올 진군을 막을 방비책을 준비하지 않아[49] 벌어진 일이다. 이목은 이 직후 수도에서 소요 사태를 일으키고 왕손을 납치하는 천인공노할 대역죄를 저지르며 이런 희생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천명했다.

그런데 이와는 정 반대로 이목은 자신이 다스리는 영지인 조나라 북부 안문군 일대에서는 6개월간 공들여가며 31만명에 달하는 대규모의 수비 병력을 몰래 준비했다. 현지에서 독 우물 공격을 감행할만큼 청야 작전까지 철저히 세웠으며 민간인들이 적의 인질이 되지 않게 미리 비하로 대피시켜 빈 틈 없는 대비책을 세웠다. 고스란히 왕전군에게 내다바친 왕도권 난민들의 처지와 비교하면 극과 극으로 비교되는 처우다. 같은 조나라 백성인데 누구는 방치되고 누구는 훌륭한 보호 아래 지낸다.

종국에는 비하에 대피시켜둔 자기 영지 백성들이 학살당할 위기에 쳐하자 북부의 민심을 걱정하는 독백을 하는 모순 섞인 편애를 보여주었다. 왕도권 백성들은 언제든 적이 함락할 수 있는 위험한 환경에 방치해놓고 그들의 민심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았지만 자기 땅에서만 민심 걱정을 한다. 물론 이는 중앙 조정에서 역모를 저질러 배제된 마당에 본인 영지 민심도 박살나면 갈 곳이 없다는 상황을 인지했다는 묘사이다. 그러나 그 구도를 이해할 머리가 있다면 애초에 이 지경이 되기 전에 왕도권에 그만한 준비를 마련해줘서 자신이 반란까지 일으켜가며 국론을 분열시킬 일 자체를 없도록 해야 마땅하다. 본인의 영지에서 취한 이러한 철저한 사전 준비를 왕도권을 막을 때도 똑같이 했다면 조나라가 진작에 승리했을 것이다.[50]

이런 전후사정으로 미루어 보면, 결과론적인 주장이기는 하지만 왕도권 일대의 백성들과 열미군을 안문군 백성들 대신 희생시켜 대규모의 전략 실험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업전 패배의 뼈아픈 실수를 통해 자가 진단이 섰을테니, 당연히 왕도권 침탈 때 미처 하지 못했던 민간인 대피와 청야전술을 안문에서는 무려 6개월간의 철저한 사전 답사를 통해 훌륭히 환기를 끌어들일 전략을 준비해낼 수 있었던 셈. 옛날부터 자기 영지와 조나라 본토를 별개로 바라보는 역심을 품고 있었다는 전개가 아니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묘사다.우리 파벌인 안문백성만 우리 마음 나머지 백성은 느그 마음

그리고 안문군 백성들 뿐만이 아니라 본인 파벌만 챙겨서 요직에 앉히려 드는 게 아니냐는 주장 #1 #2이 제기될 정도로 용렬한 인물로 묘사됐다. 되짚어보면 진성상을 제외하면 이목 직속 파벌의 피해는 미미한 수준.[51][52] 즉, 정황상 험지에는 다른 파벌만 몰아넣고 이목 파벌만 살아남도록 아껴서 군부의 요직을 독차지하는 큰 그림을 그린 것처럼 보인다. 물론 해당 항목은 진지한 주장이라기보다는 어디까지나 작중 정황만을 따진 합리적 의심에 가깝다. 하지만 그동안 조나라의 패배 과정을 쭉 돌이켜보면 상화룡과 호백공의 이상한 죽음처럼[53] 뭔가 죽지 않아도 될 장소에서 전사한 것처럼 보인다. 조나라 조정의 입장에서는 수도 코 앞에 적지가 다가와 있는 최악의 형세에서 군부의 힘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헌데 이런 형세에서 군부가 죄다 태자를 납치한 역적의 수족으로 가득 차 있고 백성들까지 이목만 찬양하는 형국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이목 본인의 진심과는 관계 없이 역적이 준동하지 않을까 경계하는 것이 아주 당연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곽개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 하긴 했지만 염파를 재영입할 생각까지 했으니까.

만약 이목이 평범하게 분투를 치르다가 졌다면 이 주장은 근거 없는 뇌피셜이다. 그러나 최전방 방어선을 열어놓고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참패까지 하여 왕도권을 뺏기는 어이없는 패전의 경과. 그리고 자기 영지에서는 이와는 정 반대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는 정황이 이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미래의 대나라 백성이 될 안문군의 근간을 보존하기 위해 왕당파와 왕도권을 대신 희생시키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이목의 패전에 변명거리가 생기셔 나중에 갑작기 유능한 면모를 보여도 개연성이 다소 생기는 이점이 있다.

3.7. 비하 대전

10만 참수 사건 이 후 밀려오는 진군을 향해 기껏 내놓는다는 계책도 자살특공대. 정확히는 성벽위를 수비하는 유족으로 이루어진 수비군이 왕전군이 성벽 위를 오를때 방어하다 부상입으면 왕전군과 같이 물귀신이 되어 낙하한다. 비책이랍시고 준비한 것이 이런데다 무의미한 희생을 피하고자 하는 작자가 쓴다는 것이 부상병을 던지는 거냐며 많은 독자들을 실망시켰다. 물론 대량 학살에 분노해 분기탱천하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있을 법 하다.하지만 유족들이 자발적으로 이목에게 그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부탁하는 모습이 아니라, 이목과 순수수가 지시했다는 늬앙스가 되어버린 것이 이 묘사가 불편한 이유다.[54][55][56]

반 년 동안 무언가 책략을 꾸민 것처럼 보였는데 의안 전투의 시작에서 무언가 기발한 책략을 준비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조나라 북부의 병력을 집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 수가 무려 31만. 그에 비해 진군은 14만으로 조군의 절반도 안 된다.[57]

이것이 비판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호언장담에 못 미치는 연전연패와 실망스러운 언행으로 인해 독자의 실망. 그리고 역사상 승전이 예약된 미래에서 어떻게 평가를 반전할지에 대한 기대가 누적되어 왔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병력 차이'와 '이목군이 아닌 다른 강자'를 내세우는 패를 들고 나왔다는 점. 병력 차이는 항상 조나라가 우위였지만 패전이 더 많았고, 제대로 제어도 못 하는 강자(방난)를[58] 필살의 패랍시고 내세우는 옛 과오에서 현재의 모습을 겹쳐보게 된다. 저기에서 방난의 자리가 사마상으로 대체되었을 뿐이라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사마상몬 마스터 요컨데 과거의 반복.

원하는 장소에서 적보다 많은 병력으로 적을 상대하는 것은 분명히 명장의 자질 중 하나이다. 질이 보장된 수로 압도한다는 전략 자체는 높은 승률을 보장해주며, 숫적으로 열세인 진군이 싸움을 피하지 않게 기만하는 과정도 묘사되었다. 손자병법의 이상적인 조건인 '이겨놓고 싸운다'를 충실히 구현한 것이다. 문제는 이 승리방식 자체가 독자들이 이목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중 인물들은 항상 이목을 전국 시대의 최고 명장으로 치켜 세우고 독자들도 이번만큼은 이목이 뛰어난 전략으로 진나라를 이기는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압도적 병력으로 상대방을 찍어누르는 방식이라 이목은 물론이고 작가까지 조롱받고 있다.

이 논지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청가의 무장들이 활약하는 것을 본 조나라 병사들이 사마상을 설득한 이목님의 공이라며 치켜세워주는 장면이다. 저 묘사가 질이 낮고 작위적인 이유는 오랫동안 조정을 불신해온 은둔자를 이목이 무슨 수로 설득했나? 라는 서사가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힘들게 모셔온 인맥으로 물리쳤으면 그런 인재를 천거한 이목의 공이 되는 게 맞다. 그러나 그런 빌드업 없이 대뜸 '이목님의 힘!'이라고 올려치고 있으니 당연히 작가가 인위적으로 띄어주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 모습 때문에 방난이 죽이고 찬양은 이목이 들었듯이 사마상이 그 과거에 겹쳐보이는 것이다. 중간 과정은 텅 비워놓고 오직 결과론을 강조하며 이런 결과가 난 건 대장인 이목님이 한 일이니 결국은 '이목님이 대단해!'라는 방식인데 너무나도 유치하고 성의없는 묘사다.[59][60]

둘째는 북부 일대에서만 31만이 6개월만이 뽑혀져 나오는 비정상적인 동원력인데 이미 킹덤(만화)/평가 항목에서 서술된 문제니 해당 항목 참조.

이 과정에서 진군을 일부러 절반 정도만 공격하고 스스로 판단해 더 안쪽으로 들어오게 사람의 마음을 유인했다는 몽념과 하료초의 독백을 덧붙여주긴 했으나, 이전에 보여준 억지스런 찬양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듯한 모습이라 좋은 평을 받진 못하고 있다. 이 후 이신과 몽념을 놓치자 별 거 아니라고 치부하는데 이목은 마양전에서 몽무를 포함한 다수의 적장들을 놓쳐놓고 배운 게 없는 모양.

시계를 돌려서 마양전때 피폐해진 죽을 상처를 입은 왕기를 데리고 후퇴하는 몽무와 등을 추격해야한다는 조장의 부관 제명에게 왕기의 죽음은 확정이고 그들을 쳐봐야 순사의 정신이 깃들 그들을 전멸시켜도 아군에 큰 피해가 난다고 훈계했다. 하지만 살아남은 몽무와 등이 여러 전투 및 합종군에 끼친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결과론이지만 피로스의 승리를 해서라도 몽무와 등을 제거해야 했던 걸 감안하면 여기서 환기를 죽이지 않는 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셈이다.[61]
흑양전 이후 300화가 지나서야 환기의 약점을 언급했는데 독자들에게 비웃음 사고 있다. 31만대 14만이라는 구도부터가 환기가 아니라 누가 오더라도 대응하기 힘든데 그 상황에서 환기의 약점은 정석을 취할 방법을 모른다고 주장해봐야 몸과 목을 분리하는 게 약점이라는 소리와 동급으로 들리기 마련.[62]

본디 전쟁에서 약점이라는 개념은 예시로 기동성이 뛰어난 몽골군은 베트남 지역에서 고전했는데 베트남 군의 주특기 전술인 게릴라전은 몽골군에게 약점이었다. 식이다. 당시 몽골의 전력을 생각하면 약세인 베트남이 몽골의 약점을 공략했다는 느낌이 드는데 베트남이 만약 몽골군의 2배 이상이 있었다고 하면 약점의 느낌이 희미해진다. 즉 이목은 대군에 무력 충만한 지휘관도 다 포진한 마당에 약점 운운해봐야...독자들에게 공감은 커녕 비웃음만 사고 있다.

기어이 환기에게 농락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환기가 풍차 진영을 쓰자 신중하게 한답시고 소극적으로 공세를 걸었는데 환기에게 헛시간 썼다고 조롱이나 듣고 있다.[63] 결국 헛짓거리만 남발한 나머지 야전이 되었는데 사실 2배 이상 병력으로 어택땅만 찍어도 결판이 날 것[64]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대단하다. 요약하자면 이목은 2배라는 병력 우위와 기습이라는 이점을 쥐고서 비신대, 낙화군이라는 정예부대를 살려보냈고 환기를 일격에 말살시키지 못 했으니 또다시 실패한 셈이다. 2배나 적은 적을 기습해놓고 상대로 홈 그라운드에서 의미없는 허세에 주도권을 뺏긴 끝에 야전까지 끌려갔다. 이목의 끝없는 무능함 때문에 졸지에 사마상과 청가군만 불쌍하게 되었다.[65] 차라리 이목이 환기군의 고립을 위해서 의도적의로 비신대와 낙화군을 해방시켰다면 이목의 평가도 나아졌을 것이다. # # 또 킹덤갤에서 야전의 개념을 토론하자 약 3배의 병력을 가지고도 산민족에게 털리고 손까지 잘려진 공손룡에 대한 변호도 이뤄졌다. 야밤중에 전투를 치르는 건 힘드니 이 정도면 놓칠만하다는 것. 다만 이것도 잘 생각해보면 절벽으로 몰아넣고 포위해서 결국 놓쳤단 건데 이건 변호라기보다는 작가의 미숙한 연출로 인해 생겨난 구멍에 가깝다.

야간 전투는 현대에도 특수한 장치를 활용해야 할 정도로 힘든 일이며 그것이 고대의 냉병기 전쟁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이걸 뒤집어 생각해보면 야전이 되기 전에 결판을 내야한다는 의미이고 환기의 유도에 걸려든 이목의 무능함만 강조되었다는 결론이 된다. 요지는 야간 전투가 힘든지 아닌지가 아니다.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 하다는 것이 문제. 이목은 환기가 친 의미불명의 X자 진형을 보고 그냥 허세라고 알아차렸는데 그걸 알면서도 환기의 차륜전에 걸려주며 시간만 날려먹었다. 2배의 병력이니 당연히 예비대도 충분히 넘쳐날텐데 그걸 점차 투입하면서 견제하면서 포위망을 좁히지 않고 냅두면서 왜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이 있었어야 했다. 의미불명의 진형이라 공략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런 걸 연출로 설명해야 하는 게 작가의 몫이다. 작품 초중반부까지만 해도 이런 연출을 양측의 대장이나 주인공의 시선을 통한 독백과 생각으로 잘 보여주었으나 최근에는 그렇지 못 하고 있고 이번 에피소드 또한 마찬가지다.[66] 그러나 그런 설명을 일체 하지 않고 그저 환기군이 왔다갔다하는 모습만 비춰주면서 마치 이목이 손가락만 빨면서 구경만 한 것처럼 스토리를 썼다. 이러니 당연히 이목이 이목했다라고 밖에 보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이후 환기를 추격하는 과정에서도 기괴한 정신 승리만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진군을 모조리 전멸시킬 것처럼 호언장담하다가 비신대와 낙화대가 탈출하자 "저들의 돌파는 승패에 영향을 못 미치니 의미 없다. 환기가 중요하다."고 변명한다. 연이어 그 중요하다는 환기가 탈출하자 이번에는 "환기가 탈출했다는 것은 진이 조 북부 공략에 실패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제노군을 잡았으니 괜찮고 환기가 자기 군을 버리고 달아났으니 이는 진나라 동진 정책의 돈좌를 의미한다고 자신의 실수를 부정한다. 종국에는 비신대와 낙화대는 부상자가 많아서 포위망에 걸릴 거라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지만 두 부대는 환기군 공성부대와 합류해서 후방을 들이칠 준비를 시작했다. 즉, 이번 전투에서 이목은 단 한 번도 맞는 말을 한 적이 없는 셈이다. 재앙의 주둥이

이번 전쟁에서 환기군을 살려보내지 않겠다는 태도만 변함없이 쭉 견지했어도 훨씬 괜찮았다. 그러나 환기와 환기의 반격에 쩔쩔매면서 계획이 어그러지는 과정을 몇 화에 걸쳐 아주 상세하게 묘사해줬다. 이목의 승전과 평가 반전을 위해서라면 이런 장면은 과감히 생략해버리고 이목의 성과와 그 과정을 그려내는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환기 또한 범상치 않다는 점을 부각하고 이신, 몽념까지 챙겨주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환기군의 반격과 저력을 묘사하는 분량을 살뜰하게 챙겨줬다. 그래서 모처럼 올린 이목의 승전보까지 스스로 늘어놓는 추한 변명에 더럽혀져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주해평원전에서 보여준 정신승리의 반복이라 나아진 게 전혀 없으니 더욱 비판받고 있다. 이목은 항상 이런 식으로 상정에 두지 않은 제 3의 돌발요소에 의해 방심하다가 털리는 과오를 매번 겪어왔다. 한 두 번이야 생각치도 못 할 개입이라 쳐도 최성, 업에서 두 번이나 이런 식으로 패했고 주해평원에서도 비신대의 근성이라는 상식 밖의 힘힘을 줘 비신대에게 밀려서 무려 7일동안 굶은 적들에게 참패했다. 그러니 이제는 한 번 쯤 비신대 특유의 비상식적인 돌발성을 고려할 법도 한데 그 돌출력을 여전히 상식 선에서 판단하는 이목의 태도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사실 객관적인 성과로만 따지자면 "조 북부를 점령하러 온 침략군을 오히려 대파하고 쫓아냈다"라는 것이기에 분명히 이목의 말이 맞다. 침략자들을 막아내고 오히려 괴멸시킨 뒤 추격하는 모습은 분명히 조와 이목의 승리가 맞고 이걸 설계한 이목을 찬양할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연출하는데 완전히 실패했다. 차라리 처음부터 전원 전멸 같은 거창한 시작보다는 전쟁의 목적을 낮춰서 잡았거나 혹은 아예 똥폼 잡기 자체를 안 하고 조용히 무덤덤하게 시작했다면 결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게 되었으니 이 편이 훨씬 나았다. 그러나 애당초 달성할 리 없었던 높았던 목표를 자신의 입으로 부정하면서 점점 낮춰가고 경과할수록 점점 실패가 누적되고 목표치를 계속 낮춰가며 이는 이목이 환기와의 수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목은 소소한 성과에 행복회로를 돌리고 이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모습만 보이니 자신의 실패를 억지로 덮는 것으며 정신승리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모처럼 올린 승전에도 불구하고 뭔가 절반의 승리 같은 애매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즉, 킹덤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진이 도전자 모양새이고 조가 강력한 군사력의 나라처럼 그려지는 비판의 연장선상인 것이다. 만약 이목이 매우 적은 군사와 불리한 상황에서 이 결과를 냈다면 이목의 능력을 재평가하고 수많은 조나라 병사들이 이목을 찬양하는 것에 동감할 수 있겠지만, 의안 전투에서 이목은 자기가 짜놓은 판, 배는 많은 군세를 이용하고도 절반의 성공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시선이 정반대로 설정될 수밖에 없다. 진이 주인공인 전국시대 만화라는 점에서 오는 한계점과 계속 지적받는 작가의 연출 실패가 이어지는 것이다.

현실의 역사에서는 킹덤과는 정반대로, 진나라의 국력이 조나라보다 훨씬 더 강했다. 기원전 236년 조나라 9개 성읍이 함락당했고, 환의가 기원전 234년 조나라군 10만명을 평양 전투에서 죽였으니, 장평대전의 전사자 45만명을 합치면 이목이 지휘하기 이전부터 조나라군은 최소한 55만명이 죽은 것이다. 당연히 진나라군이 조나라군보다 병력의 질은 물론 양에서도 압도적으로 우위였을 것이고, 실제 역사에서의 이목은 그렇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리했기 때문에 평가가 높은 것이다.

3.7.1. 실제 역사상 의안 전투 비교

더 기가 막힌 것은 작중에서 묘사하는 의안 전투는 실제 의안 전투보다 안일하고 허접하게 묘사되었다는 점이다. 그냥 실제 역사에서 벌어졌던 의안 전투를 그대로 따라해도 개연성과 작중 캐릭터의 인물상이 훨씬 살아난다.
즉 실제 역사대로만 묘사하기만 해도, (이목이 처음에 수성을 한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환기보다 전력이 열세임에도 이제까지 팬들이 추측한 환기의 약점을 모조리 이목이 간파하고 이용하여 환기를 몰락시키는 전개가 된다. 그런데 작가는 이번에도 이목이 더 많은 전력으로 진군을 상대하는 전개를 반복하고 있고, 다시 이목을 바보로 만드는 전개를 반복하고 있다.

거기다 저런 전개를 선택하면서 작가가 내세운 환기의 약점이라는 것이 "환기는 기본 전략대로 군을 운용해본 적이 없어서 정면승부에 약하다"인데, 심지어 이런 측면에서 봐도 실제 역사가 훨씬 더 어울린다. 실제 역사대로 환기가 비하를 공격하러 간 것도 정면승부보다는 기책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걸 본 이목이 "역시나 환기는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않을 줄 알았다"면서 비어버린 본진을 정면으로 때리면 되기 때문. 이러면 실제 역사에 부합하면서도 작가 본인이 내세운 환기의 약점도 제대로 공략한게 되면서, 그 과정에서 이목의 병력을 진군보다 더 적게 설정해서 성공시킨다면 그간 땅에 떨어졌던 이목의 명예와 체면도 다시 세워줄 수가 있다.

결국 이미 누차 나온 지적대로 이목이야말로 작가의 모자란 역량에 의한 최대의 피해자인 것.

3.7.2. 적려성 독 우물

의안성이 점령된 이후에 꽤 놀라긴 했지만 그럴 경우를 대비해 미리 주민들을 빼뒀으며 적려성이 점령당할 경우를 대비해 우물에 독을 푸는 손수수의 계책을 채용했다고 전개했다. 문제는 너희들이 뭘 해도 어차피 이목이 전부 예측했다는 듯 억지로 띄워주는 연출이다. 심지어 작중 인물인 벽의 입을 빌려 "또 그 놈의 이목"이냐고 언급할 정도. 작가가 알면서 쓰는 자학적인 대사이든, 진짜 이목을 띄워주기위한 대사이든 독자들이 보기엔 계속해서 나온 대사로 이목을 억지로 띄워주는 연장선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이목이 쌓아온 안 좋은 이미지도 한 몫하는데, 이목은 해당 문서에서 계속 강조되고 있듯이 리스크는 타인이 짊어지고 공적과 찬양은 이목이 독점해온 전례가 있다. 그러다보니 이번 단체 독살 건도 제안은 휘하 장교가 했다고 하여 비열한 이미지는 타인이 가져가고, 실행은 백성이 하여 리스크도 타인이 감내하고,직접 싸우지 않고 적을 죽였다는 찬양은 자신이 가져간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아무런 복선도 없다가 갑자기 '이목님께서는 이런 별동대의 급습까지도 전부 내다보시고 미리 독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하는 걸로 퉁치는데, 의안을 통수 맞은 건을 급하게 덮어주려는 의도가 다분한 작위성 짙은 올려치기다.

적려성을 제압하고 의안성에 가둬둔 환기군을 박살내러 가나, 정작 환기군은 그 사이 돌파해서 비하성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그렇게 철저하게 준비했다면서[69] 뚫리는 건 뒤늦게 척후들이 사냥당했다는 설명으로 대강 뭉뚱그려버린다.

비하성이 이미 거대한 불꽃으로 타버린다는 소식을 듣자 크게 당황하면서 환기를 만행을 반복하는 어리석은 자[70]라고 평가하려다 조 북부 10만을 학살당하게 내버려둔 뒤 환기를 잡아봐야 이건 승리라 부르기도 어렵다며 자폭 목적으로 그런 학살을 벌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목이 생각하기론 조금이라도 더 살기위해선 농성하면서 버티는 게 정상이라는데, 환기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 봐도 호락호락 농성을 할 타입이 아니라는 걸 파악해야 정상이다. 애초에 환기의 약점은 정공법에 약하다고 본인이 역설해놓고 정공법이나 다름없는 인질극을 택하리라 생각하는 건 이해하기 힘든 모순이다. 더불어 환기를 너무 얕봤다며 독백했는데 환기는 임관 이래 조나라와 끝없이 싸워왔고, 산양전, 합종군전, 흑양전에 이르기까지 계속 부각되어 왔다.[71] 그런데도 이목이 매 전투마다 얕봤다, 예상하지 못했다, 예상을 빗나갔다는 식으로 전개가 나오는 건 작가가 일부러 이목을 욕 먹이기 위한 행동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의 괴이한 묘사다.

물론 환기군과 같이 있는 비신대와 몽념군의 존재와, 환기의 행동에 전율했다는 이목의 반응을 통해 정말 학살을 하는가에 대해 의심 섞인 시선도 있긴 하나, 설령 환기군이 학살을 하지 않고 결말이 나더라도 그게 이뤄졌어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전개를 보여준 것이 문제이다. 처음 환기군을 포위했을 때에도 신중하게 행동한답시고 환기를 놓치고, 이후 추격도 못하고, 성에서 도망치는 것도 놓치고, 이제는 자기들이 피신시킨 백성들조차 놓치게 될 상황이다. 정말 최악의 경우처럼 비하성 10만 백성이 학살당하면 이목의 생각대로 조 북부 세력과의 관계는 파탄이 나고, 이는 안 그래도 수도 코앞까지 땅을 빼앗겨 휘청거리는 조나라를 더 무너뜨리는 모양세다. 실제로는 이 전투들을 통해 진의 공격을 막아내어 명장 소리를 들은 이목인데, 오히려 이 전투 때문에 조를 무너뜨린 역적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는 것이다.[72]

현실적인 전개상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이목이 보여준 모습, 정확히는 작가가 연출한 모습은 그저 환기군을 비롯한 적장들에게 계속 휘둘리는 이목일 뿐이다. 작중 묘사를 보면 작가의 새로운 제1 최애캐인 환기를 띄워주고자 이목을 희생시킨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이전에도 작가가 자신의 최애캐를 띄워주고자 고증오류나 작중 개연성을 희생시키는 전개를 사용한 적이 종종 있었는데, 이번에는 특히 더 심해졌다.

뒤이어 비하성이 화공에 휘말렸다는 정보가 들어오자 오랫동안 진나라에게 대량 학살을 당해온 트라우마가 발동해 조나라 군은 허겁지겁 서둘러 뛰어갔다. 그 이유는 비하에는 소개된 민간인들이 모여있고 무도한 환기군이 참극을 벌일 게 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고보니 불길은 성 근처의 숲만 불태우고 있었고 정작 비하성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그리고 환기는 비하를 치는 근처 숲에 매복해있다가 여러 부대로 갈라진 틈을 타 이목군 본대를 급습해 이목을 당황하게 했다. 패잔병이 특정 장소로 모일 것까지 예측해서 독 우물을 준비할 정도로 혜안과 정보력이 엄청난 이목이 정작 몇 번이나 반복적으로 당한 환기의 본진 기습 원툴만 선택적으로 깜빡하고 또 당하기만 하는 모습은 여전히 의문스러운 모습이다.[73]

3.7.3. 카이네 구출 논란

이목이 환기의 술수에 빠져 비하성을 구원하러 가자 환기는 숲에 숨어 있다가 이목의 본대를 기습한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카이네가 기병 수십 기를 이끌고 이목을 구한 뒤 탈출시키지만, 열세인 상황에서 주마와 일기토를 벌이다가 살해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때 이목이 탈출하다 말고 돌아와 카이네를 구하고 환기군과 싸우는 모습을 보인다. 이게 과연 한 군대의 대장의 자질인가 의문이 들게한다.[74]

물론 인간적으로, 또 부하의 상사로서 위기에 빠진 부하를 스스로의 위험까지 감수하며 구한다는 행동 자체는 훌륭하다. 보통 상사가 전장에서 부하와 함께 위기를 짊어지거나 목숨을 걸고 부하를 구출한다면 이는 미담이나 영웅적인 서사로 그려질 것이다. 작중에서도 이신이나 왕분 등이 위기에 빠진 부하를 구하기 위해 도망치지 않고 싸웠지만 이걸로 욕을 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럼에도 이목의 카이네 구출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이것이 완전한 편애, 심지어는 유능한 부관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여자를 구하겠다고 자신의 책무를 망각한 채 위험으로 뛰어드는 철부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목은 지금까지 숱한 병사들과 유능한 장군들을 망설임 없이 버려왔다. 열미에서 버림말이 되어 죽어나간 병사들도, 의안에서 진군과 동귀어진을 시도하며 죽어간 유가족들도, 퇴각할 시간을 벌겠다며 후미에 남은 진성상도, 이목 혼자서만 환기의 약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환기에게 당했던 호첩도, 심지어는 그냥 멀찍이 전투를 구경만 하고 있던 방난도 모두 이목이 버려왔던 이들이다. 그리고 비하 대전에서는 적려성 독우물 전개를 선보여 희생을 감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카이네만은 자기 목숨을 걸고 구하려 한다면, 과연 카이네가 저들과는 달리 반드시 구출해야 할만큼 가치있는 장수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목의 캐릭터 묘사가 오락가락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목은 지금까지 자국의 장수가 죽었을 때 단 한 번도 감정적인 동요를 보인 적이 없다. 첫 등장 때 함께했던 중화십궁이라는 위가부터 장평대전이라는 조의 큰 상처를 짊어지고 있는 만극, 이목을 은인으로 여기는 경사까지 자국의 장수들이 죽을 때도 이목은 계속해서 무표정을 유지했다. 그런데 카이네가 위기에 빠지니 어쩔 줄을 몰라하며 당황하니 보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황당한 것이다. 심지어 카이네 구출 이후에 일어난 호백공과 상화룡의 사망 때 역시 이목은 약간의 놀람 이외의 어떤 감정적 반응을 보여준 적이 없다. 과연 호백공과 상화룡의 죽음은 그렇게 태연하고, 카이네의 위기에는 자신의 목숨마저 걸어가며 구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더욱 의문이 생기게 만든다.

이것이 부하를 지키려는 상사가 아니라 특정 부하만을 편애하는 상사로 보이게 만드는 이유다. 심지어 바로 옆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어나가는 병사들이 한가득임에도 오로지 카이네만을 바라보며 그녀만을 걱정하는 이목의 모습은 더욱 불편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결국 이목이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카이네를 구하러 다시 사지로 뛰어들었기에 더 많은 병사들이 이목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때조차 이목은 좌우에서 자신 때문에 죽어나가는 병사들 대신 자기 품의 카이네 걱정만을 하기 바빴다.

카이네를 구하려 달려온 동기도 우수한 부관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오랫동안 함께한 전우를 위해서 같은 감정이 아닌 그냥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카이네와 이목의 러브 라인은 작가가 계속해서 빌드 업을 쌓아올리고 있었고, 이목도 함께 안문으로 가자고 약속했다고 카이네에게 외치는 장면은 더더욱 이런 러브 라인을 강화한다. 그렇다면 결국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겠다고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사지로 뛰어든 사령관이 되는데, 이 모습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냐하면 다시 되돌아온 이목을 지키려다가 죽은 병사들은 결국 이목의 사랑 놀음 때문에 죽은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목의 카이네 구출이 설사 우수한 부관을 살리겠다는 철처하게 공적인 마인드에서 이뤄졌다고 한들, 만에 하나 천에 하나 카이네를 구하겠다고 되돌아간 행위 때문에 결국 이목이 죽는다면, 조나라는 그걸로 끝이다. 도저히 일국의 총사령관이 짊어질 만한 리스크가 아니다.[75] 물론 역사의 흐름상, 그리고 실제 작품 전개로도 이목이 죽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결과가 좋다고 모든 행동을 옹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국의 운명과 부관 한 명의 목숨을 같은 저울 위에 올려놓았다는 행위 자체가 사령관으로서 문제가 있는 행동이다. 이목은 실제 이마가 베이는 등 죽기 직전까지 갔고, 이목의 이 행동으로 인해 더 많은 조나라의 장병들이 이목을 살리기 위해 죽어나가야만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유능한 부관의 목숨이 중요했다면 왜 카이네보다 더 유능한 이들이 죽어나갈 때는 그토록 무심했는지를 설명할 수가 없다.

이러니 공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부적절한 판단에, 심지어는 거기에 사적인 감정까지 들어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이는 772화에서 이목이 카이네를 장래의 배우자로 여길 만큼 사랑하고 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작가 오피셜로 증명되었다. 결국 이목의 사랑 놀음으로 인해 환기를 향한 마무리가 길어져 불필요한 희생을 치른 셈이 되었다.

3.7.4. 환기와 치른 설전의 모순

환기: 그렇게 목숨이 아깝냐, 이목. 나는 눈앞의 일가 녀석들을 방패로 삼으면서까지 살고 싶지는 않아. 너무 꼴사납잖아.
이목: 전장에 나선 병사들이 죽고 죽이는 건 당연하며 장수가 죽으면 패배하게 된다.
환기: 죽는 게 무서운 너의 궤변이잖아.
이목: 어디가 궤변이냐! 지금 이건 철저한 전술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관계가 깊은 안문병들이 마음으로 움직이며 싸우고 있다! 환기. 네게 그런 동료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겠지. 호첩전 때 네 병사는 너를 두고 앞다투어 달아났다.
환기. 너는 분명 특출한 재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결락된 부분이 커. 네게는 대의가 없다.
환기: ......뭐야 그게.
이목: 백성을 지키겠다는 대의 말이다![76]
환기: ......훗. 웃기지 마. 그런건 그냥 헛소리야. 네가 지키려고 하는 백성이네 나라네 하는 것이야말로 결락되어 불완전한 쓰레기란 말이다.
킹덤 746화 『결락된 재능』
이목: 역시 이해하기 힘들군. 패악질을 일삼는 한낱 짐승 무리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 그런데 한편으로 넌 마풍자가 말한 것처럼 마음이 없는 10만 참수 같은 '대학살'을 저지르지. 어째서냐. 동료를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상대방에게도 당연히 있다는 걸 알 텐데. 어째서 그걸 필요 이상으로 무참하게 짓밟는 거지? 환기, 넌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없나? '마음'을 자기 사람에게만 쓸 줄 아는 네 마음의 그릇은 벼룩보다 작다고.
환기: 네놈 잣대에만 맞춰서 지껄이지 마라, 이목.
킹덤 748화 『오키코의 감』

환기가 함정에 빠진 이목의 목을 베기 위해 급습하고, 이목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조군이 목숨을 던지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목은 환기와 설전을 벌였는데 이 내용도 대다수 독자들에게 어이를 상실하게 했다. 환기가 이목을 지키려는 측근들을 보고 미쳤다고 감상하자 이목이 이것도 철저한 전술이라고 반박하는데 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왜냐하면 이 난장판이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이목이 2배 병력 기습으로 포위망을 짜놓고 환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 때 호언장담한 것처럼 환기를 잡았다면 지금처럼 본진 기습을 당할 일 자체가 아예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의도에서 이 상황을 뭉뚱그려 전술의 일환이라고 둘러대는 건 아군의 분투를 끌어내기 위해 아군 장수들의 전사와 위기를 유도해가며 일부러 이런 위기를 조장했다는 기괴한 선언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맥락상 전술이라는 단어 선택도 애매하다. 이목이 환기군의 기습에 우리 군이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서 막아낼지 구체적인 형태로 지시했다면 철저한 전술이라는 표현이 맞다. 하지만 이 때 이목과 휘하 부장들은 환기를 향해 증오와 조소만 내뱉을 뿐 장병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지시한 바가 없다. 물론 이목은 열국 전체의 기대를 안고 있는 큰 인물이니 아군이 필사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걸 지켜주는 호위병들이 아니라 이목 본인이 이 상황도 전부 '전술' 이라며 포장하는 건 안문군 사령관 시절, 카이네에게 생명은 준엄하다며 충고했던 자신의 신념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 그러니 굳이 변명해야 한다면 '철저한 무기' 라며 환기를 향한 증오와 간절함을 무기로 삼아 저항하고 있다는 표현이 좀 더 적합했을 것이다.[77]

그동안 이 작품은 난전 속에서 비신대가 소년만화의 감수성을 가미한 입 배틀 벌이는 장면은 종종 있어왔다. 그리고 그런 설전들은 유동을 향한 강외의 동문서답, 금모를 향한 하료초의 궤변을 제외하면 대개 의미가 많은 장면들이었기에 비난은 없었다.[78] 다만 이번의 경우는 상황이 다른데, 전황이 워낙 급박하기도 하거니와 치르지도 않아도 될 희생을 억지로 치러서 수많은 생명을 '다 알면서 고의로' 갈아넣는 만행을 저질러놓고 백성의 소중함을 주장하는 모순된 언행. 그리고 카이네와 이목의 러브라인에 대한 작가의 지나친 푸쉬 탓이 크다.

최근 작가가 묘사한 카이네는 이목과 도피 행각을 벌이는 망상을 할 정도로 남자를 짝사랑을 하는 여자로서의 이미지가 압도적이다. 초반에 등장한 걸걸한 여장군으로서의 이미지는 굉장히 옅어진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이목이 무리히게 구하러 갔으니 최측근을 소중이 여긴다는 느낌보다는 자기 여자를 챙기느라 자군을 희생하는 무능한 작자로 보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사랑놀음 때문에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이것이 철저한 전술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이목은 꼴사납게 보일 수밖에 없으며, 그런 상태의 이목이 태평하게 환기와 논박이나 하고 있으니 그것이 독자에게 와닿을 리가 없다.

환기가 이목에게 죽는 것이 무섭냐고 하는 장면에서는 그런 도발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실제로도 이목의 죽음을 노린 기습이었기 때문에 이목이 죽으면 패배가 맞았기 때문이었다. 환기가 자신이 죽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목이 자신보다 먼저 죽으면 승리라고 할 정도였다.

이어서 마풍자가 환기군에게 10만 참수 같은 짓을 벌인 너희는 사람의 마음이 없다며 이목님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오인했다며 일갈한다. 이목도 환기에게 자신의 사람만 편애하는 마음은 벼룩보다 그릇이 작다고 비판하지만 개똥철학에 불과한 주장이다. 이목과 그 일당은 업전에서 자기네 파벌이 아닌 다른 백성들은 고의로 죽거나 고통받게 해놓고 보급도 끊기고 머릿수도 적은 적들에게 정면대결로 참패하는, 백성들에게 희생이란 희생은 다 강요해놓고 패배까지 하는 무능한 우행을 저질렀다. 그래놓고선 정작 자신의 영지인 안문의 백성과 병사들에게는 간절한 수호 의지를 역설하며 왕도권 백성들은 받지 못 한 배려인 철저한 민간인 대피라는 배려까지 해주었다! 같은 조나라 백성인데도 차별하는 그야말로 킹덤에서 가장 악랄한 이기심을 발휘한 자다. 그리고 만극의 학살극에 대해선 그가 전사한 뒤에 광기 서린 공격성이 도움이 되었다고 발언하며 평소에는 쭈욱 묵인해온 듯 보였다.[79] 이런 이목과 그 파벌이 인간의 마음을 운운하는 건 자기들의 허물은 보지 못 하는 모순이다.

또한 지금 상황은 안문군이 자신들의 홈 그라운드에서 2배 이상의 병력으로 기습 포위하는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해놓고 한 번 주요 표적들을 놓쳤다가 역으로 본진 기습까지 허용당한 실정이다. 그렇게 안문군의 무능함을 다 보인 상황에서 마풍자가 '지키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외치며 정신론을 주장하면 '우리는 이렇게나 유리한 조건에서 얼른 제압하지 못 해 정신론까지 쥐어짜내야 겨우 제압했다'며 무능함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꼴이다. 주인공의 근성론을 비판하면서 정작 이목 군벌의 주력인 안문군 또한 환기와 싸우며 '참략자로부터 소중하게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언급하며 그들도 정신력을 언급했다. 불리한 전황에서 역전시키는 적군의 근성론은 더러운 주인공 보정이고, 우리가 유리한 상황에서 실패를 연발하다가 정신력을 발휘해서 겨우 승리한 것은 착한 근성론이라고 주장한 셈인데 그야말로 그림에 그린 듯한 모순의 정석이다.

3.7.5. 결과

결국 안문병들이 온 몸을 던져 이목을 사수한 사이 상화룡과 호백공의 부대가 달려와서 이기긴 이겼는데 그야말로 이겼지만 '너무 못 싸웠다'라고 평할 수 있다. 특히 마남자는 시시한 압승극이었다며 여유를 보이는데, 2배의 머릿수로 지리적 이점이 있는 자기네 땅에서 기습 포위해놓고 전황을 여기까지 질질 끌려온 것부터가 절대 압승이라 부를 수 없다. 이걸 피로스의 승리라고 부르는 것조차 피로스에게 모욕이 될 일이다. #

거기에다 이목은 겨우 승기를 잡았더니 환기와 설전을 이어가며 투항 권고를 하느라 역습의 기회를 허용했다. 그 결과 환기군의 최후의 발악으로 인해 무수한 장병들과 상화룡, 호백공, 운현이 전사하는 웃지 못 할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고 있을 시간에 계속 공세를 밀어붙였다면 아마도 저 이 세명이 죽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80] 이 후 환기와 측근들을 죽이고 병사들이 이들의 시체를 능욕하자 주장하지만 이목은 이에 적을 쫓아 섬멸할 시간이 더 중요하다며 기각했다. 마양전에 비해 나아진 듯 하지만 그 땐 적들이 가까이 있었고 이번엔 추격해야할 비신, 낙화대는 멀리 있으니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리고 환기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자신을 미끼로 비신대와 낙화군, 그외 살려보낼 인원들을 탈출시키는 계략을 짜놓았고 이목은 환기를 잡았지만 환기가 탈출시킨 비신대, 낙화대, 마론, 사귀 일가 등은 모두 놓쳐버렸다. 결국 마지막까지도 환기의 계략에 당한 셈이다. 이러니 이목이 더 무능해보일 수밖에 없다.

환기의 죽음이 진나라 진영에 알려지자 조정의 반응은 그야말로 기가 막힌데 환기가 죽을리가 없다며 한단의 밀정이 배신해서 허보를 보낸 게 아니냐며 모두가 아연실색한다. 특히 이 모든 것이 내 탓이라며 진땀 흘리며 참패를 인정한다는 듯 체념하는 창평군의 좌절한 모습이 백미. # 패러디 구도 진나라와 달리 조나라의 백성들은 이목님의 완전 승리라며 이목만을 찬양하고 있다. # #[81] 패러디

그리고 당연하게도 오르도가 역시 북부에서 이목은 최강이라 하고 오봉명도 '봐라. 내가 진나라는 이목 못 이긴다고 말했지?'라는 늬앙스로 이목을 여전히 칭송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전투가 이목이 마양전 이래 연재 12, 3년만에 총대장으로서 올린 첫 승전이다. 무안군의 군호와 북부 이외의 영지를 하사할 정도로 온 나라가 크게 기뻐한다. 병력 차이를 쥐고서 수 년동안 지지부진하게 전략에서 밀려 왕도권을 빼앗기고, 며칠간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적들에게 정면 힘싸움에서 밀려 참패하고, 수 싸움에서 환기에게 밀리며 이신, 몽념을 놓친 끝에 마지막에 와서야 마침내 환기를 죽였다. 그 지지부진한 과정을 마치 한 치의 실수도 전혀 용납하지 않은 완벽무구한 압승을 거둔 듯 거짓 포장하며 자축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 #가을 야구 진출한 한화팬

3.8. 번오 전투

4. 작품 전개 방법의 문제

4.1. 역사적 사실과의 딜레마

어찌보면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야기의 큰 틀은 역사적 기록을 따른다는 이 만화의 규칙과 장르적 한계가 불러온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이목과 그 파벌은 할 말이 없는 대참패를 저질렀기에 참수해도 문제없지만, 이목이 아직 미래에 해야할 일들이 남아있다. 그래서 이목은 졸전했지만 죽지도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목 일당은 패전의 책임을 지고 죽지도 못 하고, 왕손을 옹립하지도 못 하고 방치되었다. 나중에 역사의 기록대로 환기를 쓰러뜨리고 실지(失地)를 회복하는 역할이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그래서 '곽개가 알아서 고개를 숙여줄거다'라던가 '서로 착각이었다는 변명도 할 수 있어'라며 본인들이 촉발한 반란 및 왕손 옹위 문제를 얼렁뚱땅 덮으려드는 이상한 묘사를 등장시킨 것이다. 이건 작가의 딜레마가 담긴 변명이기도 하다. 이목, 곽개, 조가 등 모두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 하니 그냥 방치해버리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이것도 역사 기록을 따라가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왜냐하면 이목이 역사상으로 공훈을 크게 올리기 시작한 건 다름아닌 진나라 군을 상대로 우주방어를 펼치기 시작한 기원전 236년. 즉, 유목왕 즉위 후부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원래라면 이 맘때 즈음에 본격적으로 등장했어야 할 이목을 작가가 작품 초반부터 등장시킨 것이다.

이러다보니 진나라가 승승장구하는 역사가 이미 정해져 있는 플롯에 이목을 억지로 끼워넣게 되고, 따라서 이목은 원래라면 패배한 적도 없었던 전쟁에서 패배를 거듭하며 졸장으로 전락한다. 이목이 명성에 걸맞게 왕기를잡고 계속 이기게 하자니 대체역사소설이 되어버리고 그렇다고 지기만 하면 중화 최고로 위험한 사내라는 평가가 무색해지며 작가는 결국 후자를 택한다. 하지만 이목은 조의 마지막 항쟁을 이끌 명장이 되어야 한다. 호첩이나 사마상이 이끄는 순간, 이 작품의 컨셉과 틀이 무너진다. 그러나 졸전을 거듭한 패장을 누가 기용하겠는가? 작가는 이것을 주변의 드높은 평판으로 이목을 올려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이목은 패배하면서 무능한 짓거리만 보여왔기에 왔기에 독자 입장에서는 "대체 패배만 하면서 찬양받는 이유가 뭐냐"며 괴리를 느끼게 된다.[82] 이목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대한 반감과 의구심만 사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합종군 이후로 실패와 졸전을 거듭하는데 온 천하의 찬양을 받는 모순덩어리 이목이 탄생했다.

차라리 합종군 실패 이후 계속 물러나있다가 업이 함락 당하고 호첩이 죽고 난 이후 실제 역사처럼 환기를 역관광 시키면서 등장했으면 이렇게 논란이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역사적 사실로 패할 수밖에 없는 업 공략에서 이목은 조정의 허락도 받지 않고 국문인 열미를 약화시켜 진군이 왕도권까지 쳐들어오게 만든 원흉인데 이런 캐릭터를 정면에 내세우다보니 작품 전체가 여기에 물들어 지리멸렬해졌고, 초반에는 전혀 지적이 없었던 고증 문제까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최종 보스처럼 띄워주는 연출에 비해 같은 패장이라도 염파와 비교하면 매우 다른 모습.[83] 결론은 이목의 때 이른 등장이 불러온 실패다.

또한 이목만 아니라 킹덤 전체에 걸친 문제점이기도 한데 작가가 진나라가 어떻게든 열세에 처한 구도를 고집한 탓도 있다. 소년 만화인 만큼 주인공이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한다는 구도를 보여줘야 한다. 작가는 이 고난을 부여하고 조장하는 방식으로 적군이 항상 주인공보다 병력도 많고 부장들도 항상 주인공보다 강하게 만들어 상대를 올려치고 있다. 하지만 이 구도의 가장 큰 문제는 침략군이 주인공 측이라는 것이다. 이 점 때문에 침략당하는 조나라가 100만 대군과 강장들을 양산하는 여유로운 초강대국이 되었다. 반대로 진나라는 매번 상대국보다 적은 숫자와 열약한 환경 속에 스스로를 내던지며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약소국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스토리가 탄생했다. 덩치 작은 약소국이 강력한 초강대국에게 절실히 부딪치는 구도가 반복되는데 그 약소국의 국책이 육국 멸망이라니 정말 코웃음이 나오는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서로 취해야 할 구도가 완전히 거꾸로 전도된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진나라의 승전이 지속적으로 예약되어 있어 상대는 무조건 패배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라 주인공 측과 가장 많이 대적해온 이목이 희생양이 되었다.[84][85]

그리고 진나라의 승전을 계속 그려야 하지만 이목의 위상은 추락시키고 싶지 않은 작가의 욕심 때문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거창한 시도가 실패하면서 그 실패는 별 거 아니고 우리는 지지 않았다며 자신의 실책을 덮고 성과를 필요 이상으로 의미부여하며 부풀리는 짓을 반복하는데 이것이 반대로 이목을 추하게 만드는 근원이 되고 있다. 패배할 땐 패배하더라도 깔끔하게 인정해야 하는데 그 선례가 바로 염파, 여불위, 몽오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지저분하게 변명을 일삼지 않았다. 다른 대장군 급 캐릭터들도 패배하면 거기서 딱 끝나고 구질구질하게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심지어 엑스트라인 위나라 대장군 백귀서조차도 패배 후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죽었다.

그런데 이 작품의 보스 격 캐릭터 중에서 유일하게 이목만큼은 유독 자신의 실패를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 들고 정신승리를 고집하는 변명의 달인이다. 이목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을 턴다.[86]
1. 이목이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싸웠다가 달성에 실패한다.
2. 우리도 큰 피해를 입었지만 상대도 피해가 아주 없지는 않다며 상대의 피해를 얘기한다.
3. 이렇게 상대의 전력을 깎아냈으니 이는 결과적으로 소모전의 성공이다.
4. 그러니 우리는 이겼다 or 아직 지지 않았다.

당연히 앞서 언급한 이들의 깔끔한 모습과 대비되어 더욱 추하게 보인다. 좋게 보면 아군의 사기 저하를 막기 위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런 의도라면 작가가 이목의 속마음을 빌려 독백하게 하거니 최측근에게 털어놓게 하면 된다. 그런데 그런 서술적 장치도 없이 피장파장의 논리를 갖다 붙이면 당연히 변명처럼 보이지 누가 그럴듯 하다고 여길까? 만약 이 논지가 말이 되려면 이목과 조나라 군이 적군보다 열악해야 한다. 혹은 진나라 군의 피해가 객관적으로 봐도 조군의 피해보다 훨씬 심각하게 묘사하면 된다. 그러면 상호 피해를 입어도 이목의 주장대로 조군의 상대적 우위가 맞다. 그런데 병력 수를 포함해 모든 지표에서 진나라를 압도하면서 결국 목표에 못 미쳤으며 진나라 군의 피해도 이목의 주장만큼 극심한 수준은 아니다. 그럼 당연히 이목의 전략적 패배이지 결코 승리나 무승부라고 부를 수 없다. 하지만 이목은 적군도 내가 하자는대로 해서 피해가 있긴 있으니 아무튼 결과적 양패구상이라고 주장한다. 이건 아큐도 한 수 배우고 갈 기괴한 정신승리 논법이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이목을 필두로 한 조나라 군은 쓸데없는 개똥폼잡기, 변명질, 과한 올려치기. 이 3가지만 안 해도 비판의 상당수가 줄어들 것이다. 한명처럼 거만함에 걸맞은 위용이라도 보이던가 아니면 최소 의미있는 패배로 보일만한 확고한 결과물이라도 가져와야 하는데 졸전과 패배는 다 하고 부장들의 거만한 똥폼잡기과 대장 이목의 변명질, 잡장들의 찬양은 변하지 않으니…

안타까운 점은 큰 틀은 역사를 따르더라도 사소한 틀은 독자적으로 재치있게 바꿨던 과거의 선례들이 있었다.[87] 그렇기에 이목이 역사대로 계속 패배하더라도 충분히 품위는 잃지 않을 수 있었고 염파, 여불위 등의 캐릭터도 품위있게 패배하게 잘 묘사해놓고 이상하게 이목 한정으로는 그렇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이 몹시 의문이다.

4.2. 유리한 강점을 포기하는 전개

싸움에는 반드시 손해가 따르기 마련이다. 부분적인 손해를 무릅쓰고, 대국적인 이익을 취해야 한다.
-병법 삼십육계 적전계 중 제11계 이대도강(李代桃僵).
이 예시는 손해를 일부러 무릅쓰라는 게 아니라 위기와 손해를 기회로 재창출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목은 이걸 정 반대로 실행한다. 안 입어도 될 손해를 사서 입으라는 게 아닌데 굳이 가용 자원을 고의로 소모해가며 열심히 패배의 조건을 갖춘다. 창조 패배[88]

이목의 전쟁은 항상 호언장담했다가 적의 기책에 의표를 찔려 당황했다가, 타인이 대신 그 실책을 치워주지만 찬양은 이목이 독점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 논지의 핵심은 '결국 이 큰 그림의 총 지휘자는 이목님'이라는, 일단 자신이 패해야 기량이 상승하는 괴랄한 스토리텔링. 우선, 이목이 거하게 폼 잡으며 적을 제압했다가 적에게 반격당한다. 그 다음에야 그 반격당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목이 '사실 그것도 예상했다'며 카운터를 친다.만화 블리치의 무한 순보 움짤이 생각나는 플롯

문제는 '사실 그것도 예상했다!' 까지 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조나라의 피해다. 전쟁은 단순히 승리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물적, 인적 자원을 포함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예방책이 병법의 가장 기본적인 개요다. 진나라의 침략을 끝없이 받는 조나라의 안보 환경을 보면 더욱 그렇게 해야 맞다. 하지만 킹덤 속 이목의 경우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아니라 열미의 의도적 약화라는 괴상한 전략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오히려 피해를 고의로 키우고 있다. 그리고 이런 피해와 실패가 발생한 후에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금 반격해 진나라에게 피해를 입힌다. 이러니 마치 이목이 자신의 공훈을 위해 아군의 가용 자원을 미끼로 던지는 비열한 사람처럼 보인다.[89]

전쟁은 총대장 혼자 하는 게 아니니 무조건 이긴다는 건 없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전장의 규모가 큰 만큼[90] 더욱 수많은 요인이 쌓여 터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목을 찬양하는 과정은 '사실 이것조차도 전부 다 알고 계셨다!'라는 만능 선견지명설 하나로 그 복잡할 빌드업 과정을 대충 뭉개서 문제가 된다. 그렇게 뛰어난 선견지명으로 적이 어디로 어떻게 올 것까지 다 알고 있다면 당연히 그 부분을 보강하고 예방해야 지극히 정상이다. 하지만 이목은 정반대로 '전부 알고 있으니까 그 것으로 적을 유인한다'라는 명목 하에 적이 그 점을 찌를 걸 알면서도 일부러 내어주는 기이한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본 조나라 사람들은 '이목님은 알고보니 이 모든 걸 알고 계셨구나!'이목님 축지법 쓰신다라며 이목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 직전에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선행된 조나라의 손실과 패배는 귀신 같이 잊혀지고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91]에 이목을 찬양하지 못 해서 작품 내 모든 인물들이 안달이 난다.

이런 예시의 대표적인 예가 방난인데 방난이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돌연 '그는 무의 정점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사람이다'라고 썰을 푼다. 이런 뒷배경 설정을 긴 시간을 들여 천천히 풀었다면 '방난의 이상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어차피 방난은 납득할 수 없을테니 적어도 조나라의 안보를 위해 그 무위를 쓰겠다'라는 명분이라도 섰을 터. 그러나 죽을까지 입 꾹 닫고 일방적으로 이용해먹고 있었다. 이러니 재주는 방난이 넘고 돈은 이목이 챙기는 모양새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가스라이팅도 용인술이라고도 볼 수 있겠으나 같은 삼대천에게 쓰기에는 후일을 생각하지 않는 방식이다.

결국 이런 소모적인 용인술이 주인공에 대항하는 보스로서의 이목의 위엄을 떨어뜨린다. 방난을 쓰는 것이 필승 패턴이라는 사실은 분명하고 이목이 방난의 무력을 적재적소에 쓰는 셈. 그러나 이건 이목의 활약이 아니라 방난의 활약일 뿐이며 반대로 말하면 방난만 없으면 허당이라는 걸 만 천하에 드러내는 셈이다. 물론 전투에서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는 패를 가지고 있다면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목은 방난의 무력을 발휘하기 위해 피해를 일부러 감수해가며 아군의 희생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작가의 괴악한 플롯이 이를 망치고 있다. 내 전술이 읽혀도 나에게는 방난이 있다!!

이렇다 보니 이목의 특기로 자주 강조되는 소위 '정보 차단'도 '전과는 자신이 다 챙기고 부가적인 피해와 책임은 타인에게 전가하는' 비열한 수단인 것처럼 보인다. 정보 차단을 적이 아니라 아군에게 한다면 말이다. 이목이 작중에서 정말 그렇게 하진 않았으나 작가의 성의 없는 연출이 불리한 정보는 차단하고 유리하거나 조작된 정보만 취사 선택해 부풀리는 비열한 인간처럼 보이게 만든다. 졸전과 실패를 거듭할수록 반대로 더욱 온 나라의 찬양을 받는 괴리감이 이렇게 설명되면 비로소 말이 된다.

이는 작가 하라 야스히사가 플롯을 짜는 정교함이 퇴화했음을 시사하는 비판점이다. '이 인물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로서 개연성을 쌓아가는 게 아니라 일단 먼저 사건을 터뜨리고 보고 뒤에 가서 '사실 이 전개는 이 인물(주로 이목)도 알고 있었어'라며 행동이 먼저고 생각이 나중에 오는, 즉흥적인 쪽대본을 남발하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이목은 속칭 니가와를 적에게 강요하는 수비전에 특화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보통 저런 전략을 택하는 이유는 우리가 가용 자원과 시간적 여유가 풍족하니 굳이 무리하지 않고 정적으로 대처하다가, 조급해진 상대가 무리수를 둘 때 받아먹어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함이다. 외전에서 묘사된 안문군 태수 시절의 이목은 전술했듯이 성벽을 끼고 숨어들어 흉노의 장점을 봉쇄하고, 유리한 시기에 치고 나가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그렇게 수비전을 잘만 펼치던 이목이 중원에 내려와서는 풍족한 아군의 가용 자원을 미끼랍시고 제 손으로 하나 둘 적에게 던져주면서 반격의 소지를 스스로 제공하고 있다. 그런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니라, 그냥 무리만 하고 꼬라박다가 패배하는 모습만 보이니 핍진성도 개연성도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굳이 강점을 약점으로 만드는 자해 행위처럼 비춰진다.

4.3. 과도한 이목 찬양과 억지 변호

파일:이목 굿즈.jpg
이목 : 확실히 저는 4년 전, 왕전에게 패배했습니다.
마남자 : 아닙니다. 그건 전략적인 패배가 아니라 비신대와 옥봉대의 무력이 각성을 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이네 : 그래!
이목 : 그것도 포함해서 저의 패배입니다.
771화. 이목 파벌의 무지성 찬양을 함축하는 대표적인 대목.
조나라 국내외와 조야(朝野)를 불문하고 이목을 숭배하는 목소리가 극도로 높다. 이목 또한 이를 의식하고 있는데, 안문의 민간인들이 만약 환기군에게 때몰살을 당한다면 안문 일대의 협조를 구할 수 없을 거라며 걱정하는 장면이 나온 것이 그 증거다. 실존했던 동시대 명사인 전국사군자조차도 이 정도 수준은 아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인망을 지니고 있다.[94] 왕기와 극신을 죽였을 때처럼 정말 잘했을 때 찬양받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 항목에서 제시하는 문제점은 찬양 그 자체보다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점이다.

잘 했을 때 위상이 올라간다면 그 반대로 잘못했을 때는 그만큼 냉혹한 위상의 하락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 명제가 킹덤 속 이목 한정으로는 거짓이다. 상기한 도양왕에 대한 책임 전가 및 업전 관련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먼 훗날 조나라 멸망까지 불러오게 된 업전 대참패의 원흉은 이목이다. 그런데 잘할 때만 찬양하는 게 아니라 명백한 이목의 패착조차 '그건 이목의 잘못이 아니라 도양왕 때문'이라며 다른 캐릭터에게 누명을 씌워가며 이목을 억지 변호하니 독자의 입장에선 위화감과 반발심만 생긴다.

빠가 까를 만든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잘못을 했다면 작가가 그 등장인물을 실수한만큼의 위상을 소모시키거나 그게 싫다면 스토리적 연출을 통해 잘 덮어주는 과정이 마땅하다. 헌데 작중에서는 유일하게 이목 한정으로는 잘 하든 못 하든 항상 잣대가 변하지 않고 똑같다. 작가는 이목을 추켜세워줄 때는 연관성이 없어도 결과론까지 끌고와서 엮어주면서, 막상 이목이 몸소 나선 전장에서 실패했을 땐 도양왕의 잘못이라며 누명을 씌웠고, 다른 장군들을 전사시키면서 이목의 위상을 대신 지켜준다. 이런 책임 의식 없어보이는 듯한 방만한 연출이 이목에 대한 반발심을 불러오는 가장 큰 원흉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진나라 조정의 어리석은 찬양일색이다. 초강대국 조나라를 약소국 진나라가 멸망시키려는 것 자체는 좋다. 그래서 어떻게 극복해느냐에 대해서는 일절 논의하지 않는다. 이목이 왜 저렇게 계속 병력이 우리보다 많을까? 라는 구체적인 고찰을 거쳐 해결법을 제시할 생각은 하지 않고 '우리는 이목의 함정에 걸렸어, 그 이목은 이길 수 없다, 역시 그 이목이다'처럼 이목을 향한 추상적인 공포와 경외심을 담은 찬양만 작품 내내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합종군 침공 당시 여불위가 일갈하고 영정이 연설을 하며 정신을 차리게 했던 과거에 비하면 영토를 넓히고 승리를 할수록 되려 지능이 퇴화하면서 적장을 찬양할 생각만 하고 있다.

이런 이목의 과도한 찬양 예시는 비하대전에서 나온다. 전세를 뒤집은 것은 사마상의 직속인 청가군이었다. 그런데 이 모습을 가리키며 '청가의 수장 사마상의 은둔을 깨뜨린 건 이목님이니 이건 이목님의 힘이다!'라며 정말 뜬금없이 이목을 기습숭배한다. 그런 식으로 실행자 대신 인선을 채택한 웃전이 다 했다는 식의 논리라면[95] 비하대전에서 환기를 죽인 건 이목 일당의 역모죄를 용서하고 과감하게 재기용한 조왕과 곽개의 힘 덕분이라고 해야 맞다. 그러나 비하 대전의 전과도 일방적인 압승극을 거둔 것처럼 묘사하며 칠국 전체가 모두 이목을 극찬하기만 바빴다. ' 현장에서 뛴 장본인보다는 그 인선을 정한 윗분이 공이 더 크다'라는 논리조차 이목을 편애를 위한 작위적인 논지에 불과했던 것이다. 겉모습만 보면 탐천지공(貪天之功)이 따로 없다.[96] 이런 억지 찬양 뒤에 환기를 몰아넣은 상황에서 적병의 창을 대신 맞고 죽은 원조라는 엑스트라가 '역시 이목님은 훌륭하시다'라며 추가로 찬양하기에 이르니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작가의 저의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 후로 실패의 책임은 타인들이 책임지고 그 와중에 이목은 계속 끝까지 살아남아 "막하의 누군가가 공훈을 올리거나 이런저런 제안을 올렸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움직인 건 총 지휘자 이목님의 승인과 지휘가 있었던 덕분이니 이 모든 건 이목님의 공이다!"라는 논리로 조나라 군에서 발생하는 모든 공적과 찬양은 전적으로 이목이 독점한다. 그렇다면 이와 마찬가지로 실수나 실패에 대해서도 똑같이 책임지는 게 맞다. 그러나 이목은 반란을 일으키며 자신이 직접 입안한 작전 실패를 자기 손으로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운을 책임지는 총괄자로서의 책임 의식이 전무함을 스스로 입증했다.

진나라 군과 왕도 한단 사이에 세워진 일명 '이목의 장성'이 백미인데 업전 패배 후 3년의 공백기동안 권력을 쥔 곽개가 이목의 착공을 이어받아 마저 완성했다.[97] 아무리 착공은 이목이 시작했다 해도 공사 기간동안 감옥에 쭉 갇혀 있었으며 이목 일당도 이목의 탈출에만 정신 팔려 있었거나 공사 현장과 관련 없이 전선에서 활동 중이었다. 이러면 당연히 장성도 곽개의 노고로 완공된 결과물인데 작가의 설명은 물론이고 작중 인물 모두가 이목의 장성이라며 이목의 치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의아한 상황이다.

이러니 설령 이목이 작중 평가에 걸맞은 인물이 맞다고 해도 상관없다. 작품이 시작된 이래 18년동안 작중 인물 모두가 이목이 괴물이라는 소리를 끝없이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똑같은 억지 찬양만 반복하다보니 마양전이나 비하대전처럼 승전을 한 경우에도 독자들에게 정말 그게 잘한 게 맞는지 의심과 의혹을 제기하게 만든다. 잘 할 때와 못 할 때 안 가리고 항상 똑같이 정해진 찬양만 받기 때문이다. 오락가락하는 플롯과 과도한 편애가 낳은 괴물인 셈.

더욱 가관인 발언이 771화에서 화룡정점을 찍기에 이르른다. 부저가 군의 도중 업전의 패배를 언급하며 아직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그러나 이에 대해 카이네와 마남자가 '비신대와 옥봉대의 느닷없는 각성에 밀린 거지 이목님의 전략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감싸준다. 주해평원에서 언급한 부대의 각성은 함곡관 수비전 때 왕전이 보여준 '모든 수를 철저하게 마련하는 보신주의자'라는 캐릭터성에 맞지 않는 모습이었기에 이들의 변호가 아주 틀린 소리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 논리도 조나라를 침공하기도 전에 제나라에 미리 연락해 식량을 마련한 사실로 손쉽게 반박된다. 이목이 야심차게 내민 열미 오픈 전략의 최우선 전제는 병참 차단이다. 하지만 왕전은 함양에서 창평군에게 독대를 청하고 "이 대전략의 핵심은 병참 확보인데 이를 우리끼리 해결할 수 없다면 동쪽(제나라)에서 확보하면 그만이다."라며 출전하기도 전에 이미 전쟁의 결말과 이목의 의도를 예측했다. 결국 이는 이목은 왕전에게 정신론은 물론이거니와 대전략에서도 왕전에게 완전히 개박살났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런데 이목 파벌은 자기들이 보고 싶은 것만 취사 선택하며 제나라 식량 제공 건은 눈 앞에서 보고도 현실을 부정하기에 이른다.[98]

4.4. 과정을 설명하지 않은 정보차단

악창 : 아마도 이목님은 정보전의 괴물이기도 하다
기승전 정보봉쇄로 귀결되어 온 유구한 세월

이목의 첫 등장부터 간만의 승리인 비하대전에 이르기까지 승패에 관계없이 온 열국의 찬양을 받는 결정적인 이유로서 계속 언급되어 온 것이 바로 '기승전 정보 봉쇄술'이다. 하지만 이게 충분히 와닿는 전개 방법이 아닌 이유는 그 방법과 과정이 전혀 묘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전 전후로 어떻게, 무엇을, 왜 준비했는지는 제대로 된 묘사는 나오지 않는다.[99]

첩보전이라고 해서 그 과정을 거창하게 묘사할 필요 없다. 마양전의 클라이막스 묘사 때처럼 패배한 쪽이 어떻게 모르고 당했는지 작가 시점의 독백이나 제 3자의 시선으로 말하게 해줘도 무방하다.[100] 하지만 비하대전의 안문군 단독 31만 대군을 위시한 스토리는 그런 정황조차 없이 진군의 척후를 일소했다는 작은 1컷 묘사가 할해한 지면의 전부다.[101]

사실 작품 외적으로 진지하게 현실성을 고려하자면, 전근대 시대라 교통과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정보 전달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102] 각 부대에 명령을 전달하기 원활하지 않아 대병력일수록 지휘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두 말할 것도 없다.[103] 하물며 그것이 국가간의 정보전이면 최신화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만약 이 한계점을 이목만의 방법으로 잘 극복하고 다루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정보전의 괴물이라는 칭송에 당위성이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목이 이런 점을 신경쓰는 묘사는 그 어디에도 없고 숨겨둔 강장, 정예병단을 아무런 복선도 없이 일단 등장시켜서 주인공 측의 기세를 꺾은 뒤에 본 뒤에 '이들이 갑자기 등장한 이유는 위대한 대장군 이목님의 정보차단으로 감쪽 같이 숨겨두셨기 때문'이라며 일체의 빌드업을 거치지 않고 무지성으로 빨아주는 식의 묘사가 그렇게나 작중 내내 빨아주는 '정보의 괴물'의 실체다. 상세한 대국적 시야를 가지고 전술적 움직임과 제장들의 심리를 묘사해야 하는 전쟁물에 이런 성의없는 묘사는 말이 안 된다. 당연히 작품 밖에서 바라보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목의 괴물 같은 정보 차단 운운하는 작중의 근거 없는 찬양에 동감은 커녕 이질감만 느끼게 된다.

심지어 이목 본인조차도 모른다.첩보전이 너무 철저해서 사령관에게도 함구하는 바람에 깜빡한 모양 조나라의 끝 모를 엄청난 국력. 그리고 급조한 쪽대본 식 전개와도 맞닿는 부분이 있는데, 전원이 갑옷을 착용한 사기 140%의 수십만 대군을 갑자기 어디선가 뿅 하고 재배해서 데려와도 '정보를 봉쇄했으니까 너희는 우리가 무엇을 꾸미고 준비해도 자세한 이유는 없지만 무조건 모른다!'는 식. 이목이 뭔가 굉장한 큰 수를 준비하면서 암약하고 있는 듯이 거창하게 복선을 깔아놓고 결과론만 지나치게 부각시킨다.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한 중간 빌드업에 대해서는 '아무튼정보 차단 했으니까 주인공 측에게 그 경과가 알려질 리가 없다. 따라서 상세한 과정을 묘사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작품의 질에 대해 고심하지 않고 대충 뭉개는 면죄부로서 남용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정보라는 게 전쟁의 성패에 작용하는 작중 요소가 아니라 작중 외적으로 독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작가가 차단한 셈이다.

작가도 이런 문제를 의식하고 있는지 761화에서 어떻게 정보를 차단하는지 그 실행자가 어디엔가 있을 거라며 추측하는 장면이 나왔지만 여전히 작중 오피셜 스토리로 제대로 해명된 것은 없다.

심지어 779화에서 전장에 뜬금없이 토성 하나가 덜렁 생겨났고, 이는 많은 포로를 동원하는 모습이 등장할 정도로 대공사였는데 비신대가 놀랄만큼 이번에도 전혀 모를 정도로 완벽히 차단당했다. 진나라 군은 이제는 아예 전장이 될 장소에 기초적인 지형 정찰도 하지 않는 머저리 집단으로 묘사할 모양이다.

5. 변론

하지만 이목의 캐릭터성이 이런 음험한 뒷공작질에 맞지 않고 그나마 이에 근접한 순수수도 이목에 대한 광신이 더 짙지 저런 고도의 모략질에 능하진 않다. 또한 이 작품은 대체역사물이 아니기에 이런 가정은 독자 연구 수준의 가정이다. 이 작품은 큰 줄기는 역사 기록을 따라가기에 조가가 대나라가 아닌 조왕이 될 일은 없다. 그래서 결국 이목은 실패했기에 결과적으로는 역적이 맞게 되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현왕의 형제를 따로 본인이 빼돌린 시점에서 아무리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이목은 반란수괴가 맞다. 다만 큰 사건은 역사를 따른다는 이 작품의 특이성과 이목의 캐릭터와 맞지 않아 작가가 그런 정쟁까지 끌고가지 않은 것 뿐이다.
작중이나 실제 역사에서나 전술 뿐 아니라 전략에서도 통상적으로는 최고급 인력이지만, 국제관계에서의 통찰력이나 처세에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다만 이목 입장에서 변을 하자면 그의 눈에는 너무도 뚜렷이 보이는 진나라의 천하통일 계획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진나라를 돕거나 진에게 대항하지 않는 이들의 사고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지 않는 도양왕,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전국시대를 끝내고 백성들에게 평화를 줄 수 있다면 항복도 마다하지 않을 제왕 건의 행동이 이목에겐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인 것.
그에 앞서, 진조 동맹을 제안해 진이 마음 놓고 위의 산양을 공격할 수 있게 만든 것, 일찍이 합종군에 고통 당한 적이 있던 제왕 건[105]이 아무 배려 없이 합종군에 포함시키려 해서 이탈을 불러 온 것. 가장 결정적으로 적대국의 왕인 진왕 영정의 그릇을 제대로 파악하지를 못하고 여불위에만 정신이 팔렸던 것이 대표적으로 국제관계에서의 식견 부족이나 판단 미스가 그대로 전쟁에서의 실패로 돌아오게 된 케이스이지만, 이목의 능력 부족이라 하기엔 그 누가 혼자서 이것들을 통제할 수 있을까 싶다. 진의 채택처럼 별도의 외교 전문가가 활약하지 않는 한 아무리 먼치킨이라도 한계가 있다.
문제는 간파 여부가 아니라 이 경과를 깨닫고 난 반응이다. 이미 산양 공방전의 마무리라는 훌륭한 전례가 있는데 작가는 그걸 본받지 않았다. 작가는 이목을 통해 그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깜빡했다'는 허당스러운 언행으로 마무리지음으로서 독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수송선단을 몰랐다는 것 자체는 이목을 탓할 순 없다. 단지 이를 알아차린 이목의 "깜빡하고 있었어!"라는 반응이 최종보스치고는 지나치게 무능해보인 탓이다.
31만 대 14만이라는 숫적 우위를 점하고 반년간 계획했던 포위진에서 강외에게 정면으로 뚫리고 이를 기점으로 비신대와 낙화대가 탈출하여 환기를 처리한다 해도 조나라의 후환이 될 두 부대를 놓쳐버렸다. 다만 이 실책은 두 부대를 상대한 청가성 출신의 상화룡, 악창, 후온의 잘못이 크다. 이 셋은 각각 이신과 몽념을 직접 상대해 버렸다. 이신이 삼대천 방난을 쓰러트린 무력을 감안하면 이 세명의 지휘관이 경솔하게 진나라 무력의 상징을 직접 상대한다는 건 잘못하단 역습을 당할 수도 있으며 역습을 당한다면 숫적 이점이 어그러질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아무리 무력에 자신있다 하여도 장군이라면 숫자라는 이점을 활용해 이신과 몽념을 제외한 일반 병사들을 손쉽게 처리했을 것이며[106] 게다가 정면으로 강외에게 뚫린 상황을 역이용해 2명의 지휘관이 뚫린 길의 측면을 합세, 협공하도록 지휘했다면 측면을 당하는 비신대와 낙화대는 탈출할 수도 없이 궤멸되거나 아주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셋은 이신, 애섬, 강례와 붙는 걸 고집하며 결국 죽진 않았지만 낙마하고 쓰러지고 지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비신대와 낙화대가 탈출하는 것에 공헌한다.
그러나 이목은 돌발 요소가 널려있는 야전에 나가기만 하면 상대의 의표에 찔려 진땀 흘리며 당황하는 등 플랜 A가 파괴되는 상황에서의 즉흥적인 대응력과 임기응변이 취약하다. 제아무리 천재라도 모든 경우의 수를 죄다 때려맞출 수 없기에 전쟁을 이끄는 책략가들은 기본적으로 플랜 A, B, C 등을 생각해두며 처음 세운 계획이 어그러졌을 때에 대비해서 후속 대책을 도모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목은 매번 패전할 때마다 자신의 첫 수가 조금이라도 어그러지기 시작하면 머릿속에 차선책이라는 개념이 없는지 변수 한 번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모습을 보여왔다.[107]
특히나 이신의 돌출성에 항상 혼쭐났기에 이제 한 번쯤은 경계할 법도 한데 그렇게 데여놓고 여전히 비신대를 상식 선에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런 식의 혹평은 이신의 연전연승은 결국 전적으로 주인공 보정의 입김이 굉장히 강한 부분이라 어느 정도 이목에게는 억울할 법도 하다. 또한 돌발 요소에 완벽하게 대응 못 한다고 욕 먹기에는 최성에서의 산민족 개입이나 업성에 대한 제나라의 식량 제공 등은 충분히 이목이 몰랐을만한 엉뚱한 개입이다. 이런 것들을 감지해줄 현장 보조 인력의 부재가 문제라고 봐야한다.[108]
차라리 이 점을 근거로 들어 이목은 최전방 야전 사령관이 아니라 아예 후방에서 문관으로서 지원만 하는 역할만 맡게 해야 했다. 사기와 훈련도가 충만한 수십만 대군을 끝없이 양산해내는 소하 뺨치는 이목의 내정 및 선전 선동 능력은 위정자로서 훌륭한 능력이다. 그 장점을 살려 야전군에게 계속해서 누가 대장을 잡아도 이길 수밖에 없는 전장을 준비해주는 편이 훨씬 나았다. 이러면 조나라 군이 계속 패전해도 이목이 차려준 다 이겨놓은 밥상을 현장의 고문관들이 계속 걷어차는 모양세가 되니 이목이 조롱은 커녕 동정을 받았을 터.[109] 그러나 그동안 직접 이신과 맞붙은 건 이목이었고 그러니 당연히 패전의 책임이 이목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또한 연출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결론. 요컨테 이목은 전투가 벌어지기 전의 사전 준비는 잘 하는데 야전 지휘력은 처참하며 결과물이 항상 어설프다. 그러면 패전의 경과를 책임질 인물이 따로 있었어야 했는데 이 또한 항상 이목이었다. 무엇보다 희대의 명대사 '깜빡하고 있었어'가 가져다 준 충격이 워낙 크다보니 스토리의 경과보다는 패전이라는 결과 그 자체만으로 조롱받게 되었다.
의외로 잊혀진 사실 중 하나로, 사실 작중 조나라에서 진나라 장군을 참한 건 방난을 제외하면 이목이 유일하다! 말도 안 되는 전술이기는 했어도, 이목은 직접 적진 한복판에 소수의 병력으로 잠입해 마광을 직접 벴다. 설마 요운, 조아룡, 마남자, 순수수, 공손룡, 경사, 기혜 중 단 한 명도 진을 상대로, 심지어 병력적 우위에도 이기지 못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다만 플롯에 생긴 빈 틈이 너무 심각한 수준이다보니 이목에 대한 인격적 비난과 의혹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해야 아귀가 맞는다'라는 식의 논지로 이해해야 한다. 비록 능력적인 면에서는 망국의 원흉이지만 타고난 인품은 좋은 캐릭터다. 작가의 억지 변호 때문에 덩달아 졸렬한 악역처럼 보이는 거지 스토리상으로는 이신의 대적자이다.
하지만 이목이 업전 이 후로 이 부분을 통해 욕을 먹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염파, 왕기 등은 정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개연성 있는 변수에 당한 것이며 산양전에서의 이신은 그 변수를 직접 만든 장본인이자 작품의 주인공이었다. 이에 반해 이목의 업전 참패와 비하대전 승리 뒤에 있는 뭔가 2% 부족한 듯한 결과는 이목이 스스로 자초한 변수가 근원이다.

주해평원에서 보여준 보급도 끊긴 상황에서 부대의 각성빨로 이긴 건 앞뒤 논리 없는 더러운 주인공 보정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곳에서 전투가 벌어진 근원을 따지고 올라가 보면 이목이 제 스스로 열미를 열어서 진나라 군이 주해평원에 진입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업의 기아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로 난민을 통한 병량 공격은 기발한 변수임은 맞지만, 그 난민이 발생한 근원 또한 큰 저항없이 열미를 오픈해 왕전이 전력을 온존한 상태로 왕도권을 유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보정이라는 기연 같은 변수를 이신과 왕전이 만들 수 있도록 적군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건 이목이 자초한 것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 환기를 제 손으로 놓쳐 본진 기습을 당할 확률이라는 변수를 자기 손으로 만들어내놓고 끝내 상화룡, 호백공을 죽게 만든 찜찜한 결과는 두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한단병이 바로 출병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도양왕과 곽개가 '이런 일을 저지른 장본인은 어디가고 멀리서 우리에게 지시만 내리냐' 라며 거절하고 화를 냈는데, 미리 서로 말을 맞춰두지 않고 선조치 후보고 및 일방적 통보를 했다는 증거이다. 더 나아가 '이런 짓을 저질러두면 조정에서 알아서 왕도군을 보내줄 것'이라며 자기가 세운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대충 낙관적 마인드로 뭉개고 넘겼다는 증거다. 이러니 한단병을 언급하면 할수록 제대로 써먹지 못 한 이목의 무능한 정치적 처신이 더 부각될 다름이다. 미리 요청을 했는데 조정에서 무시했다는 변호의 여지만 등장했어도 한단병의 전략적 가치가 잘 부각됐을텐데 그냥 왕을 걸주라고 욕 하기만 했다. 한단병의 가치를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 한 작가의 부족한 연출력이 아쉬운 부분이다.

6. 총평

실제 역사상의 이목 기전파목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있는 진나라 장수 전원이 한꺼번에 덤비더라도 이 이목의 상대가 되진 못한다!"라는 작중 대사로 일갈할 자격이 있는 명장이다. 실제로 그가 살아있는 동안 진과 조의 압도적인 국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목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조나라를 무너뜨리지 못 했고, 결국 정치적 모함으로 실각시키고 나서야 멸망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만화 킹덤 속의 이목은 정 반대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큰 사건은 역사적 결말을 따라가고 주인공이 진나라이기 때문에 조나라는 반드시 멸망한다. 그렇기에 누가 봐도 조나라가 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 끝에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야 이목의 역량이 돋보이고 주인공 측에 맞서는 대적자로서의 위엄을 유지할 것이다. 또한 이런 난적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둔다면 주인공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찾아오고 승리에 의미가 생기는 등 이야깃거리들이 만들어진다.

이 이질감과 모순의 근원은 킹덤 세계관 속 국력 격차가 실제 역사와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에 있다. 실제와는 달리 작중 조나라는 진나라를 압도할 정도로 모든 자원이 풍족하며, 이목이 반정을 꾸며도 숭배를 받는 등 정치적 인망 또한 압도적이다. 이토록 원 역사보다 몇 배나 나으니 킹덤 속 이목은 막말로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런데 작가는 이렇게 극도로 유리한 상황을 설정해놓고, 항상 이목이 기발한 역전패 혹은 '굳이 이렇게 빙 돌아가야 하나' 싶은 석연찮은 승리로 마무리 짓게 한다. 게다가 막하 파벌은 한단군 타령을 부르짖으며 이목님을 도와주지 않은 왕은 쓰레기라며 노골적으로 욕하고 이목을 왕으로 추대할 꿍꿍이까지 품고 있다. 이러니 역사처럼 주변에서 발목 잡아서 무고한 이목이 억울하게 희생되었다기보다는, 그냥 이목 개인의 무능함과 그 파벌의 저급한 선동질과 갈라치기로 조나라를 멸망시켰다고 보이는 것이다.

이런 수준 낮은 묘사로 인해 조괄, 마속, 상존, 보협, 하후무와 견줄 졸장으로 추락했다. 즉, 이목이야말로 작가의 성의없는 연출에 의해 첫 등장의 위엄이 망가진 가장 대표적인 피해자다.

7. 작중 어록

파일:도양왕님의 일침.png
너는 여전히 변명 하나는 통달했구나, 이목.
조도양왕
이목의 캐릭터가 지니는 큰 모순을 통렬하게 꿰뚫는 발언. 이목은 의안 전투에서 환기를 포위한 직후 몇 번이고 말을 바꿔가며 자신이 직접 설정한 목표치를 점점 낮추는 추태를 보였다. 진나라 군을 전멸시킬 거라면서 제노군을 몽무군과 동일시하는, 당초 예상한 것보다 훨씬 못 미친 성과라고 보기 힘든 소소한 이득을 어떻게든 말장난으로 부풀리며 자신의 실패를 부정하고 현실 도피를 시전하는 짓을 무한히 반복한다. 진나라가 승리해야 하는데 이를 상대하는 이목의 위상은 추락시키고 싶지 않은 작가의 큰 욕심이 불러온 참사.
시끄럽소. 그렇게 교묘한 말로 밖에 나와 죄를 모면해 보려는 속셈일 터.
이상한 말을 하는 것은 이목님 쪽 아니오. 자신의 실태는 덮어두고 무엄하게도 먼 곳에서 대왕마마에게 지시를 내리다니. #
곽개
곽개의 말에 앞서 이목은 업 전투가 끝나지 않았다며 외교 대책을 제시하는데 사실 이는 실패가 예정된 정책이다. 이목은 왕기를 죽이기 위해 진조동맹도 뒷통수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중 동맹체제인 합종군을 이끌었다가 실패하고 복직한 직후이다. 그런 장본인이 설령 사전에 미리 제안을 건냈어도 승낙하기보다는 연나라의 침공처럼 조나라를 공격할 호기로 여길 확률이 더 높다. 또한 작전의 개요도 수도 근처를 적에게 일부러 내어준다는 위험천만한 도박수다. 그렇다면 당연히 본인이 처음부터 직접 찾아와 어전에서 저자세로 읍소하며 자세히 설명해줘도 모자랄 판국인데 덜렁 대리인만 보내오며 경호 병력까지 내놓으라고 한다. 그러니 곽개가 괘씸하게 여기며 화를 내고 왕이 완곡히 거절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이목님은 '왕'의 자질을 가진 분이라고.
순수수
조가를 옹위하고 있으면서 정작 이목 일당은 조가를 재치고 이목을 왕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발언에 카이네를 비롯한 측근들은 반박은 커녕 침묵하거나 끄덕이며 동의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의 왕은 대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순수수
주해평원 전투에서 참패한 이목을 한단으로 압송하여 참수한다는 소식에 순수수가 격분하며 검을 바닥에 내리치고 하는 명대사.
빠뜨린 것이 있었습니다. 한 가지... 단 하나...
어둡다. 너무나도…[110]
지금 있는 진나라 장수 모두가 달려들어도 나 이목의 상대는 되지 않소! 그래도 하겠다면 어디 덤벼보시오![111]
저도 제가 타파당할 정도로 패배한다면 그건 환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112]
완전히 죄인 취급이군요.[113]
이목

[1] 원피스로 치면 코즈키 오뎅이나 코즈키 모모노스케라고 보면 된다. 다만 그 둘은 성장형 캐릭터이고 처음에는 연출 실패나 캐릭터를 이상하게 만드는 바람에 독자들의 논란을 불러 일으키긴 했지만 성장과 제대로 된 스토리 전개를 통해 후에는 그럭저럭 독자들도 납득할 만한 캐릭터로 묘사되면서 논란 자체는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에 비해 이목은 실존 인물이며 작중에서도 첫 등장부터 유능함을 보여준 완성형 캐릭터이다. 하지만 작가가 역사 기록이 미비한 부분을 독자적으로 채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후술한 문제점들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평가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2] 해당 짤은 매번 전술에서 밀려 적에게 본진 침입을 허용했다가 방난을 이용한 마무리를 비꼬는 짤이다. 여담으로 카이네의 표정은 당연히 이게 원본이 아니라(...) 골든 카무이 아시리파 얼굴을 합성한 것. [3] 연군이 왕전군을, 등군과 몽무군이 초군을 상대하고 나머지가 함곡관을 공격하는 구도였다. 그럼 나머지 3군을 합치면 27만인데, 대장군들을 불러모은 창평군이 "우리 진의 군용으로는 저들과 정면에서 대적할 방법은 전혀 없다' 라고 단정지은 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함곡관 수비대도 20만조차 넘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 [4] 비록 생색내기용 부대라곤 해도 엄연히 아군이고 이들의 존재 덕에 실질적으론 최성 수비대보다 머릿수도 환경도 앞섰다. [5] 심지어 진나라 군은 보급선이 끊기는 걸 각오하고 들어왔기에 점점 식량이 바닥을 드러낼 때라서, 제대로 먹지도 못 하고 늘어져 있었다. 업도 똑같이 굶주릴 위기에 쳐해갔지만 이목이 이끄는 본대는 그런 후방의 사정에 영향을 받았다는 묘사는 전무했고, 죽은 말에 독약을 뿌리며 사보타주를 행할 여유도 있었으니 식량 사정은 훨씬 나았을 것. [6] 게다가 단순 주둔 임무인 호첩의 열미군 5만은 환기군과 1만 차이밖에 안 난다. [7] 조가가 잠시 실권을 잡고 이들이 모습을 드러냄으로서 이 수만 대군의 존재가 입증되었다. 이목이 정예 한단군 10만을 내어달라고 도양왕에게 간청한 장면이 그 증거. 당시 한단군 '중' 에서 10만이라 아뢰었으니 어감을 해석하면 그보다 더 많을수도 있다. [8] 물론 10만 참수를 계기로 이목이 몸소 선동하고 호령해서 나온 군세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장군의 호령에 장정 31만명이 6개월만에 결집할만한 저력과 민심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9] 하지만 작중 내 모든 사람들은 이목의 장성이라고 부르며 이목이 대단하다고 찬양한다. 마무리는 곽개가 했지만 장성 축조의 착공은 이목이 삽을 떴으니 결국 이목이 대단한 거라는 작위적인 올려치기. 전임자의 의도를 큰 오차없이 마무리 지은 곽개의 수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 [10] 미평은 주인공의 직속부대 비신대의 창립 맴버로서 십수년간 함께 해왔고 동기들은 한 자리씩 해먹고 있는데, 미평은 한참 지나서야 겨우 백인대장을 받았고 그마저도 긴장에 가득 차 구토했다. 백장조차 부담스러워하며 사임하는 게 낫겠다며 괴로워했다. 싸움에 재능 없는 평범한 사람의 대명사. 대장군인 이목을 지목해 이런 인물보다도 쓸모없다며 평가한 것. [11] 그것 자체가 작품의 컨셉이라 비난의 소지가 없거나, 장르적 특성상 주인공이 언제나 정의의 편이여야 하는 서사가 반강제되어서 빌런의 연패가 암묵의 규칙처럼 자리잡았다거나, 혹은 빌런의 패배가 정말 패배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빌런 측의 서사에도 공을 들여서 보스로서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도록 연출해 캐릭터 간의 역할 균형을 잘 맞추는 등 [12] 물론 실제 역사에서는 다 망해가는 조나라를 지탱해서 당대 최강의 국가였던 진을 몇 번이나 패퇴시킨, 의심의 여지 없이 전국시대 최고의 장군 중 한 명이었다. [13] 마치 원피스의 버기 최강설처럼 창작물의 팬덤 층에서 내놓는 이런 주장은 보통 설정 구멍과 서술 트릭을 파고 든 반 농담에 가깝지만 킹덤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후술할 이목이 보여주는 행적은 정말 무능한 역적 그 자체이고 곽개는 장성 축조를 성공시키고 조나라 왕실의 정통성을 수호하며 현왕을 보필하는 등 작중 내 행적을 그냥 단순하게 객관적으로 나열하기만 해도 이 주장이 완성될 정도로 기이하고 황당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준다. [14] 다만 만극이 죽었을 때 이목은 그를 아까워했으며 또한 그의 광기가 도움이 되었다 언급했는데 이를 보면 이목 본인도 만극을 쓰는데 별다른 거부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15] 아무리 근성과 순사의 정신이라도 피로의 한계가 있으며 몽무는 방난을 무리하게 추격하다 굉장히 지친 상태에서 잠시 쉬었다가 포위망을 돌파한 것이다. 등은 몰라도 몽무를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병력수도 왕기군 6천에 비해 이목군은 기병 4만이었다. [16] 결국 이 놓친 몽무와 등은 함곡관을 비롯한 여러 전선에서 활약하고 타국을 견제해주면서 조나라 침공을 간접 지원해준다. 그리고 훗날 이 실패를 의안 전투에서 반복하게 된다. [17] 실역사의 인상여가 소양왕을 상대로 국가의 보물과 국위를 지켜낸것에 비해 후임 이목은 진조동맹을 받아냈다 해도 맥없이 한고성이라는 성을 바가지 당해 비교당한 것. [18] 표공군 4만 대 경사군 12만으로 무려 3배 차이다. [19] 이건 작품 초반 영정이 성교와 갈 승상의 난을 없는 듯이 한 점이 주효했다. 젊은 시절 흉노와 사생결단을 내온 이목의 상식으론 이민족이 평지의 나라와 결탁해 도우러 온다는 발상 자체가 힘들었다. [20] 그런데 나중엔 진나라의 업 침략에서는 요양의 견융이라는 부족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일단 요양의 견융은 명목상은 조나라 소속이다. 하지만 실태는 요양 성주이자 견융왕 로조와 이목이 개인적인 친분이 있을뿐 그 군대를 이끌 권한도 의무도 의리도 없는 조나라 내부의 암덩어리 상태이다. 실제 로조 사후에 그 부하가 순수수 보고 너희들은 로조의 폭정을 방치했을 뿐이라고 비난했고, 견융을 끌어내기 위해 순수수는 양단화 군을 요양까지 유인해서 견융을 반강제로 참전시켰다. 즉, 양단화처럼 위기 상황에 도와주러 오는 일 따윈 없다는 소리. [21] 마양 전투 등 이전 행적에서의 문제점은 이후 이목의 행적에 비판이 많아지면서 부각된 거다. 오히려 이전까지 있었던 여러 무리수들도 이목 본인 스스로도 작중에서도 합종군을 이뤄내기 위해 무리한 것이라고 인정해서 다들 그렇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22] 괜한 생각이 아니라 진조동맹을 맺으러 갔을 때 이목이 직접 본 진시황은 그냥 여불위를 위한 병풍이었다. [23] 애초에 실제 역사에서 이목은 의안 전투 이전까지는 흉노와 박터지게 싸우고 있어서 중화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다. 되려 나중에 호첩이 죽으며 한단이 위협받을 때, 의안에서 환기군을 몰살시키면서 이목이 중화 역사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작중에서도 합종군 패배 때문에 재상에서 짤렸었는데, 그대로 의안 전투까지 좌천되었다가, 호첩의 사망 탓에 복귀했다고 하면 될 일이다. 실제로 훗날 이신의 최대 적으로 등장할 것이라 예상되는 항연은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한명, 염파 등의 언급과 춘신군이 사망하자 이원을 몰래 움직이는 식으로 그 존재감과 품위, 위압감을 유지하고 있다. [24] 물론 당시 방위군 총대장은 경사, 기혜였다지만 이목은 재상이자 군부의 실권자다. 핑계 대고 끼어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이미 위나라 사감평원전에서 왕기가 단지 지나가는 것 뿐이라는 핑계로 전쟁에 개입한 선례가 있다. [25] 기혜의 경우엔 업전에서 자기보다 병력이 적은 몽념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등 명장이라는 이름값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더욱이 금모에게 경사의 죽음보다 조나라 수호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해놓고, 정작 본인은 이안이 공격받는 모양세가 되자 이안을 위해 조나라 방위선을 내주는 촌극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목은 환기의 약점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자기 파벌인 호첩에게조차 알려주지 않으면서 호첩의 죽음을 방조했다. [26] 애니메이션에서는 '명장 기혜의 발견', '환기의 약점' 대사가 잘려서 안 나오는데, 웃음벨이라서 애니팀이 삭제한 것보다는 순수수와 마남자 성우가 미정이라서 그냥 모든 대사를 삭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5기가 딱 흑양 전투 + 진시황과 제왕 대면까지만 나와서 순수수와 마남자의 대사는 흑양 전투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내 이목의 개드립에 말 맞추는 것밖에 없는데, '그냥 대화를 전부 삭제한다'와 '6기 제작도 불투명한데 순수수와 마남자 성우를 돈 들여서 배정한다' 이 둘 중 뭐가 합리적인 선택인지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27] 영정 및 진나라 조정은 이목들을 붙잡으면 후일 조나라를 통치하는 게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놔주었지만 이것도 사실 어색한 장면이다. 굳이 사형할 필요 없이 그 자리에 있는 이목 일파를 연금시켰으면 조나라 군부를 흔들 수 있었다. [28] 정황상 이목은 이 부분을 한단군으로 매우려고 한 모양. [29] 이는 34계인 고육지책에 해당하므로 이해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마저도 책략을 위해 아군을 고의적으로 희생시키는 짓이 지금까지 인간의 목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오던 이목이 쓸만한 전략인지는 의문이 든다. 캐릭터성과 맞지 않는 작전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30] 열미성 전투 직전 하료초 曰 "열미는 우리 진으로 치면 국문 함곡관이야." [31] 난민을 모아 역으로 병량 공격을 한다는 참신한 수는 당연히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애시당초 이목이 열미를 강화하는 정석을 고수했다면 난민들 때문에 업이 함락당한다는 변수 자체가 봉쇄되었다. 그 작은 성읍들이 손쉽게 함락당해 왕전의 무기로 이용되게 만든 게 결국 근본적으로 이목의 판단 때문이다. [32]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이지만 여기서 이민족의 언어를 능통하게 사용하며 로조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순수수라면 이민족의 거친 방식에 유하게 휘둘리지 않을 거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33] 작전에 실패하면 실패한 책임자만 처벌하는 게 아니라 그 식솔들을 요양성 안에 인질로 삼아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었다. 군율이 엄정한 것과 폭정은 맥락이 전혀 다르다. [34] 호첩도 이목 일파인데 훗날 이목이 실각하고 호첩에게 일군을 맡기고 재차 신뢰해주는 곽개의 자비로운 인선을 칭찬해야 할 지경이다. 물론 호첩조차 이목처럼 환기에게 참패하면서 그 신뢰는 보답받지 못 했지만. [35] 정발본 번역은 "빠트린 것이 있었습니다." [36] 진조동맹 당시 이신에게 자신의 기억력은 좋은 편이니 당신의 호언장담을 기억할거라고 말한 전례가 존재해 더욱 웃음벨로 남는 대사다. [37] 실제로 독자들 중에서도 수로로 보급하는 것까지 예상한 사람들은 꽤 있었지만 제나라를 통해 병량을 보급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이 없었다. [38]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패인이었던, 윤호가 무명의 장수에게 당할 것이라 예상 못했다는 것은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납득 가는 설명이다. 급조한 천인장이 장군급을 쓰러뜨리는 것은 작중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일이다. 만약 여기서 염파가 이목처럼 '윤호가 무명의 장교에게 썰릴 가능성을 깜빡하고 있었군!' 하고 탄식하며 뒤늦게 윤호가 싸우던 장소로 전령을 보내라며 진땀 흘리고 허둥지둥거렸다면 어떻게 보였을지 상상해보면 답은 나온다. [39] 도양왕이 죽고 조가의 명으로 한단병이 나오자 왕전은 전선을 뒤로 물리며 수비적인 모습을 보였으니 작중 평가에 부합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건 굳이 무리해서 싸워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물러섰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평가다. 왜냐하면 이 시점에서는 최근 점령한 업을 비롯한 아군 영토가 등 뒤에 있으니 굳이 싸워줄 필요 없이 전선을 물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40] 적의 군량 흐름을 쫓으라며 말하고 몸소 전선을 몸소 계속 돌아다녔으니 군사적으로는 아예 손도 쓰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애초에 열미를 여는 것보다는 그냥 무난하게 열미를 난공불락으로 만드는 게 훨씬 싸게 먹혀서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은 의문점과 정치적으로 자책골만 연타로 차는 행보가 문제다. [41] 결과론적이긴 주장이긴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없어도 도양왕 입장에선 왕도권에 적의 칼날이 들어왔는데 자신을 지킬 믿을만한 호위군 정도는 불안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충분히 갖고 있을 수 있다. 이목만 믿고 전부 내어주기에는 합종군을 실패한 경력도 있거니와 최성 전투 직전에도 영정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 칼을 차고서 왕성을 돌아다녔으며 어린 시절부터 묵묵히 보좌해온 창문군만 데리고 최로 떠났다는 선례만 봐도 알 수 있다. [42] 나라를 바꿔서 생각해보자. 만약 합종군 에피소드 때 진나라 함양 코 앞까지 밀려온 상황에서 여불위가 자신이 잘 막을테니 전속 금위군 1천명을 내어달라고 했다면 영정은 그 말을 들어줬을까? 영정은 심상찮은 상황을 느끼고 친위군 천명과 함께 미리 쓱 빠져나갔다. 탈출 당시엔 창평군도 자신의 편이 아니었기에 최로 몰래 빠져나가는 게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였다. 이게 멸국의 위기 앞에서 위협적인 권신이자 정적으로부터 왕이 보일 정상적인 반응이다. [43] 당시 도양왕이 정확히 몇 명 징발해가라고 정해주지 않았다. 숫자가 명확히 표현된 군대는 염성과 문성에서 각각 1만씩 남하하고 있다는 조아룡의 보고가 전부다. 하지만 최소한 환기군보다는 많을 확률이 크다. 그 이유는 업을 포위하고 있는 환기군 6만을 향해 왕도권 전역에서 업의 해방을 위해 조나라 군이 끝없이 축차 투입되고 있었으며, 마론이 여기를 고른 건 꽝이 아니었냐며 곤란해하는 모습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강약약강인 환기군의 참모가 상대가 의미 없는 숫자로 저렇게 왔다면 당황해하지도 않았을테니. [44] 마양전에서 왕기를 죽인 숨겨진 이목군의 존재가 전쟁의 성패를 가르는 비밀 병기로 취급되었고 결국 왕기를 죽였다는 대전과를 올려 양단화의 그 평가가 입증되었다. 그 이유는 북부 기마대가 워낙 빨라 중앙에서만 싸워온 왕기가 그 속도감을 체감할 수 없었으며 몽무를 지원하려고 이동하다가 몰이 사냥을 당한 정황 등을 통해 빌드업을 충실히 쌓아올렸다. 격전을 벌인 왕기군을 상대로 체력을 온존한 대군이 포위까지 하면서 등장한 모습은 치명적인 비수라는 건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구조. [45] 사실 폭군으로서의 강도를 따지자면 도양왕은 애교 수준이다. 작중에서 이원을 통해 언급된 초왕의 형제는 사람의 머리를 돼지 머리로 바꾸는 잔인한 취미가 있고 실제로 제나라 왕가가 강씨였던 시절엔 근친상간과 불륜이 성행했다. 춘추전국시대에는 단순히 인성 문제로만 따지면 도양왕보다 훨씬 심각한 군주들이 실존했다. 당장 이목이 폭군의 대명사로서 언급한 걸왕 주왕이 어떻게 나라를 말어먹었는지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주왕의 경우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포락지형, 주지육림의 고사를 만든 동양사 최흉의 폭군이다. 그만큼 두 왕이 괜히 폭군의 쌍두마차로서 길이 언급되어 온 게 아니다. 당장 가까운 예시인 역사상의 진시황과 비교해도 킹덤 속 도양왕, 유목왕 정도면 아무것도 아니다. [46]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이 장평대전 때처럼 선왕의 최전선 지휘관 교체하기를 도양왕이 또다시 재현하면 그만이다. [47] 당시 유서를 남기기 직전 도양왕의 태도. 서기관 영이 친위대 앞에서 유서를 낭독할 때의 태도. 그리고 이를 등에 업은 곽개의 태도 등을 보면 유서가 친 곽개파에 의해 조작되었을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지만 오피셜 스토리로 밝혀진 바는 없으니 이는 불분명. [48] 사실 이런 식의 무례는 이목 뿐만이 아니라 이신과 하료초도 임금의 존휘를 남들 앞에서도 함부로 막 부르는 등 작중에서 원래부터 있어온 일이다. 그러니 이 부분은 딱히 이목의 문제라기보다는 왕조사회에 대한 상식과 감각이 전무한 작가의 문제에 가깝다. 다만 이신과 하료초는 개인의 무례함으로 끝나는 문제지만 이목의 경우엔 몸소 역모를 저지른 대역죄인이다보니 더욱 그럴듯하게 보인다. [49] 여러 지방군들이 열미를 통과한 진군에게 달려들며 진격을 멈추려는 장면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들은 장애가 되지 못 했다. 이건 그냥 아예 준비 하지 않은 것과 다를 게 없다. [50] 왕도권에서 한단병 대신 다른 성에서 병력들을 차출하라고 허락했으니 의안 전투에서 취한 31만 대군 숨기기 구도를 왕도권에서 똑같이 하려 했어도 도양왕은 마찬가지로 승인해줬을 것이다. [51] 정확하게는 자신의 개인 영지인 안문군 출신. [52] 단적인 예시가 있는데 마남자를 제노에게 보내면 막을 수는 있겠지만 아직 여기서 잃을 수는 없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훗날 사마상에게 빌려온 상화룡이 그렇게 평가한 제노에게 죽어버렸다. [53] 환기군 본대를 포위하여 마무리만 하면 되는 전황 속에서 호백공을 포함한 여러 군세가 접근하자 '삼대천이 직접 죽여야 상징성이 더 높다!' 면서 공격하지 못 하게 막았고 끝내 환기에게 호백공이 전사했는데 이 대목이 큰 모순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에서 이목은 항상 다른 사람들이 올린 전공에 대한 명성과 찬양을 가로채왔기 때문이다. 방난이 왕기, 악의, 표공을 죽이고 사마상과 청가군이 비신대, 옥봉대를 저지하고 왕전군을 쓰러뜨렸으며, 이목 파벌이 실각한 동안 6개월동안 왕도에서 육장 셋의 공세를 막아내고 장성을 쌓은 곽개의 치적까지 작중 세계관 인물들 모두 이목이 한 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호백공이 환기를 죽였어도 평소처럼 이목을 기습숭배하면 될 일이니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이다. 이목이 이신처럼 돌격대장형 인물도 아니고, 마광을 죽였을 때 빼고는 직접 나선 적 없는데 유일하게 이 대목에서만 삼대천이 직접 죽인다며 막을 이유가 부족하다. 이목이 의도적으로 새로운 영웅의 등장을 경계하는 게 아닐지 의심될 지경. [54] 여담이지만 호첩전 악백공전에서 연출로 비판을 받았는데 악백공 부관 하나가 절벽 위에서 자군이 던진 돌을 맞으며 죽어가는 비신대를 보며 이것이 낙석의 계라는 개소리를 보여주었다. 독자들은 침팬지도 자기 구역에 다가오는 것에 과일이나 돌을 던진다고 비꼬았다. 이렇게 당시에는 웃음벨이었지만 알여 전투의 유족 카미카제로 재평가를 받게 된다. 이목은 돌이 아니라 사람을 떨구더만 [55] 또 독자들 분석으로 이후 전개를 감안하면 의안에서 조나라 군이 진나라 군사의 배가 나올것은 자명하였다. 카미카제가 윤리적 문제를 제외하고도 전술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나라의 주춧돌이 될 인력을 그냥 날려먹는다는 점이 있는데 이목은 날려먹는 인력을 보충하고도 배로 남는 숨겨진 병력이 있다 이런식이다. [56] 하료초도 합종군 최성전에서 표공병들을 예비군으로 두어서 민병들의 희생을 방치하긴 했을 정도로 끝났지 최소 사람을 떨구는 짓은 하지 않았다. 다만 진성상, 방난, 악영이 한 것처럼 원래 조나라 군은 화풀이용으로 병사 좀 쳐죽이는 짓을 당연하게 여길 정도로 사람이 썩어나는데다가, 숨만 쉬어도 정예병 수십만명이 자동으로 재배되는 미친 국력을 보면 딱히 새삼스러운 모습은 아니긴 하다. 어차피 공성전에서 몇백명 쯤 자살공격을 소모해봤자 널리고 널린 게 인구고 갑옷이니까(…). [57] 이 부분에서 개연성을 두려고 이목이 정보를 통제했다. 정보 조작을 했다고는 나오지만 '어떤 식으로' 했는가는 나오는 게 아니라서 이전부터 소소한 비판거리였다. 그런데 안문 출신 장군이 북부는 이목 이래 부유한 땅이 되었고 그 탓에 입단속을 했습니다로 퉁치니 독자들로선 정보를 차단하는 게 아니라 안팎으로 정보 조작해서 북부인들이 중앙에 반감을 심어둔게 아니냐는 조롱도 생겼다. 최성전 영정은 왕궁 내부에서 일어난 성교의 반란을 숨겼다고 하긴 했지만... [58] 무력이 뛰어난 강자를 잘 다뤄서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것도 명장의 자질이긴 하지만, 방난은 이목에게 제어된다는 느낌은 없었다. 방난은 항상 '나와 또다른 신(神)을 용납하지 않는다'라던가 '하늘이 용납하는 자는 나 한 사람' 같은 중2병 대사나 내뱉으며 제멋대로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들어가서 날뛰는 장면이 더 많았고, 최성 전투도 주해 평원에서도 이목의 패전을 불러온 정말 필요로 하는 국면에서 방난은 싸우지 않았다. 이렇게 주도권을 이목이 확실히 쥔다는 느낌도 없었기에 기껏 방난으로 적장을 죽여도 이목의 용인술을 칭찬받는 게 아니라 포켓몬 마스터에 비유되며 조롱받는 것이다. [59] 일본 전국시대 만화 센고쿠의 등장인물 타케나카 한베에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보면 딱 이 사례와 비슷하다. 한베에(사마상)은 히데요시(이목)의 삼고의 예에 감격하여 은둔했지만 세속에 나와 공을 쌓고 오다가 가신들이 한베에를 치켜세우지만 한베에는 나를 세속에 끌고온 히데요시공 이라고 겸손하게 대한다...식의 전개가 있긴 하다.(타케나카 한베에 문서를 참고하면 알겠지만 이건 후대의 창작이다.) [60] 사실 더 멀리 갈것도 없이 선조와 원균만 봐도 알수 있다. 킹덤판 이목 한국버전 선조는 임진왜란 이후 원균이 이순신에게 원군을 요청했고 원군을 받아냈고 명량 대첩의 승전을 이뤘으니 그건 원균의 공이며 나도 한양 버리고 의주까지 튀었지만 명나라에 구원 요청했으니 나한테도 공이 있다는 식으로 원균을 선무공신으로 추존했다. [61] 대군이라는 건 모여있어야 큰 힘을 발휘하기에 비신대와 낙화대를 추격하여 힘을 분산시킬 바엔 당초 목적인 환기에 집중하는 건 정석이긴 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살아나갈 수 없을 거라는 투로 장담만 안 했으면 꼴사납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뒤이어 하락하는 주식 그래프마냥 점점 목표치를 낮춰가는 이목의 모습이 이어지면서 기껏 대군을 몰래 모아놓는 대단한 업적을 이뤄놓고서 스스로 그 업적을 말아먹고 있다. [62] 귀주대첩 당시 소배압도 작중 환기와 비슷한 상황에 빠졌었지만, 소배압은 작중에서 열거한 환기의 약점은커녕, 오히려 소배압은 강감찬 보다 전투 및 지휘경험이 훨씬 더 풍부하고, 더 젊어서 대응이 빠르고, 휘하의 병력도 훨씬 정예라는 이점만 넘쳐났다. 이 탓에 강감찬은 소배압이 들어올 때 막는 게 아니라 귀주를 나가려는 것을 막고, 2배나 되는 병력을 동원하는 강수를 둬서 소배압을 상대한 것이다. 이런 강감찬의 대전략에 빠진 소배압은 결국 체력 소실, 보급 미비, 2 대 1이라는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참패를 겪게 되었다. [63] 환기의 진영은 일본 전국시대 만화 센고쿠에서 나오기도 했다. 실제 사용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긴 한데 이것도 굳이 빙빙 돌기 위해 전군이 뛰어야 한다는 비효율성 때문에 실체는 우회기동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64] 궤멸이 아니라 결판이다. 엘 알라메인 전투만 봐도 이목의 무능함은 두드러 지는데 알라메인 전투에서 몽고메리는 이겼어도 큰 피해를 입었지만 당시 무장이 전차와 총기가 있는 세계대전 시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쩔수 없는 피해이긴하다. 하지만 조나라 군대는 숫자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총기를 무장하지도 않는 적을 상대로 지지부진하게 싸우는 것이다. [65] 그렇다 해서 청가군 장군들이 잘한 것도 아니다. 병력이 앞서는 유리한 상황임에도 병력을 이용하기보다는 일기토에 나서는 이상한 판단을 보이더니 기어이 일기토에 패하여 비신대와 낙화군에게 포위를 뚫렸다. 청가군 장군들의 활약은 고작 천인장 악뢰 한명 죽인 것이 끝. 행적뿐만이 아니라 인상도 밉상스럽게 나오는데 삼대천 방난을 죽인 이신을 얕보거나 거만하게 구는 등 비호감적으로 나온다. [66] 윤호의 윤동과 이목, 오봉명의 유동역술은 전군이 제 자리에서 빙빙 돌며 체력만 낭비하는 뻘짓에 불과하다. 고대, 중세의 전쟁에서 괜히 진형과 포진을 중시하겠는가? 그러나 이건 냉정하게 현실적인 관점에서 분석해봤을 때의 일이고 왜 진군의 방진이 윤호군에게 뚫릴 수밖에 없는지. 왕기의 수비를 뚫었다는 염파의 자랑이 허세가 아니며 윤호의 돌파력이 어느 정도인지 독자에게 보여주려는 과장된 연출의 일환으로 봐야하며 실제로 이에 대한 비판은 적은 편이다. 현실성 측면보다는 이 장수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뒷받침을 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몽오의 시선을 통해 윤동의 가장자리에 의해 횡진이 좌우로 밀려났고 그로 인해 중앙의 수비가 뚫리게 만들었다고 독백하며 독자들에게 잘 설명해주었다. 이에 반해 의안 전투에서는 이목이 '저건 허세입니다!'라면서 왜 신경전만 벌이고 섣불리 머릿수 2배의 이점을 살릴 수 없었는지 설명이 전혀 없어서 비판받고 있다. [67] 이목 외전에서도 이런 부분이 나오는데 이목은 흉노를 물리치기 어려우니 대신 피난 및 농성 훈련을 하여 흉노군과의 전투를 회피한다. [68] 애시당초 유목민족의 특기가 기마군단을 이끌고 약탈하는 것이므로 전투를 회피하는 것 자체가 유목민족에 대한 훌륭한 대처가 될 수 있다. [69] 적려성 백성이 독에 중독된 벽에게 '이게 다 이목님 계획대로'라고 하면서 정작 환기가 또 기책을 쓸거란 건 예상하지 못 했다는 게 된다. 또 깜빡한 모양 [70] 킹덤갤에서는 유족 자살특공대를 쓰던 놈이 이판사판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 어리석음을 운운한다고 비판했다. 또 진나라 영정과의 회담에서 둘 다 죽는다고 당당하게 씨부렸으면서 상대가 그런 수를 쓸거라고 생각하지 못 한 건 어이없다고 비판받고 있다. [71] 무엇보다 이목은 흑양전에 개입하지 않고 전쟁의 경과를 한가롭게 전부 지켜보면서 경사의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까지 했다. 그런데도 저런 소리를 했다는 건 대체 지력 100의 기억력은 언제 발휘될지 의문이다. 흑양전에서 환기가 기책을 쓰는 모습을 제 눈으로 다 봤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습니다! [72] 사실 왕명을 거역하고 왕세자를 개인 사지에 보호해준 시점에서 중앙 조정과는 이미 정치적으로 척을 진 역적이긴 하다. 다만 작가가 그 점을 필수적인 선택지였던 것처럼 대충 뭉개고 넘겨서 그 점이 부각되지 못 할 뿐이다. 또한 작가가 그간 펼쳐온 이목 편향적 전개와 역사적인 큰 이벤트를 따라가는 이 작품의 특성상, 이런 추례한 행적에도 불구하고 더욱 심한 찬양일색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이 시절의 전과로 인해 역사적으로 이목은 무안군이라는 군호를 하사받기 때문이다. 미숙한 연출로 인해, 이 후 곽개의 항복은 매국 행위가 아닌 무능한 역신 이목의 졸전으로 인한 끝없는 희생으로부터 백성을 지키기 위한 용단으로 보일 지경이다. [73] 그나마 이번 습격은 환기가 포로와 민간인 학살을 끊임없이 저질러왔기에 조나라 군의 트라우마를 자극해 눈앞의 목적에 매몰될 여지가 높다는 개연성이 있다. 다만 이전 전투에서 환기의 약점이 정석을 모르는 기책 원툴이라 주장해놓고, 그 이후에 약점이라던 바로 그 기책에 이목이 두 번씩이나 몸소 당해주며 약점은 커녕 강점임을 역으로 증명해준 꼴이 너무 우스워보이는 바람이 그 점이 가려져서 문제다. 또한 그동안 반복해온 학살 행위라는 편견으로 적을 유혹해 또다시 위협적인 기습을 가한 환기가 대단한 거지 몇 번이고 똑같은 패턴에 당하고 있는 이목은 잘한 부분이 없다. 31만 대군을 성공적으로 숨겨놓았다는 유능함을 추한 입털기로 날려먹었으니까. 그 놈의 '환기의 약점'으로 과장된 행동만 안 했어도 반은 먹고 들어갔을 플롯을 작가가 예전부터 스스로 꾸준히 망치고 있다. [74] 지휘관도 인간이다 보니 사적인 감정에 흔들리는 것도 어느 정도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적인 감정을 공적인 판단보다 우선시해버린다면 그때는 지휘관 자격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수 십만 군인과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총사령관이라면 더더욱. [75] 킹덤 초반에 표공(진) vs 오경(위)전에서 표공이 결사대로 5만의 위군속으로 들어가 약 3천으로 남은 상황에서 포위된 채 오경은 다가오는 표공을 상대로 철수하지 않고 침략자를 상대로 한발자국도 물러설수 없다며 일기토로 맞서 싸우는데 결국 표공에게 썰려 사망한다. 이때의 나레이션이 가관인게 표공을 뒤따라온 진나라 병사는 3천인데 반해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위나라 병사는 5만을 넘었기 때문이다라고 나온다. 이목 이전의 등신 그 당시 킹덤 커뮤니티가 좀 활발하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오경의 짓거리는 독자들에게 이해 못 할 행동이라는 이야기가 많았고, 지금도 종종 킹덤 특유의 '유리한 고지를 스스로 포기하는 적장'이라는 플롯을 비판하는 소재로서 두고 두고 회자되고 있다. 위나라 최고의 지장이라는 놈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이길 전쟁에서 패전으로 만들었으며 이러한 어리석은 행동을 연재 10여년만에 이목이 재현할 뻔 했다. [76] 이목은 상기한 다른 항목에서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백성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행동을 본편에서 보여준 적이 없다. 진나라도 최성 전투 당시 나라의 존망이 걸려있었지만 이목 파벌처럼 멀쩡한 장정들을 동귀어진하라고 선동해 소모시킨다거나, 전략의 큰 그림을 운운하며 함곡관을 오픈해 함양권 백성들이 난민이 될 때까지 수수방관 방치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자신에게 백성을 지킨다는 대의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목은 그냥 진군을 상대한 전략의 일부로서 유가족들과 진군의 동반자살을 계획했다. 툭하면 고육지책을 남발하며 아군 병사들과 백성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이목이 이제와서 백성의 의지와 대의를 소중히 여기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촌극일 뿐이다. 이목에게 있어 자기 백성인 안문 백성들만 지켜야할 대상이고, 보호받지 못 하고 '고의로' 유기당한 열미군과 왕도권 백성들은 지켜야할 대의의 대상이 아닌 모양이다. 유일하게 이목이 백성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행동을 보여준 것은 파일럿 에피소드 격이었던 '이목 외전' 뿐이다. 그 에피소드에선 실제 이목의 일화를 바탕으로 흉노의 온갖 멸시와 모욕에도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피하는 이목의 애민 정신과 그 상태에서 조용히 힘을 길러 되려 흉노를 몰살시켜 버리는 명장의 모습을 함께 보여줬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역사와 잘 결부된 백성을 소중히 하는 명장의 모습이다. 하지만 작가가 그려낸 본편의 이목은 이런 모습 따위는 조금도 보여주지 않는다. [77] 난전인 상황에서 조나라군이 환기군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물량이다. 이 물량빨도 총대장 이목이 있어야 유지되는 것인데 이 난전에서 이목이 사망한다면 이기고 있는 상황을 패전으로 바꾸게 된다. 그 위험한 상황에서 카이네를 구출하느라 이목은 유리한 상황에서 전군의 패배를 판돈을 걸어 도박을 거는 것인데 이를 전술로 치부한다면 그것은 고대 전략을 세웠던 전략가들에게 대한 모독이다. 보통 총대장이 이목의 상황에 빠졌을 때는 카이네를 버리고 자신의 미끼로 빠르게 아군의 숫자가 많은 곳으로 이동하여 숫자가 적은 적군을 유도하는 게 정석이다. [78] 하늘의 선택을 받는 자는 오직 한 줌에 불과하다는 윤호의 역설과 이를 쓰러뜨려 그 선택을 받은 자가 자신임을 증명한 이신. 전쟁의 승자로서 느끼는 쾌감이 자신의 전부라는 염파와 그런 천재에게 맞서싸우는 범장 몽오. 더러운 침략자라는 마남자의 비난에 대해 어차피 전국은 강자존의 법칙이라며 간단하게 일축하는 왕분의 폭론. 인간을 구원하고자 인간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방난과 그 길이 틀렸다는 이신 등등 작품 및 에피소드의 주제와 잘 맞물리는 설전들이 있었다. [79] 이제 얼만큼 죽였으니 앞으로 얼만큼 더 죽여서 40만을 채우겠다는 만극의 발언을 보면 이번 전투 뿐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민간인 학살만 전문적으로 해온 듯 하다. [80] 부장 두 명이 사망했다는 결과는 둘째치고 호첩군 10만 참수 및 민간인 학살을 행한 바가 있기에 투항 권고가 설득력 있는 전개인지는 의문이다. 몽념과 이신과 같은 나름 포로로서의 효용성이 있는 인물도 아니고 환기에게 말이다. 투항 권고를 받은 환기군 조차 "이목군이 우릴 방심시키려고 한다" 반응했을 정도다. [81] 다만 이 점은 독자들이나 장군 급 인물들이야 전황을 직접 지켜보고 지휘하는 입장이라 이목군의 압승이 결코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후방의 일반 백성들이 그런 상세한 정보를 알리가 없다는 점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이목 입장에서도 두 배 수로 포위해놓고 환기에게 허를 찔리고 상화룡, 호백공이 괜히 시간 질질 끄는 바람에 죽었다는 걸 전부 솔직하게 공표할 리가 없고. 거기에 이목의 열미 오픈으로 인해 고통받은 국경 및 왕도권 출신 난민들이 업과 열미 등 왕도권 일대를 빼앗겼음을 알 백성들의 존재를 감안하면 석연치 않는 건 사실이다. 그 이목의 장점으로 계속 부각되는 정보 조작으로 이 부분을 해결했다고 하면 위화감은 없겠지만 이러면 이목이 악당이 되니 작가가 하지 않은 듯. [82] 왕기나 염파 때처럼 전사하거나 패배했을지언정 유능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다. 실제로 왕기와 염파는 현재까지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쭈욱 상술해온 여러 추한 모습을 미루어볼 때 작가가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 했다. 호첩이나 사마상이 이끌지언정 실질적인 비선실세는 이목이라는 식으로 해도 면피는 가능한데 작가는 굳이 이목이 직접 패전을 겪게 했다. [83] 산양 공방전에서 염파는 위군을 이끌 당위성이 부족해서 백귀서를 대신 총대장으로 내세웠을 정도로 패널티를 안고 시작했고 결국 패배했다. 그렇지만 염파는 발악하거나 정신승리를 하는 대신 협상을 통해 백성과 패잔병들은 보존했다. 그러고 나서도 위왕에게 참수를 당해도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이고 순순히 추방령을 받아들인다. 반면에 이목 일당은 반란까지 일으켜가며 패전에 대한 처벌에 불복했고, 이목은 패전의 마무리를 '깜빡하고 있었다!'로 마무리함으로서 최종 보스에 걸맞지 않는 허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마치 죄인 취급이군요 라면서 자신은 무고한 사람처럼 굴었다. [84] 아군이 위기에 처하게 적을 크게 키우고, 주인공이 활약하게 적을 멍청하게 만드는 이야기 구도는 질이 낮은 서술 기법으로서 많은 작가들이 남발하는 서술 방식이기도 하다. 이와 반대로 명작으로 불리는 전쟁 드라마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더 퍼시픽"도 미군이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고 전쟁을 수행하지만, 전쟁을 직접 치르는 주인공들은 고난과 활약이 잘 묘사되어 있다. 결국 계속해서 강조되는 부분이지만 작가의 역량 미달로 인한 폐해. [85] 사실 역사대로 이목을 활약시키고 대신 도양왕과 곽개가 딴지를 거는 식으로 묘사하기만 해도 해결되는 간단한 일인데도 말이다. [86] 업전 당시 주해평원 패전 및 방난 전사 직후. 그리고 비하 대전에서 31만 대군으로 포위했다가 주요 표적을 모조리 놓치고 이런 식으로 변명했다. [87] 예를 들어 기원전 241년에 육국 합종군이 진나라를 침공했는데 작중에서는 제나라가 합종군에게 영혼까지 털렸던 선례를 들며 이걸 마치 미증유의 국난인양 연출했고 그 파트가 킹덤 최대의 전성기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역사상으로 진나라는 혼자서 열국에 시비를 걸 정도로 칠국 최대의 초강대국이었고 합종군은 함곡관에서 돈좌되었다. 하지만 이 점을 걸고 넘어지며 역사 왜곡이라며 작가를 힐난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재미있고 재치있는 왜곡이었기 때문이다. [88] 꼭 고육지책을 해야만 한다면 아군의 강점을 약점처럼 보이게 만들어 유혹하는 방향이 희생도 덜하고 효율적이다. 수비 측 입장이고 이목의 장점도 정보 조작이니 딱 들어맞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목의 경우엔 일단 먼저 고의든 실수든 실패하고 본 뒤에 '사실 이목님은 이렇게 될 것도 전부 알고 계셨다!'라며 적을 알거나 혹은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니까 실패가 아니라며 얼버부리는 식이다. 차라리 제나라의 식량 제공 건처럼 모를 수밖에 없어서 실패했다는 전개가 더 나아보일 지경. [89] 이는 작중 외적인 해석이며 이목이 그런 의도를 마음에 품고서 했다는 작중 묘사는 없다. 다만 마양 전투를 제외하면 항상 이런 식으로 일관해왔으니 겉보기에는 그렇게 보일 수밖에. 하다못해 산양전의 경우처럼 대장군의 숙장 신참 천인장이 죽일 리가 없다는, 주인공의 성과가 곁들여지는 돌발 변수라는 식이면 패배해도 충분히 그 점이 부각되지 않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결국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목이 아닌 이신이기 때문이 주인공이 특유의 뚝심으로 공을 올려서 해결했다면 문제 없다. [90] 특히 킹덤 속 조나라는 진나라를 압도하는 초강대국으로서 두 나라 간 전쟁이 터졌다하면 못 해도 총합 30, 40만 규모의 대전쟁이 왕왕 터진다. 규모가 크면 패전이든 승전이든 당연히 그 과정도 크고 복잡해야 마땅하다. 마양전만 해도 왕기가 왜 죽었으며 패배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빌드업을 쌓으려고 방난의 대역을 준비하고 몽무를 유인하는 등 스케일이 크고 복잡했던 것이 그 예시다. [91] 온 천하가 찬양하는 이 성과조차도 확정된 결과가 아닌 과정에 불과하다. 비하대전에서 숫적 열세에 쳐하자 우리는 10만도 못 내는데 이목은 저만한 함정을 준비했고 이목을 얕잡아봤다며 진나라 조정이 이목을 찬양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우리 진이 어떤 피해를 입었으니 대단하다는 성과론을 말하지 않는다. 저런 함정을 준비해뒀으니 대단하다는, 즉 시작점에만 집중하는 논리를 펼친다. 문제는 그 시점은 여기서 진군을 전부 죽인다고 똥폼을 잡다가 기대치 이하에 그친 묘사가 된 후의 시점이다. 독자들이 그 모습을 먼저 보고 난 후이니 저런 과찬이 와닿을리가 없다. 31만 대군을 그 짧은 시간만에 정예병으로 조련한 행정력에 감탄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92] 그래도 합종군전을 포함해 이 후의 다른 전쟁들은 모두 패배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었다. 하지만 복귀전이라 할 수 있는 업전의 패배 과정에서 저런 식으로 갈라치기, 역모행위, 남탓 삼위일체 달성으로 추함의 정점을 찍었다. [93] 비하대전에서 거둔 이목의 승리는 극신을 죽인 이 후로 작중 세계관상으로나 작품 외적으로나 십수년만의 일이다. 이번 전쟁이 사실상 이목이 거둔 최초의 공식적 승전이다. 무조건적으로 호언장담할만한 근거가 없다. [94] 참고로 신릉군, 맹상군, 춘신군 모두 왕실과 척을 지고 말년에 좋지 못한 방식으로 생을 마쳤다. 킹덤 세계관 한정으로는 이 표현이 비유가 아니라 사실인 셈. [95] 물론 조직 사회에서 부하가 겸양을 보이며 공을 올리도록 판을 깔아준 상관의 덕으로 돌리는 행위는 예나 지금이나 필수적인 처세술이다. 만약 이목이 사마상을 어떻게 설득했는지, 사마상이 그동안 왜 은둔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묘사가 전제되었다면 당연히 이목의 힘이 맞다. 하지만 그러한 티테일한 묘사는 일절 없었다. 그러니 아랫것들의 처세술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작위적인 이목 올려치기로 보이는 것. [96] 굳이 이런 식의 논리를 적용할거면 아랫것들이 충성 경쟁하면서 이목님의 공이라고 억지 칭송할 게 아니다. 이목이 '이건 제가 아니라 청가군의 저력이 대단한 것'이라며 위에서 아래로 칭찬해주면서 공을 배분해줘야 이목 특유의 과거 유들유들하고 소탈한 '척' 했던 성품이 더 돋보일 것이다. 마양전의 첫 등장과 진조동맹 협상 때 '난 이런 일을 할 그릇이 못 되며 주목받기 싫고 낙향해서 농사나 짓고 싶다'라고 이목이 거짓으로 말했던 걸 되짚어보면 이런 식의 묘사가 더 어울린다. 이런 주변의 과한 칭송에 대해 거의 인지하지 못 하는 듯한 모습은 성격이 돌변한 게 아니고서야 이해하기 힘든 묘사다. 여불위도 이런 모습에 경계를 풀기는 커녕 오히려 더 위협적이라며 평가했는데 제대로 파악한 셈. [97] 회사에서도 전임자의 퇴사로 인해 돈좌된 프로젝트를 이어받는 것도 버겁고 하물며 국가의 멸망이 코앞인 절체절정의 상황에서 급하게 쌓아올리는 대공사를 이어가는 일이 만만할 리가 없는데 곽개는 이걸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더군다나 작중에서 묘사되기로는 장성이 세워진 지형은 산이나 숲으로 가려지지도 않았고 그냥 뻥 뚫린 평야 위에 덩그러니 작은 절벽만 줄지에 늘어서 있는 게 고작이다. 참고로 이 지역에서 한단과의 간극은 겨우 50km밖에 안 된다. [98] 사실 업전 한정으로 이목이 전략적 패배한 이유는 너무나도 많아서 딱 이거라고 하기에 사실 곤란한 점이 많다. 애시당초 열미성 강화만 했으면 주해평원에서 싸울 일 자체가 없었고, 업의 식량이 갉아먹힐 일도 없었다. 고로 주해평원에서 싸우는 상황 자체를 만든 근본적인 원흉은 이목인데, 주군 탓을 할 수 없으니 주인공 보정이라며 징징거리게 된 것. 더군더나 진나라 군은 굶주려 있고 병력수도 큰 차이가 없었으며 홈 그라운드에서 수비하는 입장이라 자리도 미리 잡고 싸웠는데, 그런 상황에서 유격전도 아니고 정면 대결을 겨뤄서 패배했다. 그러니 이건 정신력 문제를 떠나서 단순히 비신대와 옥봉대보다 약했기 때문이다. [99] 다만 첩보력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업전에서 진군이 열미 안으로 돌입하기 전에 가짜 식량을 준비하고 이를 순수수가 알아냈으며 뒷길로 몰래 침투해 벽 군의 군량을 불태워버린 유일한군공. 31만 대군이 급습하기 전에 척후병들을 미리 죽인다는 짤막한 언급 등의 묘사가 있었다. [100] 마양전의 승패를 가를 비밀군의 등장이 무슨 몇십화에 걸친 엄청나게 치밀한 빌드업으로 탄생한 게 아니다. 양단화가 함양에 내방해 북방에서 본 목격담과 이를 바탕으로 해 '흉노를 압도하고 사라진 조의 정예군은 지금쯤 어딨겠나. 그들이 향할 장소는 결국 마양이다.'라며 자신의 타당한 추측을 영정에게 말한 것. 그리고 그 장소가 북방 너머라서 당연히 왕기가 모를 수밖에 없었을테고 이에 따라 왕기가 급습을 당할 거라는 정황. 이 복선들은 사전의 암시 없이 1, 2화만에 갑자기 나타났으며 이 후 이목의 정보 봉쇄는 완벽했다고 찬양받았지만 이 에피소드에 대한 비난은 거의 없다. 이 정도만 묘사해줘도 핍진성과 개연성은 충분히 충족한다. [101] 비신대도 척후들이 당한 것이 뭔가 수상하다는 이야기를 저들끼리 나누기는 했다. 하지만 이것만 봐서는 30만 대군이 매복 중일거라고는 알 수 없다. 마양전 때에는 구체적으로 북부 너머에 북부군이 있을 거라며 존재를 대놓고 언급해도 전개가 매끄러웠던 예시를 생각해보면 과거에 비해 작가의 성의가 꽤 부족해졌음을 증명한다. 진나라 첩자의 움직임이 봉쇄당하는 장면을 첩자 시점에서, 요가를 위시한 첩보단이 현지에서 뭘 하고 있는지 등을 짧게만 보여줬어도 설득력이 생길텐데 작가가 이런 디테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 [102] 임진왜란 시절 명나라는 조선이 왜군에게 영혼까지 털리자 한참 전 이야기인 고구려, 고려 시절의 저력을 떠올리며 그게 말이 되냐는 반응을 보였으며 류큐(오키나와)가 일본에게 장악당한 사실을 조선과 중국은 근대에 가서야 겨우 알 정도로 전근대 시대에 있어 정보의 최신화는 물리적인 거리감으로 인해 몹시 힘든 일이었다. [103] 비교적 근대라고 할 수 있는 워털루 전투에서도 에마뉘엘 그루시에게 전령이 닿지 않아 3만명의 귀중한 별동대를 쥐고 엉뚱한 곳을 해매고 다녔다. 중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비수대전에서도 적을 끌어들이는 작전의 일환으로 전선을 잠시 물리고 있는 와중에 '패배해서 후퇴한다'라는 첩자의 허보가 퍼졌다. 이 허보로 인해 호왈백만에 육박하는 비대한 덩치가 발목을 잡아 통제불능의 아비규환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이처럼 병력 수가 많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근현대의 전쟁에서조차 의사소통이 엇갈려 오폭이나 오인사격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하물며 기원전이라고 다르지 않으니 이해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 [반론] 확실히 한단군이 없는 틈을 타 빈집털이를 노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도양왕은 작중에서 묘사되듯이 나라의 안위보다는 자신의 안락함을 중요시 여기는 지극히 보수적인 인물이다. 환의군을 실제로 걷어낼 수 있을지와는 별개로 바로 코앞에 적국 20만 대군이 밀려오는데, 이런 이기적인 인물이 친위군을 보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해석이다. 조가처럼 안위보다는 국운을 먼저 생각하는 명군이었다면 이목이 주청하지 않아도 알아서 보냈겠지만, 도양왕은 그럴 인물이 아니다. 그러니 이 해석은 뒤집어 생각하면 재상이면서 자신이 보필하는 왕의 성향을 전혀 모른 채 아무튼 보내주실 거라고 뭉뚱그려서 사전 준비를 나태하게 한 이목의 낙관적인 사고 방식이 더 문제임을 증명한 셈이다. [105] 실제 역사로는 제왕 건의 조부( 제민왕)과 부친( 제양왕)때에 연, 진, 조, 한, 위의 합종군이 제에 쳐들어와 즉묵과 거를 제외한 상당수의 제나라 영토들이 잃었고, 조부의 경우, 초에 구원을 보냈지만, 연과 결탁한 초나라 장수에게 죽었다. [106] 마양전에서 몽무가 이백에게 쓴 전략이 그렇다. 이백은 풍기꼴 당할까봐 후퇴를 했는데 몽무는 이백을 쫓지 않고 후퇴하는 이백의 병사들을 처리했다. [107] 방난의 무력이라는 전가의 보도 하나로 그 무수한 돌발 변수들을 고르디우스의 매듭 자르듯이 한 번에 전부 해결해버리는 방식을 써왔다. 유동역술을 파훼하는 표공, 측면을 은밀히 점령한 사실을 눈치채고 본진을 덮치는 극신 등은 이목의 계획에서 벗어난 변수다. 이목은 그럴 때마다 여유롭게 방난을 소환해 막타를 치며 변수가 생겨도 침착하게 대처해왔다. 그러나 방난이 죽고 나서부터는 이런 요소를 해결해줄 사람이 없으니 자연히 주인공 측의 근성론에 휘말리고 있다. [108] 이목군 휘하의 부장들은 머릿수는 잔뜩 있는데 뒷배경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고 급히 등장한 잡장들도 많으며 이들은 의안 전투에선 적의 돌파를 허용해버렸다. 순수수, 전저, 카이네 등 옛날부터 등장한 고참 급 장교진도 멋대로 유혈 쿠데타를 일으킨 나사 빠진 인물들 뿐이다. 이목의 단점인 돌발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을 매워주려면 시야와 안목이 넓고 꼼꼼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도 주군에 대한 맹종적인 충성심에 눈이 멀어 오직 이목만 바라보고 있기에 시야가 넓지 못 하다. 그저 왕손도 아닌 신하더러 왕이 되실 분이라며 대놓고 역적으로 추대하며 과한 리액션을 취해주기 바쁜 이들밖에 없다. 이목이 인재복이 없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09] 이런 묘사가 충분히 가능한 근거로는 안문군 사령관 시절의 킹덤 외전 스토리를 선례로 들 수 있다. 당시 이목은 흉노를 상대로 성벽을 끼고 방어 일변도로 대응하며 북부 통치의 대전제인 '흉노의 침략을 막는다'를 충실히 수행해왔다. 허나 강경파의 모함으로 해임당하여 큰 피해를 입고 다시 재신임을 받아 지금의 안문을 만들어냈다. 이 묘사를 조나라 전체로 넓히면 '이목의 큰 그림을 망치려드는 시야 좁은 자들'로 인해 패배당했다고 하면 동정을 받았으면 받았지 지금처럼 조롱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110] 나라가 망하든지 말던지 알 게 뭐냐는 도양왕의 폭언에 대한 이목의 독백. 그러나 이 후 이목이 업전에서 졸전 끝에 참패하면서 이 대사도 비판적인 팬덤층에서는 재평가와 동시에 역으로 이목을 조롱하는 대사로 쓰이고 있다. 패전과 졸전만 하는 패장을 계속 신임하고 연임시켜주는 도양왕의 아량에 빗대어 보면 과연 어두운 건 누구냐는 이야기. [111] 하지만 이렇게 진나라 전체의 무장들을 혼자 상대할 기세로 호언장담을 해놓고 업전에서 패배하면서 허세임이 증명됐다. 총대장 왕전에게도 밀렸고 인선에서부터 정치력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이긴 게 없다. 더욱이 이 발언을 하면서 여기서 몽무, 등, 왕전, 환기 등은 언급했지만 최성에서 자신을 패배시켰던 양단화는 언급하지 않아 독자들에게 비웃음을 샀다. [112] 비하대전에서 의안이 함락된 직후에 이목이 본군과 함께 움직이면서 한 발언. 그러나 최성에서는 영정, 이신의 분투를 넘지 못 해 양단화의 기습에 마무리당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업전에서도 왕전에게 패배했으며 주해평원의 승패에는 이신, 왕분과 그 직속부대의 활약상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게다가 이 발언은 아직 환기군 본대와 결판이 나기 전에 한 말이었다. 그런데도 저런 앞뒤가 안 맞는 이상한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을 뒤집어 생각하면 마치 합종군전과 업전의 실패를 '타파당할 정도의 실패는 아니다' 라며 간접적으로 정신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아니 업전 터진 것도 가장 최근 얘긴데 그것도 '깜빡'했나 [113] 이 시점에서 업은 이목의 삽질로 뺴앗기고 요양 전투 및 주해 평원 전투는 패배했다. 누가 봐도 참수 당해도 마땅할만한 대죄다. 용서할 수도 있지만 그 판단은 오직 왕의 의중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작가의 진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이 대사만 놓고 보면 마치 난 죄인이 아니라며 뻔뻔하게 철면피를 친 듯한 늬앙스를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