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21년 여름, 세종시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성인 남성이 10대 여학생 2명을 뒤따라가 추행하고, 물건을 고르는 여중생을 남자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한 사건. 1심 판사가 이례적으로 낮은 형량인 집행유예를 선고해 논란이 되었다.
2. 사건 내용
2021년 여름 대낮, 세종시 도심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가해자 28세 A씨는 청소년으로 보이는 옷차림을 한 10대 여학생 2명을 뒤따라가 성추행했다.그리고 또 A씨는 매장을 배회하다가, 물건을 고르던 처음 보는 10대 여중생을 다짜고짜 남자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당시 피해 학생은 저항했으나, 현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A씨의 범행 과정 일부는 쇼핑몰 내부 CCTV에도 녹화되었다.
3. 1심 판결 논란
이 사건은 특히 12월 22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면서 형량이 너무 낮다며 판결 논란이 불거졌다.대전지법 형사12부 유석철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28세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한낮 공개된 장소에서 쇼핑하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한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범행 과정에서 행사한 힘(유형력)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고, 이 사건 이전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다. 피고인과 합의한 피해자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A씨는 1심 공판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75번이나 반성문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말하자면,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행한 것은 가중사유지만,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했으며,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했고, 반성문을 75번이나 쓴 점을 토대로 양형기준보다 낮은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이다.
법으로 보면, 아청법 제7조 1항에 따르면 미성년자 성폭행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에 해당한다. 또한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양형기준으로 권고하는 기본 형량만 징역 5년~8년. 양형에 반영할 만한 감경 요소가 있더라도, 최소한 징역 3년~5년 6월 사이를 선고하도록 한다. 반면 A씨가 받은 형량은 양형기준의 감경 영역 하한보다도 낮았고, 그마저 집행유예로 한 번 더 감형이 이루어진 것이다.
쇼핑몰 화장실서 10대 성폭행했는데...집행유예 논란 대낮 대형 쇼핑몰서 10대 성폭행한男, 집행유예…"도대체 왜?"
검찰은 재판부의 판결에 "탄원이 있다 하더라도 해당 양형은 부당하다. 이례적으로 낮은 형량"이라며 즉각 항소했다. #
현직 변호사들조차 "실무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징역형을 집행유예로, 집행유예를 벌금형으로, 벌금형을 기소유예로 아예 한 단계씩 낮추는 매우 큰 양형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도 이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도 "아무리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미성년자를 상대로 추행도 아닌 강간을 저질렀는데 집행유예가 선고된 건 국민 법감정과는 동떨어진 판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는 "범죄 피해자들이 가해자와 형사 합의를 하는 건, 그게 현실적으로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현실적인 문제를 짚었다. #
이후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논란이 되었던 점은 1심과 2심에서 양형조건이 크게 달라진 사실도 없는데도 판단이 전혀 달려졌다는 점이다. 특히 이 사건은 아동 성추행 사건으로 법정형이 징역 5년 이상이고, 법률상 감경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거듭 감경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4. 판사 탄핵 청원
1심 판결 이후 2021년 12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폭행범과 동급인 유석철 판사 탄핵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청원인은 "유석철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의 탄핵을 청원한다"며 "유독 성폭행범에 대한 형량을 상식 이하, 국민 정서 이하로 낮게 판결해 사회적으로 공포와 불안감을 조성하고 법 판결에 대한 신뢰를 극심하게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사람에게 우리의 혈세로 월급을 줄 수 없고,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고 맡길 수 없다"면서 최근 유 부장판사가 내린 판결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2021년 7월, 다른 사건의 피고인 C씨는 여러 사람이 모여있던 자리에서 피해자 17세 D양을 따로 불러 인근 모텔로 데려갔다. 여기서 물을 마시고 있던 D양의 몸을 밀쳐서 제압한 뒤 가학적인 성폭행을 저질렀다. B씨가 큰 소리로 울며 저항했지만 범행을 막을 수 없었다.
이 일로 A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상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수사를 받는 동안 "피해자가 거부하는데 성폭행을 한 건 맞지만, 미성년자인 건 몰랐다"고 변명했다.
이 사건에 대해 유석철 부장판사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는 없다",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를 들며 과감하게 형량을 줄여주며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는 이번 '쇼핑몰 성폭행 사건' 피고인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유와 유사하다.
또한 유 판사는 대전 20개월 영아 강간 살해 사건에서도 검찰 구형보다 한참 낮은 판결을 선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사건에서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다소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 범인은 항소심에서 형이 가중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현재 유석철 판사는 판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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