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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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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문명, 길쌈, 전쟁의 여신
이름 표기
그리스어 Ᾰ̓θηναίη[1], Ἀθήνη[2], Ᾰ̓θηναίᾱ[3], Ἀθηνᾶ[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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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아버지 제우스, 어머니 메티스

1. 개요2. 특징3. 다른 신들과의 관계4. 기원&다른 신들5. 그 외 신화 속 행적6. 대중매체7. 관련 문서

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으로, 신들의 왕 제우스와 그의 첫 아내이자 지혜의 여신 메티스 사이의 무남독녀 외동딸[7]이자 제우스 적장녀이며 올림포스의 공주.[8]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정의 지식, 지혜, 지성, 이지(理知), 평화, 전쟁, 전술, 전략, 무력, 도기, 요리, 문명, 공예, 예술, 학문, 기술,[9] 영감, , 산업, 수공업, 용기, 수학의 신이자 정의감이 투철한 전사 영웅, 명예, 영광의 신으로 현재는 그리스의 제1도시이자 수도이고,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 국가였던 아테네 수호신이다. 문서 상단의 석상은 그리스 아테네 아카데미아 학술원의 입구 좌측에 세워진 석상이다.[10]

2. 특징

상징하는 동물은 , 올빼미.[11] 상징 나무는 올리브 나무이며 상징하는 꽃은 제비꽃이다. 상징하는 무기는 아테나가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 메티스가 주조한 황금빛의 단단한 투구 갑옷, 아이기스 방패이고 로마 신화 여신 중 하나인 미네르바와 동일시된다. 승리의 여신 니케가 시종으로서 늘 곁에 있다.

탄생부터가 비범한데 제우스가 메티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자신을 몰아낼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아테나를 배고 있던 메티스를 삼켜버렸다. 그의 바람대로 아들은 태어나지 않게 되었으나 이미 잉태한 딸은 몸 속에서 낳게 되었고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튀이아가 해산이 임박했음을 점지하자 제우스는 엄청난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이에 프로메테우스가 머리를 도끼로 내리치자[12] 그 틈 새로 완전무장한 아테나가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다.[13] 이에 땅과 바다는 엄청난 떨림에 요동치고 태양마저도 그 위세에 눌려 잠시 멈추었다.

태어날 때부터 영원히 순결을 지키기로 스튁스에 맹세한 처녀신이다.[14] 아테나가 낳은 아들이 예언을 그대로 이어받아 제우스를 능가할 가능성이 있어 위협을 피하기 위해 처녀성을 맹세했다는 현대적인 해설도 있다. 능력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제우스에게는 첫사랑의 딸이기 때문에 가장 아끼는 자식이다.[15] 제우스의 입장에서 막내딸 아르테미스와 더불어 딸바보로 보이게 만드는 거의 유일한 여신이다. 우월한 두뇌와 용맹스럽고 영웅적인 활약상이 돋보이는 그리스 신화 최고의 엄친딸 아폴론[16]을 제외하면 아테나만큼 다재다능한 신은 이제껏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혈통 또한 화려한 편으로 헤라 소생이 아니기에 사생아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지만, 엄연히 헤라 이전 제우스의 정실부인이었던 메티스의 딸인 만큼 제우스의 적녀(嫡女)다.[17][18]

뛰어난 지혜와 무력, 불굴의 정의감과 투쟁심으로 정의와 평화에 앞장서는 영웅적인 인류애로 제우스와 헤라를 포함한 모든 신들과 인간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신이다.[19] 정의를 대변하는 관대하고 자비로운 포용심을 갖추었고[20] 투철한 정신으로 전사와 영웅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멘토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인륜적인 정의와 평화를 수호해왔다. 아레스의 살육을 주저하지 않는 무자비한 폭력성과 공격성 및 흉포함, 그리고 아테나의 평화를 위해 싸워나가는 투철한 정의감과 용맹성에다 전략적으로 면밀하게 짜여진 전술 측면은 전쟁의 두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자비가 없는 폭력과 살상으로 전쟁을 재앙으로 만드는 아레스에 비해 동정심과 연민많은 전신으로 여겨진다고 하며, 무차별 돌진만 일삼는 아레스와는 대조적으로 지혜로운 신답게 병법과 같은 전쟁에 대한 지식과 규율을 내세우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이는 지나친 사상자를 내지 않고도 승리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두 신의 관계는 한 마디로 앙숙 중에 앙숙. 서구 미술품에서도 결코 친해질 수 없는 절대적인 악연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지략과 무력을 갖춘 아테나가 근육뇌답게 무작정 달려드는 아레스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끝나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로[21] 미국의 심리학자 진 시노다 볼린은 "아레스가 공격적인 군사력을 앞세워서 무작정 날뛰기만 하는 돌격대장이라면 아테나는 그런 군대를 한꺼번에 초토화시키는 핵폭탄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트로이 전쟁 당시 트로이군을 지원하며 그리스군을 쓸어버리던 아레스의 급소를 신의 힘을 불어넣은 디오메데스의 창으로 적중시켜 올림포스로 돌려보내는 업적을 세웠다.[22] 아킬레우스의 명예가 회복되어 신들의 개입이 허용되었을 때는 이를 갈고 있던 아레스가 날린 창을 막아버린 뒤 바위를 던지는 괴력을 발휘해 기절시켜서 다시 한번 굴욕적인 패배를 안겨 주었다. 이를 올림포스에서 지켜보던 헤라와 제우스는 아레스의 처지를 동정하기는커녕 "속이 후련한데!", "꼴 좋다!"라고 낄낄거린다.
이명은 팔라스 아테나(Pallas Athena). 팔라스라는 별명은 직접 죽인 난폭한 거인 또는 소꿉친구였던 님프의 이름이라고도 전해진다. 트리톤의 딸이자 호걸이었던 팔라스와 전쟁 놀이를 하던 중 실수로 상대를 죽여버리자, 팔라스를 기리기 위해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이게 했다는 것. 호메로스는 후자의 설을 채택하여 아테나를 트리톤의 양육 아래 자랐음을 의미하는 트리토게네이아(Τριτογενεια)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티탄 시대 지혜의 신 포지션을 맡던 신 이름이 팔라스여서 새로 지혜의 신 포지션을 맡게 된 후 그 이름을 이어받았다는 전승도 많이 알려진 편.

비슷한 케이스가 바로 형제인 아폴론이다. 아폴론은 정식으로 포이보스 아폴론이라 불리는데, 이 포이보스란 말은 광명이기도 하며 광명을 나타내던 기간테스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즉, 기간토마키아 이후 올림포스 신이라 불리는 후세대 신들이 기성 세대 대신 자리를 확고히 하는데, 아폴론이 포이보스의 자리를, 아테나가 팔라스의 자리를 꿰찬 것이다. 그 외에도 흔히 글라우코피스(Γλαυκωπις)라 불린다. 과거엔 '올빼미 눈의 신'이란 뜻으로 해석했지만, 현재는 '빛나는 눈의 신'을 뜻한다 본다. ' 잿빛 눈의 아테나'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밤에도 볼 수 있어 깨어있는 지혜의 상징으로 간주된 올빼미 글라우쿠스와 함께 다니는 것으로도 묘사된다. 이는 후에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이 "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라는 말로 인용하기도 했다. '지치지 않는 아이기스의 여신'이란 뜻의 아트뤼토네(Ατρυτωνη) 또한 유명하다.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서 이복 여동생 아르테미스, 고모 헤스티아와 함께 결혼하지 않은 처녀신이지만 에릭토니오스라는 의붓 아들이 하나 있다. 이 아이가 생겨난 배경이 어느날 아테나가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로부터 자신이 예약, 발주한 무기를 받으러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 갔는데 이때 헤파이스토스가 아테나의 미모에 반해서 아테나를 덮치려 했으나 당연히 아테나에게 제압당했다. 그런데 이때 하필히면 헤파이스토스의 정액[23]이 허벅지에 묻었고 아테나는 양가죽으로 이를 닦아 지상에 던져버렸는데 여기서 하반신이 뱀의 몸을 지닌 에릭토니오스가 태어난다.[24] 아테나는 생모인 가이아[25] 헤파이스토스 양쪽에서 양육하기를 거부하자 그를 거두어 길렀고, 에릭토니오스는 이후에 아테네의 왕이 되어 양어머니 아테나 못지 않게 뛰어난 지혜와 정치력으로 아테네를 잘 다스렸다고 한다. 진 시노다 볼린은 『우리 속에 있는 여신』에서 "스스로 임신하여 아기를 낳는 것을 자신의 존재 이유( 레종 데트르)로 여기는 데메테르형 여성에 비해 아테나 유형의 여성은 자신의 유전자인 것만 확실하면 자궁을 빌리는[26] 편을 선호한다"라고 했는데, 그 원형이 여기에 있다. 참고로 에릭토니우스의 가계도 중에는 천재 건축가로 유명한 다이달로스가 있는데 과연 피는 못 속인다.

길쌈의 신이기도 해서 아테나보다 더 옷감을 잘 짠다고 자랑한 아라크네와 베짜기 대결을 공개적으로 벌인 이야기도 있는데 이 장면은 로마 시대 시인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Chapter 6, 1-244: Pallas et Arachne)에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아라크네 문서 참조. 메두사가 포세이돈과 아테나의 신전에서 사랑을 나누다 아테나의 저주를 받았다는 전승이 유명한데, 원래부터 있던 괴물 전설을 로마가 추가된 부분이다. 본래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서는 포세이돈이 유일하게 메두사와만 몸을 누였다는 내용만 간단히 언급될 뿐 강간이나 미녀였다는 언급은 없다. 본래 인간 미녀였다거나, 저주를 받아 괴물이 되었다는 얘기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추가된 내용이다.

원전 신화에서는 올리브색 피부와 빛나는 회색 눈, 흑색[27] 또는 갈색머리의 미녀로 묘사되며 여신이지만 소년같은 체격에 보이쉬한 목소리를 지녔다고 한다.[28] 헤라와 아프로디테와 더불어 뛰어난 미인들이 많은 그리스 신화의 여성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미녀로 묘사된다. 승리의 여신 니케가 곁에 있기 때문에 항상 승리하며,[29] 일설에는 다른 신들이 니케에게 접촉하거나 니케가 떠나가지 못하도록 날개를 잘라버렸다고 하는 걸 보면 승리에 대한 집착이 상당한 듯. 또한 신들의 전령 헤르메스만큼이나 자주 제우스의 의사를 전달한다. 태어나기를 아버지를 뛰어넘을 운명으로 태어났으니 사실상 제우스 다음가는, 혹은 그 이상의 실력자로 착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해당 예언은 아들이 태어나면 능가한다는 소리였기 때문에 딸은 해당 사항이 없다. 실제로 아테나 전승은 성차별이 심각하던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졌는데, 당연히 이런 시각은 내용에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일리아스에선 제우스가 올림포스 신들을 다 합친 것보다 강하다고 나오며 유일하게 인정하는 강적은 포세이돈 정도다. 하지만 신들 중 비중과 활약이 특출나며 제우스의 자식들 중 아폴론과 더불어 독보적으로 뛰어난 존재임은 명확하다. 이는 트로이 전쟁 황금 사과 일화에서도 드러나는데 제우스 이전 세대에서는 아프로디테,[30] 제우스 세대 중에선 헤라, 제우스의 자식 세대 중에선 아테나가 가장 권위있고 격이 높은 신임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제우스의 서자이자 배다른 동생들인 아폴론이나 아르테미스보다도 높은 편.[31]

사실상 신들의 전쟁이라고 볼 수 있는 트로이 전쟁은 본인의 적극적인 주도 하에 그리스 연합군 측 승리로 끝이 났으며, 디오메데스에게 버프를 걸어줘 아레스에게 큰 상처를 입혔고 신들의 직접 개입이 허용된 시점에서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를 순식간에 발라버렸다. 이때 아레스를 쓰러트린 뒤 "어리석도다! 내가 그대보다 얼마나 강한지 생각하지도 않고서 감히 내게 덤벼들었단 말인가?"라며 훈계하는데, 아프로디테가 아레스를 데려가려고 하자 "당신도 언제나 트로이 편을 들었죠?"라며 다짜고짜 주먹을 날려 그대로 기절시킨다. 종전 이후에 아끼던 오디세우스의 귀향 문제에서는 제우스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포세이돈과 맞서서 제우스에게 적극적으로 오디세우스를 돌려보내줄 것을 추청하는 등[32] 오디세우스를 무사히 이타카로 귀향시켰다.

아이스킬로스의 삼부작 오레스테이아 중 마지막인 "자비로운 여신들"에서도 등장한다. 해당 비극은 클뤼타임네스트라를 살해한 오레스테스가 아테네에서 구원을 신청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를 심판하길 원하는 복수의 여신들( 에리뉘에스)과 오레스테스에게 복수를 명령한 아폴론이 각각 고소인과 변호인이 되고, 아테나는 판사로서 법정에 선다.[33] 아폴론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테나의 출생을 예로 들어 설득하며 이에 아테나는 "가부동수가 나올 경우 오레스테스는 무죄"라 말한다. 결과적으로 배심원은 6:6으로 나뉘어서 오레스테스는 무죄 방면. 분노하는 복수의 여신들을 아테나가 적당히 구슬려서 그리스를 수호하는 자비로운 신들로 변모시키는 것이 이야기의 종막이다. 이 경우는 '정의의 구현자'인 도시국가 아테네를 강조하는 역할로 등장한 것이라는 해석이 대부분. 영웅의 조언자같은 기믹이 있기 때문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도 가끔씩 등장한다. 예로서《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가 분노해 아가멤논을 죽이려 했을 때 말린 것이나《 오디세이아》의 결말부에서 오디세우스와 구혼자의 가족들이 전쟁을 벌이려 했을 때 갑자기 등장해 모든 분쟁을 종결시킨 것 등이 있다.

그에게 있어 거미는 세계를 의미하는 직물을 짜내는 부수물과도 같다고 한다. 문명화된 삶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도시의 여신이었으며 예술, 특히 방적과 제직과 같은 공예의 수호자였다고 한다. 악기로는 플루트를 발명하긴 했으나 직접 연주하진 않았다고.[34] 이것 말고도 당시 지혜를 존중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은 ' 지혜를 통해 탄생한 신기술과 발명'은 모두 이 신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 생각해 피리, 항아리, 호미, 쇠갈퀴, 말고삐, 전차, 선박 모두 아테나가 직접 발명했다 믿었다. 이 외에도 인간에게 필요한 다양한 제도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는 재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재판'의 신으로 여겨진다.

포세이돈과 아테네를 두고 다투는 신화에서 아테나가 올리브 농사를 주관하는 다산과 풍요의 신격도 있었으며, 모든 기술을 주관하고 여러 무기와 방법도 개발해 냈다고 한다.

종종 아르테미스와 관련성이 있는 아이기나 섬의 토착신 아파이아[35]와 동일시되었고 고대신 알레아와 결합되어 '아테나 알레아'로써 숭배되었다.

3. 다른 신들과의 관계

3.1. 헤라

사이가 매우 원만했다. 헤라 입장에서 아테나는 엄연한 제우스의 정처(헤라 이전에 먼저 결혼한 정실)였던 메티스의 딸, 즉 적녀기 때문에 가정과 결혼을 수호하는 여신으로서 건드릴 이유나 명분 자체가 전무했다. 아테나 본인도 사실상 친어머니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때문에 헤라를 어머니로 따르며 섬겼고 헤라도 아테나의 처지를 불쌍히 여겨 수양딸로 받아들였다.[36][37] 제우스와 헤라는 부부이기 이전에 남매이기도 하기에 굳이 정의하자면 헤라와 아테나의 관계는 친한 고모와 조카이자 의붓모녀지간이다.

황금사과를 두고 서로 싸우기도 했지만[38][39] 결국 아프로디테의 손에 떨어지는 것으로 끝나며 트로이 전쟁에서는 둘 다 그리스 편을 든다. 일리아스에선 사실상 화해하여 헤라의 부탁으로 총대를 매는 장면이 자주 나오며[40] 한 편이 되어 신들의 개입을 막은 제우스를 폭풍뒷담하거나[41] 아카이나를 돕기 위해 손발을 척척 맞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레스에게 한 방 먹이며 "어머니 헤라님을 위한 복수다!"라고 외치는 것만 봐도 매우 긴밀한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테나는 제우스 외의 신에겐 절대 쉽게 굴복하지 않는 굉장히 자존심 강하고 고고한 신인데 오디세이아에서 아테나가 칼립소에게 붙잡힌 오디세우스를 고국 이타카로 돌려보내줄 것을 아버지 제우스에게 간청하자 헤라 역시 아테나의 의견에 동의하며 제우스에게 오디세우스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같은 처녀신이자 이복 여동생인 아르테미스가 헤라의 영역인 결혼과 이성 간 사랑과 정반대되는 순결의 신이자, 제우스의 내연녀 중 서열 2위인 레토의 사생아라서 올림포스의 여신들 중 가장 어린 막내에 서열과 입지가 가장 미약하고 헤라와도 사이 나쁜 것과는 대조적이다.[42][43]

3.2. 아레스

서로 배다른 이복누나와 이복동생의 관계이고, 비슷한 전공의 두 군신이지만 앞서 상기한대로 사이가 매우 나쁘며 서로를 견제하는 비교 대상 겸 철천지 앙숙이었다. 아테나는 지혜와 전략전술을 아레스는 일방적인 돌격 등 대비를 이루는 데다 똑같은 전쟁의 신 포지션이니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었다. 특히 일리아스에서는 마치 라이벌처럼 등장한다. 물론 일방적으로 아레스가 호구 잡힌 쪽으로(...) 그 외에도 두 신은 대비되는 게 많은데, 아테나는 제우스가 낳은 자식이고[44] 로마 신화의 마르스, 즉 아레스는 헤라가 혼자의 힘으로 낳은 자식이라는 설이 있다. 그러나 아테나가 아버지의 귀염을 한 몸에 받은 것에 비해 아레스는 난폭한 성정 탓에 어머니 헤라에게도 그다지 지원받지 못했고[45] 제우스는 아예 징징대는 아레스를 보고 올림포스의 신들 중 가장 꼴보기 싫다고 화내기까지 했다. 거의 모든 신화에서 아테나는 외모와 지략, 전투력, 모든 면의 스펙과 능력치가 우월한 엄친딸 먼치킨인 반면 아레스는 생긴 건 미남이지만 망나니에 문제아 취급이나 당한다.[46] 사이가 안 좋아서인지 관장 영역의 경쟁력인지 아레스에게 온갖 엿을 다 먹인다. 인간한테 털리고 질질 짜게 만들고 1:1 대결에선 아예 바위를 던져 기절시켜버린다.이 모습을 본 아레스의 애인 아프로디테가 아레스를 안고 도망가려 했지만 그녀 역시 아테나의 주먹에 맞아 정신을 잃고 아레스 위에 나자빠진다.

또한 일리아스에서는 제우스가 아테나만 편애한다며 아레스가 열등감을 보이는 장면도 있는 데, 이런 면에서는 마치 형제자매간에 자연스럽게 나올법한 경쟁심과 피해의식 같은 면모도 있다.[47] 아레스가 제우스보고 왜 아테나만 편애하냐고 통곡하는 장면을 보자.
는 신들이 앉은 자리가 놓인 가파른 올륌포스로 단숨에 오더니
심기가 불편한 채로 크로노스의 아들 제우스 곁에 앉아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불멸의 피를 보여주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통곡하면서 날개 돋친 말을 건네었다.

"아버지 제우스시여, 이 지독한 짓거리를 보시고서도 노엽지가
않으세요? 우리 신들이 인간들에게 호의를 베풀어주려고 서로가 서로에게
획책하다 보니 매번 가장 끔찍한 일들을 겪고 있단 말입니다. 이젠 우리 모두
아버지와 겨룰 겁니다. 왜냐면 아버지께서 저 정신 나간 계집을,
허구한 날 몹쓸 짓거리들만 하려 드는 저 빌어먹을 것을 낳으셨으니까요.
올륌포스에 있는 다른 신들은 모두 다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고,
하나같이 아버지의 다스림을 받습니다. 하지만 저년은, 아버지께서
말씀으로도, 행동으로도 내치는 적이 없어요. 그리긴커녕, 오냐오냐하시지요.
아버지가 몸소 저 망할 것을 자식이랍시고 낳으셨으니까요."
일리아스 5.868-880, 이준석 역[48]
또한 아레스가 의외로 아테나 말은 순순히 듣는 경우들이 있는데, 아레스가 아카이아군을 학살하자 아테나가 중립을 제안하는 장면에선 이준석 번역은 마치 누나가 동생을 타이르는 듯한 어조로 번역되었다.
아레스, 아레스! 사람들에게 파멸을 안기는 자, 피에 목마른 자여,
성벽을 무너뜨리는 자여! 아버지 제우스께서 어느 편에 영예를 내리시든,
우린 트로이아인들과 아카이아인들이 싸우도록 그저 내버려두는 게 어떨까?
자, 우리 둘은 비키자꾸나, 제우스의 진노를 피해갈 수 있도록 말이야
일리아스 5.31-34, 이준석 역
이렇게 아테나가 손잡고 데려가서 앉히자, 아레스는 정말로 순순히 스카만드로스 강에서 전쟁을 구경했다. 그 다음 장면이 더 가관인데, 아테나가 중립을 깨고 디오메데스를 도와 신나게 트로이아군을 학살하는 동안에도 아레스는 정말 순순히 구경만 하고 있었다(...) 심지어 아테나가 디오메데스를 도와서 아프로디테에게 창을 꽂는 동안에도 아레스는 누나 말 잘듣고 구경만 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싸움터 왼편에 앉아 있는 아레스를 발견하였는데,
그는 창과 빠른 말 두필을 안개에 기대놓고 있었다.
일리아스 5.355-356, 이준석 역
이후 아레스가 아들의 원수를 갚으려 전장에 가려고 할 때가 있었는데, 이때 아테나가 억지로 아레스의 갑옷과 투구를 벗기고 구박하자 아레스도 가만히 수긍했다. 이는 당시 제우스가 전쟁을 총괄했기 때문에 신들 중 누구라도 관여하면 자신과 싸우자는 뜻으로 알겠다며 엄포를 놓은 상태라 모두 가만히 있었는데, 그 와중에 아레스가 아들의 원수를 갚겠답시고 나가려 하자 아테나가 직접 "지금 제정신이야? 그 경솔함으로 모든 걸 파탄낼 생각이야?"라고 말린 것이다. 당시는 제우스의 형 포세이돈조차 일단 물러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기 때문에 아테나는 다른 신들을 위해서라도 아레스를 저지해야만 했다. 사실상 제우스의 분노를 살 뻔한 상황에서 구해진 것이기 때문에, 그 성질 더러운 아레스도 나중에 아테나와 다른 일로 싸울 때 이 건에 대해서는 별달리 말하지 않았다. 물론 싸울 때는 아주 험한 말을 주고 받으며 싸운다.
방패를 꿰뚫는 아레스가 청동 창을 쥐고 나서더니
일단 아테네를 노리고 돌진하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던 것이다.

"이 개파리 따위가! 너는 어째서 그 채울 길 없는 뻔뻔함으로
또다시 신들을 다툼 속으로 한바탕 몰아넣는 게냐? 네 대단하신 기백이
너를 부추기기라도 하던? 아니, 네가 튀데우스의 아들 디오메데스를 들쑤셔서
내게 상처를 입히게 한 것이, 그리고 네년이 직접 버젓이 창을 잡고 곧장 날
찔러 이 아름다운 살갗을 집어삼킨 것이 기억나지 않는단 말이냐? 그러니
지금은 네가 저지른 짓들을 고스란히 되갚아줄 차례인 것 같구나."

그는 이렇게 말하더니 제우스의 벼락으로도 제압할 수 없는,
술로 장식되어 보기조차 살벌한 아이기스를 내리찍었다.
피에 목마른 아레스는 긴 창으로 아이기스를 찍었으나
그녀는 뒤로 물러서서 들판에 놓여 있던 거칠고 거대한
검은 바위 하나를 억센 손에 거머쥐니, 이는 옛사람들이
밭의 경계로 삼고자 세워둔 바위였다. 달려드는 아레스의 목 언저리를
그녀가 이 바위로 던져 맞히자, 그의 사지가 풀어져버렸다. 그가 쓰러진
자리는 무려 일곱 펠레트론에 달했으며, 그의 머리털은 흙먼지에 덮였고,
그의 주변으로 무장도 굉음을 울렸다. 팔라스 아테네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에게 날개돋친 말을 자랑스레 건네었다.

"애송이 녀석, 나와 힘으로 맞먹으려 들다니, 이 몸이 네 녀석보다
얼마나 더 훌륭하다고 자부하는지 너는 짐작조차 못 했던 거냐?"
일리아스 21.392-411, 이준석 역

아테나와 아레스는 기본적으로 둘 다 군신이지만 아레스의 경우 '전쟁' 그 자체의 유의어로 쓰이는데[49], 이렇게 본다면 왜 두 군신의 대우가 신화상에서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아무리 고대인들이 상무 정신을 강조했다지만, 고대인들에게도 전쟁 그 자체는 당연히 재앙이었다. 즉 '전쟁'의 유의어로 쓰이는 아레스는 당연히 재앙, 환난, 파괴, 폭력을 연상시켰을 것이다. 그래서 일리아스에서 아레스에게 붙는 수식어도 "사람들에게 파멸을 안기는 자", "피에 목마른 자" 등이다. 반면 아테나는 아레스처럼 군신이긴 하지만 전쟁에서 빛나는 가치들이 강조되어 있다. 그래서 일리아스 속 아테나의 별명도 "빛나는 눈"의 여신, "전리품을 거둬들이는" 여신, "아트뤼토네(Atrytōnē, 불굴)"이다. 그래서 두 군신에게 따라붙는 신들도 다른데, 아테나에게 따라붙는 신은 니케(승리)이고 아레스에게 따라붙는 신은 데이모스(공포) 포보스(패주)이다. 아레스의 경우 적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적을 패주시킨단 의미라서 논리적 귀결이 '승리'이긴 하지만, 아군이 이긴다는 면모보다는 적군에게 재앙을 내린다는 면이 강조되어 있다.

또 개인 사생활적인 면에서도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이는데 처녀신 선언을 하고 의복형제인 헤파이스토스에 의해 생긴 아들 하나를 제외하고는[50] 연인도 자손이 없는 아테나와는 달리 아레스는 바람둥이 제우스의 아들 답게 바람기도 있었는데다 잘생긴 몫을 하는 만큼 아프로디테 외에도 수많은 여인들과 교제를 했고 많은 자식을 두었다.

그럼에도 두 이복남매 사이가 우호적일 때도 있었다. 포세이돈과 아테나가 아테네에 대한 권리를 두고 도시 시민들한테 줄 선물로 말과 올리브나무를 고르는 것으로 의논할 때 올리브나무를 고르는 것에 찬성한 일도 있고, 아버지 제우스와 지상계의 공주 다나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 남동생 페르세우스가 자신의 모친을 노린 폴뤼덱테스 왕의 흉계에 빠져 아무 방비도 없이 메두사를 처단하러 갈 무렵에 아테나가 하데스의 투구 퀴네에와 헤르메스의 신발 탈라리아 등 여타 신들이 사용하던 여러 장비들을 갖다주며 페르세우스를 도우려고 하자 자신의 검을 아테나에게 넘겨 이를 페르세우스한테 제공하여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죽이는데 간접적으로 돕기도 했으며,[51] 아테나를 숭배하는 한 나라에서 아레스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인간을 분개한 아레스가 때려 죽였는데 아레스를 야단 안 치고 넘어간 일화[52]도 있다. 그리고 아레스가 자신의 딸 알킵페를 겁탈하려던 포세이돈의 아들 할리로티오스[53]를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서 목을 날려 죽였는데[54] 정당방위를 인정하며 아레스의 편을 들었던 일화가 있다.[55] 이때는 인간이 신의 딸을 겁탈하려고 했던 아주 불량한 사안이어서[56] 자기 아들을 죽인 아레스를 처벌해달라고 강력히 주장한 포세이돈을 제외한 모든 남신과 여신들이[57] 아레스와 알킵페 부녀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트로이 전쟁 종전 이후에 제우스를 직접 찾아가 칼립소의 섬에 억류되어 10년 넘게 고국에 가지 못하고 있던 그리스군의 사령관 오디세우스를 고향 이타카에 돌려보내 주라는 아테나의 의견에 아레스도 찬성, 동조하기도 했다.[58] 또 두 신 모두 그리스 신화 원전에서 포세이돈과 대립하던 일화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 관련 2차 창작물 매체에서는 아테나와 아레스가 함께 손을 잡고 포세이돈을 견제하는 모습으로도 간혹 등장하기도 한다.

흥미롭고 재미있게도 로마 신화로 넘어가면 아테나의 지혜와 전쟁의 신격은 각각 미네르바와 벨로나로 분리되는데, 이 중 벨로나는 아레스의 로마 신격인 마르스의 부인으로 여겨졌다. 심지어 마르스의 정실부인인 네리오는 자주 벨로나와 동일시되었으며 가끔씩 미네르바와도 동일시되었다. 남매이자 앙숙이고 라이벌 관계였던 아테나와 아레스가 로마 신화에서는 부부로 여겨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3.3. 제우스

사이가 좋은 부녀관계였다. 특히 제우스는 자신의 자식 신들중 지혜와 지성을 겸비함과 동시에 올림포스 신궁에서 자식들 중 발언권이 가장 강한데다 헤르메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등 배다른 이복 동생 신들[59]을 상대로 군기반장 역할을 톡톡히 하는 아테나를 무척 사랑하고 예뻐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헤라의 반란 음모에 가담하여 헤라와 함께 아버지를 적대한 적도 있었고, 일리아스에선 적극적으로 아카이아를 편드는 헤라, 아테나와 중립을 표방하는 제우스 사이에 갈등이 있고, 아테나와 헤라가 제우스를 욕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아레스가 왜 아테나만 편애하냐고 통곡하다 아버지에게 야단맞는 등 여기서도 기본적으론 제우스가 예뻐하는 딸로 나온다.

원전 그리스 신화는 아니지만 1988년작 일본 세가 사에서 개발한 액션 플랫포머 게임인 수왕기에서는 마물들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전쟁터에 간 아테나가 마물들의 기습 공격으로 납치당해 지하세계로 끌려가자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봉인된 수인의 봉인을 풀어서 납치된 아테나를 구하려고까지 하는 팔불출 아버지의 모습으로도 나온다.

3.4. 포세이돈

애매모호하다. 아테나는 제우스의 딸이고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작은형이므로 백부과 조카의 사이지만 트로이 전쟁 당시 두 신 다 그리스를 지지한 것을 제외하면 유난히 사사건건 대립한다. 메두사가 아테나의 신전에서 포세이돈과 관계를 맺자[60] 추악한 괴물로 만들었다. 이후 메두사가 영웅 페르세우스에게 죽자 포세이돈은 메두사의 영혼을 거두어 말[馬]에 날개가 달린 생명체로 소생시켰는데 이것이 페가수스이다. 그리고 그 페가수스는 나중에 별자리가 된다.[61] 그리스에 있는 한 도시를 놓고 서로 자기 것으로 삼겠다며 치고 박고 싸우기까지 한다. 결국 다른 신들의 중재로 거주민들이 좋아할 선물을 주는 신에게 도시를 봉헌하기로 한다. 포세이돈은 말을 주고 아테나는 올리브 나무를 줬지만 사람들은 올리브 나무를 선택했으며, 그 결과 아테나에게 봉헌되어 아테네라 명명되었다.

포세이돈보다 강하단 이야기는 과장으로 신화는 현대의 창작물처럼 전투력 서열이 확실할 순 없지만 포세이돈은 보통 제우스도 인정할 만큼 막강한 신으로 등장한다.[62] 오디세이아에서는 포세이돈이 죽이려고 난리치는 오디세우스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이었다. 다만 오디세우스가 살아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에게 돌아가는 것이 운명이었기 때문에 직접 죽이는 것은 불가능했고,[63] 온갖 고생으로 벌을 주는 것으로 끝낸 것이다.[64]

3.5. 아르테미스

신들의 왕 제우스의 슬하에서 태어난 이복자매였고 올림포스의 12신 중 결혼하지 않은 처녀신이자 전쟁과 궁술 등 무예를 담당하던 여신들이었지만, 두 여신의 성격과 관계는 언니 아테나와 여동생 아르테미스 모두 미묘하게 달랐다. 같은 처녀신이었지만 아르테미스는 전체적인 성품이 사납고 매서웠으며 여성을 해코지하지 않은 남성들이나 순결을 잃은 무고한 여인들마저 가혹하게 대했으며 자기보다 더 강한 제우스와 헤라, 포세이돈이 자기 신도를 죽여도 아무 말 못하는 강약약강적인 면이 있었다. 반면 냉혹한 성격의 이복여동생 아르테미스와 달리, 아테나는 자신을 크게 모독하지만 않는다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인간들을 자애롭고 온건하게 대하는 편이었으며[65] 자기보다 더 서열이 높은 포세이돈과 제우스, 헤라에게 정당한 의견으로 반박하거나 강력하게 맞서는 강강약약의 모습도 보여준다.[66]

3.6. 헤르메스

둘 다 어머니가 다른 이복누나와 이복남동생이었으며 누나는 전쟁과 지혜를 관장하는 신에 남동생은 전령과 목축의 신으로 서로 관장하는 영역이 다른 여신과 남신이었고, 서열도 누나인 아테나가 높았지만 페르세우스나 오디세우스 등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의 모험과 귀향을 돕는 데 입장을 같이 하는 등 서로 사이가 나쁘지 않은 관계로 등장한다.

4. 기원&다른 신들

제우스의 딸로 나오지만 외래 신인 제우스보다[67] 오랜 경력을 가진 토착 원주민신. 그리스 신화의 틀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도리아 민족이 오기 전 있던 미케네 문명의 도시 중 아테네만이 바다 민족이 몰고 온 재앙에서 온전히 살아남은 덕에 전쟁의 신이란 이질적인 신화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스의 선주민족들에게 아크로폴리스 성채의 수호신으로써 숭배받았다. 그들은 아테나를 트리토니스 호숫가의 트리톤 밑에서 키워진 여신으로 봤으머 중동 지방의 아나트 여신의 변형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 근거로, 키프로스인들은 아테나와 아나트를 동일시했다.

로마에서는 이전부터 존재하던 건축, 공예(혹은 문화)와 지식의 신 미네르바와 동일시되었다. 다만 로마의 평화와 도시들의 수호신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사실 카이사르, 폼페이우스가 로마에 등장할 때쯤엔 미네르바도 '전쟁의 신'으로 여겨졌는데 폼페이우스가 자신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 미네르바 신전이었다. 이를 보고 마르스의 위상을 미네르바가 넘어섰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고대 로마는 항상 그리스 문화를 추종하는 사람들과 그에 반대하여 전통 로마 문화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대립해왔다. 그리스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네르바를 더 높게 여겼고, 전통 로마 문화를 우선하는 사람은 마르스를 더 높게 여겼다는 것. 로마적 미덕의 화신으로 여겨진 트라야누스같은 황제들은 승전 기념으로 마르스에게 바치는 주화를 발행하였고, 이는 현재에도 유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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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야누스 황제가 다키아 전쟁 승전 기념으로 발행한 데나리우스 은화. 오른쪽이 창과 트로피를 들고 전진하는 마르스를 묘사한 것이다. 마르스가 그리스적인 모습이 아니라 전형적인 로마 군인처럼 묘사된 것에 주목하자. 반면 그리스 문화 애호가로 유명한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미네르바 주화를 발행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황제 자리에 있던 사람들임에도 이렇게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신이 갈렸다. 다신교 세계의 특징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론 마르스를 숭배한 로마의 초기 모습조차 우리가 기억하는 문명화된 도시가 아닌 무자비하고 야생적인 모습에 가까웠다. 높게 숭배받은 것과는 별개로 이미지가 깨끗하진 않았단 소리. 건국 신화 속 마르스의 쌍둥이 아들들인 로물루스 레무스부터가 어떻게 자랐는지 생각해보자. 로마의 문명화는 그리스의 문명과 타 국가의 좋은 면을 흡수하고 나서야 이루어진 일이지 그 이전엔 문명 국가라고 부르는 것도 애매한 처지였다.

하지만 로마가 남긴 최대 유산은 결국 강력한 군대나 영토가 아닌 건축물과 문명에 대한 영향력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로마인들이 그 누구보다 숭상한 마르스의 전쟁과 군인 정신이 아닌, 미네르바가 담당한 학문, 예술, 철학 분야가 서양 국가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준 것이다. 서양 문화의 시작이자 가장 학문적인 도시라 뽑히는 아테네의 철학자들이 로마에도 상당히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감안하면 더더욱. 로마 제국이 성립되고 문화가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할 때, 법, 교육, 건축, 정치, 공예 등 로마와 아테네 같은 도시 공화국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분야를 도맡은 여신은 그리스와 로마인들이 가장 사랑하던 여신들 중 하나였다.[68] 실제로도 숭배자들이 여러 학파를 만들고 이상과 논리를 추구하여 수많은 학문의 발전과 문화의 발전을 이끌어 냈으니 상당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것.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미네르바는 르네상스의 시작을 가져온 여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로마인들은 수도 로마의 카피톨리노 언덕에 세워진 최고 3신전에 유피테르, 유노와 함께 미네르바를 모셨다.

이집트에선 똑같은 지혜의 신 네이트와 동일시되었다. 플라톤 티마이오스에서 두 신은 같은 신이라 했으며 헤로도토스도 비슷한 언급을 했다. 원래 아레스는 바알의 속성을 이은 신이고, 아테나는 바알의 배우자이자 누이인 아나트의 속성을 이은 신이라 그런지 일리아스에서는 이 둘이 세트로 엮이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아테나가 아레스를 호구 취급하거나 사고치려 할 때 막아세우는 역. 아래에 나오듯이 “제우스의 딸로서” 아프로디테와 많은 공통점을 보이는데 그 영향도 있을 것이다. 단순히 엿 먹이거나 싸운 내용만 있는게 아니라 제우스가 다른 신이 싸움터에 나서면 가만 안 두겠다고 엄포를 놓았을 당시, 다른 신들은 가만히 있는데 아레스 혼자 전쟁에 나간 아들들이 죽자 싸우러 나가려 했다. 다른 신들은 경악했고 아테나는 "너 미쳤냐, 다 죽자는 거야?"라며 무기와 투구를 빼앗고 강제로 의자에 앉혀 전장을 보게 했다. 이건 호구 취급한 게 아니라 당연히 말려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아레스도 이 건에 대해서 뭐라 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중동 쪽에서 숭배되었던 여신, 이슈타르, 아나트와 연관성을 주목 받는다. 다만, 명확한 관계는 알 수 없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교류로 인해 아테나가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기원 자체가 이슈타르 계통 여신인지까지는 명확한 것은 없고, 단지 그럴 수 있다 정도.

5. 그 외 신화 속 행적

영웅들을 후원해주는 신으로 자주 등장한다.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등 아버지 제우스와 인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배다른 동생들은 물론 이아손, 벨레로폰, 튀데우스 & 디오메데스 부자,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등이 후원을 받은 대표적인 영웅들이다. 페르세우스같은 경우는 제우스의 명령으로 도와줬지만, 오디세우스는 인간 중 최고의 두뇌를 가졌단 점이 마음에 들어 도와주었고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에도 최대한의 조력을 보내주었는데, 특히 오디세우스 같은 경우에는 그를 좋아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헌신적으로 그를 도와줬다. 아킬레우스 편에서는 강물에 휩싸인 것을 포세이돈과 함께 구출하며 헤라클레스 편에서는 히드라의 위치를 알려주고 처단하는 것을 도와준다.[69] 방패로 히드라의 독기를 막아주기도 한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4권에 나와있다.

6. 대중매체

원전상 이미지 때문에 대부분의 창작물에서 '아테나' 혹은 미네르바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은 굉장히 지적인 동시에 다정하고 침착한 이미지를 가진다. 어디까지나 대부분이라서 예외도 있다.

6.1. 개별 문서

6.2.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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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구판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신화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신 중 한 명인 만큼 등장 횟수가 많으며, 홍은영에서 서영수로 그림 담당이 바뀐 뒤에도 머리카락이 곱슬머리에서 생머리로 바뀌고 치마가 짧아진 걸 제외하면 구판 외모와 큰 틀이 바뀌진 않았다.

홍은영이 그린 구판에선 어떨 땐 갑옷을 입지 않고[72] 무난한 푸른색 튜닉을 입고 나오기도 하지만 서영수가 그린 신판에선 이런 모습이 거의 나오질 않는다.

16~18권에서 특히 출연 비중이 크다.

7. 관련 문서


[1] 아테나이에. 아테네와 함께 호메로스가 사용한 이름. [2] 아테네. 호메로스가 사용하는 또 다른 이름 [3] 아테나이아. 비극에서 쓰이는 이름이다. [4] 아테나. 오늘날 가장 널리 통용되는 이름으로, BC 4세기부터 통용되었다. 본래는 아테나이아의 축약형이다. 현대 그리스어로는 '아시나'라고 발음하지만 강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강세가 이타(η)에 와서 Αθήνα로 발음하면 우리가 아는 도시 아테네의 의미가 된다. [5] 프레이야는 발키리의 수장이면서 오딘과 함께 에인헤랴르를 지휘한다 [6] 용기, 문명, 비옥함, 사랑, 승리, 지혜, 수공예, 전쟁, 힘, 바람, 평화, 무한, 신탁, 생명, 동물, 건강, 재산, 긍지, 낭만, 번영의 신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 아프로디테, 인도 신화 두르가, 에르투리안 신화의 투란과 멘르바, 이집트 신화 네이트, 하토르, 이시스와 동일시되었다. [7] 제우스가 할머니 가이아로부터 "메티스가 낳은 아들은 너의 왕위와 시대를 찬탈할 것이다."라는 저주에 가까운 예언을 받는 바람에 겁을 먹고 메티스를 머릿속으로 삼켜버려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아테나는 아버지의 머릿속에 갇힌 어머니 메티스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거나 제우스만을 자신의 부모로 여기는 것 같다. 가이아가 예언하기를 메티스가 낳는 '아들'이 제우스를 찬탈하리라 했는데 태어난 아테나는 딸이어서 제우스가 안심했다는 내용도 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 내용을 따랐다. [8] 흔히 제우스의 유일한 적녀라고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우스의 또 다른 정실 부인들인 테미스 헤라도 딸을 두었다. 단지 테미스와 헤라에게서 낳은 딸들은 올림포스 12신도 아니고 워낙 비중이 없어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9] 다양한 기술, 그중에서도 직조와 무기 제조술을 관장한다고 한다. [10] 반대편에는 아폴론이, 하단에는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석상이 있다. [11] 미네르바의 부엉이 참고. 영어에는 'carry owls to Athens'라는 숙어가 있는데, 한마디로 '낭비'(waste of time)라는 뜻이다. "아테네에도 올빼미(아테나)가 있는데 왜 굳이 데려가냐?"라는 의미. [12]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헤파이스토스가 내려쳤다고 나온다. [13] 2차 매체마다 달라서 아테나가 직접 아버지의 머리를 깨고 나오기도 한다. [14] 이러한 점 때문에 남성을 사랑하지 않으며 관계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15] 자신의 방패인 아이기스와 천둥벼락을 휘두르게 하는 것을 허락했을 정도. [16] 아폴론은 주관 분야인 예언술 궁술, 의술, 음악, , 태양 등에는 솜씨가 뛰어나지만, 물품과 공예품을 조립하고 전술, 전략을 수립하는데는 아테나보다 뒤처진다. [17] 같은 올림포스 12주신 중 제우스의 사생아 출신인 아폴론-아르테미스 남매와 디오뉘소스는 자신들의 어머니가 헤라의 모진 박해를 받아 태어나지도 못하고 어머니 레토와 세멜레의 복중에서 사망할 뻔했고, 헤라클레스는 인간 시절 헤라에게 숱한 시련을 받았으며, 헤르메스는 헤라에게서 신뢰를 얻기 위해 갓난아기로 변신하는 속임수를 써서 헤라의 모유를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테나는 헤라가 때로 다소 곱게 보지 않아하는 묘사는 있어도 괴롭혔다는 이야기는 없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헤라는 가정의 수호신이기에 간통자와 사생아를 혼내주는 것이 그의 임무이지만 전처의 자식이라도 혼인 관계에서 태어난 적출을 괴롭히는 것은 임무에 반하기 때문이다. 헤라가 아테나를 곱게 보지 않아하는 묘사가 나오는 건 가정과 혼인을 관장하는 신으로서, 그와 정확히 반대되는 비혼을 선언한 의붓딸을 보고 혀 차는 정도의 느낌에 가깝다. [18] 되려 친아들인 아레스보다 더 사이좋은 모습을 종종 보여주기도 하는데,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편을 든 아레스와 반대로 그리스 편을 든 아테나와 헤라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9] 하데스는 예외적으로 아레스를 환영한다. 저승의 통치자 입장에선 무고한 목숨을 빼앗아가는 살육과 전쟁을 벌이고 산 자에게 죽음을 가져오는 역할을 톡톡히 해 줌으로써 명계의 인구를 증가시켜주기 때문이다. [20] 하지만 대부분 신들이 그러하듯 인간적인 감정과 신들이 흔히 가진 무서운 자긍심을 가진 신이다. 그리스의 서사시인 일리아드에선 사납고 무자비한 전사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고, 오디세이에서는 언제나 용서를 모를 만큼 분노에 가득차 있었다고 한다. 트로이 전쟁에서는 광기로 아이아스를 공격하기도 했다고 한다. [2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제우스가 직접 헤라에게 하는 말이다. "아테나와 아레스를 싸우게 해라. 아테나는 늘 아레스를 혼내왔으니까." [22] 이때 천지가 울리도록 엉엉 울었다는데, 제우스에게 고자질하자 오히려 꼴도 보기 싫다며 화를 냈다. [23]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특별편 4에서는 침이라 나온다. [24] 각 서양 미술품이나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들마다 묘사되는 에릭토니오스의 모습이 달라서 상하반신 모두 인간의 모습을 한 아이로 나오기도 한다. [25] 땅의 신이자 태초신으로 증손주의 과실로 졸지에 어머니가 되었다. [26] 즉, 다른 여자의 자궁을 사용해서 아이를 낳는, 궁극적으로는 인공자궁도 포함. [27] 아버지 제우스와 이복동생들인 아레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헤르메스 또한 흑발이다. [28] 덕분에 대부분의 그리스 신화 매체에서 등장하는 아테나는 목소리와 행실이 보이쉬한 여전사나 여장군으로 묘사된다. [29] 반대로 아레스는 근심과 참패의 신 데이모스를 데리고 다닌다. [30] 우라노스의 성기에서 태어났으므로 우라노스의 막내딸로 묘사된다. [31] 그도 그럴 게 헤라 이전 제우스의 정부인이었던 메티스의 소생이며,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제우스가 포이베 코이오스 부부의 딸 레토와 바람을 피워 태어난 사생아라고도 할 수 있다. [32] 본래 제우스는 딸 아테나가 포세이돈의 분노에 맞서 오디세우스를 이타카로 돌려보내줄 것을 탄원했을 때 오디세우스가 헬리오스의 소들을 포식한 자기 부하들도 통제를 못했으니 부하와 배들을 모두 잃고 저렇게 당해도 싼 놈이라며 아테나의 탄원을 들어주지 않았지만, 트로이 전쟁 시기 트로이 편과 그리스 편으로 갈려져 서로 사이가 나빠져 있었던 아프로디테와 아르테미스, 아폴론, 아레스, 헤라 등 다른 올림포스의 주신들 역시 아테나의 편을 들며 아테나와 같이 제우스를 압박하면서 마침내 제우스는 오디세우스를 지원했다. [33] 여담으로 그 재판이 열린 곳이 상술된 아레스의 정당방위를 인정해준 재판이 열린 아레오파고스다. [34] 발명하고 신들 앞에서 연주하였는데 연주하느라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보고 다른 신들이 웃자 분노해서 집어던졌다는 전승도 있다. [35] 아르테미스, 아테나처럼 처녀신으로 주로 사냥을 하면서 살았다. [36] 아테나가 태어났을 때 분노했다는 판본이 존재하긴 하는데, 바람을 피워서가 아니라 부인인 자신에게서 후사를 보지 않고 스스로 아이를 낳아 본인의 권위가 떨어졌다고 분개한 것이다. 이후 스스로 아이를 가졌는데 판본에 따라 아레스, 헤파이스토스, 퓌톤 등으로 나뉜다. 헤라가 임신하도록 한 신은 우라노스와 가이아, 또는 꽃의 여신 플로라라는 설 두 개가 전해진다. [37] 거기다가 메티스는 구토약을 크로노스에게 먹여 헤라 자신과 남매들을 구해준 은인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 차원도 있었다. [38] 서로 대표하는 신의 세대를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긴 했다. 셋 다 아름답다는 묘사는 충분하고, 미의 방향성이 달랐을 뿐이었으니까.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헤라의 미모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신혼 초기나 트로이 전쟁 때의 마법 허리띠 일화를 보면 신들의 여왕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그리스 신화 사상 최고의 미녀 여신이다. 애초에 신화에서는 매력도 신의 격을 나타내는데, 예외는 헤파이스토스뿐이다. 헤파이스토스는 외적 매력이 부족한 대신 그리스 신화 신들 중 넘사벽으로 출중한 대장장이 능력을 통해 12신이라는 높은 신이 되었다. [39] 이 황금사과 설화에 대하여는 단순히 미스 올림푸스를 뽑는 일화가 아닌 '모든 아름다움=좋은 것'에 대한 여신을 뽑는 일이였기에 결국 밥그릇 싸움 세 여신 다 치열하게 다툴 수 밖에 없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40] 일리아스 트로이아측에 감정이입해서 읽으면 '악독하다'란 감상이 절로 들 정도로 아카이아군을 가장 적극적으로 돕는 여신이 아테나이다. 올륌포스에서 사실상 아카이아군의 최대 전력이라 봐도 무방하다. [41] " 제 아버지 영 좋지 못한 판단을 하시더니 길길이 날뛰고 계세요.
그 고집스러운 분은 매번 악의를 품고 제 뜻을 꺾어버리지요."
( 일리아스 8.360-361, 이준석 역)
[42] 아르테미스가 무조건 헤라하고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아레스의 딸 알킵페를 성폭행하려던 포세이돈의 아들 할리로티오스를 아레스가 살해하여 포세이돈과 아레스가 재판까지 할 정도로 대립하자 헤라, 아테나와 함께 아레스와 알킵페를 옹호하기도 했으며, 알로아다이 형제가 각각 아르테미스와 헤라를 아내로 삼겠다며 둘을 위협하자 공통의 적을 두고 두 여신 모두 알로아다이를 경계하기도 했고(심지어 알로아다이 형제도 포세이돈의 자식들이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이후엔 두 여신 모두 제우스에게 전쟁이 끝난지 10년이 지나도록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오디세우스를 도와줄 것을 호소한 아테나를 지지하면서 그 이후에 사이가 나빴던 아르테미스와 헤라 두 여신의 관계도 이전보다는 개선되었다. [43] 사실 아르테미스로서도 오디세우스에게는 아무런 원한도 없었다. 그리스군 총대장이던 아가멤논이 자신을 모욕한 것에 분개했으며 쌍둥이 오빠가 지지하는 트로이를 같이 지지했을 뿐, 애초에 멸망이 예정되어있던 트로이는 결국 멸망했고 자신을 모욕했던 아가멤논도 전쟁이 끝난 뒤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와 내연남 아이기스토스가 일으킨 궁정 쿠데타에 살해당한데다 다른 그리스군 장수들이 전부 귀국하는 와중에 오디세우스를 굳이 적대할 이유도 전무했다. [44] 물론 메티스가 낳긴 했지만 태어날 땐 아버지 제우스의 머리를 가르고 태어났다. [45] 트로이 전쟁 때 아테나에게 중상을 입었지만 신경도 쓰지 않았다. 물론 이 당시 헤라와 아테나는 둘 다 그리스를 지원했고 아레스는 아프로디테 따라 트로이를 지원하는 측이었다. [46] 이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아테나를 숭상하던 아테네의 시민들은 이러저러한 신화의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고, 반면 아레스를 숭상하는 스파르타 측은 무를 숭상한 탓에 그 외의 것은 아오안으로 치부한 결과 아레스에 대한 좋은 기록이 더 적다는 것이다. [47] 일리아스에서 제우스, 헤라, 아테나, 아레스를 보면 유난히 현실 가족 같은 생생한 면이 많다. 제우스와 헤라의 부부싸움이라던가, 아레스를 구박하면서도 그래도 아들이라고 강조하며 챙겨주는 제우스라던가 등등. 사실 아테나 세대의 신 중 널리고 널린 게 제우스 자녀라서 굳이 아테나와 아레스만 묶을 이유는 없지만, 호메로스는 한쪽엔 친부와 계모에게 사랑받는 아테나, 한쪽엔 친부와 친모에게 질책 듣는 아레스를 배치해서, 마치 편애 받는 누나를 질투하는 남동생 같은 구도를 짜냈다. [48] 여기에 대한 제우스의 대답에서도 가족에 대한 호메로스의 생생한 묘사를 볼 수 있다:
"이리 붙었다 저리 붙는 놈 주제에, 내 옆에 앉아 우는소리 따윈 집어치워라!
올륌포스를 차지하고 있는 신들 중에서, 나는 네놈을 가장 증오한다.
네 녀석이 즐기는 것이라 해봐야 노상 싸움박질에, 전쟁이며 전투 아니더냐?
막무가내인 데다가 도대체 굽힐 줄을 모르는 네 어미 헤라의 성질머리가
네놈에게도 있는 거다. 나도 말로 갖은 애를 써야 그 여편네를 겨우 이길 지경이니까.
내 짐작건대 네가 이만한 일들을 당하는 것도 다 그 여편네가 사주한 게지.
그건 그렇고, 네가 이리 고통스러워하는데 내 더 오래는 견딜 수가 없구나.
너도 내게서 나온 자식이고, 어미가 내게서 너를 낳아주었으니까."
-일리아스 5.889-896, 이준석 역
[49] 일리아스에서 "아레스를 깨운다"는 말은 전투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50] 아테나의 허벅지에 떨어진 헤파이스토스의 정액이 대지로 떨어지면서 가이아가 잉태했다. 이후, 가이아에게서도 헤파이스토스에게서도 버려진 아이를 아테나가 길렀다. [51] 이야기에 따라서 아레스의 검이 아니라 헤르메스의 낫인 하르페를 제공했다는 전승도 있다. [52] 아무리 신들 사이에서 미움받는 존재라도 일단은 명색이 12신의 일원인 만큼 그를 모독한 건 같은 12신으로써도 곱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53] 심지어 이 자는 부친 포세이돈과 아테네를 두고 수호신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사촌누나 아테나의 도시인 아테네까지 가서 사촌누나의 신수인 올리브나무를 도끼로 찍어 배어가거나 사촌누나 아테나를 섬기는 파르테논 신전 기둥에 노상방뇨까지 하는 등 행실이 아주 불량했다. [54] 주먹으로 때려 죽이거나 창으로 찔러 살해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55] 지혜의 여신의 관점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그리스 신화에서 상대측 신의 자식을 죽이는 경우는 왕왕 있었다. 특히나 포세이돈의 자녀 대다수는 아버지를 뒷배로 두었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패악질을 벌이다 제우스의 자식에게 처단당하는 괴물들이 대다수이다. 하물며 본인의 자식이 죄를 저질러 처벌을 받은 일에 대해 재판까지 벌여가며 상대를 비난하는 일이야말로 더 어이없는 상황. [56] 할리로티오스 역시도 포세이돈의 자식으로서 신의 아들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무고한 여성 특히 사촌의 딸을 강간하려고 한 반인륜적인 중죄에 아테나에게 저지른 상습적 신성모독을 보면 아레스가 안 죽였어도 언젠가 신벌로 죽어마땅한 수준의 신성모독을 저지른 셈이었다. [57] 사실 여신들의 과반수 이상(아테나, 아르테미스, 데메테르, 헤라 등)이 포세이돈과 포세이돈의 아들들이 저지른 패악질로 인한 피해자였던 데다 포세이돈과도 정치적으로 대립관게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포세이돈의 편을 들어주는게 더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58] 트로이 전쟁 당시 펜테실레이아가 죽은 일에 대한 재판이 벌어졌을 때 포세이돈이 편파 판정을 하여 펜테실레이아를 죽인 그리스 연합군의 용장인 아킬레우스의 편을 든 적이 있었고, 딸을 살해한 아킬레우스와 달리 오디세우스는 당시 트로이와 대치하던 그리스 연합군의 장군이었음에도 아레스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었기 때문에 명분은 충분했다. [59] 이들도 아테나의 앞에서는 반기를 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60] 전승에 따라 포세이돈이 강간했기 때문에 메두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든가, 메두사가 일부러 아테나 신전으로 유혹해 모욕을 준 것이라는 이야기들도 있다. [61] 다만 메두사가 괴물로 변했단 설화는 훨씬 후대에 지어진 이야기다. 신화는 아테나가 메두사의 목을 베려는 페르세우스를 돕는다는 이야기까지만 포함한다. [62] 가령 일리아스에는 제우스가 포세이돈에게 "비록 그대가 강력하지만 내게 대적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경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기가 훨씬 세다는 말투긴 하지만 자기 이외의 신에게 '강력하다'는 평가를 붙이는 경우는 일리아스 전체를 통틀어 포세이돈밖에 없다.[73] 트로이 전쟁을 제우스와 포세이돈의 힘 겨루기로 묘사하는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물론 제우스가 더 강하기 때문에 포세이돈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한다는 설명이 따라붙긴 한다) 명을 어기고 그리스 편을 응원해 경고를 받았을 때의 태도부터 다른 편이다. 아테나는 옆에 헤라가 있었음에도 겁먹어서 올림포스로 귀환한 반면 포세이돈은 경고를 전하러 온 이리스에게 ''우리 크로노스의 세 아들은 모두 공평하게 세계를 삼분하였건만 지가 뭔데 내 윗사람처럼 굴어? 힘으로 협박한다고 내가 쫄 것 같나?"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 후 이리스의 설득에 제우스의 말을 따르긴 했지만 그러면서도 '앞으로 또 명령질하지 말라 전하라'고 얘기하는 등, 포세이돈의 격은 제우스와 비등한 수준이다. [63] 운명은 신조차 거역할 수 없다. [64] 원래부터 돌아가는 것이 운명이었으니 적극적으로 오디세우스와 텔레마코스를 도와줄 수 있었던 것이지, 만일 도중에 죽는 것이 운명이었다면 오디세우스가 그런 결말을 맞이할 수 없었을 것이다. [65] 그 예시로, 처녀신인 자신의 목욕하는 장면을 본 테이레시아스의 눈을 멀게 만들었지만, 그의 어머니 카리클로가 간청을 하고, 테이레시아스도 죄를 인정하고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자 아테나도 좀 미안하다고 생각해서인지 테이레시아스에게 예언의 능력을 주고 장수하며 살게 해 주었다. 인성이 파탄 나기로 유명한 대부분 그리스 신들 중 얼마 안되는 온건한 성품을 가진 아테나였기에 저 정도로 끝난 거였지, 만약에 테이레시아스가 같은 처녀신이지만 아테나보다 훨씬 더 성격이 거칠기로 소문난 아테나의 이복 여동생 아르테미스에게 걸렸다면 악타이온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았을 것이다. [66]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두 처녀신들이 우애가 깊은 이복 자매로 묘사된다. 아테나와 아르테미스가 올림포스 연회장 소파에 나란히 앉아 화기애애하게 자매들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이복 여동생이자 봄과 씨앗의 여신 페르세포네(이때는 하데스에게 납치혼당하기 직전이다.)와 오케아니스 여신들과 함께 즐겁게 꽃놀이를 하기도 하였다. [67] 사족으로 제우스는 원시 인도유럽인의 공통 신화인 원시 인도유럽 신화의 하늘신인 디에우스(Dhyeus)가 기원이다. [68] 실제로 미네르바는 유노와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여신이었다. [69] EBS에서 만든 그리스 로마 신화 실사판 프로그램인 '올림포스의 별'에서는 기간토마키아가 일어나자 아테나가 12과업을 마친 헤라클레스를 찾아가 그의 참전을 요청하는 장면도 나온다. [70] 북미판 이름이 아테나 사이크스(Athena Cykes)다. [71] Athena Grant. 영화 블랙 팬서에서 트찰라의 어머니이자 와칸다 라몬다 왕비 역으로 출연했던 안젤라 바셋이 연기한다. [72] 대표적으로 아라크네 에피소드와 황금사과 에피소드 등


[73]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각자 담당하는 영역에 대해 당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 당시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당시 사람들은 대지에서 모든 것이 나왔다고 여겼기 때문에 가이아가 모든 것의 어머니이며, 사후세계를 두려워하였기에 저승을 다스리는 하데스가 그토록 강력한 신으로 나오는 것. 항해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 바다는 아무리 견고한 배조차 손쉽게 부숴버리거나 해일로 연안을 쓸어버릴 정도로 강력하고 거대하게 여겨졌으며, 이 때문에 이를 관장하는 포세이돈이 매우 강력한 신으로 여겨지는 것. 추가로 포세이돈은 심한 변덕쟁이로 그려지는데, 이 또한 변화무쌍한 바다의 환경이 '변덕'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대 그리스의 지구관이 바다 위에 땅이 떠있는 식으로 인식되었다는 점도 이에 한몫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