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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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증 영의정 문열공(文烈公) 조헌 趙憲
표준영정[1]
<colbgcolor=#c00d45,#222><colcolor=#F0AD73> 성명	<colbgcolor=#fff,#191919> 조헌(趙憲)
본관	배천 조씨
출생	1544년 6월 28일 ( 중종 39년), 경기도 김포현
사망	1592년 9월 23일 ( 선조 25년) 전라도 금산군 [2]
자	여식(汝式)
호	중봉(重峯)
시호	문열(文烈)
공신호	선무원종공신 1등
추증	이조참판 이조판서 영의정

1. 개요2. 생애3. 기타4. 대중매체5.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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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잔악한 왜적의 소행은 짐승보다 더 심한 것이 있다. 백성들을 살육함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자연물을 모질게 해침에 가옥과 식량을 모두 불살랐다. 길에서 아낙네 한 명을 만나면 사내 열 명이 다투어 淫行을 하니, 이는 바로 하늘 아래 수많은 오랑캐들도 하지 않고 지각이 없는 짐승도 오히려 하지 않는 짓이다. 태평한 세월이 오래되어 비록 감히 막는 자가 없지만 천지 산천의 귀신이 모두 은밀히 주벌할 것을 의논하고 중국과 오랑캐들이 모두 드러내 처형할 것을 생각하니 비록 죽음을 앞두고 잠시 목숨이 붙어 있는 사이에 우리 백성들을 죽일 수는 있어도 天定人勝의 날에 그 죄를 자복할 것이다.

- 임진왜란 당시 조헌이 의병을 일으키며 띄운 격문, ｢告諭本國人爲倭所擄君文｣

1. 개요

조선의 문신이자 임진왜란 당시의 의병장이다. 본관은 배천(白川)[3], 자는 여식(汝式), 호는 중봉(重峯). 이이와 성혼의 문인이다. 정치적으로는 정철과 함께 서인 측 강경파로 분류되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옥천에서 의병을 일으켰고 의병장, 행동하는 선비로 길이 남게 된다.

2. 생애

1567년 문과 급제 후 관직 생활을 시작하였다. 과격한 면은 있었으나 현실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여, 지속적으로 왜란에 대비하자는 주장을 하였다.

임진왜란 전에는 이이를 열렬히 숭배하는 서인 강경파이자[4] 전투적인 성질로 유명했고 이이의 제자였다가 스승 이이를 비판하고 동인으로 전향한 정여립을 비난했다.[5] 다만 조헌은 이이를 강력히 숭배했던 것과는 별개로 학문적으로는 성혼의 학맥에 가깝고 실제로 그가 가장 처음 학문을 배운 사람도 성혼이다. 관직에 있다가 자기 의견이 안 받아들여진다 싶으면 물러나면서도 물러난 이후에도 계속 정치 현안에 대한 상소를 올리는 등 독한 면모를 지니고 있어서 선조 22년 12월, 조헌이 유배에서 방면되자마자 상소를 올리자 선조는 "인심의 패역(悖逆)함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 그들의 소장(疏章)을 내가 아직 다 보지 못하였지마는, 어찌 이를 따질 나위가 있겠는가. 다만 조신(朝臣)들이야 마음이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그들 몇 사람이 소를 올려 조신들을 다 지척하고 우상(右相) 정철 이하 몇 사람만을 찬양하면서 스스로 ‘직언(直言)’이라 하여 도리어 그 정상을 환히 드러냈으니, 웃을 일이다. 조헌은 하나의 간귀(奸鬼)이다. 아직도 두려워할 줄 모르고 조정을 경멸하여 더욱 거리낌 없이 날뛰니, 그 사람은 앞으로 다시 마천령(磨天嶺)을 넘게 될 것이다. (...) 조헌은 간귀로 그 마음이 몹시 흉참한데도 아직까지 현륙(顯戮)을 모면한 것이 다행이다.(= 유배 보낼 것이다. 진작에 쳐죽여서 저잣거리에 내걸지 않은걸 고맙게 알아라.)"라고 씹을 정도였다. 실제로 동인 집권기에는 병폐를 일으키는 동인 세력을 맹공하다가 유배를 갔었고 후에 기축옥사로 동인들이 숙청되면서 선조에 의해 서 풀려났다. 동인의 수장이었던 이발의 식솔 등 죄 없는 사람들까지 연좌되어 죽을 때는 형장을 찾아가 위로주를 건네는 등 개인적으로 동인을 증오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진왜란이 터지기 전에는 서인 내에서 주전론자의 중심이었고 전쟁을 대비하자는 상소를 자주 올렸다.[6] 상소를 올릴 때 도끼를 함께 가져가거나 머리를 여러 번 땅에 치는 등 상소를 강경하게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도끼를 들고 가서 상소를 올리는 일이 '지부상소'(持斧上疏)', 이른바 '도끼 상소'라 알려진 것이며 상소를 가납하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가져간 도끼로 자기를 찍어서 죽이라는 것. 상소를 올릴 당시에는 허세로 보였을지도 모르겠지만 후에 조헌이 하는 일을 본다면 아마 진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조헌의 '지부상소'는 후대에도 일부 양반과 유생들이 따라 행한 바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숙종조의 윤지완, 고종조의 최익현 등이 있다. 이러한 지부상소를 두고는 호의적인 평을 하는 사람도 있었던 반면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존재했다. 가령 심노숭이 쓴 <자저실기>에서는 '조헌 때문에 임금 앞에서 도끼 들고 함부로 설치는 못된 풍조가 생겨났다'는 투로 지부상소를 비판하고 있다.

낙향한 후에도 지방관을 하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서 전쟁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지만 다들 비웃었다. 오로지 연안성을 지키던 신각 장군[7]만 그의 말을 옳게 여겨서 성을 정비했고 이는 나중에 이정암이 연안성에서 일본군에 맞서 승리를 거두는 밑거름이 된다.

1592년 그가 우려했던 것처럼 임진왜란이 일어났으며 조선군은 일본군을 감당하지 못했는데 자신의 경고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조헌은 이제 의병으로 전쟁터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 1592년 5월 조헌은 옥천에서 병력을 모아 의병을 일으켰으며 문인 이우, 김경, 전승업 등의 도움으로 1600여 명의 의병을 모집하는 데 성공하고 7월 초부터 본격적인 의병 활동을 전개했다. 당시 조헌은 “귀신과 사람이 다 같이 증오하는 것은 도적이라. 화살이 이 원수들에게 함께해 그들의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하게 하리라. 뜻을 굳게 먹는다면 귀신이 감동하고 백성들이 따라나서며 일을 이루려고만 한다면 천지만물도 도우리라”라는 격문을 써서 의병을 모집했다. 조헌은 전라도 의병장 고경명이 1차 금산 전투에서 전사하자 청주성 탈환을 계획했다. 관군 및 영규 대사가 이끄는 1000명의 승병과 합세해 청주 전투를 치렀고 전라도로 향하는 왜군을 막기 위해 700명의 의병을 거느리고 고바야카와 다카카게가 이끄는 1만 5천 왜군과 2차 금산 전투에서 분전[8]하다가 아들인 조극관과 영규의 800명의 승군을 비롯한 전 의병들과 함께 장렬히 전사하였다. 야사에 의하면 비록 패했지만 이들이 죽기 살기로 저항했기에 왜군도 수천여 명이 죽을 정도로 피해가 커서 우두머리를 난도질했는데, 아들 조극관을 우두머리로 알고 난도질했다고 한다.[9] 이들의 분전으로 왜군은 피해를 추스려야 했기에 호남 곡창 지대 방어에 큰 기여를 했다. 훗날 조정에서는 조헌에게 이조판서를 추증했다.[10]

전투 4일 후인 1592년 8월 22일 조헌의 제자인 박정량과 전승업이 조헌을 포함해 전사한 조선군 700명의 유골을 모아 큰 무덤 1곳에 합장하면서 ‘칠백의총(七百義塚)’이라 불렀다. 하지만 이 700명에는 영규가 이끌었던 승병의 숫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조헌의 제자인 박정량 등이 붙인 이름이기 때문에 조헌 쪽 인사들의 이름만 넣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신들은 같이 수습한 것으로 보이고[11] 영규의 이름을 일단 같이 모셔지고 있다.[12] 이후 인조 대에 순의단을 세우고 종용사라는 편액을 내리면서 종용사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다가 종용당 서원이 세워지기도 했지만 일제강점기인 1940년 진화사라는 사원을 세우면서 밀려나갔다가 광복이후 국민 성금으로 복원되었다.

3. 기타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우저서원(牛渚書院)은 중봉 조헌을 배향하였던 곳이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서도 살아남았고 1973년 보수하였는데 조헌 추모비와 사당 등이 있다. 조헌의 고향이 경기도 김포여서 의미가 깊은 곳이기도 하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김포시에는 중봉도서관, 중봉청소년수련원, 중봉문화제, 중봉로 등 중봉이라는 명칭이 많이 사용된다. 인천의 중봉대로도 여기서 따온 명칭이다.

자신이 의병을 일으켰던 옥천에서 위패를 모신 서원이 건립되었는데 서원을 건립한 중심인물들 사이에서 조헌의 위패 순서를 두고 '가장 위로 가야 한다.'와 '지금의 순서가 맞다.'로 나뉘어 대립한다. 갈등의 정도가 심해 다툼이 계속되어 중앙 조정에도 보고될 정도였는데 이 서원이 삼계서원이다. 계속되던 논쟁은 김육이 관찰사로 와서 삼계서원의 위패를 조헌을 위해 지은 사당인 표충사로 옮기는 걸로 마무리되는데 이 서원이 창주서원(滄州書院)이다. 삼계서원 논쟁은 정개청의 자산서원 논쟁과 함께 조선시대 당쟁을 이유로 벌어진 향전의 첫 사례로 꼽힌다.

4. 대중매체

지부상소의 원조인데다 2차 금산 전투의 닥돌 등 인상적인 노빠꾸 행적으로 인해 도끼 든 조선 버서커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KBS 사극 징비록에서 강인기가 연기하였다.
<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선조실록에서 등장한다. 1584년 (선조 17년) 그의 스승인 이이가 죽자 스승을 옹호하는 상소를 올리는 것으로 첫 등장한다. 그리고 그때 동인을 매몰차게 비판하면서 1589년 오히려 역풍으로 자신이 유배된다. 그러나 정여립 모반 사건이 터지자 중앙의 정철, 유배지의 조헌, 지방의 서인 유생들은 한마음으로 동인을 처단한다. 그리고 기축옥사 때 류성룡과 이산해를 탄핵하는 상소를 올리자 선조는 그 상소를 읽고는 "그러면서도 직언이라 이름하니 우습지 않은가? 특히 조헌, 이 자는 하나의 간귀다. 그는 앞으로도 마천령을 넘게 될 것이다."라면서 그를 비난했다. 그리고 1591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할 낌새가 보이자 조헌은 이 모습을 매우 경계했고 대궐 앞에 자리를 깔고 “왜 사신의 목을 베고 격문을 보내 적의 수도를 공격하겠다고 선포하소서. 그러면 적이 함부로 바다를 건너지 못할것이옵니다.”라면서 선조에게 말한다. 그러나 선조가 이를 무시하자 조헌은 피가 철철나게 머리를 박는다.

결국 받아주지 않자 옥천으로 돌아와서는 평안 감사 권징과 연안 부사 신각에게 성을 보수하고 방비하라는 편지를 보냈는데 권징은 이 편지를 보고 그의 아들에게 "허허 저들이 어찌 이곳 평안도까지 오겠느냐? 가서 부친께 전하여라. 다시는 이런 소리 마시라고."라면서 조헌의 말을 무시했지만, 연안 부사 신각은 조헌의 말을 옳게 여겨 병장비를 정비하고 성벽을 수리하는 등 대비를 했다.[13] 이후 그의 우려대로 임진왜란이 터지자 그는 승려 영규와 함께 의병을 모아 청주성을 탈환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고경명과 함께 하기로 했던 금산전투에 참전하지 못하자 조헌은 영규와 함께 금산에서 전투를 치르려하는데 이때 영규와 부하들이 반대하자 조헌은 “임금을 욕되게 한 신하는 죽어야합니다. 나는 갑니다.”라는 말을 남기자 영규도 “좋습니다. 가서 한바탕 싸워봅시다.”라며 조헌의 제안을 받아들이고는 금산전투가 시작되는데 결국 영규와 함께 금산에서 전사하면서 등장종료.

5. 관련 문서

[1] 칠백의총기념관 보관 중. 운보 김기창 작..알다시피 친일인명사전에도 오른 김기창이라 친일파에게 영정을 맡겼다는 비난도 많다... [2] 금산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한동안 전라도 관할이었다. 금산은 박정희 정권시기인 1962년 11월 21일 서울특별시, 도, 군, 구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법률 제 1172호)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전라북도에서 충청남도로 편입되었다. [3] 배천 조씨의 시조는 송태조 조광윤의 직계 손자인 조지린. 그가 왜 한국 땅으로 왔는지에 대해서는 송태조 항목 참조. [4] 호가 '후율'인데 율자는 '율곡'의 율을 따온거라고 한다. [5] 조헌이 이이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6] 1574년에 명나라를 다녀오고서 "다행히 변경에 근심이 적은 것은 다만 오랑캐 가운데 웅대한 계략을 가진 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임금이 된 자가 어찌 저들에게 호걸이 없다고 하여 자신의 방어를 소홀히 하겠는가."라고 평했는데 이 우려는 누르하치가 10년쯤 후부터 여진족을 통합해 나감으로써 현실로 드러났다. # [7] 신각은 약탈하던 일본군 수십 명을 임진강 어귀에서 섬멸하여 조선 육군의 첫 승리를 거두었지만, 도원수 김명원이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장계를 올리는 중대한 실수를 하여 적전도주 죄목으로 목이 잘리는 어처구니없는 운명을 맞이한다. [8] 이때 관군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같이 공격하자는 영규의 주장을 배격하고 일단 돌격을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9] 아들 조극관이 만약 전쟁에서 패해 전멸했을 경우 아버지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일부러 화려한 옷을 입어 우두머리인 것처럼 과시하는 바람에 아버지를 대신해 변을 당했고 이를 가리켜 후대 사람들이 자신을 희생해 아버지의 시신을 보전한 효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10] 다만 금산 전투 항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실제 일본군 사상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의문인데 일방적으로 당한 것에 가깝기 때문. 이치 전투 항목에 적혀 있는 것처럼 이치 전투가 웅치 전투보다 일정 정도 시간이 지나서 다시 벌어진 것이라면 웅치 전투, 이치 전투, 2차 금산 전투의 시간순부터 애매해진다. 이치 전투=웅치 전투→금산 전투가 아니라 웅치 전투 이후에는 순서가 불분명해지기 때문. 일본군이 조헌을 털어버린 다음에 다시 전주로 진격해서 이치 전투가 벌어졌을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이 상황이라면 실질 피해는 크지 않았을 듯. 이후 조선군은 반격으로 금산을 탈환하게 된다. [11] 다만 상투 달린 시신만 수습했고 머리 깎은 시신들은 그냥 내버려둬서 근처 마을 사람들이 수습했다는 일화도 전한다. [12] 영규의 무덤은 충청남도 계룡산 갑사에 있다. [13] 훗날 이러한 정비는 이정암이 연안성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