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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Post-Marxism (영어) / Post-marxisme (프랑스어)이 용어는 안토니오 그람시에 영향을 받은 에르네스토 라클라우와 샹탈 무페가 1985년 저술한 논문인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일반적으로 포스트마르크스주의는 두가지의 의미로 사용된다.
2. 등장 배경
1953년, 스탈린의 사망 및 니키타 흐루쇼프의 등장으로 시작된 탈스탈린주의 운동은 당시 스탈린주의를 여전히 공산주의의 방향점이라고 생각한 여러 서유럽의 학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또한 1956년 헝가리 혁명으로 인해 알베르 카뮈 등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소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었다.1968년 일어난 68혁명 역시 큰 영향을 주었는데, 우선 고전 마르크스주의가 이 사건을 계기로 진보 진영에서 비판의 화살을 맞은데다가, 시위에 참석한 인원이 노동자가 아니라 대부분 학생, 여성, 소수자 등이었던지라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계급투쟁론에 정면으로 위배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르네스토 라클라우와 샹탈 무페는 사회민주주의나 유럽공산주의 등 개량 노선에는 반대하며, 아예 마르크스주의의 '구조적 결정론'과 '계급 환원주의'를 포스트모던적으로 해체하고, 그 자리에 '우연하게 형성되는 담론 구성체'와 '적대적 담론에 대한 헤게모니적 저항'을 집어 넣어, 이를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라고 명명하였다
3. 범주적인 의미
한국의 철학 서적은 물론, 해외의 철학 서적에서도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는 68혁명 이후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중, 비판이론에 속하지 않은 이들을 폭 넓게 부르는 범주적인 의미로서 사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영어 위키백과는 물론 프랑스어 위키백과에서도 엄밀하게 포스트마르크스주의는 물론, 마르크스주의자라고도 할 수 없는 조르조 아감벤, 장 보드리야르, 롤랑 바르트, 피에르 부르디외가 포스트마르크스주의로 분류되어있다. 이는 슬라보예 지젝도 마찬가지이다.이들은 모두 서로의 사상에 호의적이지 않거나 심지어 서로 비판과 반박을 주고받은 사이이기도 하지만, 20세기 이후 마르크스주의의 다원화로 인해 이들을 묶을만한 철학적인 용어가 필요했고 따라서 학문적 분야가 아닌 대중적으로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라는 용어는 보다 폭 넓게 사용된다.
즉, 철학 용어라기보다는 철학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갔는지에 대해 경향성을 설명하기 위해 차용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범주화에 따르면 누가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자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4. 학술적인 의미
다만 포스트마르크스주의자라고 불려지거나 분류되는 사람들 대다수는 자신을 포스트마르크스주의자로 생각하지 않으며, 심지어 일부는 포스트마르크스주의 자체를 비판하므로, 엄밀히 말해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자로 "분류"되는 이들을 싸잡아 철학적으로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포스트(post)란 단어가 '(하나가 끝나고) 그 다음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는 마르크스주의를 포스트모더니즘적으로 해체하는 철학이다. 단지 마르크스주의 개량노선을 택하거나 마르크스주의를 계승한 자들을 두고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따라서, 학술적으로 접근하자면 청년 마르크스주의를 되살려서 구조주의와 결합시킨 루이 알튀세르를 두고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한 바디우나 랑시에르도 공산주의를 견지하며 포스트마르크스주의자들을 비판하므로 그들을 포스트마르크스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중에서 포스트마르크스주의를 격렬하게 비판했던 지젝은 말할 것도 없다.[1] 물론 전문가 사이에서도 누가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라고 불러야 되는지는 이견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라고 스스로 선언한 사람은 에르네스토 라클라우와 샹탈 무페뿐이고 보통 이들을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4.1. 급진민주주의
에르네스토 라클라우와 샹탈 무페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이론에서 영향을 받아 주장한 개념이다. 이 이론은 사회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 그리고 공산주의 독재 등을 모두 비판한다는 점에 있어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의 정치적 특수성을 잘 대변하는 개념으로 평가받는다.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평등과 자유는 별개의 개념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르주아 계급이 자유민주주의 하의 의회민주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에 정치적 자유가 일차적으로 훼손되며 그 결과 평등 역시 저해된다. 이 때문에 급진민주주의는 자유주의와 달리 평등이 우선 실현되어야 자유가 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본다. 한마디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평등적 요소가 없다면 굴러갈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기존 공산주의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급진민주주의는 기존 공산주의 역시 반대한다. 구 마르크스주의, 그리고 마르크스 레닌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지나치게 계급 투쟁에 매몰되어 생각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진민주주의는 그러한 요소 뿐만 아니라 성, 경제, 외교, 환경, 정치, 문화 등 여러 영역에서의 투쟁을 중시하며, 궁극적으로는 숙의 민주주의를 통한 평등하고 사회주의적인[2] 사회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는 개념을 거부하며,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라는 이분법적 계급론 역시 거부한다. 이들은 현대 사회는 계급과 각종 사회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에 고전적인 형태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불가능하다고 보며,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 이분법 역시 사회를 너무 선형적으로만 바라보아 저 두 계급 중 어디에도 끼지 못한 ‘중간계급’과 여러 ‘다중’들을 소외시킴으로서 사회 모든 계급의 유기적 협조와 안정을 주장한 파시즘에 쉽게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고 비판한다. 대신 현실 사회의 문제들을 변혁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평범한 ‘다중’들이 조건 없이 평등하게 참가하고, 입법부 뿐 아니라 국가 기간권력을 이루는 행정부, 사법부와 같은 공적 요소를 대중의 의사에 의해 선출, 소환, 탄핵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 사회를 지향한다.
이들은 숙의민주주의 개념을 거부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는 소수 의견을 중심으로 직접민주주의를 구축하여 기존 민주주의의 억압적 면을 폭로, 변혁하고, 합의 개념도 거부하며 의견들 사이의 투쟁과 정치적 경쟁을 통해, 다른 의견을 억압하지 않고 ‘갈등’을 통해 다중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이러한 긴장 상태를 조정하고 해결함으로서 기존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급진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다수결’과 ‘합의’ 개념이 지배계급이 소수의 목소리를 막고 사람들의 정치적 목소리를 결집시키는 것을 방해함으로서 민주주의를 억압적 체제로 만들었다고 보며, 민주주의는 본래 민주주의라는 시스템 자체와 그 시스템 외부에 존재하는 수만은 담론들 및 이 담론들의 관계가 변증법적 긴장 상태를 이루고 있다고 본다. 참고
이러한 사상은 안토니오 네그리의 자율주의, 알튀세르나 랑시에르 등 구조 마르크스주의 철학자들과, 위르겐 하버마스의 공론장 이론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이를 포스트 모던주의, 해체주의와 결합하여 탄생했다.
4.2. 비판
원래 공산주의 철학자들은 '경제적 체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체계에서 나오는 계급투쟁적 '실천'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런 체계와 계급이 불분명하다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을 격렬하게 비판해오고 있고 지금도 그런 상황이다. 그런데 '공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을 하나로 묶어 해석해하려 '포스트-마르크스주의'가 나타나자 마르크스주의 철학자들이 이를 비판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랑시에르나 바디우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알튀세르의 이론에 찬동하지 않는 것을 넘어 격렬히 비판하며, 지젝도 결국 적대개념이란 "언제나 적대적 존재를 소멸시키는 최종적 해방"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다.4.3. 관련 학자
5. 여담
- 포스트 마르크스주의가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을 두고 조던 피터슨은 푸코와 데리다는 "포스트모던 네오맑시스트"(...)라는 희대의 망언을 남겨 철학계에서 현재까지 조롱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