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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2-13 20:58:09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유일한 해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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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보호받다3. 달걀 껍데기4. 하얀색5. 이전6. 선물7. 대조8. 긍정9. 태어나지 않은10. 순수11. 확신12. 심통 사납다13. 위장14. 추락15. 접촉

1. 개요

출현의 시즌 신호 간섭 주간 임무를 깰 때마다 하나씩 해제되는 지식이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책 전체를 올리지 않고, 공개된 것만 올린다.

2. 보호받다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지칭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적은 우리가 여행자의 보호 때문에 두 다리가 묶였다고,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예상했던 바입니다. 적은 오직 폭력과 그 아름다움만 인지할 수 있으니까요.

[이오의 돌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보호가 약함을 상징한다는 암시는 식상하다. 위대한 적에게서 난 이보다는 나은 주장을 기대했었다. 달의 첫 번째 침입자를 사냥하던 때, 나는 황금기 사령관의 일지를 발견했다. 쿠앙 쉬안은 투철한 신념과 함께 고도의 훈련을 받은 상태였다. 그런데도 어둠은 그녀를 유혹했다. 겨우 이 정도의 간계로 그녀가 신을 등지게 할 수 있었던 걸까?

나는 요리를 배우고 있다. 달에서 요리용 열판을 회수했다. 주방 조리대 위에 진공 접착되어 있어서 내가 직접 잘라내야 했다. (손이 아프긴 하지만 이제 떨리진 않는다.)

애셔 사촌. 당신이라면 진공 접착이라는 개념을 언짢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두 장의 금속 판을 빈 공간에서 오랫동안 압착하면 양쪽의 원자가 자기가 어떤 판에 속해 있는 건지 구분하지 못한다고 해. 그래서 서로 자유롭게 오가다 보면, 두 금속이 하나가 되는 거지.

나는 침입해 온 피라미드 곁에서 잠을 잔다. 그 그림자 속 깊은 곳에 머무르고 있다. 탑에 있는 이들, 여행자 아래에 있는 그들은 내가 적과 진공 접촉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이코라라면 이해할 것이다. 그녀는 나와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굴복자를 연구했다. 자발라는 선견지명을 중시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또 다른 라이샌더가, 또 다른 톨란드가 탄생하는 건 아닐까 두려워하고 있다. 또 다른 레질 아지르를 우려하고 있다. 내가 자기 수호자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는 모든 수호자들이 "그래, 그래!"라고 소리칠 때, 혼자서 "안 돼"라고 말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지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의무이며, 그는 의무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즐긴다.

[힘을 줘서 깊게 긁어낸 자국—]

이렇게 계속하다 보면 내가 되찾은 모든 것을 잃는 건 아닐까 두렵다. 내 모든 평화 내 모든 신뢰 내 모든 희망 그리고 내가 싸우지 못하는 곳에서 싸우는 소중한 친구들까지

[빈 자리.]

웍을 만들어야겠다. 낡은 로버의 로터 디스크를 앵글 그라인더로 깎아내야겠다. 웍을 길들이려면 식용유도 필요하다. 내일은 사촌의 낡은 보관함을 뒤져 봐야겠다.

오늘 밤에는 밥을 지을 거다. 쌀과 건포도는 보관해 둔 것이 있다. 조리법에는 "파인애플"이라는 것을 넣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내가 알지 못하는 무슨 농담인 건가? 소나무 맛이 나는 사과? 빵나무 열매로 대신해야겠다. 물론,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3. 달걀 껍데기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새는 알 껍질을 벗어나기 전에는 날 수 없습니다. 적은 계속해서 우리가 여행자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좋은 징조입니다. 적이 우리를 어렵지 않게 파괴할 수 있다면 이렇게 유도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요.

[칼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조수 화산 활동과 그 아래 목성의 플라스마 때문에 이오는 여행자의 화학 반응이 집결된 귀중한 매장지가 되었다. 좋은 웍도 같은 방식으로 길을 들여야 한다. 나는 애셔 사촌의 물품 보관소에서 가져온 해바라기씨유를 이용해서 웍을 가열하고 있다. 거기엔 손도 대지 않은 물건이 잔뜩 있었다. 애셔는 워낙 자제력이 강하니까.

한참을 걸었기 때문인지 온몸이 쑤신다. 아이코라는 내 온몸에 가는선골절과 심부근육외상이 가득하다고 했다. 다른 상처가 치유되기 전까지는 미처 눈치채지도 못했던 부상이다. 회복의 환상: 하나의 고통이 다른 고통을 흐려지게 한다.

피라미드와의 소통은 위험한 행위다. 쿠앙 쉬안의 기록만 봐도 분명하다. 하지만 계속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적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내게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마라라면 가치가 더 있다고 하겠지. 쓸모가 전부가 아니라고.)

그러니까…

여행자를 두고 떠난다면 우린 어떤 새가 될까?

네 가지 사례가 있다. 우리는 위기일발의 약탈자로 생존할 수 있다. 적의 성체를 빼앗고 그 노예가 될 수 있다. 인간성을 버리고 기계가 될 수 있다. 전쟁과 함께 성장하여 제국을 건설할 수 있다.

하지만 네 가지 모두 답이 될 수 없다. 몰락자, 벡스, 기갑단, 군체 모두 여행자를 갈망한다. 누구도 여행자를 버리고 떠나지 않았다.

여행자의 보호를 벗어난 모든 것이 어둠을 섬기기 때문이 아니라 그 법률을 따르기 때문에 어둠의 종주권에 속한다고 하면, 여행자를 벗어난다는 것은 적의 일원이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른 길은 없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바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증거이다. 나는 둘 사이를 오간다. 흑과 백 사이에 회색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색상이 포함되어 있다. 만약 내가 필요치 않다면? 난 나를 다시 빛으로 이끌어 준 이들이 없었다면 길을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들을 어둠으로 안내해 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모두 죽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에리스 몬과 같다면 우리는 누가 될까?

아, 웍에 불이 붙었다—

4. 하얀색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하얀색은 균일함과 무미건조함, 동일함의 상징으로 존재합니다. "빛에는 죽음만이 존재한다." VIP #2014가 달의 피라미드에서 받았던 것과 동일한 메시지입니다. 역시 흥미롭지 않습니다.

[칼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나는 어둠이 여행자를 파괴하러 돌아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의도였다면 여행자가 무력화되고 구속되었을 때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왜 빛이 힘을 되찾은 징후를 기다렸겠는가?

어둠은 우릴 위해 돌아온 건지도 모른다. 수호자는 여행자의 마지막 기념비다. 우리는 여행자의 사심 없는 유산이자 최후의 주장이다.

하얀색. 정체, 공백, 뼈.

휴전의 깃발.

이건 기회다. 우리는 예전처럼 해야 한다. 적의 힘에 맞서 싸우고, 알아낼 수 있는 걸 모두 파악해서 알려야 한다. 별다른 소득 없이 아름답고 격렬한 어휘만 갖고 돌아온다면, 그 말을 성서처럼 연구하여 적이 나름의 목적으로 우리를 조종하려 하는 것처럼 적의 힘을 우리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내 웍은 타 버린 기름으로 더러워졌다. 닦아내려면 베이킹소다가 필요하지만, 이오에는 중탄산소다석이 없다. 그래서 대신 수산화나트륨에 이산화탄소를 더해 거품을 냈다. (군체의 피처럼 뜨거웠다.) 그걸로 웍을 닦을 수 있었다.

웍을 박박 문질러 닦고 있을 때 젊은 수호자가 다가왔다. 고대의 이름을 부여받은 자였다. 아카드어. 어쩌면 수메르어인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나에 관해 들어 봤다고 하면서 내가 지식을 찾는 과정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파인애플이나 구해 오라고 쏘아붙였다. 너무 잔인한 처사였다는 건 잘 알고 있다.

5. 이전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이건 협박입니다. 적은 우리에게 2차 붕괴가 임박해 있다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실수가 반복된다고, 우리가 다시 오류를 범할 거라고 시사하고 있습니다. 항복을 요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오의 돌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붕괴는 살인이었다. 집단 학살. 적은 그걸 왜 우리 오류였다고 주장하는 걸까?

나는 황금기가 끝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태어났지만, 그래도 그 시기에 대한 애착과 연민이 있다. 인류가 자신이 불멸이라 착각하던 시기. 한때 나 또한 그랬었다.

우린 붕괴로부터 무엇을 배웠을까?

—우리가 약하다는 것—명확하지만 거짓. 이건 아니다.

—우리가 방어에 오류를 범했다는 것—적은 전략 교관이 아니다. 이것도 아니다.

—성장한 모든 것은 죽어야 한다는 것, 희망은 헛되다는 것, 등등.—지긋지긋하군.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삶은 지키고 연장하기 위해 싸워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것도 아니다.

—여행자가 자기 목적을 위해 우리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여행자는 왜 스스로 희생했을까? 이것도 아니다.

—어둠이 우리 적이 아니라는 것. 그저 여행자의 적일 뿐이라는 것.

적은 우리가 붕괴 도중에 여행자에게 저항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달걀처럼 깨뜨렸어야 한다는 걸까?

쿠앙 쉬안을 사로잡았던 죄수의 딜레마의 잔상이 느껴진다. 여행자와 인류가 협력하면 양쪽 다 고통을 받는다. 여행자가 떠나려 할 때 인류가 무력화시킨다면, 양쪽 다 파괴된다. 하지만 여행자는 우릴 돕기로 하고, 우리는 그걸 적에게 제공한다면…

적은 이것이 우리의 구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 난 페미컨과 비타민 반죽으로 연명하고 있다. 신선한 식량이 필요하다. 내가 언젠가 요리를 한다면 식사를 함께할 누군가를 초대해야 할 것이다. 내 미각은… 강화되었다. 맛을 볼 사람이 필요하다.

수메르 여자를 쫓아보내지 말 걸 그랬군.

6. 선물

[칼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요람에서 새로운 것이 피어났다. 내 눈길을 끌 만한 선물이다. 두렵다. 하지만 두려우면 두려울수록 더 받고 싶다. 나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부터 배우려고 여기까지 왔다. 두려우면 두려울수록 배울 게 많을 것이다.

솜털 같은 잎이 달린 은빛 가지 하나. 잎은 아주 작은 깃털 같다.

재앙을 일으킬 사바툰의 가시를 보낸 걸까?

아니다.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건 너무 단순하다. 검은 피라미드에서, 내게 보낸 것이다.

그걸 키우고 열매가 열리는지 보겠다.

많은 수호자들이 나를 지켜보고, 의심하고, 조롱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소속감의 대가다. 씁쓸하기는 하지만 내가 더 큰 무언가의 일부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다른 이들은 내가 인도해 주기를 원하고, 난 그런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기를 바란다. 자발라에게 내가 알아낸 것을 말해주려 한다.

그를 초대해서 보여주기라도 하겠다.

7. 대조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또 하나의 수사학적인 행위. 적은 자신을 자연의 순환에 포함된 일부라고 합니다. 먹잇감을 뒤쫓는 늑대처럼, 본성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그걸 어떻게 증오할 수 있습니까?

칼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지긋지긋한 수호자들이 있다. 진정한 상실을 경험해 보지 못한 자들. 그들은 여행자에게 궁극적인 동기가 있고, 어둠이 자연스러운 힘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회색을 숭배한다. 그들에게 옳고 그름 사이의 선은 비단처럼 가늘어 쉽게 잘라버릴 수 있다.

바보들. 악은 실존한다. 회색의 세계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름을 붙이고 싸워야 한다. 그냥 내버려 두면 모든 것을 빼앗길 테니까. 악의 존재를 용인하고 부인하는 자들이 악의 가장 큰 동맹이다. 악의 이유를 도덕적 정당성에서 찾으려 하는 자들이 악이 선호하는 졸개이다.

하지만 피라미드는 내게 도전했다. 빛이 어둠을 파괴하지 않을까? 어둠이 빛을 파괴하려 하는 것처럼? 지구의 겨울이나 태양의 흑점처럼,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변화를 우리는 왜 "악"이라 지칭하는 걸까?

개중에는 저항해야 하는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계절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고 말 것이다. 더는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나는 적의 철학을 사용해서 적에 대한 저항을 정당화하고 있군. 멋진 함정인데.

겨울은 악은 아니지만, 악을 초래한다. 결핍과 고통을 통해 우리를 악한 선택으로 이끈다. 하지만 겨울은 자연적 상황의 결과이다. 설령 마음이 있다고 해도 끝없는 여름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나 본질적으로 우리를 해칠 것이다. 그렇다고 악한 것일까?

그리고 우리가 얼음으로 은신처와 무기를 만든다면, 우리가 악이 될까?

겨울에 생존하려면 겨울에 맞는 기술이 필요하다. 어둠 속에서 생존하려면… 선과 악의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도덕적 무관심 속으로 붕괴하지 않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아니면 우리 모두 결국 드레젠이 될 것이다.

8. 긍정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일탈. 이번에는 희미한 긍정 외에는 의미 있는 것이 그 무엇도 도출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결과를 잘못 해석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칼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그래." 그것은 내 관심사를 인정했다. 날 격려했다. 어둠이 다가오면, 몸을 움츠리고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는다. 인정받는 건… 짜릿하다. 내가 이미 그 힘에 뒤덮인 걸까? 그것이 승리를 선언하는 걸까?

수호자였던 때, 고대 잠수함의 물품을 회수하러 잠수했던 적이 있다. 우리는 어찌나 깊이 잠수했던지 공기 자체가 독이 되었다. 우리 자신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우리는 서로의 헬멧을 응시하며 세상과의 머나먼 거리를 음미했다. 하지만 다시 수면으로 돌아왔을 때—

고통은 끔찍했다.

그 심연이 지금 날 짓누르는 게 느껴진다. 손가락과 귀가 아프다. 적의 흥분은 날 두렵게 한다. 그것은 줄 수 없다. 애초에 줄 수 있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몰락자는 그걸 "도둑맞는 것을 피하는 경이로운 능력"이라 부른다. 그건 가져갈 수만 있다. 이 긍정은 그것이 내게서 무언가를 빼앗아 갔다는 것 말고 또 무엇을 의미할 수 있을까?

내 할 일은 정해졌다. 자발라에겐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모두 내가 책임지겠다.

작은 공간

—수메르 여성이 돌아왔다. 타이탄에서 생태도시의 정원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곳의 물품 목록에 파인애플이 있었다고 한다! 파인애플이라는 것이 실존한다!

이 수호자는 힘이다. 하지만 그만큼 총명하거나 더 총명한 자는 아주 많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인내다. 이 수호자가 인내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나는 파인애플 씨앗을 갖다 달라는 말과 함께 그녀를 보냈다.

그녀의 이름은 에니나. 두 눈이 희고 순결했다.

내 일을 포기하지는 않겠다. 적어도 파인애플과 건포도를 넣어 볶음밥을 만들기 전에는.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시작될지 정확히 알아내기 전에는 그럴 수 없다.

9. 태어나지 않은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그것은 슬픔의 서의 철학과 요르의 성서, 베일을 벗은 조각에 관해 설교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는 거짓 창조자이며, 창조물들을 거짓 법률로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망자의 형체로 빚어진 망자입니다. 유일한 진짜 법률은 격렬한 도태뿐, 존재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할 자격이 없다고 합니다. 전부 그런 식이죠.

적어도 일관적이긴 합니다.

[이오의 돌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적은 우리의 부활이 사악한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고통의 근원은 우리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 아니라 세계의 창조주 때문이라고 믿었던 교단(세력? 학파? 무리?) 그노시스파에 어울리는 사상이 아닌가. 거짓된, 착각의 신. 마라라면 웃거나 흐느낄 것이다.

내 부활이 악한 일이었나?

수호자가 고통을 마주하려 부활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고통받는 우주에 끝없이 둘러싸여 있다. 비밀이지만, 나는 우리가 대부분 탈진 때문에 쓰러진다고 믿는다. 고스트는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몸을 웅크리고 쉴 수 있게 해준다.

내 고스트 브리아는 나를 구하려고 죽었다. 그 아이가 돌아온다면… 나 또한 다시 불멸을 원하게 될까?

나는 선택이 없는 불멸성이 두렵다. 난 벡스의 유리잔 안에 갇힌 포로, 비명의 바다에 붙잡힌 영혼이 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내 삶은 감옥도 함정도 아니다.

[모래 가득한 깊게 팬 자국:]

그렇지 않다.

10. 순수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이 어표는 감소나 세정, 희생을 통한 정화를 의미합니다. 굴복자와 여행자, 그리고 우리 자신과 여행자 사이의 관계에서 역설적인 비유가 도출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빛에 굴복한" 존재라는 이단적 사상이 유행하고 있지만, 차이점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 갑니다.

[이오의 돌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해석은 자발라에게 얘기했던 것만큼 명확하지 않았다. 친구에게 말했던 것처럼 "순수"의 의미는 전혀 순수하지 않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군체의 지식을 배운 학생으로서, 순수는 내게 마지막 형체를 떠올리게 한다. 제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거한 후에 남는 그것. 하지만 군체는 고통과 감소의 골격과도 같은 이단이다. 진정한 적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 그것이 내게 도전한다. 여행자는 왜 우리의 정체성을 모두 벗겨내려 하는가?

수호자로서, 나는 과거를 갈망한 적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은 내 앞에 있었다. 난 내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을 만지고 또 그들을 위해 싸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난 고스트와 빛을 잃었다. 뱃속을 드러낸 달에서 화약의 터널에 갇혀, 난 여행자를 저주했다. 여행자는 날 위로해 줄 어린 시절의 기억을 하나도 남겨 놓지 않았다. 도시에는 날 기다리는 부모님도 소중한 친구도 없다. 내 귀환을 헌정할 그 누구도 없다. 에리아나, 사이, 오마르, 벨. 그들만이 날 뒤쫓고 있다.

물론,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여행자가 기억을 지우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여행자는 우리가 과거의 상처와 두려움에서 벗어나 힘을 얻고 새로운 시작을 하면, 선을 택할 거라 믿었다. 우리가 미천한 대의는 모두 버리고 인류를 수호할 거라 믿었다. 자신보다 다른 이들을 선택할 거라 믿었다.

어쩌면 그래서 여행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여행자의 목소리는 워낙 커서 강압으로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숨 죽인 채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기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작은 공간]

에니나의 고스트가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생태도시 금고에서 살아 있는 파인애플 씨앗을 발견했다고 한다. 내게 키워 보라고 한다.

11. 확신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적은 자기 대의가 공정하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흥미롭지 않습니다.

[이오의 돌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어제 묘한 고스트가 내 보급품 사이에 도사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수호자라면 몰라도 보통 고스트는 이렇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다. 피라미드에게 지배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녀석은 왠지 첩자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적이 내게 용맹으로 포장된 거대한 악행, 지고의 신념에서 태어난 폭력에 관해 경고했다. 이 메시지는 "위장" 어표의 연장이었다. 내 동료에 대한 경고였다.

때로는 죽음이 질병이 아닌 육체의 면역 반응 때문에 초래되기도 한다. 압력을 받으면 산소가 독이 되기도 한다. 마라가 얘기했던 것처럼, 좋은 것들이 우릴 아프게 하기도 한다…

자발라는 아주 엄격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전략가다. 그의 수호자는 모두 전술 담당이다. 그들은 새롭고 거대한 위협이 나타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을 물리친 후에는 안절부절못하고, 그 용맹한 승리를 자발라가 소심한 지도자라는 증거로 이용했다.

하지만 그는 혈기왕성한 정예 병사들 때문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승리라는 질병을 두려워한다. 새로 태어난 강대한 수호자들이, 빠른 승리에 익숙해진 그들이, 끝없이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하는 지루한 적을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리고 그는 약한 빛의 운반자들 수십만 명이 영웅들을 쫓아 달려가 영원히 죽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제 고스트는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얕은 잔의 물을 계속 따르고 있다.

그는 최후의 도시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그것이 그의 신념이다.

내가 돌아섰다고 생각하면, 그가 날 죽일까? 그건 그에게도 엄청난 상처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의무 때문에 상처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작은 공간]

에니나는 파인애플 씨앗을 갖고 돌아왔다.

이오는 경작이 가능한 곳이 아니라, 처리한 흙과 소행성 가루, 부용처럼 보이는 박테리아 반죽으로 양질토를 만들었다. 파인애플 씨앗을 이 작은 정원에 심을 것이다. 뿌리가 너무 크게 자라지 않기만을 바란다.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넓지 않으니까.

12. 심통 사납다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사바툰의 간섭에 대한 힐난. 어쩌면 그녀는 피라미드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우리를 시기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군체를 어둠으로 이끌었지만, 헤아릴 수 없는 기간 동안 그 선택을 후회했습니다. 그 점을 이용할 수는 없을까요?

[이오의 돌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나는 수호자들의 공통적인 연구가 수치스럽다. 그들의 채널은 나에 대한 공공연한 추측으로 가득하다. 그녀는 마라 여왕의 불운한 졸개일까? 고대 군체의 들러리인가? 석영 칩 데이터 저장소 한 주머니를 빵나무로 교환하겠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사바툰. 모든 암호의 여왕. 이 메시지를 지독하게 뒤틀어서 끈기 있는 방랑자만이 해독할 수 있게 만든 바로 그 사바툰.

군체의 협잡꾼이 우리가 그녀의 신과 접촉하지 못하게 막는 이유가 뭘까?

가장 간단한 답은, 그 모든 게 속임수라는 것이다. "넌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그녀는 패배할 때마다 이렇게 쏘아붙였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계획이 어떻게 실패할 수 있다는 건가?

하지만 심연 그 자체를 감히 거부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바툰의 뒤틀린 존재는 혼란의 필요에 묶여 있다. 그녀를 이해하려면 파괴해야 한다. 그녀는 여전히 우리를 블랙홀로 유인하려는 걸까? 자기가 진짜 신이 될 수 있는 새롭게 태어난 우주로? 아니면 그 또한 거짓이었을까?

내가 지금 그녀를 위협하는 무언가를 발견하려 하는 걸까?

목성은 언제나 머리 위에 있었다. 밤에는 온 하늘이 타오르는 듯했다. 이오와 목성의 극지방을 연결하는 유동 관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유황이 불탄다. 쓰레기를 태우자 연기가 끝도 없이 피어오른다. 무전이 늑대처럼 울부짖는다.

외롭다.

13. 위장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의미가 불명확합니다. 단순한 위협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숨겨져 있다."

[군체 복부에 새겨 넣은 개인 기록.]

지금 나는 진실을 친구들에게도 숨기고 있다. 그들이 선봉대를 불신하게 만들고 싶진 않다. 하지만 이 경고가 순수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 경고는 지금 우리 가운데 위협이 존재한다고 지칭하고 있다. 이 어표는 살인자가 뻔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쿠앙 쉬안이 그랬던 것처럼 편집증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아무래도 경고는 내게 보낸 것 같다. 적은 내가 동족으로부터 안전하기를, 그래서 내가 계속해서 자기 메시지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 메시지를 친구들과 공유해야 하는 걸까? 그게 내 진정한 존재의 이유인가? 혹시 내가 적의 타락의 전도체인 것일까?)

어둠의 지식을 절대적으로 금지한 명령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적의 영향력에 휩쓸리지 않고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어둠을 통과한 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다른 이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그들을 안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스승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라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공포에 질렸을 것이다. 나를 대신해 걱정해 줬을 것이다. 하지만 내 여왕은 직접 오릭스의 힘을 훔쳤다. 검은 함대와의 교감이 그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일까?

파인애플을 심었다. 벌써 꽃이 피었다. 황금기의 농업 전문가가 빠르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게 조율한 품종이었던 모양이다. 작은 보라색 엉겅퀴들을 보니 기분이 좋다. 에니나도 꽃이 잘 자라고 있는지 물었다.

왠지 그녀가 의심스럽다.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려는 모습이 과도한 것 같다. 나를 엿보던 그 고스트가 어떤 진영에 소속되어 있을지 누가 알겠나? 혹시 그녀의 것이었을까?

14. 추락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다시 한 번 재앙이 임박했다는 위협. 우리는 새로운 황금기를 선포했지만 적은 2차 붕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실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칼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자유 낙하는 지상에 충돌하기 전까지는 안정 궤도와 차이가 없다. 우린 이미 추락하고 있는 걸까? 우리 파멸은 정해진 걸까? 이번에는 나도 징후를 놓친 걸까?

오시리스에게 물어봐야겠다. 아이코라에게 물어봐야겠다. 여왕에게 물어봐야겠다. 비명의 바다에서 저주받은 톨란드를 불러내 진실을 알아내야겠다. 하지만 내 말을 믿어 줄까? "에리스가 또 시작이네." 다들 그렇게 얘기하겠지. "또 손 끝과 복수에 관해 소란이나 피우고 말이야. 외로우니까 파멸에 대한 예언을 하는 거다"라고.

자발라라면 내 말을 믿어 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내게 조금 쉬어 보라고 권할 것이다. 아이코라는 날 도서관에 불러들여 보살펴 줄 것이다. 그러면 나는 마음이 놓여 떠나기를 거부하겠지. 그럴 수 없다. 그럴 순 없어. 내 여왕도 비밀 중에는 고독하게 지켜야 하는 것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분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나를 믿어 줄 것이다.

함께 식사하는 날이 기대된다.

15. 접촉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오랜만에 의미 있는 메시지가 수신되었습니다. 우리 행성계에 대한 적의 영향력은 생각했던 것보다 광범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효과의 징후를 찾아야 합니다. 벡스 구조물의 오류나 추락. 강화되거나 자멸하는 군체 마법의 분출. 새롭게 형성된 경멸자. 나르시스트 황제의 추종자들이 요란하게 원정을 떠나는 일까지.

의료용 바늘로 석영에 새겨 넣은 개인 기록.

적이 어둠으로 향하고 있다. 붉은 군단은 붕괴되고, 전능자는 파괴되었다. 남은 기갑단은 칼루스의 죽음의 교단에 합류하거나 그의 딸 카이아틀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몰락자는, 우리가 생존의 극한까지 내몰았다. 서로 다투게 만들었다. 얼마나 많은 작자들이 회오리를 바라보며 경쟁자를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까? 그들을 빛에서 몰아냄으로써 우리는 어둠의 탄원자들을 더 탄생시켰다.

우리는 군비 경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가 더 큰 적의 힘을 이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그보다 작은 적들이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그 이상한 고스트에 관해 에니나에게 따져 물었다. 그녀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내게 왜 그렇게 친절하게 구는 거냐고, 왜 내가 기뻐하길 바라는 거냐고도 물었다.

그녀는 화력팀 때문에 여기 왔다고 솔직히 대답했다. 방랑자의 수상한 경기에서 챔피언 자리에 오른 수호자들이었다. 그들은 어둠의 길을 배우고 싶어 했다. 고대의 이난나처럼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돌아오고 싶어 했다. 그들은 내가 여기서 무엇을 알아냈는지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과연 얼마나 쉽게 타락할까. 그런데 이번 일에 관여하는 게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녀를 돌려보냈다. 마녀 여왕의 첩자가 아닐까 걱정이 됐다.

파인애플꽃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 하지만 지금 검은 흙에 핀 보라색 꽃을 바라보니 독에 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제 허기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