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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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세라프 시즌 아이템들의 지식을 모은 것이다.2. 영점 보정
시작에 불과하다.//로그라인:BRAY-9//클러스터:147-3//제공:FRA//ID:87840-JSTEV
분광 화학적 분석 비결정적. 다상 재료. 예측 모델은 표준 스트레스 시험 노출 중 신뢰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함. 현시점에서는 실용적 적용으로 권장할 수 없음.
//로그라인:BRAY-12//클러스터:226-3-1//제공:SER//ID:07707-CWILL
올튼의 요청에 따라, 스티븐슨의 분석 및 K1 보고서를 묻었습니다. 개인 재량으로 재료 합성을 허가하고 해케 중공업의 파트너들에게 실험을 개시해도 좋다고 알렸습니다.
//로그라인:HÄKKE-2//클러스터:147-3//제공:GER//ID:92998-ALIND
제작은 생각한 것보다 늦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산은 막다른 길에 봉착했고 유물의 다상 속성을 복제하려고 시도 중입니다. 인사이트가 합성직물이라 부르는 메타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제작 프로세스를 개발했고 그에 따라 다시 정상 궤도로 들어섰습니다.
//로그라인:BRAY-12//클러스터:226-3-1//제공:SER//ID:07707-CWILL
계약에 따라 유물의 실험 또는 분석을 통해 발생하는 모든 재료 혁신 또는 개발은 브레이테크 기업 자산임을 명심하십시오.
//로그라인:BRAY-9//클러스터:147-3//제공:FRA//ID:87840-JSTEV
캐리, 타이탄에 통신 연결이 되나요? 하루 종일 장과 교신하려고 했는데 해상도 오류가 뜨네요.
//로그라인:BRAY-12//클러스터:226-3-1//제공:SER//ID:07707-CWILL
여기서도 연결이 안 돼요. 이쪽에서 불 좀 끄려고 하는 중인데, 어쩌면 RAS 간섭일지도 모르겠네요. 다시 알려줄게요.
//로그라인:BRAY-12//클러스터:226-3-1//제공:SER//ID:07707-CWILL
방금 스티븐슨과 이야기했는데, 네트워크 정전은 광범위한 현상인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네요. 뭐 들은 거 있으세요? 화성 지능연구소 시설이랑 연결이 안 되고 방어 시스템이 하늘충격 프로토콜로 온라인됐어요. 라스푸틴이 시스템 테스트를 돌리는 중인가요?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3. 만티코어
내 독침을 조심해라.승천 차원 전역에 있는 정신의 전장에서, 여왕과 전쟁신은 전투를 했다. 전장 내에서, 말은 창이 되었고 신념은 방패가 되었다.
"사고가 편협하군." 전쟁신이 공격하며 말했다. "시야가 좁아. 목숨을 승리보다 우선하다니."
그녀의 말은 날카로웠고, 생각은 적의를 품고 있었다. 여왕은 공격을 피하며 역공을 날렸다.
"너의 생각은 단편적이구나." 그녀가 상대를 되찔렀다. "근시안적이고. 너와 전쟁은 다른 그 무엇도 되지 못한다."
빗나가는 한 방. 전쟁신이 쏘아붙였다.
"전쟁은 영원하다. 너는 아니지. 너는 시들어 죽을 것이다, 네 군대처럼. 너의 종복들처럼."
전쟁신의 창끝이 겨냥한 곳에 다다랐다. 여왕은 맞았으나 쓰러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전략을 바꿔 다시 한번 적의 방어구를 꿰뚫었다.
"전쟁은 영영 굶주릴 것이다." 그녀가 대꾸했다. "너는 영원히 싸워야만 한다, 아니면 적 대신 전쟁에 먹힐 것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너는 전쟁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화신에 불과하다."
민첩한 전략이었다. 전쟁신은 놀랐으며 동시에 기뻤다. 응답으로 그녀는 공격의 각도를 새롭게 틀었다.
"너의 형제는 너를 꺼리지."
여왕이 흔들렸다. 방어에 틈이 생겼으나 그녀는 제대로 막지 못했다. 정신의 상처에 초자연적인 피가 스며 나왔다.
그러나 여왕은 회복되었다.
"너의 자매는 너에게 대항해 모략을 꾸몄다." 여왕이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네가 여태 견디고 있는 구속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났다. 바로 나의 손으로 말이야."
여왕은 창이 전쟁신의 거죽을 꿰뚫었음을 느꼈다. 전쟁신이 한 발 뒤로 물러났고, 숨 삼키는 소리와 비슷한 것이 승천 차원을 울렸다.
그리고 전쟁신은 웃음을 터뜨렸다.
"너는 과연 상대할 가치가 있는 적이다." 그녀는 창을 어깨에 메며 말했다. "다음 전투가 기다려지는군."
그녀는 전장을 떠났다. 여왕은 홀로 남았다. 피 흘리며, 기력을 소진한 채.
전쟁이 시작되었다.
4. 전설 무기
4.1. 차이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파괴하겠다." —클로비스 브레이 1세카드모스 마루는 폭풍의 손아귀에 놓여 있었다. 휘날리는 바람 속 결빙된 얼음이 과거 야망이 녹아있는 노출된 상부 구조를 때렸다. 강철은 윙윙거리는 바람에 천천히 무너지고 있었다. 진눈깨비 메뚜기 떼가 부식한 건물 뼈대의 녹을 쪼아먹고 있었다. 인내심이 필요한 전쟁이었다. 피할 수 없었다. 엔트로피처럼.
바람 속 포식자를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폭풍이 멈췄다. 순간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망토를 두른 반달이 서 있었다. 그들의 위장 실루엣이 고요를 깼다.
폭우가 하늘을 가르고, 폭풍과 진눈깨비를 세찬 비로 바꾸면서 반달에게 구멍이라도 뚫을 듯 달려들었다. 영혼불꽃 균열이 찢어지며 세 대의 거대한 군체 무덤 우주선을 쏟아냈다. 무덤선은 느릿느릿 대형을 맞추어 움직이며, 아무 위협도 없이, 리이스의 부활 위로 자리를 잡았다.
선체에서 검은 불길의 룬이 흘러나와 무덤선 사이에서 뭉치더니, 칼날의 투영으로 점화되었다. 구원의 가문의 새 보금자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마치 밤과 같았다. 먼 태양 빛은 하늘에서 막혀 사라져버렸다.
천둥처럼 울려 퍼지는 목소리가 들렸다.
환희의 소음을 들어보아라. 너의 품으로 나를 환영하라. 나의 도착을 축하하라. 다시 나를 알게 될 것이다. 이 세상은 항상 나의 것이었으므로.
브레이 엑소과학 창조 구획 깊은 곳, 정비 조정 AI가 긴급 상황 신호를 보내자 지긋지긋한 계산에 빠져있던 클로비스 브레이 1세가 반응했다.
"뭐지?" 클로비스가 물었다.
조금 더 단조로운 톤을 띤 자신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알 수 없는 기체가 유로파 영공에 진입했습니다. 어떻게 대처합니까?"
"내 목소리를 방송하고… 근방을 무장시켜라." 클로비스가 명령을 내렸다.
"확인. 방송 준비 완료." AI가 응답했다.
"외계 우주선, 나는 클로비스 브레이다.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파괴하겠다."
먼 곳에서, 그러나 우레처럼 천둥이 응답했다…
"나는 전쟁이다."
4.2. 트립와이어 카나리아
"달이 위험하다." —SOC5 팀 리더승천 닻-잠금-LL-원본
SOC5: 암호화된 스레드: 송신 중…
직통 보고: DC-Q: 현행
FW: EMB-사본-링크: 연합; VG; 엘리고스렉스-V
1번 신호기에 특수 5팀과 테키언 일라이아입니다. 승천 차원에 정박지를 설치했습니다. 일라이아는 지맥을 통과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태양계의 승천 경계에서 군체 세력의 위협을 측정 중입니다. 보고 서신을 위해 해당 스레드로 재편성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재편성-잠금-LL-해안
SOC5: 암호화된 스레드: 송신 중…
특수 5팀이 2번 신호기에 도착했습니다. 정찰대가 군체 11명, 마법사 1명, 기사 10명을 목격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쓰레기를 뒤지는 노예나 시종은 없었습니다. 그들이 저희 국경에 방어를 깔아 두었지만,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일라이아 말로는 승천 차원이 다시 약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는 부패한 존재에 점차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수호물로 버티고 있어, 저희는 들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6시간은 통신이 두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편성-잠금-LL-포보스
SOC5: 암호화된 스레드: 송신 중…
3번 신호기가 손상됐습니다! 녀석들이 비명자를 데리고 와서 소름 끼치는 소리를 퍼부었습니다. 일라이아의 수호물이 저희의 정확한 위치를 숨기긴 했지만, 저희가 거기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습니다. 대치 중에 해적 2명이 군체 추적으로 부상당했고—스레드가 신호기 범위 밖으로 벗어났습니다. 재편성이 늦어질 듯합니다—
재편성-잠금-LL-달
SOC5: 암호화된 스레드: 송신 중…
특수 5팀에서 보고드립니다. 4번 신호기로 올라가는 중에 지형이 일그러졌습니다. 일라이아는 부상자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시선을 끌게 될까 걱정했으나, 주변 지형의 평면 활동이 너무 격렬해서 아무 결실 없는 시도로 끝났습니다.
전방 정찰대가 내부 정찰한 바에 따르면, 비명자 70마리 이상, 수십 개의 비밀석탑, 수만 명을 싣고 있는 전투 수송대가 있다고 합니다. 여왕님… 마법사들이 검은 대지를 불러낼 겁니다. 시부 아라스의 목소리가 차원을 울리고 있습니다.
전쟁의 신이 그녀의 깃발로 군대를 부르고 있습니다.
달이 위험합니다.
4.3. 켈고라스의 심판
"내게 통곡의 기도에 대한 찬사를 새기소서" —시부 아라스, 군체 전쟁의 신*****
해케 제조사 복구-001
식별: 실험적 프로젝트 - 선봉대 권한으로 허가
작업: 감쇄 직조로 장정한 새 칼자루. 강화된 특성을 동반한 다시 끼운 칼날, 연마 불필요. 방출기 장착 및 재보정, 인체 구조에 맞추어 손잡이와 덮개를 재구성함.
수호자 책략가가 현장에서 "어둠칼날 코어 - 1"을 회수했습니다.
책략가 오시리스가 해독한 군체의 글. 실험체의 각인 문구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검은 불길 속 시부 아라스의 투영이 화성의 동굴에 일렁거린다. 그녀 아래에는, 켈고라스의 부러진 검이 의식 제단에 놓여 있다—칼날에는 층층이 쌓인 마른 피로 덮인 룬이 겹겹이 둘러져 있었다.
화려하게 치장한 마법사가 공동 의식을 시작했다. 그들이 검을 향해 손짓했다.
"이 검이 여러 번 실패를 안겨주었군."
시부가 속삭이듯 답하자 동굴이 요동쳤다.
파멸로 다시 태어나라
그녀는 투영 속에서 손을 뻗어 검을 공중으로 끌어올린 다음, 무기에서 무거운 군체 금속 칼자루를 떼어냈다. 남아있는 것은 어두운 은이었다. 시부의 어둠의 가장자리를 모방한 것이었다.
승리의 망치가 형상화되듯, 실패의 끌도 만들어지리라
검이 고통 없는 가장자리와 섬세한 끝을 가진 날카로운 날로 다시 태어났다.
가치를 시험할 것이다…
시부 아라스가 제 발톱을 비틀었다. 소용돌이치는 영혼불꽃 속에서 칼자루가 응축되어 단단한 돌로 변한 뒤 칼날과 결합했다. 무기는 그녀의 부름에 응했다.
…판결을 통과했다
그녀가 명령하자, 승천 차원으로 이어지는 틈새가 그녀 앞에 열렸다. 켈고라스는 차원문 안으로 발을 디뎠다.
"이 겸손한 종이 죽음에 바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동굴에 대답이 울려 퍼졌다.
화성을 점령하고 전쟁지능을 손에 넣어라
켈고라스는 자신의 검을 거의 알아볼 수 없었다. 한때는 사바툰에게 서약했던, 그러나 지금은 다시 만들어진 그 검을. 그는 검을 움켜쥐었다. 그가 손아귀에 쥔, 시부 아라스의 힘 조각이 들어있는 검에서 사악한 도끼가 자라기 시작했다.
일어나라, 켈고라스여, 어둠칼날이여
4.4. 최소 저항 경로
최대 충전.에라미스는 항상 그 눈에서 경멸자를 봤다.
"우위를 주장하려고 그러는 거죠." 언젠가 부하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바로잡기보다는, 소문이 뿌리를 내리도록 내버려 둔 채 더욱 거칠고 맹렬한 존재가 되었다.
에라미스가 진실을 공유할 만큼 신뢰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에라미스는 파이리스가 예전 엘릭스니였을 때의 희미한 깜박임을 찾아 헤맸지만, 그 눈에서는 경멸자만이 보였다.
처음 목격자가 그녀에게 파이리스를 선사했을 때, 그리고 파이리스가 에라미스 곁에서 목숨 바쳐 싸웠을 때,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인간의 강철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목격자가 주장하는 "선물"을 받고, 에라미스는 거짓으로라도 고맙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앞에 놓인 엘릭스니의 얼굴을 손톱으로 감싸고, 친구의 흔적을 찾았다.
그러나, 파이리스의 유리같이 이질적인 눈에 비치는 것은 자신의 모습뿐이었다.
에라미스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파이리스가 그녀의 팔뚝 살에 이빨을 박아 넣었을 때, 소리 지를 계기가 생긴 것이 고마울 지경이었다.
그녀는 비명조차도, 약해 보이면 안 됐다.
4.5. 발포와 망각
고통을 주는 존재를 제거하라.밴시-44는 시공 에너지가 소총의 내부 도관을 흐르는 것을 보고 낮게 휘파람 소리를 냈다.
"97퍼센트 효율이라." 그가 놀라움에 중얼거렸다. "이거 거의 예술이군요."
"확실히 그렇죠." 다른 엑소의 목소리가 측면에서 대답했다. 에이다-1이 총제작자의 어깨 너머로 건너다보며 함께 브레이테크 무기에 감탄했다.
"검은 무기고에서는 선형 융합 소총을 개발한 적이 없어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우리 대장간에는 정밀 도구가 부족하거든요."
"선형 융합 소총은 특수한 종류죠." 밴시가 말했다. 고개를 돌린 그는 에이다가 무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나요?"
에이다는 몸 앞으로 손을 겹치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니요." 그녀는 조용히 답했다. "대장간은 공포로 지어졌어요. 우리는 황금기에조차 인류에게는 자신을 지킬 무기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나 그들은 대비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것을 창조해 냈죠."
"무기란 것이 보통 그렇죠." 밴시는 안다는 듯이 대꾸했다.
그가 에이다의 눈을 보았다. "한 번도 죽었다 살아난 적이 없나요? 처음 깨어난 이후의 모든 것을 기억하나요?"
"모두 기억하죠." 그녀는 괴로움 서린 어조로 대답했다. "모든 몰락자의 습격. 모든 전쟁군주가 더 많은 힘을 그러쥐던 것."
밴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으로 소총의 윤곽을 쓸었다. "전 44번을 죽었다 살아났죠." 그가 말했다. "전 제가 제작한 무기 대부분을 잊어버렸어요. 누가 사용하는지, 어떤 용도로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그거 정말 안됐군요." 에이다가 대답했다.
"때로는 좀 그렇죠." 밴시가 인정했다. "하지만 우리 둘 사이니까 하는 얘기인데… 다 기억하는 것보다는 운이 좋은 것 같기도 합니다."
4.6. 복고풍 무모한 행위
마지막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도록."바로 여기야! 전설이 만들어지는 곳이지!" 아나가 흥분하여 외치며 광택 패널 벽이 늘어서 있는 커다란 빈방으로 들어갔다. 바닥에서 계기판 기둥 하나가 올라왔다.
아나는 무덤덤한 반응의 엘시에게 몸을 돌렸다. "우리가 새 시련의 장 경기장에 들어설 때마다 샤크스가 외치던 말이야. 여기에 전부 시뮬레이션 했어."
"또 뭘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계기판을 만져보던 엘시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았다.
"많을걸. 뭘 만들어야 하는지 지시가 꽤 명확해야 해. 설계도가 있거나." 아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너 혹시 기억—" 엘시가 하던 말을 뚝 멈췄다. "자, 한 번 보여줄게." 엘시는 손목 보호대에서 가는 케이블 선을 당겨 계기판에 꽂고 자신의 설계도를 업로드했다.
방이 잠시 수치화되더니 금세 작고 특징 없는 스포츠 코트를 만들어 냈다. 계기판 자리에는 상판에 황동 구체가 놓여 있고, 느슨한 구체 주위에는 궤도 경로를 보여주는 홈이 새겨져 있었다.
"'사크라'라는 게임이야." 엘시는 능숙하게 홈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녀는 황동 구체를 톡톡 건드려, 코트의 정중앙으로 떠 올렸다. 허공으로 붉은 선이 다양한 모양을 그리며 흩날렸다. 엘시가 황동 홈을 밀자, 그녀의 손끝에 홀로그램 조약돌이 나타났다.
"저 구체에는 중력이 있어. 궤도로 던질 수 있는 돌은 다섯 개야. 목표는 교차점에 돌을 쌓아 정렬하는 거야. 그러면 돌들이 결합하고, 궤도에서 함께 살아남게 되면 이기는 거야."
아나가 턱을 톡톡 두드렸다. "계산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수학도 승리 전략 중 하나지만 리듬도 중요해." 엘시가 말했다. "상대방의 돌머리를 맞추면 둘 다 파괴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냥 궤도에서 멀어지게 할 뿐이거든."
"좋아, 언니. 각오해, 내가 언니의 맞춤 제작된 엉덩이를 걷어차고 혼쭐을 내줄 테니까."
엘시가 움찔한다. "뭐 멋진 기술이라도 숨겨둔 모양인데?"
"난 매일 우주선을 조종하잖아. 궤도 정도는 쉽지."
둘은 게임을 여러 번 했다. 할수록 점차 경쟁이 붙고, 실력도 안정되어 갔다.
그럼에도 매번 엘시가 이겼다. 게임이 끝날 때마다 아나는 점점 더 짜증을 냈다. 그녀는 답답해하며 신음했다.
"이제 그만하자." 엘시가 제안했다.
"한 번만 더."
그들은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자매는 궤도 경로를 추적하며 조약돌을 던졌다. 다섯 번째 판에서 아나가 틈을 발견하고 조약돌을 던졌다. 조약돌이 쌓이자 궤도가 정렬되었다.
"이겼다!" 아나가 붉은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며 몸을 공중에 띄웠다.
엘시의 눈이 천천히 움직이며 아나의 더미로 다가가는 자신의 돌을 쫓았다. "그럴까?"
그녀는 충돌 진로를 부드럽게 이동하더니 아나의 조약돌을 흩트리는 자신의 돌을 가리켰다.
"젠장!" 아나가 땅에 누워 손바닥으로 얼굴을 꾹꾹 눌렀다. 그녀는 다시 앉아 등을 쭉 폈다. "나, 옛날에는 이것보다는 잘하지 않았어?" 그녀가 투덜거렸다.
엘시는 아나 옆으로 가, 조심스럽게 그 옆에 앉았다. "아니, 옛날에도 똑같이 못 했는데."
먼저 엘시가 웃음을 터트렸다. 결국 아나도 마지못해 웃었다.
고요한 만족감이 퍼졌다. 자연스럽고 진실한 감정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이 예전보다 훨씬 좋다."
5. 벨레스-X
측면을 장악하면 전투의 승기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비행_녹음_기록 // VG833-K // L-371
기갑단 순양함이 무덤 우주선의 직격탄을 맞고도 계속 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세라프 기지로 출격한 카이아틀 함대의 순양함들을 그곳의 무기가 종잇장처럼 썰어버렸다. 그런 광경은 처음 보았다.
피라미드가 처음 태양계에 도착했을 때 라스푸틴이 같은 무기를 배치했지만, 그 무기들은 아무 공격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포기하고 싶게 만들 정도라는 것이 이해되었다.
비행_녹음_기록 // VG833-K // L-372
기지 무기의 최대 유효 사거리는 5km 정도로 보인다. 대응 사격에 걸리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은데도 사격 정밀도는 지상 무기보다 훨씬 월등하다. 충돌 진로에 작은 파편들을 배치해 방해를 시도해 보았으나 레이저가 즉시 장애물을 제거했다. 일부러 도약선을 충돌시켜 부수면서 착륙하려는 당신의 계획은 잘못하면 중간에 분해만 되고 끝날 것이다. 곧 다시 업데이트하겠다.
비행_녹음_기록 // VG833-K // L-373
기지가 작동하기 시작하자, 범선들이 기지를 오가고 있다. 구원의 가문. 내가 본 것만 적어도 6척이다.
비행_녹음_기록 // VG833-K // L-374
기갑단 우주선 한 대가 보안을 뚫고 기지로 가는 것을 보았다. 카이아틀의 우주선이 아니었으며, 모양도 인식이 되지 않았다. 우주선은 한 시간쯤 기지에 머물고 목성으로 가는 궤도에 올랐다. 내가 본 것을 정찰 순찰대에 전달했다.
비행_녹음_기록 // VG833-K // L-375
오늘 무덤 우주선이 나타났다. 범선에서 넓은 정박지를 배정해주었다. 그들이 상륙할 때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 잔해 복구 기록 종료.
6. 전설 방어구
6.1. 헬멧
그를 믿으세요."그는 타협한 것이 아니야!"
세인트-14의 목소리가 아이코라의 서재 벽에 울렸다. 그가 엑소가 아니었다면 진즉 목이 쉬었을 것이다—그들은 한 시간이 넘도록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이코라는 가슴 앞으로 팔을 꼬았다. "확실히 알 수는 없잖아요."
"너는 모르지." 세인트가 되쏘았다. "하지만 난 알아. 그에게서 볼 수 있어. 그 좌절감과 죄책감, 그 고통. 오시리스는 자신의 환영에 대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어!"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아이코라가 답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도 초조함이 엿보였다. "은신자가 해왕성에 대해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요. 전 사바툰이 그런 환영을 오시리스의 머리에 심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요."
"그래서 그의 경고를 무시하는 건가?" 세인트가 뾰족하게 물었다. "첩자를 보내 찾은 것은 서랍에 묻어둔다고? 오시리스가 말하는 모든 것이 마녀 여왕에 의해 더럽혀진 것이냐?"
아이코라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침묵이 이어졌고 세인트는 불만스러운 소리를 내며 몸을 돌렸다.
"세인트." 아이코라가 그를 불렀다. 다소 부드러워진 목소리였다. "오시리스는 쉬어야 해요. 그를 잘 지켜보세요."
"왜?" 세인트는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네 은신자가 지금 잘 보고 있을 것 같은데."
그는 아이코라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떠났다.
서재에 혼자 남겨진 아이코라는 서랍으로 손을 뻗어 종이 뭉치를 꺼냈다. 한때 그녀가 파괴를 명령했으나 보존된 문서들이었다.
오시리스의 예언. 그녀가 그의 말 하나하나를 모두 믿었을 때의 그것.
6.2. 팔
뒤엉킨 거미줄에 홀로 붙잡혔습니다.오시리스는 그의 커다란 망토에 달린 두건을 앞으로 당겼다. 그는 봇차 구역을 눈에 뜨이지 않고 지나가기를 원했으나, 그의 어두운 두건에서 뾰족이 튀어나온 날카로운 부리 부분은 숨고자 하는 의도를 배반했다. 엘릭스니 행인들은 의심하는 눈길로 그를 노려보았다.
한때의 워록은 전쟁지능 라스푸틴이 성공적으로 되살아날 것인지,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민간인이 죽을지에 대해 내기를 거는 인간과 엘릭스니 도박꾼으로 북적거리는 에테르 탱크의 어두운 코너로 슬쩍 들어갔다. 구석진 한쪽에서는 거미가 거만한 태도로 만족스럽게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시리스는 해왕성에 관해 조용히 물어볼 요량으로 그를 살폈다. 엘릭스니 범죄자 우두머리는 은신자보다도 다양한 종류의 정보원을 꾸려냈고, 오시리스는 가능한 한 넓은 범위에서 정보를 끌어모아야 했다.
문득 오시리스는 목뒤로 머리털이 주뼛 서는 것을 느꼈다. 비록 이제 빛은 없었으나, 몇 세기에 걸친 훈련으로 그의 직관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날카로웠다. 그는 가라오케에 열중하고 있는 군중 사이로 녹아들어 방 안을 살폈다.
선술집 입구 근처에 서서, 망토를 걸치고 있는 또 다른 인영이 보였다. 그자의 가장은 오시리스의 그것보다 훨씬 그럴싸했으나 오시리스는 실천의 워록, 오노르 마할을 뚜렷이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오시리스는 뒷문으로 빠져나가 차가운 밤 속으로 멀어졌다. 그는 좁혀오는 어둠을 느끼며 이전의 아군 중 여전히 자신을 믿고 있는 것은 과연 누가 있을지 생각했다.
상황을 고려해보면, 그는 자신조차도 계속해서 스스로를 믿어야 하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
6.3. 가슴
그림자에 휩싸였습니다.건축물의 비계가 축축한 골목에 기하학적인 그림자를 드리웠다. 가울의 침략으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수리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었고, 시민들이 없는 거리에 들쥐들이 종종대는 이곳에서, 오시리스는 몸을 숨긴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 와본 일이 있었다. 슈넬 빌딩의 아래 갈라진 틈에 둥지를 튼 곳. 그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죽음의 유체가 고동치며 쓸려오는 어둠의 파도를 막기 위해—
아니다. 그것은 사바툰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림자는 그를 기억했고 그도 그림자의 품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시리스는 추적자가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몽상에서 빠져나왔다. 그는 비계의 오목한 공간에 가두어진, 그녀의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감옥을 형상화한 시각적 환영, 눈속임이었다. 오노르 마할이 자신이 거미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셈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오시리스가 어둠 속에서 뛰쳐나와 그녀의 멱살을 잡고 벽에 내동댕이쳤다.
오노르는 충격에 신음 소리를 내며 자신의 멱살을 움켜쥔 오시리스의 떨리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길은 맹폭했지만 힘은 부족했다. 그녀는 자신을 벽으로 밀어붙인 오시리스를 내버려 두었다. 그는 동정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감지하자마자 그녀를 놓아주고 한 걸음 물러섰다.
"정신은 아직 날카롭군요." 오노르가 말했다. 자존심을 찌르는 말에 오시리스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 거죠? 전 당신과 싸울 생각이 없어요." 그녀는 오시리스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정정당당하지 못할 겁니다."
"네가 일어난 날을 기억한다." 오시리스가 힘을 빼고 말했다. "망가진 버스 아래에 웅크려 도움을 외치고 있었지. 너무 겁에 질려 고스트의 말을 듣지도 못했고, 공포에 사로잡혀 잔해 아래 튀어나온 총을 잡을 생각도 못 했지."
오노르는 잇새로 숨을 들이켠 뒤 옷의 앞자락을 정리했다. "저는 당신을 추적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녀가 명확히 말했다. "당신을 지키려고 온 겁니다."
'당신 자신으로부터'가 함축된 말이었다. 오시리스는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주변과 행동을 되돌아보며 후회로 몸을 움츠렸다.
6.4. 다리
지금 여기를 찾으세요.오시리스가 지닌 모든 본능이 싸우라 외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다시 보니 기쁘군." 오시리스가 승천 기함 엘리고스 렉스 V의 서재로 발을 들이자 살라딘 포지가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기갑단의 건축이 강철 사원에서도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녹슨 인간의 가구와 어우러지고 있었다. 오시리스가 살라딘이 앉은 탁자에 가 앉자 이미 차가 우려져 있었다. 아쌈 차의 향이 오래된 기억을 되살렸다.
"취향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하네만." 살라딘이 차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아이코라가 확인해 보라고 하던가?" 물음을 던지며 오시리스는 자신의 말이 얼마나 방어적으로 들릴지 깨달았다. 그는 아직 지나치게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씁쓸한 후회를 감추었다.
"아니. 내가 오랜 친구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살라딘은 앞으로 앉으며 자신의 컵을 탁자에서 들지 않은 채 감쌌다. "너는 빛을 잃고 하나도 아닌 두 군체 신으로부터 살아남았지. 대부분의 자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살라딘의 목소리에서 배어 나오는 자부심에 오시리스의 뱃속이 뒤틀렸다. 불편한 감정이 아니라 부끄러움이었다. 그럼에도 살라딘의 확신 어린 어조는 설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여기에서 만족하나?" 오시리스는 말을 돌렸다. "기갑단 사이에서?"
살라딘은 그의 질문을 으쓱하며 떨쳐냈다. "만족이란 우리 둘 모두 누릴 수 없는 사치지. 나는 여기에 있다. 그게 중요한 거야. 나의 위치는 이제 여기이고, 인류에게도 그것이 낫다."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 허공을 먼저 마주한 것은 살라딘이었다. "너와 내가 이렇게 차 한잔한 것이 얼마 만이던가?"
"기억도 나지 않는군." 오시리스가 말했다. "너무 오래되어 마치 꿈 같다." 더 무거운 침묵이 깔렸다. "졸더가 있었지."
살라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찻잔 속에 비쳐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 이야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오시리스가 부드럽게 덧붙였다.
"아니다." 살라딘의 대답은 빠르고 단호했다. "졸더의 기억이 다른 많은 이들과 같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군. 기억하는 것이 고통스러울지 몰라도, 우리가 살았음을 상기해주는 것이 그 고통이지."
6.5. 직업
그가 필요한 것을 찾게 두세요.가죽으로 장정된 두꺼운 책더미 위에는 수기 현장 보고서가 잔뜩 쌓여 있었고, 그 위에 데이터 패드가 쌓여 있었다. 데이터 패드는 둥근 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볕 아래 놓여 있었다. 둥근 창에는 노을빛으로 물든 린넨 커튼이 내려져 있었고, 등나무와 담쟁이덩굴이 얽혀 있었다.
오시리스는 탁자로 몸을 굽혔다. 오후의 햇빛이 손을 뻗은 그의 몸 한쪽을 비추고 있었다. 태블릿 하나에서 음성 기록이 재생되며 울루란트어 번역 자막과 함께 떠올랐다.
<<대기 구성 수소, 헬륨, 메탄. 스캔에서 활성 건물 또는 문명 검출되지 않음.>>
오시리스는 한 손을 쥐었다. 주먹이 떨렸다. 그는 그것을 앞으로 뻗어 기록을 문질렀다.
<<우주선 수송 통로 근처 행성체 비존재. 민간 함대 은폐로는 거주지 부족. 이전 인류 거주 흔적 없음.>>
오시리스는 욕설을 뇌까리며 책과 메모, 태블릿을 탁자에서 쓸어버렸다. 그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고 그의 시선은 분노를 터뜨렸으나, 순간 세인트와 눈이 마주쳤다. 세인트가 주방 문에서 들어오자, 오시리스의 분노는 수치스러움에 재가 되어 차갑게 식었다. 그의 파트너는 갑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잘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세인트는 갑옷 대신 자홍색과 라일락 빛깔의 새가 자수로 놓인 헐렁한 엘릭스니 판초를 걸치고 있었다.
세인트는 오시리스에게 다가가 양손으로 부드럽게 그의 얼굴을 감쌌다. 오시리스의 긴장이 한층 풀어졌다. 그는 세인트의 한쪽 손에 얼굴을 기댔다.
"왜 그렇게 화가 났지?" 세인트가 물었다. 다정하고 안심시키는 어조였다. 질문이라기보다는 다독여주는 말투에 가까웠다.
"나는 두려워." 오시리스가 세인트의 손바닥 안에서 속삭였다. "아이코라가 옳았어. 나는- 나는-" 오시리스가 그의 두려움을 언어로 옮기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고, 세인트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나는 부서졌어."
세인트는 오시리스를 강하게 당겨 끌어안은 뒤, 머리 위에 입을 맞추었다. "넌 찻잔이 아니야." 그는 연인의 머리에 얼굴을 묻고 말했다. "사람은 부서지는 게 아니고, 너도 부서지지 않았어." 오시리스는 세인트의 가슴에 이마를 기대었다. 겸허하면서 안전한 기분이 들었다.
포옹은 오시리스가 만족할 때까지 이어졌다. 한참 뒤 그는 마침내 몸을 떼고 세인트의 눈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럼 나는 어떤 존재인 거지?"
세인트는 명쾌하게 대답했다. "너는 그저 충분한 존재야."
7. 전쟁위성 의체
"우리는 전쟁지능을 깨워 강철 군주의 파멸을 초래했다." — 발루스 포지"그녀는 항상 당신을 폭풍에 비유하곤 했었죠." 이시라가 졸더 경의 이야기를 꺼냈다. 살라딘은 그녀의 이름을 입 밖에 꺼내지도 않았지만, 고스트는 그녀의 수호자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어떤 기분이고, 누구의 영향을 받는지.
살라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역병 지대를 바라보며, 이시라의 목소리가 아닌 망토를 펄럭이는 바람과 자신이 두르고 있는 두건의 빽빽한 모피에 집중했다.
날은 춥고, 갈 길은 멀었다. 그는 산비탈을 따라, 안정적이고 숙련된 발걸음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길은 그와 이시라가 몇 번이고 걸어온 길이었다.
"당신의 분노를 더 잘 쓸 방법이 있을 텐데요." 이시라가 다시 말해봤지만, 살라딘은 무시했다. "돌아가요. 탑으로 가서, 복수를 주장해요."
헛된 노력이었다. 비탈 중간쯤에서 이시라는 설득을 포기하고, 살라딘이 혼자 있고 싶어 할 때, 자신이 가는 공간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곳에서, 살라딘은 졸더와 다른 이들을 잃은 이후 처음으로 그들의 존재를 강렬하게 느끼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그것은 눈 속에 파묻혀 있었다. 그는 몇 시간 동안 눈 무더기에서 그것을 파냈다. 서서히, 몰락한 강철 군주의 제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살라딘이 생각한 것보다도 더 오랜 시간 버려져 있던 제단이었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렇다. 졸더는 그를 폭풍에 비유하곤 했었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폭풍우도 결국은 사그라들어 산들바람이 되어 버리지 않는가.
8. 전쟁지능의 혼
세상의 무게만큼 무겁습니다."전쟁지능은 기계다."
홀로그램 프로젝터에서 카이아틀의 목소리가 권위 있게 울렸다. 자발라는 여제가 질문을 하는 건지 선언을 하는 건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래." 자발라는 책상에서 일어나 최후의 도시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리고 너는 막대한 군 병력의 지휘를 그것에게 맡겼지." 여제가 말을 이었다. "궤도 대포. 극도로 진보한 군수품이 든 무기고. 무장 헬기 배치와 전방작전기지 조직까지."
"라스푸틴은 바로 그걸 위해 설계되었다."
"설계가 불가능한 것도 있다." 카이아틀은 시야를 내렸다. "전사의 영혼은 전술이나 지능보다 더 큰 무언가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전사는 다른 이의 피를 쏟기 전에 자신의 피를 먼저 흘려야 한다. 진정한 전사는 승리라는 대가를 치러야 얻을 수 있으며, 패배의 대가가 무엇인지도 알아야 한다."
그녀는 자발라에게로 다시 눈을 들었다. "전쟁지능이 그러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나?"
"믿는다." 그는 답하며 스스로에게 놀랐다. 자발라는 창문에서 몸을 돌리고 홀로그램 프로젝터를 마주했다. "항상 라스푸틴을 믿었던 것은 아니다. 전쟁지능에게 우리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며, 냉정한 계산 이상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었지."
자발라는 책상에 기대었다. 수많은 정찰 보고서와 성명서가 뒤덮은 책상 위를 그의 시선이 훑고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라스푸틴의 책무가 얼마나 막중한지 보인다. 인류의 생존을 확보하는 책무의 무게. 스스로 고통받는 상실이…"
카이아틀은 고개를 기울였다. "너와 같은 영혼이라고 생각하는군."
"내 눈에는 최선을 다하는 노전사가 보인다." 자발라가 조용히 인정했다. "그런 전사는 언제나 나의 신뢰를 얻지."
9. 대천사의 개조
"우리 모두는 기억될 가치가 있다."전기 용접기에서 튀는 강렬한 스파크가 네 개의 파란 눈에 비쳤다. 일을 끝낸 엘릭스니 기술자 니이크는 눈의 순막을 깜박이며 최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몸짓을 해 보였다.
아만다 홀리데이가 용접 마스크를 올리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녀는 니이크 옆에서 몸을 숙여 용접부를 비추어 보고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아주 좋은데." 홀리데이가 빙긋 웃었다.
"수리는 생명입니다." 용접기를 내려놓으며 니이크가 자랑스레 대답했다. "기계를 가족처럼 대하면, 기계도 당신을 가족처럼 대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경건하고 점잖게 참새의 선체를 한 손으로 쓸었다. 니이크는 아만다를 다시 바라보곤,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왜 그… 어… 보안-경을 쓰고 있나요?" 그녀가 아만다의 용접 마스크 끄트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아만다가 웃었다. "난 다른 엔지니어들처럼 눈 증강을 안 했거든. 그렇게 밝은 빛을 계속 보면 실명할 거야."
니이크는 고개를 끄덕이고, 참새 주변을 돌며 아만다와 나머지 작업을 살펴보았다. "그렇지만 다른 것이 있잖아요." 니이크가 아만다의 의족을 가리켰다.
"이건 교체라고나 할까." 아만다가 관절을 풀며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너나 수호자들처럼 다리가 다시 자라지 않거든."
그 말에 니이크가 걸음을 멈추었다. "종종 잊어버려요. 당신이 수호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만다가 참새 옆으로 와서 니이크의 팔에 손을 얹었다. "그래도 최대한 살아내고 있어." 아만다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의 수명은 엘릭스니에 비하면 매우 짧았고, 아무리 오래 사는 인간도 결국은 죽는다는 것을 니이크도 알고 있었다. "거대한 기계처럼, 당신들의 서비터가 당신들의 기억을 저장하나요?" 니이크가 물었지만, 아만다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듯 보였다. "서비터. 서비터는 우리의 성취와 삶에 대한 기록을 보관합니다. 거대한 기계의 모습을 닮은, 우리의 유산입니다. 마치 당신들의 서비터처럼… 라—" 니이크가 이름을 발음해 보려고 노력했다. "라스-푸우-탄?"
그 발음에 아만다는 웃고 말았다. 그녀는 니이크에게 다가가 뺨을 감쌌다. 니이크는 손길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넌 정말 착하고 이상해, 니이크. 그렇지만 틀렸어, 그 거대하고 못된 기계는 서비터같은 게 아냐. 그냥 입 달린 큰 총이라고 해 두자."
니이크는 고개를 갸웃하며 네 개의 눈을 일제히 깜박였다. "당신도… 착하고 이상한 사람이에요, 아만다 홀리데이. 내 서비터에게도 이 이야기를 전하겠어요. 당신을 기억하도록."
아만다는 손을 내리고 콧잔등을 찡그리며 웃었다. "좋아." 그녀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식으로 불멸이 되는 건 환영이야! 여기 아만다 홀리데이 잠들다. 이상한 녀석이었다."
니이크는 그 말이 농담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지만, 아만다가 웃고 있었으므로 함께 따라 웃었다. 아만다의 명랑함은 전염성이 있었다.
니이크는 그녀를 이렇게 기억할 것이었다.
10. 세라프 암호 해독기
전쟁지능과의 기밀 통신을 위해 맞춤 설계된 암호화 도구입니다.V022NTS714ASD000 회색 층 선언
AI-COM/RSPN: 자산//섬세//전쟁감시 첨부 문서//긴급 명령
활성 평가 지시
이는 섬세한 자산에게 내리는 긴급 명령입니다.
내부 통신입니다.
수신: 반자율 작전 수행 사용자
다음은 명령 7089267872의 요약입니다.
프록시 (ABRAY)를 통해 형성된 연결.
자격 소지 요원의 대리: 완료.
드발린 대장간 실험용 무기 및 방어구 접근: 허용됨.
즉석 상황 분석 및 전술 응답 시도: 승인됨.
갈라테이아 재귀함수가 제공된 파라미터에 따라 신규 기능 생성함.
임무 타당성: 외부 지정에서 잠재적 신뢰 하락 가능성 있음. 신뢰 강화를 위해서는 생리적인 자산이 장기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수행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됨.
임무 파라미터:
팰리세이드 명령 서브루틴 전체에 대해 중앙 자산으로 통합.
기밀 내부 통신을 AI-COM/RSPN으로 직접 제출하십시오.
암호화된 내부 통신을 AI-COM/RSPN에서 수신하십시오.
아크앤젤이 침묵할 경우, 갈라테이아 재귀함수 파라미터에 따라 운영하십시오.
세라프 프로토콜 작동 개시.
나의 신뢰를 당신에게 배치했다. 나를 위해 인류의 신뢰를 얻어라.
중단 중단 중단 V022NTS714ASD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