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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I. 길의 끝3. II. 상실4. III. 탐색5. IV. 인도하는 손6. V. 루이스

1. 개요

방어구 합성 퀘스트 중 얻는 지식이다.

2. I. 길의 끝

에이다-1은 통신 장치에서 연결이 수립되는 삐빅 소리와 함께 왜곡된 목소리를 들었다. "입구와 출구가 보여. 이상은 없는 것 같아."

그녀는 녹슨 문간을 지나 안뜰로 들어섰다. 바람이 새된 소리와 함께 노후한 건축물의 연결부를 스치고, 빗방울이 비어져 나온 금속판 위로 달그락 떨어졌다. 그녀는 진흙탕을 지나 전에 베르구시아 대장간이 있던 곳에 멈춰 섰다.

"젠장." 에이다는 말을 뱉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그녀는 목적 없이 황량한 지형에 시선을 던졌다. 아르테미스-5는 부서진 기둥 위에 서서 조준경으로 수많은 문과 창문을 차례대로 훑어보고 있었고, 그녀의 고스트는 머리 위에 침착하게 떠 있었다. 에이다 호위 부대의 나머지 두 사람은 뒤쪽 부서진 벽에 느긋하게 기대 서서 조용히 검은 무기고의 제작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들의 개성 없는 헬멧 면갑을 바라보다가 퍼뜩 시선을 돌렸다. 발이 뭔가 딱딱한 금속 물질에 부딪혀 챙강, 소리를 냈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검은 무기고의 잊혀진 합금 조각을 주워들었다. 사라진 대장간의 잔재였다.

통신 장치에서 다시 아르테미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거 대장간 물건이야?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겠어?"

에이다는 손에 든 것을 살펴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각 대포에 그을고, 와이어 소총에 절단되고, 물리 탄환이 튕겨 나간 자국이 남아 있네요."

"전투가 몇 년 동안 계속된 모양이지." 아르테미스는 냉소적인 말투였다.

"똑똑하군요." 에이다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여기서 더 볼 건 없겠어요."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엑소의 육체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는 행동이었지만, 그래도 그런 충동을 거부할 순 없었다.

"해가 떨어지고 있어." 아르테미스가 말했다. "데브림이 몰락자 습격대를 확인했대. 아직 이쪽으로 오는 건 아니지만, 괜히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잖아. 필요한 건 찾았어?"

"아니요." 에이다가 말했다. "하지만 별다른 게 나올 것 같지는 않네요. 이 지역은 철저히 약탈당했어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예요."

"몰락자 짓인가?" 아르테미스가 물었다.

"성가신 수호자가 없는 곳이라면, 누구라도 가능했겠죠."

아르테미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당신이 어떤 기분일지 알 것 같아. 선봉대는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어… 행성에서 철수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을 거야."

"그리고 이제는 희망찬 미래를 향해 떠나고 있죠. 전 여기 쓰레기와 함께 남아 있고요." 에이다의 목소리에는 거짓 쾌활함이 가득했다.

아르테미스는 정찰 위치에서 뛰어내려 에이다의 팔에 손을 얹었다.

에이다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저도 철수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그저—"

시설 어딘가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아르테미스는 소총을 들어올렸고, 호위 부대원 하나가 통신 채널에 들어왔다. "파이크들이 방향을 바꿨습니다. 거기서 나와야 합니다."

"준비됐어?" 아르테미스가 물었다.

에이다는 손에 든 부서진 금속 판을 이리저리 돌려 보며 삐죽삐죽한 가장자리를 훑어봤다.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그렇게 대답하며 잔해 조각을 꼭 쥐었다. "하지만 제게 선택의 여지가 있나요?"

3. II. 상실

에이다의 용접기가 빠직거리는 소리가 무기고 전체에 울려 퍼졌다. 불꽃의 불협화음은 접합부가 마무리될 때까지 한참 동안 이어졌다. 그녀는 용접기를 내려 놓고 합금 조각을 손에 들어 연결 부위의 강도를 시험했다. 손가락의 구동기가 윙윙 소리를 내며 힘을 가했고, 그녀가 책상 위에 펼쳐진 책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금속은 딱, 소리와 함께 부러졌다. 에이다는 화가 난 듯 신음 소리를 냈다. 이미 너저분한 바닥 위로 쓰레기 두 개가 떨어졌다.

"두 번 재는 걸 잊은 거야?"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에이다가 돌아서자 한가로이 다가오는 호손이 보였다.

"두 번 재고 한 번에 자르라는 말은 목공일을 할 때나 쓰이는 거 아닌가요?" 에이다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호손은 어깨를 으쓱했다. "용접일에 관한 농담은 아는 게 없어서." 그녀는 이리저리 얽힌 케이블 뭉치를 조심스럽게 넘었다. "작업 환경이 아주 멋진데. 마음에 들어."

에이다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고서를 노려봤다. "제가 도와드릴 게 있나요?"

호손은 쿡쿡 웃었다. "내가 물어보려 했는데. 투덜거리는 소리가 계단 위쪽까지 들리더라고."

"무기고의 설계도를 해석하고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제작해 줄 수 있나요?" 에이다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어려울 것 같은데." 호손이 말했다.

"대장간이 언제 다시 가동되는지 물어보지 좀 말라고 자발라에게 얘기해 줄 수 있나요?"

호손은 볼을 잔뜩 부풀리고 숨을 내쉬었다. "그건 더 어려울 것 같고."

에이다는 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종이가 찢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딱딱 소리가 났다. "그렇다면 당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요'가 될 것 같군요."

"그거 때문에 이러는 거야? 선봉대의 지시 때문에?"

에이다는 엄지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을 찔렀다. "대장간은 지금도 제 유산이에요. 그곳을 계속 가동시키는 게 제 의무라고요. 자발라가 그걸 바라건 말건 상관없어요."

호손이 에이다의 작업대에 다가왔다. "뭐 좀 물어볼게. 난 당신네 그 저명한 조직의 역사는 잘 모르거든. 무기고는 세계 최고의 무기 제작사가 되고 싶다는 꿈에서 탄생한 건가?"

에이다는 한숨을 쉬었다. "무기고는 어둠과 맞서 싸우기 위해 설립되었어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직접 인류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죠. 대장간은 그저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였을 뿐이에요."

"그런 장대한 계획도 이제 끝났네. 피라미드가 나타났고, 마지막으로 확인해 본 바로는, 화성은 아직도 실종 상태인 것 같으니까. 타이탄과 수성도 마찬가지고."

"절 괴롭히려고 오신 건가요?" 에이다가 상대의 말을 잘랐다.

"아니, 아니야…" 호손은 말했다. "저기, 우리가 뭐 친구 같은 게 아니라는 건 알아. 사실 당신에게 친구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에이다가 호손을 쏘아봤다.

"그래, 미안." 호손이 재빨리 말했다. "문제는 여기 사람들은 늘 인류의 안녕을 위한다고 얘기하면서, 실상은 수호자들에게만 의존하고 있어."

에이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빛의 운반자에 대한 믿음은 광신에 가깝죠."

"하지만 당신은 달라, 에이다."

에이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 얘기해 줘서 고마워요, 수라야. 하지만 그게 대장간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호손은 에이다의 책상에 기댔다. "난 여기에 당신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당신이 성공하길 빌어. 하지만 지금 당신은 과거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에이다는 콧방귀를 뀌었다. "무기고의 유산을 지켜갈 방법을 얘기해 주려는 건가요?"

호손은 방 곳곳에 흩어져 있는 대장간의 유품을 향해 손짓했다. "아니야. 하지만 당신네 설립자들도 어느 날 갑자기 잠에서 깨자마자 대장간을 떠올린 건 아닐 거야. 일단 문제에서 출발해서, 자기들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 방안을 만들어 낸 거지."

에이다가 고개를 돌렸다. 생각이 많은 눈빛이었다. "전 해결 방안부터 출발했다는 뜻인가요? 그것 때문에 시야가 좁아졌다고요?"

"당신이 지금껏 알아왔던 건 이게 전부니까,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 알아."

에이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장간을 버린다는 건 솔직히 생각만 해도 불안해요."

"알아." 호손이 말했다. "하지만 이제 예전의 방법은 효과가 없어. 설립자들의 유산을 이제는 당신만의 방법으로 이어 나가야 하는 거 아닐까."

에이다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이제 일해야겠어요. 좋은 얘기 해 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어색하게 악수를 하듯 손을 내밀었다.

호손은 쿡쿡 웃으며 에이다의 손을 잡았다. "행운을 빌게. 조금만 조용히 해 주겠어? 우리 새가 불안해 해서 말이야."

4. III. 탐색

에이다-1은 해독관 앞에 서서 초조한 듯 발을 까닥거렸다. "그래, 할 수 있겠어요?"

라훌은 데이터패드에서 느긋하게 시선을 들어 비웃듯 씩 웃었다. "우스꽝스러운 질문이군. 당연히 할 수 있지. 그럴 시간이 있느냐가 문제이지만."

에이다가 고개를 숙였다. "말장난이나 하러 온 게 아니에요."

라훌은 데이터패드를 톡톡 두드리며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말장난보다 재미있는 것도 없지."

"좋아요. 언제쯤 시간이 나실 것 같아요?"

"흐음…" 라훌은 턱에 손을 얹었다. "유로파에서 상당한 데이터가 유입되고 있고, 일상적인 수호자의 무장 지원 업무도 계속해야 하지. 자네가 문의한 내용이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해독가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문제점을 떠올렸다.

"최소 2주에서 3주 정도 걸리겠는데."

에이다는 신음 소리를 냈다. "말도 안 돼요. 그렇게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요."

"오해가 있는 것 같군." 라훌이 대답했다. "그 시간에 자네가 뭘 해야 할지 얘기한 적은 없는데."

에이다는 해독가의 책상을 붙잡았다. "좋아요. 제가 직접 조사해 봐도 되나요?"

라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기밀 기록에 접근하는 건 승인된 수호자와 탑 지원 인력, 선봉대만으로 제한되어 있다. 자네는 그중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것 같은데."

에이다는 콧방귀를 뀌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방랑자도 매주 그 데이터를 멋대로 이용하고 있잖아요."

"그럴 리가— 절대 그럴 수는—" 라훌은 더듬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분명히 얘기하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에이다는 팔짱을 끼었고, 라훌은 말을 이었다. "설사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그와 같은 범죄가 다시 일어나도 된다는 뜻은 아니지."

에이다는 상대를 압박하듯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렇다면 당신은 별 도움이 안 되겠네요."

라훌은 어깨를 으쓱했다. "적어도 2주에서 3주 정도는 그렇겠어."

에이다는 투덜거리며 거친 발걸음으로 해독관의 높다란 문을 빠져나왔다. 화려한 유리에 반사된 빛이 그녀의 어깨를 비출 때, 뒤에서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라훌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네가 확인해 달라고 한 이름이 뭐였지?" 라훌이 물었다.

"앙리에트 메이랭과 유키 사토우, 헬가 라스무센이요."

마지막 이름을 듣고 라훌이 눈썹을 추켜올렸다. "자네에게 운이 따르는 것 같군. 우리 관심사가 일치하는 것 같아."

5. IV. 인도하는 손

에이다는 최후의 도시 내 엘릭스니 구역의 어둑하고 모난 미로를 빠르게 통과하는 엘릭스니 안내인과 애써 보조를 맞췄다. 흐릿하게 지나가는 열린 창과 문을 통해 새로운 손님들의 삶을 단편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가느다란 보라색 천 조각이 세면대를 채우고 있었다. 거주민들은 미지의 음식이 들어 있는 유리병을 달그락거리며 커다란 냄비에 요리를 하고, 부모는 아래턱을 달각이며 아이들을 담요에 부드럽게 누이는 모습을 지켜봤다. 멀리 수행원들이 웅웅거리는 서비터를 둘러싸고 있었다.

안내인은 지하 거주지로 들어섰다. 에이다는 그를 따라 거친 면 커튼을 헤치고, 다양한 융단과 양탄자 견본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따뜻하고 습한 방으로 들어섰다. 도시의 희미한 빛이 하나뿐인 작은 창을 향해 흘러들고, 여러 유리그릇에 담긴 촛불이 방을 비췄다. 가운데에는 방석들이 반원을 그리며 놓여 있었고, 엘릭스니가 가구 위나 그 옆에 기대어 앉아 바닥에 앉은 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후두의 달각거림과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주위를 가득 채웠지만, 에이다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한참이 지나고, 청중들이 일어나 흩어지는 걸 보니 공연이 끝난 것 같았다. 안내인이 그녀를 서기의 곁으로 데려가 앉혔다.

"유로파에 관해 묻고 있던 게 당신이죠? 구원에 대해 물어보셨죠?" 서기는 말했다.

에이다는 눈살을 찌푸렸다. "우리 말을 굉장히 잘 하는군요."

"성장 환경이 특이했거든요." 엘릭스니가 대답했다. "전 아이도라고 해요. 뭘 찾으시나요, 검은 무기고의 제작자님?"

에이다는 방석 위에 털썩 앉았다. 엘릭스니와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 채였다. "유로파의 브레이테크 시설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어요."

"우리에게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나요?"

"당신들 중에 구원의 가문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있다는 거 알아요. 그들이라면 뭔가 봤을지도 몰라요."

아이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걸 봤죠."

"위대한 무기 제작자였던 우리 선각자 중 한 분이 유로파의 브레이 시설에서 일하셨어요… 하지만 그분이 거기서 뭘 했는지는 거의 알지 못해요."

"아," 아이도는 말했다. "어차피 총에 관한 일이겠죠."

에이다는 눈살을 찌푸렸다. "당신들도 무기 제작에는 일가견이 있지 않나요?"

아이도는 숨을 들이쉬었다. "맞아요. 그런데 이제는 우리 모두의 무기고가 거대한 기계의 그림자 아래 있네요."

"이렇게 동맹까지 맺었으니, 당신도 절 돕는 게 좋지 않겠어요?" 에이다가 말했다.

아이도는 손톱을 맞댔다. "그러지 않겠어요. 할 수 없으니까요. 당신의 무기고 설립자들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어요."

에이다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이도는 고개를 기울이고는 엑소를 바라봤다. "많이 실망하신 것 같군요. 단순히 총 문제가 아닌 모양이죠?"

에이다는 잠시 말을 멈췄다. "잃어버린 게 있어요. 제 일부예요."

아이도는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장간 말이죠?"

"제 존재 자체가 무기고에 묶여 있어요. 그 대장간에요. 그게 없다면, 전…"

"사명이 없나요?" 아이도가 대신 말을 끝맺었다.

에이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게 아니에요. 당신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이도는 웃었다. 치아가 달그락거리고 후두에서 컹컹 소리가 울렸다. "우리 역사에도 사라진 가문의 깃발이 즐비해요. 우리는 대부분 하나 이상의 깃발을 휘날렸고, 여러 켈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늘 그 상대가 마지막이길 바라면서요." 그녀는 몸을 기울여 에이다에게 다가왔다. "엘릭스니도 사명이라는 게 유동적이라는 건 잘 알고 있어요."

"유동적이라는 건 계속되는 걸 의미하죠." 에이다는 그렇게 대답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제 길은 이제 끝나 가는 것 같군요."

아이도의 아래턱에서 달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악마의 가문도 원래는 죽은 가문이었어요. 에라미스가 새롭게 만들었죠. 미스락스는 황혼의 가문이었지만, 이제는 빛이 되었어요. 길은 우리가 걷기를 멈출 때에만 끝나는 법이에요."

에이다는 엘릭스니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런 대화를 기대하고 온 건 아니었는데요."

"이곳 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예전의 기대는 버리는 게 좋아요." 아이도가 말했다.

에이다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드럽게 창을 통해 비추는 빛을 바라봤다.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았군요. 고마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담아 자신감 있게 손을 뻗었다.

발톱이 달린 손이 부드럽게 그녀의 어깨에 놓이고, 엘릭스니는 악수 대신 에이다가 뻗은 손에 데이터패드를 쥐어 주었다. 당황한 엑소는 재빨리 화면을 읽었다.

"우리가 브레이의 기록에서 찾아낸 거예요. 당신이 찾던 건 아니지만, 다음에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알려줄 순 있겠죠." 아이도가 말했다.

"제가, 음, 확인해 볼게요."

"좋아요." 아이도가 대답했다. 에이다는 자리에서 일어나 데이터패드를 팔 아래에 끼웠다. 그녀는 잠시 주저했다.

"이걸 제게 주는 게 좋은 생각일까요? 이렇게 도와주는 걸… 당신 동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아이도는 달각거렸다. "합일을 이루려는 것으로 보겠죠."

6. V. 루이스

루이스가 먼저 에이다를 보았다. 새가 그녀의 방향으로 고개를 홱 돌리더니 횃대 위에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였다. 호손은 고개를 돌렸다. 잠깐 놀란 표정이 얼굴에 스치더니, 이내 싱긋 웃음이 떠올랐다.

"은둔형 방어구 제작자잖아." 호손이 말했다. "안 그래도 한번 내려가 보려고 했는데."

에이다는 계단 위로 올라가 호손의 자리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최후의 도시의 경이로운 풍경을 바라봤다.

"그래요? 또 너무 시끄러웠나요?"

호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반대야. 너무 조용했지."

에이다는 쿡쿡 웃었다. "요즘은 일이 잘 풀렸거든요."

"다행이네." 호손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손목에 매달린 주머니에서 고기 한 조각을 꺼내 루이스에게 던졌고, 매는 게걸스럽게 먹이를 먹었다. "그래, 답은 뭐였어?"

"과대망상증 환자가 남긴 수 세기 전의 물질 프로그래밍 연구요." 에이다가 말했다.

호손은 휘파람을 불었다. "재미있겠네."

"정말 그랬어요. 이 경험을 통해 저도 많이 변했고요." 에이다는 희미하게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변화는 좋은 거지."

에이다는 드넓은 도시를 누비는 엔진 불빛을 바라봤다. "지난번에 얘기하던 것 중에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게 하나 있어요."

호손이 눈썹을 추켜세웠다.

"겨우 하나야? 좀 실망스러운데."

"제게 친구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잖아요." 에이다는 말을 이었다.

"에이다, 그런 뜻은—"

"솔직히 말해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제 강점은 아니에요."

"그런 노력을 하는 게 두려울 수도 있지. 당신도 워낙 많은 일을 겪었잖아." 호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에이다가 말을 이었다.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걸을 생각을 하니, 지금의 새로운 여정은 그렇게 두렵진 않은 것 같아요."

"괜찮은 교훈을 얻은 것 같네." 호손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에이다는 최후의 도시에 반짝이는 건축물의 별자리를 멍하니 바라봤다. 구불거리는 도로의 격자와 그 너머에 오르내리는 지형을 바라봤다. 그리고 깊이 숨을 들이쉬어, 가슴에 공기를 가득 채웠다.

"이제 내려가 봐야 할 것 같아요. 해야 할 일이 많거든요." 에이다가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호손은 에이다를 바라보며 손으로 엑소의 어깨를 두드렸다. "나중에 보면 인사라도 해, 에이다. 너무 동굴에 틀어박혀 있지만 말고. 가끔 나와 보면, 당신에게 생각보다 많은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