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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6-06 06:40:29

탁무

운대 2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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卓茂
(? ~ 28)
1. 개요2. 생애

1. 개요

양한교체기의 인물로, 자는 자강(子康). 형주 남양군(南陽郡) 완현(宛縣) 사람이다. 운대 32장 중 한명으로 28장으로 뽑히진 못했으나 왕상, 두융, 이통과 함께 운대에 초상이 걸려있다. 인애롭고 근면성실하며 항상 밝은 성격 탓에 그보다 재능이 모자란 친구, 동료들이라 하더라도 그를 시기하거나 미워하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2. 생애

탁무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전한 군(郡)의 태수를 지내 나름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탁무는 원제 시절 장안에서 유학 생활을 했으며, 그곳에서 박사(博士)를 스승으로 섬기며 《 시경(詩經)》, 《 예기(禮記)》, 역경(歷筭)을 익혔다. 그는 제자들 중에서도 스승의 연구를 극진히 돕기로 유명해 "통유(通儒)"라고도 불렸다.

탁무는 승상부의 관리로 관직 생활을 처음 시작하여 승상 공광(孔光)을 섬겼는데, 공광은 그를 장자(長者)라 칭찬해 마지 않았다. 이 시절 그의 성품을 보여주는 일화가 하나 기록되어 있다. 탁무가 외출하기 위해 나와 자신의 말에 올라탔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 과거에 잃어버린 자신의 말이라 주장하니, 탁무가 잃은 지 얼마나 되었냐 물었다. 그 사람은 1개월하고 며칠 정도 더 지났다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은 이미 수 년 동안 탁무가 타고 다녔던 말이었고 탁무 본인도 이 사람이 잘못 짚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순순히 말고삐를 그에게 넘겨주니 그 자는 곧장 받아들고 말과 함께 떠났다. 탁무는 떠나는 사람의 등에 대고 말했다.
"만약 공(公)의 말이 아니거든 다시 승상부로 찾아와 내게 돌려주게나."
나중에 다른 곳에서 자신의 말을 찾은 말주인은 승상부로 돌아와 탁무에게 말을 돌려주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탁무는 조금도 그를 원망하거나 책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탁무는 천거되어 황문시랑으로 일하다가 밀(密)의 현령으로 부임했다. 탁무는 충성심이 강하고, 백성들을 마치 자식처럼 여겨 선하게 교화시키면서 쓴소리 한번 안했다. 이에 부하와 지역 백성들이 탁무를 무척이나 좋아하였다. 한번은 어떤 자가 탁무 밑에서 일하던 정장(亭長)이 자신이 선물한 쌀과 고기를 받았다고 일러바쳤는데, 탁무는 좌우 사람들을 물러가게 하고는 선물받은 사람에게 물었다.
"정장이 네게 무슨 부탁이라도 하였는가? 네가 부탁한 일이 있어서 주었는가? 아니면 일이 없으면서 스스로 은혜를 베풀어 선물한 것인가?"
그 사람은 자신이 선물한 것이라 답하였다. 그러자 탁무가 다시 물었다.
"너는 주고 그는 받은 것 뿐인데 어찌 그리도 말하고 다니는가?"
그 사람이 대답했다.
명군(明君)은 백성들이 관리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관리가 백성을 취하지 않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날 저는 관리가 두려워 그에게 선물을 주었으며, 관리는 그걸 그대로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곳으로 와 이 일을 고한 것입니다.
탁무가 그를 꾸짖었다.
"너는 참으로 멍청한 인간이로다. 무릇 사람이란 금수보다 귀한 존재라 인애(仁愛)가 있어 서로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오늘 이웃 이장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도적인 차원에서 친선을 다지는 것인데, 하물며 관리와 백성 사이는 어떠하랴? 물론 관리는 위력에 기대어 백성들에게 재물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란 사람들과 함께 무리를 지어 살기 때문에 예의를 갖추어 서로 어울려야 한다. 허나, 너는 홀로 이를 수양하려 하지 않으니, 정녕 멀리 날아가 인간 사회로부터 동떨어져 살 수 있을 것 같으냐? 정장은 선한 관리이기에 때때로 선물을 주는 것이 예(禮)에 알맞는 일이다."
그 사람이 그렇다면 왜 법으로 구차하게 백성이 관리에게 선물하는 것을 금하는 지 다시 질문하니, 탁무가 웃으며 답했다.
"율법이란 큰 법으로 세우나, 예의는 인정에 순응한다네. 오늘 내가 예로써 너를 가르친다면 그대는 원한이 없겠지만, 만약 내가 법으로써 그대를 다스리려 한다면 그대의 손발이 어찌 남아나겠는가? 모든 일을 법으로 다스린다면 가족 중 한 명의 작은 잘못도 죄가 될 것이요, 큰 잘못은 살인을 불러올 것이네. 그러니 집으로 돌아가서 한번 잘 생각해 보시게나!"
이리하여 그 사람은 깨달음을 얻었고, 고발의 대상이 된 관리는 은혜를 얻었다. 탁무는 이후로도 현을 잘 다스려 다른 지역이 메뚜기떼의 피해로 고생할 때도 잘 대비해둔 덕에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그가 지역을 다스리는 능력은 권신 왕망의 눈에도 들어, 왕망이 정권을 잡았을 때 탁무를 수도로 불러 대사농 휘하 경부승(京部丞)으로 삼았다. 탁무가 수도로 떠날 때 밀현의 백성들은 울면서 그를 배웅하였다.

시건국 원년(서기 9년), 왕망이 황위를 찬탈하여 한나라를 멸망시키고 신나라를 건국하였다. 탁무가 병을 핑계로 고향에 내려가려 했지만, 문하연(門下掾)의 좨주(祭酒)가 그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

경시 원년(23년), 경시제 현한 정권이 들어서자 경시제 유현의 부름을 받고 시중좨주에 임명받았다. 그러나 이내 현한 조정의 난잡한 정치를 보고 병을 핑계로 또 사직하였다.

건무 원년(25년), 황제를 칭한 광무제 유수는 탁무의 명성을 익히 들어 탁무를 불렀다. 탁무는 부름을 받고 하양(河陽)으로 가 광무제를 알현하였다. 광무제는 조서를 내려 그를 태부에 임명하고 포덕후(褒德侯)에 봉하니 식읍이 2천 호에 달했다. 그 외에도 지팡이, 수레, 말, 옷 하나씩과 솜 500여 근을 추가로 하사하고, 탁무의 장남 탁융(卓戎)을 태중대부, 차남 탁숭(卓崇)을 중랑에 임명했다.

건무 4년(28년), 세상을 떠났다. 후한 조정에서는 그에게 묘지를 하사했으며, 광무제는 친히 소복을 입고 장례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