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 앤 씨 (1985) Come and See / Иди и смотр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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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000000,#000000>장르 | 전쟁, 드라마 |
감독 | 엘렘 클리모프 |
각본 | 엘렘 클리모프, 알레스 아다모비치 |
출연 | 알렉세이 크라프첸코 외 |
음악 | 올렉 얀첸코 |
제작 |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
제작사 | 모스필름, 벨라루스필름 |
배급사 | 소벡스포르트필름 |
개봉일 | 1985년 7월 9일 |
화면비 | 1.33:1 |
러닝 타임 | 142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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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소비에트 연방에서 만들어진 1985년작 전쟁 영화. 감독은 엘렘 클리모프[1] 주연은 알렉세이 크라프첸코다. 제목은 와서 보라를 뜻하며,[2] 요한묵시록 6장에 반복되어 나오는 표현에서 따왔다.[3]
영화의 배경은 2차 대전기의 독일령 벨라루스이다. 당시 독일은 유대인을 별도로 분리해 홀로코스트를 자행할 뿐만 아니라, 벨라루스 민간인들도 공산주의자들과 열등 민족으로 지정하며 군과 친위대를 통해 광범위한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영화는 전쟁을 낭만적으로 생각하던 소년이 학살을 목격하며 극도로 피폐해져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전쟁의 광기가 인간성을 어디까지 상실시킬 수 있는지를 리얼하게 표현해 냈다. 다른 전쟁 영화들에 비해 팔다리가 잘려나간다거나 피떡이 되는 장면은 적은 편이지만, 관객에게 던지는 정신적 충격은 대단히 크다.
감독 클리모프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8년 동안 소련 당국의 검열과 싸워야 했다. # 그도 그럴 것이 <컴 앤 씨>가 전쟁을 바라보는 관점은 매우 중립적이어서 소련의 높으신 분들에게는 성에 찰 리가 없었다. 영화 내용의 많은 부분은 독일군이 저지른 전쟁 범죄를 묘사하지만, 그렇다고 소련군 및 소련인들의 최소한의 영웅적 행위나 애국심 같은 것조차 조장하지 않으며 그저 죽음에 대한 비참함과 전쟁 통에서 살아남으려는 민간인들을 더 부각한다.
어두운 영화 내용에 맞춰 전체적인 분위기도 상당히 어둡다 못해 공포스럽다. 특히 어두침침한 화면, 트라우마로 완전히 맛이 가버리기 직전의 주인공과 기괴한 배경 음악의 조화를 계속 쳐다보다 보면 전쟁 영화가 아닌 사이코 호러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 실제 영화도 소재가 전쟁이지 실질적인 주제는 전쟁의 광기와 그 속에서 무너져 내리는 인간상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당연한 감상이기도 하다.
2.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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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
3. 시놉시스
소년 플료라(알렉세이 크레프첸코)는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고 있는 벨로러시아[4]에 살고 있다. 그런데 첫 장면에서 그는 모래밭의 흙을 파고 있는 중이다. 제대로 매장되지 못한 죽은 병사들의 시체들이 나오지만, 어떻게든 쓸 만한 총을 찾아낸다. 그때 하늘에는 나치 독일의 전투기들이 지나간다. 즉 플료라는 독일군과의 전투에 자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를 무시한다. 더 경험 많은 군인에게 그의 총은 인계되고, 그는 군인들의 행진을 지켜볼 뿐이다. 이윽고 플료라는 글로샤(올가 미로노바)라는 독특한 매력의 소녀와 함께 뒤에 처져 있음을 깨닫는다. 이들은 숲으로 가지만 거기서 나치 독일의 엄청난 폭격을 당하고, 그 바람에 플료라의 청력에 문제가 생긴다. 이때부터 플료라의 시점 쇼트에는 항상 웅웅거리는 소음과 절망적인 광경이 표현된다. 정신이 혼미해진 플료라는 마을로 들어가는데, 거기서 엄청난 대량 학살의 흔적과 널브러진 시신들을 보고 경악한다. 문득 어머니의 생사가 궁금해져 필사적으로 찾아다니던 그가 본 것은 비극적인 장면. 비명조차 새어 나오지 않는 참상 앞에서 그는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이때 나치 독일의 잔혹한 학살로 피했던 러시아 민중[5]은 의분에 가득찬 게릴라 활동을 펴고 있다.[6][7] 구제된 플료라는 그들과 함께한다. # |
4. 등장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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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련군 빨치산: 등장하는 메인 세력. 플료라가 입대하게 된다. 중대급의 상당한 규모와 조직력을 갖춘 노련한 부대이다. 빨치산답게 독일군의 후방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비정규전을 수행중이다. 중화기도 나름 보유중이라 PM M1910 기관총과 DShK 중기관총은 물론이고 53-K 대전차포와 독일군으로부터 노획한 50mm 박격포도 운용중이다. AT-P 포병 트랙터도 운용중이며 군마도 몇 필 있다. 다만 비정규군인데다 보급이 어려워 지속적으로 민가에서 신병을 모집중이며 가축을 약탈하기도 한다. 또 무기나 제복도 부족해 일부 대원들이 독일군 군복을 입거나 MP40같은 노획 화기도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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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인자츠그루펜: 발터 슈타인 친위대 소령(돌격대지도자)이 이끌고 있으며 벨라루스 초토화 작전의 주 가담자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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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장친위대: 아인자츠그루펜과 더불어 주 가담자로 등장한다. 좌측 칼라탭에 시겔(SS) 룬 문자가 들어있으면 무장친위대이고 좌측 칼라탭에 빈 공간이 있으면 아인자츠그루펜이다. 무장친위대를 이끄는 젊은 SS 장교(중위, 상급돌격지도자)는 그야말로 나치즘에 찌든 광신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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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군 육군: 벨라루스 마을을 초토화시키는 친위대 사이에 엑스트라 격으로 껴 있으며 이들도 죄책감 없이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도 벨라루스 초토화 작전 당시 국방군도 아인자츠그루펜의 전쟁범죄에 적극 협조한 역사적 사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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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해방군: 친위대와 함께 움직이는 부역자 세력. 특유의 엠블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도 친위대 못지 않은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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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조경찰: 나치에 부역하는 비독일계 보조병력으로 벨라루스인과 러시아인, 카자크 등 다양한 민족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도 페레코디 마을 사람들을 유대인 내지는 파르티잔 동조자로 낙인찍고는 학살과 약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복장 구성이 통일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개 고동색-검은색 복장에 하얀색 완장을 차고 있는 것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5. 줄거리
1943년 벨라루스. 평범하게 살아가던 소년 플료라[8](알렉세이 크라프첸코)는 아버지를 전쟁으로 잃었지만, 아직 이 철부지 시골 소년은 그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사실, 플료라는 해당 지역이 지역인지라 전쟁의 참상에 꽤 익숙한 편이지만, 문제는 독소전쟁은 이전의 전쟁과는 비교가 되는 정도가 아니었다.
플료라는 파르티잔에 가담하기 위해 동네 친구와 함께 전쟁이 휩쓸고 간 벌판에서 총을 찾아 땅을 파는데, 외삼촌[9]이 보기에 그저 전쟁놀이나 하는 꼴이다. 외삼촌은 플료라에게 함부로 총 들고 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그 와중에 독일군의 비행기[10][11]가 지나가 위협받으면서도, 플료라는 기어코 애써 건진 총[12]을 가지고 그 부근에 있던 파르티잔에 입대하게 된다.
이미 남편을 전쟁터에 보낸 어머니는 그런 플료라를 나무라며 끝까지 말리려 하나, 파르티잔 부대의 정치 장교가 찾아온다. 정치 장교와 함께 따라온 병사[13]는 폭탄의 커다란 파편에 맞아 죽는 참상을 들려주며 은근히 겁을 주는데[14] 그러거나 말거나, 어영부영 플료라는 언젠가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채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된다.
파르티잔 부대 주둔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수많은 부상병들. 플료라는 잠깐 당황하면서도 굳은 결심을 유지하며 침착히 임무를 수행하려 한다. 플료라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야간 보초. 누군가 플료라에게 다가오자, 플료라는 암구호를 묻다가, 다가온 인물이 부대 지휘관인 코사치인 것을 보고 물러선다. 코사치는 수하에 불응하는 자는 무조건 쏴버리라 주의를 주고는 벌로 추가 근무를 시킨다.[15] 그 뒤에도 플료라는 신병답게 파르티잔 무리에서 갖은 잡일들을 도맡아 하지만 나름 잘 적응해 나간다.
얼마 뒤 파르티잔 부대는 소련군 지휘부의 명령을 따라 방어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게 된다. 이때 코사치는 환자나 노약자는 후방에 남으라고 명령하고는 같이 가려는 플료라를 후방에 남으라고 한다.[16] 플료라는 실망감과 함께 주둔지에 남게 된다. 남겨진 플료라는 부대에서 잠깐 만난 파르티잔 소녀[17]글라샤[18]와 같이 지낸다.
그런데 갑자기 독일군의 비행기가 나타나고 공수 부대[19]가 투하되기 시작한다. 폭격과 함께 독일군의 맹공격이 시작되고, 주둔지에 남겨진 인원은 몰살당한다. 폭격으로 인한 셸쇼크에 시달리면서도 플료라는 글라샤와 함께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플료라는 움막에서 부둥켜안고 잠든 뒤 그 후 숲을 거쳐 자신의 마을로 돌아온다.[20]
그러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플료라는 가족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으나[21] 애써 그걸 무시하며 넘기려 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플료라는 능청스럽게 아직 수프가 따뜻하다며 글라샤와 나눠 먹는데, 그때 정신이 온전치 않던 글라샤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대번에 눈치채고는 스프를 토해버린다.[22] 글라샤가 수프를 토하는 것을 본 플료라는 순간 집 바닥에 부자연스럽게 놓여 있는 인형[23]을 보고 자기가 짐작한 것을 넘어서는 끔찍한 상황이 일어났음을 짐작하고 큰 충격을 받아, 환청이 들려오는 가운데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
플료라는 독일군이 어머니와 동생들을 죽이고 우물에 던진 게 아닌가 하여 우물을 살피지만, 우물 안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깨끗하다. 플료라는 계속해서 셸쇼크에 시달리며 우물을 다시 살피지만, 우물 속에는 멀쩡한 물만 있다.[24] 플료라는 마을 사람들이 피신하는 섬이 있다며 뛰어간다. 플료라를 뒤따라가던 글라샤가 뒤로 고개를 돌리자 외양간 벽 옆에 잔뜩 쌓여 있는 학살당한 마을 사람들의 수많은 시신들이 나타난다. 희생자들의 모습이 전혀 짐작할 수 없었던 곳에 나타나 글라샤에게 충격을 준다.
플료라는 섬으로 건너가기 위해 늪으로 뛰어든다. 글라샤는 어영부영 플료라를 따라 늪에 들어가 늪이 깊어질수록 같이 허우적댄다.[25] 늪에 빠져 죽을 지경이 되자 플료라가 제정신이 아닌 것을 느낀 글라샤는 플료라에게 모두 죽었다고 외친다. 플료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되레 글라샤를 웅덩이에 던져버린다.[26] 그때 다른 파르티잔 조직의 지휘관인 루베쉬가 나타나[27] 이 둘을 건져낸다. 여기서 관객의 예상을 또 깨는 장면이 나온다. 살아남은 마을 사람들이 있긴 했고, 그들은 늪지 건너 땅에 모여있었다.[28] 하지만 이후의 장면은 전혀 희망차지 않고 더욱 끔찍하다.
살아남은 마을 사람들은 통곡하며 패닉에 빠져있고, 그들 가운데에는 독일군이 불을 질렀던 탓에 온몸에 화상을 입고 죽어가는 외삼촌이 누워있었다. 겨우 숨만 붙어있는 외삼촌은 눈을 떠 플료라를 보곤 이 말을 한다. "이 멍청한 놈아, 그래서 땅을 파서 총을 꺼내지 말라고 했거늘......."[29] 그는 플료라가 총기를 파헤친 것을 들켜 마을이 게릴라 본거지로 오인되어 나치 독일군이 학살을 저질렀다고 생각한 것이다. 플료라는 절망에 빠져서 웅덩이에 머리를 처박아 자살하려 하지만, 마을 사람들과 글라샤가 말린다. 얼마 뒤 나름 분을 풀고자 파르티잔과 마을 사람들은 철십자 훈장과 독일 군복을 입힌 독일군 해골에 진흙을 발라 히틀러의 얼굴을 빚고 거기다가 침을 뱉고 모욕을 한다.[30]
죽은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느낀 플료라는 자신을 늪에서 꺼내준 루베쉬를 포함하여 다른 파르티잔 대원들과 함께 식량을 얻기 위해 떠난다. 플료라와 루베쉬를 포함해 일행은 살아남은 그나마 건장한 젊은 남성 넷이었으나 가는 길에 둘은 지뢰를 밟고 허무하게 죽는다. 루베쉬가 폭사당한 자리를 찾아보니 별다른 시체 조각조차 없고 남은 건 잘려나간 발목 하나뿐이다. 그것도 정말 깔끔하게 잘려나간 발목.
우여곡절 끝에 플료라와 루베쉬는 근처 마을의 농가에서 친독 성향의 지역 민병대 소속인 농부를 위협해[31] 간신히 젖소 한 마리를 끌고 온다. 그런데 갑자기 조명탄이 발사되더니 예광탄 사격이 쏟아져 루베쉬마저도 사망한다. 플료라는 총격을 피해 포복한 채 젖소를 어떻게든 끌고 가려 하지만, 그 젖소마저도 기관총을 맞고 죽어버린다.[32] 망연자실한 플료라는 그 자리에서 누운 채로 정신을 잃는다. 그 자리에서 잠든 플료라는 다음 날 아침 깨어난다. 소는 죽었고, 플료라는 다른 농부의 말을 이용해 죽은 젖소를 운반하려 한다.[33] 당연히 말 주인이 항의하지만 무시하고 끌고 가려는데, 그 순간 독일군이 나타난다. 플료라는 농부의 말에 따라 옷과 총을 숨기고 농부와 함께 그의 집과 가족들이 있는 페레코디라는 마을로 향한다. 그런데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병력 수송 차량 여러 대가 나타나더니 수많은 독일군 무장친위대 병력이 들이닥친다. 독일군 무장친위대원들은 마을에 오자마자 약탈과 폭행을 자행하고는 그 뒤 마을 사람들을 광장에 집합시킨다. 모두 모이라는 독일군의 방송에 불안감을 느낀 마을 사람들은 밖으로 뛰쳐나오고 광장으로 모이지만 이에 불길함을 느낀 플료라가 가면 죽는다며 혼자서 말려보지만 당연히도 소용없는 짓이었고 근처에 있던 벨라루스 보조경찰에게[34] 멱살을 잡힌 뒤 면박만 듣는다.
가짜 방송으로 독일군 무장친위대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모은 뒤 강제로 목조교회를 개조한 헛간에 쑤셔넣는다.[35] 그때 한 무장 친위대 장교가 살고 싶으면 뒤편에 난 조그만 창문으로 아이들은 남겨두고 나오라고 말한다. 플료라가 먼저 나서자 뒤이어 몇몇 사람들이 따라 나오는데 한 소녀가 자식으로 보이는 아이와 함께 나오자 독일군들은 강제로 아이를 빼앗아 다시 헛간에 던져놓고 소녀는 머리끄덩이를 잡은 채 끌고 간다. 그 뒤 독일군들은 헛간 안에다 횃불, 수류탄, 화염병, 조명탄을 던져 넣어 터뜨린 뒤[36], 화염병과 화염 방사기로 불을 지르고 총을 난사해서 안에 있던 사람들을 전부 몰살해 버린다.[37]
불길 속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비명과 총소리, 불에 타는 소리, 확성기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불협화음을 이루는 혼란 그 자체인 상황이나 좋아하는 나치 독일 병사들의 웃음이 대조적이다. 독일군은 웃으면서 박수를 치거나 병나발을 불고 총을 난사할 때도 바지춤에 올리고는 민망한 자세로 쏘는 등 다들 하하호호 재미있다면서 좋아라 한다. 다만 어리버리한 신병 같은 외모의 병사가 울면서 총을 쏘기도 하는데, 눈물 흘리는 병사가 정말로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 건지 건물이 불타는 연기가 매워서 눈물을 흘리는 건지 애매하게 묘사된다.[38] 학살 장면에서 지휘관[39]이 애완동물로 기르는 늘보로리스[40]가 주변 소음과 매연 때문에 불안해하자 헬멧을 덮어 가려주는 장면까지 나온다. 이 와중에 독일군 여성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밥맛이 떨어질 끔찍한 광경에도 태연히 확성기 차량에 앉아 오페라를 배경 음악으로 틀어놓고 구경을 하며 랍스터를 먹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독일 군인들은 헛간 안에 있던 사람들을 다 몰살시킨 뒤에, 일부 지식인, 강간 목적으로 빼 놓은 여자 등 살아남은 소수의 마을 주민들을 약탈한 가축들과 함께 끌고 가고, 페레코디 마을의 남은 건물들을 모조리 다 태워버린다. 플료라는 맨 처음 자기를 끌고 온 벨라루스 보조경찰 꼬맹이에게 뒷목을 잡혀 또 끌려가 독일군들에게 머리에 권총이 겨눠진 채로[41] 기념 사진을 찍히고, 이내 버려진다. 플료라는 충격으로 기절해 버리고, 독일군들은 불타는 페레코디 마을의 집들을 뒤로하고 사람들을 희롱[42]하고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르며 떠나가던 도중, 갑자기 여러 총소리가 들려온다. 이후 장면이 전환되어 정신을 차린 플료라는 숲을 걷고 있는데, 숲에는 독일군들의 시체가 즐비하다. 이후에 밝혀지지만 파르티잔이 마을을 떠나 이동하던 독일군들을 발견하고 박살을 내버린 것.[43] 플료라는 이전 장면에서 마을 주민을 학살하는 와중에 태연히 랍스터를 먹던 독일 여성이 부상을 입고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옷이 풀어헤쳐져 한쪽 가슴이 드러나 있고 피를 흘리며 심지어 토사물도 게워내고 있는 처참한 모습이다.[44][45] 플료라는 그 옆에서 붕대를 발견하고 집어들지만, 죽어가는 독일 여성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플료라는 자신의 총의 부러진 개머리판을 고치기 위해 붕대를 가져간 것뿐이다. 일말의 동정심조차 남기지 않는 연출.
파르티잔들은 완전히 파괴된 마을을 뒤로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전에 마을에서 끌려간 소녀가 다리 사이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절뚝거리면서, 입에 고장난 휘슬을 물고 정신줄 놔버린 듯한 눈빛으로 멍하게 한곳을 응시하며 나타난다.[46][47] 독일군에 잡혀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정신적 충격을 받아 미쳐버린 듯하다.
여기서 초반에 나온 코사치가 이끄는 파르티잔 무리도 다시 등장하고, 파르티잔에게 격퇴된 독일군의 패잔병들이 파르티잔의 포로로 잡히는데,[48] 파르티잔 대원들과 플료라를 마을로 안내해 줬던 농부를 포함해 살아남은 소수의 마을 주민들은 이들을 처형하기 위해 총부리를 겨눈다. 이때 코사치의 부관이 칼을 들고 나타나 당장 멈추라고 명령한다. 코사치의 부관은 이들을 간단히 쏴 죽이는 것으로는 족하지 않다고 바로 사살하려는 다른 파르티잔들을 제지하고 코사치는 뭐라 지껄이는지 들어보고 제대로 철저히 응징하자고 말한다. 이에 설득된 대원들은 바로 쏴 갈기려던 총을 내려놓는다. 그러자 생포된 독일군인 중 한 명이 능숙한 러시아어로 자신은 독일인이 아니며[49][50]'명령을 따랐을 뿐이니 살려달라'는 식의 변명을 하며, 독일군 지휘관의 이름이 발터 슈타인이고, 아인자츠그루펜 소속이라는 것을 밝힌다. 뒤이어 그의 통역을 통해 슈타인은 플료라를 쳐다보고는 집에 너만한 손자가 있으며 자신은 아무런 나쁜 짓을 한 것이 없다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황당무계한 소리에 분위기가 점점 더 험악해지지만 코사치는 대원들에게 이 변명을 계속 들으라고 명령을 내린다.
살기 위해 떠드는 슈타인의 온갖 추한 변명이 이어지는 와중[51]에 구차한 변명을 듣기 싫었는지, 이에 아이들을 남겨두라는 명령을 내린 젊은 SS 장교[52]가 슈타인을 배신자라며 윽박지른다.[53][54]이후 플료라가 그를 알아보고 저 사람이 아이를 버리고 나오라고 한 것을 말하자 그는 자기가 그랬다고 당당히 말한다. 뒤이어 앞서 지휘관의 신분을 밝힌 러시아계 독일군에게 그는 자기 말을 통역하라며 '너희는 열등한 종족이라 대를 이으면 안 된다. 열등 민족은 생존할 권리가 없다.' 따위의 정신 나간 나치의 인종주의 사상을 늘어놓는다.[55] 코사치는 이 미친 소리를 꼼꼼히 듣고 새기라 말하며 개소리를 지껄이는 SS 장교를 그대로 두고, 변명을 하던 군인에게 통역도 계속 제대로 하라고 요구한다.
중위: 그래, 내가 바로 아이들을 버리면 가도 좋다고 했다. 통역해!
게젤: 왜냐하면 모든 문제는 아이들이 있어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너희 민족은 존재할 자격이 없다. 어떤 민족들은 미래를 가질 권리가 없다.
코사치: 들어라. 전부 다 이 말을 잘 들어라!
게젤: 열등 민족은 공산주의 질병을 퍼뜨린다[56]. 너희 민족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우리는 이 목표를 완수할 것이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라도..... (분위기를 보고 공포에 질리며)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저 새끼가 한 말이에요! 우린 독일 놈이 아닙니다! 다신 독일 놈에게 붙어먹지 않겠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 우린 독일 놈이 아닙니다! 독일 놈이 아니에요!
게젤: 왜냐하면 모든 문제는 아이들이 있어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너희 민족은 존재할 자격이 없다. 어떤 민족들은 미래를 가질 권리가 없다.
코사치: 들어라. 전부 다 이 말을 잘 들어라!
게젤: 열등 민족은 공산주의 질병을 퍼뜨린다[56]. 너희 민족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우리는 이 목표를 완수할 것이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라도..... (분위기를 보고 공포에 질리며)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저 새끼가 한 말이에요! 우린 독일 놈이 아닙니다! 다신 독일 놈에게 붙어먹지 않겠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 우린 독일 놈이 아닙니다! 독일 놈이 아니에요!
SS 장교는 계속해서 더욱 광기 어린 소리를 지껄여대고, 이에 파르티잔들은 분노조차 하지 못하고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그 장교를 바라본다. 장교의 말이 끝나자 통역하던 부역자는 공포에 질려, 자기는 통역만 했을 뿐이라고 항변하다가 이내 우리는 독일인이 아니라는 말을 반복하며 횡설수설하기 시작한다. 코사치의 부관이 독일인이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소리치며 군중을 부추기자, 통역하던 부역자는 더더욱 공포에 빠져 자신은 독일군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파시스트 쥐새끼들을 죽입시다! 죽이자! 죽이자!'라고 소리친다. 코샤치는 차가운 눈으로 '마침 독일군들 사이에 있으니 한번 그렇게 해보라'고 읊조린 뒤 플료라에게 눈짓을 보내고, 그것을 신호로 플료라가 부역자 앞에 휘발유 통을 놓아준다. 그러자 독일군들은 서로 휘발유 통을 빼앗으려고 드잡이질을 하고 서로 휘발유를 뿌린다. 러시아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자들은 살려달라고 울부짖고 눈치가 빠른 자들은 재빨리 휘발유를 뿌리는 편에 서서 같은 독일군을 중간으로 몰아넣고 발길질을 하는 등 아비규환에 빠진다. 통역하던 군인은 휘발유를 다 뿌리고는 군중을 보며 성냥이 없으니 불을 붙이게 성냥을 달라는 소리를 해댄다. 마침 독일군들을 불태워 복수를 하려는 듯 멀리서부터 횃불을 들고 뛰어오던 마을 사람이[57] 도착했으나, 그는 독일군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현장을 보고 멈칫한다. 이 처참한 장면을 보다 못한 한 여성 대원이 이제 그만하라고 외치며 총을 쏘기 시작하자 나머지 몇몇 대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총을 쏴 포로들을 처형한다. 독일군들의 아비규환이 총성과 함께 잦아들고 파르티잔 대원들은 묵묵히 현장을 떠난다. 횃불을 들고 있던 마을 사람은 죽어버린 독일군들을 잠시 가만히 바라보다가 횃불을 물에 던져 꺼버린다.[58]
잠시 홀로코스트에 의해 죽어버린 희생자들의 시체와 생존자를 촬영한 실제 영상이 삽입되고, 다음으로는 충격을 받고 지친 듯한 플료라의 얼굴이 화면을 채운다. 이미 어린아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잔뜩 주름이 진 노인의 얼굴을 한 플료라. 어떤 파르티잔 소년[59]이 강물 뻘 속에 처박힌 히틀러 초상화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발길을 돌리고, 뒤이어 그것을 발견한 플료라는 분노에 차 초상화에 대고 총을 쏴재끼기 시작한다.[60] 플료라의 사격과 함께 나치 독일의 파괴-학살-침략-등장 등 시간을 거스르며 실제 기록 영상이 오버랩된다. 이때 슈투카가 급강하 폭격을 가하는 소리와 군중들의 환호와 비명 소리가 뒤섞인 소음, 그리고 일그러진 히틀러의 연설과 함께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서곡과 니벨룽겐의 반지의 발키리의 비상 등이 배경 음악으로 깔린다. 플료라는 계속해서 분노에 차 총질을 계속하지만, 교차 삽입 된 기록 영상이 시간을 계속 거슬러 제1차 세계대전을 지나 아기 히틀러와 히틀러의 어머니의 초상을 보여주자, 플료라는 차마 더 이상 총을 쏘지 못하고 멈췄다가, 총구를 내리고 이내 눈물을 뚝뚝 흘린다.[61][62][63] 장면이 넘어가고 플료라는 자신이 떠났던 파르티잔 부대에 뒤늦지만 다시 한번 합류한다. 숲길을 따라 행군하는 파르티잔의 모습을 잠시 비춰주고, 벨라루스 초토화의 모든 희생자를 추모하는 듯 모차르트 레퀴엠의 라크리모사가 흐르며 영화는 끝난다.
628 белорусских деревень сожжено вместе со всеми их жителями
628곳의 벨라루스 마을이 모든 거주자들과 함께 불타 땅 속으로 사라졌다
628곳의 벨라루스 마을이 모든 거주자들과 함께 불타 땅 속으로 사라졌다
6.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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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코어 없음 / 100 | 점수 8.9 / 10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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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 97% | 관객 점수 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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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4.3 / 5.0 | 관람객 별점 없음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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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8.6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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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100% | 별점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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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의 벨라루스 점령을 배경으로 만든 작품으로 전쟁에 대한 광기를 가장 미치도록 보여준 영화로 평가받는다. 후반부에 그야말로 주름살이 가득한 얼굴로 변해버린 주인공 플료라의 모습도 섬뜩하다. 실제로 1985년 개봉 직후 이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 실신해 실려나가는 사건이 속출했다. 한 평론가는 "다른 영화가 전쟁을 보여준다면, 이 영화는 화면에서 전쟁의 손이 튀어나와 전쟁터의 한복판으로 질질 끌고 들어간다."고 표현했다. 그 결과, 제14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금 게오르기상을 수상하였다.
로튼토마토에서 크리틱 지수 95%, 관객 지수 96%, IMDB에서도 8.3점으로 호평. 국내에선 정식 개봉하기 전인 군사 정권의 독재 시절 운동권을 중심으로 비밀리에 상영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후 1989년에 정식 개봉 하였다. 당시 국내 영화지 로드쇼에서도 전쟁에 대한 광기를 잘 보여준 명작이라고 호평했으며 1990년대 비디오 소개 책자인 열려라 비디오 가이드 5000에서는 한국 출시 비디오판을 소개하면서 람보 같은 전쟁 고발 영화는 어린애 장난 수준으로 만든 걸작.이라고 호평했다.
6.1. 단평
바로크 양식의 강렬함을 위해 제작된 컴 앤 씨는 대량 학살을 묘사하는 여유로운 문자 그대로의 그래픽보다는 선지자에 대한 포부를 가진 강력한 예술 영화이다. (이 영화는
쉰들러 리스트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둘 다와 비교되었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것들 중 하나를 만들기 전에 그것을 상영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이 영화의 중심 잔혹성은 고함치는 음악과 짖는 개들로 이루어진 야만적인 서커스이며, 이 서커스에서는 술에 취한 독일군 대대가 모여 농민들을 그들의 불타는 종말을 향해 행진한다. 클리모프가 실제로 사용하는 죽음의 수용소 시체 장면은 그가 마을의 파괴를 계획하는 보살핌을 소급해서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두 배로 불안하다. 대부분의 경우, 그는 페르세우스의 방패에 비친 고르곤을 보여주는 것을 선호한다. 어린 알렉세이 크라브첸코의 공포에 질린 표정을 보는 것보다 더 지워지지 않는 이미지는 거의 없다.
― 빌리지 보이스 #
― 빌리지 보이스 #
6.2. 프로파간다물?
개봉 당시 서구권 친나치 세력 및 동구권의 국수주의 단체에서 이 영화가 지나치게 학살을 과장하거나 애국심이 없다는 등의 서로 상반된 이유로 비난을 들은 적이 있었고, 현재까지도 영상물 관련 커뮤니티 등지에서 '공산주의자놈들이 만든 프로파간다'라며 공격하기도 한다.[64] 또한 이후에 일어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으로 러시아인들의 과거 피해자 코스프레용 영화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65]반론으로는 영화 내에서는 주인공이나 주인공이 들어간 소련군 빨치산들의 영웅적인 행위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파르티잔들은 일부 장면에서나 그나마 좀 비중 있는 역할이 있는거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작중 파르티잔들은 틈만 나면 독일군에게 당하거나 무능하고, 주인공과 어울리긴 하나,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돕거나 강한 우애까지는 묘사하지 않는 등 작중에서 냉소적이고 건조한 시선으로, 심지어는 종종 부정적으로 그려진다. 가령 초반에서도 주인공을 징집하지 못하게 막는 어머니의 사정에도 이에 대해 최소한 어린 소년을 징집하는 것에 대해 착잡해하는 묘사 없이 시종일관 권위적이고 일방적으로 명령하면서 사실상 강제 징집을 주도하는 정치 장교(옆에 따라온 인물은 그나마 플료라에게 전쟁이 장난이 아님을 강조하긴 했지만), 보급을 위해 항거에 소극적인 지역 주민들의 가축을 강탈하고, 위에서 언급한 후반부에 독일군을 격퇴한 뒤 같이 있던 독일 여성을 서서히 죽어가게 두는 꺼림칙한 묘사도 나온다. 독일군 잔당들을 결국에는 응징하나 어린 소년은 물론이고 파르티잔들 역시 마을 주민들의 학살과 초토화를 막지 못한 것은 변함이 없으며, 적들에 대한 뒤늦은 응징만 성공할 뿐, 결국에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채 떠나간다.
지역 주민들도 페레코디 마을 학살씬에서 대거 등장하는 비독일계 자원 부역자들이나[66] 파르티잔에 합류한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딱히 독일군이나 소련군 어느 한쪽을 찬동하지는 않은 채 그저 무기력하게 살길만 모색한다. 작중 초반에 주인공의 어머니가 징집을 말리거나, 부역은 하지 않은 채 독일군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쓰나 결국에는 살해당하고 모욕당하는 주민들, 주인공에게 말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농부 등이 그 예시.
절대악으로 묘사되다시피 한 독일군들도 단순히 이들을 죽어 마땅한 광인들로 타자화시키지 않고 죽어가는 과정을 주민들처럼 참담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음산한 분위기의 배경음을 넣음으로써 통쾌감이 느껴지기는커녕 죽음의 비참함과 참담함은 인간적인 면모가 없어 보이는 작중 독일군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전쟁 그 자체의 끔찍함에 대해 극도로 현실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그리고 독소전 당시 독일군은 벨라루스 전역에서 실제로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학살을 벌였다.[67] 영화에서 묘사한 것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타자에 대한 적대감이나 애국심 같은 자질구레한 의미를 담지않고 담담히 묘사한 것이다. 자세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의 벨라루스 점령을 참조. 레벤스라움 확보라는 목적 아래에 독일 국방군이나 무장친위대나 인종주의에 물들어 유대인과 슬라브인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했던 것이 사실이고 민간인, 특히 유대인에 대한 학살, 약탈, 강간이 독소전 기간 내내 자행됐다. 워낙 넓은 곳에서 학살이 이뤄졌고, 목격자가 없이 싹 다 몰살당해 밝혀지지 않은 학살도 있었을뿐더러, 나치가 은폐하기도 했는데 거기에 목격자들도 거의 다 노환으로 사망해 추가적인 학살 현장을 더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7. 여담
- 감독 엘렘 클리모프는 이 작품 이후로 다시 영화를 만들지 않았는데 2001년에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잃었습니다. 내가 가능한 것은 전부 이뤘다고 느낍니다.(I lost interest in making films...Everything that was possible I felt I had already done)"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1933년 7월 9일, 볼고그라드(당시엔 스탈린그라드)에서 태어나 2003년 10월 26일, 70세로 세상을 떠났다.[68]
- 엘렘 클리모프의 부인 라리사 셰피트코(1938~1979)도 제2차 세계 대전 영화 고양(Voskhozhdeniye, The Ascent, 1977)을 찍은[69] 상당히 유명한 감독이고, 엘렘과 같이 작업하기도 했다. 이 영화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곰상을 받았으며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에 선정될 정도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978년에는 베를린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을 지냈고,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1979년 안타깝게도 라리사는 교통사고로 마흔한 살 한창나이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때문에 엘렘과 라리사 부부는 러시아 영화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 주연 알렉세이 크라프첸코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미치는 것이 아닐지 감독이 걱정할 정도로 무섭게 연기했다. 극 중 절규하거나 미치도록 웃을 때 더더욱 그랬기에 제작진이 촬영을 멈추고 안정시키게 했다고 한다. 다행히 배우가 미치는 그런 일은 없었지만 크라프첸코는 2000년 인터뷰에서 촬영 끝나고 나서 마음고생 좀 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청소년[70]이던 크라프첸코는 이 작품 후유증으로 배우 활동을 하지 않다 2000년대 와서야 몇몇 영화에 조연으로 나왔을 뿐이다. 대신 TV 드라마 활동이 활발한 편. 출연한 영화는 즈베즈다와 제9중대. 2020년 3월에 개봉하는 영화 페인티드 버드에도 조연으로 출연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시기 동유럽 소년의 수난을 다룬 작품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네오나치 성향 용병인 바그너 그룹 홍보 영화에도 참여했다는 게... #[71]
- 이 영화의 등장인물 독일 사령관 발터 슈타인 SS 소령은 나치의 학살자 오스카 디를레방어를 토대로 만든 캐릭터이다. 이 영화의 잔혹한 학살 장면은 이 인간이 실제로 벨라루스 초토화 작전에서 저지른 짓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또한 발터 슈타인 역할을 맡은 배우는 빅토르 로렌스(1927~1992)라는 라트비아인으로, 실제로 2차 세계 대전 당시 SS 라트비아 사단에 부역한 전적이 있다. 전후 하바롭스크주에 위치한 굴라그에서 1년간 복역한 이후 극작가가 되어《나는 기억해, 리차드》(Я всё помню, Ричард)라는 본인의 자전적 영화의 각본을 작성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 GTA 4에서 주인공 니코 벨릭의 친구 '플로리안(Florian Cravic, aka 'Bernie Crane')'이 이 영화의 오마주로 추정되는데, 이름의 유사성과 전쟁 중 학살 등의 기억을 니코와 공유한다는 점 등이 그 근거로 꼽힌다.
- 국내에도 DVD가 정발되었는데 제대로 된 화질로 나오는 버전은 예전에 절판됐고 지금 싼값에 살 수 있는 버전은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저질 화질을 구워서 파는 해적판이므로 속지 말자.
- 2020년 크라이테리온 콜렉션가 루시코 측에서 2K 복원한 판본을[72] 블루레이로 출시했다. 로저 디킨스와의 인터뷰가 새로 수록되었다.
- 일어 제목이 특이하게도 炎628(628개의 화염)이다. 실제 대학살 사건에서 벨라루스 마을 628개가 절멸된 것을 의미하는 듯.
[1]
1933년 7월 9일
볼고그라드(당시엔
스탈린그라드) 출생, 2003년 10월 26일에
모스크바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 영화의 배경인
독소전쟁은 1941년 6월 22일에 발발해 1945년 5월 9일에 끝났고 감독의 고향도
1942년 8월 21일부터 전쟁터가 되었다.
[2]
공동번역성서 기준 '나오너라'.
[3]
원래는 '히틀러를 죽여라'라는 다소 쌈마이스러운 제목으로 정할 예정이였으나 작품 주제와 심히 동떨어진 제목이라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4]
과거에는 벨라루스를 벨로루시나 벨라루시아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련 해체 이후부터 러시아에 종속된 느낌을 주지 않고자 해당 국가 정부 및 민간 단체의 운동으로 과거 벨라루스 민족주의자들이 내세운 벨라루스라는 표기를 강조하였다.
[5]
글이 쓰여진 당시에는 한국에서 벨라루스의 문화 및 역사에 대해 많이 알려져 있지도 않았기도 했고 소련인들을 소련 성립 이후부터 냉전 말까지 싸잡아서 러시아인이라고 부르는 기조도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인이라 표기한 것으로 보임.
[6]
파르티잔 세력들 대다수는 마을 외부에서 징집된 소련군이 흩어진 잔당들이다. 파르티잔에 참여한 고향 마을 사람들은 과거에 활동하였다 전사한 인물까지 포함하여도 몇 없으며, 종반부 전까지 마을 사람들은 대개 게릴라 활동에 회의적이었다.
[7]
어머니도 플료라의 아버지가 전사한 것을 언급하고 네가 가버리면 누가 집안을 지키냐며 만류하는데 플료라가 죽으면 집안을 어머니 혼자서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8]
러시아어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Флёра'라고 이름이 나와 있다. 이 동네에서도 꽤 이상한 이름으로 통하는지 이름을 가르쳐 줄 때 상대가 이게 성인 줄 알고 성 말고 이름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모습도 나온다.
[9]
마을 촌장이기도 하다.
[10]
Fw 189
[11]
실제로도 벨라루스 초토화 작전을 이끌었던
오스카 디를레방어는 초토화를 저지를 벨라루스 마을을 먼저 정찰기를 통해 정찰한 뒤 찾아가 초토화시켰다고 한다.
[12]
SVT-40
[13]
노획한 독일군 헬맷과 복장을 입고 있어 얼핏 거의 독일군과 같은 행색이다. 그의 목걸이는
독일 국방군 야전경찰(펠드젠다마리)의 표식이다.
[14]
정치 장교와는 다르게 이 사람은 일말의 양심이 있었거나, 아니면 철부지 젊은이가 입대한 후 실망하여 탈영할까 봐 초반에 사실을 말해준 것으로 보인다.
[15]
그 와중에도 플료라는 오히려 지휘관과 이야기를 나눈 게 기뻐선지 벌을 받고도 '감사합니다'라면서 헤벌쭉 웃는다. 얼마나 그가 세상 물정을 모르는지, 그리고 전쟁에 대해 엄청난 환상을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잘 보여주는 장면.
[16]
플료라가 풋내기라서 전쟁 경험이 없어 대신 약자를 지키는 임무를 준 것.
[17]
다만 정말 파르티잔 소속인지 아니면 전쟁 통에 갈 곳이 없어 파르티잔과 같이 지내는지는 불명이다.
[18]
정신이 온전치 않아 비전투 인원으로 분류되어 남겨졌다.
[19]
공수 부대용
슈탈헬름을 착용하고 있으며, 이 슈탈헬름이 등장한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이다.
[20]
여기서 의미심장한 장면이 나오는데 숲에 폭격이 떨어진 뒤 다친
홍부리황새 한 마리가 주변을 계속 따라다니며 이 황새는 마을에서 우물에 가족의 흔적이 있지 않은지 살피는 플료라에게 다가와 쳐다보고는 이후에는 다신 나오지 않는다. 이 다친 황새가 플료라의 상황 및 처지를 나타낸다는 해석이 많다.
[21]
영화에서는 집 안에서 날아다니는 파리 소리를 크게 키우면서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22]
영화상에서 글라샤는 모종의 전쟁 범죄를 겪고 살아남은 피해자로 추측될 만한 암시적 묘사가 몇 번 등장했다.
[23]
독일군에게 끌려가서 떨어트린 모양이 아니라,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놓아둔 모양새다. 심지어 헝겊을 덮어서 시체를 덮어둔 것같이 연출해 뒀다.
[24]
의미심장하게도, 이 장면을 자세히 보면 이 시점의 플료라는 아직 머리카락과 얼굴이 정돈된 모습인데도 우물물에 비친 플료라는 개털처럼 깎이고 그을린 머리에 얼굴도 상처와 주름투성이인, 완전히 망가진 후반부의 모습이다. 군복 상의를 걸치고만 있는 현실의 플료라와 달리 앞단추도 전부 메고 있다. 마치 공포 영화처럼 귀신이 슬쩍 나왔다가 사라지듯이 연출되어 있기 때문에 의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25]
플료라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아득히 초월한 말로 못 표현할 끔찍하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한 참상에 정신이 무너졌는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늪으로 뛰어들어 허우적댄다는 해석도 있다. 영화상에서는 플료라가 마을 사람들의 시신을 직접 돌아보고 직시하는 모습이 나온 적은 없으므로 확실하진 않다. 물론 이걸 플료라가
멘탈붕괴에 빠져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고 절규하는 글라샤의 말은 물론 죽은 사람들의 모습까지 필사적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진짜로 가족과 동네 사람들이 섬에 있다는 일말의 희망 때문에 흥분한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26]
하지만 그 후에 글라샤의 이름을 부르며 다시 뛰어들어서 꺼내준 것을 보면, 죽일 생각은 없었고 제 감정을 못 이긴 것으로 보인다.
[27]
행색이나 이후 행보를 보면 파르티잔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그가 명시적으로 파르티잔이라고 적시된 적은 없다.
[28]
플료라가 '섬'이라며 찾아 헤맨 게 이곳인 듯하다.
[29]
하나 실제 역사에서 독일군의 동부 전선 학살은 저항 유무와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실행되었으며, 이 영화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30]
소련의 빨치산들은 독일군 포로를 생포하면 곱게 대우하지 않고 신체부위들을 절단하며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한다. 저 해골도 살해당한 독일군 포로에게서 적출한 것을 일종의 전리품 격으로 보관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31]
친독 민병대원 소속이긴 해도 나쁜 짓을 했다는 암시나 묘사는 없이 불쌍하고 처절하게 나온다.
[32]
촬영에 쓰인 젖소는 실제로 죽인 것인데 촬영 전부터 병에 걸려서 죽어가고 있어 처분 대상이었다. 지금은 논란이 될만한 일이긴 하지만, 여하튼 실제로 동물이 죽어가는 장면을 찍은 덕에 쓸데없이 실감나서 끔찍함이 배가 된다.
[33]
말을 발견하기 전에는 죽은 소를 자신이 애써 끌고가려 하거나 지니고 있던 나이프로 살을 잘라가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하였다.
[34]
하켄크로이츠가 지저분하게 여기저기 그려져 있는
슈탈헬름을 쓴 플료라 또래의 비독일계 부역자(Hiwi)로 작중에서 잔인하지만 얼빠진 개그캐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상관에게 플료라와 같이 밀쳐지거나
러시아 해방군 동료들에게 바지가 벗겨져 놀림을 당하는 등... 여러모로 플료라의 안티테제적인 면들이 드러나는데 독일군/소련군이라는 진영차이만 있을 뿐 초반부의 플료라의 모습에 전쟁의 광기를 덧씌워 비튼 듯한 인물이다.
[35]
이 영화에서 끔찍한 장면이지만 개그 씬이 다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카자크 부역자가 헛간 위쪽에 있다가 다른 독일군이 장난으로 던진 화염병이 날아오자 놀라서 발로 불을 끄고는 욕을 하거나 플료라 또래의 어린 벨라루스 보조경찰이(광장으로 가는 주민들을 말리는 플료라 멱살을 잡았던 녀석) 욕을 하면서 주민들을 헛간에 밀어 넣다가 자기도 헛간에 갇히게 되자 그제서야 자기도 열어달라고 주민들과 같이 소리를 치다 얻어맞고는 신경질적으로 주민들에게 손을 휘저은 뒤 겨우 탈출하는 등....
[36]
위생병이나
취사병, 보조경찰들과
러시아 해방군 소속 군인들도 가담한다.
[37]
지붕 쪽에서 헛간에 갇힌 주민들에게
쌍소총을 쏘면서 가오를 잡으며 소리치던 코사크병은 독일군 중 아무도 이 양반을 안 챙기고 무턱대고 사격부터 시작하는 바람에 지붕으로 미끄럼틀을 타며 겨우 빠져나왔다.
[38]
그 전에도 주민들에게 총살당한 시체를 보여주며 경고 겸 의학강의를 펼치는 군의관이 옆에서 아이를 빼앗기고 끌려가는 여인을 보고 고개를 돌리는 등 일부 독일군들도 죄악감을 미미하게 가진다는 묘사가 나오긴 한다.
[39]
작중에서는 발터 슈타인 소령이라고 언급된다. 현실의
오스카 디를레방어 여단장을 모티브로 만든 인물.
[40]
여담으로 이 인물의 모티브가 된 디를레방어도 헝가리에서 애완 영장류를 구입하여 애지중지 키웠다. 심지어 동부 전선 학살과
바르샤바 봉기 진압 때도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어떤 종류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1970년대 소련에서 출간된 디를레방어 관련 서적에서는 늘보로리스로 언급하고 있는데, 작중에서 발터 슈타인이 늘보로리스를 데리고 다니는 것도 여기에서 영향을 받은 듯하다.
[41]
와중 보조경찰 꼬맹이는 사진 찍는 독일군 일행에 끼지도 못해 먼 발치에서 은근슬쩍 같이 찍히는 식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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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추정되는, 누워 지내는 노인을 침대째 바깥으로 옮기고 어서 아이들을 많이 낳으라는 조롱과 함께 떠나면서 불타는 전경과 교차되는 연출은 그야말로 백미. 당연히 생식 능력이 없는 노인이 애를 낳을 수 있을 리는 만무하며, 집도 없이 야지에 방치된
치매 노인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 지는...
[43]
정규 군사 훈련을 받고 장비도 빵빵한 독일군이 어째서 비정규군인 파르티잔에게 졌나 싶지만 사실 디를레방어 여단이나 카민스키 여단같이 전쟁 범죄를 밥 먹듯이 저지르는 집단은 전투를 못 했다. 폭력의 쾌락에 중독된 병사들의 군기가 박살 났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한 듯 영화에서도 독일군들이 숙취에 구토를 하거나, 이상한 자세로 총을 쏘는 등 군기가 박살난 모습을 보여준다.
[44]
옷이 풀어헤쳐진 모습 때문에 성폭행을 당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바로 옆 도로에서 파르티잔이 차를 타고 달리며 확인 사살을 하는 등 전투 상황이 채 정리되지 않은 모습으로 보아 그럴 겨를은 없었을 것이다.
[45]
물론 상징적인 묘사일 가능성은 있다. 2차 대전 당시 혼란한 틈을 타 민간인이고 군인이고 독일이고 소련이고 상관없이 수많은 여성들이 성폭행 피해자가 되었다.
연합군에 의한 독일 점령 기간의 강간 문서 참고.
[46]
글라샤가 아니다. 전술한 아이를 데리고 바깥으로 나왔다가 아이는 빼앗겨서 도로 헛간으로 던져지고 독일군에게 끌려간 그 여자다. 글라샤는 헤어진 이후 어떻게 되는진 나오지 않는다. 물론 연출은 대놓고 글라샤를 연상시키도록 구성되었으며, 플료라도 글라샤가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며 했던 말을 중얼거린다.
[47]
이 소녀는 마을에서의 학살 직후 퇴각하는 독일군에게 잡혀 병사들로 가득찬 트럭 짐칸으로 던져졌고, 그 뒤를 트럭에 타지 않은 몇몇 병사들이 쫓아간다. 무슨 일을 당했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48]
이때 포로로 잡힌 이들 중 플료라의 멱살을 잡았던 어린 보조경찰, 헛간 지붕에 있던 코사크병도 보인다.
[49]
이런 비독일계 전투 인원들은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자원했거나 포로로 잡혔을 때 마지못해 독일군에 가담한 부류이다. 물론 이 군인은 경위가 어찌 됐든 전술한 소녀를 집단 강간을 위해 끌고 가는 것을 주도하고 독일군인들과 같이 적극적으로 학살에 참여하여 같이 웃고 즐기는 등 인간 말종다운 장면이 계속 나왔기 때문에, 참작의 여지가 없다시피 하다.
[50]
여담으로 영화에서 언급되지 않지만, 이 군인의 이름은 '게젤'이라고 출연진 목록에서 나온다.
[51]
이전에는 파리 한 마리도 못 죽인다느니, 자신은 학살에 가담하지 않았다느니, 당신들 민족에게 악감정은 없다느니 순 새빨간 거짓말들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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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SS 장교는 중위(상급 돌격 지도자)다.
[53]
그 직후 발터 슈타인을 전형적인 독일인이라고 비하하는데 이 인물은 독일계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아인자츠그루펜이나 그 외 동부전선 및 서부전선 주둔 군에서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독일계 비중이 높아지기도 했으며 디를레방어 여단도 비독일계 부역자들을 요긴하게 써먹었다. 혹은 민족 독일인(독일어: Volksdeutsche, 폴크스도이체로 발음함.)같은
독일어권 지역 밖 출신국의 독일계일 수도 있고.
[54]
참고로 이 장교의 배우인 Jüri Lumiste는
에스토니아인인데 에스토니아는
전간기 무렵까지 독일계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지역이었고, 전쟁 중반부터 비독일계 에스토니아인들도 명예 아리아인 인정을 받고 무장 친위대 편성이 이루어진 적이 있다.
[55]
이것 때문에 아이들을 헛간에 처박아 넣게 하고 죽인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고 또 그 아이를 낳는 그런 것 자체를 막는 식으로 아예 절멸시키겠다는 또라이 같은 사상의 끝을 보여주는 것.
[56]
실제로 나치 독일이 유대인과 슬라브인 학살에 열을 올렸던 이유도 열등한 민족인데다 공산주의를 퍼뜨리는 사악한 족속이라는 식의 반공주의의 영향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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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독일군이 마을에 막 도착할 무렵 플료라와 같이 촌장집에 같이 숨어있었던 사람이다. 이장이 자신의 가족이라고 둘러대며 밥을 얻어먹는 무장친위대원에게 말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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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마을 주민들을 분살해 버린 나치와 같은 수준이 되진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59]
공교롭게도 양복 차림으로 입대했던 초반부의 플료라와 상당히 비슷한 인상착의에 똑같이 총알 가방을 메고 있고, 극초반부의 플료라처럼 신병이다.
[60]
작품 내에서 플료라가 총을 쏘는 장면은 이 부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정작 마을 사람들이 학살당하는 순간엔 그저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플료라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모든 일이 끝난 뒤 히틀러의 초상화에 분노를 토해내는 것이 전부였던 것이다.
[61]
분노에 차 나치의 만행을 떠올리던 플료라의 생각의 흐름이 히틀러조차 사람이며,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생각에까지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 중간중간에도
블론디와 함께 있는 히틀러나 아이들과 같이 있는 히틀러 등 히틀러의 얼마 없는 인간적인 장면들이 아주 잠깐이지만 빠르게 지나간다.
[62]
아기 히틀러의 사진이 플료라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최소한의 인간성이라는 해석도 있다.
[63]
바로 전, 살아남은 마을 주민이 횃불을 꺼버리는 장면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생겨난 철학적 논제인
당신에게 아기 히틀러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와 함께, 전쟁에 단단히 미쳐버렸어도 플료라에게 일말의 인간성은 남았다는 해석도 가능할 듯. 단순히 나치, 독일, 히틀러를 욕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근본적인 인간의 광기를 지적하는 명연출이다. 마침 이 장면 중에는
제1차 세계 대전 장면이 끼어있다.
[64]
한국에서 이런 방식의 옹호는 해당 영화에서뿐만이 아니라 독일군의 만행을 다루는 영상물에서 빈번히 등장한다. 다만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피해 당사 국가의 출신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단순히 과장, 잘못된 사실 관계를 지적하거나 세세한 재현 및 고증의 문제를 지적하는 게 아닌, 파시즘이나 엇나간 반공주의에 물들어서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다.
[65]
단 영화 속 배경은 러시아가 아니라 벨라루스이며 극 중에서는
러시아인,
카자크,
벨라루스인 등 비독일계 부역자들의 만행과 잔인함도 적나라하게 표현된다.
[66]
이전 장면에 나왔던 사람들처럼 단순히 잘 보이려고 노력하거나 물품을 내주는 수준이 아니라 독일군 옆에서 충실히 학살을 도우며 주민들을 조롱 내지는 강간이나 시설 파괴 등 중범죄를 저지른다.
[67]
이 중에서도 특히 벨라루스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은 장본인 중 하나인
오스카 디를레방어와
그 여단의 학살은 너무 악명 높아 같은 나치인
하인츠 구데리안과
헤르만 페겔라인조차 혀를 내두르며 히틀러에게 그의 만행을 일러바칠 정도였다. 벨라루스에서 이들이 저지른 실제 만행에 대한 기록을 보면 되려 컴 앤 씨에서의 묘사보다 훨씬 더 끔찍하면 끔찍했지, 절대 영화에서 더 과장되게 묘사된 것은 아니다.
[68]
첨언하자면 영화의 배경인
독소전쟁은 1941년 6월 22일, 감독이 8살일 때 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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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앤씨처럼 고양의 배경설정도 나치 독일 점령하의 벨라루스이며 독일 부역자와 파르티잔이 등장인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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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프첸코는 1969년생으로, 영화가 개봉할 때의 기준으로 16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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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내부에서는 푸틴 정부의 선전 탓에 네오나치라는 인식이 별로 없는 편이다.
[72]
201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회고 상영을 한 적이 있다. 감수엔
화이트 타이거: 최강 전차군단의 감독 카렌 샤흐나자로프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