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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06:01:40

암흑 물질

''' 항성 은하천문학· 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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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480px-CL0024%2B17.jpg
파일:Bolshoi_high-res.jpg
은하단 CL 0024+17을 암흑 물질(푸른색)이 고리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이 고리 형태는 은하단 사이의 충돌이 일어난 흔적으로 추측되고 있다.

물론 암흑 물질은 육안으로 볼 수 없고 현존하는 장비로도 관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사진은 중력 렌즈 현상을 통해 그 분포를 간접적으로 유추해 색을 입힌 것이다.
시뮬레이션으로 재현된 현재 시점(우주 나이 137억 년) 우주에 존재하는 암흑 물질의 거시적 분포이며, 특유의 그물망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한 변의 길이는 8억 광년으로 관측 가능한 우주 반경의 약 1/60 정도에 해당한다.
파일:external/www.quantumdiaries.org/disk-dark-matter.jpg
현재 우주는 암흑 에너지(Dark Energy) 68%, 암흑 물질(Dark Matter) 27%, 관측 가능한 물질(Visible Matter) 5%로 구성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물질들[1]이 우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5%에 불과하며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을 합친 나머지 95%는 그 총량만 추정할 수 있을 뿐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1. 개요2. 설명3. 암흑 물질은 실존하는가?4. 암흑 물질의 근거
4.1. 은하 회전 곡선4.2. 은하단의 질량4.3. 우주 거대 구조4.4. 빅뱅 핵융합4.5. 암흑 물질이 거의 없는 은하?
5. 우주의 미래 예측6. 암흑 물질의 분포7. 암흑 물질의 후보
7.1. 특성에 따른 분류7.2. 구성에 따른 분류7.3. 암흑물질 입자의 질량
8. 암흑물질을 부정하는 이론들9. 탐지 방법
9.1. 속도곡선, 속도분산 측정9.2. 중력 렌즈9.3. 전자기파 신호 관측9.4. 지상 검출9.5. 충돌 실험
10. 여담11.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암흑물질

[clearfix]

1. 개요

암흑 물질(, dark matter)은, 중력을 통해 우주에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지만, 전자기파를 비롯한 다른 수단으로는 전혀 관측되지 않는 수수께끼의 물질이다.

2. 설명

원시 블랙홀, 비활성 뉴트리노, 혹은 원자가 되지 못하고 남은 쿼크 덩어리[2] 심지어는 그저 인류가 발견하지 못한 갈색왜성, 비활동 블랙홀과 같은 어두운 천체들이 전체 질량에서 누락된 결과라는 등의 다양한 가설이 제시되고 있으나 모두 각자 허점이 존재하는 탓에 아직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는 무엇일까?

중력의 원인이 되는, 질량을 가진 입자만이 중력장을 생성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물질 및 전자기파가 상호 작용하는 중력장의 중심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양의 질량이 중력원으로서 존재해야 한다. 심지어 강한 중력으로 일정 거리 내의 물질과 전자기파를 삼켜버리기에 내부 관측이 되지 않는 블랙홀조차도 경계면에서 빨려 들어가는 물질로부터 다양한 파장이 방출되는 것이 관측되기에 그 질량을 추정 가능하다. 그러나 우주에는 중력장과 그 영향만 관측될 뿐 그 중력원의 존재를 증명하는 어떠한 신호도 관측되지 않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으며, 이러한 불일치는 마치 관측이 불가능한 모종의 물질이 우주에 매우 널리 퍼져 있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암흑 물질이라는 개념이 제시되었다. '암흑'이라는 이름은 중력으로 인한 시공간의 왜곡 외에는 존재한다는 증거가 전혀 없으므로 아직 그 정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임시적으로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이론의 형성에 있어 실증 여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수적 과학자들은 질량 실종 문제(Missing Mass Problem)라고 부르기도 한다. 직접적으로 관측되거나 그 성질이 규명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물질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암흑 물질이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전자기파 등의 관측으로부터 유추한 질량과 중력으로 측정된 질량 간의 괴리에서 출발한 만큼, 단순한 측정 오차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다.[3]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관측되지 않는 질량이 이상할 정도로 많고, 대부분의 관측 결과에서 꾸준하게 이러한 불일치가 발견되고 있다. 중력을 통해 추정한 우주에 존재해야 하는 물질의 총량은 전자기파 관측을 통해 추정되는 일반 물질 총량의 약 6배에 달한다. 즉, 우주에 분포하는 암흑 물질의 양은 관측 가능한 물질보다 훨씬 많다. 우리 은하 안드로메다 은하 등의 은하들은 저마다 자신 질량의 수십 ~ 수백 배에 달하는 암흑 물질에 둘러싸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은하의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암흑 물질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이한 점은 암흑 물질에 의한 중력적 작용은 은하 이상의 규모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이다. 은하보다 작은 구조인 항성계나 구상 성단 등에서 이루어지는 공전 운동에서는 관측되는 질량과 중력 질량이 거의 일치하는 결과가 많다. 은하들 중에서도 크기가 매우 작은 경우 암흑 물질의 함량이 낮은 경우가 존재한다. 이러한 경향성을 보고 저중력 환경에서는 만유인력의 법칙이 달라진다는 아이디어를 기초로 수정 뉴턴 역학이 제기되기도 했다.

암흑 물질은 우리가 아는 평범한 물질들과는 다른 특성을 가질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일반적인 입자로 구성된 물질이 단순히 관측이 되지 않아도 암흑 물질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사실 우주는 빛을 내는 항성을 제외하고도 수소와 먼지가 풍부하게 분포해 있다. 이러한 성간 물질의 대부분은 가시광선을 거의 내지 않는지라 맨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전파나 X선과 같은 다른 파장으로 보거나 성간 소광/적색화와 같이 배경에서 오는 빛이 가려지는 효과를 통해 간접적인 방법으로 탐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바리온으로 이루어진 암흑 물질은 존재한다 하더라도 전체 암흑 물질의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다. 현재 과학자들이 가정하는 암흑 물질은 이들과는 완전히 별개의 물질이다. 암흑 물질은 그 어떤 파장으로도 빛이나 입자를 전혀, 혹은 거의 방출하지 않으며 다른 입자들과 상호 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중력과 그에 의해 발생하는 중력 렌즈 현상을 제외하면 탐지가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검출된 적은 없지만, 태양계나 지구 주변의 공간에도 소량의 암흑 물질 입자들이 떠돌아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 암흑 물질이 당신의 몸을 통과하고 있을 수도 있다.

3. 암흑 물질은 실존하는가?

아직 명확한 정체와 성질, 그 기원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암흑 물질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애초에 암흑 물질이란 개념 자체가, 기존에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공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것을 메꾸기 위해 끼워 넣은 임시방편에 가깝다 보니 이 개념 자체를 껄끄럽게 생각하는 의견이 존재한다. 게다가 암흑 물질과 일반 물질만으로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현대 우주론에서는 암흑 에너지라는 개념을 또 새로 도입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 이를 공격하는 진영에서는 일반 물질과의 상호 작용을 하지 않고 관측조차 불가능한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는 기존 법칙과 어긋나는 현상에 그럴듯하게 이론을 끼워맞춘 가설에 불과하며 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폐기될 이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질량 보존의 법칙을 깨지 않으면서 유기물 연소 시의 질량 감소를 설명하기 위해 (양의) 플로지스톤을, 금속 연소 시 질량 증가를 설명하기 위해 음의 플로지스톤을, 상대성 이론 전의 뉴턴 역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수성의 근일점 세차 운동 문제에 관측되지 않는 미지의 행성을 도입한 과정이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도입과 너무도 구조적으로 유사하기에 인간은 21세기에도 17세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현재는 너무나 당연하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진 에테르 플로지스톤 역시 그 당시만 해도 그것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 방법이 없었고, 많은 과학자들이 사실이라고 믿었으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결국 그냥 가설로 끝났다. 암흑 물질도 그렇게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많은 학자들에 의해 꾸준히 암흑 물질이 지지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은하들의 관측 가능한 질량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추가 중력의 증거가 너무나도 명확하다 보니 암흑 물질의 존재를 부정하는 진영에서도 이러한 관측 결과 자체를 부정하는 대신 현존하는 중력 이론에 대한 수정을 통해 질량 실종 문제의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력을 건든다는 것은 곧 현대 물리학을 떠받드는 큰 기둥 중 하나인 상대성 이론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새 중력 이론의 이론적 토대를 쌓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수정 중력을 도입할 경우 상대성 이론의 핵심 중 하나인 등가 원리부터가 성립하지 않게 된다. 암흑 물질을 부정하려는 시도들이 계속해서 실패로 돌아가고 비주류 이론으로 남아있는 현 상황에서, 암흑 물질이 현재 밝혀져 있는 다른 법칙에 충돌하지 않으며 현상을 잘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해법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까지의 주류 물리학계 및 천문학계는 그 특징이나 정체에 대한 이견이 있을 뿐, 대체로 암흑 물질의 존재를 상정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요약하자면 암흑 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떠나서,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음은 분명하다. 기존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리학 법칙이 깨지지 않고서야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정말 완전히 새로운 물질일 수도 있고, 혹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물질의 새로운 작용일 수도 있고, 심지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작용이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예상해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이를 판별해 낼 만큼의 지식이 아직 인류에게 없을 뿐이다. 고대 철학에서 천체의 무한한 운동을 설명하려 도입한 에테르나, 물질의 연소 반응을 규명하기 위해 18세기에 제기됐던 플로지스톤 등, 암흑 물질이 과학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퇴출될 개념일지는 모를 일이다.

4. 암흑 물질의 근거


1930년대의 은하 회전 곡선과 은하단 연구 이래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 결과가 암흑 물질의 존재를 지지하고 있다.

4.1. 은하 회전 곡선

은하 주변부의 회전 속도가 예상과 다르다는 것은 1939년 밥콕에 의해 최초로 보고되었다. 특정 질량 중심을 공전하는 천체의 운동을 관찰해 보면, 케플러 법칙에 의해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공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관측되어야 한다. 중심과 거리가 멀면 구심력(중력)이 약해서 속도가 작지만, 중심과 가까우면 구심력(중력)이 강해서 속도가 크다. 이것은 태양계에서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의 공전 속도가 가장 빠르고 해왕성의 공전 속도가 가장 느린 것으로 예를 들 수 있다.

우리 은하의 구조 역시 중심부로 갈수록 별들의 밀도가 증가하며, 대부분의 관측 가능한 질량이 태양 궤도 안쪽에 분포해 있다. 즉, 은하 중심에서 태양 궤도보다 바깥쪽으로 나갈수록 케플러 법칙에 의해 별들의 공전 속도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에 베라 루빈과 켄트 포드는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체계적으로 은하 회전 속도를 측정하였으나, 예측과 달리 은하의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떨어질수록 회전 속도가 감소하지 않음을 발견하였고, 1975년에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형 광학 망원경과 향상된 전파 망원경 기술을 통해 우리 은하를 공전하고 있는 별들의 실제 움직임을 분석하여 공전 속도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데이터가 생산되기 시작되었다. 그러한 관측들을 통해 루빈의 결과가 재차 재증명되면서 암흑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후 은하의 외곽 변두리에 있는 수소 가스의 속도를 측정하는 실험들도 진행되었으나 예측 결과와는 더욱 벗어나 있었다.

이는 우리 은하 외곽에 별들의 질량을 압도할 정도로 많은 양의 보이지 않는 질량이 존재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 은하를 감싸고 있는 암흑 물질이 없을 경우 은하 외곽의 별들은 자체 공전 속도에 의해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 이러한 공전 속도의 역전 현상은 종류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은하에서 관측되며, 이것은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은하들이 자신보다 훨씬 무겁고 큰 암흑 헤일로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2. 은하단의 질량

파일:The_Bullet_Cluster.jpg 파일:boxComposite_TNG100-1_gas-shocks_machnum_dm-coldens_1000.jpg
지구에서 약 37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총알 은하단의 모습. 두 은하단이 충돌 중인 모습이다. 붉은색은 은하단 내 기체의 분포, 푸른색은 암흑 물질의 분포를 보여준다.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된 은하(노란색)와 암흑 물질(푸른색)의 분포.

은하단 내에서의 암흑 물질의 존재 가능성은 1933년 스위스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의 머리털자리 은하단 관측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다.[4] 은하단 중심부에 위치한 은하들의 특이 속도는 거의 1000km/s에 육박한다. 이는 이렇게 빠르게 날아다니는 은하들을 잡아둘 정도로 높은 질량의 천체가 은하단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은하단에 존재하는 관측 가능한 항성과 가스의 총량은 이 질량을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규모가 큰 은하단들에서는 강한 중력 렌즈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 또한 은하들의 질량만으로는 불가능한 현상이다. 광학적 관측을 통해서 계산되는 은하단의 총질량은 태양의 1~10조 배 정도인 데 반해 운동학적 질량은 태양의 100조 배를 가뿐히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은하단의 실제 질량이 보이는 부분보다 훨씬 크다는 점은 그 내부에 엄청난 양의 암흑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암흑 물질이 없다면 은하단을 구성하는 은하들은 그 빠른 공전 속도로 인해 얼마 가지 않아 뿔뿔이 흩어져야 할 것이다. 은하와 비슷하게 암흑 물질도 매우 넓은 범위에 걸친 헤일로 형태로 은하단을 둘러싸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은하단의 충돌 과정에서도 암흑 물질의 존재와 그 성질이 드러난다. 위 사진에 나타난 총알 은하단은 두 은하단이 정면 충돌한 직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은하들의 분포는 양옆으로 두개의 큰 군집을 이루고 있는 반면에 붉은색으로 표시된 은하단 내 기체의 분포는 은하들의 운동을 따라가지 못하고 충돌 지점에 머물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은하단을 구성하는 항성들은 충돌 면적이 매우 작아 서로를 뚫고 지나간 반면 [5] 뜨거운 기체는 서로 간의 높은 충돌면적으로 인해 운동 에너지를 잃고 충돌 지점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푸른색은 중력 렌즈를 통해서 얻어진 은하단 내 전체 질량의 분포이며 기체가 아니라 은하들의 분포와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은하단을 이루는 바리온 물질의 대부분이 별이 아닌 희박한 가스 형태로 존재한다는 사실과 모순을 일으키며, 가스의 질량을 압도할 정도로 많은 양의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 은하와 함께 운동했다는 증거가 된다. 또한 이러한 관측 결과를 토대로 암흑 물질이 (최소한 높은 상대 속도에서) 서로 동일한 입자들 간의 충돌 면적이 매우 작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4.3. 우주 거대 구조

파일:orangepie.jpg
우리 은하를 중심으로 관측된 은하들의 분포를 반경 20억 광년까지 나타낸 우주 지도. 비어 있는 부채꼴 영역은 우리 은하 수평 방향에 해당하며, 은하 내 물질로 인해 관측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1개의 점은 은하 하나를 나타낸다. 이 문서 도입부에 있는 암흑 물질의 분포와 비교해 보자.[6]

1924년 은하가 우리 은하 밖에 무수히 많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은하가 우주에 균일하게 퍼져있지 않음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의문을 가진 수많은 천문학자들이 연구에 매달렸으며 마거릿 겔러(Margaret J. Geller, 1947~)와 존 허크라(John Huchra,1948~2010)는 하나하나의 은하를 꾸준히 분광 관측 해, 많은 은하가 연결되어 있는 벽과 같은 구조인 그레이트 월을 발견(1989년)했다. 또한 은하가 적은 영역인 공동(void)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계속된 관측을 통해 은하들은 수억 광년에 걸쳐 거품과 비슷한 필라멘트 구조를 이루며 분포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필라멘트들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는 은하들이 밀집된 은하단이 위치해 있었다. 우주 거대 구조라 불리는 이 은하들의 분포 양상은 수십만 개 이상의 은하들의 위치를 바탕으로 지도를 그려야 비로소 보이는 것으로, 사실 은하들 개개의 질량에 비해 서로 간의 거리는 너무나도 멀기 때문에 은하들의 중력만으로는 이러한 구조가 형성되리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즉, 관측되지 않으면서 추가적인 중력을 제공해 줄 암흑 물질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증대되면서 우주 전체에 대한 중력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2000년에 이루어진 밀레니엄 시뮬레이션[7]의 결과로 암흑 물질이 실제 관측된 은하들과 비슷한 필라멘트 구조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이 등장했다. 즉, 은하들이 필라멘트와 유사한 형태로 현재 우주 거대 구조라고 알려진 은하들의 분포는 사실 그 기저에 깔려있는 보이지 않는 물질들의 분포를 대변해 주고 있는 것으로서, 빅뱅 이후 우주에 퍼져 있던 가스가 암흑 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끌려 은하들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4. 빅뱅 핵융합

현재 우주에서 발견되는 수소 헬륨의 질량 비율은 약 3:1이다. 이 중 1을 차지하는 헬륨은 대부분이 항성 핵융합과는 관련 없는 빅뱅 당시의 뜨거운 우주에서 이루어진 핵융합으로 탄생했다. 이러한 비율이 나오기 위해서는 빅뱅 당시 우주에서 바리온, 즉 일반적인 물질의 비율이 약 5% 정도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주배경복사, Ia형 초신성 등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실제 물질의 비율은 약 30%. 즉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의 5/6가 핵융합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일반적이지 않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5. 암흑 물질이 거의 없는 은하?

역설적이지만 암흑 물질이 거의 없는 은하가 암흑 물질 이론을 지지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 발견으로 수정 뉴턴 역학 등의 암흑 물질의 대안 이론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수정 뉴턴 역학에서는 암흑 물질이라는 새로운 질량을 도입하는 대신 중력 자체가 은하 크기 수준의 먼 거리에서는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식으로 은하 내부 천체의 공전 속도를 설명하려 하였다. 이 경우 공전 속도가 다른 비슷한 은하보다 매우 느려지는 경우, 즉 중력의 크기가 임의로 작아지는 경우를 설명하지 못한다. 반면, 암흑 물질을 이용한 설명에서는 공전 속도의 차이를 암흑 물질의 양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2015년 발견된 NGC 1052-DF2 은하는 다른 은하에 비해 암흑 물질이 거의 없는 은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 영어 암흑 물질이 처음 제안된 이유는 은하 내부 천체의 공전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은하에서 관측되는 것들을 합한 질량으로는 천체가 그 속도로 공전하도록 붙잡아 둘 수 없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질량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은하 내부의 천체는 속도가 느려서 암흑 물질이 비교적 조금만 있어도 공전 속도를 잘 설명할 수 있었다. 이 발견에 의해서 풍부한 암흑 물질에 의해 은하가 탄생한다는 이론은 수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질량을 재는 데 사용한 구상 성단의 개수가 불과 10개밖에 되지 않는지라 이 발견의 충분한 신뢰 수준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게다가 이러한 종류의 은하들이 계속해서 발견된다면 MOND뿐만 아니라 현재 인정받는 표준 우주 모형에도 타격이 갈 수 있으므로 이 발견에 의문을 가지는 시각들이 많이 존재하는 중.

그리고 실제로 측정에 있어서 오류가 있었다는 내용이 발표되고 있다. #

2019년에 예일대에서 또 다른 암흑 물질이 부족한 은하인 NGC 1052-DF4를 발견하였으나 이번에도 거리 측정을 잘못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5. 우주의 미래 예측

우주 공간이 일정 수준 이상의 밀도를 넘게 되면 그 시점부터 물질 간의 인력이 강해져 수축한다. 이 상태에서 모든 물질이 한 점에 모여 고열 우주로 돌아가는 것을 빅 크런치(Big Crunch), 우주 공간의 밀도가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공간이 계속 팽창하여 절대영도에 수렴하는 것을 빅 프리즈(Big Freeze), 우주 공간이 과도한 팽창력으로 모든 것이 원자 단위로 산산조각으로 찢어지는 것을 빅 립(Big Rip)이라고 부른다.

우주 물질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 물질은 서로 간에 중력을 미쳐 우주의 팽창을 억제한다. 과거에는 우주 전체의 물질 질량을 알아내면 이를 통해 우주의 현재 나이를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우주의 운명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우주의 팽창을 가속시키는 요소인 암흑 에너지의 존재가 밝혀짐에 따라 현재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양까지 모두 정확히 알고 있어야 우주의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8] 밝혀진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비율은 약 3:7이고, 우주는 빅 프리즈 혹은 빅 립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6. 암흑 물질의 분포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암흑 물질의 분포는 우주 거대 구조가 나타내는 바와 같이 은하의 분포와 유사한 형태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술했듯이 우주 거대 구조 특유의 거미줄과 같은 구조는 암흑물질이 자연스럽게 중력에 의해 응집된 결과이므로 사실은 은하의 분포가 암흑물질의 분포를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개별 은하의 규모에서 보았을 때 암흑물질은 가스나 항성과같은 바리온 물질과는 확연하게 다른 분포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암흑물질은 은하를 중심으로 매우 넓게 퍼져 있는 분포를 가지며, 이러한 구조를 암흑 헤일로라고 한다. 일반적인 은하의 반지름은 항성 헤일로를 포함하더라도 최대 수십 kpc 에 불과한 반면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헤일로는 은하 주변 수백 kpc 까지 퍼져 있다. 이로 인해 은하 외곽부에서는 질량의 대부분을 암흑물질이 차지하게 된다. 반면에 은하 내부로 갈 경우 점차 일반물질의 밀도가 암흑물질과 비슷한 수준으로 중요해져 대략적으로 1:1 정도의 비율을 나타내게 된다.

암흑물질이 이렇게 분포를 가지게 된 원인은 암흑물질이 상호 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바리온 입자로 이루어진 가스의 경우 다른 입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가스는 운동(=열) 에너지를 잃고 중력의 중심부로 빨려 들어간다. 여기서 탄생한 항성도 유사한 분포를 가지게 된다. 반면 상호작용성이 없거나 매우 적은 암흑물질은 처음 중력에 의해 낙하하는 과정에서 얻은 운동에너지를 고스란히 가지며 그 결과 상대적으로 큰 공전 궤도에 머물러 있게 된다

7. 암흑 물질의 후보

최초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물질인 중성미자가 뜨거운 암흑 물질(HDM, Hot Dark Matter)로서 가장 강력한 암흑 물질 후보였으나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는 관계로 현재의 은하 형태가 구축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탈락했다. 이후 중간 정도 크기의 소립자(WDM, Warm Dark Matter)[9]와 무겁고 느린 소립자(CDM, Cold Dark Matter)[10]가 현재 강력한 후보 중 하나.

7.1. 특성에 따른 분류

7.2. 구성에 따른 분류

7.3. 암흑물질 입자의 질량

암흑물질의 후보는 질량에 따라 성질이 크게 다르다.[14]

10-22 eV 보다 가벼우면 콤프턴 파장이 너무 길어져서 우주배경복사나 거대구조형성에 영향을 주므로 암흑물질이 될 수 없다.

1 keV 보다 가벼우면 페르미온일 경우 뜨거운 암흑물질(HDM) 이므로 후보에서 제외된다. 액시온 같은 보손이 후보이다.

1-10 keV 범위는 페르미온일 때 따뜻한 암흑물질(WDM)에 해당하며 라이먼 알파 숲 관측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

1 GeV 보다 가벼운 암흑물질은 열적 동결(freeze-out)과정을 통해 생성될 수 없다. 암흑물질이 표준모형 물질과 열적 평형을 이루다가 열적 동결과정을 거쳤다면 암흑물질의 소멸 단면적과 속력을 곱한 값은 현재 암흑물질의 양을 고려할 때 [math(\left<\sigma v\right> \simeq \frac{1}{10^9 \rm{GeV}^2} )] 가 된다. 암흑물질의 후보가 되기 위해선 소멸 단면적이 최소한 이보다 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암흑물질의 양이 더 많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암흑물질이 가벼운 입자일 때 약한 상호작용을 통한 페르미온으로의 소멸 단면적을 계산하면 [math(\left<\sigma v\right> \approx \frac{m_{\chi}^2}{\rm{GeV}^2} \frac{\alpha_\chi \alpha_f}{\alpha_w^2}\frac{1}{10^9 \rm{GeV}^2})] 이다. 암흑물질과 페르미온 각각의 결합상수(coupling constant)와 약한 상호작용의 결합상수가 [math(\alpha_\chi \alpha_f = \alpha_w^2)] 를 만족한다면 암흑물질의 질량은 1 GeV를 넘어야 한다. 이 조건은 리-와인버그 한계(Lee-Weinberg bound)라 불린다. 1 GeV 보다 가벼워 리-와인버그 한계를 벗어난 암흑물질은 가벼운 암흑물질이라 불린다. 가벼운 암흑물질에는 비활성 중성미자, 암흑광자 등이 포함된다.

1 GeV 보다 무거운 입자로 열적 생성이 가능한 후보들은 통상적인 WIMP에 해당한다.

암흑물질이 페르미온으로 소멸하는 과정에서 우주의 이온 농도를 높이고 최종산란면을 넓히기 때문에 우주배경복사의 고주파 영역을 감소시킨다. 플랑크 위성을 통해 그러한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암흑물질이 페르미온들로 소멸하였다면 암흑물질의 질랑은 적어도 10 GeV 이상은 되어야 한다. 앞으로 더욱 정밀한 관측이 이루어지면 이 질량 하한은 더 커질 수 있다.

100 TeV 를 넘어선 암흑물질은 열적과정을 통해 생길 수 없다. 암흑물질이 무거운 입자라면 [math(\left<\sigma v\right> \lesssim \frac{\pi \max (\alpha_\chi, \alpha_f, \alpha_\chi^2)}{{m}_{\chi}^2})] 이므로 열적과정으로 생성된 암흑물질의 질량은 100 TeV 보다 작아야 한다. 이 조건은 unitarity bound 라 부른다. 100 TeV 를 넘어선 암흑물질 입자는 통칭 WIMPzilla 라고 불리며 열적이지 않은 생성과정을 거쳤으며 인플레이션 시기에 생겨났을 가능성도 있다. 입자들의 속박된 상태나 복합입자, 원시 블랙홀 같은 물질도 이같은 암흑물질의 후보이다.

8. 암흑물질을 부정하는 이론들

사실 중력은 있으면서 빛 또는 물질, 미립자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즉, 중력은 가지나 다른 4대 힘은 가지지 않는) 암흑물질을 가정한 것이 너무 인위적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과학자들도 많다. 일반적인 물질들의 성질을 모두 가지지 않으면서 단지 '이상중력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은 너무 편한 논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보손과 페르미온, 하드론을 포함하여 표준모형을 만족하는 모든 입자 중에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물질은 없다.

현재 가정되는 암흑물질은 중력 이외에는 아무 현상도 일으키지 않으며 사실상 이상중력 현상이 기존 이론에 맞도록 적당히 끼워맞춘 개념이다. 암흑물질이 실존한다면 과학자들이 내린 정의 이외에 실험으로서 이를 찾을 수 있어야 하는데[15] 그렇지 못하다는 점은 실증과학자들의 반감을 사기 충분하여 대안이론이 많이 나와있는 상태다. 다만 이들은 원래 있던 현상과도 대치되는 게 많아 대안이 없다는 것이 암흑물질이 가장 유력한 가설으로 여겨지는 이유이다.

현대 우주론에는 우주 가속 팽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흑물질에 더해 암흑에너지라는 또 다른 미지의 개념이 도입되었고 기존의 암흑물질을 부정하던 학자들은 중력 이론의 수정을 통해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대안 중력 이론이 아닌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다. 간략히 말해서 질량이 시공간을 휨으로써 그 시공간내의 중력장이 왜곡된다는 것. 이 효과를 고려하면 실제 관측처럼 먼 거리에서 전체의 공전속도가 기존 예측보다 더 빨라진다.

9. 탐지 방법

현재까지 중력과 그에 의해 부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중력 렌즈를 제외한 수단으로 암흑물질을 탐지해내려는 시도는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 만일 중력 이외의 방법으로 암흑물질의 탐지에 성공한다면 이는 암흑물질 자체의 정체나 물리적 특성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낼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9.1. 속도곡선, 속도분산 측정

은하나 은하단의 속도곡선 혹은 속도분산을 측정하고 이로부터 도출된 중력질량 분포에서 관측 가능한 물질의 질량을 빼는 것으로 암흑물질의 분포를 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은하나 은하단 주변을 도는 항성이나 은하들의 공전 속도를 측정함으로써 중력의 세기를 알아내고, 해당 중력을 발생시키는 질량을 측정하여 암흑물질을 찾는 간결한 방법이다. 암흑물질의 존재가 처음 대두된 것도 우리 은하의 회전 곡선 측정으로부터였다.

9.2. 중력 렌즈

파일:A2218.jpg
은하단 아벨 2218, 중력 렌즈에 의해 호 모양으로 찌그러진 배경 은하들이 보인다.

암흑물질이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사실상 중력의 분포=암흑물질의 분포로 봐도 된다. 거대 은하와 같이 질량이 큰 천체(렌즈 은하)는 배경의 먼 은하들에서 오는 빛을 휘게 만든다. 이로 인해 배경 은하의 상은 마치 렌즈에 굴절된 상처럼 왜곡된다. 이 왜곡의 정도를 역으로 추적하면 렌즈 은하의 질량 분포를 추정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위 사진의 예처럼 고리나 호 형태가 나타나는 수준으로 강한 왜곡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중력 렌즈 현상은 겉보기로 발견하기가 힘들 정도라서 수백~수천 개의 배경 은하들의 찌그러진 형태를 분석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물론 배경 은하의 갯수는 한정되어 있는지라 실제 얻어지는 분포 이미지는 원 이미지보다 훨씬 해상도가 떨어진다. 게다가 실제 은하의 형태가 원래부터 찌그러진 것인지, 왜곡 때문에 찌그러져 보이는 것인지를 구분할 방법은 없다보니 이 방법을 통해 얻은 질량 분포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 또한 의문.[17] 그러나 충분히 많은 수의 배경 은하를 확보한 경우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다.

암흑물질의 후보 중 하나였던 MACHOs는 중력 렌즈에 의해 그 존재가 부정된 사례에 해당한다. 갈색 왜성이나 블랙홀 등의 고밀도 천체가 배경에 있는 별의 앞을 지나갈 경우 이들의 중력이 핀포인트 볼록 렌즈처럼 작용하여 배경별의 상을 수배로 확대시키는 현상이 일어난다. 관측자의 입장에서는 별이 갑자기 밝아졌다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관측된다. 이를 미세중력렌즈현상(Microlensing)라 부르는데, LMC와 같이 멀리 떨어진 은하의 별들을 지속적으로 관측하면 우리 은하 내에 존재하는 MACHOs들에 의해 일어나는 중력렌즈를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전체 암흑물질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할 수 있었던 것. 그 결과는 아무리 좋게 쳐도 MACHOs는 전체 암흑물질 비율의 10%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9.3. 전자기파 신호 관측

암흑물질이 전자기파와 '일체' 상호작용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면 천체 관측을 통한 암흑물질의 검출은 불가능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만일 암흑물질 입자가 모종의 과정을 통해 붕괴하여 특정 파장에서 전자기파를 내고 있다면 이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야말로 암흑물질의 분포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암흑물질을 이루는 입자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덕분에 최근까지도 암흑물질의 신호를 관측하기 위해 전세계의 천문학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다.

현재 지구 주변에서 가장 가깝고 강한 신호를 낼 만한 후보는 우리 은하를 둘러싸고 있는 암흑 헤일로이다. 이 신호가 존재한다면 모든 천구상에서 대체로 평탄하게 검출될 것이고, 우리 은하 중심 방향으로 갈수록 밝게 보일 것이다. 두 번째로 검증이 필요한 관측 대상은 우리 은하 주변에 분포한 극미왜소은하(Ultra Faint Dwarf Galaxy)들이다. 이 은하들은 별이나 가스가 거의 없는 대신 암흑물질이 질량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은하들에서도 동일한 신호가 검출된다면 암흑물질에 의한 것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2월 페르세우스 은하단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두 연구팀이 독립적으로 암흑물질의 붕괴[18]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X선 신호를 발견했다. ApJ, 789, 1(2014), Phys. Rev. Lett. 113, 251301(2014). 이어 우리 은하 중심에서도 같은 파장의 신호가 나오는 것이 확인되었다. 검출된 에너지는 비활성 중성미자와 연관 지을 수 있는 에너지며 황 이온과 수소 사이의 전하 교환(S XVI CX)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S XVI CX 선 위치가 관측된 X선 파장과 다르다는 연구도 있어서 추후 발사될 XRISM 망원경을 통한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

페르미 감마선 망원경의 관측 결과로 감마선 영역에서 암흑물질의 신호를 찾기 위한 연구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Phys. Lett. B 697, 412, (2011) 하지만 후속 연구로 감마선 신호는 암흑물질과 관련이 없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감마선은 암흑 물질이 아닌 빠르게 자전하는 중성자별의 일종인 밀리초 펄사(Milisecond Pulsar)가 방출한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감마선의 원인으로 암흑물질 입자를 고려하고 있는 천문학자들도 많이 남아 있으며 현재까지 관측된 펄사의 개수가 감마선을 모두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논란 중이다.

9.4. 지상 검출

태양계는 암흑물질 헤일로로 둘러싸인 우리 은하 주변을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 상에서도 암흑물질 입자가 돌아다니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입자의 기본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다면 어쩌면 지구 혹은 태양의 중력에 붙잡혀 공전하는 암흑물질 입자들이 소규모의 헤일로를 이루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이러한 암흑물질은 통상적으로는 물질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지만 어쩌면 중성미자처럼 매우 낮은 확률로 실험실에서 검출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 가정에 힘입어 암흑물질을 검출하기 위한 장비가 이미 세계 각지에 건설되어 있으며 계속해서 더 정밀한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장비들은 중성미자를 측정하기 위한 장비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주선의 영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보통 지하 깊숙한 곳에 설치되며[19], 비활성 액체나 저마늄 등을 검출기로 둘러싸 암흑물질 입자와의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빛과 열을 측정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암흑물질을 검출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검출에 실패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암흑물질 입자의 후보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추정되는 질량의 범위 또한 광범위하다는 점도 있다.

태양계가 우리 은하 헤일로의 암흑 물질로 된 바다를 헤엄치고 있고, 지구가 태양을 1년에 한 번씩 돌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암흑물질 신호의 '계절에 따른 변화'를 측정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즉, 지구의 공전 방향이 태양의 우리 은하에 대한 공전 방향과 일치할 경우 시간당 지구가 휩쓸고 지나가는 은하 내 공간의 부피가 커져 암흑물질 입자의 신호가 증가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 감소할 것이라 예측 가능하다. 과거 에테르를 입증하려 시도되었던 마이컬슨-몰리 실험의 재림이라 부를 만 하다.

DAMA/LIBRA 실험은 1998년부터 계속해서 계절에 따라 세기가 변하는 암흑물질 신호를 주장하고 있다. Phys. Lett. B 424, 195(1998) 이를 검증하려는 여러 실험들(COSINE100[20], ANAIS)이 진행중이다. 다만 2021년 기준으로 아직 DAMA/LIBRA의 결과를 재현하지는 못하고 있다.

9.5. 충돌 실험

힉스 입자를 발견한 전례가 있는 LHC의 실험 중에 암흑물질의 후보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입자가 발견될 수도 있다. 물론 직접 검출은 어려우므로 충돌 시에 일어나는 질량 결손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발견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10. 여담

11.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암흑물질

잘 모르는 거지만 이름에 암흑이 들어가 있으니 왠지 이름이 멋있어서 픽션에서는 여러 가지 굉장한 아이템으로 등장하는데, 무언가 사악하거나 어둠에 관련된 속성이나 원소로 나오기도 한다. 사실상 이름만 같을 뿐이며, 현실의 암흑물질과는 별반 상관 없는 것들이라고 보면 된다.
류츠신의 SF소설 삼체의 세계관에서 우주는 본래 10차원 이상의 고차원이었으나, 저차원화 무기를 개발한 문명의 등장 이래 숱한 전쟁을 거쳐 3차원까지 차원이 내려온 상태이다. 우리가 사는 3차원 우주에서도 외계 문명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3차원 우주 가운데 저차원화 공격을 받아 2차원으로 내려간 부분의 질량 및 에너지가 인류에겐 관측되지 않는 암흑물질 및 암흑에너지라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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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 입자 전자, 1세대 쿼크로 이루어진 물질들. [2] 양자 색역학에 의해서 단일 쿼크는 매우 불안정하여 쉽게 붕괴된다. 하지만 쿼크들이 기묘체라 부르는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3] 실제로 천문학은 질량과 같은 물리량의 측정 오차가 엄청나게 크기로 유명하다. 50% 수준의 오차는 양반일 정도. [4] 사실상 최초로 암흑 물질의 가능성을 제기한 사례로서, 시대를 앞선 선견지명으로 평가된다. [5] 은하의 모습을 보면 마치 속이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은하 내 공간에서도 별들의 공간 분포 밀도는 은하의 크기에 비해 엄청나게 작기 때문에 은하단 규모의 정면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별들 간의 충돌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항성 본체의 밀도는 희박한 은하간 공간의 가스 밀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기 때문에 은하단 충돌에 의한 가스 압력은 항성의 운동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즉, 은하 규모의 스케일에서 보면 개별 항성과 밀집성들은 유일하게 중력에만 상호 작용하는 암흑 물질과 비슷한 역학적 특성을 가진다. [6] 여담으로 위쪽 부채꼴 가운데 빨간색이 뭉친 부분이 바로 슬론 장성이다. [7] 이는 우주 배경 복사에서 관측된 물질들의 분포를 초기 조건으로 하여 입자를 뿌려 놓은 뒤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뭉치는 과정을 계산한 순수 N-body 시뮬레이션이었다. 후대에 가스나 별 등의 요소를 추가한 시뮬레이션들도 등장했지만 필라멘트 구조가 형성된다는 기본적인 사실에는 변화가 없었다. [8] 사실은 암흑 에너지의 상태 방정식 또한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이다. [9] HDM보다 느리고 CDM보다는 빠른 WDM이 암흑 물질인 모델에서는 현재의 우주와 비슷한 규모의 구조가 발생한다. WDM 모델은 CDM 모델의 '실제 관측 결과에 비해 가느다란 구조가 지나치게 생기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되었다. 다만 WDM 모델에는 CDM 모델만큼 유력한 후보의 입자가 발견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10] 아래 소개될 WIMPs가 바로 이 물질이다. CDM은 미지의 느린 입자가 암흑 물질이라고 감안했을 경우를 바탕으로 한 모델로 현재 우주와 비슷한 구조가 발생한다. 이 모델에서는 HDM과 달리 초기 밀도 요동에서 가볍고 작은 천체가 먼저 생기고 그 후 무겁고 큰 천체(은하)가 생기고 최종적으로 대규모 구조가 생기는 식으로 생성된다. [11] 존재한다는 가정하에서 전개된 이론에 따르면, 매우 강력한 자기장 내에서 서로 다른 편광을 지닌 두 개의 광자로 붕괴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점에 착안하여 액시온을 검출하려는 시도가 존재하며, 세계적인 권위자로 한국인 김진의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가 있다. 기초과학연구원의 KAIST 캠퍼스연구단 중의 하나인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단장 Yannis Semertzidis) 에서도 암흑물질 액시온을 검출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12] 2020년에 엑시온일 가능성이 3.5시그마, 99.95퍼센트로 발견되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09218. 3.5시그마는 실생활에서는 충분한 가능성이라 여겨지지만, 과학적인 검증과정에서는 5시그마 이상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확률은 높지만 확실하지는 않은 발견이었다. 게다가 삼중수소가 진짜 쥐꼬리만큼만 있어도 이걸로 설명되어서 실제 액시온 신호인지도 불확실했다. 2022년 검출장치를 개선하여 삼중수소에 의한 효과를 제거하자 액시온으로 의심되던 신호는 사라졌다. https://doi.org/10.1103/PhysRevLett.129.161805 [13] 헵타쿼크의 경우 양자색역학을 고려하면 바리온 1개에 메손 2개가 결합된 [math(rgb\bar{r}r\bar{g}g)] 같은 형태를 지녀야 한다. [14] 참고자료: arXiv:1904.07915 [15] 가속도를 만들어내는 건 '힘'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 힘의 성질을 밝혀내지 못하면 단순히 정의에 불과할 뿐 가속도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없으며 힘이라는 것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것과 같다. [16] 만유인력의 법칙과 일반 상대성 이론 [17] 일반적으로 우주 공간상에서 은하의 회전축이 어느 방향을 향하는가는 완전히 무작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또한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즉, 실제 은하의 찌그러진 방향에도 경향성이 있고, 이를 중력 렌즈 신호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 [18] 위에 나열된 여러 암흑물질 입자 후보 중에 한 종류가 소멸하면서 방출하는 에너지. [19] 암흑물질 입자는 우주선과 달리 일반 물질을 뚫고 지나가 지하 깊숙히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 국내에서 진행되는 실험이다. # [21] 물론 그 전에 약 20억년 주기로 쉬프터들이 세대 교체를 시켜 소모량의 증가속도를 리셋시킨다 [22] 그나마 암흑물질의 원래 의미와 가장 근접한 존재다. 애초에 현실의 암흑물질을 모티브로 해서 나온 개념이기 때문. 정확히는 암흑물질에 대해서 인류가 해명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바로 그 '해명하지 못한 부분'을 작가 개인의 상상력으로 구축한 것이다. [23] 발전기, 보호막, 추진기가 있으며, 연구로는 얻을 수 없고 오직 몰락제국 함선을 격침시키고 역설계해야만 얻을 수 있다. [24] 외우주로 함선을 보내면 낮은 확률로 이걸 얻을 수도 있으며, 캐쉬로도 구입할 수 있다. [25] 근데 과학적으로는 암흑물질이 사라지면 암흑에너지를 상쇄할 중력이 줄어들어서 오히려 팽창이 가속화돼야 한다. [26] 정확히는 원래 토르의 우주선이다. [27] 사실 암흑물질을 연료로 사용하게 된 것도 이 개발자의 업적이었다. 우주에 있는 모든 암흑물질을 특수한 정다면체에 공명시켜 연료의 성질을 띄게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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