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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4 17:21:34

동방삭

사기(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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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方朔
(BC 154 ~ BC 93)
1. 개요2. 사적에서3. 전설 속에서4. 현대 창작물5. 같이보기

1. 개요

중국의 고대, 전한 무제 시대의 인물. 자는 만천(曼倩). 전설로도 유명하다.

2. 사적에서

사기 골계열전 동방삭전, 한서 동방삭 열전, 그 외에 한무제 시기를 다룬 사적들에서 조각조각으로 발견된다. 전체적으로 동방삭을 다룬 전에서는 웃기는 부분이 더 강조되고, 당대사에서 출연할 때에는 일반 관료적 모습을 보인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형 밑에서 독학한 수재. 그의 절친이 바로 사기의 저자로 유명한 역사가 사마천이다.

언변에 능수능란해 무제에게 총애를 받았으며, 자신을 비난하는 학자들과 말싸움을 벌여서 이긴 인물. 게다가 괴짜라서 무제가 베푼 연회에 참석해서 신나게 먹은 뒤 남은 건 바리바리 싸가지고 집에 갔다고 한다. 주변 신하들은 저런 무례한 자는 벌해야 한다고 난리를 쳤지만 원래 그런 인간임을 잘 안 무제[1]는 그냥 그가 하고 싶은 대로 놔뒀다고 하니, 전설 속의 이미지는 이런 그의 행동에서 나왔을 것이다. 또한 자잘한 초능력 틱한 능력을 자주 보인 인물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상자 속에 들어있는 물건을 맞히게 하는 시험을 무제가 많이 하였는데, 동방삭은 이를 틀리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 외에 옛사람들은 산속에 은거했지만, 자신은 도시에 은거했다는 식의 도가적 이야기도 많았으며, 재물은 들어오면 바로 써버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렇게 광대와 재담으로 입씨름을 하고, 자잘한 마술에 가까운 재주를 보인 동방삭이지만, 본인 스스로는 정치가로서의 의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도가적 모습에 가려진 동방삭에게는 또 다른 이면이 존재했다. 동방삭은 스스로를 천거하는 상서를 죽간 3000간의 양으로 바쳤고, 무제가 이를 몇 달에 걸쳐서 읽으며 즐길 정도로 뛰어난 글이었다. 이런 재담 등으로 인해서 동방삭은 공식적으로는 문인으로 평가를 받는다. 한중 개발에 노력하였으며 정치적으로 뭔가를 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법가적 정치를 지향했던 한무제는 동방삭이 자신의 주변에서 재담을 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그의 정치적 식견을 인정 하지는 않았다. 만일 도가적 성향이 강했던 문경지치 시대에 활약했다면, 동방삭도 한가락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한무제 시대는 법가적 정치력을 가진 유사한 인재들이 넘치던 시대였다. 사기나 한서에는 유가적 정치가들을 순리, 법가적 정치인을 혹리라고 기록하는데, 혹리열전에 기록된 인물중 상당수가 이 때 등장한다. 동방삭은 한무제 시대의 이 두텁고 황제의 신임을 받는 인재풀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속만 끓이게 된다. 사기 <골계열전> 동방삭 전에서 동방삭이 출세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이들이 소진 장의를 들어서 비판하자 동방삭은 소진과 장의가 다시 태어나도 지금 시대에는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라고 반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대목은 친구인 사마천이 동방삭을 평가한 대목으로 봐야 할 것이다. 애초에 한무제는 동방삭에게 정치적 능력을 바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동방삭도 무제에게 내심에 담아두었던 표현을 하다가 병으로 죽었다고 한다. 동방삭이 《 시경》의 시를 인용하여 간신을 멀리하고 참언을 물리치라고 간언하였는데, 친구 사마천은 이를 두고 《 사기》 <골계열전>에서 '새가 죽을 때는 소리가 구슬프고, 사람이 죽을 때는 말이 선하다'라는 옛말을 인용하여 그의 죽음을 기렸다. 하지만 정작 무제는 동방삭이 충언을 하다니 이상하다고 생각한 듯하다.

물론 정치가로서의 동방삭에 주목하는 것이 주요하기는 하지만, 단지 도가적 인물로 보는 경향도 있다. 그리고 재담가로서의 성향이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단적으로 동방삭이 실린 사적은 사기 <골계열전>, 순우곤 처럼 직위는 낮으나 재담과 유머를 이용해 군주에게 바른 말을 한 사람들이 실린 열전이다. 그리고 동방삭이라는 인물이 무제시대의 법가는 물론이고, 유교식 예법에도 맞지 않는 인물이라서, 순우곤 정도라면 몰라도 동방삭은 너무 예의를 벗어났다는 식의 비판도 많이 받았다.

유명한 고사성어 빙탄불상용이란 말을 남겼는데, 이는 얼음과 목탄(불)이 같이 한 장소에 존재할 수 없듯이, 간신과 충신은 한 자리에 섞일 수 없다는 의미. 물이 맑으면 큰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극히 살피면 따르는 사람이 없다는 고사성어 수청무어 명심보감으로 유명해졌으며, 역시 한서 동방삭전이 출전이다.

그는 해마다 부인을 바꾸고 감금, 납치, 학대를 일삼았다는 야사가 있다.

3. 전설 속에서

중국 고대 설화에 등장하는 인물. 흔히 동양권에서 불로불사의 대명사. 이 사람과 비견될 만한 인물은 방황하는 유대인 정도.

위의 인물이 한 무제에게 바쳐진 서왕모의 선도를 한 개도 안 남기고 전부 먹어버리면서[2] 탈 인간화해서 그야말로 절대로 안 죽는 인간이 된 것. 이명은 삼천갑자.

1갑자는 60년인데, X3000하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수치가 나오지만 설화니까 그냥 오래산다고 생각해주자. 그러니깐 대강 180,000세. 즉, 역사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살아 있었다는 이야기다. 사실 18만년이라는 것은 역사 레벨로는 한참 부족하고, 인류라는 종의 시작을 대략 20만년에서 16만년 전으로 본다. 인류의 직접적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는 것이 대략 이 시기란 소리다. 이에 대해 다른 설도 있는데, 동방삭의 '삼천갑자'가 三甲子가 아니라 三甲子, 즉, 갑자를 세번 옮겼다라는 설도 있다. 이렇게 되면 동방삭의 나이는 최대 240세, 최소는 120세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일설에는 삼십갑자에 점 하나가 잘못 찍혀 삼천갑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三十 - 三千)삼십갑자여도 1800살 Why? 시리즈에서는 그냥 3000살로 나온다.

위진남북조 시대에 쓰여진 박물지라는 책에서도 등장한다. 군산(君山[3])이라는 곳에 마시면 죽지 않게 되는 술이 있었는데, 어느날 한 무제가 이레동안 재계를 하고 사람을 보내 술을 가져오도록 했다. 술이 도착해서 한 무제가 마시려던 참에 동방삭은 "제가 그 술을 잘 압니다. 한 번 직접 보았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 무제가 술을 넘겨주기가 무섭게 그걸 다 마셔버렸다. 당연히 빡친 무제가 동방삭을 죽이겠다니까 하는 말이 "저를 죽여서 제가 죽으면 그건 이 술이 가짜라는 거고(때문에 날 죽일 필요가 없고), 만약 이 술이 진짜면 죽여도 안 죽을 겁니다." 결국 하는 수 없이 무제는 동방삭을 풀어주었다고 한다.

서유기에서도 잠깐 언급되는데, 본래는 천계 출신으로 서왕모의 남편 동왕공(동화제군)의 시종인 동자 모습으로 나온다. 진원대선의 인삼과나무를 뽑아 엎는 바람에 나무를 살릴 방법을 찾으러 다니던 손오공이 동왕공의 처소에도 잠시 들렀다가 마주치는데, 손오공 역시 서왕모의 복숭아를 왕창 훔쳐먹은 전적이 있으니 두 복숭아 털이범이 만난 셈. 이때 서로를 알아본 손오공과 동방삭은 "흥, 동화제군께서 계신 곳엔 네놈이 훔쳐먹을 복숭아가 없겠구나!""주인님이 계신 곳엔 네놈이 훔쳐먹을 선단도 없을걸?"이라며 서로 디스하다가, 동왕공이 "이놈 만천아, 손님께 무례하게 굴지 마라"라고 꾸짖는 것으로 일단락된다.

원판 설화에서는 그대로 사라지거나 잘 사는 듯하지만 이상하게 2차 창작물(?)에서 수모를 당했다. 특히 우리나라 설화에서 저승사자들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강림도령 설화에서 염라대왕이 강림도령에게 동방삭을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렸고, 삼천갑자나 살아서 지혜와 꾀가 인간의 수준을 넘어선 동방삭을 어찌 잡을까 고민하던 강림도령은 비책을 떠올리고 숯을 잔뜩 사서는 그 숯을 냇가에서 씻기 시작했다. 이를 본 사람들이 왜 숯을 씻고 있냐고 묻자 강림도령은 "숯을 씻어서 하얗게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답했고 이에 사람들은 전부 미X놈이라 혀를 차며 손가락질을 마구 했지만, 그래도 아랑곳 않고 꿋꿋이 숯을 씻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백발의 한 노인이 나타나서는 "젊은이, 왜 숯을 씻고 있는가?" 라고 묻자 강림도령은 하던 대로 "숯을 하얗게 하려고 씻고 있습니다."라고 답했고, 그 노인은 기가 차다는 듯 "쯧쯧, 내가 삼천갑자나 살아왔지만, 숯을 하얗게 만든다고 씻는 놈은 처음 봤네!" 라고 말하자 강림도령은 그 노인이 동방삭이란 사실을 간파하고 바로 체포해서 저승으로 데려갔으며, 숯을 씻던 강은 탄천[4]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어떤 버전에서는 할머니 마고할미가 똑같은 계교를 써서 잡아갔다고 하며, 이름을 언급하지 않거나 여럿이 행동하는 버전도 있다.

잘 생각해보면 이건 우리나라 버전의 설화니까 동방삭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왔다가 개털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런데 제주도의 신화 중 사만이 본풀이의 이야기에 정확히 이 이야기의 구조를 따라가는 부분이 있는 등 미묘한 구석이 있다. 산속에서 해골을 우연히 발견하여 제사를 지내주었더니 꿈에 나타나 사만이가 서른세(삼십삼)살에 죽을 것이며 내일 저승사자가 올 것이니 이를 막을 방법을 알려준다. 사만의 부인은 집으로 무당을 불러 염라대왕을 청하는 굿을 하고 저승사자가 오는 마을 길목에 잘 차려진 밥상과 자신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밥상 밑에 두고 좋은 옷을 세 개 놓고 백보 뒤에서 엎드려 있었다. 해가 떨어지자 과연 저승사자 셋이 오는데 먼길을 오느라 옷도 해지고 배가 고팠던 저승사자들은 눈앞에 있는 맛있는 음식과 새 옷을 보고 웬 떡이냐 하며 즐겼다. 한참을 마시고 먹다가 첫째 저승사자가 밥상 밑에 있는 종이에 적힌 이름과 자신들이 데려가야 할 사람의 이름이 같다는 것을 알고 당황해한다. 일단 대접을 받았으니 차마 모른 척을 할 수 없었던 그들은 나중에라도 들를 심정으로 집으로 찾아갔지만 굿판을 벌이고 있어 자신들이 들어갈 수가 없었는 고로, 빈손으로 가게 생긴 저승사자들은 저승으로 돌아가 염라대왕 몰래 사람의 수명이 적힌 명부를 고쳤다. 사만이의 원래 수명인 33세에서 열 십자 위에 붓을 쭉 그어 일천 천으로 바꾸니 33(三十三)세가 아닌 3,003(三"千"三)세로 고쳐 장수하게 되는 이야기다. 다른 판본에서는 똑같이 대접을 받고 말 세 마리까지 타고 저승으로 돌아가 사만이의 이름을 지우고 말 마 세 자를 쓴 다음 말을 잡아왔다며 염라대왕에게 보고해 명부에 이름이 사라진 사만이는 말 그대로 수명에 영향을 받지 않고 4만 년 동안 살아가다 누군가의 밀고로 동방삭이 잡힌 것과 같이 저승사자가 강에 숯을 씻는 꾀에 낚여 잡혀가게 된다.[5]

4. 현대 창작물

5. 같이보기



[1] 한무제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대우다. [2] 수궁가에서는 토끼가 제 간 조각을 주었더니 그걸 먹고 삼천갑자를 살았다고... 태공망은 간 씻은 물을 먹고는 능팔십 달팔십 일백육십세... 물론 수궁가 내내 나오는 토끼의 허세이다. [3] 당연히 그 군산시(群山)는 아니다. [4] 서울 강남구 송파구 사이에 있는 그 강 맞다. [5] 신과함께에서는 이 에피소드를 착안했다. 사만이의 뇌물 이후로 강림 도령은 인간을 잘 믿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6] 주 사용기술은 스터너다. [7] 말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8] 본작은 작가가 3천갑자를 3천년과 동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