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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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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010년 해적 출몰 장소[1]
우리는 2차대전 수준으로 많은 배를 투입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바다 전체를 보호할 수는 없습니다. 민간 선박들은 적절한 보안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미 해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 해군대장
1. 개요2. 배경
2.1. 영국 해상보험사와의 유착 관계
3. 역사
3.1. 해적 사업의 영향3.2. 해적이라고 죄다 장밋빛이 아니다3.3. 2010년대 후반3.4. 2020년대
4. 대응5. 교전 사례6. 대한민국
6.1. 보복선6.2. 한진 텐진호 피랍6.3.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 납치
7. 신병 처리 문제8. 등장 매체

1. 개요

소말리아에서 한때 활동했던 해적들에 관한 문서이다. 실사판 위대한 항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20세기 말부터 2010년대 초까지 기승을 부렸으나, 다국적 해군이 개입하고 해운사들도 민간보안업체의 무장요원들을 배에 같이 태우는 등 선박들의 대비가 철저해지면서 2020년대 들어 사실상 소멸되었다. #

2. 배경

소말리아 내전이 몇 십 년째 지속되면서 소말리아 국내 경제는 완전히 붕괴해버렸다. 내전으로 초토화된 나라에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따위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게다가 소말리아에서 경작이 가능한 지역은 1.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사실상 사막이라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다. 어업 역시 환경 오염과 무허가 혹은 부패한 정부 관료와 결탁한 다른 나라 어선들이 싹쓸이하는 바람에 수확량은 영 시원치 않다. 게다가 아프리카 특유의 높은 출산율로 인해 딸린 가족 수도 많다 보니 하루하루 풀칠하기도 버겁다.

해적질은 위험성이 크다. 하지만 다른 직업은 벌이가 시원찮고, 치안부터가 누구나 총기를 휴대할 정도로 엉망이라 총 맞아 죽을 확률이나 해적질하다 죽을 확률이나 비슷하다. 즉, 해적은 위험 부담이 높지만 일이 잘 풀리면 수천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외화를 거머쥘 수 있다. 소말리아의 1인당 국민소득이 600달러인 데다가 이 수치도 평균치라는 걸 감안하면, 말 그대로 일반인들이 만져보기 쉽지 않은 어마어마한 돈이다.

해적들이 등장한 이유로 무정부 상태 소말리아 해역에 선진국과 중국 등 신흥국들의 원양어선들이 멋대로 드나들면서 조업하자, 이들을 몰아내고 응징하고자 시작한 행동에서 해적 활동이 시작했다는 말이 있다. 이는 소말리아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 어디까지 믿어줘야 할지는 알 수 없으나[2], 해적이 번창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주변국들 어획량이 몇 배씩 증가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 관계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선진국 거대 회사들의 탐욕이 고리대가 붙어서 돌아온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한국 역시 소말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영해에서 절찬리에 불법 어획을 벌여왔고, 2013년 11월 EU로부터 예비 불법 어획국으로 지정되었다 2015년 4월에 해제되었다.

사실 소말리아 영해 내에서 불법 어로를 먼저 시작한 건 이웃 예멘 어선들이었고, 그 뒤를 다른 나라 어선들이 따르는 형태였다. 2009년에 하르게이사 교도소에서 15~20년형 정도 선고 받고 수감된 해적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미국인 기자 피터 아이흐스테드에게 들려준 해적들 이야기만 봐도 맨 먼저 불법 어업을 벌인 건 예멘 어선이었다고 한다. 아이흐스테드 기자는 원래는 소말리아로 가려다 거긴 너무 위험하다고 하여 그나마 안전한 소말릴란드로 가서 취재를 했다고 한다.
나는 어부였었지. 90년 초반만 해도 1주일에 내가 탄 배 홀로 2톤 가까이나 물고기를 가득 잡았었소. 하지만 예멘 놈들이 오면서 1달에 0.5톤도 잡지 못하던 날이 늘어났어.[3] 하소연할 정부군들도 없고 그저 내전, 테러나 벌이는 무장 군벌들이나 우리나라 정부군, 알샤바브 같은 새끼들에게 뭘 기대한단 말이오? 넘쳐나는 게 총기들이니 총과 총알을 사서 분풀이로 그냥 예멘 어선에게 갈겨댔지. 그러니까 배를 멈추고 나온 예멘[4] 놈들이 울며불며 살려달라고 돈을 주더군. 그렇게 해서 처음에 번 돈이 1만 달러였소. 어부 일로 잡은 물고기를 팔아서 내가 탔던 배에서 8달에서 1년 정도 일해야지 벌 수 있을까 말까 하던 돈을 그 한 번에 번 거요. 말하자면 처음에는 우리도 해적이 아니었소. 예멘 놈들이 보이면 총을 쏴서 겁을 줬고, 그들이 알아서들 돈만 주면 우린 그걸로 만족하고 다시 물고기를 잡았지. 하지만 언제부터 납치하여 돈을 뜯고 더더욱 이상하게 달라지면서 이제 이곳 어부들도 해적으로 돌변하기 시작한 거요.
- 소말릴란드의 수도 하르게이사에 있는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해적
자기합리화가 있기는 하지만 틀린 주장도 아니다. 처음에는 겁만 줘서 어장 약탈을 막는 것에서 만족하다가 이게 의외로 돈이 된다는 걸 깨닫고 해상 강도로 아예 전업했다가, 잡혀서 감옥에 갇히고 나서야 내가 뭐 하고 있었나 싶었다는 이야기다. 이 점은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잡힌 해적들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그들 대부분이 곤궁해서 해적이 되었던 것이다.[5]

과도 정부에 정식으로 어업 허가 받은 선박들이라고 해서 해적들이 봐주지도 않는다. 심지어 일부 자료에서는 영국의 모 PMC가 지역 군벌과 계약을 맺고 "어자원을 지키기 위해 떨쳐 일어났다"라는 그럴싸한 시나리오를 써주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판이다.

사실 90년대 중반 소말리아 영해 내에서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카타르 등의 부유한 서구 및 아랍 국가들의 생활, 산업폐기물은 물론 핵폐기물 투기까지 이루어졌다는 UN 보고서가 진작에 나와있다. 여기에 이탈리아 마피아 은드랑게타, 카모라 조직이 전 유럽의 산업폐기물을 소말리아 앞바다에 불법 투기하는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다.[6] 이런 행위는 당연히 지역 군벌들의 묵인하에 이루어졌고, 검은 돈이 오가는 것도 당연지사. SBS 그것이 알고싶다 팀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밑에 상기한 대로 원래 소말리아는 어자원이 풍부했는데, 이웃나라 어선의 남획과 선진국들이 함부로 핵폐기물 및 산업폐기물을 무단으로 투기하면서 어자원 씨가 말랐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소말리아 헬게이트가 된 이후인 1991년부터 서구 선박의 폐기물 투기 같은 문제 때문에 군부와 어민의 합작으로 해상 경비대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처음의 뜻이 퇴색되어 다들 해적으로 변질되었다고 한다. 이런 식의 변화는 세계적으로 많은 범죄 조직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하다. 일본 야쿠자 중 일부는 육체 노동 계층의 일부가 이권 보호를 위해 조직화되면서 생겨난 조직이며, 시칠리아 마피아도 전쟁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의 지역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 조직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들 모두는 범죄 조직으로 발전하였지만 말이다.

아무튼 하도 경제가 막장이라 하루 풀칠하기도 힘든 사람들에게 해적질로 인생 역전했다는 인물들이나, 해적질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소문이 나돌자 너도 나도 대박을 꿈꾸면서 해적 산업에 뛰어들어 헬게이트가 열려버리고, 1990년대부터 해적질로 악명을 떨치던 말라카 해협을 제치고 위대한 항로란 별명을 얻었다. 심지어 불법 어획 어선들이 해적들로부터 보호 받기 위해 해적 일부와 용병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렇게 해적질이 성행하는 것은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통로이므로 배의 출입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두바이산 원유를 공급하려면 희망봉을 돌지 않는 한 100% 여기를 통과해야 한다. 해협 건너편인 예멘도 업어치나 메치나 수준의 막장국가인지라 안전한 지역이 없다. 아니, 지도에서도 드러나듯이 예멘 영해가 더 위험하다. 그리고 저 지도를 보면 탄자니아 앞바다까지도. 연합함대가 아덴만을 순시하는 지금은 GPS 수신기를 부착하고 경계가 덜한 인도양과 그 너머 동남아까지 나와 물색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 여파도 일부 있었다고 한다.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워낙에 동남아시아 피해가 많아서 그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지원이 몰렸지만 아프리카에도 피해가 제법 있었으며, 소말리아도 쓰나미 피해를 입었다. 이 당시 공식적으로 보도된 어선만 해도 117척이 침몰 당했고, 어부 2천여 명이 죽거나 큰 부상을 입었지만 1년 지나서야 겨우 7척 배에 대한 보상금이 나왔다. 먹고 살 길 없어진 어부들이 '7척밖에 보상 받지 못한 건 보상 지원금을 가로챈 것'이라며 분노해 총기를 얻어 정부 기관에 총질하고 해적이 된 사례까지 있었다고 한다.

2006년 초중반, 아직 원리주의를 포방하고 있던 ICU가 과도 연방 정부를 전복(!)시키고 정권을 잡으면서 해적질이 잠시나마 소강 상태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이웃 나라의 침략 및 민병대 지원, 더불어 이들을 지원한 역시 미국 덕에 2006년 12월 이 정권이 무너지면서 다시 해적들이 활개를 친 것. 하지만 해적들은 소말리아 말고도 이웃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및 멀리 예멘에서도 여러 군벌 및 부족들과 연계되어 있다. 그래서 정말 해적을 무력으로 뿌리 뽑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2008년 뉴스위크지 보도에 의하면 2007년 에티오피아군 해군이 해적 기지로 쳐들어갔다가 되려 개박살나고 후퇴하는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장비도 장비이지만 병력 수도 해적이 압도적이었거니와, 미리 정보를 다 알고 대비하고 있다는 흔적이 많아서 에티오피아 내부에서 사전에 기밀이 노출된 것 아닌가 하는 주장도 많다. 프랑스 해군 장교들은 인터뷰에서 "해적을 소탕하려면 북아프리카에서 세계대전을 벌어야 한다"는 말까지 할 정도다.

동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해적에는 고학력자들도 많다. 하지만 소말리아 정부 자체가 무너지고 산업 기반도 날아갔기 때문에 고학력자들도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기는 거의 꿈이나 다름없는 일이라 길거리를 헤맨다거나, 밀수업에 종사하면서 겨우 입에 풀칠하거나, 아니면 외국 가서 막노동하고 불법 취업자로 사는 수밖에. 소말리아에서 고학력자라고 해서 다른 나라에서 거액으로 스카웃할 리가 없다. 이 기사에선 다른 길로 벌어먹을 것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다. 뭐 해적질이 돈이 많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얘들도 로또나 마찬가지다. 인질 잡았다가 돈이 안 돼서 풀어주는 경우도 있거니와 해적들끼리도 해적질 영역과 이권, 금액 배분 문제 등이 부딪히면 어제의 동업자가 오늘의 철전지원수가 되는 게 허다하다.

어떻게 보면 민간인이라는 말이 꼭 틀린 말은 아니다. 오랜 내전으로 경제며 뭐며 박살나서 도무지 벌어먹을 게 없어 알샤바브 같은 이슬람 과격 단체들조차도 민간인들에게 월급으로 200달러씩 주고 민병대로 고용하거나, 활동 자금을 벌어먹기 위해 해적들과 동업을 한다거나, 혹은 해적들에게 뒤를 봐주는 보호세랍시고 수익을 뜯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거기다가 본디 어부였던 소말리아 해적들도 어업을 겸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뿌리 뽑는 게 불가능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해적인 줄 알고 무조건 다가오는 어선을 총으로 갈겼더니 그물과 물고기만 가득 있는 진짜 어선(총기를 바다에 버렸는지 모르지만)이라 어부들만 억울하게 죽은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7] 각국 해군도 참 난감해하는 상황. 해적들이 "나 해적이오" 하고 깃발 달고 다가오는 것도 아니며, 아덴만만 해도 하루에 몇 백~몇 천이 넘는 어선들이 오고 가는데 죄다 수색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지 2009년 9월호 '혼돈의 땅 소말리아' 참고. 현지 취재한 미국 기자들에게 소말리아 어부들은 하루에 잘 벌어야 겨우 2~3달러 버는 처지에 200달러를 준다면 너도 나도 민병대로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아니면 돈을 빌려서 총기를 사서 해적질을 하든지. 오죽하면 진짜 어부들도 호신용으로 총 몇 개는 가지고 있단다. 해적들이 아주 가끔은 어부들까지도 털어버리지만, 어부들을 털어봐야 돈 되는 게 그리 없기에 대부분은 외국 배를 습격하게 된다.

2.1. 영국 해상보험사와의 유착 관계


소말리아 해적들과 영국 해상보험사가 공생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1 #2 해적들에게 납치할 선박 정보를 제공하는 런던의 컨설턴트가 있으며, 소말리아 해적들이 영국 선박을 납치하는 사례가 통행량에 비해서 너무나 확연히 적다고 한다. #

3. 역사

처음에는 앞바다 어장을 싹쓸이하는 타국의 어선들을 나포해 피해 보상금을 뜯는 수준에서 시작되었지만, 보상금이 의외로 생각보다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되자 대다수의 어부들이 해적 일을 겸하게 되었다. 여기에 군벌들과 한 몫 잡아 인생 역전하려는 일반인들이 끼어들기 시작했고, 돈 냄새를 맡고 물주들이 투자에 나서면서 해적질이 하나의 산업으로 번창하게 된 것이다.

2008년 들어서부터 해적에 의한 납치가 급증하여 1월~9월 기간 동안 해적들이 납치로 벌어 들인 돈이 3,000만 달러, 한화 300억에 달하는 지역 주요 산업이 되었다.[8] 전폭적인 지원을 하던 푼틀란드에게 해상 노략질은 국가 기반 산업이 되었고, 그 반대급부로 인근 국가부터 소말리아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해적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겨버린 케냐는 열불 내면서 소말리아 내전에 끼어들어 푼틀란드 민주화 및 연방화에 이바지하려고 안달 중이다.

3.1. 해적 사업의 영향

골 때리게도 해적들 말고도 소말리아 여러 민간인에게도 해적 사업이 큰 장사 수완이 된다. 어쩌다가 큼직한 화물선을 납치하여 인질을 가득 잡으면 인질들에게 식량이나 생필품이 필요하기 때문. 그래서 해적들에게 이런 생필품을 독점 계약하는 민간인도 있다. 더불어 이럴 경우엔 몇 배~ 수십 배까지 펑펑 값을 올려 판다. 물론 그만큼 돈이 되기에 그렇다.

어쩌다 대박난 해적들의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부러움을 사고, 자동차를 보유하는 등 부유하게 산다고 한다. 위에 나온 피터 아이흐스테드가 나중에 소말리아를 어렵게 찾아가서 현지인들의 해적에 대한 시각을 알아보니 2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우선은 부정적인데 반대로 긍정적이고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았다. 심지어 여자들에게도 해적으로서 벌이가 좋으면 인기가 많다고 한다.

해적 전성기에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매춘부들이 큰 돈을 벌기 위해 소말리아에 원정 매춘부로 왔다. 특히 미모에서도 선호되고 거리상으로도 가까운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여성들이 많았다고. 한 원정 매춘부의 고백에 의하면 유럽보다 소말리아 해적촌 포주집에서 몇 배나 더 많은 돈을 번다고 한다.

한 여성은 해적인 남성과 결혼한 친구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지참금으로 무려 10만 달러나 친구 부모님에게 줬다고 한다. 소말리아에선 평균 벌이로 몇십 년 일해도 벌기 어려운 돈을 한 번에 줬으니 마다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말했다. 결혼식에도 번쩍번쩍 빛이 나는 최고급 자동차에 고급 정장에 고급 명품 시계를 찬 신랑이 왔고, 피로연에서도 양고기와 온갖 고기에 푸짐한 음식이 나와서 많은 이웃들이 경악에 찬 부러움으로 봤다고 한다. 그걸 보면서 "나도 해적이랑 사귀어야지"라고 마음 먹었고, 지금 그렇게 해적 남친을 사귀고 있다고 했다.

3.2. 해적이라고 죄다 장밋빛이 아니다

당연하지만 해적들이라고 해서 모든 해적이 잘 사는 건 아닌 데다가, 상대를 잘못 만날 경우에는 대박은 커녕 불구가 되거나 허무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저게 꼭 긍정적인 게 아니다. 당연하겠지만 소말리아도 사람 사는 곳이라 돈 앞에서는 동지 의식이고 뭐고 없는 데다가, 사회 자체가 안정화된 곳이 아니다 보니 힘들여 얻은 소유물을 가지고 총질하고 그러기 때문이다. 거기다 상대를 잘못 만나서 돈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역공 받아 허무하게 인생을 마감하거나 불구가 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건 덤이다.

2009년 5월 그리스 국적 화물선 AQ 아르테미스 호를 납치하여 200만 달러를 받아 챙긴 해적 11명이, 납치 사건 이후 자신들의 배에서 총에 맞아 벌집이 된 채로 인근 어부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해적들이 가지고 있던 귀중품뿐만 아니라 배의 엔진까지 싹 다 털린 상태였다고. 이들이 인질극에 성공하여 거액을 벌었다는 소문을 전해 들은 다른 해적들이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이 배를 습격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나왔을 뿐이었다. 나중에 아르테미스 호 선원들에게 죽은 해적들 사진을 보여주자 그들은 틀림없이 그 해적들이 맞다고 증언했다.

2008년 11월 소말리아 바다에서 납치되어 1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주고 풀려난 덴마크 국적 화물선 CFC 퓨쳐 호 선장이던 러시아 국적 안드레이 노즈킨은 피터 아이흐스테드 기자를 만나 말하길, 해적들이 돈에 눈이 멀어 서로 죽이는 걸 두 눈으로 봤다고 한다.[9]

노즈킨의 당시 회상에 따르면, 돈을 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들어와서 해적들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적들이 인질에게 줄 생필품을 외상으로 사온 탓에 관련 업종 사람들이 돈을 내놓으라고 온 거였다. 해적들도 짜증냈지만 찾아온 민간인들도 당연히 총기로 무장하여 해적들도 민간인이라고 우습게 볼 수 없었기에 결국 돈을 나눠줬다고 한다. 그렇게 돈을 다 나눠주고 배에서 내리는가 했더니 총 소리가 마구 났다고 한다. 노즈킨과 승무원들이 슬쩍 보니 서로들 자기들이 탄 배에서 해적들이 서로 쏴죽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몇 명만 살아남아서 돈과 무기를 챙기더니 죽은 동료들을 그냥 바다에 차버리고 아무 일 없듯이 가버렸는데, 두목도 머리에 총을 맞아 죽어서 바다에 버려졌다고 한다.

2010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유조화물선 시리우스 스타호를 납치한 범인들은 300만 달러를 받았지만, 이들은 어처구니 없게도 폭풍으로 조난 당했다. 이들이 탄 배가 뒤집혀져 해적 9명 가운데 4명만 살아남았지만, 돈도 총도 모조리 바다에 빠져 대박의 꿈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우습게도 지나가던 어부가 나중에 횡재했는데, 해적 중 몇몇이 분배금으로 챙긴 돈가방이 바다에 떠있던 걸 주웠더니만 20만 달러가 넘는 돈이 들어서 그 어부는 그 돈을 챙기고 다른 곳으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는 현지 어부들의 증언이 있었다고 한다. 거기에 민간인들이라고 해서 위에 나온 대로 다 좋게 여기는 게 아니고, 당연히 부정적인 시각도 크다고 한다. 가장 큰 우려는 해적 퇴치랍시고 외국 군대가 오는 것. 한 주부가 피터 아이흐스테드 기자에게 말하길 "미국 화물선을 납치했다고 하여 우리 식구가 살던 항구로 배를 몰고 온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돈이 된다고 좋아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거꾸로 걱정하는 사람 또한 많았다"고 한다.
대다수는 "어쩌지? 미국이 복수하고자 군대로 폭격할지도 몰라. 걔들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잖아. 해적 퇴치라는 명분으로도 딱이고. 우린 폭격에 참혹하게 죽어도 그저 외국에선 해적 기지 소탕에 죽은 해적 시체로 보도될지 모르잖아?" 걱정하고 몇몇은 짐 싸들고 항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 갔을 정도였어요. 다행히 그 화물선이 무사히 탈출하고 해적 몇 명만 사살 당하고 해적 몇 명은 잡혀서 미국으로 끌려가 재판 받았다고 할 때 우린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이 주부가 말한 미국 화물선 납치 사건은 영화 캡틴 필립스에 나온 실제 머스크 라인 엘라바마호 사건이다. 그만큼 소말리아 민간인이라고 해적 사업을 다들 반가워하지 않고, 해적들도 서로 죽이고 빼앗는 약탈이 상당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해적들만 돈 냄새를 맡은 게 아니다. 해적들에게 몸값을 쥐어주는 데 진절머리가 난 해운선사와 원양선사들이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여기서 PMC( 민간군사기업)들이 돈 냄새를 맡고 몰려왔다. PMC을 고용하는 비용도 결코 싼 편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해적들에게 쥐어주는 몸값보다 훨씬 싸다.[10] 게다가 돈 냄새를 너도 나도 맡은 탓에 지금은 과잉 공급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해상보안업체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어 버렸고, 인건비가 싼 제3세계 개발도상국 출신 용병들을 고용하면서 초기보다 비용이 많이 내려간 상황이다. 이렇게 되자 해운사들과 원양선사들이 너도나도 PMC의 무장 경비 병력들을 배에 태우기 시작했고, 이에 따른 해적들의 부담감이 늘어나자 해적들도 납치 행위를 사실상 포기하게 된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2016년 소말리아 해역에서 벌어진 해적 납치 사건이 전무했다.

그럼 해적들은 무엇을 하는가 하면 위에 서술하듯이 해적들 배후에 각종 조폭이 끼어들고, 소말리아 바깥쪽 세력도 이 해적 사업에 끼어들었기에 다른 업무로 해적을 고용하거나, 위에 서술하듯이 해적들이 육지로 가서 경호원으로 일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심지어 해적이 정체를 숨기거나, 해적 생활 끝내고 이런 용병으로 고용되어 이전에 자신들이 약탈하고 납치하던 배들을 경호하는 일도 맡는다. 이런 경호원 일에 대해 전직 해적들은 좋아하는데, 업체들이 돈은 확실히 주고 합법 용병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험이 풍부한 해적들이 경호 용병이 되니 해적들의 본거지와 습격 양상에 대해 잘 알고 대응하게 되었고, 해적 사업은 더더욱 박살나버렸다.

여하튼 2010년대 와서는 단속이 활발해지며 해적업으로 벌 수 있는 돈이 크게 줄면서, 상당수 해적이 몰락의 길을 걸어서 빚쟁이로 전락하고 소말리아 유흥업계도 상당히 타격을 받기도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건수가 이전에 비해서 비교적 줄었다는 수준이기 때문에 여전히 위험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3.3. 2010년대 후반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다. 현재 푼틀란드가 완전히 소말리아 해적과의 교류를 중단하고, 소말리아 해군과 연합해군의 단속이 이어지던 가운데 소말리아 해적들의 위세는 매우 주춤해져서 2018년에는 소말리아 해적 공격이 3건, 2019년에는 0건, 2021년에는 1건이 보고되었다. 이마저도 2017년 이후로는 해적질의 통계일 뿐 해적질로 선박 납치가 몸값을 받아낸 사례는 한 건도 없다. 또한 2020년부터 발병한 코로나-19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2022년 시점에서 소말리아 해적은 사실상 소멸하고 무기 밀수나 예멘 사람들을 밀입국 시키는 불법 행위로 노선을 튼 반면[11] 대륙 반대편인 기니 만에서 기니만 해적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3.4. 2020년대

2023년 시점에서 부활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웃 국가의 후티 반군이거나, 후티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여겨진다.

4. 대응

지중해 인도양을 잇는 수에즈 운하 항로를 이용하려면 소말리아 해역을 거쳐야 하기에 다국적 선박 보호를 위해 해적 퇴치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NATO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오션 실드 작전을 진행했고, 유럽연합은 2008년부터 애틀랜타 작전을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를 파견했다. 덕분에 아덴만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군함이 밀집된 바다가 되었다. 게다가 한때 미 해군도 아닌 공군이 B-1을 해적 퇴치에 사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적도 있었다.

민간 상선에 군인들을 보내고 겉에서는 보이지 않게 한 다음 소말리아 해적이 자주 출몰하는 곳을 나돌아다니다가 해적들이 총 들고 다가오면 무장 군인들이 총을 난사한다. 민간인처럼 보이기 위해 진짜 민간인을 태우고 다닌다고도 한다.

소말릴란드는 소말리아 해적이 꽤 위협이 되었던 터라, 자체적으로 해군을 조직하여 소말릴란드 앞바다의 해적 소탕에 심혈을 기울였다.

5. 교전 사례

대부분 어느 나라의 정규군 소속의 지원함[12]을 군함인 줄 모르고(...) 건드렸다가 몰려온 정규군에 역관광을 당한 경우가 많다.
해적들이 독일 해군 보급함을 민간 화물선으로 착각해서 덤벼들었다가 미 해군+ 프랑스 해군+ 독일 해군 함정한테 쫓기다가 잡혀버린 사례. 나중에 스페인 해군 그리스 해군까지 숟가락을 얹으며 합세하면서 총 5개국 연합군이 즉석 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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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군 프로레알급 감시 호위함과 해적 선박.
프랑스 해군 군함을 직접 공격했다가 역공으로 모두 사로잡혀 버리고, 화가 난 프랑스 해군은 보복 작전으로 소말리아 육지에 상륙해서 해적 본부까지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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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들에게 습격당한 러시아 선원들이 구조 요청하고 패닉룸에 들어가 버리자 러시아군 특수부대가 무력으로 해적을 제압한 모습.

러시아는 해적들에게 강경한 대응을 취하는 국가로 포로들의 인권 문제, 인질들의 안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대응 덕에 해적들도 러시아 선박은 거의 공격하지 않는 편이니 효과가 좋다고 주장하는 부류도 있다.
해적과 교전하는 러시아 해군의 우달로이급 구축함.[13] 1분 17초~1분 22초 사이에 함수에 AK-630로 긁어대서 관통하였다. 그 이전에 함포를 이용한 위협 사격 이후 배가 비어있는 걸로 봐서는 대부분의 해적들이 물 속으로 피신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9월 27일 해적이 합법적으로 케냐로 수출되던 T-72 전차 30대를 실은 우크라이나 선박을 납치하자 러시아에서는 키로프급 순양함을 파견했다. 키로프급은 사실 우크라이나 때문에 보내준 건 아니고 이미 그 해 5월부터 천천히 남유럽 국가들을 순방하며 훈련을 하면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몸값을 지불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선박 자체가 우크라이나 국적일 뿐 아니라 선적된 전차도 우크라이나 소유였다. 우크라이나가 그렇게 한 이유는, 만약 러시아가 해적을 처리하면 그 배와 화물을 푸틴이 전리품 삼아 러시아가 가로채도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답이 없기 때문이었던 듯하다.

러시아 측이 발끈한 것은 전차가 노획된 것이 아니라 무역선에 일부 러시아인 선원이 탑승해 있었고, 이들이 인질로 잡혔기 때문이다. 당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었으므로, 러시아가 움직인 유일한 이유는 자국민 보호였다.

2010년 5월 5일, 해적 11명이 직접 러시아 유조선을 납치했다가 마침 근처에 있던 러시아 우달로이급 구축함 마샬 샤포쉬니코프(Marshal Shaposhnikov)의 해군 보병들에게 그 다음 날에 1명 사살, 10명이 체포됐다. 선원들은 패닉룸에 안전하게 대피했으나 마샬 샤포쉬니코프함은 당시 유조선의 납치상황을 인지하지는 못했고, 대해적작전을 수행하던 연합군으로부터 정보를 전파받아 구출작전을 실시했다.
구출작전 실시 주체는 러시아 해군이었으나, 유조선 납치 상황 인지, 최초 즉응전력 파견 및 정찰기 운용, 그리고 정찰결과를 러시아 해군에게 전파하고 상선의 위치로 유도하여 구출작전을 할 수 있도록 지휘한 것은 연합해군사 예하 대해적 작전 부대인 CTF151이었다. 당시 CTF151 지휘관은 대한민국 해군 준장 이범림이 맡고 있었으며, 청해부대 4진으로 파병된 강감찬함에서 한국군 지휘관과 다국적 참모진에 의해 전력 협조 및 통제와 같은 작전지휘가 이루어졌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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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잡힌 해적들을 러시아로 데려가서 재판에 넘기려다가 러시아 측에서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판단해 해적들을 모두 석방했다. 그런데 이 석방이 단순한 석방이 아니라 항법 장치도 없는 고무 보트에 태워서 소말리아에서 560km 떨어진 해상에서 풀어주는 걸 석방이라 홍보했기에 화제가 되었다. 마침 그 근방에는 백상아리가 떼거리로 서식 중이었고 결국 고무 보트는 1시간쯤 지난 뒤 라디오 비콘 신호가 끊어졌다고 한다. 이 경우에는 사법 처벌이 국제적 논란이 될 수 있으므로 “아니 우린 그냥 풀어줬는데 지들이 알아서 백상아리 밥이 됐다니까?”라는 식으로 해소하려 했던 모양이다. 사망을 확인할 수 없기에 죽이진 않았지만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인 상황. 그래서 러시아 측의 이 석방을 두고 '포로를 처형한 뒤 둘러댄 것이 아니냐' 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마저 나왔을 정도였다.

2011년 9월, 유명 관광지인 라무 섬에서 영국인 관광객 내외가 공격을 받아 남편이 살해되고 아내가 납치되다가 6만 달러 몸값을 내고 석방된 사건이 있었다. 10월에는 프랑스인 관광객들이 만다(Manda) 섬에서 해적들에게 공격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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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해군은 의외로 민간 상선을 군함처럼 무장시켜 낚시질을 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 사실 근대 이전부터 흔했고,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독일이 이런 낚시를 하기도 했다. 특히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상선군에 붙일 호위 전력이 부족해서 무장을 한 선박을 붙이기도 했고, 영국의 무장 트롤 어선에 독일 U보트가 낚인 적도 있다.

이 전통을 그대로 본받아 약 700 TEU급 콘테이너선인 Bunga Mas Lima에다가 링스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과 이륙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각종 특수부대원들을 수송할 것이라고 한다.

영국은 지름이 약 1m가량 되는 해적 퇴치용 녹색 레이저포를 개발했다. 레이저포가 명중하면 일시적인 시력 상실과 함께 현기 증상을 느낀다고 하며, 선박의 위치를 알 수 없게 만들어 해적들의 공격을 차단한다고 한다. 몇 방 살짝 맞는 것 정도로는 영구 시각장애가 생기지도 않기에 인도적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요즘은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대응법이 나왔는데, 단순하면서도 효과가 매우 좋다. 해적들이 나타나면 구조 요청을 한 다음 엔진을 꺼버리고 패닉룸으로 들어가면 끝이다. 패닉룸은 시타델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방의 개념은 지상에 지어진 집에서 비상 상황 시 피신하는 작은 방에서 출발한 것이다. 규모에 따라서는 주변을 감시하는 카메라 모니터와 식량이 있기도 한다. 벙커 볼트를 집 안에 해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될 듯. 패닉룸에 들어가버리면 무식한 해적들이 거대한 화물선의 엔진을 조작하는 법을 알 리가 없고, 설령 알아도 몇만 톤이 넘어가는 유조선, 화물선 엔진은 시동을 거는 것만 20분이 넘게 걸린다. 그동안 근처의 특수부대가 도착하게 된다.

이걸 처음으로 한 게 러시아다. 다만 구조 신호를 보낸 뒤 전 선원이 패닉룸으로 도망쳤다가 구조가 늦어져 해적들이 이틀 동안 각종 장비로 패닉룸 문을 뜯어 끝내 납치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이것도 능사는 아닌 모양. 물론 이 해적들은 얼마 가지 않아 러시아 해군에 의해 강경하게 진압 당했다. 다르게 보자면 결국 뚫렸더라도 그래도 한 번 숨으면 해적들이 별 짓을 다해도 무려 이틀은 능히 버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그런데 이에 대항하는 해적들의 대항책도 매우 간단하다. 국제법상 확실한 물증이 있어야지 체포할 수 있는데, 해적들은 이것을 악용하여 특수부대원들이 들이닥치면 총을 쏘는 게 아니라 바다에 버린다. 결국 이 해적들은 훈방 조치되고 육지로 돌아가 다시 총을 사서 해적질에 나선다. 소말리아는 치안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상인들도 총기로 무장하고 다니는 나라다. TT 권총이 2~30달러에, AK-47은 100달러 밑으로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근데 상술했듯 러시아가 아주 쿨하게 바다에다 풀어주는 꼼수를 쓰기도 했는지라 경우에 따라선 차라리 체포 당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당연히 해적들의 이런 꼼수에 역으로 대항하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CCTV 설치. 특히나 해적들은 배에 올라서자마자 선원들과 선장이 있을 확률이 높은 선교의 조타실로 직행할 테고, 거기로 올라가는 길목과 선교 내에 CCTV 몇 대만 설치해두면 끝이다. CCTV 영상물 저장 장치는 패닉룸에 놔두면 끝이다.

5.1. 북한

2007년 10월 해적들에게 북한 선박 대홍단호가 나포당한 적이 있었는데[15], 북한의 선원들이 맨손이었는데도 오히려 무장한 해적들의 틈을 보아 기습 공격을 가해서 중상자가 발생했지만[16] 역관광시키는 데 성공. 당시 북한 대홍단호의 선장 이름은 김창식이었다.[17] # 당사자들이 북한군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말도 있다. 미 해군의 이지스함이 지원하러 달려왔으나 그때는 이미 상황은 종료되어 있었다. 상황 종료 이후에 미군이 부상당한 선원들의 응급처치를 하고 예멘으로 향해 중상자들의 치료를 했다고 한다.[18] 이 사건으로 인터넷에서 해당 선박에 붙여진 별명이 ' HMS 대홍단호' 이다.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 HMS His Majesty's Ship. 즉 왕정국가의 군함이라는 뜻. 사건 이후 이례적으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우리 선원들에게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2009년 9월 5일에는 북한 화물선이 모가디슈 인근 해상에서 2대의 쾌속정을 탄 10명 정도의 해적에게 습격받았는데, 로켓탄과 기관총을 쏴대는 해적들에 맞서 북한 화물선에선 화염병으로 강하게 응전해 피랍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6. 대한민국

한국은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과 해군 항공대, UDT/SEAL, 일부 해병대 병력으로 이뤄진 청해부대를 조직하여 파견하고 있다.

한국 선박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7년 5월 15일 한국 원양어선 마부노호가 납치되었다가 173일 만에 풀려났고, 2010년 4월 4일에는 30만톤급 유조선 삼호드림호가 피랍되어 219일 만에 석방되었다. 몸값은 무려 900~95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금액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2010년 10월 9일에는 어선 금미 305호(241톤)가 피랍되었다. 삼호드림호는 한국인 5명과 필리핀인 19명이고, 금미 305호는 한국인은 선장과 기관장 2명이고 나머진 케냐인 및 중국인들이다. 그런데 아덴만 여명 작전 이후로 해적과의 연락이 끊어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결국 피랍 123일 만에 풀려났다. 인질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어 풀려난 것으로 추측된다.

약 4달이 지난 후에 2011년 1월엔 삼호 주얼리호가 납치되었다. 이걸로 한국 선박이 해적에게 납치된 건 총 8번이 되며, 계속 이러다간 한국 선박의 어업 활동에 큰 지장이 있으리라 판단해 정부는 이번엔 협상이 아닌 구출 작전 쪽을 택했다고 한다. 다행히 2011년 1월 21일, 청해부대가 실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은 성공했으며, 인질들은 모두 무사했다.[19]

6.1. 보복선

한국의 구출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난 건 좋은데, 너무 동네방네 소문 내고 다닌 게 소말리아 해적들 귀에 들어갔고, 앞으로 한국 배에 대해서 가차 없는 보복을 하겠다고 개드립을 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 "한국 선원 보복살해 하겠다".

그동안 어지간히 한국 선적 선박을 돈줄로 본 모양이니, 앞으로 서너 번 더 강경하게 소탕해야 잠잠해질 듯하다. 애초에 해적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타국의 배를 공격하는 주요 이유가 인질들의 몸값을 받아내기 위함인데, 그런 소중한(?) 인질들을 그냥 학살하겠다는 말은 모순이자 언플이다. 애초에 소말리아의 해적들은 돈 안 되고 국제적으로 욕만 먹을 일에 자신의 목숨과 총알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전문가에 의하면 이런 식으로 강경대응을 당한 해적들이 자주 하는 의미 없는 선언이다. 해적은 어디까지나 돈을 위해 납치를 하는 거지, 선박을 격침시키거나 선원을 살해한다면... 그대로 보복당할 수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에서 대 해적용 레이더와 해적에게 대항하기 위한 물대포를 개발하였다고 한다. 기존의 항해용 레이더가 타 선박의 위치만을 알려줬다면, 해적용 레이더는 상대 선박의 이동 방향과 해적인 듯 싶으면 경보를 발신한다고 한다. 그리고 물대포는 직접 사람이 나가서 쏘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원격 조종하기 때문에 해적이 배에 승선하는 걸 안전하게 막을 수 있다고. 물대포로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해적은 기본적으로 인질극이 목적이지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다. 만일 이들이 선원들을 살해하고 배를 침몰시키는 등 막나가기 시작하면 주변 해군들이 피의 보복을 위해 해적선을 격침시키고 해적 기지를 초토화시키더라도 시비걸 사람은 없다.

2009년 구호물품을 싣고 가던 미국 소속 화물선에 해적이 로켓 공격을 한 일이 있다. 미군이 해적 3명을 사살하고 난 뒤 벌어진 일인데,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애초에 소말리아 해적이 이런 식으로 해봤자 일시적인 겁 주기에 불과하다. 해적증시, 해적보험 등 이들이 해적질을 하는 이유는 결국은 돈이다.

2010년 피랍된 금미 305호가 2011년 2월 9일에 풀려났다. 풀려난 이유는 해적들이 인질을 먹여 살릴 돈이 없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풀려난 사례 중 가장 황당한 사례로 기록될 듯.

그런데 이렇게 인질 못 죽인다 다 같이 판단하고 개드립이라고 우습게 여겼더니만, 2011년 2월 23일 수요일 소말리아 해적들에 납치된 한 요트의 인질 4명이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었다. 이곳에서 이들은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해 살해 당한 첫 번째 인질이라 한다. 미 해군도 작전 실패를 인정하였다.

아덴만 여명 작전 이후 며칠도 안 되어 벌어진 갑작스런 사건이라 세계의 많은 네티즌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제부터 인질도 가차없이 죽일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죽이지 않았으나 인질들이 죽지만 않을 정도의 학대를 가한 건 굉장히 흔했다. 117일 동안 잡혔던 동원호 선원들 증언에 의하면 칼로 목을 겨누면서 낄낄거리는 탓에 다들 무서워 덜덜 떨었다고 하며, 다른 배 선원 팔을 칼로 찌르며 홀로 웃는 해적들을 보고 더더욱 두려움에 빠졌다고 한다. 까트에 취하고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 같은 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여태껏 인질을 죽이지 않은 게 용했을지도 모른다.

6.2. 한진 텐진호 피랍

2011년 4월 21일, 한진 텐진호 컨테이너선과의 연락이 두절되었다. 해적에게 피랍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적들이 보복 선언을 한 터라 선원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같은 날 오후 5시, 최영함이 한진 텐진호 근방에 도착했다.

그리고 오후 7시 5분, 청해부대 장병들이 배에 진입했다. 선원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적들이 배를 공격했지만 선원들이 전부 시타델(피난처)로 숨었기에 납치 시도는 무위에 그쳤다고 한다.

6.3.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 납치

2011년 4월 납치되었던 싱가포르 선박회사 소속의 제미니호의 다른 국적 선원들은 풀려났지만, 한국인 선원 4명은 2012년 12월 1일 582일 만에 전원 석방되었다. 관련 기사(연합뉴스).

7. 신병 처리 문제

UN 해양법협약 제105조에 '모든 국가는 공해 또는 국가 관할권 밖의 어떠한 곳에서라도, 해적선, 해적항공기 또는 해적 행위에 의해 탈취돼 해적의 지배하에 있는 선박, 항공기를 나포하고 그 선박과 항공기 내에 있는 사람을 체포, 재산을 압수할 수 있으며 나포를 행한 국가의 법원은 부과될 형벌을 결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8. 등장 매체


[1] 오말라카 해협과 순다 해협 인근은 소말리아 근해 못지 않게 통행량이 많으면서도 해적들이 은거할 만한 후미진 섬이 많아 원래 전통적인 해적 출몰 지역이었다. [2] 소말리아는 1990년대 이후 혼란이 극심해져 국제 구호단체조차 입국을 꺼리다보니 소말리아인들의 실상이나 생각이 자세하게 알려지기 어렵다. [3] 1달=4주로 잡고 계산하면 16분의 1 이하로 어획량이 감소한 것이다. [4] 그러나 그 예멘도 이젠 내전으로 인해 소말리아 못지 않은 막장 국가가 되어버렸다. 자세한 건 예멘 내전 참고할 것. [5] 근대 이전의 해적들도 이와 비슷하다. 매체에서 등장하는 전업 해적은 오히려 드물었고 평범한 상선이 졸리 로저를 꺼내서 걸면 그게 해적이 되는 식이다. [6] 원래는 이탈리아 남부에 불법 매립했는데, 이게 문제가 되자 소말리아 앞바다에 불법 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류는 안전한 정화 시설에서 처리한 걸로 조작해서 정부 보조금까지 타먹는다. 심지어는 아예 폐기물을 가득 싣은 폐선 직전의 낡은 화물선을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사고로 위장해서) 침몰시키고 배의 침몰 보상금을 보험회사에서 타내는 경우도 있다. 카모라의 경우 영화 고모라에서 폐기물을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7] 보통 이 경우 행정상 실수로 처리되어 책임자는 징계를 받고 국가 차원에서 가족들에게 배상을 하게 되어 있지만, 가족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당장 거기 사는지도 확실치 않은 소말리아에서 배상을 하는 것조차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8] 인질 몸값의 시세는 건당 100만 달러 정도인 듯하다. 하지만 풀어줄 생각이 없는 인질은 아예 천문학적인 가격을 불러서 절대 못 가게 만든다고 한다. 이후 보도에 의하면 몸값도 껑충 뛰어올라, 150만 달러 하던 몸값이 3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9] 덴마크 해운사 클리퍼 그룹은 러시아 선원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 그래서 2010년엔 러시아가 아덴만을 항해하는 클리퍼사 선박에 6명의 무장한 러시아 해군 보병들을 승선시키자는 제안을 했고 또 받아들였다. 기사. [10] 거기에 피랍으로 인한 배송 지연으로 발생하는 배상금이나 신용도 하락까지 생각해보면 PMC들을 고용하는 비용 정도는 우스울 정도의 손해가 발생한다. [11] 이때 기사 제목에 '대해적 시대'가 종결했다고 써서, 위에 언급한 현대판 위대한 항로와 더불어 사람들이 원피스 만화 관련 드립을 치기도 한다. [12] 거의 대부분 보급함, 수송선 등의 경무장/비무장함이다. 해적선 따위 몇십 척은 날려버리는 무장이 가득한 전투함을 건드렸다간 그대로 배와 함께 물고기 밥이 되니 제정신이라면 절대 건들지 않는다. [13] BGM은 Prodigy - Master Plan. # [14] 이 작전은 대한민국 해군이 실전에서 외국 함정과 항공기를 전술통제하여 작전을 성공시킨 첫 번째 사례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군지 2019년 5월호 43페이지 Moscow University 구출작전 참고. http://www.navy.mil.kr/news/webzine/ibook_1905/index.html [15] 이 사건 직전에도 마부노 1,2호가 6개월간 납치된 적도 있었다. [16] 중상자들 상태가 심각하긴 했으나, 목숨엔 지장이 없던 듯 하다. 큰 부상이 아닌 선원들은 치료를 받고 나머지 선원끼리 배를 몰아 먼저 북한으로 갔다는 듯 하다. [17] 2006년에 개그콘서트의 코너인 호구와 울봉이에서 고정적으로 언급되는 인명이 하필 김창식이라 당시 대다수 개그콘서트 시청자들은 그 이름에 상당한 친숙함을 느낀 바 있다. [18] 이 사건은 미국 북한이 협력한 최초의 사건이라고 한다. 다만 선원들은 엄밀히 말해 현역군인이 아니므로 양 군이 서로 협력한 사례는 아니다. 물론 북한인들이 죄다 군인 출신이긴 하다만... [19] 석해균 선장은 중상을 입긴 했지만 오만과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되었다. [20] 동시에 그의 어머니는 에이즈로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가족들의 식량을 구하다가 돌아가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