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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9 14:13:30

살라미

1. 소시지의 한 종류
1.1. 개요1.2. 제법1.3. 먹는 법1.4. 각국의 유사 살라미
2. 시사용어

1. 소시지의 한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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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ame(이탈리아어) / Salami, Pepperoni(영어)
파일:external/www.eurocarne.it/salami-eurocarne.jpg

1.1. 개요

파일:살라미1.jpg
다양한 살라미의 단면
파일:살라미2.jpg
살라미 플레이팅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염장 건조 방식의 소시지.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형태로 만들어서 깎아먹는 이탈리아식 소시지는 모두 살라미라고 부른다.

소금의 비율이 높은 염장 식품으로, 다른 소시지와 비교해도 짠맛이 유독 두드러진다. 살라미를 한 조각만 먹어도 보통 소시지 큼지막한 것을 통째로 입에 넣었을 때보다 더 짜게 느껴진다.

5세기경 켈트족의 영향으로 로마 제국에 보급된 돼지고기 염장법이 그 기원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과 기원이 거의 동일하다. 물론 고기를 염장하여 보관하는 기술 자체는 로마 제국보다 훨씬 이전인 선사 시대부터 존재했다.

1.2. 제법

지역에 따라 다양한 제법이 있으나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에 다양한 향신료를 혼합한 것을 케이싱(껍질)속에 넣고 건조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제조법이며 간혹 훈연하는 경우도 있다. 겉이 하얀 살라미는 숙성을 위해 표면에 식용 곰팡이를 피운 것이다. 고기에 곰팡이가 피었다고 하니 먹으면 큰일날 것 같지만 식용 곰팡이기 때문에 곰팡이 치즈와 마찬가지로 인체에 해가 없다.

소금과 건조에 의해 수분은 적당히 제거되고 케이싱 부분은 단단하게 굳어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괜찮은 식감을 낸다. 지방이 되게 촘촘히 박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살라미를 먹으면 입속에서 지방이 녹으면서 진하고 강한 풍미를 낸다.

피자 토핑으로 올라가는 저가의 페퍼로니는 제대로 된 살라미라기보다는 살라미 향이 더해진 공장에서 찍어내는 대량 생산식 소시지에 가깝기 때문에 그냥 좀 특이한 맛이 나는 소시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양산형 피자토핑 제품은 원조 살라미와는 다른 별개의 소시지 종류로 간주해야 한다.

1.3. 먹는 법

살라미의 원조인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미국에서도 흔하게 먹는데 주로 가열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편이다. 살라미는 염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먹어서 식중독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제조 과정에 건조가 포함되는 만큼 스팸과 같은 물컹물컹한 각종 가공육들과 달리 생으로 먹었을 때 쫄깃한 식감이 괜찮고 맛도 좋기 때문에 대부분 생으로 그냥 먹는다.

특히 살라미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남유럽 국가이기 때문에 파스타를 해먹을 때도 라면 국물같이 짭짤하게 먹는 편이 많은데 이와 같은 염장식품은 말할 것도 없어서 햄의 짭짤한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햄을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접시를 놓는 유럽식 플레이트를 할 때도 생햄을 그대로 썰어 그릇에 담아 내놓은 뒤 사람들이 손으로 집어서 먹는다.

보통 빵에 치즈, 버터 등과 함께 곁들여 먹지만 얇게 썰어서 샐러드에 곁들이거나 치즈와 함께, 또는 살라미 그 자체만 먹기도 하며 파니니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잠발라야처럼 리소토로 만들어 먹어도 된다. 염장 소시지인 만큼 활용법이 다양하다.

의 일종인 프로슈토 하몬과 곁들이는 것도 좋다.

잘 만든 살라미는 좋은 향신료의 향과 지방의 풍미, 염장된 고기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매우 기분 좋은 미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단, 둘 다 육류를 염장해 만든 음식이라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짤 수도 있다.

미국 등에서 아침 식사로 간단하게 Salami and eggs, 즉 부친 계란과 살라미를 먹기도 한다. 단순히 썰어놓은 살라미를 팬에 올리고 그 위에 계란을 부친 것, 즉 간소화된 오믈렛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살라미 대신 베이컨이 들어가는 빈도가 훨씬 더 많은 편이다.

피자의 한 종류로 페퍼로니 피자가 있는데 기존 토마토 소스와 치즈를 뿌린 치즈 피자에 페퍼로니를 올리면 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피자맛” 식품(감자칩, 빵 등)은 대부분 “페퍼로니맛”이다. 페퍼로니에 대한 정의는 후술한다.

써브웨이에서도 맛볼 수 있다. 스파이시 이탈리안과 이탈리안 비엠티를 주문하면 들어가는 고기 중 하나다. 페퍼로니와 살라미가 따로 들어간다.

간혹 조리해서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살라미를 ‘보통 고기를 조리하듯 바짝‘ 익히는 것을 권유하지 않으며 살라미 특유의 풍미를 유지하며 조리하는 것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오븐과 같이 일정한 온도의 열이 안정적으로 가해지는 경우 높은 풍미를 자랑하는 훌륭한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지방이 적당히 고여 촉촉해지도록 조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살라미 종류는 필요에 따라 ‘살짝’ 구워먹으면 풍미가 좋은 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생 살라미의 향이 역하게 느껴지거나 가열하지 않은 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이럴 때는 약불에 잠깐만 달궈도 먹을 만해진다. 이래도 비린내가 약간 남기도 하는데 다른 재료와 함께 먹으면 먹을 만하다. 유럽산 고급 살라미는 생으로 먹어도 비린내가 안 나는 제품도 있다.

1.4. 각국의 유사 살라미

헝가리식 살라미가 꽤 유명한데 이탈리아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만든 일종의 변종으로 남유럽식 살라미가 뜨거운 여름 공기로 말리는 것과 달리 황태같이 한겨울 차가운 공기로 말린 뒤 훈연하는 식이라 윈터 살라미(téliszalámi, 텔리설라미)로도 부른다. 윈터 살라미는 상당히 단단해서 칼로 어설프게 자르려 하면 부러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용 절단기가 필요하다. 한때 KBS에서 방영되었던 백년의 기업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유튜브 링크) 헝가리의 살라미 소시지 기업이 등장한다. 역사도 오래됐고[1]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오히려 제조법을 배워가기도 했으며 브뤼셀 국제 박람회에서 수상도 하는 등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참고로 헝가리식 살라미는 바람건조로 인한 훈연 때문에 독특한 향이 나는데 이게 이탈리아 본토 살라미와의 큰 차이점이다.

북서유럽에 살라미와 비슷한 것으로 메트부어스트(Mettwurst)가 있다. 다만 살라미와 달리 건조하지 않고 단순히 다진 고기에 비계와 양파를 넣고 훈연만 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이베리아반도의 소시지 초리소(chorizo)는 외관상 페퍼로니와 흔히 혼동되지만 맛에서부터 영양, 제조과정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많아서 이탈리아 살라미와 비슷한 종류로도 보기 힘들다.

피자 따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퍼로니도 살라미의 한 종류다. 정확히는 미국식으로 비교적 매콤하게 제조된 살라미를 페퍼로니라고 한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이민자들이 살라미를 만들 때 맛과 향, 그리고 발색 등을 위해 파프리카 페페론치노 등의 고춧가루를 넣어 섞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페퍼로니 피자'를 주문할 때는 조심해야 하는데 영어로 페퍼로니는 살라미의 한 종류지만 이탈리아어에서 페퍼로니는 파프리카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별 생각 없이 페퍼로니 피자를 주문했다가는 소시지가 아니라 시뻘건 파프리카가 한가득 올려진 피자를 목도하는 당혹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다.[2] '살라미 위주로 토핑된' 페퍼로니 피자를 이탈리아에서는 '디아볼라 피자'라고 부른다.

2. 시사용어

살라미를 조금씩 얇게 썰어서 먹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용어. 일반적으로 살라미 전술은 협상 과정에서 단순간에 목표를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부분별로 세분화하고 차례로 각각의 대가를 받아내며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칭한다. 간혹 당사자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소액의 돈을 빼가는 사기 수법을 살라미 기법이라고 뭉뚱그려 칭하기도 하다.


[1] 2010년대 초반 기준으로 142년. [2] 이것과 정반대로 이탈리아인들이 대한민국이나 미국에 놀러와서 파프리카 피자를 기대하고 페퍼로니 피자를 주문했는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살라미(페퍼로니)로 도배가 된 피자를 서빙받는 웃지 못할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