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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4 03:46:22

아로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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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상세4. 기타

1. 개요

아로니아(Aronia)는 장미 나무이자 동명의 과일이다. 이 자체는 속명이며 정확한 종명은 Aronia melanocarpa이다.

폴란드[1]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후가 비슷한 대한민국에서도 묘목을 수입해서 재배하고 있다. 충청북도 단양군이 대표적인 산지다.[2] 후술할 이유로 해충이나 조류로 인한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으므로 재배 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수분 조절만 잘 해주면 재배가 어렵지 않고 철쭉처럼 키가 크지 않으므로 가정에서 화분에 키우기도 한다.

2. 역사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중요한 겨울 식량으로 쓰였다.

20세기 초에 내한성을 갖춘 튼실한 과육을 연구하던 러시아의 이반 블라디미로비치 미추린의 눈에 띄었고 알타이 산맥에서 첫 재배에 성공한 후 다른 러시아 지역에도 심게 되었다. 소련 시절에 동독 작센주로 유입되었고 1970년대엔 거대한 아로니아 플랜테이션이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구소련권에 있었던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도 아로니아가 유입되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엔 아로니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독일의 플랜테이션이 무너졌고 현재는 폴란드가 아로니아 최대 생산국이다.

3. 상세

열매의 크기는 블루베리와 비슷하며 표면이 가죽처럼 매끄럽고 단단하다. 최대 17 브릭스 당도 자체는 높으나 강한 떫은맛과 상당한 신맛이 있어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카테킨, 클로로겐산에 덜 익은 의 떫은맛의 주범인 탄닌 등 쓴맛과 떫은맛이 강한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와 들짐승들은 덜 익은 아로니아를 먹고 떫은맛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기절한다고 한다. 영어 명칭이 '블랙초크[3]베리'인 것도 여기서 유래했다.

다 익은 열매는 떫은맛이 약해 새들이 잘 따먹으므로 농사지을 때는 다른 과일처럼 새나 짐승을 쫓아낼 대책을 세워야 한다. 탄닌의 특성상 감처럼 숙성시키면 사라진다.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성분들의 대부분이 항산화 물질이기도 해서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을 느끼게 해 주는 과일이라고 볼 수 있다. 과량 복용하거나 원액을 희석하지 않고 마실 경우 일시적인 구역질, 복통,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아로니아가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방송을 타면서 인지도가 크게 늘었다.

특히 폴란드산 동결건조 파우더가 자주 쓰이는데 한국의 일부 식당에서는 이를 반죽이나 육수 등에 섞어 폴리페놀이 첨가된 웰빙 음식이라고 선전하지만 워낙 떫은맛이 강하다 보니 그 맛은 미묘한 편이다. 그래도 반죽에 넣는 양을 적당히 조절하면 색은 예쁘게 나오기도 한다.

'베리'라고 불리지만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와 같은 장과(漿果)가 아니며 오히려 사과처럼 인과(仁果, pome)이기 때문에 식감이 딱딱하고 퍼석하다. 그래서 그냥 먹기보단 가공해서 먹는 경우가 많다.

4. 기타

엘더베리와 더불어 안토사이아닌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엘더베리와 마찬가지로 안토시아닌 중 시아니딘이 많은 대신 다른 안토시아닌 성분은 거의 없다. 구체적으로는 이른바 C3G로 불리는 시아니딘-3-글루코사이드(배당체)가 대부분을 차지하머 그 밖에 소량의 델피니딘이 있다. 방송 등에서 아로니아와 비교되는 마키베리(Maqui berry)의 경우는 안토시아닌 중 델피니딘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원하는 효능에 따라 선택하는 게 좋다.[4]

한 논문에 따르면 아로니아의 항산화 성분 가운데 70% 이상은 이른바 OPC(Oligomer Proanthocyanidin)의 일종인 프로시아니딘 B2, B5, C1 등으로 구성된 탄닌이다. 이들은 각각 카테킨 2개/3개가 중합된 이량체(dimer), 삼량체(trimer)다. 나머지 성분 가운데 10% 이상은 안토시아닌 가운데 C3G로 통칭되는 시아니딘 배당체로 구성된다. 그 밖에 커피, 마테차, 가지, 아티초크 등에 많은 클로로겐산, 네오클로로겐산 같은 다른 폴리페놀이 포함돼 있다. 프로시아니딘과 시아니딘 배당체는 주로 활성산소 제거, 심혈관 개선, 항염증, 항당뇨, 간수치, 장내 환경 개선, 다이어트, 시력개선[5] 등의 효능이 주장되고 있으며 현재 활발한 인체대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맛을 중화시키는 조합으로 우유+아로니아++ 바나나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바나나를 너무 많이 넣으면 갈변이 일어나 보기 흉해질 수 있다. 을 만들어 먹어도 떫은맛을 중화시킬 수 있다. 생과를 냉장실에서 4-5일 동안 숙성시켰다 먹는 법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과육이 물러지면서 떫은맛이 좀 덜해진다.

아로니아를 동결건조가루로 만들어서 시중에 판매하기도 하는데 맛은 본판과 비슷하지만 신맛이 조금 더 강하다. 요거트나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에 넣어서 섞어먹으면 색이 예쁜 자주빛으로 물드는 걸 볼 수 있다. 그냥 타먹는 것보단 다른 베리류 + 우유 + 아로니아 가루를 믹서기에 갈아먹거나[6] 요거트에 넣어 먹는 게 더 편하다.[7] 구매 시 약간의 팁이라면 가루가 서로 엉켜 붙어 덩어리지는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이유는 생과를 동결건조했을 때와 착즙한 아로니아를 동결건조했을 때의 차이다.

아로니아 역시 푸드 패디즘의 영향을 받는 식품이다. 2013년부터 약 5년간 아로니아가 슈퍼푸드, 다이어트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쉬운 재배에 비해 1kg에 3만 5천 원까지 가격이 오르자 아로니아는 고소득 작물, 왕의 열매로 불리며 농가에서 너도나도 아로니아를 심었고 유행이 지나가자 공급 과잉과 겹쳐 가격이 폭락하더니 같은 무게에 1천 원까지 가격이 하락한 적이 있다. 농민들은 FTA의 무관세 정책 때문이라고 항변하며 보상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가격 폭락 직전연도인 2018년 아로니아 수입이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음에도 가격이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공급과잉과 수요 감소가 가격 폭락의 주요 원인임을 들어 이를 기각하였다. #


[1] 현지 명칭은 '아로니아 차르나'(aronia czarna) [2] 남북의 창을 통해 북한에도 황해북도 연탄군에서 재배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단, 북한 문화어로는 단나무다. [3] 초크(choke)는 '숨이 막히다' 라는 뜻이다. [4] 건강 프로그램이나 홈쇼핑 등에서 "마키베리가 아로니아보다 안토시아닌이 더 많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장광고이다. 비록 거의 시아니딘밖에 들어있지 않지만 압도적으로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안토시아닌 총량으로 아로니아를 따를 만한 식품은 거의 없다. [5] C3G가 야간동체시력 개선에 관여하는 로돕신 합성을 돕는다고 한다. [6] 더 달게 만들고 싶다면 올리고당이나 꿀, 설탕, 물엿 등을 첨가할 수 있다. [7] 동결건조가루의 이점이 있다면 생아로니아를 갈아먹을 때의 그 씹히는 알갱이들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