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1-30 16:51:20

미숫가루

한국의 전통음료
{{{#!wiki style="margin:0 -10px -5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6px -1px -11px"
<colbgcolor=#20B2AA> ㄱ~ㅂ · 경소탕 · 금분탕 · · 녹운탕 · · 두구탕 · 모과탕 · [1] · 배숙 · 봉수탕
생맥산 · 소주온미 · 송화밀수 · 수단 · 수문탕 · 수정과 · 수지탕 · 숙매탕 · · 식혜 · · 쉰다리 ·
ㅇ~ㅈ 암향탕 · · 오미탕 · 옥설탕 · 온조탕 · 원소병 · 유자차 · 자소탕 · 제호탕 · 지황고자탕
ㅊ~ㅎ 창면 · 청태전 · 타락죽 · · 화채 · 해성탕 · 행락탕 · 회향탕
[1] 물에 탄 미숫가루 또한 미숫가루로 칭하는 경우도 많다.
}}}}}}}}} ||
파일:attachment/misutgaru.jpg

1. 개요2. 역사3. 쓰임새4. 미숫게이너5. 외국의 사례6. 기타7. 관련 문서

[clearfix]

1. 개요

미수, 미숫가루[1] 또는 선식(禪食)은 곡물을 말려 빻아서 고운 가루로 만든 한국의 전통적인 보존 식품으로, 대개 대체식 또는 다이어트 식단으로 먹거나 단단한 음식을 소화하기 어려울 때 미음을 먹듯이 물에 타서 마신다.

예로부터 곡물 가루는 세계 각지에서 보편적인 보존식품으로서 널리 쓰여 왔으며, 특히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찹쌀이나 멥쌀, 또는 보리쌀을 찌거나 볶아서 미수를 만들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영양분의 보충을 위해 이나 다른 잡곡, 해조류나 등의 가루를 추가하기도 한다.[2]

한편, 선식이라는 이름은 '참선을 위한 음식'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스님들이 참선할 때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차나 미숫가루를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2. 역사

곡물을 말려 가루로 만드는 방법은 가장 원시적인 식품 보관법 가운데 하나이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곡물가루를 식재, 보존식 및 비상식량으로 사용해 왔다. 오늘날 마시는 형태의 미숫가루는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들어왔다는 설도 있고, 중국에서 시작해서 인도와 한반도, 몽골로 퍼졌다는 설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분명하지 않다.[3] 그 때문에 오늘날 미숫가루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말리기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보관법이었고, 굳이 동서양을 가르지 않아도 그리스·로마사람들은 보릿가루, 밀가루를 섞어 여행 중에 물에 타 마시거나 끓여먹었다는 기록이 곧잘 나온다.

한반도에도 최소한 삼국시대부터는 미숫가루에 대한 기록이 나타난다. 삼국유사에 (8세기 신라 사람인) " 진표율사(眞表律師)가 불사의방(不思議房)에 갈 때 쌀을 2말 쪄서 말려 양식을 삼았는데" 하는 구절이 있는데, 역사학자들은 여기에 나오는 '쌀을 쪄서 말려 양식으로 삼은 것'이 미숫가루가 아닌가 생각한다.[4]

몽골 음식 중 '미스가라' 라는 것이 있는데, 곡물을 가루내어 먹는 음식으로 미숫가루와 매우 유사하다.[5] 고려시대의 원 간섭기 때 고려양처럼 몽골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한다. 때문에 당시부터 '미숫가루'와 유사한 형태의 명칭은 있었던 걸로 보인다.

조선시대 기록에 따르면 어원은 '미시' 혹은 '미식(穈食)'이었다. 이 '미(穈)'라는 한자는 본래 고전 한문에서 '가루가 되다', '낭비하다'를 뜻하나, 민남 방언에서는 을 뜻하는 단어다. 고려사에서는 원나라 간섭기부터 주로 '미죽(穈粥, 묽은 죽)'이라는 어형으로 등장하며, 구휼을 목적으로 베푸는 식량이었다. 뒤에 食이 붙은 어형은 한국식 한자어 용법이며, 조선시대부터 등장한다. 본래 미숫가루를 지칭하던 고유어 미·시[6]를 의식한 것인지, '미죽'이 와전되어 한자로 음차된 형태인지는 불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음이 변하여 '미수'가 되었고, 미수를 만드는 가루라는 뜻으로 '미숫가루'란 말이 나왔다.

조선 중기의 문헌 훈몽자회에서도 한글로 미시, 한자로 초(麨), 구(糗)[7]라고 쓰였다. 동의보감 잡방(雜方)편에는 천금초(千金麨)라는 것이 나온다. 17세기 홍만선(洪萬選)은 ≪산림경제(山林經濟)≫ 제2권의 치선(治膳)편에서 동의보감을 인용하며 '천금초는 미숫가루의 한 종류'라고 설명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천금초는 미숫가루를 고급스럽게 만든 것이다. 메밀과 백복령, 기타 약재를 가루내어 꿀과 섞어 시루에 찌고 말려 가루를 내어 만든다. 천금초는 흉년이 들었을 때 덜 먹고도 버티기 위한 식량인데, 동의보감에서는 천금초를 한 숟가락씩 냉수에 타 먹으면 백 일간 배고프지 않는다고 하였다. 물론 허황된 이야기지만, 과거에는 흉년을 버티기 위해서 이렇게 미숫가루와 비슷한 가루를 만들기가 흔했던 모양이다.

오늘날의 어형은 미수 가루를 합쳐 사이시옷이 추가된 것이다. '미싯가루'가 표준어였으나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바뀌면서 미숫가루가 표준어가 되었다. 사투리로는 '미시까리'라고 하는데 '가루'의 사투리가 '가리'이며, '미싯가리'의 사이시옷 영향으로 '가'가 '까'로 발음된 것이다.

3. 쓰임새

대한민국에서는 옛날부터 여름철 가정용 음료로 널리 마셨고, 전란 때에는 전투식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전쟁이 날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전쟁터나 나갈만한 남자가 있는 집이나 피난갈 준비를 하는 가정에서는 제일 먼저 준비하는 것이 미숫가루였다.[8] 현대가 되어서도 6.25 전쟁 때 전투식량으로 배급하던 건빵을 담은 종이봉투 안에 부식 삼아 별사탕과 미숫가루를 넣었다. 참전한 중공군들은 아예 미숫가루를 주식으로 삼았다. 원래 중국은 6.25 전쟁 때 동북3성만으로 후방지원을 담당하려 했으나 수요량을 감당하지 못하자, 중부ㆍ남부 성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미숫가루를 만들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주요 구성물이 전부 곡물 가루라 가능한 일인데, 현대의 일상생활에서도 식사 대용으로 손색이 없다. 간혹 씹기 힘든 환자의 환자식으로 대신 쓰기도 한다.

훌륭한 비상식량이기도 하다. 상술하였듯 미숫가루는 곡물을 쪄서 말리고 볶아 갈아내어 만드는데, 이 과정을 거치며 자연히 충분하게 살균과 건조가 되어 거의 상하지 않고, 많이 먹지 않아도 배가 빨리 부르며, 쌀ㆍ밀 이외에도 콩ㆍ귀리 같은 몇 가지 곡물을 더 섞으면 다른 영양분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말려서 가루를 내므로 당연히 부피가 굉장히 줄어들어 휴대하여 다니기도 편하다. 가정용 비닐봉지를 꽉 묶는 정도로 포장하여 그늘진 곳에 보관하면 매우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훌륭한 보존 식품이다. 어머니가 집에서 반찬통에 담아 보내 주신 미숫가루를 옷장 위에 올려 놓고 완전히 까먹었다가 몇 년이 지나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발견하였는데, 열어서 먹어보니 전혀 이상 없더라는 경험담도 흔하다.[9] 현대에 전문화 된 비상식량도 대부분 이런 미숫가루같은, 첨가물 들어간 곡물가루류를 압착해 블록화시킨것들이다.

그냥 먹을 수도 있긴 하지만 매우 목이 메이고 텁텁하므로 보통은 물이나 우유 등에 타서 마시는데, 이렇게 액체에 섞은 것을 미수라고 한다. 그런데 현대에는 미수라는 말은 거의 잊혔다. 보통 "미숫가루 마시자." 혹은 "미숫가루 타 먹자."라고 하지 "미수 마시자."라고는 안 한다.[10]

찬물에 미숫가루를 탄 다음 얼음을 띄워 시원하게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음을 동동 띄운 미숫가루는 식혜ㆍ수박화채와 더불어 여름철의 대표적인 갈증해소 음료이다. 시판음료 대부분이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여 뒷맛이 끈적한 탓에 오히려 갈증이 더 심해지기도 하는데, 미숫가루는 적당한 비율로 타 먹는다면 뒷맛이 매우 깔끔하고 속이 편해서 갈증 해소에 그만이다.[11] 물론 따뜻한 물에 풀어 마시는 것도 괜찮다.[12] 또한 술 마신 다음 날 숙취 해소에도 무척 좋다.

과거에는 미숫가루는 당연히 에 타먹는 방법밖에 없었으나, 우유가 널리 보급된 현대에는 미숫가루에 우유를 타서 마시는 방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맛도 그냥 물에 탄 경우보다 훨씬 고소하니 맛있어지고, 영양학적인 면에서도 간단한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두유에 타서 마셔도 괜찮다. 바나나우유를 갈아서 만들때 넣으면 고소하고 맛있다.

을 약간 타면 맛이 달달하게 좋아진다. 다만 꿀을 너무 조금만 넣으면 좀 시큼하고 너무 많이 넣으면 열량이 높아지고 너무 달아지니 주의하자. 무난하게 설탕을 넣으면 시큼한 맛도 없고 덜 녹아 덩어리진 미숫가루 덩어리에 설탕이 아삭아삭 씹혀 식감도 좋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있다.

미숫가루는 본질적으로 가루음식이므로 민감한 사람은 빈 속에 마시면 뱃속에 폭풍이 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역시 주의.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우물우물 침과 섞어주며 마시면 좀 낫다. 아예 꿀과 섞어 반죽한 다음에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장고에 넣어 굳혀 먹기도 한다.

이외에는 팥빙수에 넣어 먹기도 하며, 찐 감자 등 다른 음식에 곁들이기도 한다.

가공식품으로 나오는 미숫가루는 대개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춰 감미료를 섞어 달달한 게 많기 때문에 과거의 미숫가루와 똑같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방앗간에 갈 수 있다면 설탕을 넣지 말라고 요구할 경우 곡물만 빻아주기도 한다.

액체에 풀어놓으면 점성이 굉장히 높아진다. 옷에 쏟기라도 한다면 정말 대책이 안 서니 섭취하는 도중에 엎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비율을 잘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걸쭉해져서 이도 저도 아닌 맛에 먹는 것 또한 힘들어진다. 그런데 정작 물에 풀려면 밀가루처럼 덩어리가 져 잘 안 풀어지는데, 넓은 대접에 거품기로 쳐주면 쉽게 섞인다. 물론 다 마시고 난 후 빠르게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금방 말라붙어 잘 지워지지 않으니 주의하자.

4. 미숫게이너

특히 헬갤러들 같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미숫가루+ 게이너’의 합성어로 미숫게이너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마른 체형에 몸집을 불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에게 시판되는 게이너 대신으로 미숫가루를 많이 타먹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게이너라고 해봐야 탄수화물 + 단백질이 전부라, 만약 미숫가루에 귀리나 콩 등 일부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곡물을 보충해주면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미숫가루가 게이너보다 건강에 영양학적으로 훨씬 더 좋다는 건 사실이다. 일반 게이너 제품에 든 탄수화물은 대부분 저렴한 말토덱스트린인데, 단당류라서 소화흡수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혈당이 급격히 오른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장기간 집중적으로 복용하면 당뇨병 등 돌이킬 수 없을 지경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미숫게이너는 곡류를 갈아 만든 것이기에 그런 우려가 적고, 심지어 현미 같은 통곡물로 만든 미숫가루라면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하므로 영양학적으로 훨씬 좋다. 의사들이 대부분의 영양소를 (일부 특수한 환자가 아니라면) 영양제가 아닌 음식의 형태로 섭취하는 게 좋다고 권장하는 이유와 같다.

더군다나 미숫가루는 탄수화물이 게이너 못지 않게 많으며, 단백질은 게이너보다도 적지만 콩이나 귀리 위주로 만들어진 미숫가루는 단백질 양도 밀리지 않는다. 상품에 따라 나트륨과 지방도 적은 편이다. 물론 영양적인 건 둘째치더라도 4~5천원 안에서 1kg는 살 수 있는 미숫가루와 수만 원이 나가는 게이너는 가성비 면에서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게이너보다 훨씬 맛있고 쉽게 질리지 않는다. 요즘은 말토덱스트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탓인지 제조사에서도 천연 곡물로 만든 게이너를 팔기도 하나, 접근성 측면과 원하는 조합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프로틴과 조합한 미숫가루가 더 효과가 좋다고 볼 수 있다.[13]

게다가 요즘은 잘 찾아보면 각 곡물별로 분류하여 판매하기에 골라서 섞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 검은콩 + 흰강낭콩 + + 마늘' 이런 식으로 단백질 보충ㆍ체중감량 보조ㆍ기력회복 등등에 도움이 되는 곡물이나 과일 분말 등을 원하는 대로 섞어 만들 수 있고, 다 귀찮으면 그냥 일반적인 미숫가루를 물에 타지 말고 두유[14]를 써도 된다. 또한 딱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미숫가루를 타 먹는다면, 천 원짜리 보충제 셰이커 하나가 있으면 정말 편하게 섞을 수 있다. 다이소 등지에서 간편하게 구매 가능하다. 전문 쇼핑몰 등에서 각 분말 몇 개 이상을 구매하면 셰이커를 무료로 주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곳에서 구매할 생각이라면 잠시 기다렸다가 사는 것이 도움이 된다.

5. 외국의 사례

외국에도 비슷한 음식이 있다. 사실 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에서는 미숫가루처럼 생긴 음식이 흔하다. 주로 장기간 여행이나 전시에 군인들이 전투식량으로 먹거나 피난민들이 멀리 피난을 갈 때 먹는 음식으로 취급되었다. 반면 서양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다. 서양에서는 전투식량, 보존식량 용도로 빵을 여러 번 구워서 수분을 제거한 하드택을 주로 만들었다.

중국에도 이런 비슷한 음식을 먹었고 전투식량으로 이용되었다. 중국의 고대 역사로 들어가면 '구(糗)는 콩과 쌀을 볶은 것이다.'는 말이 있는데, 아마 기원전 12세기에도 미숫가루와 비슷한 식품을 먹었다고 추정한다. 볶아서 건조시키고 먹을 때는 물에 타서 먹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현대 중국에서 미숫가루를 사용한 가장 유명한 사례는 6.25 전쟁 당시 중공군에게 식량으로 보급한 것이다. 밀가루 70%에 콩ㆍ옥수수ㆍ수수 같은 잡곡을 30% 정도에 소금을 미량 섞어 볶은 가루를 주식으로 삼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 재료들을 빻아서 만든 것을 초면(炒麵)이라고 불렀다. 현대에 들어서 초면이라고 하면 주로 볶음면, 파타이 종류를 가리키지만, 여기에 쓰인 초면은 한문 뜻 그대로 볶은 밀가루이다. 물론 현대에도 중국식 미숫가루를 가리킬 때는 초면이라고 부른다. 한국전쟁 당시에 동북3성이 후방지원 담당이 되어 초면을 2만 3백 톤 이상 비축하였으나, 한반도에 투입된 중공군 병사의 수가 수인지라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또한 당시 낙후된 중국으로서는 3개 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으므로 식량보급 문제로 진군에 차질이 생기자, 당시 총리인 저우언라이까지 나서서 직접 콩과 옥수수를 볶는 모습을 보이는 등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다른 성에도 할당하여 어떻게든 생산량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몽골에는 미스가라가 있다. 몽골의 미스가라는 콩가루나 보릿가루[15]로 만든다. 미스가라의 유래를 두고 중국에서 몽골로 넘어갔다고 보는 설도 있고, 고려양처럼 한반도에서 몽골로 넘어갔다는 설도 있으나 불분명하다. 국어학자 박갑수 씨는 한반도에서 미시라는 단어가 조선시대 기록물에서 보인다는 것을 이유로, 고려 대에 몽골에서 무시(musi)라는 말이 들어와 시간이 지나면서 미시로 바뀌었다고 보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이 어휘는 만주어에서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만주어 차용어일 가능성도 높다.[16] 몽골에서는 이 가루를 우유나 물, 차 등에 타서 일종의 떡처럼 뭉쳐서 먹는다고 한다.[17] 19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온 몽골인 교수들이 미숫가루를 보자, "오, 미스가라!" 하면서 놀라워했다고 한다.[18] 몽골에서도 한국 영향을 받은 음식으로 아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중국에서 몽골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하는 설에 따르면, 중국 상인들이 몽골에 오면서 자기네 먹으려고 가져온 초면을 보고 몽골인들이 자기들 식대로 요리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몽골 여성이 말하기론 과거에 일부 군대식량으로 쓰이기도 하고 비상식량으로 많이 쓰였다고 한다.

티베트 지방에 비슷한 음식으로 참빠[19]라는 것이 있다. 이쪽은 보리를 가루로 내어 볶아 만든 식품. 역시 가루로는 먹지 못하고 버터를 곁들인 차를 두고 즉석에서 이를 반죽해 먹는다.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중 히말라야 카라반 편에서 이 참빠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반죽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가루를 손으로 주물럭 거려서 조금씩 덩어리를 만들어 먹는다. 참고로 이 음식은 로마자로 표기하면 rtsam-pa라서 그런지 '릇샘파'라고 와전되어 쿵쿵따에서 공격 회피단어로 쓰이곤 했다.

인도에도 있다. 상술한 불교의 율장에 나오는 오종식(五種食) 중 초(麨)가 바로 미숫가루다. 이쪽도 평시에는 잘 먹지 않고 주로 승려들이 수행,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길에 주로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어 중에 미디라는 말이 있는데 '가루를 낸다.'는 뜻이다. 그래서 미시(미수)의 어원을 인도에서 찾는 사람도 있다.

일본에는 '핫타이코'(はったい粉), 지역에 따라서는 '무기코가시(麦こがし)' 등으로도 부르는 비슷한 곡물가루가 있다. 참빠처럼 보리로만 만드는 편인데, 음료에 타 마실 뿐만 아니라 '핫타이 아메(はったい飴)'라고 해서 엿이나 떡처럼 굳혀서 먹기도 한다. 다만 한국과 달리 전국적으로 먹는 음식은 아니다. 또한 수제비나 참외처럼 2차대전 이전 노년층에게는 익숙해도 젊은 세대는 이 음식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 머물던 사람이 미숫가루를 이웃들에게 나눠줘서 다들 마셔보곤 이게 뭔 맛이냐는 얼굴이 확 드러났고 그 뒤로 두 번 다시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다는 일화를 블로그에 쓴 바 있다. 일본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친구들에게 보여주니 다들 처음 본다며 일본에는 없는 거 같다는 반응만 보였다고 한다.

중동 지역에도 '사위크'라고 하여, 이나 보리 등 곡물을 물에 불려 볶아 빻아 만들어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음식이 있다. 메카에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모래를 손에 쥐어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나눠주고, 그것을 사위크로 바꾸는 기적을 행하여 먹었다는 전승이 전해지는, 그래서 이름도 '사위크'라는 모래 길이 북쪽에 있다. 그래서 순례자들이 매년 여기를 찾아와 사위크를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보통 사위크는 물에 타 먹는데, 설탕은 물론이고 고급스럽게 먹자면 밀가루와 말린 석류 씨, 아몬드 간 것과 기타 향신료들을 섞어 먹거나, 물이 없다면 그냥 한 줌 손에 올려 핥아 먹거나 정제 버터 꼬리 기름에 섞어 먹기도 했다.[20] 다만 이 사위크라는 명칭이 곡물가루만이 아니라 보리와 꿀을 섞어 발효시킨 음료도 가리킨다. 이름이 비슷한 것으로 사탕수수를 발효시킨 사위크 무깐나드라는 것도 있다.[21]

유럽에도 우유에 타먹는 미숫가루를 마트 등에서 흔히 찾을 수 있다.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오벌틴(Ovaltine)은 보리와 맥아를 베이스로 만든 미숫가루의 일종으로 따뜻하게 데운 우유에 타먹는다. 또한 볶은 귀리, 보리, 완두콩 가루를 섞어서 만들었는데 에스토니아어로 카마(kama)라고 부른다.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에는 Skrädmjöl(제단사의 밀가루)라는 늦가을을 넘겨 빵으로 만들기 곤란해진 거친 귀리와 밀로 만든 곡물가루가 있는데, 모티(혹은 네브그뢰트nävgröt)라는 이름을 가진 덩어리에 가까운 죽을 쑤어서 삼겹살 구이와 월귤 잼을 함께 먹거나 월귤을 섞어 hillon이나 Skrädmjölsdrömmar라는 이름 쿠키를 만들거나 감자 등을 섞어 반죽하여 고기 등으로 속을 채워 수제비처럼 둥글게 빚어 삶아 월귤 잼과 먹는 만두 비스무리한 음식인 Palt로 만들거나 한다.

한편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는 옥수수가루를 볶아서 미숫가루 비슷하게 만든 고피오(gofio)가 있다.

https://youtu.be/mxvKe__R8JY 미국에서 미숫가루를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 걸쭉한 느낌에 갈리는 호불호를 제외하면 맛있는 땅콩버터음료수 같다고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6. 기타

7. 관련 문서



[1] 미숫가루는 미수와 가루의 합성어로 사이시옷이 붙은 것이므로 붙임표를 써서 'Misu-garu'라고 하거나 붙임표를 쓰지 않는 경우는 사이시옷을 반영하여 'Misutgaru'라고 표기하는 것이 옳으나, 실제 영미권에서는 사이시옷 반영 없이 붙임표를 제거한 'Misugaru' 쪽도 많이 쓰인다. [2] 제품으로 판매되는 미숫가루의 경우에는 밀가루의 함량이 40%~50%에 달하는 제품도 종종 목격되기 때문에 성분분석표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 물론 밀가루로 만든 미숫가루라 해서 인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밀가루가 40%나 들어간 제품을 옛날 미숫가루나 선식이라는 이름으로 비싸게 파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는 것. 이는 대형 마트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3]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서는 시경에 실린 노래인 벌목(伐木) 중 한 구절을 인용하고 있는데, 해당 구절에 나오는 '건후(乾餱, 마른 곡식)'가 오늘날의 미숫가루와 정확히 같은 형태의 음식인지는 증거가 없다. [4] 여담으로 이렇게 찐 쌀 중 5홉은 자신이 먹고, 1홉은 절을 찾는 에게 먹이면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5] 먹는 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물이 부족한 유목문화 특성상 음료로 만들어 마시지는 않고 가루를 뭉쳐 떡처럼 먹는다. [6] 뒤의 '시'에는 상성이 적용된다. 이 표현은 1518년 편찬된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에 등장하는데, '更持米糒來'를 '다시 쌀 미시 얻어 오라'라고 옮기고 있다. [7] 이 한자는 오늘날 표준 중국어에서는 굴욕을 의미하는 出糗(chū qiǔ), 糗事(qiǔ shì) 등의 합성어 외에는 극히 제한적으로 쓰이는 한자다. [8] 박완서의 자전소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도,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문을 들은 새언니가 미숫가루부터 볶는 장면이 나온다. 다만 빻을 시간은 없어서 '가다가 한 주먹씩 집어먹으려면 이게 낫다'는 식으로 퉁친 터라 말만 미숫가루지 그냥 볶은 쌀이었다. [9] 다만 플라스틱 통이나 봉지에 담아 놓으면 플라스틱 냄새가 심하게 나니 주의하자. [10] 엄밀히 따지면 미숫가루는 가루라서 마실 수가 없으니 타 먹는다, 타 마신다고 말해야 맞다. 하지만 문맥상 알 수 있는 부분은 전부 생략하여 간편하게들 말한다. [11] 물론 가루음식이라 안 받는 사람은 먹고 속이 편하다는 걸 이해하질 못한다. [12]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따뜻한 물에 풀기가 차가운 물에 풀기보다 더 쉽다. 이것도 귀찮다면 물의 온도와 상관없이 믹서기로 섞을 수도 있다. [13] 여기에 꿀이나 설탕을 조금 타면 시판미숫가루처럼 맛있게 먹을수 있다. [14] 물론 무가당으로 쓰는 것이 좋다. [15] 특히 보릿가루로 만든 경우는 오늘날 '아르밴 구릴(арвайн гурил)'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직역하면 '보리 밀가루'라는 뜻. [16] '만문노당'에 미숫가루를 '무시(musi)'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사르후 전투에서 후금군이 전투식량으로 먹었다는데, '마시다(omimbi)'라는 동사와 함께 사용한 것을 보면 물을 타서 묽게 개어 마셨을 가능성이 높다. [17] 도현신,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119~120p [18] 최초 출처는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장의 1990년 4월 22일 동아일보 인터뷰 내용이다. [19] 참'파'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20] 데이비드 웨인스, 이븐 바투다의 오딧세이 154p. [21] 폴 발타, 이슬람 117p. [22] 보통 '아기용 선식'이란 이름으로 파는 경우가 많다. [23] 옛날엔 밀가루 빻던 제분소에서 방아질을 하면서 생기는 마찰열과 밀가루 먼지끼리 분진폭발을 일으키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끔 빵이나 국수만 계속 먹으면 속이 쓰린 이유가 어떤 성분이 잘못된 게 아니라 거친 밀가루에 의해 위벽이 미세하게 긁히기 때문이다. [24] 연약한 성장기 청소년에게 구두신고 학교에 가는 것과 마찬가지. [25] 미숫가루를 고유명사 처리하지 않고 영어로 번역을 한다면 보통 (mixed) grain powder (drink)라고 해야 적절하다. Drink를 넣은 것은 미숫가루를 우유 등에 타 놓은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영어권 사람들조차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사용해 욕을 많이 먹은 걸 카페 측도 알고 있는지 사건이 불거진 이후 메뉴판 아래에 미숫가루라고 적어놓고 다른 메뉴들도 한글을 적어놓았다. 참고로 Msgr.라는 약자는 천주교에서 고위 성직자(추기경 등) 혹은 그들에 대한 존칭(예하)을 의미하는 Monsignor의 약자로 쓰인다. 케임브리지 영어사전 Msgr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