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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5 06:08:12

룬의 아이들/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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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설정 | 연표 | 명대사
출간작 ( 윈터러 · 데모닉 · 블러디드)
미디어 믹스 ( 4LEAF · 테일즈위버 ·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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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 룬의 아이들 윈터러2. 룬의 아이들 데모닉3.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1. 룬의 아이들 윈터러

1.1. 보리스 진네만

"잘 자, ."
" 아이 어른이 되죠. 돌려 받겠습니다. 절대로."
"누구의 은혜도 입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할 능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죽으면 그걸로 끝이지요. 누구도 보상해 주지 않을 테죠. 고작 남은 사람의 가슴 속에 남는 것이야말로 구질구질하게나마 살아남는 것보다 훨씬 시시한 일인 것 같습니다. 죽은 사람의 인생은 거기서 멈추는 거지요. 박제처럼 화려하지만 아무 의미도 없는 그런 것. 한순간 불타올라 짧게 빛나고, 그걸로 끝나는 것은 싫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만족을 주는 것도 자신도 만족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면, 그 후의 일은 어찌 돼도 좋은 거죠."
"하지만 그걸 위해서 파괴되는 사람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엇으로 보상받지요? 세상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그걸 잃고 나서 모든 사람이 행복해졌으니 수긍하라고 한다면 전 거부하겠습니다. 더구나 사람이란 옳은 일보다는 이익에 민감한 법이고, 뭔가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만 하다면 서슴없이 악한 쪽을 지지할 겁니다. 그런 불완전한 것을 위해 목숨보다 아끼고 있는 것들을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도 있어. 몸이 죽는 것과는 달라. 너도 널 지워버렸다는 그 사람의 실체까지 죽이지는 못할거야. 살인자가 아니니까. 나도 마찬가지야. 마음속의 어떤 한 사람을 죽인다면 난 살인자가 되는 것보다도 더 큰 죄책감을 느낄거야. 그러고 싶지 않아. 절대로."
"'자신을 모르는 자'일 뿐이야. 이 섬에선 아직 이름이 없는, 무형의 존재에 불과하지."
" 그것이 제가 에 온 뒤로 받게 되는 첫 선물입니까?'
"가 나를 두고 가버렸어요. 다시 돌아오진 못하겠죠."
" 게으른 사제님, 당신의 첫 번째 제자가 왔다고요!"
"나는 보리스 진네만이다! 에게 정식으로 결투를 신청한다."
" 당신을 보내고 싶지 않아요..."
"제가 30대가 된다고 해 봤자 그때 당신은 40대, 그것도 40대 후반일텐데 제가 뭐가 걱정이겠어요! 안 그래요?"
"가... 내게 증오를 가르쳤지. 그래서 내 안에 좀 더 오랫동안 잠들 뻔했던 본성을 되살아나게 만들었어."
"물론 저도 파멸될 수 있어요. 하지만 파멸되더라도 적극적으로, 직접 스스로를 파멸시킬 겁니다. 손발이 붙어 있는 한 파멸을 찾아 움켜 쥐고, 파멸로 걸어 들어갈 권리 정도는 있으니까요. 피할 수도 없어요. 이제 피하는 순간 저는 순식간에 녀석한테 먹힐 거예요."
"분노도, 증오도, 산 인간이 갖는 거죠. 살아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살아 있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연습보다는 실전이고, 노력보다는 생존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실력을 보여서 미래를 완전히 부순다면, 어쩔 테냐?"
"그렇겠죠. 그런데 먼저 만난 아가씨 때문에 눈이 나빠져 버려서 다른 미인은 도무지 못 알아보겠어요."
"난 지금, 너를 죽일 것이다."
내 앞에서 진네만 이름을 가진 자를 욕한 게 네 마지막 다.
"가져온 정성으로 한 잔이었으니까, 무겁게 짊어지고 온 수고로 한 잔 더, 그런 것을 고스란히 내어드리는 선량함에 또 한 잔 더, 그 술의 맛이 좋은 기분으로 다시 한 잔 더, 안될까요?"
"최후까지 혼자 있을 수 있는 은신처 같은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때로는 목숨보다 중한 것도 있습니다. 때로는, 죽어도 죽지 않는 자도 있습니다."
"오래오래 사세요."
"네가 날 가질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을 가르쳐 줄까. 날 죽인 다음, 내 시체를 가지라고."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도록 이대로 미쳐버렸으면, 잠들어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결정도 할 필요가 없도록, 여기서 모든 시간이 멈춰 버렸으면 좋겠어요...."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 지금 그런 것을 묻고 있는 처럼."
" 노예 따위는 되지 않아."
"제겐 아무 것도 없습니다."
"너무 오랜 삶은 감정을 잃게 하지요. 지금의 저를 지배하고 있는 그것들을 잃고서 살아간다면, 그런 자를 더 이상 저 자신이라 칭할 어떤 근거도 찾지 못하겠습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살아야만 하는 거야. 그것이 내가 택한 가주(家主)의 방식이다."
"다음 게임은 없어. 이기는 순간 상대를 죽여버리니까."
"형이란 그런 거다."
"나도 가 나와 너무 달랐기 때문에 좋았어."
" 당신의 죄는, 사람의 손이 아니라 운명의 손으로 거두게 될 것이며 마침내 독이 든 잔이 당신 앞에 돌아왔을 때 결코 피할 수도 용서받을 수도 없을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렸어.. 네 앞에서 달아났던 소년이 다시 한 번 돌아와 여기에 서기까지... 네가 앗아간 목숨들 대신, 네 생명을 받아가겠어. 아마, 공평한 대가가 될 거야".
"그래, 를 베어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다!"
"왜 내 옆에 계속 있어주지 않았어?"
"난 아직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그런 식으로 말하면 닷새만에 준비해서 시험 본 나는 꼴찌 아래의 어떤 신비로운 등급 아닐까."
"약속하겠어요. 당신을 위해서, 살아가겠다고."

1.2. 예프넨 진네만

"더 잘 하게 될 거야. 멋지게 해내게 될걸. 너는 전사(warrior)니까, 이름 그대로 전사니까."
"아버지에게 아버지의 뜻이 있다면 내게는 내 뜻이 있습니다. 내게는 한낱 무구 따위보다 아버지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다는 거죠."
"우린 적어도 함께 죽는 것을 선택할 수 있어. 그것을 명예로 생각하자. 보리스."
" 쓰지. 앞으로도 더욱, 더... 쓰디쓸 거다. 점점 더, 모두 다......"
"봐라. 형도 할 수 있는 일인 거야. 아버지뿐만 아니라...형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거다. 너도 마찬가지야."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게 되는 거지. 그러니까 너도, 너도 너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라. 어떤 보물보다도, 윈터러나 그 밖에 무엇보다도 소중한 건 너 자신이니까. 형이 너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것처럼. 너도 너 자신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다. 너 자신을 힘껏 지켜라...... 결코 죽지 않도록, 결코 버려지지 않도록... 결코 아프지 않도록, 다치지도 않도록....."
"네 삶은 나와는 별개야. 단지 너 자신만을 따르는 거다. 다른 사람의 사정에 귀 기울이지 마. 결코, 널 약하게 하는 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 내가 죽고 나면...넌 정말로 강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아무도 네 방패가 되어주지 않을 거고, 누구 앞에서도 방심할 수 없어. 힘들겠지만... 그건 할 가치가 있어. 왜냐면 살아남는 일이니까. 네 삶에 깃들인 무한한 가능성을 모조리 다 실험해 볼 때까지 살아남기 위한 일이니까."
"내가 오랫동안 너를 보살필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네가 지금처럼 따뜻한 가슴으로, 여린 눈동자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언제고 지켜 줄 텐데..."
"보리스. 바위가 될 수 없다면 조개가 되는 거다. 네 속이 여려도 아무도 알아볼 수 없도록. 그걸 아무도 열어볼 수 없도록 꽉 닫아버려. 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깊은 골방에서는 눈물 흘려도 좋으니까. 거기서만은 누구도 탓하지 않으니까."
"결코, 복수하지 마."
"우리 꼬마가 울 것 같은데. 넌 악몽에서 이미 깬 걸, 네 힘으로 잘 해냈잖아. 난 알고 있어. 이제 너한테는 내가 필요 없다는 걸.. 내가 너를 놓아줬듯, 이제 너도 나를 놓아주게 될 거야... 내 꼬마 동생은 이제 전사 보리스가 되었으니까."

1.3. 율켄 진네만

" 저놈을 용서하면 내, 진네만 가문 사람이 아니다."
"판을 뒤집을 최후의 한 수는 반드시 남겨놔라.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기면 모두 이긴 것이다."[직접]

1.4. 블라도 진네만

"오후에 뵙고 다시 뵙수. 형님"
"형님, 아직도 여길 뺏긴 게 분하우? 원한다면 한번 자리에 앉아 보슈. 내 몸 위로 그냥 앉을 수 있을 거 아니우? 유령이란 본래 그런 게 아닌가?"
"수백 년 쌓인 시체들로도 부족했나? 이 피와 살점을 먹는 괴물아! 예니치카를 삼켰으면 충분하지 않나? 네가, 네가 또다시 예니에게 손을 댄다면 호수 밑바닥에 처박아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만들고 말테다!

1.5. 튤크

"희망 없는 것에 '뜻'을 걸지 마십시오."
"아이가 죽은 고모를 닮았군요."
"어차피 아무도 죽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두 번째, 세 번째 생명을 얻게 될 수도 있지만 어떤 것도 맨 처음 받은 생명과 비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 그분께 한 최후의 약속이 아직도 제 안에서 불타고 있습니다."
"진네만 가문의 마지막 주인님, 강인함과 자부심을 지켜 살아가십시오."

1.6. 골모답

" 예쁜 아이로구나. 내 너를 삼킬 수 있게 이리 가까이 오렴."
" 죽음을 줄까? 아니면 죽음보다 더한 상처를 줄까?"
" 그 검이로구나. 그걸 지닌 자는 반드시 길고 긴 살인자의 밤을 지새게 된다는 것을 모르니?"
"‘마침내 돌아왔구나. 마침내 그 검을 쥐고 돌아왔구나. 그 때 내가 말했지. 너는 이곳으로 돌아오게 될 거라고."
"겨울을 내리는 아이로구나. 내 살을 뜯어 삼키고 자라서 나의 세계까지 오너라. 그 세계의 힘이 너를 부를 것이다. 힘의 열쇠를 지니고 세계의 경계를 넘어서 오너라."
" 겨울은 이제 곧 시작될지니."

1.7. 란지에 로젠크란츠

" 도련님, 당신은 신사이십니까?"
" 저것이... 도련님의 물건입니까? 무언가, 사악한 역사가 존재하는 검 같군요."
"그런 것은 저와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가치를 독자적으로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제 자유의지에 속한 일을 허락하듯 말하지 마십시오."
"제 세계는 당신보다 훨씬 따뜻한 열의 세계입니다. 당신은 아마도 얼음의 세계에 살고 있겠지만 말이지요. 그래서 제가 당신의 세상을 궁금하게 느끼나 봅니다."
"제게 아가씨가 필요 없으니까요."
" 마음 속으로 저질러지는 어떤 살해는, 어떤 면에서 산 자에게 저질러지는 것보다 더 잔인합니다. 그곳에는 시체는 커녕 한 조각의 감정조차 남지 않게 되며 환생은 꿈도 꿀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텅 비어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자리를 대신 메우는 것은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질러지는···비명과 같은 것이죠."
"죽었다 해도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있는 사람이 전 오히려 부럽습니다. 사람은 가끔 산채로도 다른 사람의 가슴 속에서도 죽어버리는 일이 있으니까요. 저도 죽어서 누군가의 가슴 속 에 남을 수 있다면 좋겠군요."
"다시 만날 때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다시 한번 그 생명, 내게 맡겨 줄 수 없겠어?"
“하지만, 난 혁명을 준비하는 자다."

1.8. 나우플리온

"지금까지 를 위해 죽은 자는 몇명이지?"
"허락이란 말은 모호하군. 운명을 거스르지 않는 한도 내에서, 운명의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머리 숙이고 살겠다는 말이냐? 비록 짧은 인생일지라도 모두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남을 위업을 이루고 싶은 마음은 없는 거냐? 절정의 순간 화려하게 지는 꽃잎이 아름답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냐?"
"넌 불멸자가 아니야. 인간은 다 죽는다. 그리고... 인간이 죽는 때가 바로 욕망이 죽는 때다."
"게걸스럽다는 것인생이 대상일 땐 전혀 흠이 되지 않아."
"네게 부족한 건 바로 의지야! 죽은 사람의 삶은 그걸로 끝이라고 말하면서 어째서 네 삶의 가치를 자꾸만 그들의 죽음에 두는 거냐? 정말로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모조리 끝장내어 버리고 넌 너대로 네 욕망을 쫓으며 새롭게 살아라, 아니면! 그들을 위해서라도 더 힘껏, 더 오래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네가 불멸자가 될 수 없는 한, 너는 네 삶의 밀도와 가치를 높임으로서 그들이 잃어버린 삶을 대신할 수밖에 없다, 만일 네가 그러고 싶다면!"
"넌 세상을 다 산 것이 아니야, 이 작은 녀석아.... 무얼 그렇게 참으려 애쓰는 거냐. 이 세상엔 힘들지 않은 자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다는 욕망을, 그리고 더 훌륭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을 숨기지 않으면서, 그렇게 살고 있단 말이다.
인간은 언젠가 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야. 한시라도 살아 있을 그 내일을 위해 살뿐인 것인데......."
"마음을 쉽게 뒤집는 인간이야말로 아주 쓸모 없어."
"그래, 그런 식이다. 반드시 그런 식으로 해라. 약속이나 맹세와 같은 것을 결코 어기지 않을 것처럼 행동한 다음, 결정적인 순간에 단 한 번 뒤통수를 쳐라. 그러면 결코 실패하지 않을 거다. 지금처럼."
"그 녀석은... 내게서 아무 것도 얻어가려 하지 않아."
"너와 나의 운명이 같은 닻에 묶여 있다는 것은 언제고 잊지 마라."
"어떤 인간은 주어진 이름 때문에 오히려 거기에 맞는 삶을 살게 되곤 한다지."
"제발 계속되기를... 아니, 계속되게 해야겠지. 근거 없는 희망도, 용기도, 절반은 네 어리석음, 그리고 절반은 내 욕심으로 여기까지 왔으니까 분명 공동 책임이다. 단단히 협력해 보자. 얼마나 단단한 바위를 부술 수 있을지. 끝까지 네 곁을 떠나지 않을 테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너도 내 곁을 떠나지 말아라."
"방금 전에 봤던 것, 잘 기억 해두거라."
"저는 단지, 아직 어린 그에게 닥쳐오는 방해를 막아줄 바람벽이 되어주고 있을 뿐입니다. 좀더 빨리, 그가 단 한 명의 스승 같은 것은 필요로 하지 않는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자신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세상 모든 인간사가 다 스승일 테죠. 그 아이는 분명 지금 저를 의지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끝날 때가 곧 올 것입니다. 제가 그를 거절해서가 아니라, 그 자신이 저를 떨치고 일어서 가게 되겠지요."
"그래, 넌 열 살에 불과했으니까. 내가 느낀 배신감을 이해하기에는 어렸지. 하지만 난 그 후로, 일리오스 사제님을 단 한시도 편안하게 바라본 적이 없다. 마지막 순간에도, 심지어 꿈속에서도. 난 고개를 돌렸어.
내 표정을 숨기려고. 그날 '너를 아들로 여기고자 한다'던 그 말을 나는 진심으로 믿고 싶었지만, 결국 하루 만에 밝혀질 거짓말에 불과했지. 어떤 거짓말은 사람을 독약처럼 파먹는 모양이다."
"네가 몇 번이고 그 검 살기에 휩쓸리거나, 심지어 그것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부인할 수 있느냐? 그렇게 되어 버리면 넌 그 검의 노예다. 그 검이 원하는 피를 위해 움직이는 인형으로 전락하는 거지. 그리고 서서히 그 검이 내뿜는 살기에 너 자신을 팔아 넘기게 될 거다."
"모두 네 삶이니까... 그것은 스스로 물러나거나 또는 승리, 또는 패배, 어느 쪽으로든 해결되는 수밖에 없으니까. 나 역시 내 삶의 전투들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하게 할 수 없으니까. 다른 사람의 짐을 대신 져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제 삶의 전투는 제가 선택한 전쟁터에서 치르겠습니다."
"삶에서 가장 좋은 순간은 언제나 덧없어. 너무도 빨리 가버려, 여름 오후의 좋은 빛을 잡아둘 수 없는 것과 같지.
이제 또다시 그런 때가 온 것 뿐이야."
"본래 하늘이 내려준 선물을 인간이 갖기는 쉽지 않아.
끝내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어쩔 수 없이 인간에게 내려진 모든 비극의 시작인 모양이야."

1.9. 이솔렛

"이해할 수가 없네."
" 당신은 내 앞에서 사라져 줘요. 지금 당장."
" 몇 번이고 휘어지더라도 끝내 꺾이지는 않는 사람 같구나."
"살아 있는 사람에겐 뭐든지 놀이지."
"그런 말 다시 하면 혼내 주겠어."
"침착하진 않아. 연약해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최선을 대해 버틸 뿐인 거지."
"그때 난 네가 내 약혼자라도 되는 것처럼 느꼈던 거지."
"죄책감.... 인가요, 이런 것이?"
" 지금 나를 다시 한 번 모욕했어. 나 대신 내 검이 대답하고 싶어하는군. 내가 너를 못 죽일 것 같은가?"
" 작은 사회에서는 평등이 실현되기도 쉽지만, 한 번 깨어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되어버리지. 그래서 빼어난 사람을 원하지 않아."
"난 이미 누군가를 사랑했어. 그리고 이제는 사랑하지 않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동안 내 마음은 뒤틀리다 못해 피투성이가 되었고, 나중에는 고문에 가까워질 정도로 변했어. 그래서 난 그것을 땅 밑에 깊숙이 묻었어. 그건 옳은 선택이었지. 이제 내 마음은 묻힌 채 썩다 못해 녹아버렸고, 그런 마음으로 누군가를 다시 사랑한다는 것은 옳지 않겠지."
"넌 아직 떠날 수 없어.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이 땅에 남아 있으니까. 돌아와야 해. 결단코 돌아와야 해. 네 운명은 너만의 것이 아냐. 네 승리는 널 위한 것만이 아냐. 내 아버지의 이름을 빌리려는 저 무례한 자들에게 그 이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해 줘. 그리하여 네가 물려받을 자리가 네게 가장 합당하다는 걸 보여줘, 내 아버지의 자리였던 검의 사제, 오직 너에게만 그것을 허락할 수 있으니까.
나를 대신할 단 한 명의 계승자. 그것이 너이길 원해."
"진심은 아닌데, 진실이긴 해."
"무겁다고 했지? 하지만 넌 이미 수많은 이름들을 짊어지고 있잖아? 사람은 다른 누군가로부터 삶의 자세를 강요받을 수 없어."
"어떻게 보면 나도 어린아이 같은 고집이 있단 말이야."
"최선을 다하지 못할까 봐 걱정할 뿐, 그 밖의 문제는 논외의 것이지."
"자신의 명예란 자신의 검으로 얻는 것일 뿐인데, 어찌하여 남이 대신 명예를 가져다 줄 수 있겠습니까?"
"가, 내 손으로 죽여버리기 전에."
"30년도 넘게 산 그 사람보다 20년도 못 산 내가 더 번뇌가 많은 것 같으니. 같은 전사의 길을 걷는 사람으로서 부끄럽다고 할까."
"우리는 싸울 것이고, 지면 죽을 것입니다. 저의 명예를 다해 그를 지킬 것이고, 죽으면 복수할 것입니다. 다른 분들의 희생은 제가 받아들일 수 없어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어. 그런데도 네게 그렇게 말하고 만 건 남은 증오가 너무 커서였겠지, 남은 자에 대한 증오, 단지 죽은 자가 돌아오지 않는 것을 미치도록 아쉬워했기 때문에.... 그러나 시간이, 때로는 다른 일들이 그런 감정들을 부숴 놓고 말지. 이젠 내 쪽이 채무자가 되고 말았어. 그 분에게 생명을 빚지고, 그리고. 를 빚졌어."
"너 혼자만의 목숨이 아닌 것을 함부로 던질 수는 없어. 죽는단 말은 다시는 꺼내지 마."
"잊지 않아."(수신호)

1.10. 일리오스

"죽는 것은 나 나나 모두 똑같아. 다만 나는 일찍 죽고, 너는 늦게 죽을 뿐이야."
"그래, 그 늙은이가 나를 얼마나 철저히 우롱했는지 알겠구나. 처음 부터 끝까지, 나를 놀릴 작정이었던 거야. 그 알량한 동정심......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었나? 제 놈의 제자한테 언젠가 무릎 꿇고 사죄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태평하게 한 세상 살 다 갈 수 있었던 건가? 왜 아무 말도 안 한 거지? 내가 수많은 오류를 저지르고 이제 최후의 횡포까지 부린 끝에 죄책감으로 비참해지는 꼴 을 보려고? 그런 식으로 지금 이 순간,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심지어 죽어 없어지기까지 해서 내 손으로 어떤 보답도 할 수 없게 했지! 더러운 노인네! 지옥에나 떨어질 빌어먹을 늙은이!
"나는 빚지고는 살 수 없는 인간이야. 아니, 이젠 빚지고 죽을 수 없는 인간이라고 말해야겠군."

1.11. 모르페우스

"흥, 내가 꼴통이라는 소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지. 꼴통답게 끝까지 가자고. 너도 갈 테지?"
"이 이빨 빼간 녀석한테 빚을 갚아 줘야 될 것 같아서 말이죠."

1.12. 데스포이나

" 이미 그 괴물을 죽이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니?"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너 자신을 위해 싸울 시간은 많아. 삶은 그렇게 간단히 끝나는 게 아니란다. 왜 네게 남겨진 삶의 다른 면을 보지 못하는 것이냐?"
"네 눈 밖에서도 엄연히 시간이 흘러갔음을 생각하거라."
"어떤 때에는 영리한 자 하나의 판단보다 수많은 사람들의 근거 없는 두려움이 더 현명할 때도 있구나."

1.13. 헥토르

" 법은 대륙에서 끝났다. 건방지게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헥토르, 내 이름은 ' 대적자'라는 의미다."
"보이지 않는 적은 두렵지만, 보이는 적은 더 이상 아무 것도 아니지!"
"어차피 다시 싸우게 되겠지? 그 때가 되면 난 망설임 없이 너를 벨 거다. 하지만 만일, 만일에라도 네가 제 3자로부터 공격을 받는 것을 본다면, 모든 것을 내던져 세 번은 너를 돕겠다."
"내 한계는 내가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어. 아니, 그래서는 안 돼. 나 역시도 한 동생의 형이니까. 동생이 못났다 해도 어쩔 수 없어. 이란 결국 그런 거야. 네게 동생이 있다면 너도 내 입장을 이해할거다."

1.14. 리리오페

"놀랐지? 하지만 사실을 말한 거니까 내가 잘못한 건 아냐! 그리고 만에 하나 기분이 나쁘더라도 봐줘. 왜냐면 난 예쁘잖니? 그것도 아주 많이!"
"어쨌든 전 패배자는 원치 않으니까요. 내게 어울리는 상대는 승리자가 아니면 안 돼요."
"난 너를 가질 것이고 너는 거절할 수 없어."
"네가 행복해질 수 없는 건 그 여자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지?"

1.15. 제로

"이미 한껏 발전시킨 바 있던 고도의 문화를 내팽개치고 도로 야만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짓이지. 하지만 내게는 그것을 되돌릴 힘이 없어."
"그 말에서 한 가지가 틀리지. 그는 왕이 아니야. 섭정일 뿐이지. 섭정은 통치하지만, 왕국을 위해 죽을 책임까지는 없었던 거야."
"달여왕과 검, 나는 그 두 가지를 모두 증오해."
"내 꿈에 불이 질러졌어.... 모조리."
"어떤 결정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이 그걸 축복하리라 생각해선 안돼. 미래에 올 가장 좋은 결론을 생각하는 거야."

1.16. 오이지스

"너희가 나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어. 하지만 여기는 의 모든 기억이 다 들어있는 곳이야, 너희 부모님이나 그 위의 부모님들에 대한 것들도 전부 다! 너희는 그런 곳을 함부로 말할 수 있어? 차라리 나를 때려. 그런 말을 입에 담을 바에는."

1.17. 에니오스

"역시 형님은 항해자란 말이요."
" 형님은 사람에게 쉽게 마음 주는 분이 아니다. 어쩌면 는 정말로 형님의 좋은 인지도 모르겠구나."

1.18. 실비엣 드 아르장송

"용서를 바란다면 무릎 꿇고 내 구두에 입을 맞춰 보라고!
"건방진‥‥ 내 앞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발에 입을 맞춘다 해도, 내가 네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가는 걸 막을 수 없을 때가 올 거다."

1.19. 헤베티카

"죽긴 누가 죽는다고 그러는거요! 당신은 접시 물에 빠져 죽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쪽이요?"

1.20. 이자크 듀카스텔

"너희는 이 땅의 원종족이면서 이 나를 몰라보느냐! 모르는 자는 앞으로 나서라! 나서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맛보고, 뒤늦은 깨달음을 얻어라!"
"많이 죽이나, 적게 죽이나, 살인자라는 건 똑같잖아?"

1.21. 엔디미온

"내가 널 해치고자 한다면 지금 이 순간보다 좋은 때가 있을까? 넌 네 검을 네 의지로 다루지 못하지만, 난 내 능력을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어.
"영원한 달이 뜬 영원한 밤 속에서, 꿈으로도 위로 받지 못하는 끝없는 잠을 자는 거지."
"흥, 유령 토라져 버렸어."
"산 자가 잃을 수 있는 것은 생명 말고도 많지."
"는 참 아름답구나."
" 살아 있어. 살아 있는 자는 언제나 변해. 죽은 자는 다시는 변할 수 없지만."
"잊지 못할 만큼 실컷 놀았니? 행복했어?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어. 가 오늘 돌아간다면 그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하는 셈이 될 거란 사실."
"너의 상상에 맡길게. 먼 땅에서도 언제나 행복하길. 난 네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어. 너 자신만의 힘으로도."

1.22. 폰티나 공작

"이것은 은인의 딸, 의 원한이냐, 아니면 저 소년의 원한이냐? 폰티나 공작이 은혜를 갚겠다고 할 때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너의 일이 아닌 것으로 섣불리 써 버릴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성공해라, 아니면 철저히 실패해라. 네가 이 일을 훌륭히 해낸다면 내 를 충실한 개로 삼으리라. 만약 실패 한다면......"

1.23. 클로에 다 폰티나

"가장 좋은 선생의 가르침도 진짜 적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며, 가장 열심히 연습하는 자도 생명의 위협에 쫓기는 자보다 절박할 수는 없다는 뜻이라고 생각됩니다."[2]
"하필 오늘 그 적과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군."

1.24. 루이잔 폰 강피르

".... 뭘 꺼리는 거지? 나를 봐! 끝내잔 말이다! 난 패배가 두렵지 않아. 네 실력을 보여! 그 이상의 정당함 따위는 요구하지도 않는다!"

1.25. 나야트레이

" 성지에는 누구도 혼자 가지 못해."
"모든 인간은 둘 중 하나야. 죽었거나, 살았거나. 아니라면 인간이 아니야."
" 저들이 인간이라 해도 적이라면 죽일 텐데, 인간도 아닌 바에야 무얼 망설인다는 것인지 모르겠어."
"할 수 있는 말이 없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아."

1.26. 에피비오노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니까. 놀이 상대가 있고, 상대가 놀이 규칙을 알면, 놀이 도구가 없지. 그래도 놀이 도구도 있고 규칙도 잘 아는데 상대가 없는 것보단 나아. 상대가 있으면 다른 놀이를 하면 되니까."
"글쎄, 확실히, 다 잊어버리는 편이 좋았을 거라고는 나도 말하지 못해. 나 자신조차 잊어서, 가진 거라곤 악의뿐인 저 떠도는 유령들과 다를 것 없는 존재가 되는 건 싫어. 하지만 이 날까지 홀로, 천년을 삭아온 폐허를 보며, 이 위대한 도시가 무한히 지속될 듯 느껴졌던 가장 아름다운 날을 완벽히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형용 불가의 지독한 고문 아니겠나? 차라리, 조금만 기억이 흐려진다면,."
" 마음에 달렸지. 그 안에는 잃어버렸던 것도 있고, 이제부터 찾으려는 것도 있고, 지금의 진실도 있고, 그리고 물도 있어,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그게 보이는 건 아니야."
"물론. 기억 자체는 사라지지 않아. 하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사라지는 것도 있지, 감정이랄까, 모든 상황을 세세히 기억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때 가졌던 내 느낌은 보관되지 않거든, 그건 마음의 문제여서, 네 말이 옳다면, 나를 이 모양으로 살아남게 만들기까지 한 그 집착과 고통이 이젠 다 생각나지 않아. 그 때의 상황들은 우연이 아닌가 봐. 희석되고, 닳아 없어지고, 색깔을 잃어서, 내가 겪은 일이 아니라 책에서 읽은 이야기가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 드니 말이야."
"글쎄, 아쉬우니까... 음, 백 년쯤 지나서 다시 보기로 할까? 천년쯤 살다보면 백 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1.27. 요르단스

" 그 검, 내게 주지 않겠나?"
"큰 힘이 약한 자의 손에 있으면 필연적으로 악이 된다."
"너는 필멸자답게 너 자신을 믿는구나. 그들의 용기는 아름답지만, 매우 덧없지."
"너에게나 내 누이에게나, 정해진 운명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로군. 윈터러의 주인이여, 내 이름은 요르단스다."

1.28. 겨울 대장장이

"그 검의 존재는 내 이자 내 이다."
"세계의 끝이야. 아니, 세계의 시작이야. 경계석이야. 무지막지하고 두꺼운 얼음이지. 네가 본 이곳 세계는 얼음 위에 서 있다."
"세상의 악은 근원이 많아서 어떤 자는 너무 약한 자신을 견디지 못해 악해지고 어떤 자는 제가 가진 작은 힘을 휘두르고 싶어 악이 된다. 그러나 그 어떤 악도 단 한 번의 패배조차 불가능한, 순도 높은 강함, 최상의 힘이 성취할 수 있는 악보다 높지 못하니 강한 것은 본디 악이다. 강하기 때문에 악이다!"
"온통 과거에만 얽매여 있는 자이니, 미래는 로다. 인간을 이끄는 것은 미래인데, 지금 너의 현재를 이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
"희망 없는 자는 본디 나아지지도 못한다."
"너희 인간은 소원의 존재, 욕망의 존재, 그렇기에 한시라도 살아 있을 그 내일을 위해 살아간다."
"필멸자에게는 그가 필멸하기에 얻을 수 있는 지혜가 따로 있다고 하더니 그 말이 진실로 타당하구나."
"패배가 그 답이라 하지 않았는가, 영웅들도 가누지 못한 크나큰 힘을 어린 네가 어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끝은, 또 한 영혼의 파멸일 뿐이다."
"내 너의 그 마음을 한 번 믿어보려 한다. 그러니 그 손에서 지켜나가거라. 한 손에 악마를 움켜쥔 채, 필멸자의 인생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1.29. 칸 통령

"계절이 끝나면, 저렇게 결과가 오는 거야."
"그 저주스런 집안에서 마침내 혼자 살아남은 소년이지. 그 애 혼자만 끝내 집안의 운명에 말려들지 않았어. 그것이야말로 다른 무엇보다 대단한 일이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나갈지 참 궁금해. 이젠 윈터러보다도 그 소년의 미래가 더 궁금할 정도야.”

1.30. 류스노 덴

"상대를 떠나 보낼 수 없으면, 자신이 떠나야 되는 법이지."

1.31. 마리노프 캄브

"널 잡으러 온 저승사자란다, 꼬마야."

1.32. 유리히 프레단

"으으, 난 그 놈을 이제 존경하기 시작했단 말입니다! 정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놈이잖아요!"

1.33. 루시안 칼츠

" 말야,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야? 얼굴 좀 풀고 살라고."
"위험 부담이 있어야 이익도 있는 건데."
"넌 너무 회의적이야. 그런 식으로 살면 좋은 일이 있어도 기뻐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고."
"너한테는 삶이 겨울이었는데, 나한테는 봄이었나 봐."
"너는 나랑 다르잖아. 생각이 다르니까 할 말이 많지."
"나 말이야, 너 처음 왔을 때, 나랑 다른 것도 다른 것이었지만, 자꾸 보고 있자니까 이렇게 심심하게 살아온 녀석이 있다니, 필히 재미있는 일을 가르쳐 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이 들더라고."
"너는 나랑 너무 달랐어. 내가 모르는 세계에서 살고 있는 너를 보면 기분이 이상해지곤 했거든. 나로서는 결코 느낄 수도, 겪을 수도 없는 세계랄까. 내가 고집을 부릴 때, 기절시켜서라도 고집을 꺾은 사람도 너뿐이었어. 넌 말이지, 음.. 아무리 알고 또 알아도, 다 알 수가 없을 것 같았어. 그래서는 절대 싫증을 낼 수 없잖아?”
"사실은, 너 가지 말라고 잡고 싶었어. 너한테, 내가 알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다는 것, 알아. 하지만 이번에는, 나도 모르겠지만, 정말 위험한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그런 생각이 들었어. 말릴 수 없다는 것, 알면서도, 그런데도,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지 뭐겠어."

1.34. 늙은 공화주의자

" 공화국은 많은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하지만, 그들을 인간답게 해주는 나라다. 인간이기에 피도 흘릴 수 있는, 그런 나라. 인간이 아니었던 자들은 인간이 되는 순간 죽어도 여한이 없을 수 있어. 처음부터 가졌던 것이 있는 자들만 잃을 수 있는 거지. 잃을 것이 없는 자에게 두려울 게 뭐가 있겠나?
"늙고 병들어 이젠 쓸모 없는 공화주의자지. 공화주의자, 그건 인간다운 삶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치고자 하는 자들의 이름이다.

2. 룬의 아이들 데모닉

2.1. 조슈아 폰 아르님

" 아버지는 이해 못하실 거예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죠.
의자에 앉아 세운 계획을 현실에서 성공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말로 어려운 거예요. 그럼 퀴닝은 준비되셨나요?"
"가끔은, 예의 없이 굴고 싶어져요. 조심하지 않고, 떠오르는 대로 아무 말이나 하고 싶어요.
잠깐이라도 그럴 상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더 둘거야? 끝난거 같은데."
" 멍청하다는 말은 한테 처음 들어봐."
"그 말 맞아. 악마야. 어려서부터 그 말 들었어."
" 당신을 놀리는 재미. 이야, 세월을 뛰어넘어 조상과 마음이 통하는 기분도 괜찮은데."
"생감자도 먹겠다는 상황인데 뭘 못 하겠어."
" 물고기가 날개를 달면 날치요, 가 날개를 달면 박쥐인데, 선박이 날개를 달면 뭐라고 부릅니까?"
"강령을 말하는 거겠죠? 무슨 뜻인지 알 것 같군요. 좋습니다. 내 안으로 들어오시죠. 전부 다!"
" 악마가 사랑을 할 수 있다면, 그 대상은 자신밖에 없지 않겠어?"
"어떤 사람이 사슴처럼 빨리 달린 다면, 다른 사람이 모두 느릿느릿 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겠지. 죽도록 답답해도, 같은 세상에 살고 있으니 별 수 없이 발뒤꿈치에 덫을 단 것처럼 걸음을 맞춰야 해. 그러다가 종종 미칠 지경에 몰리는 게 이상한 일일까? 어떨 때는 최소한의 기능만 가진 나무인형들로 둘러싸여 사는 것처럼 느껴져. 아, 죄 받을 악한 생각......하지만 이 모든 걸 참는 것이 정말, 이렇게 태어난 내가 살아가는 목적일까? 의심스러워. 모든 것이 느린 이곳에서, 미쳐버리면 차라리 편안해질 것 같아. 내 죄를 대신 짊어진 것 같은 누나, 결국 삶을 그렇게 마친 누나, 그래서 난 누나를 생각하는 게 싫어. 나의 원죄를 땅에, 무덤 속에 파묻어 버린 것처럼. 난 나보다 느린 사람들을 사랑할 수가 없어. 너그러워질 수도 없어. 그냥 참을 뿐이야. 내가 누나를 사랑했을까? 영원히 알 수 없겠지."
" 누나를 생각하면, 내게도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어둠......발을 헛디디면 누나처럼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공포......정말로 있었어. 그걸 보면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백치가 되긴 싫은 모양이지? 하지만 누나는 단순한 바보는 아니었어. 그래서 더 누나가 나처럼 될 수 있었고, 나는 누나처럼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하게 돼. 누나는 내가 아니어서인지 살아 있는 동안 천사처럼 선했어. 행복해했어. 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그런 행복감 속에 살다가 갔단 말이야. 그건 보상 일까? 그러니까......데모닉이 아니게 되면 그렇게 행복해지는 것은 아닐까?"
" 너희는··· 뭘 원해? 난 줄 것이 없어. 너희가 원하는 것 따위는 내게 없어. 아무 것도."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 다른 누구를 사랑해야 한다면 분명히 미쳐버릴 테니까."
"악마가 내게 준 것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관용도 너그러움도 없는 것이라고. 좀더 생각해 봐. 아버지도, 어머니도 영리한 자식을 원했겠지만 데모닉은 원치 않았어. 물론 그분들은 날 사랑해. 하지만 데모닉이란 건 내 본질, 그것도 가장 중대한 것 중 하나야. 데모닉을 원치 않으면서 나를 사랑한다고 하는 것부터 모순 아닌가? 아무도 딸기를 싫어하면서 딸기 파이를 좋아할 순 없는 거니깐 말야. 안 그래?"
"모자는 너무 작고, 머리는 모조리 틀어 올리는 것이 좋겠고, 바느질이 허술해서 몸의 곡선이 살아나지 않고, 노출도 어설프군요. 의상이 보잘것없으면 좋은 춤을 춰도 살아나지 않죠. 아니, 반대로 그런 의상으로 무대에 서려면 보통 잘 추어선 안 될 텐데? 어디 다들 실력 좀 봅시다. 전부 극장 안으로 들어가요! 지금 당장!"
" 금비를 맞는 것."
"난 내 작품을 망치지 않아. 여긴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어. 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나를 죽이려는 사람까지. 이런 곳에서 내가 달아날 것 같아? 숨어서 일을 쉽게 할 수도 있었던 그 자가, 나와 함께 파티를 즐기겠다고 내게 초대장을 보내 왔어. 거기서 등을 돌리고 달아나는 추한 꼴을 내게 보이라는 건 아니겠지?
"그래. 미쳤어. 도, 나도 알다시피, 이 미친놈이 바로 나야. (이 순간 네 뒤통수를 때려 기절시켜서 끌고 나가고 싶다.) 해봐. 하지만 그 뒤에 네가 어떤 미친놈을 보게 될지는 장담 못 해."
"나를 봐. 너희가 나타나기 전에도 이미 미쳐 있었다고, 너희 따위와는 상관 없이. 데모닉은 자신 때문에 미쳐."
"그리고 또 하나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이런 때라서 오히려 하면 안 될 것 같아."
"나, 그 말 때문에 몹시 아파서."
"초대받은 손님입니다. 그리고 당신을 다루는 자입니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아요. 기적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만, 옛날에만, 책 속에서만, 미래에만 일어나요. 내게는 일어나지 않아요. 우리는 누구나 죽을 때까지 그대로 살아갈 운명이죠. 데모닉도, 영매도, 광인도, 백치도, 다른 모든 사람도.
"만일 불가해한 존재가 과거에 존재했다면, 그것은 현재에도 존재해요. 전설 시대의 사람에게도 전설이 있었겠지요. 미래의 사람에게 우리 시대는 전설이 되겠죠. 모든 시대에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면, 모든 시대에 불가해한 존재가 있고, 사람들은 기적을 바라고, 기적을 믿지 못한 채 살아가요."
"먼 옛날 어느 학자가 아내와 자식의 죽음에 괴로워하며 해답을 찾으려 했어요. 지금 이곳에도 자신의 운명에 괴로워하는 두 사람이 해답을 찾으려 해요. 운명의 불가해함에 고통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 모두는 똑같죠. 학자는 답을 찾았을까요? 알 수 없죠. 학자가 인형을 만들고 다이몬과 계약을 맺어 자식을 살렸다는 이야기에서 난 내가 곡예 하는 자라는 사실을 느꼈어요. 그리고 그 점에서 나와 이야기 속의 그가 비슷함도 느꼈어요. 그러니 그게 데모닉의 기원이라고 해도 놀라지 않아요.
왜냐하면, 데모닉의 기원이 어떠했든 현재의 내 모습이 변하지는 않으니까. 어느 날 부모가 누구인지 밝혀졌다고 해서 사람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으니까."
"내 인생만이 불가해하지 않고, 내 존재만이 불가해하지 않고, 당신도, 우리 조상들도, 그리고 세상 모두가 똑같다고 생각됐어요. 난 이 시대에, 이 자리를 항해하는 쪽배에요. 불가해한 존재가 나타나 나를 구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단 한 마디의 말이 내 운명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알죠.
오늘 처음으로 내가 데모닉이라는 사실에 만족했어요. 아니, 데모닉이든 아니든 만족했어요. 내가 나여서 만족했어요. 데모닉이라는 이름도 이젠 마음에 들어요."
"세상에는 영원히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만, 너 같은 방식으로는 아니겠지. 하지만 힘들게 살고 있다 해서 당장 삶을 그만두려는 사람은 드물거야."
" 겨울이 가려고 할 즈음 성급하게 피었다가 이 되면 떨어져버리는… 너무 서둘렀던… 이른 데모닉."
"내가 애도했어야 하는 사람은 당신이군요.죽었지만 죽지 않은 당신."
"그의 공이 내 공이 아니듯, 그의 과도 내 과가 아닙니다."
"내가 해야 되는 일을 대신 해주고 있는 , 아무도 사랑할 수 없었던 내게 사랑할 대상이 되어준 너, 너에게 감사한다. 그곳에서, 내가 못한 몫까지 대신 해내며,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너 또한 찾고 있겠지. 너와 나는 같으니까. 데모닉이고, 거의 같은 기억을 갖고 있고, 어쩌면 토론할 필요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존재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지. 그래서 다음 순간 널 죽이게 되더라도, 널 꼭 만나고 싶은 거야. 반드시 이 눈으로 보고 싶어. 내 앞에서 나와 똑같이 움직이는 너를. 거울상처럼 걸을 너를. 이 세상에 너만큼 내 관심을 끄는 존재는 없으니."
"다른 사람이라면 일평생 맡지 못할 자신의 체취, 바로 그의 냄새를 느끼는 순간 거꾸로 내가 나를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깨달았단 말입니다. 난 단 한 번도 날 거절한 적이 없었다는 걸. 내 손을, 내 키스를, 나와의 동침을, 내 세계 속에서 나와 함께 달리는 자는 나뿐이었기에. 그 외에는 다리라도 부러진 듯 느리게 달리는 자들뿐이었기에. 그러면서 동시에 그런 좁은 어린 아이의 세상에 사는 나를 경멸해 온 것을.
미래를 비춰볼 상대는 어디에도 없었고, 난 내 세계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한 겁니다."
"내가 유리 인형이 될게. 넌 이제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저기, 나 이래봬도 공작 집안 아들인데."
"나 지금 할 말을 찾는 게 굉장히 힘든데. 방금 무대에서 대사 잊어버린 기분이었어."
" 이런 일에 끼지 않는대서야 학원 온 보람이 없지."
"나, 가 돌아올때 까지 살아 있고 싶다. 영원히 기다려서라도, 네가 만드는 것들을 보고 싶다.
네가 그걸 원할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우리 가씨.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
"응, 하지만 아주 아름다운 이 피지."

2.2. 막시민 리프크네

" 그 양반이 귀족이면 난 아노마라드 재상이라고!"
"삶 전체가 귀찮음 투성이지. 너처럼 한 번 본 것을 다시 볼 필요가 없다면 훨씬 덜 번거로울 텐데."
"어서 아궁이 재 속에서 나와라, 이 빌어먹을 회색고양이야."
"술 사줬으니 술기운에 참는 거지. (참다니, 아픈 걸?) 아니, ."
충성 같은 단어는 뭐, 이마빡에 붙이고 태어나는 거냐?
"비극적 낭만주의자, 연산은 끝났어?"
"네가 만일 뻔히 보이는 백 개의 멀쩡한 길을 무시하고 딱 하나뿐인 늪길로 걸어가겠다고 맘먹는다면, 넌…… '엔젤릭'이다.
너희 집에선 데모닉이 천재라는 뜻이라며, 그럼 엔젤릭은 돌대가리란 뜻일게 뻔하지."
"아, 난 코츠볼트 백작 댁이지."
" 자존심이 꽤 강한 애구나. 그런데 도리가 없군.
너란 놈을 보면서 자존심 상하지 않을 수 있는 인간은 세상에 얼마 없으니 말이다. 적응하는 수밖에, 그래, 적응하는 수밖에."
" 당신, 유령의 존재를 믿나?"
"저런 놈은 절대, 한 명으로 충분해!"
" 금화란 추억을 남기는 존재라잖습니까?"
납득할 수 없는 정신 상태를 가진 놈들의 존재가 가장 두렵단 말이다.
"어머니는 기억조차 희미하고, 아버지는 집을 떠난 뒤 동전 한 푼 갖다준 일이 없지. 동생은 여섯 명에, 나중엔 동냥젖이 필요한 어린 아기까지 있었어. 내가 우리 집 생계를 책임지기 시작한 나이는 여덟 살이다. 난 그나마 여덟 살이기라도 했지만 너무 어렸던 내 동생들은 그 후로 몇 번이나 죽을 뻔했다. 여덟 살짜리가 돌보는데 오죽하겠냐? 바람처럼 돌아다니는 네 작은 할아버지가 도와 준 시기는 그런 내 인생 가운데 특집편 같은 거였어. 내가 지금가지 어떻게 살아왔을 것 같아? 난 코츠볼트에서 자라는 모든 잡초와 나무껍질의 맛을 알고 있어."
"네게 광기가 있으면 가슴속에 가둬서 심장을 갉아대지 말고, 밖으로 내보여, 그래, 막스 카르디, 그것도 네가 만든 가면이었지. 천재 배우이자 가수, 가면을 쓰고 사생활을 감추지만 사람들이 열광하는 존재, 차라리 그런 것이 되라고. 미치려면 현실에서 미쳐. 내가 옆에서 봐줄 테니까..(봐 준단 건...)미친 것이 도를 넘으면 두들겨 패서 재운단 의미지."
"그런 말은 감히 못하겠지. 모든 사람에겐 계속되는 진심을 느끼는 능력이 있어. 그렇기에 난 그분의 진심을 확신한다. 와 차이가 있다면......그래, 나이일 거다. 데모닉이 보통 사람의 열 배, 백 배의 지능을 갖고 있다 해도 태어나자마자 현명한 어른은 아니란 걸 널 보니 알겠다. 넌 네가 누구보다도 뛰어나니까 다 자란 것 같겠지만, 네 주변의 사람들이 아니라 할아버지와 비교해 봐라. 그래도 성장이 끝난 것 같은지. 나중에 그분을 만나 물어보라고. 미칠 것 같던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내셨느냐고 말이야."
"문짝의 취향까지 고려하기엔 내 삶이 너무 고달프군그래. 에취!"
"내 인생 망치며 얻은 대가로 남의 인생이라도 충고해 줘야 뭔가 남는 장사지."
"저런 부자 녀석하고 다니는 여행인데, 최소한 사두마차 두 대에 하인이 서넛은 딸리고, 내리는 곳마다 각지의 명물 요리 순례 하며 한가하게 다니면 좀 좋아."
"마법사라고 하셨죠? 훌륭한 마법사이신가요?"
" 원수지간은 아니길 바랍니다만."
" 도둑놈? 그 말만은 도저히 못 참겠는데?"
" 저 배가...음, 날 것이란 소린가? 하긴 구워 놓은 것 같진 않네."
" 학원이라니! 분명 수업 시간이니 쉬는 시간이니 따위가 있고, 식사도 정해진 시각에 해야 될 거고, 기숙사에는 제 때 돌아와야 되고, 그딴 곳이겠죠? 난 누가 내 생활에 참견하는 거, 딱 질색이란 말입니다!"
"뭐?! 이라고? 나 돈 없어요. 암! 한 푼도 없지!."
"계산 밖의 일이란 건 항상 있는 거지만, 불시에 닥치는 행운보다 불시에 닥치는 악운 쪽이 몇 배나 많다는 거야말로 세상 이치야. 그런 관점에서 항상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는 자세가 좋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
"그래.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존재지. 제기랄, 내가 허가해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인형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다시 막스 카르디나 그 밖에 괴상한 연극배우 짓을 하거나 하면서 맘대로 살라고. 까마귀가 듣고 자괴감에 빠질까 봐 카나리아 입을 틀어막아놓을 수 있겠냐? 사실은 반대야. 부끄러운 건 네가 아냐. 다른 사람들은 다 너를 보고 부끄러워해. 부끄러워서 화를 내는 거라고.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게 뭐가 잘못됐냐? 세상에 굶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눈앞에 놓인 빵도 못 먹어야겠냐? 다만 '까마귀 자식 넌 노래가 뭐 그따위냐? 우하하하!' 이러지만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
"남들이 다 아는 고객만 노려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죠.
당신이 팔아야 할 재료가 남자놈이면, 그걸 끝내주게 팔아먹을 생각을 해야 될 것 아닙니까?"
"내 인생이, 그럼 내가 만든 거지, 네가 만든 거냐? 작품이고 인생이고 어쨌든 간에 내 거라고! 멱살잡이 대신 으로 달라고 하다니 이 얼마나 온화하고 고상하냐? 평화주의자 같은 대안이로구만."
"은 아주 기능적인 물건이야. 문제가 있으면 이 있는 법.
그럼 화가 날 땐 뭘 먹을까? 슬플 때는? 짜증나는 일이 있으면? 하루 하루가 힘들고 답답할 때는 어때?"
"의 힘은 네 손끝에 있지. 무언가를 잇고, 매듭짓고, 가다듬어 놓지. 다른 사람이 그걸 할 수 없다고 말하려는 게 아냐. 넌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는 거야. 손끝으로, 작지만 아주 구체적이고, 완전한 세상을 창조하는 거지. 네 목소리를 내는 방법은 추상적인 속삭임이 아니라 무척 뚜렷한 거지."
"이봐, 다리 밑에서 먹고 자는 거지도, 사실은 다리 위로 행차하시는 공주님을 질투하고 있다고.
질투는 모든 사람의 천성 같은 거야. 질투하는 데 가진 능력의 격차는 중요한 게 아니지. 다만 사람 성격에 따라 얼마나 진지하고 강렬한가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당연한 얘기지만 데모닉은 모든 사람의 질투, 다시 말해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본질을 타고났지. 그런 존재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세계가 이지러지는 모양을 보게 돼. 강한 자기장 옆에 있는 것처럼, 자신의 안전한 세계의 귀퉁이가 일그러져 버리는 거야. 그러니 누가 좋아하겠어? 게다가 우린 매우 가까이 있어. 너도, 나도."
"너한테 무슨 시간이 필요하냐, 넌 조건이 주어지는 순간 연산이 끝나잖아."
" 주연이 지배하는 무대에서, 조연은 퇴장할 시간이지."
"거리에 마차 끌고 다니는 자식들은 다 없애버려야 돼..."
"교통 혼잡 만세다."
"가을이 되어서 익은 이 나무 밑으로 떨어졌는데, 그게 지나가던 바람 탓이냐?"
"진짜 세상에서는 한 녀석만 주인공인 게 아니란 말이야."
"난 옛날부터 그놈을 엄청 두드려 패고 싶었는데, 그놈이 때리는 영문을 모를 것 같아 참았지. 하지만 이번엔 기억도 못할 것 아냐? 이 얼마나 좋은 기회냐고, 안 그래?"
"들을수록 너희 조상은 보통 사기꾼이 아닌 것 같단 말이야. 아니, 이건 절대로 존경의 의미로 하는 말이라고."
"젠장, 또냐. 우리 여행을 '빚쟁이의 모험'이라고 불러야겠어."
"저놈이 만에 하나 죽고 싶다 쳐도 그건 절대로 나한테 먼저 물어봐야 돼. 그럴 거였으면 일찌감치, 어디야, 저 불난 극장 속에 내버려뒀으면 만사 간단했단 말이야. 그런데 거기서 죽기 살기로 건져 와서, 쫓아오는 살인자를 피해 가며, 여태까지 저놈을 살리겠답시고 기를 쓰고 끌고 다닌 난 뭐가 되냔 말이야! 따라서 반드시 나한테 허락을 받아 주셔야 겠고, 그리고 대답이야 어차피 뻔하니까 미리 말해두자면 절대 반대야!"
"젠장. 란 놈이 그렇지. 아니, 다 그렇지.
그놈의 폐품에, 휴지조각에, 그걸 준 놈에, 훔쳤다는 인간까지 싹 다."
"평생 잘 잠은 다 잤냐? 이 썩어빠진 나비 번데기 같은 자식아!
내가 줄곧 네 녀석을 빗자루로 패서 깨우고 싶었는데 왜 참은 줄 아냐? 그건 바로......"
"너희 지금 내 앞에서 대놓고 연애질하냐?"
"이 세상 마법사들이 다 똑같은 옷을 입는다고 해도 용서가 안 돼!”
"이란 놈은 지조가 없어서 일단 새 주머니에 들어가고 나면 전 주인은 알 거 없는 거지."
"날 괴롭히러 온 거지? 틀림 없지? 너희 부녀는 언제까지 날 괴롭혀야 속이 시원하겠냐?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때 바이올린 그냥 주고 마는 건데."
" 저쪽 녀석이 상처를 받을 거 아니겠냐고..."
"내가 이래 봬도 명색이 가장이란 말이야!"
"아냐. 교수들은 모를 것 같은 문제만 낸다고. 그래야 학생들의 머리를 쥐어박을 수 있잖아."
"몇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마법학원이 이런 볼썽사나운 전통을 지키고 있어도 괜찮은거냐?"
"물론 그렇겠지. 걸레 한 군단과 물통 한 부대를 지휘하는 세 사령관이 면 저기 문 닫힌 방 하나에서 오늘 밤 잘 수는 있을 정도는 되겠지.
비록 실전경험의 부족의 위기를 가져오겠지만 죽기 살기로 덤빈다면 썩은 샐러리 놈도 후퇴하는 편이 좋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대체 말할 수 있는 건 뭔데? 무슨 열일곱 먹은 사내 녀석이 비밀은 귀부인처럼 많냐? 이제부터 널 점잖은 숯가마라고 불러야겠어."
"지금 한병 마시면 막 전생의 기억까지 좔좔 읊어드릴 것 같은데."
"그래 이 빌어먹을 놈아, 내가 근성이 뭔지 보여준다."
"너, 나 깨우면 깨운 값 내야 하는 거 잊었냐."
"과연 학교가 이상한 걸까? 가 이상한 게 아니고?"

2.3. 리체 아브릴

" 그 사람은 짜증나는 완벽주의자예요! 남 생각은 전혀 하지 않죠! 자기만 돋보이면 그만이라는 그런 사람 아주 질색이에요!"
" 잘생긴 얼굴을 감추는 게 취미예요? 싫으면 할 수 없지만, 당신 같은 사람들은 소녀들에게 큰 손실이에요. 세상의 소녀들은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 자랄 권리가 있단 말이에요."
"우린 아저씨의 지붕 날리는 실력을 믿고 왔어요. 우리 뒤에 무시무시한 깡패가 쫓아오고 있는데, 아저씨가 좀 해결해 주세요."
"나 같으면 돈 얹어 줘도 안 가져. 아니, 돈만 가져가.”
"사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거야. 이 댁에 우리 또래 딸이 있거든? 그 따님처럼 순진한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면서 ‘정말 도와주시면 안돼요? 하고 말하는 거지. 하지만 날 봐. 도저히 그런 역할이 어울리게 생겨먹질 않았잖아?"
"잘 보셨네요. 제가 저 애들을 책임지고 있어요. 아저씨들은 분명 바다를 종횡무진 다니며 조난한 배를 구하는 수호천사이겠죠?"
"난 가끔 가 무서워. 너에 비하면야 예의도 바르고, 평소에 착하고, 얘들처럼 순진하게 굴지만 본질에는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것 같아. 이상한 세계로 통하는 구멍, 보통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거 말이야."
"잘... 있는지 말야. (옷들이?) 아니... 내가."
"그랬다면 진짜 엄청난 논리네. 자기들이 무슨 폭탄 제거반이야?"
"아기를 가진 여자를 모른 체하는 건 진짜로 파렴치해!
바보가 아니라면, 아니 바보는커녕 대천재였다면서, 그 지경이 됐을 때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짐작해야 하는 거 아니니? 아무리 미워 죽겠다고 한들 한때 사랑했던 사이인데, 몇 번을 찾아오도록 코빼기도 안 비쳤다는 얘기잖니? 하다못해 '꺼져'라고 말하고 싶어서라도 나타나기 마련인데, 왜 안 나타났겠어?
저지른 죄도 있겠다. 그쯤 되면 척하면 울 너머 호박 떨어지는 소리지!"
"그때 네가 내 마음을 베었는데, 너무 얇게 스쳐서 흔적도 없이 아문 것 같아."
" 당신 그들을 미워한 게요. 그들이 이카본을 당신에게서 빼앗으려 해서가 아니었나 해요. 하지만 그런 그들이 당신의 이카본을 위해 죽었다면... 최초에 화가 난 이유는 없어지는 셈이잖아요.
왜냐면 이카본이 있어야... 당신도 기쁘잖아요?"
" 앞에서 그녀는 늘 아름답고 싶었을 거야."

2.4. 켈스니티 발미아드

"내가 누구냐고? 난 얼음 강의 일곱 아들을 섬기는, 나무와 같은 자야."
"네 친구란 자가 본래 그렇잖아. 좀 기다려 봐."
"이봐, 상대는 남자였어."
"너희집 핏줄은 좋지 않은 건 빠짐없이 물려받는군."
"전부터 보긴 했지만 서로 마주한 것은 처음이니 정식으로 인사할까요? 비록 보이진 않겠지만 말입니다."
"제가 답을 찾았더라면 저들이 오늘 여기 나타날 일도 없었겠지요. 하지만 아직 희망이 없는 건 아닙니다."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비록 잠깐뿐이겠지만."
"사제가 그 정도 비밀은 있어야죠."
"우리의 작별은 그날의 인사로 끝맺어질 운명인거지. 그건 재회를 바라는 인사였지. 우리 둘 다 다가올 운명을 몰랐을 때."
"꼭 돌아올게. 이카본과 내가 처음 쪽배를 타고 당신을 찾아간 그 날처럼, 다시 한 번 그를 찾아내어 그와 함께 갈게.
안녕, 앤. 안녕, 조슈아. 다시 태어나도 그대들을 지키겠어."

2.5. 이브노아 폰 아르님

" 날 잊어가고 있구나."
" 백치도, 죽음도, 데모닉의 광기도, 다 내가 갖는다고."
"믿지 않아도 좋아. 누가 말했든, 내가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일지도 모르니까. "
" 당신을 용서해."

2.6. 히스파니에 폰 아르님

"둘 다라는 말은 쓸데없어! 후계자가 먼저라면 나를 끌어들이고 집안을 모조리 들쑤셔서 독살범이 대륙 끝까지 달아나게 만들어버리게. 그러나 아들이 먼저라면. 아들이 먼저라면 말이지……. 본보기를 보여라. 누구도 아르님 가문의 사람에게 바늘 끝 하나라도 대고선 살아남지 못한다는 걸 보여줘. 이브를 해친 놈을 찾아내. 놈을 짓이겨 죽여버려."
"남는 것은. '아르님'이다"
" 데모닉 운명이란 건, 스스로 자멸할지언정 남의 손에 파괴되지는 않아."
"설마 내가 그 애가 죽든 말든, 실패하는 말든 그냥 내버려둘 것 같은가?"
" 도박이었지. 우리는 성공했는가? 우리 손에는 판돈이 남아 있는가?"
" 당신과 같은 사람이 준비하는 공화국의 모습이라면 한번 기대해 보고 싶소이다."
"나와 자네가 힘껏 하는 거야. 자네는 켈티카에서, 나는 바다에서. 아르모리크 경 조슈아를 위해서. 그 아이가 깨어나 역대 두 번째 데모닉 공작이 될 그날을 위해서."

2.7. 테오스티드 다 모로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난 아주 날카로운 칼을 쥐었거든. 잘 있어, 데모닉 이브노아."
"" 관심을 갖고 있어. 입으로는 거절하고 있지만, 실은 네가 만든 그 굉장한 피조물이 앞으로 어떻게 되어나갈지 궁금해 죽을 지경일 거야."
"이브는. 널 사랑했지. 나보다 더."
"난 를 증오해. 네가 좋아할 것을 만들어주고, 네 손에서 빼앗아 버리면 이보다 만족스러울 일은 다시없지."
"난 네가 오기 전에 무대를 완성하려고 무척 애썼어. 고작 한 명의 관객을 위해서 이만저만 수고를 한 게 아니지. 게다가 네가 예정보다 빨리 오리란 얘기가 들려와서 정말 바빴다고. 슬슬 구경하러 가보는 게 어때? 지금쯤이면 막도 올랐을 테고, 아마 클라이맥스에 달하지 않았을까 싶군. 더 늦으면 막 내리는 것밖에 못 볼 거라고."
"그런 말, 믿을 수 없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어째서 한 사람의 삶이 다른 누구를 위한 것이 된단 말이야!"

2.8. 애니스탄 뵐프

"테오, 넌....... 두렵지 않니? 용서 받지 못할거 라는게...용서는…자신이 하는 거야. 너도 너 자신에게 용서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
"잊지 마, 우리에겐… 우리 세상엔 왕녀 에브제니스가 없어."
"죄 없이 희생당한 어린 영혼입니다. 원혼을 달래려고 이렇듯 함께 세상을 다닙니다."

2.9. 막스 카르디

"그래. 이 세상은 아니겠지. 우린 무엇도 잊을 수 없게 태어났으니."
"해답은 필요 없어. 없다는 걸 아니까. 내가 묻고 싶은건.... 너라면 그들을 미워하겠어? 널 버리고 다른 쪽을 택한 그들을?"
"그래서 내가 사는 곳이 지옥이야. 그걸 할 수만 있다면 이 형벌을 받지 않아도 될 텐데. 미워할 수 없으니 사랑하지만 아무런 보답도 없어."
"처음부터 날 만들지 않는 쪽이 더 날 사랑하는 거였어. 사랑했다면 나 따위 복제품은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고 . 그럼 난 하나였을 텐데, 그래, 만든 뒤에도 사랑을 실천할 방법은 있지 그게 정말로 날 사랑했다면, 내가 잠들었을 때, 이렇게 깨어나 지옥을 맛보지 못하도록 본체를 부쉈어야 했어!"
" 내겐 권리가 전혀 없는 건가? 아무리 답답하고 억울하더라도 그걸 받아들여야만 하는건가?"
"는 내가 될 수 없어요. 난 나일 뿐이죠. 그는 내가 아니에요."
" 아버지,

내게 아버지는 당신뿐입니다. 내게 피와 뼈와 살, 그리고 '약속의 말' 마저 넣어주신 아버지,
당신이 나를 만든 것을 늘 원망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아닙니다.
왜 인지 아시나요? 태어나지않았더라면 결코 몰랐을 감정 때문입니다.
나는 나와 분리되었고, 내 안에 대적자를 가졌습니다. 그 대적자를 알아보았을 때 나는 부숴 지기 시작했죠. 악마가 약속한대로, 아버지인줄 알았던 사람은 날 버렸고, 친구는 외면했고, 나는 나와 분리된 나를 미워했습니다. 그의 권리를 미워했습니다.
그에게만 있는 미래를 미워했습니다.
내가 이 모든 것을 겪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겁니다. 그 전까지 사랑하지 못했던 것들의 가치를.
그들로부터 버려지고서야 혼자서도 얼마든지 살아갈 줄 알았던 내가 얼마나 가소로운 감정을 품었는지 알았죠.
나는 악마에서 사람으로 돌아온 겁니다.

인형이 됨으로써.

그러니 당신은 기뻐해도 됩니다. 아버지. 당신은 완전한 것을 만들었습니다. 보세요. 나는 인간의 피조물 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입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여,

당신은 이었습니다."
"그때는 내가 계단 위에 앉아서 내려다보고 있으려고
나만의 힘으로, 다시 한번 모든 것을 시작해야지."

2.10. 샐러리맨

"난 그 누구보다도 비열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예를 모르기 때문이야. 정정당당한 결투 따위가 현실의 아레나에 있을 것 같나? 난 필요하다면 그의 갑옷에 은밀히 흠집을 내고, 무기를 감추고, 말의 배에 단도를 찔러 넣고, 가장 고통스런 과거를 들추고, 놈이 사랑하는 여자의 목을 잘라 내보여서라도 상대를 무너뜨리고, 이길 거다. 오직 내가 따르는 기중이 있다면 나의 만족, 그리고 잘 만들어진 것에 대한 감동이야. 훌륭한 암살과, 그에 어울리는 훌륭한 희생자."
"난 말이야, 사실 너희에게 특별한 원한은 없어. 너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전혀 모르고, 물론 관심도 없고. 그런 내가 이렇게 수고하는 이유는 단 하나, 봉급을 받기 때문이지. 난 그 봉급에 매여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해. 누구든 봉급을 받으면 합당한 일을 해야 되지. 난 의뢰인의 정의에는 관심 없고, 사실 관심 가질 자격도 없어. 봉급쟁이의 고충이나 역할의 한계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내 일을 방해하려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 사사로운 친분 관계에 얽매여서 다른 사람이 봉급을 받으며 어렵게 하는 일을 방해하는 사람은 넓은 관점에서 본 균형을 모르는 자라 할 수 있겠지.
"그가 실패가 무엇인지 알게 되길 바라오. "
"많은 말은… 죽음을 부르지."
"그간 여행은 즐거웠나?"
"사람마다 마음속의 우선순위란 것이 있지. 나한텐 내가 봉급쟁이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해. 누군가 봉급을 주면, 그때부터 그걸 추구하는 방식이야 예술이든 놀음이든 내 마음이야. 하지만 봉급을 안 주면? 그건 다 쓸데없는 짓이라고. 그걸 왜 해? 그냥 끝나. 내 말 알아듣겠어?"
"겨울을 대비하려면 먹이를 남겨줘야지. 자, 그럼 됐지? 열심히 살아둬. 다시 만날 때까지."

2.11. 란지에 로젠크란츠

" 소공작은 너와 나보다 고작 한 살이 많을 뿐이지. 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목숨을 공깃돌처럼 다루려 한다. 그런 일을 하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고, 그렇기에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야. 남의 생명을 받으려면 내 생애도 똑같이 저당 잡혀야지. 저 팔려 가는 아이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 자란 젊은이는 분노에 사로잡혀 세상을 저주하고 있고…모든 것은 되풀이된다.
이 나라에서, 이 왕국에서, 가난한 이 나라…. 당장 뛰어나가 저들을 막지 못하는 나는 존재 자체로 야. 왜냐하면, 나는 소공작과 같은 사람의 목숨을 받으려 하니까. 그는 천재이고, 아름답고, 자신의 청춘을 노도처럼 살아가고 있겠지. 그런 사람의 목숨값을 받고 우리가 한시라고 쉴 수 있을까? 내가 잠시라도 도망칠 수 있을까? 아니야, 그렇게는 못하지. 절대로 못 해. 결코 멈출 수 없어."
"자기가 한바탕 벌인 이 일을 보고 박수를 쳐 줄, 다시 말해 공포 절망에 사로잡혀 줄 한 사람이 필요한 거야. 그 한 사람이 자신의 것을 빼앗아갔던 존재라면 더욱 좋고, 질투심에 사로잡히게 했던 탁월한 존재라면 더할 나위 없는 거지. 봐줄 사람이 없다면 공연의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몰라. 미친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바른 길만 택해 나아갈 수만 있다면 저 또한 그러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주 어려운 일을 할 때는 효율이 때로 성패를 좌우합니다.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효율을 낮췄을 때 성공이 약간 늦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추진 자체가 무산되어버릴 수도 있지요.
그렇기에 대로(大路)대신 때로는 지름길을 택합니다."
" 미래는 답이 아닙니다. 미래가 오기 전에 내놓는 것만이 답입니다."
" 소문 시간이 가면 만들어지지요. 자연스럽게, 세월은 더 많은 소문을, 시대는 한층 더 큰 소문을 만들지요."
"하지만 나 같은 사람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은, 어떤 이상적인 세상에서도 배제되어선 안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다만 우선순위가 존재할 뿐."
" 당신의 머릿속에 든 세상은 그 속에서만 영원 불멸할 거야."
" 만족은 순간이지."
"전 제가 회복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몸은 어떻게 치료된다 해도 지스카르가 가르쳤던 인간적인 공화주의자가 될 자신이 없습니다. 제 영혼은 증오가 남긴 상처들, 그걸 견디기 위해 제가 그어버린 자해 자국으로 만신창이입니다. 다시 한 번 목숨을 끊을 마음을 먹으면서 지난 상처들까지 생생하게 되살아나 버린 지금 전 잠을 청하는 것도 무섭습니다. 그 악몽들을 못 견딜 것만 같습니다. 잠깐 약해져서 이런 걸까요? 곧 극복할 수 있게 될까요? 하지만 이러다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될까 두렵고, 아무도 사랑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정말로……."

2.12. 이엔나 다 아마란스

"도 그런 말을 할 줄 아는구나? 아까 한 말 취소, 취소. 난 아직 네 속을 몰라. 멀었다고. 뜻밖의 모습을 또 보여줘서 고맙다. 이런 양파 같은 친구야."
"아아, 물론.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고 있으니 오늘 하루는 우아한 상류 사회의 아가씨가 되어보도록 하죠. 공화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까짓 일쯤이야.
"자신 없어. 자신 없단 말이야..."
"본성을 숨기는 건 힘들잖아요? 그동안 내 앞에서 상냥한 체하느라 굉장히 고생스러웠겠어요."

2.13. 지스카르 드 나탕송

" 결과만큼이나, 만들어지는 과정이 중하네. "
" 소수이냐 다수이냐로 의견의 가치가 정해지진 않네. 우리는 왕국을 지지하는 자들에 비해 언제나 소수였어. 하지만 우리는 우리 의견의 가치를 믿지 않는가."
"민중의 벗은 한 갈래 길만 가선 안 되지. 그러나 동시에 한 갈래 길만을 가야 해. 아직도 해답이 나오지 않아서 나는 미래가 두렵네. 어떤 미래가 답일까?"
"어차피 우리는 세상에 아직 없는 나라의 대표들입니다. 그게 어떤 나라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요. 이제부터 만들어나갈 뿐."
"수백 페이지 뒤에 일어날 일을 위해 새 단어를 씁니다. 오직 그뿐입니다. 내가 쓴 단어가 묻혀버릴지도 모르지만, 거대한 이야기의 시작이기를 바라며 힘껏 쓸 것입니다."
"말재주는 도구일 뿐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살 수는 없지요.”
"기다리게. 천천히 오게. 잊지 말게. 자네가 사람을 사랑하기 어렵다 해도 사람들은 자네를 사랑하네. 자네가 나를 믿고 그런 말을 꺼내 준 것이 처음이라 너무나 고맙네. 그것도 하나의 변화라면 자네는 좋아질 걸세. 느리고, 조바심 없이 오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처럼."

2.14. 실비엣 드 아르장송

"그럼. 그 정도로는 못하지. 난 많은 걸 원하니까. 게다가 다시 만나보니 갖고 싶은 게 더 많아졌어."
"잘 아는구나? 그럼 영원히 내 것이 되면 되잖아. 안 그래?”

2.15. 앨베리크 쥬스피앙

"난 집 주인이다!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냐? 너희들도 집에서 쉬고 있는데 누군지 모를 놈들이 쳐들어와서 '누구시죠?'하고 묻는다고 생각해 봐라! 나야말로 그러는 너희들이 누군지 궁금해 죽겠다! 날 이렇게 궁금하게 만들어 놓고 '안녕히 계세요'하고 나갈 생각은 아니겠지? 그럴 생각이라 해도, 아니, 그럴 생각이라면 애당초 왜 들어와? 하지만 이미 늦었어. 난 너희들을 본 순간 이미 계획을 세웠어. 거기 너!"
" 어떤 놈이지? 그딴 걸 만들어낸 놈이? 위대한 쥬스피앙도 만들지 못한 걸 성공시키다니 재수 없는 놈 같으니. 그 놈, 살려둬선 안되겠는데."
"당연히 세상을 움직이는 질서지. 너를 태어나게 하고, 자라게 하고, 시들게 하고, 죽게 하고, 잡초에서 인간, 구르는 돌멩이에서 거대한 협곡에 이르기까지 만들고, 없애고, 또 만드는 질서지. 너무 거대해서 느낄 수도 없는 질서, 무엇보다도 마법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가르는 바로 그 질서라고. 네가 누구한테 배운 일도 없는데 어쩐지 해서는 안될 것 같은 일, 또는 어쩐지 해야만 옳을 것 같은 일이 바로 그 질서의 명령이야."
" 도둑놈 제자 주제에!"
"아까 저거 부쉈으면 오늘 인생 종쳤다."
" 저놈이 지금 나한테 살려달라 하는거 같은데?
"딸이 없는 마법사는 진정한 마법사가 아니라고."
"깡패? 내가 듣기론 잡상인 같은데. 너희들, 물건 값 떼어먹었냐? 도대체 얼만데?"
"넌 저게 연으로 보이냐? 날리란다고 쓱싹 날리게?"
"오, 정말 아름답지 않나? 이것은 미의 극치, 전설의 현신, 세상 모든 배를 무색케 하는 우아함을 품고 있어 배라고 부르는 입이 부끄러워지는 예술품이 아닌가! 저 금빛, 저 섬세함, 볼 때마다 경외심이 느껴지지!"
"나 같은 위대한 마법사가 제자로 삼아 준다는 것이 얼마나 얻기 힘든 특권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야? 다른 놈들은 제발 당신의 위대한 마법을 가르쳐 주십사 하고 쫓아와 빌기까지 하는데! 이 놈은 뭘 믿고 이렇게 콧대를 세워대는 거야!"
"난 방문자다! 정확히 말하면, '네가 지키고 있는 성을 눈 내리는 12월 5일 오후 네 시에 혼자서 방문한 방문자'다. 이만하면 매우 자세한 설명이 됐겠지? 내가 이렇게 친절한 설명을 해 주는건 한 해에 한 번이면 충분해. 그러니 더 궁금한 게 있으면 내년에 다시 물어봐라. 올해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이놈이 훌륭하고 인격적인 마법사를 뭘로 보고... 내가 마법이라면 산 사람도 잡아먹는 또라이로 보이냐?"
"우리 모두는 선택을 해야 해. 세상만사가 선택이 아닌가? 무슨 이유로 한쪽을 선택하는가?"
"너희 집안 놈들은 그런 분에 대한 기록을 의도적으로 지웠단 말이냐? 이 나조차도 그 이름을 모르게 했더란 말이냐? 그분이 택한 길이 대체 어떤 것인지,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 털끝만큼도 알지 못할 놈들이!

2.16. 티치엘 쥬스피앙

"아빠가 안경을 쓰면 사람이 성실해 보인다고 하셨거든."
"가 내 조카라면 공부 안 하고 도망 다닐 때 꿀밤 한 대 때려줄 수 있을 텐데."
"가 조슈아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기 어렵다면, 다른 세상에서 살면 돼. 그러면 되잖아. 안 그래?"

2.17. 이카본 폰 아르님

"당신들 중에서 나와 함께 갈 사람을 뽑을 생각입니다. 조건은, 건강하고, 성격 좋고, 항해기술이 있고, 그리고 이 없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돈이 왜 없어야 되느냐? 돈 있던 사람은 돈 없는 상태를 못 견디지만, 본래 없던 사람들은 계속 없어도 꽤 오래 버티기 마련이거든요. 아니, 급료도 안 줄 생각이냐고요? 당연하죠! 저도 여러분과 똑같은 무일푼이랍니다. 하하하!"
"약속하겠습니다. 당신들이 바라마지 않는 ‘ 그것’을 다시 만들겠노라고. 대륙에 남은 모든 기록과 마법을 모아 이땅에 ‘그것’을 다시 재현하겠다고 맹세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들을 고향 땅으로 보내 주겠지요.
" 성격 고약한 아가씨, 그만 고집 부리고 돌아와요. 기다리느라 졸음이 올 지경이네. 내가 조금이라도 걱정할 것 같아요? 어림없지. 당신처럼 위대한 마법사를 걱정하다니 주제넘다고 소리지를 게 뻔한데. 절대로, 털끝만큼도 걱정 안 하니까 빨리 돌아오기만 해요. 어디 다치지 말고, 성급한 일 저지르지 말고, 제발 그냥 돌아와요."

2.18. 아나로즈 티카람

"어차피 이어지지 못할 운명이었어요. 무덤이 날 기다리는 한. 꿈을 꾸었던가 봐요. 이 집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 집에서 영영 사는 꿈을."
"내 손에 죽어줘."
"내가 봉인한 자가 벗어나려고 요동치는 힘. 그 힘이 나를 깨어나게 해. 나는 그와 싸우고 그를 땅속에 파묻지. 그 일이 끝나면 너무 힘겨워 잠이 들고, 또다시 수백 년이 흐르는 꿈을 꾸는 거야. 하지만 꿈속에서조차 눈을 뜨고 그를 가둔 감옥을 지켜야 해. 내겐 휴식이 없어. 한순간도. 내 몸과 마음은 그와 싸우기 위해 바쳐졌으니."
"나는 내 기억을 지켜."
"우리 세상엔 왕녀 에브제니스가 없으니."
"왜 당신은 항상 모든 것을 주어버리는 거지...."
"난 그 사실을 기뻐해야지. 마치 이카본이 살아온 것처럼...그러니 이미 죽었고 또 한번 죽으려는 그들을 용서해야지...."
"이제 다시는 잊으려 하지 않겠어."
"계약의 이행자란, 내게 명예를 버린 채 자신 곁에 남아 달라고 한 그 사람의 모습이지.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그의 모습, 그의 비겁함. 그 모습만은 내 혼이 먼지가 될 때까지도 용서할 수 없어. 다시 천 년 동안 그를 사랑하더라도."

2.19. 아우렐리에 티카람

"제 이름은 아우렐리에. 아우렐리에 폰 아르님이에요."
"오늘은 상복이 어울리는 날이죠. 나도. 당신도."
"아우렐리에 티카람." [3]

2.20. 코르네드

"위대한 마법사로 수백 년을 살아온 내게 부족한 유일한 것이었지, 인간의 몸. 아, 정말 곤란했어. 인간의 몸이 그렇게 많은 쾌락을 주는지, 잃기 전에는 몰랐지, 기억만 남은 쾌락이 그렇게 큰 고통일 줄도 몰랐어."
"어차피 는 하나가 아닌데, 셋이 된다고 한들 안 될 것 있겠어?"
"이카본과의 약속을 기억하라고? 얼마든지 기억하지! 증오 저주의 이름으로!"
"이게 다 공작 덕택이지. 새 옷 한 번 입어보지 못하고 몇 백 년이 흘렀는데 지루할까봐 겉모습도 바꿔주시니 이 어찌 아니 친절하다 할 쏘냐."

2.21. 마르바라 바이예

" 그러나 여기까지 제가 온 것은 결국 저만의 책임입니다. 모든 일이 마음대로만 되지 않는 것도 압니다. 이제는 멈출 수가 없습니다. 저는 끝까지 가야만 합니다. 저를 용서하십시오. 아니, 용서하지 마십시오."

2.22. 클랭 다 페르부르

"달라지지 않으니 계속해야 돼, 노래해라, 춤춰라, 새벽이 올 때까지 울고 웃어라."
" 난 내 운명을 가볍게 만들지 않겠다. 비록 지옥에 갇힌 꼬락서니라 해도 너희도, 내 복수도, 우연처럼 가벼운 걸로 만들지 않겠지."

2.23. 마일스톤

" 뺨을 찔러보고 싶어했을 수많은 관객들을 대신해서."
"마일스톤. 그냥 그렇게 불러."
"계약 조건이 명확하지 않으면 누구나 편리할 대로 해석하기 마련 아니야?"

2.24. 세자르 몽플레이네

"데리고 가서 책임지시면 되는데."
"어이, 이봐! 세상에서 가장 영리하고 위대한 마법사라면 분명히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 고상하고, 천재적이며, 잘생기고, 딸도 예쁜 마법사라면 내 목소리가 들릴 텐데!"
"어렴풋이 그 아가씨가 누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딱 떠오르지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생각났습니다. 지금 보니 알겠군요. 소공작을 닮았어요."
"좀 거들어 볼까나."

2.25. 리기 스트라우즈

"나처럼 나이가 들고나면, 젊은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을 보고 싶어지기 마련이지. 스스로 바꾸기에 이미 늦었을 때는 특히 더 말이오."
"이 모두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고, 다만 그걸 한 사람이 가졌다는 것뿐이라오. 힘든 일이지만 누구도 불가능한 일이라 확언할 수 없으니."

2.26. 지오반 힌트케

"난 천재를 좋아해. 실수로 너무 많은 것을 줘버린 존재, 하잘것 없는 돌덩이 광맥 속에 박힌 루비가 아닌가! 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거든, 내가 천재가 아니라 해도, 그가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칠 듯이 좋단 말이야."

2.27. 이네스 올프랑쥬

"그 다음 일은 내 문제일 거야. 아직은 아무 것도 결심한 게 없지만, 다른 사람의 한 마디에 내 마음을 취소하지도 않아."
"분명 다르긴 하지만 어쩌면 도 나하고… 방식만 다를 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도망쳐 버리세요. 취소되면 뭐 어때요? 사람들이 실망하면 뭐 어때요? 한 번으로 충분했어요. 어제 한 번으로도 충분히 완벽했고, 모두가 잊을 수 없는 것을 보여줬잖아요. 제발요! 무대에 오르지 말아요!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요!"

2.28. 칼라이몬

"가서 도로 주워먹어!"
"그런 걸 보고 안하무인이라고 하지 않소?"
"이름도 예쁜 쥬시탕트 양이 간곡하게 부탁해서 말이야. 그럼 잘 가게! 자넨 정말 쓸모있는 친구였어!"

2.29. 루시 에테른

"미래 계획이 전혀 없는 갈매기로군요. 그런 부류야말로 나 같은 사람에게 딱 맞는 먹이예요. 아버지께선 늘 그런 자들을 데려다가 싼값에 단물 빠질 때까지 쓰라고 하셨죠."

2.30. 클로에 다 폰티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분함을 느낄 수 있지 않겠어."
" 당신이 방금 한 말과 같은 빈말을 많이 들어 봐서 기분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군요."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해야겠죠, 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에요."
" 남부의 마법 학원이라, 가보고 싶긴 하네. 아주 긴 유예가 난다면."

2.31. 프란츠 폰 아르님

"내가 원하는 건 그 애가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저 조금 우수한 정도의 아이가 되는 거요."
"난 네 아버지란다."
"은... 가장 약한 말이지만, 게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
" 네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기를 난 늘 바랐지. 그러니 다시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 말아라. 아니, 내가 그러도록 해 주마."
"난 때로 어르신이 내 숙부라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소."

2.32. 엘자 폰 아르님

"하지만, 나는 어머니란다. 두 아이중 하나만이 진짜라고 한다면, 그래서 진짜인 아이만을 사랑하기로 한다면 다른 한 명은 어머니 없는 아이가 되고 말지 않느냐. 자식이 어떤 모진 일을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품어주는 사람이 어머니가 아니느냐. 그런 어머니조차 등을 돌리고 나면 그 아이는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지 생각해 보았니?"

2.33. 호웰 제나스

" 군대 시설 다 이렇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왕국 안에, 존귀, 존엄하오신 국왕 폐하보다 더 귀한 분이 있습니까?"

2.34. 데리케 레오멘티스

" 네 아버지한테 늙었으면 얼른 죽으라고나 전해."
"이란 태어날 때 받는 낙인 따위가 아니야. 그 힘을 받아들일 수 없는 세계에서는 단지 악일뿐. 강한 힘은 반드시 악이 되는가? 그 대답은 누구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악의가 없는 폭풍이라 하더라도 거기에 목숨을 잃은 사람에게는 악일 수 밖에 없지."
"가서 그분의 무거운 짐을 대신 져드리지 못하는 마법사는 누구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수 밖에 없다."

2.35. 보리스 진네만

"어떻게든 살게 되기 마련이지."
"나 때문에 평화롭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낮설게 들린다. 평화라는 말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와서."
"수모를 당하면서 보복하지 않는 건 내가 배운 방식이 아니니까."
"보답을 바라고 사랑하진 않아."[4]
"평화를 얻고 싶다면, 갖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전쟁은 끝나."
"옛날 생각이 나게 해줘서. 차가운 물, 찬바람, 추위 이런 것들이."

3.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3.1. 이스핀 샤를

-" 개새끼들아!"-
"나한테 시끄럽게 구는 것들을 다 죽여버릴 끝내주는 힘이 있다는 뜻이네. 듣던 중 반가운 얘기야. 그럼 이만 무례하게 지껄이는 건 좀 닥쳐줄래? 진짜 죽여버리기 전에."
"내게 충성할 자격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 난 그런 자격을 아무한테나 주진 않아."
"저거, 도로, 나온다?"
"역시 이따위 학교에는 입학하지 않는 걸로."
"'다음에 걸리면 죽여버릴 테니까 기다려.' 그렇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는 뭘 추론했다기보다는 내 말에서 진심을 못 느꼈다는 거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내 말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네. 좋은 접근이지만 세상 사람들이 너한테는 예의가 있었나 봐. 난 아니었거든."
"주인과 소유물이 있을 때 그 관계가 거꾸로 될 수는 없잖아요? 이를테면 제가 모자를 갖고 있는데 모자가 저를 가진 게 될 순 없잖아요?"
"완전 개똥맛이었죠!"
"대충 고쳐서 써야지"
"내 주변엔 정체불명의 덩어리밖에 없었어. 필요가 없어 내버렸거나, 일부러 덫을 쳤거나, 그런 쓰레기. 거기서 멀쩡해 보이는 걸 한 조각 발견해도 바로 입에 넣긴 망설여지지. 주의깊게 파헤쳐서 먹을 만한 걸 추려내어 입에 넣고 씹으면서도 이게 독일까 아닐까 썩은 건 아닐까.."
"내가 쓰레기만 받았다고 나도 그런 것만 건네주라는 법은 없겠지. 내가 먼저 진심을 약간 섞어볼 수도 있는 거잖아. 그런데 그게 뭔지는 네가 택해봐. 네 추리력으로. "
"턱에 예쁜 구멍 하나 내고 싶니? 입속에 뭘 처넣었는지 잊어버렸을 때 편리하긴 해."

3.2. 막시민 리프크네

"온 세상이 다 개똥이고, 우산은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떠났고, 이십 엘소는 2학년 발렌틴한테 물어봐라."
" 그 자식이 언제부터 아저씨한테까지 호구로 찍혔지."
"원래 이세상 무엇에든 미친 놈을 합치면 죽고 사는 문제가 되잖냐?"
" 저건 뭐야? 뭐야? 방금 무슨 짓을 한거야? 빨리, 세 마디로 설명해."
"알고 싶나? 나를 고용해."
"이 선량하게 미친 얼간이들을 침대에 처박아 봉인하고 숙취의 축복을 내리노라."
"결국은 영혼을 팔아야 되겠네."
"넌 나한테 미래 계획이라는 게 있어 보이냐?"
"백 살도 넘게 살아온 위대한 대마법사님한테 나처럼 멍청하고 건방지고 짜증나는 머저리가 대체 왜 필요하냐고!"
"내가 아주 열심히 노력해 볼게. 하지만 노력하는 방식이란 사람마다 다른 거잖아? 그리고 일이란 게 노력해도 빨리 해결이 안 될 수도 있지 않겠냐? 그렇더라도 포기만 안하면 되는 거 아니겠냐? 언제까지라는 조건이 없었다는 건 네 주장이었지? 그러니까 한 이십 년만 기다려봐. 십오 년째쯤에는 뭔가 소식이 올 수도 있으니까 주소라도 남기고 가든가."
"내 입에서 나오는 건 죄다 헛소리라고."
" 그런 식으로 쫓아오는 인간한테 정신적 외상을 입어서 후유증이 있거든."
" 공화국만 사람 죽이는 줄 아냐. 그 전이나 그 뒤나 대대로 죽였어."
"웃기지 마. 세상에 날 고쳐 보려고 한 인간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아무도 성공 못 했거든?"
"넌 돈을... 왜 쓸데없는 데 막 써대는 거야?"
"덕택에 오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자아를 잃어버릴 지경이거든."
"야, 너.... 지금 무대 뒤에서 쪽대본 수정하냐? 근데 아무리 수정을 해도 전혀 몰입이 안 되네. 왜인지 아냐? 내가 무대나 대본 같은 거랑은 아주 거리가 먼 인간이긴 한데 옆에서 구경해본 적은 있어서 그런가 어쩐지 이유를 알 것 같네. 실패하는 대본들의 전형적인 특징이 있거든. 관객을 우습게 봐서야. 내가 아는 배우... 흥행사가 그러는데 자기가 관객 머리 위에서 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쓴 대본은 망한다더라고."
"얘기를 꾸며낼 땐 그걸 들을 인간에 대한 아주 약간의 이해와, 그리고 존중하는 마음이란 게 필요한거야. 사실을 얘기할 때보다 만들어낸 이야기에 더 예의가 필요하다는 건 기묘한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어쨌든 거짓말을 절반만 넣을 거면 나머지 절반에는 진심을 넣어. 그래서 상대가 속아. "
"나라고 체크무늬 보자기에 싼 소풍 바구니만 받아먹고 살아왔겠냐? 그렇더라도 누군가의 진심, 그러니까 계속되는 진심이라는 것을 한 번만 경험해도 알 수 있는 것 아니냐?"
"맞아, 인간 모르는거야. 나란 놈은 나인데도 모르겠는데..."
"인간은 말이지. 체스말이 아니야. 네가 체스판을 펴놓고 있다가 이 자리에 놓으면 딱 좋을 것 같은 인간을 찾아냈다 해도 네 맘대로 그 칸에 밀어넣을 수는 없단 말이야. 누가 자기를 체스말로 보는 인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싶겠냐? 대화를 하고 싶어? 그러면 너도 체스판으로 내려와."
"빌린 이름의 조상이 진 빚 따위 알게 뭐냐. 내 조상도 수습한 적 없는데."
"요샌 잃어버린 물건이 있으면 남의 집에 멋대로 들어가 뒤져보고 없으면 눌러앉는 풍습이 생겼나?:
"양탄자에 말아뒀더니 예의가 생겼네. 청어를 절여두면 파리가 생기는 원리인가."
"너 내가 상상 못 할 무언가에 쫓기고 있지? 그리고 그걸 내가 이해할 리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
"너 진짜 겁 많네."
"야, 너 정말, 기막힌 소리 한다. 이 세상이 얼마나 크고 복잡한지 모르냐? 네가 뭔데 재앙이라고 부를 만한 사건을 혼자 책임져? 너라는 한 명이 포기한다고 바로 끝장나는 세계라면 애초부터 잘못 만들어진 거 아니냐? 넌 위대한 마법사도 아니고 그런 책임을 질 만한 행동도 안 했고, 나이는 고작 열아홉 살밖에 안 됐거든?"
"세상은 좀 여럿이서 구하면 안 되는 거냐?"
"그만큼 들이부었으면 집에 가서 잠이나 자지 샴페인은 왜 또 찾냐. 양탄자에 밤참이나 차리려고."

3.3. 란지에 로젠크란츠

"네가 을 끊으면 나도 그래보려고."
"그 정도라면 오늘밤에 내가 그걸 갖고 도망쳐야겠는데."
"이걸 갖고 싶나?"

3.4. 보리스 진네만

" 아침 먹으러 가려고."
"그런 말을 들으면, 울지 말고 화를 내라."
"그냥 같이 살자는 뜻 같은데."

3.5. 티치엘 쥬스피앙

"막시민이 실종됐고, 위험한 일이 라고 이야기하면 조슈아가 가만히 있겠어? 아노마라드를 들어 엎어서라도 찾아낼걸?"

3.6. 루시안 칼츠

"할 얘기가 없으면 그냥 가시면 되는데요?"
"그야 공부하기가 힘드니까! 그런데 지금 그만두면 아빠한테 혼날 것 같아서 처럼 못하는 거거든. 그래서 네가 용감하다는거야! 아참, 너 아빠 없었지."
"우리 어쩐지 무능한 것 같아!"

3.7. 로랑 카스티유

" 이 따위 예지력은 전혀 필요 없는데 말이지?"
"젠장, 여기서 살아나가면 대충 막 살아야지. 이 쓸데없이 성실한 이미지는 뭐야!"
"응, 그 '개새끼들아'는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고 말이지."
"우리 모두가 대공 전하의 지엄한 명을 받들어 이곳에 와있다는 사실을 잊은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시에 대공 전하께서 친히 중임을 내려주신 공녀 연하의 기사로서, 조금 전의 무례한 발언에 대해 정정 및 정식 사과를 요구합니다.''
"거기서 멈추시죠. 한 걸음만 더 오면 제가 당신을 찌르는데 삼 초밖에 안 걸리게 됩니다."
"진심으로 사죄하시면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3.8. 크루파드

"닥쳐, 넌 할머니도 없냐?"
"평화로운데 나라가 이지경이냐."
" 저희의 검은 연하의 것입니다."

3.9. 네이

"어휴, 대체 무슨말인지. 이렇게 구구절절 길어야 하는 이유는 뭔데? 그냥 내가 간단히 줄여줄게. 반갑고, 잘 왔고, 이 상자 안에 중요한 게 들어 있으니까 받으라는 거야. 알겠지?"
"제 충성을 받을 자격."
"불타는 죽음."
"공녀님을 몹시 사랑하는, 그래서 공녀님 손에 죽고 싶어 하는 작고 찬란한 새들 같네요."
"크고, 뜨겁고, 끊임없이 속삭이는 심장."

3.10. 니콜레트 폰 슈니발트

" 탐정이란, 종종 사기꾼과 같은 뜻이기도 하지만, 그 사람은 대공자님이 가장 주의 깊게 숨겼던 오토마톤을 찾아냈어요.
평범한 사람은 절대 아니죠."

3.11. 앨베리크 쥬스피앙

"막시민 리프크네! 넌 도대체가!
이 대마법사 쥬스피앙이 일생 처음으로 추천해서! 장학금을 줘 가며 보낸 학생인 주제에! 답안지 꼬라지가!"

3.12. 브리짓 콜러

"그거 참 완벽한 주장이군. ' 임페라토르 조'가 썼다가 버린 시나리오처럼 말이야."

3.13.

"지옥 불 속에서 이글이글 불타는 괴물이 튀어나왔다던 곳이 여기야? 별일은 없어 보이네? 다 잡아먹혔나?"
"살기 좋을때는 꼼짝도 안하지만, 나쁜 상황을 뚫고 살아남는 쪽은 특화된 모양이니까."

3.14. 호이오크

" 리프크네, 넌 과연 대단해. 네냐플 역사에 남을 낙제생이야."

3.15. 리자

"저 같은 ' 밤의 인간'이 그런 사치스러운 보물을 탐내어서는 곤란합니다."

3.16. 지스카르 드 나탕송

"걱정해주셔서 고맙지만 저와 같은 사람은 굳이 온실 문을 열고 나가서 바깥이 한겨울이었음을 알아내고서 얼어죽는 한심한 부류가 아니겠습니까?"

3.17. 데보라 로트마이어

"당신들은 곧 다 죽게 될 겁니다. 나를 포함해서."
"살아남을 만한 자들인지 알고 싶어서."
" 마법사한테는 독약보다 나은 수단이 많답니다."


[직접] 말한 건 아니고 보리스가 간접적으로 말한 것 [2] 보리스의 "연습보다는 실전이고, 노력보다는 생존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에 대해 덧붙인 말. [3] 아우렐리에가 아나로즈 티카람과 만났을 때 했던 말. 조슈아와 만났을 때는 자신을 아우렐리에 로어티카람이라고 소개했지만, 로어티카람이라는 말 자체가 아나로즈 티카람을 낮춰 부르는 것이다 보니 아나로즈에게는 자신을 티카람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4] 전작의 주인공인 보리스의 성향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대사. 보리스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형을 잃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오직 형의 유언인 살아남는 것으로만 생각했지만, 나우플리온, 이솔렛등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윈터러를 포기하지 않고 그 검과 싸워가기로 다짐하면서 보리스는 성장해 나간다. 즉, 전작의 주인공이 후작의 주인공에게 해주는 일종의 충고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