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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옥수수를 알맹이만 까부른 다음, 곱삶아 지은 밥을 말한다. 강원도에서는 강냉이밥, 함경도에서는 옥시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2. 설명
한국인에게는 찐 옥수수나 팝콘, 샐러드 같은 간식으로 즐겨먹던 옥수수로 밥을 짓는다니 얼핏 매치가 잘 안될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편견이 제대로 무너지는 기분을 체험할 수 있다. 흔히 간식으로 즐겨먹는 옥수수는 조미료를 넣어서 맛이 바뀌는것이며 원래 옥수수는 쌀밥에도 어울릴만큼 고소한 곡물이다. 전기밥솥 기준 쌀 계량컵 세컵정도에 옥수수 반줌~한줌정도를 섞어먹으면 고소하고 달달한 옥수수밥이 완성된다. 옥수수의 원산지인 남미 지역은 물론 남미 지역의 관습을 일부 수입한 국가들에서 옥수수를 가공한 떡이나 빵을 쌀밥마냥 주식처럼 먹는건[1] 다 이유가 있다. 옥수수 알갱이의 오돌오돌하면서도 막상 씹으면 부드럽게 잘근잘근 씹혀지는 괜찮은 식감에, 대놓고 단 맛이 아니라 씹으면 씹을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2]이 입맛을 돋구기 때문에 남녀노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서, 편식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가지밥 같은 밥과 달리 학교 급식에도 종종 나온다. 집에서 한번도 옥수수밥을 해먹어본 기억이 없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옥수수와 쌀밥의 조화가 익숙하지 않아서 두려움에 질색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어지간해서는 금방 익숙해질 정도. 한국인 가정에서도 밤이나 감자, 이 옥수수를 넣고 밥과 같이 해서 먹는 경우도 아예 없지 않다. 당연하지만, 북한에서 먹는 옥수수밥보다 품질이 압도적으로 좋다.궁핍한 경우에는 옥수수를 다져서 미세한 알갱이로 만든 다음 쌀보다 옥수수를 더 많이 넣어서 해 먹기도 한다. 극단적으로는 쌀은 한톨도 안넣고 100% 옥수수 알갱이만으로 짓는 경우도 있다고. 이쯤 되면 옥수수죽과 뭔 차이가 있겠냐 싶을텐데, 물 양을 잘 조절해주면 밥처럼 되긴 된다. 실제 북한에서 해 먹는 방식이며, 이렇게 만든 밥은 옥수수의 비중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밥이 인공적으로 색소를 뿌린마냥 샛노란색을 띄는 기적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이미 쌀가격은 과공급에 수요도 적어져 보리, 현미와 같은 잡곡, 옥수수보다 싸졌기에 오히려 이렇게 먹는건 맨 쌀밥보다 비싸고 영양도 별로다.
3. 북한과 옥수수밥
원래 옥수수는 원산지인 중남미 지역 자체가 비교적 늦게 구세계에 알려진 만큼 옥수수 또한 다른 지역들에 전래된 시기 자체도 비교적 늦었다. 말인즉 옥수수가 한반도에 유입된 것 또한 꽤나 늦게 이루어졌고, 그걸 밥에다 넣어서 해먹을 생각 또한 자연스럽게 비교적 늦게 시작되었다. 말인즉 남한이고 북한이고 옥수수밥은 비교적 최근에 먹기 시작한 메뉴이기 때문에 원래는 남한도 북한도 옥수수밥이 그렇게 대중적인 메뉴는 아니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어쩌다 가끔 즐겨먹는 별미인 반면에 북한은 사실상 옥수수밥이 주식이라 할 만큼 옥수수밥(아니면 감자밥)만을 먹는다.북한이 옥수수밥을 즐겨먹는 이유는 농업생산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옥수수가 다른 곡물들보다 수확량이 훨씬 더 좋다는걸 주워들은 김일성이 이를 철석같이 믿고 바로 옥수수 재배를 늘릴것을 지시함으로서 옥수수 재배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인데, 김일성이 생전에 했던 말 중 하나가 '공산주의는 온 인민들이 이밥에 고기국 기와집에서 비단옷을 입으며 사는 지상락원을 만드는 것'이였기 때문에 사실 이 발언을 따른다면 옥수수가 아니라 쌀의 생산량을 늘렸어야 정상이나, 일단 당장 배고픔부터 해결하자며 잠시 방향을 '수확량이 우월한' 옥수수로 돌린 것이였다.[3] 문제는 옥수수가 수확량이 쌀이나 밀 등의 다른 곡물들 대비 좋은건 맞지만 사실은 그만큼 비료를 더욱 퍼다부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즉 옥수수의 압도적인 수확량은 공짜로 얻어지는게 아니다. 옥수수는 많이 수확되는 만큼 반대급부로 흙 속의 영양분들을 엄청나게 빨아들이며, 따라서 옥수수를 계속해서 재배하려면 그만큼 비료를 더 많이 구비해두지 않으면 안된다.[4]
북한 초창기에야 공산국가 큰형님들인 소련이나 중국이 직접적으로 비료를 팍팍 지원해줘서 옥수수를 마음 놓고 팍팍 재배할 수 있었고, 소련이나 중국을 거쳐 다른 공산국가들과 교류하여 싼 값에 여러 식량들을 활발히 입수할 수 있어서 옥수수가 자라서 수확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 이팝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배는 굶지 않았다보니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러 공산 국가들이 하나둘 무너지면서 더 이상 속 편하게 받아먹을 지원줄들이 뚝 끊긴 상황에서, 다른 구 공산권 국가들처럼 한 때 적성 진영이였던 자유진영 국가들과도 교류를 재개하는 등의 개혁 개방을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심각한 폐쇄와 통제를 고집하면서[5] 그야말로 왕따 국가가 되어버렸고, 이로 인해 식량 수입도 끊겨 배를 쫄쫄 굶게 된 상황에서 옥수수를 키우는데 필요한 비료를 직접 사 올수도 없게 되었다. 또 비료를 만드는 원재료 또한 부족해진데다가, 그나마 있는 비료 생산 공장들도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져서 점점 노후화가 일어나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심지어 그 공장들을 돌릴 전기와 또 그 전기를 생산할 원자재가 없는 등 총체적 난국이 형성되어서 옥수수를 키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전술한대로 김일성이 생전에 옥수수 재배량을 늘리라고 지시한 것을 갈아엎을 수 없다보니[6] 결국은 김씨 일가와 그에게 충성하는 평양 중심지 주민들을 빼면 모두 다 굶는 미친 상황이 펼쳐지게 되었다.
따라서 북한의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갔던 1970 ~ 1980년대에는 밥공장에서 옥수수밥을 사와서 먹는 경우가 태반일 정도로 그럭저럭 여유가 있었으나, 1990년대에는 곡물생산량이 추락하여 이 옥수수밥도 배터지게 먹을수 없는 처지가 되어서 외국에서 수입한 저질 옥수수(주로 중국에서 가축사료용으로 재배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옥수수다.)로 만든 밥이 빈민층으로 추락한 계층 사이에서 많이 먹게 되었다. 북한 주민들도 좋아서 그렇게 해 먹는건 아니다. 남한에서도 식량 사정이 열악했던 시절엔 저렇게 해 먹었다는 증언이 넘쳐난다.
이 문제는 21세기에도 현재 진행형이라서 외국산 저질 옥수수로 만든 옥수수밥은 여전히 빈민층 사이에서 자주 먹는 음식으로 통하며, 이 옥수수밥은 가축사료용 옥수수[7]와 유통기한이 지난 옥수수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맛도 별로인데다가 잘못먹다가 식중독에 걸려서 고생하는 경우도 상당하지만 그만큼 싸기 때문에 빈민층들은 별 수 없이 먹는다.
여담으로 새터민들이 종종 방송에서 북한인의 생활을 시연해 보이기 위해 북한식으로 옥수수밥을 지어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남한인들 입장에서는 쌀은 폼만 잡을 정도로 찔끔 넣고 순 옥수수 알갱이 투성이인 북한식 옥수수밥의 비주얼에 충격을 받지만, 더 큰 문제는 남한에서는 저런 막장 퀄리티 옥수수를 구할 길이 없어서[8][9](=너무 품질이 좋아서) 아무리 다운그레이드를 시켜도 100% 리얼 북한 퀄리티 옥수수밥이 나오지를 않아[10] 실패하는 영상들이 넘친다.[11]
김정은 집권 이후 한동안은 북한 주민들도 질 좋은 밥을 먹었다고 한다. 문제는 그 이유가 김정은이 통치를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동안 김씨 정권이 자본주의의 문물이라며 억압해왔던 장마당을 공식적으로 허용해주자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을 통해 알아서 생활 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기 때문(...) 물론 북한의 옥수수 소비량은 여전히 높은 편인 것을 보면 예전보다는 나아졌어도 옥수수밥을 이제 안먹는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또한 국가가 통제하는 북한군은 여전히 국가가 주는 것만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저 처참한 옥수수밥을 아직도 먹고 있...긴 한데, 이쪽도 배급으로 나오는 치약, 비누, 군화 등의 생필품들과 탄약, 연료 등의 군수품들, 그리고 부대 인근 민가에서 협조로 얻어낸 물자들을 장마당에 내다팔아서 생활상이 개선되긴 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다만 대북제재의 영향과 더불어 2020년대 들어 코로나가 확산되자, 국경봉쇄 및 장마당 폐쇄 등의 조치를 내리면서 다시 주민들의 삶이 궁핍해지고 있다.
[1]
대표적으로
타코의 재료로 유명한
토르티야가 있다. 물론 현대에는 더욱 값싼 밀가루로 만든 토르티야의 지분도 만만치 않지만 원래 토르티야는 옥수수로 만드는 것이고 현대에도 옥수수로 만든 토르티야의 비중은 상당하다.
[2]
이런 특징은 곡물류의 전반적인 특징이다. 씹는 과정에서 곡물 내 효소가 분해되어 당으로 바뀌기 때문. 말인즉 옥수수도 엄연한 곡물이라는 뜻이다. 헌데 이걸 다르게 말하자면 조미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단맛이 강한 품종의 옥수수로 옥수수밥을 지으면 단맛이 너무 강해져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3]
사실 남한도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생산량이 우월한 쌀 품종을 개발해서 식량 사정을 해결한다는 계획을 세운 후, 그 신품종이 개발되고 실 재배에 들어가서 원하는 목표치만큼 생산이 이루어질 때 까지 쌀 소비량을 통제하는
혼분식 장려 운동 같은 방식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계획은 성공을 거두어서 남한은 식량 부족 문제를 벗어나는데 성공했지만, 북한은 같은 시각 남한처럼 신품종을 개발하거나 쌀 소비량을 통제하는 생산적인 행동이 아니라 일단 옥수수로 식량 부족 문제를 틀어막고 있다가 나중가서 쌀 생산량을 늘려보자는 뜬구름 잡는 계획만 세워둔 뒤 김씨 일가
우상화와 과도한 군사력 증강에만 열을 올리는 병크나 펑펑 터뜨리면서 이 지경으로 추락해버린 것이다.
[4]
옥수수의 원산지인 중남미는 아즈텍이나 마야, 잉카 문명 시절부터 옥수수의 이런 문제를 일찍이 인식해서 옥수수대를 널찍하게 벌려서 심어줌으로서 옥수수들이 각자가 먹을 영양분을 서로 뺏어먹어서 결과적으로 모두 굶어죽는 현상을 예방하려 했으며, 나아가 그렇게 생긴 중간의 공터들에 콩을 심음으로서 콩이 옥수수대를 지지대삼아 자라면서 동시에 콩의 질소를 저장하는 기능을 역이용하여 지력을 벌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였고, 여유가 있다면 여기에 호박까지 심어서 호박잎이 만드는 그늘로 햇빛을 차단하여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유도하는 천연 제초제 겸 부가 생산법을 응용하였다. 이런 복잡한 짓까지 해야 할 정도로 옥수수의 지나친 지력 소모 능력은 고대부터 익히 알려진 골칫거리였던 것.
[5]
이 또한 마찬가지로 김일성이 생전에 한반도를 적화통일하자고 외친걸 수정할 수 없다보니 일어난 촌극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과 개혁개방을 하자고 외치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이 김씨 일가가 아니면 수령님을 거스르는 반역자가 될 뿐이고, 김씨 일가라면 자기자신의 통치적 정당성을 스스로 내다던지는 자폭이 되기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게 되어버린 것.
[6]
김일성의 교시를 수정할 수 없게 된 것은 김정일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자 김일성을 신격화하면서 김일성이 내린 모든 말을 바꿀 시도를 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한 탓이 컸다. 즉 수령님은 완전무결하시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일이 절대 없으며, 따라서 그 완전무결한 수령님께서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정하기로 결정한 것 또한 완벽한 결정이라는 논리. 반면 같은 공산국가였어도 권력을 세습하지는 않은 국가들은 후임자가 전임자와는 혈통적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보니 전임자의 실책을 비판하거나 수정하는 일이 왕왕 있었고 이는 심지어 공산 국가 큰형님인 소련조차 마찬가지라서 2차 세계 대전의 승자이자 소련을 승전국이자 세계 지도국 중 하나로 올린 어마어마한 전공들을 세워서 사실상의 국부나 다름없던
이오시프 스탈린조차 사후엔 그의 교시가 수정되거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7]
중국인들도 옥수수를 즐겨먹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경우엔 식용뿐만 아니라 가축사료용의 비중도 만만치 않은데, 이는 중국인들이
돼지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돼지를 빨리 살찌우기 위해서 당도가 높은 옥수수를 사료로 쓰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옥수수도 사람이 먹을수는 있긴 한데 돼지 살찌우기 좋도록 개량된 탓에 영양 성분이 엉망이라서 장기간에 걸쳐서 먹으면 건강에는 좋지 않다. 이 옥수수의 원래 주인(?)인 돼지야 이거 먹고 건강이 엉망이 되더라도 어차피 금방 도축할거니까 문제가 없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기 때문. 더군다나, 그나마 옥수수가 신선하면 모르겠는데 보통은 과잉 생산되어서 창고에서 썩혀두다가 정 못써먹을것 같은 물건들만 골라내서 헐값에 내놓는거라 상태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렇다고 북한 주민들이 이 영양 성분이 망가진 옥수수에서 섭취할 수 없는 영양소를 다른데서 보충할 수 있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는게 문제이다.
[8]
남한에서는 식품위생법 때문에 저 정도 옥수수를 유통하면 과징금 크리라서 절대 유통하지 못한다. 북한이라고 식품위생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걸 따지면 먹을게 없으니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뭐 굳이 재현하려 하자면 상태 안 좋은 옥수수로 할 수는 있다. 먹으면 배탈이 나겠지만 말이다.
[9]
여기서 말한 옥수수는 대략적으로
이런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해당 사진은 2011년 9월 30일, 얼마 전에 있던 홍수와 태풍으로 집을 잃은 한
황해남도 거주 여성이 천막에서 먹고 있던 식사라고 한다.
[10]
새터민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감동하는 게 식재료들이 풍부한 데다, 그것들의 품질도 너무나 좋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서 자신들이 생활할 때 먹었던 음식들을 다시 재현하는데 힘든 점이 많다고... 예컨대, 북한군이 배급하는 옥수수밥은 신선하지 않다 보니 찰기가 없는데 그걸 노려서 그냥 퍼주는 게 아니라 주걱 두 개로 이리저리 헤집어서 양이 많은 것처럼 눈속임을 한 뒤 배식을 하는데, 남한 옥수수와 쌀은 신선한 탓에 찰기가 있어서 그 행위가 재현이 안된다고 한다.
[11]
그래서 간혹 북한 체험이라고 북한 주민들이 먹는 음식들을 재현해 만들어 제공해주면 먹어보고 ‘이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왜 탈북했느냐?’고 되묻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다 대한민국에서 생산된 때깔 좋은 식재료와 고급 조리 도구들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서 나는 식재료로 북한에서 만든 북한 음식을 먹었다면 그런 질문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