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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3 10:04:21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F조/슬로바키아 vs 이탈리아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F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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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경기 전 예측3. 경기 실황4. 경기 후5. 아주리는 어떻게 다시 약팀이 되었나?
5.1. 마르첼로 리피 전 감독의 선수 선발5.2. 잔루이지 부폰의 부상
6. 중계7. 여담8. 관련 사례9.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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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파일: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로고.svg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F조 5-1경기
2010년 6월 24일 16:00 (UTC+2)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 (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주심: 하워드 웹 (잉글랜드)
관중: 53,412명
파일:Slovakia SFZ 2010.png
3 : 2
파일:Italy FIGC 2010.png
24', 72' 로베르트 비텍
88' 카밀 코푸네크
파일:득점 아이콘.svg 80' 안토니오 디 나탈레
90+1' 파비오 콸리아렐라
경기 하이라이트 | 매치 리포트
Man of the Match: 파일:UEFA SVK.png 로베르트 비텍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진행 상황 중 F조 〈슬로바키아 vs 이탈리아〉에 대해 설명하는 문서. 이 경기에서 슬로바키아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된 이래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탈리아는 사상 초유의 월드컵 조별리그 무승 탈락이라는 최악의 수모를 당했다.

2. 경기 전 예측

이탈리아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는 슬로바키아였다.

두 팀이 월드컵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1993년에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되기 전까진 월드컵에서 2번 만났던 바 있지만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의 기록은 모두 체코가 승계하는 것으로 결정되었기에, 슬로바키아 대표팀으로서는 이번 경기를 첫 맞대결로 본다.

2차전까지 이탈리아의 전적은 2무(승점 2점)였고[1] 슬로바키아는 1무 1패(승점 1점)였다. 이탈리아로서는 이 경기에서 이기면 16강에 진출하고 비길 경우엔 뉴질랜드가 파라과이에 지거나 비기더라도 적은 골 득실로 비겨야 한다. 만일 뉴질랜드가 파라과이를 이길 경우엔 가차없이 탈락이다. 물론 이탈리아가 졌을 경우에는 뉴질랜드 vs 파라과이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00% 탈락이다.[2]

한편 슬로바키아는 1차전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1 : 1로 비기더니 2차전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0 : 2로 패배해 탈락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어떻게든 이탈리아만 잡으면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많고 많은 나라들 중에서 하필 전 월드컵 우승국인 이탈리아를 조 추첨에서 만난게 문제. 그렇게 두 팀의 16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단두대 매치가 펼쳐졌다.

3. 경기 실황

파일:UEFA SVK.png 슬로바키아 선발 명단 4-2-3-1
감독: 블라디미르 바이스
GK
1. 얀 무차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81'
RB
2. 페테르 페카리크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49'
CB
3. 마르틴 슈크르텔
CB
16. 얀 두리차
LB
5. 라도슬라프 자바브닉
CM
6. 즈데노 슈투르바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15' 86'
20. 카밀 코푸네크 86' 파일:득점 아이콘.svg 88'
CM
19. 유라이 쿠츠카
{{{#!wiki style="margin: -16px -11px;" RW
17. 마렉 함식 파일:주장 아이콘.svg
CAM
11. 로베르트 비텍 파일:득점 아이콘.svg 24'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39' 파일:득점 아이콘.svg 72' 90+1'
9. 스타니슬라프 세스탁 90+1'
LW
15. 미로슬라프 스토흐
}}}
CF
18. 에릭 옌드리섹 90+3'
22. 마르틴 페트라스 90+3'
CF
9. 빈첸초 이아퀸타
LW
10. 안토니오 디 나탈레 파일:득점 아이콘.svg 80'
CM
22. 리카르도 몬톨리보 55'
21. 안드레아 피를로 55'
CM
8. 젠나로 가투소 45'
18. 파비오 콸리아렐라 45'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82' 파일:득점 아이콘.svg 90+1'
RW
7. 시모네 페페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75'
CDM
6. 다니엘레 데 로시
LB
3. 도메니코 크리시토 45'
2. 크리스티안 마조 45'
CB
4. 조르조 키엘리니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66'
CB
5. 파비오 칸나바로 파일:주장 아이콘.svg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30'
RB
19. 잔루카 잠브로타
GK
12. 페데리코 마르케티
파일:UEFA ITA.png 이탈리아 선발 명단 4-1-4-1
감독: 마르첼로 리피
SBS 하이라이트 영상
마르첼로 리피 전 감독은 이 경기에서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1차전~2차전까지 선발 출전했던 포백 라인은 그대로 유지하고 미드필더 라인에 변화가 왔다. 다니엘레 데 로시가 포백 라인 바로 위쪽에 포진해 포백 라인을 보호하고 중앙 미드필더로 리카르도 몬톨리보와 백전노장 파이터 젠나로 가투소가 이번 대회 첫 선발 출장을 했다. 그리고 좌우측 날개로 안토니오 디 나탈레와 시모네 페페가 서고 원톱에 빈첸초 이아퀸타가 섰다. 한편, 슬로바키아의 블라디미르 바이스 전 감독은 지난 파라과이전과 마찬가지로 4-4-1-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지만 선발 라인업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수비 라인에선 센터백 코르넬 살라타를 빼고 레프트백 얀 두리차를 중앙으로 옮겼고 라도슬라프 자바브니크가 새로 들어갔다. 그리고 미드필더 라인엔 스타니슬라우 세스탁과 블라디미르 바이스[3]를 빼고 유라이 쿠츠카와 미로슬라우 스토흐를 새로 투입했다. 공격진에도 얀 코작을 빼고 로베르트 비텍을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로 내리고 센터 포워드 자리에 에릭 옌드리세크를 투입했다. 그렇게 파라과이전과 비교해 총 4명을 바꾸고 경기에 내보냈다.

전반 15분 동안 양 팀은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벌였다. 그러다가 전반 16분에 다니엘레 데 로시의 중거리슛으로 이탈리아가 슬슬 발동을 거는가 싶었다. 그런데 전반 24분, 슬로바키아 공격수 옌드리세크의 크로스를 센터백 키엘리니가 차단했다. 키엘리니는 데 로시에게 패스했고 데 로시가 몬톨리보에게 패스했는데 그만 이 패스를 중간에서 슬로바키아의 미드필더 유라이 쿠츠카가 잘라먹었다. 곧바로 슬로바키아의 역습으로 이어졌고 쿠츠카는 키엘리니의 태클을 피해 전방의 로베르트 비텍에게 킬 패스를 넣었다. 그리고 비텍이 페널티 박스로 쇄도해 미끄러지면서 오른발 땅볼 슛을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그리하여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슬로바키아가 1 : 0으로 앞서갔다. 그리하여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3경기 내내 상대에게 먼저 선제골을 허용하고 경기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대회에선 단 1개의 필드골도 허용하지 않으며 카테나치오의 악명을 전세계에 떨쳤건만 이번 대회의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완전히 녹슨 빗장이었다. 1골을 실점한 후 경기 양상은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렸으며 이탈리아는 좀처럼 정신을 못 차리고 헤롱헤롱거렸다. 볼 점유율도 45% : 55%로 밀리며 이겨야만 하는 경기에서도 상대에게 밀리는 답답한 모습만 보였다. 그렇게 전반전은 0 : 1로 뒤진 채로 끝이 났다. 같은 시각 파라과이 vs 뉴질랜드의 경기는 0 : 0으로 전반을 마쳤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는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물론 조 꼴찌에 이탈리아 축구 역사상 초유의 월드컵 무승이라는 치욕적인 기록까지 수립되어 버린다.

리피 전 감독은 하프 타임 때 일찌감치 2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부진했던 레프트백 도메니코 크리시토를 빼고 크리스티안 마조를 교체 투입했고 미드필더 젠나로 가투소 역시 빼고 공격수 파비오 콸리아렐라를 투입해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진흙탕 싸움은 도저히 끝이 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답답함을 참지 못한 리피 감독은 급기야 후반 10분, 리카르도 몬톨리보마저 빼고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은 패스 마스터 안드레아 피를로를 교체 투입해 일찌감치 3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썼다. 어떻게 보면 그야말로 배수진이라 할 수 있었다. 패스 마스터 피를로가 들어가자 드디어 이탈리아도 막힌 공격의 혈이 조금씩 뚫리는 모습을 보이며 조금씩 이탈리아다운 수비와 공격을 펼쳐가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후반 21분, 코너킥 찬스에서 시모네 페페가 피를로에게 패스했고 피를로는 다시 페널티 박스로 쇄도한 페페에게 패스했다. 페페는 크로스를 올렸고 슬로바키아의 수문장 얀 무차 골키퍼가 펀칭을 시도했으나 헛손질에 그쳤다. 그리고 이 떨어진 볼을 콸리아렐라가 가슴으로 한 번 트래핑한 후 멋진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다. 그렇게 극적인 동점골로 연결되는 줄 알았는데.....
파일:SVKITA SKRTEL.gif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 안 넘었는지 애매한 곳에서 슈크르텔의 무릎에 맞고 빠져나와 버렸다![4] 당연히 이탈리아 측은 골라인을 넘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슬로바키아 측은 안 넘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심판진도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골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슬로바키아의 손을 들어 주었다.[5]

하지만 기회 뒤에 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27분, 슬로바키아가 코너킥 찬스를 잡았다. 킥커 마렉 함식이 올린 코너킥은 키엘리니가 머리로 걷어냈으나 볼은 다시 전진한 함식의 발 앞에 왔다. 함식 앞에 피를로가 막아섰으나 함식은 피를로 옆으로 비텍을 향해 패스를 넣었고 비텍은 재빨리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차넣어 스코어를 2 : 0으로 벌렸다. 센터백 키엘리니가 비텍의 움직임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게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었다. 가히 이탈리아에 절망적인 상황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이제 이탈리아에 남은 선택지는 오직 공격 뿐이다. 아직 타 구장에서 열린 파라과이 vs 뉴질랜드의 경기는 0 : 0 스코어가 유지되고 있었다. 이제 이탈리아로서는 남은 20여 분 동안 부지런히 공격해서 어떻게든 2 : 2 무승부라도 만들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이탈리아는 그 때부터 뒤를 생각하지 않고 계속 공격 또 공격을 했다.

후반 35분, 시모네 페페가 중원에서 우측의 콸리아렐라에게 패스했다. 콸리아렐라는 문전으로 쇄도하며 이아퀸타에게 패스했고 이아퀸타는 감각적인 힐킥으로 다시 페널티 박스로 쇄도한 콸리아렐라에게 패스했다. 콸리아렐라가 곧바로 슛을 날렸으나 얀 무차 골키퍼가 쳐냈다. 그러나 그 볼은 좌측에 있던 디 나탈레의 발 앞에 굴러갔고 디 나탈레가 빈 골문에 골을 넣으며 스코어를 2 : 1로 좁혔다.[6] 남은 시간은 10분 정도. 아직 희망은 있었다.

이윽고 후반 39분, 데 로시가 우측의 시모네 페페에게 패스했고 시모네 페페는 페널티 박스로 길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중볼을 이아퀸타가 따냈으나 슬로바키아 센터백 슈크르텔이 다시 머리로 걷어냈다. 하지만 이 볼을 페널티 박스 좌측 외곽에서 디 나탈레가 받았고 디 나탈레는 중앙의 콸리아렐라에게 패스했다. 콸리아렐라는 얀 두리차와의 몸싸움 때문에 넘어지면서도 슛을 날려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선심은 디 나탈레의 패스가 가는 시점에 콸리아렐라의 상체가 얀 두리차보다 앞쪽에 있었다고 하여 오프사이드를 선언해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1골 차로 좁혀진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공격이 점점 더 매서워지자 슬로바키아의 블라디미르 바이스 전 감독은 86분 동안이나 아껴두었던 교체 카드를 쓰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먼저 후반 41분에 즈데노 슈트르바를 빼고 카밀 코푸네크를 교체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43분, 슬로바키아의 스로인 찬스에서 이탈리아 선수들의 시선은 모두 공에만 쏠렸고 카밀 코푸네크의 움직임을 완벽히 놓쳤다. 이에 슬로바키아는 당연히 코푸네크를 향해 스로인을 했고 코푸네크는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로 페널티 박스로 쇄도했고 페데리코 마르케티와 1 : 1 상황을 맞았다. 마르케티 골키퍼가 각도를 줄여 선방하려고 전진했으나 코푸네크가 한 발 먼저 찍어찼다. 이 슛은 마르케티 골키퍼의 키를 넘기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스코어는 다시 3 : 1로 벌어졌다.[7]

이탈리아는 1970 FIFA 월드컵 멕시코에서 서독에 4 : 3으로 승리하고 브라질에 1 : 4로 패배한 후로 단 한 번도 한 경기에서 두 골 넘게 실점하는 법이 없었는데, 코푸네크의 골로 인해 이 경기에서만 3실점을 하면서 40년 만에 그 기록이 깨졌다.

이탈리아의 패색이 짙어져 가는데 정규 시간은 다 지났고 추가시간은 4분이 주어졌다. 이탈리아로서는 더욱 절망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추가시간 46분, 페널티 박스 외곽 혼전 상황에서 콸리아렐라가 골문 밖 18m 지점에서 감각적인 중거리 로빙 슛을 날렸고 이것이 얀 무차 골키퍼의 키를 넘기며 슬로바키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렇게 스코어는 다시 3 : 2로 좁혀졌다. 남은 시간은 3분. 이탈리아에는 아직 1골이 더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잘만 하면 C조의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소위 도하의 기적급의 막판 역전 드라마가 어떻게 나올 것도 같았는데, 슬로바키아의 블라디미르 바이스 전 감독은 남은 교체 카드 2장을 마저 쓰며 1점차를 지키기 위해 시간을 끌었다. 같은 시각 파라과이 vs 뉴질랜드의 경기는 0 : 0으로 끝이 나며 파라과이의 16강 진출과 뉴질랜드의 탈락이 결정되었다. 동시에 비겨도 간신히 16강은 가게 될 상황이라 순간 이탈리아 선수단은 실낱같은 희망을 되찾았다.

정말 끝까지 어떻게 되는지 모르던 때 마지막으로 오른쪽에서 키엘리니가 스로인을 날렸고 이 볼을 유라이 쿠츠카가 머리로 맞췄지만 볼은 뒤쪽으로 흐르며 골문 좌측 외곽에 있던 시모네 페페의 발 앞으로 굴러가 골대 바로 앞으로 공이 왔다. 이미 추가시간도 다 지나간 뒤라 이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느냐에 따라 이탈리아의 16강 여부가 왔다갔다할 판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슛을 날렸으나....

안타깝게도 페페는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그게 '헛발질(...)'이 되었고 어이없게도 디딤발인 왼발을 맞고 공이 빠져나가 버리며 이 중요한 득점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급한 마음에 벤치에 앉지도 못하고 일어서서 경기를 지켜봤던 잔루이지 부폰,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등 동료 선수들은 모두 골이 들어가는 줄 알고 일제히 일어섰다가 공이 골문을 비껴가서 광고판을 때리는 광경을 목도한 순간 머리를 감싸쥐고 그냥 주저앉으며 괴로워했다.

결국 얀 무차 골키퍼의 골킥이 하늘 위로 뜸과 동시에 하워드 웹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경기는 그렇게 슬로바키아의 3 : 2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얀 무차 골키퍼의 골킥이 있기 전부터 양팀 선수들은 이미 경기가 끝났다는 것을 직감한 듯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고,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슬로바키아 선수들은 일제히 만세를 부르며 환호한 반면 이탈리아 선수들은 힘없이 걸어나갈 뿐이었다. 마지막 순간의 기적을 원했던 이탈리아의 선수단과 팬들은 눈 앞에 펼쳐진 절망적인 광경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하여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특히 두 번째 골을 넣었던 콸리아렐라는 말 그대로 드러누워 오열했다.

4. 경기 후

파일:attachment/2010_italy_eliminated.jpg
이탈리아는 애매한 심판 판정과 오프사이드, 그리고 정신줄 놓은 수비진 때문에 승리를 날려버리고,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극장이 20분간 펼쳐졌지만, 그 연극의 제목은 이탈리아의 비극이었다.

결국 이탈리아가 최종전을 남겨두고 뉴질랜드와 승점 - 골득실 - 다득점 - 승자승까지 모두 같아서 추첨으로 이탈리아가 16강 갈지 아니면 뉴질랜드가 16강 갈지 정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 결과로 인해 그냥 둘 다 탈락. 게다가 이탈리아는 사상 초유의 월드컵 조별리그 무승이라는 치욕적인 기록까지 남겼다. 반대로 슬로바키아는 1무 1패인 상태에서 이탈리아를 만나게 되어 힘들지 않겠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국 당당히 16강에 진출했다.

5. 아주리는 어떻게 다시 약팀이 되었나?

5.1. 마르첼로 리피 전 감독의 선수 선발

우선 첫 번째 요인은 마르첼로 리피 전 감독의 선수 선발에 있었다. 이번 대회 이탈리아 선수단 전체 평균 연령은 만 28.3세로 잉글랜드(28.7세), 브라질(28.6세), 호주(28.4세) 다음으로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리고 이 23명의 엔트리 중 9명이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멤버들이었다. 그런데다 더 심각한 건 최후방 수비진과 최전방 공격진의 노쇠화였다. 우선 이탈리아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면 이탈리아의 주장이자 주전 센터백인 파비오 칸나바로는 당시 만 36세였다. 그나마도 생일이 안 지나서 36세였을 뿐 실상 만 37세나 다름없었다. 또 라이트백 잔루카 참브로타 역시 만 33세였고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젠나로 가투소 역시 만 32세였다. 그 뿐 아니라 최전방 공격진의 빈첸초 이아퀸타도 만 31세였고 안토니오 디 나탈레 역시 만 33세였다.

즉 엔트리의 절반이 만 30세 이상의 노장들로 구성된 셈이다. 이렇게 늙은 선수들이 대거 선발된 이유는 리피 전 감독의 나이가 많다는 것은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분명히 나이가 많으면 큰 경기 경험이 많겠지만, 그 나이 많은 선수들이 엔트리의 절반에 이르다보니 이탈리아는 체력과 기동력에서 저하를 보이며 매 경기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즉, 이 선수들은 머리로는 어떻게 해야할지 다 그림이 그려지는데 몸이 안 따라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리피 감독은 그 사실을 간과했고, 그 결과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공격과 수비에 심각한 문제점을 보였다.

지난 독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는 7경기에서 단 2실점만을 기록해 카테나치오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8]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3경기에서 무려 5실점이나 기록하며 녹슨 빗장으로 전락했다. 또 매 경기마다 실점을 하며 단 1경기도 무실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4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선수들이 노쇠화되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이번 대회 아주리 군단의 수비진은 무기력하고 허술했다. 그렇다고 젊은 선수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파비오 칸나바로에겐 분명히 레오나르도 보누치라는 훌륭한 대체자가 있었다.[9] 그리고 라이트백 잔루카 참브로타에게도 크리스티안 마지오라는 젊은 대체자가 있었다. 그러나 리피 감독은 선수 선발에 있어서 매우 보수적이었고 과감하게 젊은 선수들을 발탁하기보다는 자신이 잘 알고 이미 능력이 검증된 베테랑 선수들만을 기용했다. 결국 리피 감독의 그 판단은 큰 패착으로 되돌아왔다.

공격진의 문제는 매우 심각했다. 중앙 공격수 빈첸초 이아퀸타는 190cm의 장신에 활동량이 왕성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의 장점은 정말 딱 그것 하나 뿐이었다. 스트라이커의 최고 덕목은 뭐니뭐니해도 득점인데 이아퀸타는 골 결정력이 형편없는 공격수로 악명높았다. 이번 대회에서 이아퀸타는 리피 감독의 신임을 얻어 3경기 내내 선발 출전을 했지만 기록한 골이라고는 뉴질랜드전 페널티킥 골 딱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 개떡 같은 활약을 보였다. 안토니오 디 나탈레도 문제였다. 그는 세리에 A의 득점왕을 차지하였지만 아주리 군단 유니폼을 입고서는 2년째 득점을 하지 못한 선수였다.

또 이번 대회 이탈리아에는 소위 말하는 크랙과 플레이메이커가 없었다. '악마의 재능'이라고 불리는 안토니오 카사노는 비록 멘탈에 문제가 있는 선수였지만 재능은 정말 뛰어난 선수로 이탈리아의 막힌 공격력을 풀어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리피 전 감독은 카사노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고 그 이유만으로 카사노를 발탁하지 않았다. 파브리치오 미콜리는 칼치오폴리 스캔들이 터졌을 때 전 유벤투스 단장이었던 루치아노 모지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은망덕한 선수 취급을 하며 또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반면 젠나로 가투소 같이 한물 간 늙은 선수들은 자신과 친하고 경험도 많은데다가 4년 전 우승 맴버란 이유로 발탁했다. 한마디로 축구 역사상 최악의 감독이라는 낙인이 찍힌 디에고 마라도나 전 감독과 유사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렇게 리피 전 감독이 했던 노장 중용은 결국 처참하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는 매 경기마다 상대 팀에 선제골을 내주고 시작하는 불리한 경기를 해야 했다. 이 대회에 출전한 이탈리아 공격수들 가운데 제대로 밥값이라도 한 선수는 냉정하게 말해서 슬로바키아전 후반전 45분만 뛰었던 파비오 콸리아렐라밖에 없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공격수들은 모두 형편없었다. 이아퀸타는 그저 쓸데없이 활동량만 높았을 뿐 뉴질랜드전 패널티킥 골을 제외하면 최악의 모습만 보여주었고 알베르토 질라르디노는 끝까지 한심하고 우스꽝스러운 개인기만 연발했다. 잠파올로 파치니 역시 그를 뒷받쳐줘야 할 안토니오 카사노가 없었기에 제한된 활약을 했을 뿐이었다. 안토니오 디 나탈레 역시 슬로바키아전에서 기록한 줏어먹기 골을 제외하면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슬로바키아전 45분만 뛰었던 콸리아렐라가 이탈리아 공격수들 가운데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운이 조금만 따라주었다면 콸리아렐라는 이 경기에서 단 45분만 뛰고도 해트트릭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콸리아렐라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는 정말 아무도 없었다. 왜 리피 감독이 콸리아렐라를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러한 리피 전 감독의 보수적인 선수 선발은 막힌 이탈리아의 경기력을 풀어주지 못했고 이는 결국 조별리그 무승 탈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10] 또한, 리피 감독 역시 슬로바키아전의 패배로 유럽 무대에서는 사실상 쫓겨나고 말았다. 결국 그는 남아공 월드컵 이휴 휴식기를 보내다가 비유럽 팀의 감독이 된 후에 좋은 실적을 내고 유럽에 복귀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약한 광저우 헝다에서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두며 나름 부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뒤이어 맡은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 한 채 잡음과 트러블만 일으켰고[11] 결국 사임 형식으로 중국 국대를 떠난 지 1년도 채 안 되는 시점에서 감독 생활 은퇴까지 공식 선언하면서 축구 지도자 경력을 매우 초라하게 마무리하고 말았다.

5.2. 잔루이지 부폰의 부상

두 번째 치명적인 요인은 바로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부상으로 인한 이탈이었다. 부폰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골키퍼였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이탈리아에는 그를 대체할 만한 인재가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탈리아의 수비 라인은 대부분 노장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심각한 노쇠화 문제로 인해 매 경기마다 꼬박꼬박 실점을 했을 정도로 부실했다. 이런 부실한 수비수들 뒤에 든든한 골키퍼라도 있었다면 그나마 결과는 좀 더 나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든든한 골키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왔던 부폰이 파라과이전 전반전에 부상을 입은 것은 아주리 군단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되었다.

파라과이전 후반전부터 계속해서 골문을 지킨 골키퍼는 페데리코 마르케티였는데 마르케티는 부폰에 비해 기량이 너무나 형편없었다. 파라과이전에서 파라과이가 기록한 유효슈팅이 단 1개였고[12], 뉴질랜드전에서 뉴질랜드가 기록한 유효슈팅도 단 1개였으며 슬로바키아전에서 슬로바키아가 기록한 유효 슈팅은 4개였다. 결국 슬로바키아전 유효슈팅 단 1개를 제외하면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13] 4년 전 부폰의 활약이 단 1개의 필드골도 내주지 않을 정도였던 것에 비해 마르케티의 활약은 매우 형편없었다는 것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물론 부폰의 부상 이탈은 마르첼로 리피 전 감독조차도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부폰도 마찬가지로 사람이고 그 역시 얼마든지 부상이나 다른 이유 등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즉, 부폰의 대체자를 마련하지 못한 것은 리피 감독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된다. 결국 부폰의 부상과 그로 인한 공백은 이탈리아의 조별리그 탈락으로까지 이어졌다.

6. 중계

중계 방송
파일:SBS 로고.svg 배성재 박문성

7. 여담

대회 처음으로 나온 펠레 스코어로, 아마 대회 최고의 이변인 경기란 소리를 들을 듯 하다. 디펜딩 챔피언을 로얄로더가 쓰러트린 것.

이 경기가 끝나고 해충갤러들은 아주대학교갤을 털었다(…). (아주리군단→아주대학교)

2009년 3월, 해충갤의 어떤 유동닉은 이탈리아의 젊은 피가 키엘리니 정도 밖에는 없는 것 같다며 남아공 월드컵을 말아먹을 것 같다고 짤막한 예측을 했는데 이는 주전의 노쇠화로 인해 적중했다. #

이 경기는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제2차 암흑기의 서막이다. 36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그것도 디펜딩 챔피언이 무승으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이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무승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디펜딩 챔피언인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였으며, 이탈리아의 월드컵 도전사에서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이탈리아는 1950년, 1954년, 1962년, 1966년, 1974년에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그때도 1승은 꼬박꼬박 챙겼기에 이 대회의 충격이 컸다.

8. 관련 사례

9.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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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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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체코슬로바키아 2:1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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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헝가리 4:2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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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O 2:3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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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O 5:3 승)
UEFA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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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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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칠레 0:2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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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스웨덴 0:1 (합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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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북마케도니아 0:1 패
파일:아르헨티나 국기.svg (2022)
vs 아르헨티나 0:3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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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경기였던 파라과이전에서 1:1 무승부였던 것은 그나마 파라과이가 남미 지역예선에서 3위로 올라온 팀이었으니까 그랬다 쳐도 두번째 경기였던 뉴질랜드전에서조차 1:1 무승부였다는 것은 이탈리아 축구 자존심에 흠집이 난 경기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앞의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허용했다는 점도 이탈리아에게 있어서는 대망신이었다. [2] 그래도 슬로바키아보단 이탈리아가 더 나았다. 당시 이탈리아는 무승부만 캐도 16강에 진출할 확률이 2/3이상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3]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감독의 친아들이다. 친아들도 과감하게 선발에서 빼버리는 냉정한 아버지. [4] 축구 규정상 공의 일부분이 골라인에 조금이라도 걸쳐있다면 골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여전히 애매하다. 공이 명확하게 보이는 카메라 앵글이 단 하나도 없었으며 전부 슈크르텔의 몸에 가리는 앵글만이 있었기 때문. [5] 그런데 이 장면을 분석해 본 결과 분명히 골라인을 넘었다가 나왔다는 주장이 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못 봤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게 사실이었다면 이탈리아로서는 정말 억울했을 것이다. 만약 이때 골라인 판독기가 있었더라면 골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4년 후 코스타리카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때는 이탈리아가 정 반대의 입장이었는데 판독기로 인해 오히려 골로 인정되었다... [6] 이때 이탈리아 선수들은 급한 마음에 빨리 경기를 속개하려고 볼을 집으러 골문 안으로 들어갔는데 얀 무차 골키퍼가 공을 잡고 안 놔주며 시간을 질질 끌자 이아퀸타가 얀 무차 골키퍼를 주먹으로 때렸고 얀 무차 골키퍼도 엉뚱하게 콸리아렐라를 주먹으로 때리는 충돌이 있었다. [7] 이 슛이 코푸네크의 첫 번째 볼 터치였다. [8] 그 2실점도 1개는 자카르도 자책골이었고 나머지 1개는 결승전 지네딘 지단 페널티킥이어서 단 하나의 필드골 실점도 없었다. [9] 실제로 보누치는 칸나바로가 은퇴한 후 아주리 군단의 주전 센터백으로 도약해 훗날 이탈리아의 UEFA 유로 2020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면서 지금도 활약하고 있다. [10] 그 후 2014년 스페인 비센테 델 보스케 전 감독과 2018년 독일 요아힘 뢰프 전 감독도 이와 비슷하게 보수적인 선수 선발을 하다가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이 두 팀은 그래도 1승은 거뒀다는 점이다. [11] 다만 이는 리피의 잘못이기 보다는 허상만 가득한 축구굴기만 목표로 한 채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외면한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협회의 잘못이 더 크다. [12] 단, 이때는 잔루이지 부폰이 골키퍼로 서 있었을 때의 실점이기에 취소선으로 처리한다. [13] 그나마 그 5실점 중에서도 잔루이지 부폰이 있었을 때의 실점은 파라과이전의 1실점 하나 뿐이며, 나머지 4실점은 모두 페데리코 마르케티가 있었을 때의 실점이다. [14] 특히 1차전인 네덜란드전은 무려 1:5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15] 단, 1라운드 기준으로 따지면 80년 만의 1라운드 탈락이다. 독일이 80년 전이자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그 월드컵은 모든 경기를 토너먼트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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