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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1-11 15:58:05

밀가루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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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등장인물3. 내용 이모저모4. 평가

1. 개요

한국 만화. 의인화물+ 조폭물+사회 풍자물+ 피카레스크의 성격을 띄고 있다. 작가는 이익선.[1] 1999년부터 영 챔프에 연재되었다.[2] 9권까지 연재되었으나 결국 미완으로 연재중단되어 독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네이버 만화와 리디북스에서 유료 전자책으로 9권 전권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만화 리디북스 잡지연재에선 그보다 진도가 조금 더 나갔으나 단행본이 나오지 못한 지라 이후 내용들은 로스트 미디어화 되었다. 그래서 영 챔프를 소장한 사람이 아니면 9권 이후의 일부 연재분을 볼 길이 없다.

2.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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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가루 커넥션 등장인물 일람(리디북스 제공)

주요인원 구성은 다음과 같다.

3. 내용 이모저모

인간 세계의 에 해당하는 인스턴트 식품에 대한 규제가 생기고 온갖 식품 캐릭터들이 의인화되어 조폭으로 등장, 금주법 시대의 마피아마냥 암투를 벌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작중 배경은 90년대지만 캐릭터들의 과거사 등을 보면 60~90년대를 관통한다. 심지어 금주법을 모티브로 한 점도 감안하면 1920~30년대 미국 마피아 사회까지 폭넓게 반영하고 있다. 설정, 상황, 대사의 디테일을 보면 작가가 전직 조폭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 초반은 개그물로 시작하지만 중반부터는 진지한 조폭 만화로 전개된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며 이들 식품의 특성을 살린 깨알 같은 대사&설정들이 재미를 더한다. 김밥이 옆구리가 터져서 사경을 해메고 있었을 때 밥솥에서 꺼낸 밥으로 수혈한 의사의 설명이라던가, 순대의 동생인 염통이 살해당한 결정적 이유가 고춧가루와 소금이 묻은 이쑤시개 찔렸기 때문이라든가, 5동통 너구리가 쓰는 암기는 경화시킨 다시마라든가, 고기만두의 의형제인 순대는 5공 시절에 삼밀교육대에 강제로 끌려가 갖은 고생을 하고 돌아왔다던가, 지방 신흥세력을 이끌고 등장한 호남 사투리를 쓰는 채도수라든가, 부처님 오신 날을 패러디한 익선(작가)님 오신 날이라든가. 이러한 여러 드립과 설정들이 그냥 밑바닥 인생의 아둥바둥거리는 인간들로 치환해도 별 무리 없을 것 같다는 게 더욱 절묘하다.

작중에서 손꼽히는 예를 들자면, 이태리파에 영입된 돈가스는 고아 출신으로 선교사에 입양되어 큰 과거 덕에 신앙심이 돈독해 교회를 열심히 다니며, 임무가 비는 시간에는 고급 피부관리실에서 서비스 받는 일정도 빼놓지 않는다.
돈가스 : "그동안 뭐 존거 들어온거 있나?"
직원 : "프랑스산 바게뜨로 만든 입자가 굵은 튀김가루와 덴마크산 달걀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초벌 튀기시기 전에 몸에 바르시게 되면 도톰해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돈가스 : "좋아, 그걸로 하지. 온도는 백...한 육십오도 정도로 일본식으로 하지."
직원 : "2분 정도만 계시다가 나오셔야 합니다."
그렇게 평소같이 피부관리를 받던 어느날, 빈틈을 노린 강세욱에게 잘게 썰려서 사망한다.

또한 사회 비판적인 내용들도 많이 들어갔는데, 5동통 너구리 같은 경우는 젊은 시절에 빈민들을 대상으로 노동 운동을 하던 지식인이었고 빈민촌을 철거하려던 공무원들을 상대로 법조항을 거론하며 막기도 했다[5]. 그리고 이때 철거 용역을 맡은 차이나파의 군만두가 철거 작업에 들어가려는데 같이 나선 신당동파의 고기만두와 순대가 "이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우리와 다름이 없는 처지인데 차마 불쌍해서 철거는 못하겠소."라고 말하며 뒤로 빼려 하자 군만두는 "민주 국가인데 사정상 못한다는 사람한테까지 억지로 맡길수는 없지."라며 이해한다는 모습을 보였다.

4. 평가

대놓고 웃기는 개그물이라기보단 소소한 유머를 찾는 타입이다. 스케일이 제법 크고 이야기는 진중하다. 만화 자체는 상당한 수작으로 평가받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스토리 전개가 점차 깊어지면서 대하드라마처럼 늘어지는 감이 있었는데다 연재 당시의 인기가 좋지는 못했다. 애초에 그림체도 남성적이고 호쾌한 그림체여서 당시 어린이나 학생들이 좋아할 아기자기한 그림체와는 상반된 모습이었고, 언뜻 보기에는 개그 만화 같은데 정작 만화 자체는 지나치게 내용이 무겁고 매니악한 점도 한몫했다. 이런 여러 사정으로 완결을 내지 못했다. 7~8000원짜리 고급본 카툰 단행본으로 나왔면 괜찮았겠지만, 결정적으로 소년만화 잡지에 부합하는 작품이 아니었기에 더 그랬다. 즉, 내용이 준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중의 인기를 얻을 만한 작품까지는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잠재력은 많은 작품이었으나, 미완결로 안타까움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여전히 밀가루 커넥션을 기억하고 애착을 가진 팬들은, 팬아트로 후속 내용을 상상해 그려보기도 하며 # 그 중에서도 애니메이터 경력이 있는 팬은 짧은 뮤직비디오+애니메이션 형태의 팬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


[1] 다른 작품으로 방귀반장 아비요라는 만화가 있었으나 1권 나오고 후속연재는 없었다. 2010년 후반에 들어서는 이전 작품들을 모두 제끼고 새로운 프로젝트인 만화 로마사를 단행본 2권으로 펴냈다. [2] 정훈이의 만화 트러블 삼국지의 후속연재작이었다. [3] 신당동파와 제휴한다. [4] 실질적인 신당동파의 행동대원들. [5] 이 부분을 두고 작중 등장하는 공무원은 "서울대 법대 다니는 여대생 X과 붙어먹기라도 했는지, 별의 별 희한한 법조항을 들먹이면서 철거를 못하게 막는다."라고 투덜거린다. 의외로 한국 법률에도 저소득층을 돕거나 보호하는 진보적인 조항들은 적잖게 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제대로 적용되지 않기에 법이 강자만을 위하는 것이냐고 오해를 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