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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17 12:27:04

환비

진서(晉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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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생애

1. 개요

桓秘
생몰연도 불명

동진의 인물로 자는 목자(穆子). 예주 초국(譙國) 용항(龍亢) 출신. 환이의 4남이자 권신으로 유명한 환온의 동생이다.

2. 생애

젊은 시절, 재기가 있어 비서랑에 제수받았으나, 다른 형제들인 환활, 환충과 달리 형 환온에게 중용받지 못했다. 이후 보국장군, 선성내사를 역임했다.

태화 원년(366년) 2월, 양주자사 사마훈이 거병해 성도를 포위하고 성도왕을 자칭했다. 동진 조정은 보국장군 환비를 가절, 감양익2주정토군사(監梁益二州征討軍事)에 임명하고 사마훈의 난을 평정하게 했다. 난을 진압한 후, 부임지인 선성(宣城)으로 귀환했다.

함안 원년(371년) 11월, 대사마 환온은 이전에 자신과 대립했던 은호의 진군 은씨(殷) 집안과 유빙의 영천 유씨(庾) 집안을 미워했다. 결국 그들을 축출하기로 결심한 환온은 동생 환비를 산기상시, 중령군에 임명하고, 신채왕 사마황을 조사하게 했다. 환비는 환온의 지시대로 황궁 서당(西堂)에서 사마황을 심문하고, 그로부터 "무릉왕 사마희의 아들 사마종이 은호의 아들인 저작랑 은연, 유빙의 아들인 태재장사 유천, 산기상시 유유 등과 함께 모반을 꾸몄다"는 거짓 증언을 확보했다. 환온은 이를 근거로 그들을 모두 반역죄로 체포해 정위(廷尉)에게 넘겼다. 이로 인해 무릉왕 사마희와 그 세 아들들은 폐출당하고, 은연, 유천, 유유 등 환온의 정적들은 짐독으로 사사되었다.

함안 2년(372년) 12월, 스스로를 '대도좨주(大道祭酒)'라 지칭하는 도사 노송이 요사스런 술법으로 백성들을 현혹하니, 그를 추종하는 무리가 800여 가(家)나 되었다. 노송은 폐제 사마혁을 복위시킨다는 명목으로, 새벽에 무리 300명을 모아 건강성 북문인 광막문(廣莫門)을 공격해 부쉈다. 이윽고 건강성에 진입한 노송의 무리는 황궁 정문인 운용문(雲龍門)마저 뚫어버리고, 전정(殿庭)에 올라 무기고에서 갑옷과 병장기를 탈취하니, 관리와 병사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유격장군 모안지가 운용문으로 들어가 손수 침입자들을 베고, 좌위장군 은강과 중령군 환비도 지거문(止車門)으로 황궁에 들어가 모안지와 합류하면서 노송을 포함한 수백 명의 무리는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했다.

영강 원년(373년) 2월, 고숙(姑孰)에 있던 환온은 노송의 황궁 난입 사건을 보고받고 입조하여, 궁성의 관리들에게 수비를 소홀히 한 죄를 물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자가 무척 많아 상서 육시 등은 정위에게 넘겨졌고, 중령군 환비 또한 면직 처분을 받으니, 환비는 집에 머물면서도 매번 불평불만의 기색이 역력하여 형 환온을 심히 원망했다. 당시 병을 앓고 있던 환온은 건강에 14일간 머물다가 다시 고숙으로 돌아갔다.

영강 원년(373년) 7월, 병세가 나날이 위독해져 재기할 수 없음을 직감한 환온은 장남 환희가 재능이 모자람을 걱정해, 군재가 있는 막내동생 환충에게 형주의 모든 병권을 넘겨주고 그 무리를 통솔케 했다. 환비는 이에 불만을 품은 조카 환희, 환제[1]와 함께 환충을 도모할 음모를 꾸몄다. 환충은 이를 알고 감히 환온의 병문안을 갈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환온이 병상에서 숨을 거두자, 그 소식을 입수한 환충은 재빨리 사람을 보내 환희와 환제를 구속해 허튼 짓을 못하게 만든 후에 환온의 장례를 올렸다. 조카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관직도 없던 환비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환씨 가문에서 폐출된 환비는 관직으로 나아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는 자신이 원망하던 큰형 환온의 묘소 곁에 기거하면서 밭농사를 하고, 때때로 산과 강을 돌아다니며 유람하는 것을 즐겼다. 훗날 조정에서 그를 불러 산기상시로 삼으려 했지만, 환비는 세 차례나 상표해 굳게 사양했다.
「이 비(秘)는 조정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것 만큼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제가 누차 표를 올려 사양한 것은 진실된 마음이며, 이미 병까지 앓고 있어 그 임무를 맡을 수 없음이 그저 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환비가 산기상시 벼슬을 거절한 이유는 평소 자신이 깔보던 동생 환충보다 낮은 자리에 서고 싶지 않아서였다. 환비가 이토록 거절하니, 조정에서도 더이상 그에게 벼슬을 권유하지 않았다.

말년에 사안과 서로 서신을 주고 받으며 시를 공유했는데, 그 문장이 자못 빼어났다고 한다. 훗날 황제에 오르는 회계왕 사마욱은 환비의 시를 마음에 들어해 그와 친분을 쌓았다. 환비가 사망하고 아들 환울(桓蔚)이 뒤를 이었는데, 그는 동진 시기 산기상시, 유격장군을 역임했고, 환현이 제위를 찬탈했을 때 예릉왕(醴陵王)에 봉해졌다.


[1] 환온의 차남으로 환희의 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