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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0 08:07:58

삼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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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명2. 예시3. 규정4. 사례5. 이야깃거리

1. 설명

바둑 용어. 사활에서 가 3개 이상 나서 서로 기다렸다가 딸 수 있는 상태. 예를 들어서 A, B, C 세 개의 곳에서 패가 동시에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A에서 흑이 따내고, B에서 백이 따내고, C에서 흑이 따낸다. 그리고 다시 A를 백이 따내고, B는 흑이 다시 따내며, C를 다시 백이 따낸다. 이 과정이 반복되기에 결국 대국 진행이 막히는 상황.

2. 예시

파일:baduk_3pae_start.png
이 그림이 바로 삼패의 예다. △로 표시된 흑과 백이 서로 고립되어 패가 3개가 났고 어느 쪽이든 지면 큰 손해를 입을 상황이다. 여기서는 백이 A에 두면 흑이 모조리 잡혀 버리므로 흑이 일단 B나 C에 두어 단수를 피해야 하는데,

파일:baduk_3pae_prog.png
만약 흑선이라면 수순이 이와 같이 진행된다. (흑 1을 두기 전에 백 4부터 백 6까지의 자리에 그 색의 돌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일단 흑 1로 패를 따내서 단수를 피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백이 단수에 몰렸고 잡히지 않기 위해 백 2에 두어 패를 따내서 단수를 피했다. 그러면 또다시 흑이 단수에 몰려 흑 3에 두어 패를 따내서 단수를 피하고 이에 백은 백 4로 응수해 단수를 피한다. 흑 5로 응수하고 백 6으로 응수하면 흑 1을 두기 전의 모양으로 돌아간다.

3. 규정

삼패의 형태가 발생하였을 때, 두 대국자 모두 포기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면 주심과 입회인의 합의로 무승부 처리를 한다. 입회인이 없으면 주심이 바로 무승부 선언을 하기도 한다. 제도까지 만들어가며 무승부를 방지하는 바둑에서 무승부가 나오는 몇 안 되는 사례이다.

참고로, 삼패가 나왔다고 해서 즉시 무승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래의 사례처럼 실수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다른 경우는 삼패 전부를 양보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이길 수 있다면, 삼패는 상대방에게 양보해 버리고 계가로 이기면 된다. 다만, 삼패가 나올 정도면 두 사람 모두 대마의 생사가 얽힌 경우가 많기에 양쪽 모두 양보할 수 없으므로 무승부로 처리하게 된다.

다만, 응씨배에서는 삼패, 장생, 순환패도 패의 일종으로 인정하기에 동형 반복 규정에 걸리게 된다. 그래서, 한 바퀴 더 돌리고 싶으면 팻감을 써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응씨배에서는 삼패나 장생 또는 순환패가 나오더라도 무승부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작 응씨배에서는 삼패, 장생, 순환패가 나온 사례가 단 한 번도 없기에 이 규정이 제대로 발휘가 된 적은 없다.

4. 사례

일본에서는 대정 10년 6월 1일 (1582년 6월 21일)날, 오다 노부나가가 혼노지에 닛카이(혼인보 산사)와 카기오 리겐(鹿鹽利賢)이라는 당시 또다른 고수를 초청했고, 둘은 대국을 두었다. 혼인보가 백을 잡고 카기오가 흑을 잡고 두었으나 결과는 무승부라는 진기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관전하던 노부나가는 이들을 후하게 대접했으나 그날 밤 아케치 미츠히데가 반란을 일으켜 이 진기한 대국일이 노부나가의 기일이 되었다. 여기서 일본에서 삼패가 나오면 재수가 없다는 괴설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무승부라는 대국이 삼패라고 와전 된 듯 하다. 실제로 기보가 남아있는데, 이 기보에서는 3패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서 기보가 거짓인지, 후대에 창작된 이야기로 전설로 되었는지는 불명이다. 해당 기보.

사패빅도 나온적이 있으며 오패빅의 경우 1996년 제9회 후지쯔배에서 중국의 마샤오춘 九단(백)과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 九단(흑)간의 경기에서 흑이 제대로 응수하였다면 오패로 비기지만, 실수를 하는 바람에 오패가 되지 못하고 반집차로 진 적이 있다.

1998년 제23회 (신)명인전 4국에서 조치훈 九단과 왕리청 九단이 삼패빅으로 무승부가 났다.

2005년 제2회 남방장성배에서 이창호 九단과 창하오 九단이 사패빅으로 무승부가 났다.

2012년 삼성화재배 2회전에서 이세돌 九단과 구리 九단이 사패빅으로 무승부가 났다.

2015년 한국바둑리그에서는 신진서(당시 CJ E&M)과 강유택(당시 티브로드)의 대국에서 3패빅이 발생해 172수 만에 무승부로 끝났다. 특이하게도 신진서만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형태였는데 신진서가 우하 공격을 실패하는 바람에 3패빅을 행사해 무승부로 만들었다. 관련 기사

2021년 6월 26일 열린 제1기 우슬봉조배 한국기원 선수권전 최종 예선 박민규와 한상훈의 대결(4조 패자전)에서 상변에 3패빅이 발생하여 233수 끝에 무승부 처리되었다.

2022년 11월 26일 열린 제2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본선 6국 강동윤 퉈자시의 대국에서 4패빅이 발생했는데, 하변에서 4패빅이 발생하며 310수끝에 무승부처리됐다. 당초 돌이 분리된 상황으로 보고 강동윤의 승리로 볼 수 있었으나[1] 해당 규정집에 나온 유사한 참고도를 확인한 결과 돌이 붙어있는 상황으로 간주되어 결국 4패빅 무승부 처리됐다.

2023년 4월 28일 열린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16강전 박진솔과 박상진의 대국에서는 5패빅이 발생했다. 좌상귀 2개, 우상귀 2개, 좌중앙에서 1개의 패가 발생해 총 5패빅이 되며 무승부로 처리됐다.

2024년 9월 11일 열린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8강전 이창호 신진서의 대국에서 좌상귀에 3패빅이 발생해 207수 끝에 무승부 처리되었다. 여담으로 이창호는 해당 대국이 자신의 프로 입단 후 공식대국에서 기록된 첫 무승부 대국이었다.

5. 이야깃거리

8~90년대 일본 기전에서 조치훈의 성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기점이, 그가 삼패를 공식전에서 선보이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일생에서 한 번을 보는 것도 힘들다는 삼패를 조치훈은 무려 세 번이나 보여줬기 때문.

물론 이것은 일본 기원의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다. 삼패가 불길함을 뜻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행마의 견실함과 정적인 싸움 위주였던 당시 일본의 기풍에는 조치훈의 거칠고 공격적인 기풍이 그리 달갑게 여겨지지 못했다고 보는 쪽이 맞는 해석. 당시 조치훈과 더불어 일본 기원에서 공격적인 대국 운영으로 악명(?)이 높던 가토 마사오는 조치훈의 삼패 기보를 분석한 칼럼을 냈다. 이제 장생만 보여주면 된다



[1] 백을 잡은 강동윤이 퉈자시의 하변 흑 대마를 잡는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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