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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9:21:36

테일러드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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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의2. 착용법3. 종류
3.1. 더블과 싱글3.2. 블레이저3.3. 스포츠 재킷
4. 재킷의 품질5. 정장과의 비교6. 여담

1. 정의

파일:external/magazine.hankyung.com/d566b584574fdd901ceb06fdc8529ff1.jpg 파일:blazer2.jpg

Tailored Jacket. 원래는 정장 전문 재단사가 만드는 재킷으로 Barn coat(농장일, 막일 할 때 입는 겉옷) 같은 의복과 구별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던 명칭이지만, 현재는 의미가 확장되어 테일러드 칼라가 달려있고 정장과 갖춰 입을 수 있는 자켓을 의미한다.

흔히 블레이저(Blazer), 스포츠 재킷(sport jacket), 세퍼릿(seperate) 등으로 불리는 옷들은 모두 테일러드 재킷이다. 주로 교복의 웃옷이며 마이나 재킷 혹은 콤비라고도 불린다. 세퍼릿 혹은 세퍼레이트(separate)라고도 하는데 이는 위 아래를 같은 소재로 입는 수트와 대비되어 다른 색의 상의와 하의를 같이 입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미국에선 정장 제조회사에서도 같이 취급하나, 세퍼레이트 자켓은 보통 수트(정장)보다 더 비싼 원단으로 더 복잡하게 제작되다보니, 같은 회사의 수트 값과 비슷하거나 좀 더 비싸게 내놓기도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이나 사회생활 시작할 때 하나쯤 장만해 두면 매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마드라스나 눈에 띄는 체크무늬가 있는 자켓은 활용도가 떨어지니 첫 자켓은 솔리드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이 타고난 패셔니스타라 주변인들을 만날 때 마다 칭찬받는게 아니라면 칼라풀하거나 체크무늬가 아주 눈에 띄는 자켓은 기피하는게 좋다. 어지간한 미적감각이 없다면, 잘못할 경우 패션 테러리스트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2. 착용법

세퍼레이트, 테일러드 자켓은 캐주얼과 포멀한 특색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남녀에 관계없이 누구나 입으면 단정함과 지적인 느낌을 줘, 패션 아이템의 핵심 중 하나로서 자리잡고 있다.

재질은 모나 면, 또는 리넨이 원단 베이스가 되는데 울 혹은 린넨의 경우 실크가 적당히 섞이면 부드럽고 옷이 더 튼튼해지나 실크 함유량이 너무 많으면 광택이 심하게 나서 보기 안좋게 된다. 저가 라인일수록 폴리에스터 함유량이 커지는데, 돈을 좀 쓰더라도 폴리에스터가 적게 들어간 것을 사는 것이 더 비주얼이 좋다. 물론 폴리에스터 혼방은 100%울보다 입기 편해서 데일리나 캐주얼 패션에는 더 어울릴 수도 있다. 4계절용은 모, 여름용은 리넨이나 면을, 겨울용은 플란넬 등 두터운 짜임의 모 그리고 캐쉬미어 함유량이 높을 수록 좋다. 다만 캐쉬미어는 조금만 함유되어도 가격이 미친듯이 상승하니 주의할 것.

색상의 경우 네이비, 브라운 정도만 가지고 갖추고 있어도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코디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지고 있는 옷이 다양하면 라이트 그레이(밝은 회색)도 활용도가 높다. 무늬나 패턴은 없는 것이 더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파일:베컴블레이저.jpg 파일:blazer.jpg
블레이저와 베이지색 바지[1]를 입은 베컴. 청바지로 캐주얼하게 연출한 모습.
파일:attachment/스포츠자켓/image_1.jpg
사진처럼 청바지와도 제법 잘 매치된다.

수트와 맞추는 경우 이너는 거의 무조건 드레스 셔츠+ 넥타이로 고정되는 데에 반해 세퍼레이트 자켓은 그런 제약에서 훨씬 자유롭다. 넥타이 착용도 선택사항이며, 그냥 자켓과 상반되는 톤으로 색상 매치 잘되는 폴로셔츠나 티셔츠를 이너로 입어도 무방하다.

유럽에선 남자들에겐 블레이저가 필수품으로, 평소엔 그냥 셔츠, 남방이나 티셔츠에 청바지나 골덴 바지 등으로 캐주얼하게 입고 다니다가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을 땐(예복을 입기 애매할 때) 회색이나 베이지색 같은 밝은 색의 정장바지에 가까운 포멀한 바지를 입어서 정장을 대신한다.
파일:external/wstarnews.hankyung.com/43efb457563663da74bdfc583dd85973.jpg

파일:블레이저코디.jpg

흔하게 보이는 캐주얼룩은 이너로 티셔츠를 입는 것인데, 문제는 티셔츠에는 칼라(collar)가 없어 자켓 칼라와 맨살이 닿는 것을 막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땀에 오염되어 원단이 상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한다.

단추를 채우는 방식은 2버튼은 위쪽 버튼만, 3버튼은 가운데 버튼은 무조건 채우고 윗버튼은 해도 좋고 안해도 좋다. 3버튼의 아래버튼은 항상 잠그지 않는다. 3-roll-2 자켓은 맨 윗 버튼까지 라펠의 일부분으로 접혀있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이런 종류의 자켓은 가운데 버튼만 매는 것이다. 맨 밑 버튼을 매는건 19세기 이후로 사장되었다. 현대에 나오는 자켓은 맨 밑 버튼을 매면 실루엣이 이상해진다. 그러므로 헷갈리면 가운데 버튼만 매면 된다.

옷에 어느 정도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코트와 함께 남성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아이템이라고 할수 있다. 아니, 길이가 길어서 휴대나, 착용시에 불편함이 있는 코트보다 활동성이 더 보장되고, 간절기에 벗더라도 가지고 다니기 비교적 편하기 때문에 코트보다 활용도가 높다. 옷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성인이 되고 나면 소개팅이나 결혼식 등에 입고 나갈 수 있는 정장 스타일 옷 중에서 가장 캐주얼한건 자켓+다른색의 바지, 즉 세퍼레이트이다. 그런 자리에 반드시 정장 스타일을 고수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패딩 점퍼 따위보다는 훨씬 격식을 갖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있어서 손해볼 것은 없다.

수트 재킷에서 출발한 옷인 탓에, 테일러드 재킷은 전부 격식있게 차려입는 옷이라는 편견을 가질 수 있는데, 테일러드 재킷 역시 재킷의 소재나 재질, 형상에 따라 얼마든지 무게를 줄이고 가볍게 연출할 수 있다. 특히 덥거나 따뜻난 날씨에 가벼운 분위기로 입고 싶다면, 하늘하늘하고 부드러워 잘 구겨지는 재질의 재킷을 입고 소매를 팔꿈치 전까지 걷어 붙이는 방법도 있는데, 이렇게 입으면 시원시원해 보이면서도 수선없이 너무 길거나 짧은 소매를 커버할 수 있다는 부수적 이점도 있다. 하지만 독특한 응용인 만큼 재킷 소매를 걷었을 때 멋지게 태가 살도록 하려면 재킷의 소재, 질감, 어깨 패드의 유무/크기와 전체적인 실루엣 등 고려해야 할 것이 산더미라, 어중간한 감각이라면 안목을 조금 더 키운 후 시도하는 편이 낫다.

3. 종류

3.1. 더블과 싱글

주로 더블 싱글로 나뉘어지는데, 더블은 단추가 두줄, 싱글은 한줄이다. 싱글의 경우 단추의 개수에 따라서도 어느정도 기호나 용도가 갈리는데, 투버튼(위아래 두줄)이 가장 표준이 되고 밸런스가 잘 잡히는 편이며, 원버튼(위아래 한줄)은 좀 더 트랜디함과 캐주얼한 느낌을 살리는 데에 좋다. 3버튼은 20세기 초반, 그리고 요즘 다시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3버튼이지만 맨윗 버튼은 매지 않게 되어있는 디자인도 존재하는데, 흔히 3-roll-2라고 부른다. 흔치는 않지만 그 이상도 있으며, 그 기원은 남성복 자켓의 원조인 군복자켓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19세기말부터 20세기까지 4버튼>3버튼>2버튼 까지 줄은것이고, 4버튼은 키가 190cm를 넘지 않는다면 원버튼 만큼이나 격식이 낮다. 아래 스포츠재킷과 많이 혼동되나 엄밀히 말하면 블레이저는 네이비색 원단에 금,은 혹은 기타 금속단추가 달린 자켓만을 일컫는다. 네이비 자켓에 소뿔단추나 검정 플라스틱 단추가 달린 것은 스포츠재킷이라 여겨진다.

3.2. 블레이저

파일:single-breast blazer.jpg 파일:double-breast blazer.jpg
싱글 블레이저 더블 블레이저
Blazer. 아래 스포츠재킷 같은 보강처리가 안된 모든 테일러드 재킷. 테일러드 재킷이라는 용어보단 블레이저라는 용어가 더 대중적으로 쓰인다.

블레이저라는 이름의 유래는 크게 2가지다. 더블 블레이저의 경우 원래 영국 해군의 감색 제복이었는데,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이 해군 함선 '블레이저함(Blazer)'를 열병(閱兵)했을 때 함장이 승무원의 복장을 차별화하기 위해 제복에 놋쇠로 만든 단추를 달게 했고, 그 모습을 본 여왕은 그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이후부터 다른 함대도 그 복장을 본뜨게 되었다. 그래서 '블레이저함'이라는 배의 이름에서 따와서 그 복장을 블레이저라고 불리게 됐다는 설이 있다. 현재도 더블 블레이저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해군 간부(장교/고급 부사관) 동계 정복으로 사용되고 있다.

파일:Scarlett-red-blazers-of-members-of-the-Lady-Margaret-Hall-Boat-Club-845x536.jpg
파일:Lady-Margaret-Boat-Club-2.jpg
싱글 블레이저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세인트 존스 칼리지의 보트클럽 '레이디 마가렛 보트 클럽(Lady Margaret Boat Club)' 회원들이 불타는 듯(blaze) 빛나는 빨간 상의를 유니폼으로 입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보트부 요원들은 이 놋쇠 단추가 달린 붉은 상의를 입고 있다가 경기 전 하늘로 높이 던져올리는 전통이 있었는데, 붉은 상의와 놋색 단추가 햇빛에 반짝이면서 바람에 펄럭이는 유니폼이 불타오르는 듯했고 이를 본 세인트 존스 칼리지 사람들이 이를 보고 경탄하여 'ablaze!'라고 소리친 데에서 유래하였다.[2]

블레이저는 과거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혀지기 시작해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등지에서 슬렉스 뿐만 아니라 면바지나 청바지등과 같이 입혀지며 캐주얼함에 시크함을 더한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많이 활용되지만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아직도 거의 정장에 준하는 격식이 있는 옷으로 인식이 되어 쉽게 입혀지지 않는다. 하의도 면 치노같은 캐주얼한 옷보다는 어두운 회색의 슬랙스나 치노보다 더 고급스러운 느낌의 카발리 트윌 바지등이 자주 매치가 되는 편이다. 영국 왕족이나 상류층 등이 블레이저를 착용한 사진들을 보면 많은 경우 행사, 특히 블레이저의 기원이 담겨있는 요트나 조정 등 물 관련, 혹은 폴로나 테니스 등의 상류층 스포츠 관련된 행사에서 많이 보인다. 영국에서는 주로 싱글 브레스트 블레이저는 사립학교 교복 내지 클럽이나 공식 조직등의 유니폼(보통 조직 앰블럼이 가슴에 달려있다) 으로 인식이 되며 일반적으로 블레이저라 함은 더블 브레스트를 일컫는 경우가 많다. 매우 보수적인 사람의 경우 해군 혹은 스포츠 클럽 등 공식 조직과의 연관이 없는 사람이 블레이저를 입는 걸 불쾌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래에는 거의 사라졌다. 미국에서는 네이비 블레이저와 치노가 전형적인 부유한 사립학교 교복 차림으로 인식되며 블레이저와 회색 슬렉스는 의외로 고급 빌딩 등지의 경비원 복장으로 많이 쓰인다고 카더라.

파일:금장블레이저.jpg

상술했듯 대학 스포츠팀 유니폼에서 유래한 옷이라서, 정말 보수적인 스타일은 가슴포켓 위치에 클럽이나 대학 엠블럼이 들어간다. 물론 일반인이 단순히 패션으로 자신과 상관없는 곳의 로고나 존재하지 않는 조직의 상징을 달 수는 있으나 그다지 권장되는 행위는 아니다. 브랜드 로고의 경우 특히나 존재감이 너무 도드라져 블레이저 특유의 우아함을 해친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중고교에서 채택한 양복 정장형 교복 원형도 블레이저이다. 아마도 80년대 후반 교복 자유화가 다시 폐지될 즈음 영국 혹은 미국 사립학교 교복을 많이 참조했으리라 추정되며 최근에는 일본도 한국식으로 과거의 가쿠란 대신 블레이저형의 교복을 도입하고 있다.

3.3. 스포츠 재킷

파일:attachment/스포츠자켓/image.jpg
스포츠 재킷의 스포츠는 승마 사냥을 뜻하며, 이러한 스포츠를 위해 보강한 재킷을 스포츠 재킷이라 부른다. 사냥용을 슈팅 자켓, 승마용을 해킹 자켓으로 부른다. 오늘날에는 사냥이나 승마를 즐기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그 명칭과 고유한 형태는 아직도 남아 있다. 원래 군인의 정복이었던 블레이저와는 달리 스포츠 재킷은 원래부터 캐주얼웨어에서 비롯한 것이라 더블 버튼이 존재하지 않고 활동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엄격한 양식을 어기고 몇 가지 보강을 한 것이 특징이다.

파일:attachment/스포츠자켓/image_2.jpg
위 사진은 슈팅 자켓. 라이플의 개머리판이 닿는 부분을 스웨이드로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수풀 속을 헤치고 다닐 때 팔꿈치가 손상되기 쉬우므로 팔꿈치에도 스웨이드 보강재를 대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이 사진의 모델은 왼손잡이인 듯, 어깨판이 왼쪽에 붙어 있다. 대개는 어깨판은 오른쪽에 붙으며, 양쪽 어깨 모두 붙는 경우도 있다.)
슈팅 자켓은 노퍽 자켓이라는 사격복에서 유래하여 초창기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군인 정복처럼 벨트가 달려 있었지만, 이후 복장을 편리하게 하는 과정에서 사라졌다. #

파일:attachment/스포츠자켓/image_3.jpg
위 사진은 해킹 자켓. 말을 탈 때 자켓 등부분 밑단이 안장에 닿아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등부분 밑단에 "벤트" 라는 틈새를 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해킹 자켓에도 팔꿈치와 목덜미처럼 닳기 쉬운 부위에 스웨이드 보강재를 대는 경우가 많다.

4. 재킷의 품질

색상, 재질, 무늬, 광택의 유무나 강도 등에 따라 스타일이 천차만별로 갈리는데, 대체로 계절, 장소 등에 따라 적절히 매치해주면 된다. 블레이저 원단으로는 보통 수트 원단으로 쓰이는 소모사지, 하이 트위스트지, 플란넬지로 재킷을 제작해 금단추만 달아 파는 경우도 있지만 홉색이나 트윌, 도스킨 원단으로 조직감을 드러내 조금 더 단품 재킷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정장 전문점에서도 많이 파는데 이런 것들은 아무리 싸도 수십만 원이다. 유명 브랜드 제품을 포기하고 대형 할인매장의 보급형 라인업을 사면 수십만 원을 절약할 수 있으나, 아무래도 품질에서 차이가 날 확률이 높다. 캔버스나 패드가 없이 재단만 된 제품만 사면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얻을 수 있으나, 드래스 자켓 특유의 실루엣은 나오지 않는다.

품질에 따라 가격대는 천차만별이다. 기성 브랜드의 경우도 SPA 브랜드의 경우 10만원대 전후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 매스티지 브랜드인 폴로 랄프 로렌, 타미힐피거 등의 경우 수십만원대 정도. 그리고 흔히들 명품으로 인식하는 크리스챤 디올이나 생 로랑 등은 최소 3백만원대 이상인데, 이태리나 영국 등 현지 전문 재단사의 맞춤으로 가면 이탈리아의 경우 200~400만 원 이상, 영국은 최소(엔트리급) 4~500만 원부터 시작해서 1,000만 원 이상은 각오해야한다. 그야말로 옷이 차 한대 값이다.

하지만 명품이란게 으레 그렇듯 가격 거품이 심한 편이고, 특히 의류 분야의 실용적 수준차는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초에 브랜드의 이름과 가격으로만 품질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며, 상술된 디올이나 생로랑같은 브랜드의 만듦새는 같은 가격대면 영국에서 훨씬 좋은 원단과 만듦새로 맞춤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일반인들은 수만원~수십만원대에서 사면 무난할듯하다.

기타 내용은 정장 항목도 참조해보자.

5. 정장과의 비교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항상 의견이 엇갈리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블레이저와 수트(정장) 자켓을 구분해야 하는가? 구분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것이다. 테일러드 칼라 자체가 정장 고유의 스타일인데, 그 테일러드 칼라만을 따와 만든 옷이 바로 테일러드 재킷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형태는 완전히 동일하지만, 옷을 입는 관점에서 차이가 생긴다.

솔직히 관심없는 일반인들은 구분할 생각도 잘 안하지만 조금 미묘한 느낌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블레이저는 폴로 코트와 비슷하게 생긴 '군용 방한 코트'가 정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활동성을 높이면서 야전상의처럼 짧아지고 얇아진 버전으로, 한마디로 모직 코트의 짧아지고 얇아진 버전에 가깝고, 정장 재킷은 신사들의 옷이었던 현대의 수트와 비슷한 재질인 프록 코트 모닝 코트가 단순화되는 과정에서 짧아지고 단추도 적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군용 방한 코트와 프록 코트는 비슷하게 수렴 진화한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엄연히 다른 조상에서 생겨난만큼 차이 역시 좀 있다.

일단 생김새부터 논하자면, 절대적인건 아니지만 첫째, 다수의 블레이저는 어깨 패드를 간략화하는 경우가 많다. 수트 자켓은 입었을 때 각이 서있는 어깨를 통해 남성성을 강조하는 목적의 패드가 들어가고 직선의 패턴을 가진 경우가 많은 반면, 블레이저는 몸에 달라붙는 어깨 라인과 바깥에 봉재 라인이 있는 아웃 포켓으로 편안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도 절대적인건 아니라, 나폴리식 마니카 카미치아 같은 자연스러운 어깨 라인을 가진 수트도 있고 반대로 블레이저도 패드가 들어가 있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둘째, 재질이 다소 두껍다. 같은 계절용일 때 블레이저와 스포츠코트는 수트 자켓보다 약간 두껍다. 여름용이면 별 차이 없지만.

드레스 코드적인 부분에서 보자면, 수트는 상하의가 항상 같이 노는 단벌 옷이고, 블레이저는 블레이저 자체로 단품 생산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Suit라는 명칭부터가 갖춰입은 모든 옷이 하나로 묶여있다는 뜻이다. 즉, 원칙적으로는 회색 수트의 자켓과 검정 수트의 바지는 같이 입을 수 없다. 수트는 같은 색감, 같은 재질, 같은 디자인, 같은 브랜드 혹은 같은 맞춤의 1벌로 매칭하는 것이 철칙이다. 물론 세미나 비즈니스 캐주얼에선 상하의가 따로 놀아도 잘 어울리면 그만이지만[3] 그건 포멀자켓과 포멀팬츠가 될 뿐, 수트는 아니다.

그러나 블레이저는 그렇지 않다. 흔히 청바지에 코디하기도 하고, 클래식한 복장을 선호하는 이들도 린넨 바지, 면바지 등에 쉽게 코디하는 아이템이 바로 블레이저다. 물론 블레이저에 셔츠, 넥타이를 겸하면 보다 포멀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차려입은 수트 혹은 수트 자켓의 정중함과는 차이가 있다. 즉, 캐주얼 + 포멀 2가지 코디가 모두 가능한 아이템으로서의 상의는 블레이저고, 함께 입는 것을 전제로 서로 맞춘 하의와 함께 '수트'를 구성하는 요소인 상의는 '수트 자켓'이라는 것이다.

물론 클래식을 즐긴다는 이들도 이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해서, 수트로써 만들어진 포멀 자켓을 블레이저처럼 다른 재질이나 색상의 바지에 코디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결국 입기 나름. 사실 검정 수트면 일반적인 검정 슬랙스만 걸쳐도 제법 어울리긴 한다. 결론적으로 같은 원단으로 맞춘 바지가 함께 있다면 그건 수트일 확률이 높고, 아니라면 블레이저일 확률이 높다. 또 하나 구분점으로는 블레이저에는 카디건이나 모직 조끼를 받쳐 입을 수는 있지만, 재킷과 같은 원단으로 만든(등판은 다른 재질인) 조끼가 없다. 콤비 정장에 재킷과 같은 재질의 조끼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드물다.[4]

6. 여담

군복이나 경찰복 정복의 상의는 블레이저와 비슷한 디자인을 가졌지만 가슴과 옷자락에 겉주머니가 달리는 등의 차이점 때문에 튜닉이라고 별도로 불린다. 단 해군 간부 정복 상의는 겉주머니가 없는 등 더블 블레이저와 같은 디자인이라 블레이저라고 불린다.

[1] 치노 혹은 카발리트윌로 추정된다. [2] 이 팀의 상징색이 붉은색이며, 이 블레이저는 Blazing Red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각종 스포츠클럽에서 컬러풀한 블레이저를 오늘날에도 채택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한다. [3] 많은 남성 연예인들이 실제 상하의가 다른 정장을 입고 폭풍간지를 뿜어낸다. 사실 정장을 입을 때는 어떤 메이커인지, 이태리산 원단인지 이런 걸 따지기 전에 우선 옷이 자신의 몸에 얼마나 잘 맞는 핏인지, 색감은 어울리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4] 1990년대 중반-말에 코모도나 옴므 같은 브랜드에서 아래위가 다른 콤비 정장에 상의와 같은 재질의 조끼가 든 조합으로 내놓은 적이 있긴 하다. 지금은 국내 시장에서 사라졌다. 1995년 당시 코모도의 세트(상의 재킷+조끼+드레스 셔츠+바지) 가격은 100만 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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