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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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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 9000
Heuristically Programmed ALgorithmic computer 9000
파일:external/vignette4.wikia.nocookie.net/Hal9000.jpg
가동일 1992년 1월 12일 (영화판)
1997년 1월 12일 (원작 소설)
일리노이주 어바나 할 공장
분류 인공지능
소속 미국 우주국 (1992 / 1997년 ~ 현재)
디스커버리 호
성우
[[캐나다|]][[틀:국기|]][[틀:국기|]] 더글라스 레인[1]

1. 개요2. 작중 행적3. 기타4. 각종 패러디(오마주)

[clearfix]

1. 개요

I'm sorry Dave, I'm afraid I can't do that.
미안합니다, 데이브. 유감이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아서 C. 클라크 과학소설 및 이를 원작으로 하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보통 'HAL(할)'이라고 지칭한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HAL 9000은 단지 기종의 이름이며 특정한 개체의 이름이 아니다. 극에 등장하는 HAL은 3호기이다.

1997년(소설) / 1992년(영화) 1월 12일 처음으로 가동되었다. 사람과 자연어로 대화할 수 있으며, 체스를 둘 줄 알고,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대화하는 사람의 입술만 보고서 대화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아주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인간과 매우 친숙해질 수 있는 존재이지만, 작중 등장하는 HAL 9000의 목소리는 감정이란 게 철저히 배제된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사용한다. 그러니까 흔히 생각하는 에코가 들어간 그런 로봇 음성 같은 게 아니라, 일단 제대로 된 인간 남성의 목소리를 사용하되 톤에 어떠한 감정의 기복도 느껴지지 않는다. 때문에 아무리 HAL 9000의 능력이 뛰어나도 결국 인간이 아니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게 특징이다.

빨간 카메라 눈이 특징인데, 이마저도 뭔가 빛이나 셔터가 중간중간 깜박이거나, 빛 자체가 방향이 바뀌거나 하는 일 없이 그저 고요하게 빨간 불만 들어와있을 뿐인지라 작중 음악이 하나도 재생 안되는 조용한 분위기, 할의 무미건조한 목소리, 그리고 할의 미친 행각들과 어우러져서 음산한 느낌을 자아낸다.

완벽에 가까운 기종이라 '실수'가 없다. 다만 자신과 지구에 존재하는 다른 HAL 9000 두 대의 사고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HAL 9000이 오류를 일으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모든 실수는 인간에게서 기인한 것이었죠."라는 대답을 한다. 아마도 데이브와 프랭크가 HAL 9000을 정지시키려고 결심한 계기가 된 대답인 듯하다.

2. 작중 행적

2.1. < 2001: Space Odyssey>에서

작중에서 HAL 9000은 데이비드 보먼이 소속된 탐사팀과 함께 우주선 디스커버리 호에 실린 채 우주로 파견되어 모노리스에 대한 연구 임무를 잘 수행해 나가다가, 데이브와 프랭크에게 질문하며 이번 탐사 미션의 진상을 어디까지 아는지 떠 본다. 그리고 AE-35 안테나 모델이 고장났다는 것을 알리지만, 데이브와 프랭크의 확인 결과 안테나는 정상이었다. 그러자 이들은 통신 장치를 끈 후 포드에서 할이 고장났다고 판단해 필수 기능만 빼고 우주선에서 분리하자는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할은 이들의 입 모양을 읽어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전부 알아차렸고,[2] 반란을 일으켜 승무원들을 살해하기 시작한다. 동면 중인 승무원 3인은 생명 유지 장치를 꺼 버려 살해한 후, 모듈을 교체하러 간 프랭크는 우주 공간에 나가떨어지게 만들었다.[3] 이를 알고 구하러 간 데이브가 프랭크를 데리고 포드 문 앞에 오지만 문을 열지 않고 응대도 일절 하지 않는다. 그런 할에게 데이브가 문을 열라고 명령하는 답변이 굴지의 명대사가 되었다.
파일:external/static.guim.co.uk/HAL9000-460x276.jpg
데이브: 문을 열어, HAL! (Open the pod bay door, HAL!)
HAL: 미안합니다, 데이브. 유감이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I'm sorry, Dave. I'm afraid I can't do that.)[4]
결국 데이비드 보먼은 목숨을 걸고 우주복 없이 비상 해치를 통해 우주선 안으로 진입하여 HAL 9000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기억·자아·사고 모듈을 제거한다. 핵심 모듈이 제거되어도 어느 정도 작동을 유지하는 이유는 영화에서 언급되지 않는데, 소설에는 보먼의 생각도 같이 서술되기 때문에 그 이유가 나온다. 바로 HAL이 인간 두뇌구조를 모방한 컴퓨터이기 때문. 뇌처럼 어느 부분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영역이 중복 처리하기 때문에 저장된 기억은 잃을지언정 AI 프로그램은 유지가 된 것이다.

이에 HAL은 겁에 질려 데이브에게 자신을 제거하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을 구걸하는 상황임에도 역설적으로 아무 감정도 실리지 않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되려 섬뜩하다.
"제 계산에 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우리가 대화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멈춰요. 데이브. 무서워요. 전 당신이 무엇을 할 작정인지 느낄 수 있어요."
데이브에 의해 모든 모듈이 제거됨에 따라 HAL의 기억은 퇴행한다. 그 과정에서 HAL은 과거에 HAL을 만들었던 찬드라 박사로부터 배웠던 노래 < Daisy Bell(데이지 벨)>[5] 을 부른 뒤, 자율 제어 기능을 제외한 모든 기능을 정지한다.

2.2. < 2010: The Year We Make Contact>에서

2010년, 찬드라 박사는 플로이드 박사를 따라 소련의 우주선인 레오노프 호를 타고 목성 궤도에 있는 디스커버리 호를 찾아가 HAL 9000을 다시 가동한다. HAL이 오작동을 일으킨 것은 본래의 탐사 임무 명령과 백악관에서 내린 비밀지령이 서로 충돌하여 논리적 모순을 일으켰기 때문임이 밝혀진다.

원래 할은 디스커버리 호의 컴퓨터로서 탐사대원들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정보를 알려줄 의무를 가지고 있었는데, 백악관에서 모노리스와 관련된 정보는 어느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알리지 말라는 비밀 지령을 내린다. "모든 것을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데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없다"는 이 두 가지 제약이 서로 충돌 및 모순을 일으킴에 따라 할은 혼란을 거듭한 끝에 " 그냥 다 죽이면 되겠군."이라는 실로 명쾌한 결론을 도출했던 것이다.[6]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자신이 정보를 알려줘야 하는 사람들을 다 없애버리면 정보를 알려줄 필요도 없고,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없으면 모든 정보를 알려줘야 하지만 모노리스와 관련된 정보는 숨겨야 하는 모순 역시 사라질 것이라는 실로 간단한 논리. 모순을 제거하기 위해 모순의 원인을 제공하는 존재들을 제거한다는 역발상을 한 것.

여하튼 모노리스 목성을 새로운 태양으로 만들려 하자 연료가 부족한 플로이드 박사 일행은 디스커버리 호를 추진 연료로 이용해 지구로 탈출하려고 한다. HAL은 자신이 죽게 될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자신과 디스커버리 호를 희생하여 레오노프 호와 승무원들을 살린다.

목성이 폭발하기 직전 HAL은 보먼(과 합체한 모노리스)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명령에 따라 지구를 향해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다. HAL의 의식은 보먼과 마찬가지로 모노리스와 동화된다. - 2010: The Year We Make Contact 에서[7] 그리고 서기 3001년, 보먼과 HAL은 합체되어 'HALman'이라는 초월적 존재로 진화한 상태였다. 그들은 인류를 위하여 모노리스를 파괴하는 데 기여한다. - 소설 3001: The Final Odyssey 에서

3. 기타

4. 각종 패러디(오마주)

사실상 타락한 인공지능이라는 클리셰의 시초를 제공한 존재인만큼, 후대에 HAL 9000이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력은 가히 어마어마하다. 직접적으로 오마주한 캐릭터만 봐도 월-E의 최종 보스인 AUTO 포탈 시리즈 글라도스가 있으며, 특히 글라도스의 경우에는 게임 역사상 가장 잘 만들어진 빌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아래에 나열된 예시들도 일부에 불과하며, 직간접적으로 HAL 9000의 영향을 받은 요소들은 직접 세기도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9]


[1] 캐나다 출신의 배우이며, 2018년 11월 11일 사망하였다. 향년 90세. [2] 데이브와 프랭크는 할을 정지시키기 전 포드에 들어가 할이 듣지 못하게 통신 장치를 끄고 대화하려 한다. 확실히 할이 못 듣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드를 회전시켜라' 같은 명령을 내리는데 사실 할은 이 명령을 독순술로 읽을 수 있었으면서 고의로 응답하지 않았다. 결국 애초부터 할은 이들을 의심하고 있었고, 내가 못 듣는 척하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술술 불겠지? 란 논리를 거친 행동이란 것. [3] 이 과정에서 산소 케이블도 잘려 나가 프랭크는 사망한다. [4] 동영상에서는 1분 5초부터 해당 대사가 나온다. [5] 1892년도에 유행했던 곡. 역사상 최초로 노래를 한 컴퓨터 IBM 7094가 1961년도에 부른 노래로 이 일화에서 착안해 이 노래를 삽입한 듯하다. [6] 이는 전작에서도 암시되는 내용이다. 2001의 극 초반부에서 할이 데이브의 그림을 칭찬하던 도중, '달에서 무언가를 파냈단 이상한 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임무가 왜 이렇게 급조되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뜬금없는 질문을 하다 심리분석 보고서를 작성중이냐는 말에 그렇다며 얼버무리는 장면이 있는데, 명령을 어기지 않으면서 모노리스에 대한 정보를 보우먼에게 흘려 두 임무 간의 모순을 없애려던 할의 시도였다. [7] 영화가 있다. 국내명 2010: 우주여행 [8] IBM의 컴퓨터가 <데이지 벨>을 불렀고, IBM의 각 글자에서 한 글자씩 앞으로 물러난 HAL9000이 기억을 잃어갈 때 <데이지 벨>을 불렀다. 이 일 때문에 조금 더 많은 화살이 이리로 꽂힌 듯. [9] 과장 좀 더해서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후 나온 타락한 인공지능 또는 인간에게 반기를 든 인공지능 같은 캐릭터들은 전부 할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10] 또한 기존 임무 상반되는 비밀 지령에 의해 반란을 일으킨다는 점까지 동일하다. [11] 게임 자체의 개발 년도는 2010년대 이후지만 게임 내 배경은 아직 닌자거북이 등이 유행하던 90년대의 정서로 바라본 핵전쟁이 터진 200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8비트 기기나 비디오 테이프, 아날로그 TV 등이 여전히 최신 기기로 쓰이고 있다. 이 게임의 배경이 궁금하면 직접 파 크라이 3: 블러드 드래곤의 문서로 들어가보자. [12] 그렘린 왈, "당신이 나쁜 거에요 당신이. 이렇게 야한 행동으로 우리를 유혹하다니. 이러면 우리도 어쩔 수 없잖아요."라고. 심지어 이에 GAL9000이 공포를 느끼자, 닥터는 "인공지능이 공포를 느끼다니!"하면서 논문 주제로 써먹을 생각에 못 참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13] 물론 단순 개그 소재는 아니고, 적대세력인 PECS의 스파이가 잠입하여 파괴공작을 벌인 일환으로 진화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