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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17 14:32:59

1995년 한국통신 파업 사태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전개3. 종교계의 반응4. 네티즌들의 반응5. 이후6. 출처7. 둘러보기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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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연행되는 도남희 한국통신 노조 교육홍보국장
1995년 5월 한국통신(현 KT)의 노조가 파업을 한 사건이다.

2. 전개

1994년 5월부터 한국통신 측은 공기업 임금 가이드라인(3%+성과금 20%)의 철폐를 주장하며 기본급 8만원과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거기에 통신시장 개방 반대, 대기업 위주의 통신산업 민영화 중지 등을 내걸어 단위사업장 차원에서 정부와의 갈등으로 발전했다. 결국 1995년에 들어 갈등이 깊어지자 4월 26일에 사측은 유덕상 노조위원장 등 간부 64명을 고소/ 고발하고 5월 16일에 이들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결정했다. 이에 이틀 후 노조는 정부/사측의 강경 방침에 맞서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그 와중인 1995년 5월 19일, 김영삼 대통령은 IPI 한국위원회 위원장과 21명의 이사진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한창 문제가 되던 한국통신 노조 사태와 관련해 "한국통신 노조가 불법행위를 계속하며 정보통신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국가전복의 저의가 있지 않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여 법에 따라 엄중 처리하겠다고 했다. 또 김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노사분규 차원이 아니라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태로 보고 있다"면서 "나는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지키고 국민생활을 보호해야 하는 헌법상의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어떤 경우든 법을 어기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통신이 '국가의 중추신경'이고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국민생활에 주는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나라의 행정, 경제, 산업 등 국가기능이 마비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중요한 문제이며 한국통신 노조 측이 임금이나 직급문제만이 아니라 개별 사업장 차원에서의 해결이 힘든 민영화 문제나 통신시장 개방 반대 등의 문제를 들고 나온 건 정부로선 분명 난처한 문제였다. 그러나, 본질은 명백한 노사분규 문제였음에도 국가전복 기도 운운한 김 대통령의 시각은 과거 군사정권 독재자들과 하등 다를게 없었던 셈이다.

한편 노조는 5월 19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대의원 대회에서 쟁의발생을 결의하는 대신 쟁의 여부를 위원장에게 위임하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와 사측은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사측은 노조간부 64명에 대한 중징계를 강행하는 한편, 경찰은 핵심간부 20여 명의 검거에 나서 일부를 구속했다. 그러자 노조간부들은 명동성당 조계사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조합원들은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그리고 노조 측은 자사 PC통신 하이텔에 개설한 '한국통신 노동조합 CUG'라는 회원전용 그룹을 통해 <명동성당 투쟁속보>를 띄워 파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렸다.

6월 6일 정부는 조계사와 명동성당에 사전 통보도 없이 전격적으로 경찰 병력을 투입해 간부들을 모두 연행/ 구속했다. 이것은 특히 명동성당에 공권력이 진입한 최초이자 최후의 사례가 되었다. 명동성당과 조계사 측에서는 당연히 이러한 정부의 절차에 항의, 일부 종교인들은 침묵시위를 진행하기도 했을 정도. 다만, 엄혹했던 진압 당시 분위기와 달리 이때 체포된 최후의 13인은 의외로 크게 처벌되지 않아서 징역을 산다던가 하는 사람은 없었고, 이후 KT에서 무사히(?) 정년까지 다닌 사례도 있었다. 당시 기사[1] 그리고 같은 날 하이텔도 한국통신 노조 CUG를 전기통신사업법 53조 및 시행령 16조에 따라 강제 폐쇄시켰다.

3. 종교계의 반응

명동성당 측은 "종교계가 중재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매우 유감스럽다. 현 정부는 2천년 동안 지켜온 교회법을 침해했다."면서 "군사독재 시절에 지탄받던 비도덕적 권력의 남용은 현 정부의 모습 역시 다를 바 없다. 앞으로 일어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정부 측에 있다."고 강력 비난하며 항의했다. 조계사 측도 "평화적인 중재를 통해 사태 악화를 방지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작금의 현실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밝힌 뒤 공권력 난입에 따른 책임 규명과 관련자 문책을 촉구했다.

박재동 화백은 시사만화로 풍자했는데 하필이면 불교를 토대로 그렸다. 주지승으로 나온 김영삼이 젊은 스님에게 파업도 안되고, 그저 정부 하라는 대로 하거라, 대들면 구속이다라고 하자 한국통신 노조라고 나온 젊은 스님이 "그럼. 굶어죽으라는 거군요." 라고 분통터지듯이 말하자 김영삼이 좋아라하며
"깨달았도다!"
라고 외치는데 박재동 화백은 마치 김영삼이 종교가 불교인양 이렇게 그렸냐고 항의전화를 했다고 회고했다.

4. 네티즌들의 반응

한국통신 노동조합 CUG 폐쇄로 통신인(지금의 네티즌) 또한 이 사건을 '6.6 학살'이라 부르며 분노했다. 이후 진행된 사이버공간 검열반대 운동은 PC통신 상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사업자에 의한 검열에 분노를 느낀 진보적인 통신인들과 오프라인 사회단체들간의 결합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이후 지속적인 인터넷검열반대운동, 즉 표현의 자유운동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때 노조 측은 CUG 폐쇄에 대해 법정 투쟁을 했지만 1996년 1심, 1997년 2심, 1998년 대법원 상고심 모두 패배하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 한국PC통신(하이텔)의 정보서비스 이용약관에 따라 이용자가 게재하거나 등록하는 서비스 내용물이 다른 사람을 중상모략하거나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될 때에는 통신회사가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노조가 통신에 올린 글이 대통령과 정부기관 및 회사 경영진을 일방적으로 비방하고 매도하는 내용이므로 이를 삭제한 행위는 정당하다"고 했다.

5. 이후

이 사건은 당시 오락가락하던 김영삼 정부의 개혁이 후퇴하는 분기점이 되었다. 집권 초기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던 문민정부의 인기는 온갖 대형 사건과 국정의 난맥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1995년 들어선 지지도가 20~30%로 줄어들었다. 1994년부터 이미 보수 기득권 세력의 저항도 거세지며 문민정부의 태생적 한계가 서서히 노출되고 있기도 했다. 국민과 함께, 야당의 파트너로 삼아 개혁을 하기보다 보수세력과 손을 잡고자 했다. 이러한 성향은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났다.

6. 출처

7.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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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론 이 사태 이후에도 명동성당 등 종교시설에서 최후 항전하는 사례가 몇 번 더 있었으나, "(파업노조 사례는) 민주화운동과 경우가 다르다"는 2009년 한국천주교의 입장 이후 종교시설 점거/항전은 빠르게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