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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 Tenth Iserlohn Offensive · 第10次イゼルローン攻防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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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
우주력 800년, 신제국력 2년 표준력 1월 12일 ~ 14일 | ||
장소 | ||
은하제국령 이제르론 회랑 알테나 성계 이제르론 요새 | ||
교전 당사자 | 은하제국 로엔그람 왕조 | 엘 파실 독립정부 |
지휘관 |
코르넬리우스 루츠 오토 뵐러† |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발터 폰 쇤코프 카스퍼 린츠 율리안 민츠,(후지사키 류 코믹스), |
병력 |
은하제국군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 함선 15,000척, 장병 불명 이제르론 요새 주둔군 장병 불명 이제르론 요새 |
엘 파실 혁명군 함선 1,500척, 장병 불명 |
피해 규모 |
이제르론 요새 함락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 1,500척 격침, 1,500척 손상 이제르론 요새 주둔군 장병 불명 |
피해규모불명 |
결과 | ||
엘 파실 혁명군의 승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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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라그나뢰크 작전의 에피소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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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이제르론 요새 공방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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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5장
- 은하영웅전설 OVA 70화
- 후지사키 류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193화 ~ 195화
- 시기 : 우주력 800년, 신제국력 2년 표준력 1월 12일 ~ 14일 0시 45분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엘 파실 독립정부에 합류한 양 웬리 함대가 우주력 800년, 신제국력 2년에 이제르론 요새를 재탈취한 전투
2. 배경
우주력 799년 5월, 바라트 화약이 체결되어 기나긴 제국-동맹 전쟁은 일단 끝났다. 그러나 고등판무관 헬무트 렌넨캄프 상급대장은 자신에게 두 번이나 패배를 안겨주고 전혀 군인처럼 보이지 않던 양 웬리 퇴역원수를 증오했고, 동맹정부까지 끌어들여 무리하게 제거하려고 했다가 도리어 구 양 함대 간부들이 반격하여 조안 레벨로와 렌넨캄프를 납치했다. 수치심을 견디지 못한 렌넨캄프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양 웬리 일당은 동맹정부와 교섭하여 레다 II호를 타고 하이네센을 탈출했다.같은 해 8월 13일 엘 파실 자치정부가 자유행성동맹 탈퇴와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다른 성계들은 엘 파실의 독립선언에 호응하지 않았고 고립된 엘 파실 독립정부는 양 웬리 원수의 내방을 바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맹정부는 즉시 엘 파실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비밀리에 양 웬리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 내부 의견을 정리한 은하제국 황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의 진상을 공표함과 동시에 동맹정부를 규탄했고, 바라트 화약을 파기하며 재원정을 선언했다. 이후 동맹은 혼란에 빠져 정부와 군부, 시민사회 할 것 없이 공황에 빠져 마비된다.
한편 양 웬리는 버려진 보급기지 다얀 칸에서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제독과 재회한 뒤 자신이 비밀리에 빼돌린 전력을 모아 '양 비정규함대'를 창설했다. 그러나 기존의 계획이 모두 어그러져버렸고, 답답한 군인 시절부터 꿈꾸던 연금 생활도 청산된데다가, 당장 목표도 없고 몸을 위탁할 장소 또한 마땅찮았다. 양 웬리는 특별한 방침을 세우지 못하고 우주를 떠돌며 전 우주의 동향을 면밀하게 관찰하고만 있었다. 더스티 아텐보로와 발터 폰 쇤코프를 위시한 참모진은 엘 파실 독립정부로 합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양 웬리 본인은 아직 자유행성동맹에 대한 일말의 '미련'이 남아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자유행성동맹 정부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세 아래에서도 어떠한 행동도 하지않은 채 침묵만을 지키고 있었고 보유자금이 바닥난 양 웬리는 결국 미련을 접고 12월 9일 엘 파실측에 전격 합류했다.
양 웬리가 엘 파실 독립정부에 합류하자 독립정부 주석 프란체스크 롬스키는 양 웬리의 방문을 환영했고, 엘 파실 언론들은 "양 웬리 귀환! 엘 파실의 기적 재현!"이라고 헤드라인을 써대며 대서특했다. '양 비정규함대'는 '엘 파실 독립정부 혁명예비군', 줄여서 엘 파실 혁명군으로 재편성되었고 군사위원장에서는 롬스키 의장, 사령관에는 양 웬리 원수, 참모장에는 메르카츠 제독, 후방근무부장에는 카젤느 중장이 임명되었다. 이후 지구로 떠나서 미처 합류하지 못했던 율리안 민츠, 올리비에 포플랭, 보리스 코네프와 불효자호 승무원들이 독립정부에 합류했다.
3. 전개
3.1. 공략 준비
본래 양 웬리는 대략 5년쯤은 평화가 유지되리라 보고 제국 내부에 협력자를 양성하고 함대를 빼돌리며 페잔 상인들을 반제국 투쟁에 포섭하는 등 언젠가 동맹, 더 나아가 민주주의 체제의 부활을 위한 장대한 계획을 구상해두고 있었다. 그러나 평화는 불과 2개월만에 끝나버렸고, 양 웬리는 기껏 만들어둔 계획을 폐기할 수 밖에 없었다.강대한 은하제국을 무력으로 타도하는 건 몽상과도 같은 일이었기에, 양 웬리는 페잔 자치령처럼 제국의 패권을 인정하는 대신 어느 행성의 내정자치권을 얻어내서 훗날 로엔그람 왕조가 몰락할 때까지 민주주의의 불씨를 지키려고 했다. 그러려면 반제국 투쟁을 위한 거점이 필요했고, 양 웬리는 다시 한 번 이제르론 요새에 주목했다. 엘 파실과 이제르론 요새 사이의 공역, 아텐보로가 이름붙인 '해방회랑'을 확보한다면 라인하르트를 상대하는 데 더 수월해질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제국을 몰아내고 경제활동의 자유를 되찾고 싶어하는 페잔인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반제국 세력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르론 요새 탈취는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양 웬리가 가진 전력은 고작 1,500척에 불과했고, 이제르론 요새를 지키고 있는 코르넬리우스 루츠 상급대장은 그 10배에 달하는 15,000여척을 거느리고 있었다. 하지만 양은 1년 전 이제르론 요새를 포기하면서 먼 미래를 대비한 놀라운 '방법'을 남겨놓았고 이 덕분에 제국군에게서 간단하게 요새를 탈환할 수 있는 비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양은 루츠 함대가 이제르론에서 출격할 시기와 조건을 완벽에 가깝게 계산하여 탈취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1]
그런데 여기에 제동을 건 것이 바로 엘 파실 독립정부였다. 양은 늘 그렇듯 재탈취 작전을 진두지휘할 생각이었지만 독립정부는 만약 양이 자리를 비웠다가 제국 또는 동맹이 엘 파실을 공격하거나 반혁명 무장봉기가 일어나면 어쩌냐고 반대의견을 표했다. 양은 메르카츠 제독이 남아 있을 거라고 대답했지만 독립정부는 그가 제국에서 망명한 객장이고 양 웬리 개인에 충성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양 웬리는 그에 대해 크게 분노했으나[2] 결국 독립정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양 웬리, 카젤느, 아텐보로, 블룸하르트, 프레데리카가 잔류하고 메르카츠, 린츠, 슈나이더, 포플랭, 바그다슈, 율리안이 출격하기로 했다.
전체적인 구상과 일선 지휘부의 인선까지 완료되었으나 전면전을 벌일 함대가 없는 상황에서 요새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요새에 직접 들이닥칠 부대를 구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백병전의 달인이자 이제르론 요새의 방어 지휘관을 역임한 발터 폰 쇤코프 중장이 지휘하는 최정예 로젠리터 연대가 있어 큰 고민은 필요하지 않았으나 자유행성동맹군 시절부터 보충병 충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추가로 지원자를 모집하였다. 율리안 민츠, 올리비에 포플랭, 루이 마솅고 등이 자원했고 쇤코프 소장의 딸인 카테로제 폰 크로이처도 육전부대에 지원했으나, 결정권을 가진 쇤코프가 적당한 이유를 대고 명단에서 삭제했다. 전투가 끝난 후 카테로제가 따지러 오자 '작전의 효율성을 위해서 백병전 경험이 없는 지원자는 처음부터 배제했다'라고 딱 잘라 말해서 할 말을 잃게 말했다. 하지만 이래놓고 '그리고 예쁘장한 아가씨가 살벌하게 무기 휘두르는 모습은 보기 그렇거든~'이라고 덧붙이는 바람에 카테로제는 '제 어머니를 유혹할 때와 똑같군요'라고 말하며 더 열받았다.
3.2. 탕아들의 귀가
메르카츠 제독이 지휘하는 엘 파실 혁명군의 요새 탈환작전이 개시된 우주력 800년 1월 1일, 요새 공략부대는 작전 개시에 앞서 회랑 한구석에서 샴페인을 들고 신년을 축하했다. 포플랭은 "이제르론 요새는 도망치지 않지만 새해 건배는 지금 아니면 못 하잖아!"라고 주장했고 쇤코프도 여기에 동의했다. 그리고 이 때 율리안은 포플랭으로부터 카테로제가 '불량 중년' 발터 폰 쇤코프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한편 제국군은 회랑 내에 가득찬 방해전파와 함께 새해를 맞았다. 제국군 사령관 루츠 상급 대장은 양 웬리의 공세가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알아차렸으며 다음 날인 2일, 제국군 총본영으로부터 첫 명령이 수신되었다.
『제국군 총본영으로부터 이제르론 요새 및 주둔함대 사령관 코르넬리우스 루츠 상급대장에게 명령을 전달한다. 즉시 이제르론 요새를 떠나 동맹 수도 하이네센의 후방을 확보하라.』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3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3
루츠 상급 대장은 이 명령에 따라 함대 출격 준비를 시작했으나 양 웬리의 공세가 코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서 혹 이 지령이 양 웬리의 계략으로부터 비롯된 거짓 명령이 아닌지 의심하였다.[3] 그런데 총본영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오고서 불과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최초 명령을 취소한다는 새로운 지령이 명령되었다.
『경의 임무는 이제르론 요새를 고수하는 것이다. 출격은 불허한다. 양 웬리는 기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요새 내에 동맹 및 페잔에 대한 동조자가 잠복해 경이 출격한 후 요새를 점거하고 회랑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다. 반복 명령한다. 요새를 고수하라. 출격을 불허한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3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3
다른 누구도 아닌 제국 최고의 적수 양 웬리와 맞선 상황에서 루츠 상급 대장은 서로 상반된 명령이 하달되자 혼란스러워했으며, 과연 어떤 명령이 양 웬리가 보낸 거짓 명령일지 고심하고 있는 와중에 3번째 명령이 하달되었다.[4]
『지난 명령에 관한 추가사항을 전달한다. 경의 부하 중 부정을 저질러 이를 통해 페잔과 손을 잡고 이제르론 요새를 내측에서부터 해하려는 자가 있다. 속히 조사를 실시하라.』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4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4
경계를 늦추지 않은 루츠 상급 대장으로써도 이런 명령은 딱히 위험할 여지도 없어 조사를 시행해본 결과 정말로 페잔의 상인들과 결탁하여 횡령을 저지르던 장병들이 발각되었다. 이에 루츠 상급 대장은 3번째 명령과 연결된 2번째 '출격 금지' 명령이 진짜 명령이라 판단하였다. 그제서야 안도한 루츠 상급대장은 함대의 출격태세를 해제하였다. 그때 4번째 명령이 도착하였다.
『루츠 제독은 어째서 출격하지 않는가. 요새에는 일부 수비병력만 남기고 모든 전력을 동원해 하이네센으로 향하라.』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4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4
4번째 통신은 1번째 통신처럼 함대 출격을 명령하고 있었으나 루츠는 이를 양 웬리의 잔꾀로 치부하고 무시했다.
그러나 진실은 4가지 명령 모두가 바그다슈 대령이 꾸며낸 거짓이었다. 요새 내 100만 명 장병 중에 비리를 저지르는 자가 없을 수 없는 노릇이었고, 바그다슈는 그것을 노린 것.[5] 루츠 상급 대장은 이 거짓 명령들에 빠져 며칠이 지나 1월 7일, 5번째로 내려온 제국 황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직접 내린 출격 명령을 무시했다. 루츠 상급 대장은 요새를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하며 반복되는 출격 명령에도 요새를 굳건하게 지켜나갔다.
한편 제국군 총기함 브륀힐트는 동맹령으로 진입해 하이네센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루츠 제독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분노한 라인하르트는 크리스털 잔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루츠가 짐의 명령을 경시하냐고 노성을 토했다. 수석부관 아르투르 폰 슈트라이트 중장이 루츠 제독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양 웬리의 책략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의견을 냈지만 라인하르트가 루츠가 움직이지 않으면 양 웬리에게 어떠한 이득이 있냐고 반론하자 그것은 알 수 없다고 침묵했다. 슈트라이트가 침묵하자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 백작영애가 대신 의견을 표명했다. 루츠가 이제르론 요새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양 웬리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므로, 그대로 놓아두더라도 상관없다고 진언했다. 결국 라인하르트는 루츠의 명령 무시에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힐다의 주장에 일리가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루츠가 한창 이제르론 요새를 고수할 무렵, 다시 라인하르트의 명의로 명령이 하달되었다.
『짐의 명령을 무시하고 출격하지 않겠다면 짐에게도 생각이 있다. 경의 마음대로 행동하라. 단, 동맹군을 모조리 격멸한 후에는 반드시 경의 죄상을 물으리라.』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6~167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66~167
고압적인 명령에 루츠 상급 대장은 자신이 판단을 잘못하고 있었던 게 아닌지 혼란이 더욱 커졌으나 이것조차 양 웬리의 계략의 일부가 아닌지 판단을 내리지 못해 더욱 혼란스러워했다. 그러나 결국 양 웬리의 목적은 '이제르론을 점령하는 것'이니 그에 가장 방해가 될 자신의 함대를 끌어내려한다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하여 양 웬리의 계략을 역으로 이용하여 함대가 이제르론을 떠난 것처럼 위장하다 양 함대가 이제르론으로 접근하면 함대를 즉시 반전함과 동시에 이제르론과 협공하여 격멸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워 준비에 착수하였다. 참모장 오토 뵐러 중장은 양 웬리의 의중이 그러하다면 차라리 요새에서 움직이지 않는 게 최선이 아니냐 건의했으나 일단 작전은 완벽하였기에 더 이상의 반대는 하지 않았다.[6]
3.3. 홍차와 러시안 티
1월 12일, 1만 5천척이 넘는 루츠 함대가 이제르론 요새를 발진했다. 당당하게 우주공간을 가로지르는 루츠 함대의 모습은 혁명군에게 포착되었고 바그다슈 대령은 13일 요새 공략부대에 제국군이 이제르론 요새를 출발했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혁명군 장병들은 '양 웬리의 기적'이 재현되려 한다며 환호했고 승리를 미리 축하하는 의미로 위스키를 돌려마셨는데, 평소 근엄함을 유지하던 메르카츠조차 위스키병을 들어 입에 대는 것으로 호응했다. 분위기가 가라안자 메르카츠는 간단한 개전 연설을 한 뒤 쇤코프에게 전선지휘를 맡겼다.혁명군은 메르카츠의 명령대로 즉시 작전을 실행했다. 양 함대는 요새에 육박했고 80만 km 바깥에서 이 모습을 보던 루츠는 양 함대를 "떠돌이 도적떼"라고 지칭하며 양 웬리를 함정에 빠뜨려 무릎꿇릴 생각에 속으로 기뻐했다. 그러나 이제르론 요새는 적군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토르 하머를 발포하지 않았다.
함대를 지휘하는 루츠 상급대장 대신 요새 사령부를 지키던 뵐러 중장은 적군의 접근을 기다리며 토르 하머를 발포하고자 했다. 그러나...
『
건강과 미용을 위해 식후 한 잔의 홍차』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72
위와 같은 내용의 뜻을 알 수 없는 통신이 요새로 수신되었고,
이제르론 요새 전체가 기능을 멈췄다. 양 웬리의 숨겨진 함정이 발동된 것이다. 생각치도 못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뵐러 중장은 당황해 했고 멀리 나가있던 루츠조차도 왜 토르 하머를 쏘지 않는 거냐며 같이 당황했다. 오토 뵐러는 수동으로 변환하여 토르 하머를 발사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토르 하머뿐만 아니라 항만의 출입구와 방어병기 또한 먹통이 되었기 때문에 제국군은 즉시 백병전을 준비했다.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72
요새가 먹통이 되고 적병의 침입을 허용했다고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제국군의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함대 전체가 출격했어도 요새 내부에는 침입한 적병보다 많은 수비병이 남아 있었고 다섯 시간만 버티면 급속 후퇴한 루츠 함대가 요새에 복귀하기 때문에 그때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제플 입자가 살포되어 화기가 봉쇄되었고 항만시설에 돌입한 양 함대는 바로 제국군과 거센 백병전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악명 높은 로젠리터가 출동하여 제국군을 도륙하자 몇몇 제국군 병사들이 악명에 압도당해 조금씩 물러났고, 그만큼 양 함대가 전진했다.
23시 20분, 올리비에 포플랭, 율리안 민츠, 루이 마솅고가 지휘하는 혁명군 1개 분대가 AS28 블록으로 돌입하여 제4예비관제실을 점거했다. 제국군은 그깟 관제실 하나쯤 내줘도 중앙사령부를 지키고 있으니 딱히 문제가 아니라 판단했으나 이것이 승패를 결정지을 최악의 패착이 되리란 것을 깨닫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관제실로 진입한 율리안 민츠 중위는 작전대로 하나의 문장을 컴퓨터에 입력했다.
『러시안 티를 한 잔. 잼도 마멀레이드도 아니고 벌꿀을 넣어서』'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77
[7]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김완, 이타카(2011), p.177
3.4. 제국군 멘붕 및 항복
재차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요새 컴퓨터에 입력되자 요새 기능이 회복되었으나 모든 제어권이 점령된 제4예비관제실로 넘어가는 당혹스러운 사태가 벌어졌다.23시 25분, 루츠는 이제르론 요새 한구석에서 갑자기 하얀 빛이 맺히자 토르 하머를 가동하고 있다고 판단, 즉시 전 함대에 토르 하머의 사거리 밖으로 이탈하라고 지시했다. 곧바로 토르 하머가 루츠 함대를 향해 발사되었고 최대한 함렬을 확산했음에도 단 5초만에 약 1,500척의 함선이 그 자리에서 소멸되었고 약 1,500척의 함선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8] 네 시간에 걸친 백병전에 지친 채 오직 주둔함대의 귀환만을 기다리던 요새의 제국군은 전의를 대거 상실하여, 이때를 기점으로 승패가 갈렸다. 요새 내부의 제국군은 더 이상 항전할 의지를 잃어 혁명군이 전진할 때마다 물러날 뿐이었고, 혁명군은 피를 흘리지 않고 요새 각 층을 점거했다.
결국 자정을 넘겨 다음날인 14일 0시 45분, 요새 방어를 지휘하던 뵐러 중장은 더 이상의 전투를 포기한다. 엘 파실 혁명군 측에 통신을 통해 항복 의사를 전달하고, 제국군 장병들의 안전한 퇴거를 보장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최후까지 저항하다 요새와 자폭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겠다는 위협을 섞어 협상을 제안한 것이다. 공격부대를 지휘하던 율리안 민츠는 원하던 목표를 이루었으니 즉시 조건을 수락하려 했지만, 약간의 시간을 두고 답변해야 한다는 바그다슈의 의견에 따라[9] 15분 뒤 수락 의사를 제국군측에 통보하기로 한다. 그러나 전투 중 중상에 빠진 부상병들이 적절한 처지를 받지 못해서 사망한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더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한 율리안 민츠는 예정보다 8분 빨리 뵐러 중장에게 모든 조건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격렬한 전투가 마침내 종지부를 맞이하였다.
엘 파실 혁명군의 수십 배에 달하는 제국군은 자신들의 패배를 믿지 못하는 상태에서 요새에서 차례로 퇴거하였다. 불가능한 상황을 뒤집고 승리를 거두어낸 양 웬리의 책략을 두고 백전노장 메르카츠는 이 광경을 보고 신산귀모(神算鬼謀, 신출귀몰한 책략)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뵐러 중장은 혁명군에 항복하고 자신의 집무실에서 블래스터로 머리를 쏴 목숨을 끊었다.[10] 0시 59분, 요새 사령부에 진입한 엘 파실 혁명군은 자살한 뷜러의 시신을 발견하였는데 뷜러는 자신의 피로 주변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지 백색 시트를 깔아두고 목숨을 끊었다.
생각치도 못한 패배를 당한 루츠는 기함 스크린에서 이제르론을 바라보며 분노와 안타까움, 원통함을 감추지 못했고 말없이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부관인 구텐존 소령이 이제 좀 쉬시라고 간청했지만 그 말은 들리지도 않은 듯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11]
4. 이후 이야기
루츠는 요새에서 퇴각한 이후 바로 슈타인메츠 제독의 함대가 있는 간다르바 성계로 갔다. 아직 1만 척에 이르는 전력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얼마든지 엘 파실 성계를 공격할 수 있었지만, 굳이 보복해서 무인의 명예에 상처를 입힐 수 없고, 양 웬리가 직접 이 작전을 진두지휘했다고 생각한 만큼 양이 없는 엘 파실은 칠 가치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큰 손실 없이 이제르론 요새를 장악했다는 소식에 엘 파실 전역이 환호했고, 중앙경기장에서는 10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승전을 기뻐했다. 독립정부 요인들은 시민들에게 혁명정부의 첫 승리라며 낭보를 전했지만 양은 승전기념집회에 출석한 이후 숙소에 틀어박혀 사람들을 피했는데, 이 태도는 후세에 비판을 받았다. 양 웬리는 1월 22일 이제르론 요새로 거처를 옮겼으며 독립정부는 엘 파실과 이제르론 요새를 잇는 '해방회랑'을 장악했다. 그렇게 승리에 도취한 엘 파실 혁명군이었으나 얼마 뒤 마르 아데타에서 동맹군이 대패하고 뷰코크 원수와 지엔 대장이 전사했다는 보고가 도착함으로써 큰 충격에 빠졌다.[12]
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과 거의 동시에 벌어진 마르 아데타 성역 회전을 통해 이 일련의 전투는 라인하르트와 양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았다.
라인하르트는 알렉산드르 뷰코크 원수가 시간을 끄는 동안 양 웬리가 이제르론을 빼앗은 것이라면 자신을 포함한 은하제국 전체가 양 웬리 단 한 사람에게 놀아났다고 판단하여 크게 분노했으나, 얼마 안 가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을 통해 '양 웬리의 인품을 생각해보고, 두 전투의 전후 상황을 따져보았을 때' 일련의 사태는 어디까지나 우연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다. [13]
양은 뷰코크 원수의 전사 소식을 듣고서 이럴 줄 알았으면 뷰코크 원수를 강제로라도 모시고 왔어야 했다며 자신에게 화를 냈다. [14] 실제 양이 뷰코크 원수의 요격계획을 알았더라면, 전혀 다른 작전을 세우거나 아예 공동작전을 펼쳐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가능성이 있긴 했다. 어쨌든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옆에서 필사적으로 다독여 주었고, 양도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러나 양의 성격상 상처가 치유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장병들과 귀중한 군함들을 잃고 이제르론 요새마저 강탈당한 루츠 상급대장은 명령을 그냥 무시한 게 아니라 거짓 명령에 속았다는 점이 인정되어 항명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정상적인 지휘명령을 받았는데 무시했다면 당연히 해당 지휘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지휘명령 계통 자체가 적에게 간섭받은 것으로 인한 피해는 그 계통 전체를 통솔하는 상급자인 라인하르트가 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투에서 패한 죄는 남았지만 이것도 상대가 양 웬리여서 책임을 물을 수가 없었다. 은하제국 황제 라인하르트를 포함한 제국군의 주요 지휘관들이 죄다 양 웬리에게 패한 기록이 있는데 이제 와서 양 웬리에게 패한 것에 대해 죄를 물으려면 군 전체를 징계해야 할 판이기 때문이었다.
이후 루츠는 페잔 방위사령관에 취임했는데 본인은 사실상 처벌을 받은 것이라며 자책한다. 페잔 방위사령관 자체는 중책이 맞고 직급도 비슷하니 형식상으로는 수평적인 보직 변경일 뿐이지만, 회랑 전투를 앞둔 상태에서 후방의 보직으로 빠지는 것이 군인으로서 썩 기분좋을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친구인 바렌은 이런 루츠를 위로할 겸 자신의 송별 연회를 거창하게 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 연회장에서 페잔 폭탄테러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5. 후지사키 류 코믹스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으로 양 일당은 하이네센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은하제국은 렌넨캄프의 죽음을 명분으로 삼아 바라트 화약을 파기하고 무력 징벌을 선언했으며, 양 웬리는 차선책으로 독립을 선포한 엘 파실 성계로 망명하여 그곳을 기반으로 이제르론 요새를 탈취하여 제국에 대항한다는 대전략을 수립하였다. 롬스키 의사와 엘 파실의 시민들은 양 웬리의 내방을 환영하였다.합류 직후 정부와 군부의 고관들이 모여 열린 회의에서 롬스키 의사는 새로운 정부의 명칭으로 '자유행성동맹 정통정부'를 밀었지만 양 웬리의 반대로 기각되었다. 그리고 양 웬리는 이제르론 탈취 작전을 설명하여 독립정부의 호응을 얻었다. 작전 실행자로 양 웬리는 뒤에 남아 후진을 육성한다는 이유로 자신 대신 메르카츠를 추천했는데, 메르카츠는 율리안을 사령관으로 추천했다. 양 웬리는 율리안은 너무 어리다고 반대했지만 메르카츠는 라인하르트 또한 율리안과 같은 나이에 군을 지휘했고, 자신은 라인하르트를 보면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후진 육성을 위해서는 노인이 아니라 젊은이를 밀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롬스키도 양 웬리는 본성에 남고, '리틀 양'이 함대를 이끄는 건 이상적인 인선이라고 찬성의사를 표했다. 그리고 율리안도 이 인선에 응하면서 작전 책임자는 율리안으로 결정된다.
한편 이제르론을 지키고 있던 루츠는 하이네센을 공략하라는 카이저의 명을 받았지만 엘 파실에 양 웬리가 도착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양 웬리의 책략으로 의심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를 포기하면서 무언가 함정을 설치했을 거라는 의구심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참모 다슈부르크는 동맹군이 남긴 물자 중에 수상쩍은 건 없었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루츠가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자 다슈부르크가 함대가 요새에 출격하여 유사시를 대비해 잠시 대기한 뒤,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출발하고 아니면 돌아오면 된다는 제안을 했다.
그런데 출격한 루츠는 1월 3일 이제르론을 떠나지 말라는 새로운 명령을 받았다. 루츠는 상반되는 두 지령 중 하나가 가짜라고 생각하여 양 웬리가 이제르론 탈취를 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엘 파실 혁명군이 회랑에 살포한 방해 전파 발생 장치로 인해 수신을 가능하지만 송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다음 날에는 출격을 독촉하는 명령이, 이틀 뒤에는 요새를 사수하라는 명령이, 다음 날에는 출격을 독촉하는 명령이 계속 수신되었다. 하지만 루츠는 양 웬리의 함정이라고 판단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명령은 라인하르트가 보낸 진짜 명령이었고, 움직이지 않는 루츠에 라인하르트는 격분하고 말았다. 힐다는 루츠를 변호했지만, 라인하르트는 루츠가 출격하여 양 웬리의 시야를 벗어난다면 그를 조종해야 할 양 웬리도 움직일 수 없을 테니 루츠의 출격은 이제르론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고 재반박했다. 힐다는 사죄하며 다시 한 번 출격 요청을 보냈지만 율리안은 방해 전파 발생 장치를 더 뿌려서 완전히 통신을 차단하였다.
1월 10일, 혁명군이 꾸민 가짜 명령이 도달했다. 그 내용은 출격하지 않는다면 동맹군을 섬멸한 뒤 루츠의 죄를 묻겠다는 협박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쯤되자 루츠의 부하들도 벌벌 떨기 시작하고, 루츠는 어떻게든 적의 생각을 알기 위해 출격을 명령한다. 함대가 요새를 떠난다면 양 웬리가 요새를 탈취하려고 할 테니 그때 반전하여 토르 하머와 함께 섬멸한다는 작전이었다. 요새에서는 뵐러 중장이 남고, 루츠는 1월 13일을 기해 출격하였다. 이를 확인한 혁명군도 이제르론으로 돌진했고, 뵐러는 토르 하머 사거리에 들어오자 즉시 포격하려고 했지만 율리안이 방해전파를 끄고 송신한 "건강과 미용을 위해 식후 한 잔의 홍차를..." 한 문장이 요새에 수신되자 요새의 시스템이 멈추고 말았다.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요새에 설취한 탈취 프로그램이 작동한 것이다. 밖에서 이 사태를 목격한 루츠는 전 함대에 최대속도로 요새로 귀환하라고 명령했다.
요새에 침입한 혁명군은 로젠리터가 미끼를 맡아 제국군의 주의를 끌고, 율리안, 마솅고, 포플랭은 사복 차림으로 거주구에 잠입하여 Z-444번 방으로 들어간다. 이 방은 이제르론에 잠입 중이던 바그다슈가 쓰던 방이었는데, 율리안은 이 방에 있던 노트북에 "러시안 티를 한 잔! 잼도 마멀레이드도 아니고 벌꿀을 넣어서!"라는 문장을 입력하여 요새의 관리자 권한을 손에 넣었다. 사령탑에 있는 다슈부르크는 사실 양 웬리가 이제르론을 떠날 때 유일하게 잔류하고 있던 바그다슈였고, 사령탑에서 지휘하던 뵐러는 바그다슈에게 붙잡히고 만다. 그리고 루츠 함대는 토르 하머에 저격당해 큰 피해를 입는다. 율리안은 요새의 스크린을 가동하여 농성하던 제국군에게 이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그렇게 제국군은 전의가 꺾여 패배하고 만다. 오토 뵐러는 옥쇄를 무기로 협상하여 패잔병들의 안전한 퇴거를 얻어냈고, 바그다슈가 떠나자 자살하였다. 루츠는 이제르론을 떠나고 엘 파실 독립정부는 이제르론 회랑을 장악한다.
[1]
이 시기는 제국군의 침공에 동맹이 조직적인 저항을 벌이지 못한다는 전제로 계산된 것이라 양이 뷰코크가 잔존함대를 통솔하여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는 것을 알았다면 달라졌을 것이다. 많은 역사가들은 이에 대해 만일 알았더라면 양은 생애 처음으로 승산 없는 전투에 몸을 던졌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몇몇 역사가는 그 정보를 몰라서 이제르론 요새 탈취에 전념할 수 있었던 양은 행복한 예술가라고 비방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
[2]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만류하지 않았으면 회의실을 박차고 나왔을 거라고 한다.
[3]
OVA에서는 이 지령이 암호로 이뤄져 있었냐고 물었다가 그만두었다. 아무래도 암호로 왔다면 진실이라 생각하고 암호가 아니라면 거짓이라 생각하려다가 그만두었는 것일듯. 거기다 지령 자체도 암호로 왔다.
[4]
OVA에서는 추신으로 딸려 나왔다.
[5]
바그다슈는 원래 인간이란 게 상반되는 두 가지 명령이 떨어지면 그중에 하나는 진실이라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그대로 루츠는 둘 중에 하나는 진실이라 생각한 것.
[6]
이 때의 루츠의 심리를 돌이켜보면 양 웬리가 처음 이제르론 요새를 탈취했을 때도 이 수법을 썼다며 아무리 지장이라도 같은 수법을 쓰다니 지략의 샘이 마른 거 아니냐고 평가했는데 도리어 자기 자신이 양 웬리에게 놀아나고 있는 채로 그 말을 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메크링거의 회상대로 '상대를 자신이 준비한 무대에 올려놓고 원하는 대로 춤추게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에 그대로 놀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7]
을지판에서는 "러시안 차 한 잔, 잼도. 마말레이드는 싫다. 꿀물도 끓여주도록"이란 괴이한
오역이 탄생했다.
[8]
통상적인 피해에 비해서 더 많은 피해가 나왔는데 아마도 이제르론 요새에 가까이 다가가 있다가 당한 것이기에 더 피해가 크지 않았나 싶다.
[9]
당시 엘 파실 혁명군은 불과 1,500척의 빈약한 전력만을 보유하고 있었다.
바그다슈 대령의 계략으로 제국군은 엘 파실군의 병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상대의 전력을 과대평가한 끝에 항복해버렸던 것. 그런데 제국군의 항복조건을 시간차도 없이 바로 수락해버린다면 엘 파실측에 여유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버릴 수도 있었다.
[10]
바그다슈는 율리안이 너무 무르게 대응했다며 그를 다소 나무랐었지만, 책임을 지고 자살한 뷜러 중장의 시신에는 숙연한 반응을 보였다.
[11]
아이러니하게도 제9차 이제르론 공방전 당시 양 웬리가 함정을 준비해놨을지도 모른다고 로이엔탈에게 진언한게 바로 루츠였다. 그 루츠의 의견을 받아들여 로이엔탈은 이제르론을 날려버릴수 있는 폭탄을 찾아냈지만 그것은 양 웬리가 진짜 함정을 숨기기 위해 만든 가짜 함정이었다. 로이엔탈은 그 폭탄을 발견한 후에도 양 웬리가 진짜 마련한 함정은 이것이었는지 의아해했지만 곧 신경을 꺼버리고 라그나뢰크 작전에 관심을 집중했다.
[12]
마르 아데타 성역 회전은 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이 끝나고 2일 뒤에 벌어졌다.
[13]
사실 그렇다. 명장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것 자체가 한 사람이 아쉬운 양 웬리 측에서도 하지는 않을만한 일이다.
[14]
보고를 듣기 직전 프레데리카가 새로 타 준 뜨거운 홍차가 든 종이컵을 쥐고 있었는데, 그 종이컵을 쥔 채로 주먹을 꽉 쥐어(!) 화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