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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8 03:06:42

우주 식량

우주식에서 넘어옴
1. 개요2. 특성3. 식사법4. 종류5. 우주식량을 먹고 싶다면?6. 역사
6.1. 초기6.2. 1970년대6.3. 현대
7. 서브컬처에서

1. 개요

. 우주에서 먹는 식량의 총칭이다. 사람이 매우 특이한 환경 내에서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식품이므로 일반식과는 다른점이 많다. 극한의 보존성과 휴대성을 강요받는 점에서 전투식량과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전투 식량은 '전장'이라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군인에게 필요한 열량을 충분히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특성이 있는 반면, 우주 식량은 '무중력' 내지 '저중력' 같은 중력의 특이성 속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점 정도. 따라서 전투 식량에 비하면 구성면에 있어서는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고, 전투식량과는 달리 천천히 먹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

2. 특성


우주에서 오래 행동하면 근육에선 질소가, 에선 칼슘이 빠지기 때문에 뼈와 근육이 약해지고 몸이 붓게 되므로 칼슘과 칼륨이 포함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기 위해 고영양의 음식인 경우가 많다. 특히, 칼슘 섭취가 매우 중요한데 이는 우주 멀미나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적응이 어느 정도 될 수 있는 다른 우주에서의 질환과는 달리 칼슘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만큼은 우주에 머물러있는한 끊임없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상에서 먹던 음식이 상당히 변형되는 경우도 많다. 일본, 한국에서 만든 '우주식 라면'은 대부분 '이게 쫄면이지 라면이냐?'는 반응이였고 우주식 피자는 말이 피자지 토르티야나 크래커 위에 피자맛 나는 토핑을 올려놓은 수준이었으며[6], 우주식 아이스크림[7]은 그냥 아이스크림 식감에 상온에서 안녹는 크림이였다.

3. 식사법

음식을 씹어서 목으로 넘기는 과정은 혀와 턱, 얼굴 근육을 사용해 밀어넣으면 되며, 일단 목구멍으로 넘어가면 자동적으로 식도에서 위장 방향으로 향해 근육의 연동운동(아코디언 형태로 주름잡힌 고무호스를 늘였다 줄였다 하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해서 넘어가므로 이후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뱃속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유문 등 내장 근육이 음식을 가둬두고 역방향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는데다 소화액의 힘으로 인해 저절로 소화된다. 지구에서 거꾸로 매달려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음식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것은 무중력보다 힘들지만, 일단 삼키면 불편하기는 해도 위장까지 넘어가 소화가 잘 될 정도이니 이런 건 큰 문제가 아니다.

매우 중요한 철칙이 있는데, 천천히 먹어야 한다. 서둘러 먹다가 음식이 튀어서 사방으로 흩어지면 청소하기 힘들다. 우주같은 무중력 환경에서 급히 먹다가 사레가 들러버리기라도 하면 기침으로 튀어나온 찌꺼기들이 둥둥 떠다니면서 우주선 안에 제 2의 은하수를 만들어버린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우주선 식당에는 떠다니는 찌꺼기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장비들이 있지만 그래도 혹시 자극적인 음식 입자가 남아 떠돌다 호흡기에 들어가면 상당히 고통스럽고 라면 국물이 기도로 들어갔다고 생각해보자, 만에 하나 미세한 찌꺼기들이 정밀기기나 중요한 곳에 들어가면 그 피해가 막심하다.

4. 종류

전투식량처럼 우주 식량 역시 나라별 조종사들의 입맛이 다른 만큼 메뉴 역시 나라별로 다르다. 대부분 자국의 고유 음식을 기반에 두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최근 김치 라면을 우주식으로 개발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불고기 비빔밥, 미역국 등을 우주식으로 개발, 지금까지 총 14종의 한국 요리가 우주식으로 등록되어 있는 상태이다. 재미있는 것은 불고기와 비빔밥 등 여섯 종류의 우주식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한국이 아닌 러시아 측의 제안 때문이라는 것.[8] 이들 우주식은 2010년 3월, 러시아 우주비행사 여섯 명이 120일 동안 우주 공간에서 한국의 우주식을 먹을 때 생기는 영양생리학적 변화를 측정하는데 쓰였다고 한다.

중국의 경우 선저우 계획을 하면서 우주식 중에 특식으로 개고기 우주 비행사에게 지급했다고 한다.

일본 타코야키와 팥밥(赤飯), 미소된장국, 니쿠자가, 양갱 등을 우주 식량으로 선정하여 개발했었다.

그리고 대기권에서 먹으려고 만들어진 빵 통조림 같은 통조림류도 우주식으로 쓰인다. 사실 통조림 자체가 우주 식량에 적합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장기간 풍미 유지 가능, 일정한 모양새로 가공되어 대량 축적 가능, 내구도가 튼튼함 등을 갖추고 있어서. 같은 맥락으로 전투식량으로도 쓰인다. 특히 러시아 쪽에서는 전투식량으로 통조림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지, 우주 식량으로도 통조림을 애용한다고 한다.

요즘은 기술이 많이 발달하여 수프, 아이스크림류의 음식도 무리없이 우주 식량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비교적 대기권과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듯 하다. 실제 우주에서는 국제 우주 정거장이나 우주왕복선에서 도시락 처럼 한 끼 식사를 식판째로 동결건조해서 조리기에 넣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우주 식량 모든 것
우주식량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과정 우주식량 먹는 법
이제 많은 우주식들이 지구에서 먹는 것과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지고 있으므로 유인 우주탐사 초창기처럼 형체도 없이 갈은 상태로 튜브에 담겨지는 우주식은 보기 힘들다. 딱딱한 재료들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단점도 기존의 한 데 갈아 튜브에 넣는 방식과는 다르게 본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되 소스나 재료의 점성을 강화시켜서 서로 붙어있게 하는 식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기권 음식과 우주식의 차이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

제대로 된 빵 종류는 부피 문제로 못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미국 출신 우주인들이 먹고 싶어하는 피자도 못 먹는다고 한다. 우주식으로 개발된 피자가 있긴한데 아무리 봐도 토마토 페이스트와 건조 치즈 올린 크래커로밖에 안 보인다. 실제로 찢어지는 게 아니라 부러진다. 그나마 토마토와 치즈향 크래커 수준이었던 것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이다.
그리고 2001년에 피자헛 피자를 우주 정거장으로 보낸 적도 있긴 있다. 이건 피자헛에서 스폰서 해줬기에 가능했던 일이며 원본으로 보낸 것도 아니라 여러 가공을 한 마개조 결과물에 가까웠다. 현재는 토르티야가 우주식 빵으로 주로 쓰인다.

그리고 가루가 흩날리면 안돼서 간을 맞추기 위해서 소금을 뿌리는게 아니라 진한 소금물을 쓰며, 후추가루를 쓰는게 아니라 후추가루를 걸죽한 식용유에 섞은 페이스트 형태로 만든 것을 쓴다. 물론 케첩, 마요네즈, 머스터드처럼 원래부터 점도가 높은 양념류는 특수한 용기에 넣어서 그냥 쓴다고 한다.

우주식으로 각광받은 것이 바로 토르티야다. 일단 부피가 작고, 싸먹는다는 점에서 가루가 휘날릴 걱정이 다른 방법보다 적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우주인 프로그램에서는 식량으로 토르티야를 엄청 보낸다.

우주 식량중에는 당연히 도 있다. 우주 영화에서 흔하게 나오는 클리셰로, 짬 많은 러시아 우주인이 몰래 밀반입한 보드카를 미국인 우주인이 사건을 해결하고 마시는 장면이 종종 나오지만 실제로는 보드카를 마신 사례가 드물다고 한다. 우주인 최초의 음주기록도 예상외로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 가지고 있다. 그것도 유희 목적이 아니라 성만찬 목적으로 버즈 올드린이 마신 포도주였다.[9] 러시아에서 많이 쓰는 우주 술도, 보드카보단 대부분 코냑이였다고 한다.

NASA에서는 우주에서 음주로 인한 판단력 저하가 더 크다고 보고 음주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우주개발 초기 당시 소련 금주법을 수행하고 있어서 음주가 자유롭지 못했다고 한다. 우주인들은 통제된 환경에서라면 음주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오히려 나사 측은 우주비행 12시간 전에는 금주하도록 법으로 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1997년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귀신같이 밀반입한 코냑으로 미국인 우주비행사들과 코냑 파티를 여는걸 막지 못했다고 한다.[10]

기압 문제로 탄산이 많이 포함된 맥주, 샴페인 등은 먹기 힘들었고 트림이 거품형태로 나와 호흡을 방해하는 문제가 있어 탄산음료처럼 기피된다고 한다.

또 외국인 우주 비행사 중 주로 종교적 이유로 음식을 가려먹어야 하는 경우에도 최대한 거기에 맞춘 우주식을 제공한다.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마지막 비행에 참가했다가 순직한 승무원들 중 이스라엘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었던 일란 라몬 공군 대령 유대교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메뉴를 배제하고 고기 유제품이 한 끼에 모두 포함되지 않도록 짠 코셔 푸드 식단을 제공받았고, 힌두교를 믿는 인도계 미국인이었던 칼파나 차울라도 고기와 어패류, 달걀을 일체 배제하고 요리나 두부, 유제품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락토 비건 식단을 제공받았다.

5. 우주식량을 먹고 싶다면?

이렇게 '맛보다는 가공의 효율성과 영양학적 구성을 위주로 설계했다'는 점, 적은 양으로도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민간에서도 수요가 있다.

인터넷에서 파는 우주식량은 진짜 우주식량이 아니라 흉내낸 것들이다. 대부분은 우주에서 먹지 않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진짜 우주식량을 먹고 싶다면 먹어볼 수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휴스턴에 있는 존슨 우주센터나 스미소니언 박물관 우주관련 관광지의 기념품 가게에 가면 우주식 3종을 기념품으로 살 수 있다. 종류는 냉동동결 딸기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11] 나폴리탄 아이스크림이 있다. 냉장고에 넣을 필요는 없지만 사실 아이스크림이라기 보다는 머랭쿠키에 가까운 것으로, 맛은 분유에 나폴리탄 향을 첨가하고 벽돌모양으로 굳혀서 만든 맛이 난다. 만화가 조경규가 평하기를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게 분유 한 숟갈 털어 넣은 느낌이며, 먹어보면 목마르다 카더라.


우주 아이스크림의 실상을 소개하는 애덤 라구시아의 영상

하지만 이 우주 아이스크림은 실제 우주 식량으로 쓰인 적 없다. 우주 비행에 딱 한 번 탑재되었다는 NASA 문건이 있지만 우주인들의 반응은 시원찮았는지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다. 해당 미션에 탑승했던 우주비행사 월트 커닝햄은 자기는 그런 건 먹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동결건조한 아이스크림은 먹으면서 부스러기가 엄청나게 떨어지는데, 무중력 상태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에서 나온 부스러기들이 둥둥 떠다니다가 주변 전자장비에 들어가서 합선이라도 일으키면 말 그대로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기도 한다.

사실 이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진 이유는 기념품으로 팔기 위해서다. 1974년 NASA가 홍보를 위해 동결건조 식품을 제조하는 Outdoor Products라는 회사에 요청했던 제품으로, 나폴리탄 아이스크림 1통을 완전히 얼린 뒤 동결건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결건조 아이스크림은 케네디 우주 센터와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기념품점에서 히트를 쳐 재미를 보고 있으며, 케네디 우주센터나 스미소니언 박물관 이외에도 인터넷에서 건조 아이스크림을 많이 팔고 있다.

2020년대 기준으로 우주식 아이스크림은 특별하게 동결건조 처리한 아이스크림을 가져가거나 다른 처리과정을 거치는 게 아니라, 그냥 지구에서 먹는 것과 똑같은 아이스크림을 녹지 않도록 잘 단열포장해서 운송해 먹는다. 과거와는 달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굳이 이런저런 처리를 거칠 필요가 없다. 우주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이 궁금하면 그냥 동네 슈퍼에서 하드 하나 사먹으면 땡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주선 안에 냉동고는 없기 때문에 단열포장이 매우 중요하며 발사 후 빠른 시간 안에 먹는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딸기 같은 간단한 과일도 동결건조 그딴 거 때려치고 살균/세척 과정만 거친 채로 그냥 지구랑 똑같은 생과일을 먹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로 생과일은 발사 후 48시간 내에 먹을 것을 방침으로 해서 무게, 부피 감소와 먹고 난 뒤에 쓰레기가 남지 않도록 가공을 한 뒤에 우주로 보낸다. 우주 식량에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면, 진짜 우주에 나갔을 때 실망할 확률이 매우매우매우 높다.

맨 마지막 문단을 참고해 본다면 차라리 MRE를 먹어보는 것이 현대 우주식량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다. 사실 MRE에 들어있는 대부분의 것들이 우주식으로서 어느 정도 적합한 편이다. 우주식이래봤자 별 거 없이 부스러기가 잘 일어나지 않는 것이나 아니면 소금을 기존 MRE보다 덜 넣고 잘라먹을 필요 없이 한 입 크기로 되어 있으면 적합한 거니까.

과거 우주에 나갔던 동결건조 제품은 아마존닷컴에서 해외직구로 구할 수도 있다. 우주 식량을 가장한 기념품인 동결건조딸기 같은 경우 건강간식이라는 명목으로 대형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먹어보면 식감은 거칠지만 딸기 과즙과 향이 농축되어 극강의 달달함을 느낄 수 있다. 동결 건조라 수분기가 거의 없어 먹은만큼 물도 많이 마시게 된다.

우주 식량 중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분말 쥬스인 이다. 탱은 실제로 미국 우주비행사들의 디저트 음료였다. 맛은 그럭저럭.

6. 역사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관계로 역사도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위 영상에서 우주식량의 초기 때와 현대 우주식량을 볼 수 있다.

6.1. 초기

대외적으로 알려진 최초의 우주 식량은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첫 우주 비행시 먹은 것으로, 익힌 고기가 담긴 160g 튜브 두 개와 초콜릿 소스가 담긴 튜브 한 개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 전에 미국에서도 소련의 우주 진출 계획에 영향을 받아서 열심히 이것저것 개발하고 있었긴 하지만, 어쨌든 대중에 공개된 첫 우주 식량은 인류 첫 우주 비행사를 배출한 소련의 차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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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시절의 튜브형 우주식. 보르시 수프가 들어 있다.
실제로 먹어본 영상. 2분 27초부터.
소련에 이어 우주 비행을 성공시킨 미국도 머큐리 계획 시기에 이렇게 짜먹는 튜브식 우주 식량을 도입했지만, 어느 경우든 휴대의 편의성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간단한 유동식만 제조했으므로 미각의 즐거움은 별로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소련이나 하루 이상의 장시간 미션 임무를 부여받은 우주 비행사들은 모두들 식사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불평했다. 음식의 빛깔이나 모양이 없어서 그런지 음식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서 인기가 없었다고 하며, 실제 경험담에 따르면 '접착제나 치약을 짜서 먹는 것 같다'라고 한다. 최초의 유인 우주 계획인 보스토크 계획에서 보스토크 5호의 우주비행사 발레리 비콥스키는 이 끔찍한 우주식량을 먹으며 5일이나 버텼는데, 3일째 되던 날엔 '이런 끔찍한 음식을 먹느니 우주 밖으로 몸을 던지는게 낫겠다'라는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다행히 태양폭풍이 예상보다 강해져서 8일로 계획된 임무가 5일만에 중단되어 귀환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튜브식 식량을 벗어나 일반 식량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1960년도 전후로,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 기존 음식을 최대한 가공하여 큐브 형태로 만드는 식량이었다. 문제는 이런 식량이 대부분 그렇지만 철저히 영양학적 위주로만 설계되었기 때문에 거의 씹어먹는 영양제에 가깝게 제작되어 최악의 맛을 자랑했고, 가공의 용이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식량 내 수분 함유량을 철저히 줄여놓다 보니 씹거나 삼키기도 힘들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나마 우주로 가져가서 재가공을 하면 수분을 재주입하는 게 가능하긴 한데 그것도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당시의 소련 우주 비행사들의 수기를 보면 음식의 맛을 일부러 없애달라고 했다는 증언도 존재한다. 1960년대의 음식가공기술의 수준은 대단히 낮았기에 억지로 지상에서 먹는 음식과 비슷한 것을 만들려다가 도저히 먹을 수도 없는 괴식이 만들어지는 일이 잦았기에 아예 향과 맛을 없애고 철저히 영양만 계산해서 만들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무렵의 우주비행사 중에는 콘비프 샌드위치를 숨겨가지고 간 사람도 있다. 1965년 제미니 3호의 존 영(John Young)이 그 주인공. 물론 그가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하자 우주선 안은 빵가루 폭풍이 불었고 존 영은 귀환한 뒤 영혼까지 털렸다. 아폴로 계획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주인들의 샌드위치에 수분이 충분한 빵을 이용했다고 한다.

1960년대에 NASA에서 우주식에 대한 위생관리 기준을 정한 것이 오늘날까지 쓰이는 식품 위생관리 기준인 HACCP의 유래가 되기도 했다.

6.2. 1970년대

1970년도에 들어서야 어느 정도 수분이 유지되는 상태에서도 우주로 가져갈 수 있는 우주 식량이 개발되었으며, 이후 을 넣어서 불린 다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하는 법이 개발되었다. 이렇게 가장 큰 문제였던 수분 문제가 해결되자 이후 식단의 맛 개선에 대한 노력이 쏟아졌다. 어딜 가나 그렇지만 우선 잘 먹어야 일도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맛 없는 식단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켜서 업무 효율성을 낮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단, 무중력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우주 공간 내에서는 원래의 음식이 가진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 있어서, 지상에서 먹었다가는 눈이 뒤집어질 정도로 자극적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주 식량의 상당수는 향신료 조미료를 많이 써서 자극적인 맛으로 만든다. 이는 물론 대기권 내에 한하지만 고고도에서 비행하는 기내식과도 비슷한 조리법이다.

6.3. 현대

진공 포장법이 개발된 이후로는 적당히 건조한 채 진공포장을 하여 가져가서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상기했듯 중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우주 공간의 특성상 모든 음식이 진공 포장 한 번에 우주 식량이 되진 않는다. 상기했듯 분말이 날릴 위험성도 고려해봐야 하며, 장기 보관이 불가능하다면 아무리 가공을 잘 해봐도 결국 비행 내내 중량만 차지하다 버려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우주에 가져갈 수 없는 음식 중 하나가 피자이다. 건조가 안 되고 부피가 너무 커서 그렇다고 한다. 우주 음식 중에 피자가 있긴 하나 피자가 아니라 프링글스 피자맛 나는 건빵같다. 하지만 우주식량으로 피자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2017년에 MRE에 피자가 추가되기 때문에 이것을 활용하면 된다. #

탄산음료는 1980년대 중반에 코카콜라 펩시가 우주에 가는데 성공했다. 자세한건 코카콜라 문서로. 다만 최근에는 탄산음료 자체가 우주에 못 간다. 탄산에 포함된 인산이 뼈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인데 무중력에서는 이 현상이 지구상에서보다 더 치명적이다.
파일:attachment/우주 식량/b0044717_4e5f4ec366b84.jpg
현대의 우주왕복선에서의 우주식 표본. 무중력 상태에서도 음식과 식기가 흩어지지 않도록 벨크로 자석이 쓰였다. 위의 사진에 있는 음식 중 대부분이 실제 MRE에 들어있는 것들이다. 특히 좌측상단의 치즈스프레드는 MRE에 들어가는 그것과 동일하다. 국제 우주 정거장에 있는 입도 끽해야 여섯이기 때문에[12] 단 6명 먹여살리겠다고 우주식량을 대량으로 가공 및 생산할 예산도, 인력도 없어서 의외로 기성품이 많이 들어간다. 살균 및 건조만 되면 (상기한 부스러기 등등의 사항만 준수하면) 지장 없어서 그냥 대충 장보고 주방에서 뚝딱 만들어서 처리하고 포장해 올려보낸다. 심지어 조식용 시리얼도 그냥 켈로그꺼 가루 한번 털어내고 동결건조 우유가루랑 동봉해서 보내준다[13] 러시아쪽 우주식량은 아예 그냥 통조림을 올려보낸다. 물론 로켓 한번 쏘아올리는 비용은 만만치 않아서 1kg치 우주식량을 올려보내는데도 수십만불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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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랩의 식사 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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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중인 스카이랩 승무원들
스카이랩은 역대 미국이 단독으로 발사한 발사체 중 가장 식사 요건이 좋았다. 식량 전용 냉장/냉동고가 있었고, 전용 트레이가 있었는데 이 트레이로 음식을 따뜻하게 데워 먹을 수 있다.

7. 서브컬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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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의 우주식량 컨셉아트. 위의 스카이랩의 식사 트레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브컬처에 여유있게 우주식이 나오는 시대배경이 드물기 때문에 직접 묘사되는 사례는 의외로 적다.

우주선이나 정거장이라 할지라도 중력제어장치가 있어 가루와 국물이 떠다닐 위험이 없다거나 함내에 농장이 있어 신선한 야채를 직접 재배할 수 있다는 등 이런저런 설정으로 지구와 별 다른 차이가 없는 방식으로 식사를 하는 작품은 제외할 것.[14]
이 세계관에서 사람들은 평범하게 우주식이나 배양액에서 만든 인조식을 먹고 있으며, 실제 자연에서의 고기나 채소 등은 엄청나게 비싸서 행성에 집을 가진 부자들이나 먹는 거라는 설정이다. 일반적인 우주식은 '푸드 카트리지'란 밀키트로 포장되어 팔리고 있으며 좀 더 본격적인 요리는 푸드 카트리지를 자동조리기에 넣으면 나노머신이 조리해서 그럴듯한 대체품 음식을 내놓는다. 그리고 이 밀키트의 원료가 되는 단백질은 공장에서 배양되고 길러지는 괴상한 촉수괴물인데 이 괴물이 공장 내에서 폭주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1] 한화로 대략 355만 원 [2] 삼겹살 1근 보내는 데 220만 원 정도 든다. [3] 식품안전의 기준 중 하나인 HACCP이 나온 배경도 우주식의 제조 과정을 위한 요소 관리였다. [4] 대체로 우주비행사는 전투기 파일럿, 그 중에서도 젊은 엘리트만을 뽑아 추가로 교육하는데, 당연히 막대한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다. [5] 임무는 8일동안 하는 것으로 계획되었으나 다행히(?) 태양풍이 강해져서 5일만에 지구로 귀환했다. [6] 정확히는 크래커 상태로 운송하고, 부스러기를 방지하기 위해 실제로 먹을 때는 물을 첨가해서 불려 토르티야처럼 만든 후 먹는다. [7] 후술하듯이 우주식으로 개발된 것은 맞지만 실제 우주식으로 사용된 적은 없다. 대신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기념품으로 파는데, 미국인들에게는 매우 인지도가 높다. [8] 보스토크 계획에 참가한 우주인들의 우주식량 악평 때문에 우주식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적으로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9] 해당 사진은 종교 중립의 이유로 나사에서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10] 나사는 사진만이라도 공개되는걸 막고자 했는데, NBC 기자가 이를 입수하면서 언론에 타게 된다. [11]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2에서 라이트 형제가 먹던 검은 과자가 이 것이다. [12] 그것도 미국과 러시아가 정거장을 양분해서 보급을 관리하기 때문에 각 나라당 3명만 먹여 살리면 된다 [13] 다만 사진에서 보다시피 과자류 등의 그냥 슈퍼에서 파는 기성품의 경우 안전 문제로 재포장하긴 한다. 우주 환경에서 포장재질에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 [14] 이유는 간단한데 대부분의 우주식이 함선 내에서 섭취할 경우는 기존의 전투 식량과 엇비슷해서 그리 차이가 없는 편이다. 오히려 가장 묘사하기 힘든, 그러나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미묘한 부분은 바로 우주복을 입은 상태로 섭취하는 경우이며 동시에 생리, 즉 대소변까지 포함한 부분이다. 이쪽은 우주식을 만들 때 굉장히 많은 제한 조건을 걸어버릴 정도로 섭취할 수 있는 조건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주복을 입은 채로 미아가 된 상태로 생존해야 하는 상황은 더더욱 난감해지는 편. [15] 수백 년 뒤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지만 우주식량에 대한 묘사는 유인 우주탐사 초창기 시절에나 사용되던 튜브형 식사로 이루어져있는데, 은하영웅전설이 집필된 시점이 80년대이다보니 현대식 우주식량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6] 이그니스가 친밀도가 올라가는 이유는 KOF 시리즈 공식 설정으로 이그니스가 좋아하는 음식이 우주식이기 때문. [17] 극중에서 과학자가 만들었다는 언급이 나온다. [18] 이걸 처음 본 이리나는 치약인 줄 알았다. [19] 뱀파이어이기 때문에 미각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20] 주인공이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우주선 배틀게임 속 세계로 전이되었다. [21] 닥터 페퍼는 왜인지는 몰라도 일본 웹에서는 멕콜과 함께 뭔가 괴식 취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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