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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04:14:17

스페인/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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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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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국왕3. 의회와 내각
3.1. 총리3.2. 하원3.3. 상원
4. 사법5. 주요 정당6. 현대 스페인의 이념구도7. 유럽의회 선거8. 현행 헌법 이후 스페인의 정당 구도

1. 개요

스페인의 정치 정보
<colbgcolor=#fabd00> 부패인식지수 60점 2023년, 세계 36위[1]
언론자유지수 76.01점 2024년, 세계 30위
민주주의지수 8.07점 2023년, 세계 24위

스페인은 민주주의, 입헌군주제 국가다. 스페인의 현재 정치 체제는 1978년에 확립된 것으로 프란시스코 프랑코 사후 그의 권한을 물려받은 후안 카를로스 1세는 프랑코 이후에도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자 했던 프랑코 정권의 강경파들을 몰아내고 아돌포 수아레스 전 총리 등을 필두로 하는 온건파는 반 프랑코 정치 세력들과 함께 민주주의와 입헌군주제에 기반한 현행 헌법을 제정했다.

2. 국왕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스페인 국왕 문서
번 문단을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국왕은 스페인의 국가원수이자 스페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다른 입헌군주제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국왕은 법안을 재가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등 여러 권한이 있지만 관행적으로 이를 행사하지 않는다.

현임 국왕은 보르본 왕조 펠리페 6세다.

3. 의회와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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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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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산체스 내각
(2023 ~ 현재)
<rowcolor=#fff> 왼쪽에서부터 원로원(상원) · 대의원(하원) 의석 수 순서
연립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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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회주의노동자당
113 • 121석
수마르
0 • 31석
신임과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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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공화좌파당
14 • 7석
바스크 지방 연합
2 • 6석
바스크 국민당
10 • 5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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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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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당
104 • 137석
VOX
3 • 33석
카탈루냐를 위한 모두
5 • 7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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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시아 민족주의 블록
0 • 1석
카나리아 연합
1 • 1석
나바라 인민 연합
1 • 1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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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적
265 • 350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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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의회는 코르테스 헤네랄레스(Cortes Generales, 일반의회)라 한다.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유럽 양원제 국가들이 그렇듯 상원보다는 하원이 정국을 주도한다.

다른 의원내각제 국가처럼 총리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하원과 상원(지방의회 선출 의석 제외)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를 수 있다.[2] 상원까지 해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하원은 자주 해산한다. 또한 총선 이후 2개월 동안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국왕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2015년 12월 총선에서 각 정당이 비슷비슷한 의석을 점하여 정부 구성에 실패하는 바람에 의회가 해산되고 2016년 6월에 다시 총선을 치른 바 있다. 의회 해산이 없다는 가정 하에 각 원의 선거는 4년마다 치러진다.

3.1.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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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카를로스 1세|
후안 카를로스 1세
]]
<rowcolor=#b70707> 초대 제2대 제3대
아돌포 수아레스 레오폴도 칼보소텔로 펠리페 곤살레스
<rowcolor=#b70707> 제4대 제5대 제6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마리아노 라호이
[[펠리페 6세|
펠리페 6세
]]
<rowcolor=#b70707> 제6대 제7대
마리아노 라호이 페드로 산체스
← 에스파냐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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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에서 선출되는 총리[3] 정부수반으로 두고 있다. 총선을 치른 후 국왕이 하원의원 중 총리 후보를 지명하는데, 국왕은 원내 1당의 대표를 자연스럽게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 게 관례이다. 이렇게 지명이 된 자에 대해 의회의 신임투표를 거쳐 총리로 선출하며, 하원의원 전 의석 중 과반의 신임을 얻으면 총리가 된다. 만약 과반을 얻지 못하면 2차 투표가 치러지는데 이 때는 기권자를 제외한 의석 중 과반의 신임을 얻으면 총리가 된다. 그리고 총리가 내각을 구성해 국가를 지도한다. 현임 총리는 스페인 사회노동당 소속인 페드로 산체스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내각제 국가치고 총리 임기가 꽤 긴 편에 속한다. 펠리페 곤살레스 전 총리는 4선을 하며 무려 14년간 집권했으며, 다른 총리들도 대체로 임기가 6~7년 이상으로 길다. 그나마 예외가 있다면 아돌포 수아레스 총리의 사임 이후 펠리페 곤살레스의 총리 취임 전까지 약 1년간 잠깐 총리를 맡았던 레오폴도 칼보소텔로 정도.

3.2. 하원

Congreso de los Diputados(대의원)

총 350석으로 주민 직선 및 정당명부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선출된다. 또한 100% 비례대표제를 선택하였음에도 폐쇄형 명부를 선택하여 개인에게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 선거구는 스페인 전역의 50개 주(provincia)와 세우타, 멜리야로 총 52개인데 세우타와 멜리야는 1석만을 선출하므로 사실상 소선거구제나 다름없다. 봉쇄조항은 각 선거구에서 3%이나 이는 의석이 24석 이상인 선거구에만 적용된다.(현재로서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만 조건을 충족) 여러 양원제 국가들처럼 상원은 별 권한이 없으므로 하원 총선이 스페인의 정치 구도를 결정한다.

스페인의 총선 제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당제 구도를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 이유로 다음이 거론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스페인에서는 2010년대 경제위기 이전까지 중앙정계에 유력한 제3당이 출현하지 못했다. 제3당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대부분 지역정당들로 각 정당의 의석 수가 10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군소정당들이었다.

스페인의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프랑코 사후 민주화 과정의 정당 구조와 관련이 있다. 당시 스페인에서는 극좌 공산주의 단체에서 부터 극우 프랑코파 파시스트에다 급진적 지방 분리주의자들까지 하도 다양하고, 제도적 민주주의 정착에 껄끄러운 극단주의 정치 세력들이 난립해서 이들의 영향력을 줄이자는 의도에서 이렇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갈수록 스페인 정치를 주도하는 세대가 과도기 (Transicion) 세대를 겪은 장년층에서 민주화된 스페인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로 넘어가면서 이런 저런 불평불만을 유발하고 있다. 총합적으로 이런 선거 제도에선 인구가 적고 고령화된 지방의 거대 정당 지지 유권자가 가장 유리하고, 젊은 사람들이면 직업 문제로 몰릴수 밖에 없는 대도시와 지방의 비주류, 군소정당 지지 유권자들이 가장 불리하기 때문이다. 2010년대 경제 위기 이전부터 주류 정치판은 국민당 - 사회노동당이 양분해도 지방 정치까지 들어가면 각종 좌우파 성향의 지역주의, 지방 민족주의 정당, 프랑코 정권을 추종하는 파시스트 극우, 공산당과 극좌, 녹색당, 중도 자유주의 리버럴 계열 같은 군소 비주류 세력들도 항상 꽤나 지분이 컸는데 이런 선거 구조 때문에 중앙 정치 세력화가 번번히 좌절되었다.

스페인의 하원에 존재하는 재밌는 제도로 건설적 내각불신임 제도가 있다. 스페인에서는 스페인 총리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을 제출하면 그를 대체할 총리 후보자까지 동시에 추천해야 한다. 불신임안이 가결될 경우 불신임안에 명시된 새 총리 후보자가 신임 총리로서 의회에 의해 신임을 받은 것으로 간주되며, 해당 후보자를 지명하기 위한 의회의 의결이 별도로 필요하지는 않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내각불신임결의가 제출되면 총리가 의회해산을 단행할 수 없다. 따라서 불신임결의안이 가결될 경우 얄짤없이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실제로 2018년 6월 1일 스페인 하원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당시 총리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이 가결되었는데, 이 불신임결의안을 제출한 스페인 사회노동당은 페드로 산체스 당수를 새 총리 후보자로 추천했고, 해당 불신임결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라호이 총리는 저항 한 번 못 해 보고 총리직을 잃고 산체스 당수가 새 총리가 되었다.

3.3. 상원

Senado de España(스페인 원로원)

상원은 총 266석으로 이 중에서 208석은 각 지역(provincia)에서 4석씩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며 발레아레스 제도같은 도서 지역이나 세우타같은 월경지는 이보다 적은 의원을 선출한다. 각 정당에서 여러 후보자를 내면 유권자는 그 중 마음에 드는 후보 3명에 투표하며, 득표수 4등까지 당선된다. 나머지 58석은 자치지방(provincia의 상위 자치단체)의 인구에 맞춰 의석이 배분되어 각 자치지방의 의회에서 선출한다.

하원과 상원 모두 입법이 가능하며, 상원은 하원이 제기하여 올린 안건에 대해 적대적인 개정안을 올리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하원에서 좀 더 엄격한 조건으로 찬성을 얻는다면 상원의 의결을 무시하고 법안으로 성립시킬 수 있다. 또한 총리에 대한 불신임 등은 하원만이 가능한 등 상원의 권한이 하원에 비해 작다.

한편 상원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며 지방정부에 비위가 있을 경우 의결을 통해 지방정부에 제재를 가하거나 자치권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2017년에 카탈루냐 지방정부에서 독립 선언을 발표했을 때 상원이 이 권한을 발동해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회수했다.

4. 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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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주요 정당

6. 현대 스페인의 이념구도

상당히 복잡하다. 크게 우파, 좌파, 분리주의로 나눌수있다.

스페인 우파는 가톨릭 종교색이 굉장히 강하다. 이들은 국민가톨릭주의에 기반해 펠라요 건국 신화와 레콩키스타 십자군 무용담, 무어인 참살자 성 야고보 신화를 받들며[4] 굳건한 가톨릭 신앙 아래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스페인을 주장한다.[5] 또한 그 하나의 스페인의 구심점을 히스파니아 왕좌와 가톨릭 교회로 보기 때문에 공화주의에도 부정적이다. 우파적 역사관은 과거 스페인 제국을 적극적으로 추억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현대 민주주의나 자유주의 가치관을 긍정하더라도 압스부르고 왕조 시절의 광범위한 자치권이나 바야돌리드 논쟁 같은 당시 스페인 제국 내 진보적·자유주의적 면모를 특히 강조한다. 근현대사의 스페인 제2공화국에 대해선 온건우파는 "좌파의 무능과 자기분열로 인해 실패한 삽질"로, 과거 독재정권의 스탠스를 여전히 계승하는 극우들은 "아예 존재하지 말았어야 하는,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쿠데타로 전복당해도 싼 비스페인적인 과오"로 취급한다.

반면에 스페인 좌파는 통제공동경제 부분을 제외한 사회주의 유물론적 성향이 강하다. 국가 스페인이나 자본경제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전통적 봉건계급과 종교적 관습을 비이성적인 과거의 인습으로 보고 타파 대상으로 삼으며 개인과 지방의 좀 더 높은 정치적 자유를 주장한다. 스페인의 국가 정체성에 거룩한 가톨릭적 왕좌(monarquía católica hispánica) 따위를 운운하는 것 자체를 쪽팔리게 여기고 공화정 스페인을 긍정하며, 특히 이 중에서 급진파는 스페인의 민족 문제 해결을 위해 연방제까지 주장한다. 스페인 제국의 유산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성향이 강하며 적어도 적극적으로 내세우진 않는다[6]. 반대로 스페인 제2공화국을 돌아가야 할 정당한 오래된 미래로 추앙하고, 우익과는 반대로 프랑코 정권을 아예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한 흑역사로 취급한다.

분리주의파는 혈통과 언어, 문화가 주류 스페인인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아예 스페인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지역에서 주류를 차지한다. 스페인 제국에 대해서는 어디의 누구를 정복하는 식의 영토적 팽창보단 바스크 선원들의 용기나 카탈루냐 상인들의 자본 같은 지역민들이 참여했던 역사에 관심이 있으며, 정치적 유산 차원에선 걍 남의 나라 얘기로 취급한다. 스페인 본토의 국체 논쟁에 대해선 당연히 관심 없지만 역사적으로 지방 세력에게 덜 고압적인 좌파 공화주의 세력과 연대하였다. 제2공화국-내전-프랑코 독재정으로 정리되는 스페인 20세기사에 대한 관점도 좌우 이념 대립 자체보단 자기네 역사에서 전례없던 중앙의 지방에 대한 폭력적인 정복과 군사적인 폭거로 인식한다.

이런 정치문화적 요소를 바탕으로 스페인의 지역을 분리하면 다음과 같다.

신구 카스티야 중부고원 지대, 레온, 아라곤 같이 레콩키스타를 시작한 지역들은 기본적인 민족가톨릭주의 이념에 따른 국가 형성 과정을 공유했고, 레온과 카스티야는 제도적으론 이미 13세기부터 실질적으로 통합되었기 때문에 별로 차별이나 유별 의식이 없다. 즉 역사적으로 카스티야어를 중심으로 민족가톨릭 사관에 기반한 '스페인'이란 일관적인 민족국가적 정체성에 가장 적극적이고 핵심인 지역이다. 갈리시아는 언어 및 문화적으로 스페인보다 포르투갈에 훨씬 더 가깝지만 세계 가톨릭 3대 성지(라 사크라)로서 라 우니온에서 오는 순례객들로부터 얻는 관광수익 때문에 분리주의나 포르투갈 편입론이 별로 인기가 없다. 물론 스페인이란 나라 자체가 굳이 정치적인 수준까진 안 가도 지역적 프라이드가 보편적으로 강한 동네라 여기서도 바야돌리드-레온간 라이벌 관계나 카스티야-레온과 여기서 떨어져나간 칸타브리아, 라 리오하의 지역갈등 같은 문제도 있으나 이런 건 그냥 어느 나라, 어느 사회든지 있는 먹고 사는 문제도 적절히 가미된 사소한 갈등이다.[7]

안달루시아는 무어인들과 유대인들이 화끈하게 축출된 이후부터는 몰락한 상태로 푸대접 받기는 하나(안달루시아라는 이름 자체가 아랍 이슬람 제국인 알안달루스에서 왔기도 하고) 그나마 아랍인들이 남긴 크고 아름다운 유적으로 관광객이라도 끌려면 중앙정부가 필요해서 어쩔 수가 없다. 반항을 하려고 해도 힘이 있어야 하는데, 안달루시아는 일찍부터 신대륙 원정대와 개척민의 대부분을 배출했을 만큼 스페인 내에서도 손꼽히는 빈곤 지역이다. 그리고 안달루시아는 한편으론 라 우니온 지역에서 내려온 정복자들에게 차별, 핍박 당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통합 스페인이란 국민국가가 형성되면서 문화적 존재감으론 오히려 체급 이상으로 이득을 보기도 했다. 당장 프랑코 정권의 국가정책으로 인해 대외적으로 스페인 문화의 전형으로 홍보된 플라멩코, 투우, 피카소, 작열하는 태양, 가스파쵸 등이 막상 스페인 안에선 안달루시아 지역 문화인 것만 봐도 그렇다. 그리고 19-20세기에 한정해서 보면 안달루시아 사람들을 가장 많이 차별한 건 스페인 당국이 아니라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부르주아 분리주의자들이었다. 따라서 안달루시아는 카스티야 중심의 자기 지역 핍박의 역사에 대한 피해자적 정서는 강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페인 민족주의의 영향력도 강하고, 카탈루냐와 바스크 등지의 분리주의는 오히려 지방 좌우익이 합심해서 거품 물고 반대한다.

문제는 라스 아우토노마스의 분리주의인데, 바스크 민족은 백인 코카소이드가 유럽으로 이주하기 전부터 유럽에서 살았던 유서 깊은 원주민이며 카탈루냐인은 프랑크 왕국이 뒤를 봐줘서 아랍인들과 별로 접점이 없었다. 바스크인은 아예 인도유럽어도 아닌 고립된 교착어를 쓰며, 아랍화와 복고화를 전혀 거치지 않은 카탈루냐인의 언어는 오히려 남프랑스의 오크어와 가까워서 스페인어와 소통도 안 된다. 게다가 두 지역은 전통적으로 상공업이 발달한 부촌이라 자금력이 막강해 남의 나라에게 지배당하면서 세금 갖다 바치고 억지로 남의 나라 말을 배우기는 싫다는 의식들이 대놓고 표출되고 있다. 지방 소도시로 가면 법적으로는 스페인 국적자인데도 아예 스페인어 안 쓰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다. 여기서 일어나는 분리주의는 그냥 데모를 통한 자치권 확대 요구 몇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예 독립을 기도하고 심지어는 무장투쟁도 불사하는 ETA 같은 인간들이 있어서 스페인 중앙정부에서도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나바라는 원주민인 바스크계와 이주민인 카스티야계의 대립이 팽팽하며, 발렌시아는 언어문화적으로는 카탈루냐계지만 지들만 잘 먹고 잘 살려는 카탈루냐를 굉장히 꼽게 보므로 카탈루냐 분리주의를 소 닭 보듯 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어쨌든 스페인의 현행 헌법은 이러한 스페인의 강한 지역성을 고려해 제정되어, 스페인은 형식상으로는 단일 국가지만 실질적으로는 연방 국가나 다름없다고 평가받는다. 전국이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는 자치지방(comunidad autónoma)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들은 미국 같은 연방 국가의 주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스페인 헌법은 연방 구성체들 간의 맹약 형태로 되어 있지 않고 그냥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지방에 권한을 대폭 넘겨 주는 형태로 있기 때문에 형식상으로는 단일국가로 분류된다. 어떤 주에도 자유로운 가맹이나 탈퇴의 권한 따윈 없으며, 각 자치 공동체 정부나 의회의 의사를 무시하고 스페인 의회 자체적인 의결과 국민투표만으로 헌법을 일방적으로 개정해 지방의 자치권을 빼앗는 것도 이론상 가능하다. 현행 스페인 헌법 조문에서도 상황에 따라 중앙 정부가 자치 공동체의 자치권을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하고 있으며, 2017년 카탈루냐 독립 사태 당시 이 헌법 조문을 발동해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한 바 있다. 그냥 직할 속주가 되어 버린 것.

한편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분리주의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서인지 스코틀랜드 독립운동 코소보 승인 문제 등 외국의 분리주의 운동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7. 유럽의회 선거

유럽의회의 의석은 총 705석이며 이 중에서 59석이 스페인에 배분되어 있다.

스페인의 유럽의회 선거는 전국단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이며, 하원 총선과는 달리 봉쇄조항이 없다.

8. 현행 헌법 이후 스페인의 정당 구도

스페인은 민주화 이후 1980년대부터 중도우파 인민당(PP)과 중도좌파 스페인 사회주의노동자당(PSOE)의 양당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0년 남유럽 재정 위기 이후 부패한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2015년 12월에 치러진 선거에서 반 유럽연합 좌파 정당 포데모스, 새로운 우파 정당 시우다다노스가 세를 크게 넓혀 4당 체제로 전환되었다.

2015년 총선에서 집권 중도우파 인민당은 제1당을 차지했으나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다고 진보정당끼리 연합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결국 연립정부를 세워본 경험이 없는 스페인은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2016년에 국왕인 펠리페 6세가 사회주의노동자당 페드로 산체스에게 내각 구성권을 주었다.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으로 2016년 7월 26일에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4당은 비슷비슷한 수의 의석을 확보해 정부 구성에 또다시 실패하고 스페인은 무려 2016년 10월까지 10개월간 총리 대행이 이끄는 무정부 상태로 운영되다가 12월에 재재총선을 치를 뻔했지만 인민당 마리아노 라호이 내각을 야당이 받아들이기로 했다.[8] 그러나 이후로도 부패 사건이 끊임없이 터지고 지표상으로는 호전되었다고는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40%-50%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라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거셌고 결국 2018년 6월 1일에 불신임 투표가 가결되어 사회주의노동자당의 페드로 산체스가 신임 총리로 선출되었다.

2019년 4월 28일 총선에서 사회주의노동자당이 제1당에 올랐지만 과반에는 실패했고, 복스(Vox)가 프랑코 정권 이후 극우정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하였다. # # 그리고 여성의원들이 하원에서 역대 최대로 선출되었다. # 그러나 연정을 해본 적이 없는 스페인의 정당들은 결국 정부 구성에 실패해서 11월에 총선을 다시 치렀다. 2019년 12월에는 스페인 사회주의노동자당 포데모스가 연정에 합의했고, 일부 지역주의 정당들의 신임 공급을 받아 2020년 1월부터 스페인 민주화 이후 최초의 연립내각을 출범시켰다.

2023년 스페인 총선거에서는 인민당이 제1당을 차지했으나 과반을 차지하진 못했다. 비록 저번 선거보단 의석수를 크게 늘렸지만 원래 집권까지 넘보던 입장에선 아쉽게 되었다. 반면 사회주의노동자당은 의석수가 줄긴 했다만 기존 예측보단 상당히 선전했다. 극우정당 복스는 이번 총선에서 저번보다 지지세를 늘릴 것으로 예측됐으나 결과는 대참사로 지난 선거보다 의석수가 19석이 줄었다. 좌익 정당 수마르는 현상 유지. 선거에서 아무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총리 선출에 난항이 있었지만, 2023년 11월 16일 지역정당과 연합한 사회주의노동자당의 페드로 산체스 현 총리가 선출, 연임에 성공했다.

[1] # [2] 형식상 의회 해산은 총리가 아닌 국왕이 하지만 국왕은 총리의 요청이 있을 때에나 해산을 하니 사실상 총리가 행한다고 볼 수 있다. [3] 스페인 원어로는 Presidente del Gobierno, 번역하면 ‘정부 주석’이다. 물론 역할은 총리와 동일하다. [4] 당연히 이슬람을 증오한다. [5] 극우파는 아예 포르투갈과 모로코 정복을 주장한다. [6] 그러나 가톨릭 도미니코회의 인종차별 반대 신학이나 지방 자치 전통 같은 근대 자유주의와도 통하는 면을 강조하는 건 보수 우파와 똑같다. 좌파라고 스페인 사람 아닌 것도 아닌 만큼 주로 영미권 중심으로 발전하여 한국에도 영향을 끼친 소위 흑전설(Leyenda Negra), 즉 스페인만 유독 잔인하고 폭력적이고 후진적인 제국주의 국가인 것마냥 묘사하는 스페인 폄하 사관에 발끈하는 건 마찬가지이다. [7] 그리고 문제 자체가 본문에서 다룰 성격이 아니긴 하지만 사실 현대 스페인 일상에선 카탈루냐, 바스크 같은 특정 동네 사는 게 아니라면 가장 일상적이고도 심각하게 느낄 수 있는 갈등은 그냥 흔한 광역 마드리드 특별시 vs 마드리드에게 인구 다 빨아먹히고 몰락하는 카스티야 지방 거점도시들 간의 대립이다. 프랑코 독재정권 동안 지역균형이 회생 불가능 수준으로 망가진 탓이다.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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