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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502829><colcolor=#fff>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엄태정 嚴泰丁 | Um Tai-j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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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 1938년 12월 18일 ([age(1939-12-18)]세) |
경상북도 문경시 | |
직업 | 조각가 |
학력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교육 / 석사) |
경력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 |
[clearfix]
1. 개요
엄태정은 1960년대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앵포르멜[1] 양식의 저변에서 성장기를 맞아 작품을 해왔다. 그는 철의 물질성에 매료되어 금속조각의 길로 들어섰으며,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금속의 물질성, 사물의 사유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조형성에 몰두해왔다. 이러한 작업 태도는 그에게 조각가로서 정신적 스승이자 목표가 되었던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 1876~1957)[2]를 떠올리게 한다. 브랑쿠시에게 조각은 단순히 작품을 제작하는 일이 아닌 참다운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고도의 정신적 수행이자 명상의 시간으로, 그의 삶 그 자체였다. 브랑쿠시에 깊이 매료된 엄태정에게도 조각은 사물을 사유하고 그 안에 내재된 본질에 다가서며 참다운 나('낯선 자')를 발견하고 깨닫는 과정이다[3]. 그리고 이러한 엄태정의 예술적 기조로 인해 그의 조각 언어는 자연스럽게 대상을 재현하는 구상이 아닌 추상이 되었다.2. 생애
조각가 엄태정은 1938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1964년과 66년 각각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세인트 마틴스(Saint Martin's School of Art in London)에서 수학하였고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 연구교수를 거쳐 모교인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1981년부터 2004년까지 교수로 재직했다. 국전 16회에서 19회까지 특선했으며 제16회(1967)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신세계 센텀시티 미술관(2013), 성곡미술관(2009), 게오르그 콜베(Georg kolbe)뮤지엄(베를린, 2005), 우드스톡 갤러리(런던, 1980), 무라마츠(muramatsu) 갤러리(동경, 1975), 아라리오 갤러리(서울, 천안, 2019), 갤러리 현대(서울, 79,97)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1973년과 75년 제 12,13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했고, 1983년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했던 한국 현대미술 초대전에 참여했다. 2019년 영국에서 열리는 프리즈 런던 스컬프처(Frieze London Sculpture)에서 한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되었다.[4] 그는 201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되었다.주요상훈으로는 2012년 한독 협회가 수여하는 제7회 이미륵상, 제3회 김세중 조각상(1988), 제2회 한국미술대상전 최우수상(1971), 제16회 국전국무총리상(1967), 제2회 신인예술상 장려상(1962) 등이 있다.
3. 작품세계
3.1. 형성기(1960~1980년대)
국전 출품을 계기로 철 조각인 <절규 1967>과 구리로 제작한 <기(氣, Energy) 1971>등의 다수의 작품을 제작 발표를 하고 사물의 열린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자유로운 표현으로 추상 조각의 공간이 우리에게 다양한 보편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예술적 언어로서 추상 조각의 예술적 가치를 탐색해간다. 또한 동양의 자연관을 통해서 천.지.인. 인간 삶의 문제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조각 작품으로 제작 발표하며, 우리 삶에서 전통적인 민속 신앙과 종교, 그리고 우리가 이뤄온 전통문화를 조각 언어로 말하고 있다.3.2. 전개기(1990~2000년대)
나는 조각 예술의 보다 근원적 미학의 세계에 접근하고 있다. 이는 이전의 일이 다소 직감과 감성에 치우쳐 있어 조각 작품의 더욱 예술의 논리적 조형 언어의 결핍을 불식시키고 있다. "청동+기(器)+시대"의 주제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작업은 자연스럽게 물성을 드러내고, 기물적 공간성을 드러내며 시간성과 장소성이 강하다. 작품은 짜릿한 자극, 감칠맛, 참신한 아이디어 등과는 무관한 세계이다. 형식은 더욱 미니멀한 것이 되었다. 예민함, 탐색, 성찰은 질료 자체와 구조에만 한정된다. 의미는 추가되지 않고 최대한 삭감되고 있다. 이 최소한의 세계에선 직감, 영감조차 거부된다. 그것들이 조각이라는 순결한 차원을 그것으로 부양하기 어려운 다른 차원과 결부시킬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세계, 하나의 순결주의적인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나에게 조각은 자연과 같이 존재하는 일로 어떤 선언적 의미도 아니며 고통스럽고 난해한 일도 아니고, 심오한 진리를 추구하는 일도 아니다. 금속을 깎고 벼리고 용접하는 노동+일은 사유의 대상을 독차지 하는 세계. 조각은 이 단촐함이 지배하는 세계로부터 나를 초대하고 있다. 나는 조각이 초대하고 쇠가 부른 초대객이다. 그것들이 부른 것은 치열한 이념의 소유자인 나도, 심오한 미학적 신봉자인 나도 아닌 그저 나 자신뿐이다. 내가 해온 일은 반세기 전에 나에게 날아든 이 초대에 성실하게 부응하는 것이다. "내가 쇠를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건방진 생각이었다. 돌아다보니 쇠가 나를 불렀다. 2000년대 베를린 게오르그 콜베 미술관 초대전(2005)과 성곡미술관(2009, 서울) 전시회에서 <쇠, 그 부름과 일> 전은 변함없이 하나의 질서를 추구해온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보여주고자 함에 있다. 그 질서는 다름 아닌 질료와 구조에 관한 것이며 대립하는 두 세계의 화해, 상이한 두 차원의 조화와 균형에 의해 성취되는 질서이다. 여기에서 특히 무쇠와 알루미늄의 질료적 차이, 상이한 물질성, 빛 없는 윤기, 컬러모노크롬, 실버와 블랙이 절로 배타적인 대신 절묘한 내식성 수용이다. 무쇠 그것에 비해 알루미늄의 특성은 차가운 부드러움이자 중립성이다. 그 창백한 윤기는 지식과 감성조차 비운 텅 빈 요가 상태에서 일하고 싶은 나의 갈망과 텍스쳐이다. 물성의 탐구, 질료의 매력은 곧 조각 예술의 영원 세계를 확실하게 신앙하게 한다.3.3. 완성기(2000년대 이후)
2000년대 이후 엄태정 조각은 고요하고 시적이며, 온화하다. 금속은 단단하고 차갑고 무겁다는 인식을 잊을 만큼, 그의 조각은 평화롭고 정돈되었으며 한없이 자유롭게 주변을 포용하며 내면으로 잠잠하다. 그러나 조각 내부의 꽉 찬 중량감은 그 자유로움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며 순수한 열정과 강인함이 내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1970년대 작품들은 이러한 엄태정의 근작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기(氣) No.3>(1971/2021)를 보면, 구리의 매끈한표면과 상반된 내부의 거친 질감은 모종의 긴장감을 자아내며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할 듯하다. 엄태정의 조각을 그의 삶 자체를 투영한 깨달음의 결과물로 보았을 때, 1970년대 구리 작품에서 느껴지는 청년 엄태정의 분투는 1980-90년대 <천.지.인> 연작과 1990년대 <청동-기(器)-시대> 연작 그리고 2000년대 알루미늄 작업까지 55여년에 이르는 작업 여정을 거치며 한없는 고뇌와 예술적 반성을 거듭하고 오늘날 완숙한 어떤 경지에 도달한 것이 아닐까?최신작 <은빛 날개의 꿈과 기쁨>(2022)은 두 개의 긴 직사각형 알루미늄 패널 사이에 철로 제작된 타워고리 두 개가 수직, 수평으로 끼워진 작품이다. 작가에 따르면 이 두 개의 알루미늄 패널은 '낯선 자'의 은빛 날개다. 은빛 날개 사이에 펼쳐지는 무한한공간에서 태양과 달이 선회한다. 이 공간은 아름다운 영적 에너지의 공간으로 낮과 밤, 모두를 품는다. '낯선 자'는 낮에는 그늘을 초대해 산책하고, 밤에는 별빛에 반짝이며 향연을 베풀고 춤을 춘다. 은빛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하강한 '낯선 자'는 꿈을 꾸며 우리에게 치유의 충만한 기쁨을 베풀고 영혼을 즐겁게 한다. 이렇듯 작품은 물리적 영역 너머 작가가 부단히 추구해온 치유의 시공간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며, 관객은 스스로 '낯선 자'가 되어 그 속에서 사유하고 깨우치는 치유의 시간을 경험한다.
4.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독립기념관, 세종문화회관, 호암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라리오 미술관, 올림픽조각공원(잠실),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바(Dubrova) 조각공원, 대한민국 대법원, 아셈(ASEM) 타워, 독일총리공관(베를린)[5]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1]
앵포르멜(Informalism 또는 Art Informel)은 비정형이란 의미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현대 추상회화의 한 경향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표현주의나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아 기하학적 추상의 차가운 면에 대응하여 추상의 서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흐름이 형성되었고, 1951년 프랑스의 평론가 미셀 타피에가 이를 앵포르멜(非定形)이라고 칭했다. 정해진 형상을 부정하고 일그러진 형상과 질감의 효과를 살려 격정적이고 주관적인 표현을 하였으며, 이후 국제적인 예술운동으로 전개되었다. 미국에서는 추상표현주의라는 이름으로 전개되었다.
[2]
루마니아의 조각가. 같은 루마니아 태생의 작곡가 제오르제 에네스쿠와 마찬가지로 주로 프랑스에서 활동했으며 알베르토 자코메티, 헨리 무어 등과 함께 20세기 현대 조각의 거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3]
엄태정에게 조각은 치유의 공간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작품은 그 끝에서 얻은 깨달음의 결과이다. 엄태정은 작업을 하고 사물의 본질을 깨우치는 가운데 다다르게 되는 치유의 공간에서 '낯선 자'를 만나는데, 여기서 '낯선 자'는 의존의 대상이자 작가 자신을 구원하는 타자(他者), 일종의 신(神)의 개념이다.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그는 신을 만나고 치유를 받게 되는데, 이 신적 존재의 '낯선 자'는 나 자신의 내면에서 꺼낸 또 다른 '나'와 다름 아니다.
[4]
‘프리즈 런던 스컬프처’는 런던에서 열리는 저명한 외부 조각 프로젝트로 2005년 시작된 이래 매년 7월부터 10월 사이 런던 리젠트 파크의 잉글리쉬 정원에서 개최한다. 행사는 전세계 작가들을 대상으로 그 해에 주목해야 할 조각 작품 약 20여점을 매년 선정해 공개하는 프로젝트다. 영국의 유명 요크셔 조각공원 디렉터인 클레어 라일리가 선정한 올해의 작가들은 로버트 인디애나, 트레이시 에민, 배리 플라나간, 빅 뮤니즈, 톰 삭스 등 총 23명이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190628000732
[5]
‘통일 1997(Wiedervereinigung 1997)’이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엄태정 전 서울대 미대 교수가 제작한 것이다. 독일 총리실이 2002년 구입했으며, 총리실이 갖고 있는 유일한 한국 작품이다. 구리 판재와 황동 덩어리로 제작됐다. 두 개의 벽체를 하나로 이어주는 형태다. 장벽을 허물어 통일을 이루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걸로 평가된다. 기사 링크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4/11/20140411028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