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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31:42

아귀(귀신)

1. 개요2. 상세3. 종류4. 그 외

1. 개요

/ Preta / प्रेत[1] / ཡི་དྭགས

생전에 죄를 지어 아귀도에 떨어진 인간들의 혼이 변하여 만들어진 존재로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탐욕스럽게 산 자가 환생한다. 주로 먹을 것이나 재물과 관련되어 죄를 짓거나 스님을 모독했거나 동물을 학대했거나 하는 등의 죄로 아귀가 된다고 한다. 물고기 아귀의 어원이기도 하다.

2. 상세

불교 신화에 따르면, 아귀의 세계는 염부제(閻浮提) 밑에 500유순[2][3]으로 길이와 폭은 3만 6천 유순이라고 한다. 지옥은 아니지만 일단은 죄인들이 사는 곳이라 염라대왕이 주인이며 지옥만큼은 아니지만 옥졸들도 몇몇 있다고.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고통받아야 겨우 다른 존재로 환생할 수 있는데, 그 수명이라는 게 500년이다. 그리고 아귀의 하루는 인간계의 시간으로 10년(!)이다. 즉 인간의 시간으로 365×10×500 + 1×125 ( 윤년) - 1x5 (윤년의 예외) + 1 (윤년의 예외의 예외) =182만 5121‬년을 살아야 다른 존재로 환생할 수 있다. 분명 불교 신화인데 계산법은 그레고리우스력이다.

어떤 아귀가 되는가는 죄목에 따라 다르다. 혹은 육도 중에서 지옥도에 떨어질 정도의 중죄는 아니나 축생도에 갈 정도도 아닌 죄[4]를 지은 자들이 윤회하는 곳이라고 하기도 한다.( 대승불교 쪽의 설)

아귀도에서라도 마음을 고쳐 먹고 착실하게 행동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 전생의 업보에 따라서 아귀들 사이에서도 급이 나뉘는데, 아귀도는 지옥도와 인간도의 중간 세계라 인간계에서 사는 아귀[5]와 아귀들의 세계에 사는 아귀로 나뉜다. 인간계에서 살며 더러운 것이라도 좋으니 뭐라도 주워 먹을 수 있는 아귀가 그나마 전생의 죄가 좀 덜한 편이며, 아예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는 이는 아귀 중에서도 최하급 아귀.

불교에서 발우공양을 할 때 음식을 흘리거나 남겨선 안된다고 하는 것도 아귀가 그걸 먹고 더 괴로워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실제로 공양할 때 보면 김치조각으로 그릇을 씻고 그 물을 마시기까지 할 정도로 철저하다. 또한 불교에서는 시아귀 혹은 시식회(施食會)라고 해서 아귀나 연고 없는 망령들에게 음식을 베푸는 법회를 열기도 한다.

단, 일년에 딱 한 번 있는 백중맞이 행사날만큼은 모든 아귀들이 배불리 먹어 허기를 채울 수 있다. 아귀에서 바로 인간으로 단번에 승급하는 방법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암리타를 마시는 것. 암리타는 힌두교신들이 아수라들과 힘을 합쳐 만든 불사의 약으로 신들이 먹으면 불사의 몸이 되지만 아귀들이 마시면 인간이 될 수 있다(!). 부처님이 들고 다니는 사발에 암리타가 들었기 때문에 아귀들은 부처님을 만나면 암리타를 달라고 애원한다고 한다.

3. 종류

<정법념처경(正法念處經)>에 따르면 아귀는 36종류가 있다고 한다. 물론, 모두 이보다 더 비참할 수가 없을 정도로 처참한 꼴이다.
그래도 지옥보다는 낫다...

여기까지가 <오법념처경(五法念處經)>에 기록된 총 36종류의 아귀다. 하나 같이 악덕업자나 불효자, 불교를 억압하는 자들로, 그 모습들은 저마다 시대상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 극히 드문 특이 케이스로 금은보화에 둘러싸여 고통 없이 사는 아귀나, 하루의 절반 동안만 고통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한 사내는 생전에 낮에는 오계를 충실히 지키며 살았으나 밤에는 남의 아내와 동침을 하였다. 그래서 그는 지옥에 떨어져 아귀가 되어 낮에는 미녀와 향락을 즐기며 지내나 밤에는 지네에게 뜯어먹히는 생활을 반복하게 되었다고 한다.

4. 그 외

한국 민간에 '걸신 들렸다'는 말이 있는데, 아귀가 사람의 몸에 빙의하여 굶주림을 풀고자 하면, 이를 막기 위해 굿을 올리는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러니까 하도 먹어대서 아귀 들린 것처럼 보일 정도라는 의미다. 일본에는 꼬마, 아이 등을 속칭으로 '가키'라고도 하는데[8] 이 또한 아귀에서 유래된 말로, 애들이 마치 걸신 들린 것처럼 쳐묵쳐묵하는 것을 빗댄 것이다.

식신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가능하나 어감도 그렇고 부정적인 의미가 더 큰지라 식신에게 거의 먹힌 듯하다. 사실 아귀는 뒤의 귀자 때문에 사실상 괴물취급으로 사람한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 쿠사레게도나 원피스의 샬롯 링링[9]같이 인외의 괴물한테나 아귀라는 말을 쓴다.

<대목건련명간구모변문(大目乾連冥間救母變文)>이라는 책에는 실제로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 하나인 목련존자와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생전에 죄를 많이 지어 무간지옥에 떨어졌는데, 목련존자의 간청으로 부처님이 직접 행차하여 많은 죄인들이 구원받아 천상에서 환생하는 상황에서도 아귀도로 가는 것이 고작이었다고.[10] 이때 목련존자의 어머니는 목이 바늘구멍처럼 가늘어지고 배는 태산처럼 부어올랐다고 하며 목련존자가 가져다 준 음식이나 물을 먹자 그것들이 불길이 되었다는 묘사로 보아 침구아귀가 된 듯.[11]

결국 아귀도까지 끝마친 뒤에도 대체 얼마나 끔찍한 죄를 지은 건지 인간은 되지 못했다.[12][13] 부잣집의 검은 개로 환생하는데 목련존자가 찾아가자 반기며 개의 몸이지만 지옥이나 아귀도에서 고통 받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결국 목련존자는 노력 끝에 어머니를 천계로 승천시킨다.

웹툰 트레져헌터에서도 종정 스님이 과거를 회상할 때 등장한다. 그가 젊을 적의 어느 날, 절에서 '시아귀'(아귀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행사) 행사를 했다. 그런데 행사 도중 족자의 아귀들이 튀어나와 사람들을 습격했다. 절의 사람들은 모두 아귀들에게 잡아먹혀 죽었고, 종정 스님도 아귀들에게 반쯤 씹히다 만 꼴이 되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그가 아귀들을 보고 느낀 감정은, 공포감이 아닌 위화감이었다. 분명 눈 앞에 아귀가 살아 돌아다니지만, 그 모습이 꼭 '이야기가 현실의 옷을 입고 진짜인 척 흉내를 내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14]

종정 스님이 아귀를 보고 위화감을 느낀 이유는, 아귀가 전설 그대로의 괴물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의 상징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배가 고파 자기 주변의 것들을 먹어치우는 귀신이다. 그렇게 주변의 모든 것을 다 먹어치워도, 끝내 만족하지 못하는 배고픈 귀신이다. 자신의 과오를 덮고 욕심을 채우기 위해, 끝없이 주변의 것을 탓하고 갈구하는 존재다. 아귀가 은유하는 존재는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사람이었다. 작중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인 파즈는 자신을 아귀에 빗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자신이 과거에 저질렀던 악행 때문이다.

드라마 구미호뎐에서는 좀비와 같은 걸신들린 모습으로 등장한다.

게임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에서 WAW급 후원자 아이디어 환상체 '풍운승려'가 격리실에서 탈출할 때 아귀로 변한다. 환상체 기록에 따르면 원래는 깨달음을 찾아 방랑하던 평범한 승려였는데 어느날 명성이 높은 고승의 다비식을 구경하다 그 고승의 사리가 터무니없이 적게 나오는 것과 그것을 보고 분노하는 관중들의 반응을 목도 하고 말았고, 그 때문에 본인이 걸어온 불도에 대한 회의가 생겨 당혹스러워하던 도중 노인으로 위장한 악마의 꼬드김에 넘어가 결국 사리를 탐하는 아귀로 타락해 버린 것이라고 한다.


[1] 산스크리트로 본래 어원은 '죽은 자/망자'라는 뜻이었다. 팔리어로는 peta(뻬따)라고 한다. 음차하여 폐례다(薛荔多), 혹은 폐려다(閉麗多ㆍ閉戾多ㆍ閉黎多)ㆍ비례다(鞞禮多)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따라 내세에 거쳐가는 '과정'들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지칭하는 지옥의 이미지와 큰 차이가 없으므로 지옥이라고 지칭해도 무방하다. [2] 由旬, 고대 인도의 이수(里數) 단위. 소달구지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로서 80리인 대유순, 60리인 중유순, 40리인 소유순의 세 가지가 있다. [3] 대유순으로 기준을 잡으면 10리=4km 80리=32km 32 * 500 = 16,000 즉 16,000km 밑에 있다. 만약 소유순으로 잡으면 /2를 하면 되므로 8000km이다. 대략 8000km ~ 16,000km에서 거주한다 [4] 정확히는 축생계보다 죄질이 무겁고 지옥도보다는 죄질이 가벼운 영혼. [5] 물론 보통 인간 눈엔 안 보인다. [6] 由旬, 고대 인도에서 거리를 재던 단위. 기록마다 차이가 있으나 1유순당 13km정도로 추정된다. [7] 이 부분은 그리스 신화 탄탈로스와 유사하다. [8] 餓鬼를 일본어로 '가키'라고 읽는다. 요즘엔 가타카나로 ガキ라고만 표기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보니 신세대들에겐 이 속어의 유래가 그다지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판타지물 등에서 이게 나올 일이 있으면 한자로 쓴다. 참고로 보통 이 단어를 번역할 때 '꼬마'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상당히 순화된 표현으로, 실제 어감은 '애새끼'에 가깝다. [9] 일단은 인간이지만 여태까지의 모습들을 보면 인간으로 치기 힘들다. [10] 사실 무간지옥의 죄인들은 제도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도 무간지옥의 고통은 등활지옥이 낙원으로 보일 정도로 심하고 지옥도의 고통이 아귀도보다 심하니 아귀도로 가는 거라도 감지덕지다. [11] 침구아귀가 탐욕스럽고 인색하며 불교를 믿지 않았던 자이니 생전에 그 죄 또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12] 위에 서술된 것처럼 무간지옥에 떨어졌다라는 것을 보면, 최소한 오역죄 혹은 그에 준하는 죄업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건 몰라도, 지옥들 중에서도 최악의 지옥인 무간지옥에 떨어졌다는 것부터가 목련존자의 친모의 악업과 악행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뜻한다. [13] 무간지옥에 들어가는 이들은 대부분 신성모독을 저지른 자들이다. 신성모독도 급이 있어서 승려에게 의도적으로 나쁜 걸 시주하거나 속여서 먹게 하거나 보시를 약속하고도 주지 않은 자, 사이비를 주장한 자, 부처님에게 올리는 꽃장식을 훔치거나 그것도 모자라 팔기까지 한 자, 승려로서 질 낮은 짓을 저지른 자는 아귀도에 가고 불교의 논리를 부정하거나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하늘에 갈 수 있다고 하는 자들이 초열지옥, 불가의 여성들을 상대로 나쁜 짓을 한 자들은 대초열지옥. 그리고 부처나 승려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불교의 물건을 훼손한 자들이 무간지옥에 들어간다. 물론 무간지옥에 들어가는 죄에는 존속살해, 근친상간 같은 것도 있지만 맥락을 보면 아마도 그냥 신성모독을 저지른듯? 게다가 다른 죄인들이 다 천상으로 가는데 본인은 인간도 아닌 아귀가 되었다는 점에서 저걸 골고루 해댄 모양이다. [14] 여담이지만 아귀들은 뒤이어 나타난 쉬타카두르의 손에 모두 퇴치되어, 종정 스님도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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