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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2 13:57:46

금적금왕

삼십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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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사로잡을 금 도둑 적 사로잡을 금 임금 왕

1. 개요2. 상세3. 유래4. 사례

1. 개요

병법 삼십육계 중 하나. 적을 쓰러뜨리려면 그 왕을 먼저 노려야 한다는 뜻.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전출새(前出塞)>의 「사인선사마,射人先射馬, 금적선금왕,擒敵先擒王,」이라는 구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2. 상세

적의 주력을 공격하여 지휘관이나 중심인물을 포획하면 지휘 체계의 부재가 발생하는데, 이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적군의 사기는 급격하게 약화된다. 이를 통해 적군과 일일이 교전하지 않아도 적의 주력부대를 섬멸하고 있으며, 전쟁수행능력을 약화시켜 조직을 와해시킬 수 있다. 때문에 적의 우두머리를 잡거나 적의 심장부를 파괴하여 적을 혼란에 빠뜨리는 전략은 예나 지금이나 통용되고 있다. 현대에도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군인이 존재하는데, 바로 스나이퍼다. 비슷한 속담으로 '장수를 잡으려면 먼저 말을 쏘라'는 말이 있다. 또한 전쟁기간 여부와 관계 없이 테러리스트의 수괴나 적국의 국가원수 혹은 정부수반을 척살하는 참수작전 역시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금적금왕을 당하지 않으려면 지휘 공백의 최소화는 필수이다. 첫째로, 적에게 지휘관에 위치가 노출되는 일을 최소화시켜야 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전시에 상관에게 경례하는 게 군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둘째로, 지휘관의 유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지휘 체계를 즉각 계승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를 지정생존자 제도로 정착하여 사용하고 있다. 군대 역시 지휘 공백의 최소화를 위해 지정생존자의 지정이 필요하다.

3. 유래

당나라 안록산의 난때의 일이다. 수양성을 지키고 있던 어사중승 장순은, 10만의 반란군에 맞서 성을 수성하기로 한다. 적병이 20여차례 성을 공격하였지만 모두 실패하고 물러났다. 적병이 지쳤을 때를 노려 장순은 적의 본진에 돌격하여 적을 혼란시키고 50여명의 적장과 5천여명의 적병을 참살했으나, 적장인 윤자기의 얼굴은 알지 못했다. 장순은 부하들에게 적의 우두머리인 윤자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였으며 부하들은 적군의 깃발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장순은 윤자기의 얼굴을 본적이 없어서 전혀 알아볼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현재 그는 싸움중의 상황이라 더욱 누가누구인지 구별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장순은 한가지 계책을 냈다. 수숫대로 화살을 만들어 병사들에게 쏘게 하였다. 그러자 이 화살을 맞은 적들이 "장순의 군대는 활이 다 떨어졌구나"하고 생각하여 윤자기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그걸 본 장순은 윤자기가 누구인지 알아채고, 윤자기에게 즉시 진짜 화살을 쏴서 왼쪽 눈을 맞춘다. 부상을 입은 윤자기는 피를 흘리면서 패주하고, 장순은 성을 사수하는데 성공한다.

4. 사례

한국사에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신라 백제 성왕의 빈틈을 기습해 목을 친 뒤 지휘체계가 무너진 백제군을 크게 무찌른 관산성 전투가 있다.

세계사에서는 가우가멜라 전투가 대표적인 예로, 비록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도망치게 만들어서 다리우스 3세를 천하의 겁쟁이로 만들고, 백성들과 귀족들의 지지를 완전히 잃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결국 다리우스 3세는 신하에게 배신당해 시해당하고 만다. 옛날 이야기에서 왕들이 그렇게 싸움을 잘하지만 ( 리처드 1세, 항우, 로버트 1세, 마누일 1세, 이성계, 이라클리오스 등) 몸을 사리기도 하는 역설적인 그림이 자주 나오는 이유가 이 금적금왕이다. 로버트 1세의 경우 전투민족 스코틀랜드의 왕 답게 배넉번 전투에서 잉글랜드 기사와 1:1로 맞서 도끼로 쪼개버렸으나 귀족들에게 무용에 대한 칭송은 커녕 몸 좀 사리라고 핀잔만 들었다. 오스만 투르크의 메흐메트 2세 역시 저 앞선 군주들 못지 않게 싸움을 잘해서인지 베오그라드 공방전에서 무너지는 전열을 어떻게든 해보기 위해 직접 헝가리 기사와 일기토를 해서 이겼으나 오스만군의 기세가 오르긴 커녕 후에 날아온 쇠뇌에 혼수상태가 돼서 안그래도 허둥지둥 거리며 붕괴 일보직전이었던 오스만군의 패인이 되었다.

일본사에서는 센고쿠 시대 오다 노부나가 이마가와 요시모토 사이에 벌어진 오케하자마 전투를 꼽을 수 있다.

장기, 체스 등 장기 계열의 보드 게임은 금적금왕 자체가 승리 조건이다. 다만, 예의 상 그 직전의 수 까지만 가고 끝내는 게 보통이며 심지어 체스에서 체크메이트를 선언하지 않고 킹을 바로 잡으면 킹을 잡은 쪽이 반칙패가 된다. 극히 일부의 변형 쇼기, 변형 체스는 제외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군이 졸전을 면치 못한 것도 금적금왕과 관련이 있다. 안 그래도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구 소련식 탑다운 구조가 전혀 개선되지 않은 러시아군은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져 사실상 지휘관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나 마찬가지인데, 그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지휘관을 우크라이나군이 속속 잡아내고 있으니 부대 전체가 와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군의 졸전은 삼십육계의 실패가 모두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이므로, 금적금왕은 그 실패에 결정타를 먹이는 요인들 중 하나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1]

정반대의 사례로는 노량 해전을 꼽을 수 있는데, 충무공 이순신의 전사로 자칫 지휘 체계가 와해될 수 있는 상황에서 무의공 이순신이 지휘권을 이어받아 노량 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 2등 AOS 게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후반 한타에서 원딜/캐리 로 불리는 주력 딜러를 먼저 어떻게든 해치우면 주력 딜러가 잡힌 쪽이 패색이 짙어진다. 그래서 르블랑이나 닉스 암살자등 살벌한 누커나 세주아니, 파도사냥꾼 등의 오만가지 CC기 등을 동원해서 주력을 해치우려고 혈안이다. 물론 도타 2같은 경우는 1:5가 가능한 하드캐리들이 있고 서포터들의 세이브기도 훨씬 강하기 때문에 1캐리 4서폿/이니시에이터 등 극단적인 조합을 해서라도 금적금왕을 역으로 막아내기도 한다. 심지어 적절하게 이름부터 '제왕' 이 들어간 망령 제왕 이라는 캐리는 적의 금적금왕을 물먹여 버리는데에 특화되어있다.[2]

게임 이야기를 좀 더 덧붙이자면 근딜러들조차 오만가지 강한 판정의 스킬들 (딜뻥, 무적기, 유틸기 등)[3] 을 보유한 도타 2 를 제외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타 AOS 에서 원딜러가 근딜러에 비해 선호되는 이유이다. 전열이 묶어두기만 하면 안전하게 말뚝딜을 박아도 되는 원딜러에 비해서 직접 상대의 위협에 노출되는 근딜러들의 위험부담이 크다. 심지어 저 게임들은 어지간히 잘 크지 않은 이상 근딜러가 접근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근접 자체가 악몽인 괴물바가지들이 난무한다.


[1]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소규모 부대에도 재량권을 부여해 전투현장에서 신속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였다. [2] 전투력도 상당하거니와 쓰러뜨리면 적에게 디버프를 먹이고 부활한다. [3] 항목에 들어가 보기 귀찮은 사람들을 말하자면 5초 범위 시간정지, 일시적 무적 및 일방적 구타기, 400%딜뻥, 순간 접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