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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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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u
구리
銅  | 
Copper
분류 전이 원소 상태 고체
원자량 63.546 밀도 8.96 g/cm3
녹는점 1084.62 °C 끓는점 2562 °C
용융열 13.26 kJ/mol 증발열 300.4 kJ/mol
원자가 2 이온화에너지 745.5, 1957.9, 3555 kJ/mol
전기음성도 1.9 전자친화도 118.4 kJ/mol
발견 ? (9000 BCE)
CAS 등록번호 7440-50-8
이전 원소 니켈(Ni) 다음 원소 아연(Zn)


파일:external/physica.gsnu.ac.kr/copper.jpg

1. 개요2. 특성
2.1. 생물 및 인체 영향
3. 역사4. 용도5. 구리 사용의 미래6. 경제7. 매체8. 기타9. 둘러보기

[clearfix]

1. 개요

구리의 영어 명칭인 copper는 라틴어 Cuprum이 그 유래로서 이는 고대 그리스어 Cypros, 즉 키프로스 섬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키프로스가 구리의 산지로 유명했다고.[1]

결정구조는 면심입방결정, 공간군은 Fm3m. 금속 자체로는 붉은 광택을 내나, 2가 양이온 상태에서는 푸른색을 띤다.[2]

한자로는 동(銅)이며, 올림픽 등에서 1~3등에게 주는 메달 중 3등에게 주는 동메달의 주 재료이다. 동메달이라고 쓰지만 원래는 bronze, 즉 구리 주석의 합금인 청동 메달이다. 동전이나 메달에 쓰이는 '청동'은 거의 구리에 가깝다. 올림픽 동메달의 구리 함량은 97%나 되며 이는 은메달에 들어가는 의 함량보다 더 많다. 또한 청동화인 일본의 10엔 주화의 구리 함량은 95%이다

2. 특성

모든 금속 가운데 전기 전도성이 두 번째로 높으며[3], 전성과 연성이 뛰어난 금속이라 현재의 정보화 시대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집적회로의 동작 속도가 MHz 단위에서 GHz 단위로 늘어난 것도 내부 배선을 알루미늄에서 구리로 바꾼 덕분이다.

산성이나 염기성에 대한 내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며 또한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금속인 것이 특징. 조리 기구 등에도 이용되지만 구리로 만든 조리 기구는 비싸다. 불긋한 아름다운 색상 덕에 어느 정도 큼지막한 공예품을 만드는 재료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노란 빛깔이 나는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황동이 많이 쓰인다. 단, 은과 비슷하게 공기 중에서 서서히 산화되어 광택도 없어지고 아름다운 색이 변하므로 광택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종종 관리가 필요하다.

참고로 구리는 꽤 비싼 금속으로 분류되는 귀하신 몸이다. 물론 금, 은 또는 희소성 높은 몇몇 금속에 비하면 한참 싸지만[4], 실용적이고 대량으로 쓰이는 금속 중에서는 비싼 편이다. 흔히 보는 금속 중에서 일반적인 철이 가장 압도적으로 싸고, 그 다음은 알루미늄, 아연=납, 구리 순이다. # 참고로 주석은 구리보다 몇배 더 비싸다.

지각에서 원소구성비로는 구리가 26위로 원소번호가 인접한 아연, 니켈과 거의 같은 정도이고, 사실 (37위) 이나 주석(49위) 보다 훨씬 흔하다. 그래서 전 대륙에 걸쳐 구리 산출지는 적지 않아서 구리 기반의 청동기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로는 경제성 있게 채굴할 수 있는 광산이 일부 지역에 편중되어 있어서 구리 생산의 1/3이 칠레에서 나오고 있다. 2위는 미국 애리조나 주이다.

즉 절대량은 많지만, 정작 지표에서 채취할 수 있는 양이 그다지 많지 않고, 워낙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가격이 좀 되는 편이다. 멀리 갈 필요없이 전기가 있는 곳엔 반드시 구리가 있다. 대부분의 전선이 구리이므로 엄청나게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또, 전쟁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자원인데, 바로 탄피와 탄두를 감싸는 게 구리 합금인 황동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대량의 탄피는 회수하는 편이다. 그래서 구리의 거래량이 곧 전세계 산업생산의 경기지수라고 봐도 될 정도로 밀접하고 특히 전쟁의 분위기가 감돌면 구리 값이 뛰는 것이다.

열 전도성이 높다보니 쿨러의 히트 파이프나 열 교환 촉매로도 많이 쓰는 편. 구리의 열전도율은 대충 320kcal/m·h·℃. 참고로 알루미늄은 196이다. 인텔 정품 쿨러는 mPGA478 CPU부터 가운데에 구리심이 박힌 쿨러를 제공했었다. AMD도 간혹 구리심이 박힌 쿨러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고급 라인업에서는 기본이 히트 파이프 달린 기본 쿨러로 제공됐다. 당연하지만 사제 쿨러는 저가형이 아닌 이상 구리는 필수로 쓰인다.

지금 구리를 보고 싶다면 발에 채이는 전선 하나만 주워서 잘라봐도 좋다. 굳이 순수한 구리를 원하지 않는다면 동전도 있다. 아연(옛날 10원, 50원) 알루미늄( 10원), 니켈(50원 이상)과 구리를 섞어서 동전을 만든다. 동전에 구리를 쓰는 이유는 내식성이 있고, 여러 가지 금속을 섞어서 강한 합금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겉보기와 달리 1970년 이후에 발행된 10원이 100원, 500원 주화보다 구리 함량이 적다.

9(nine)의 숫자 개수로 순도를 나타내는데,[5] N 앞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가격은 마구 올라간다. 가정용 코드는 보통 3N 정도. 구리 주조 후의 결정 모습 차이로 분류하기도 한다.

몇 N이든 구리 함량이 높으면 다른 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구리가 비교적 무르다는 건 별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지만[6] 특히 전기 신호 전달을 위한 구리 전선 등은 피복에 덮여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어폰 선 잡고 빙빙 돌리다가 허구헌날 끊어 먹는다.[7] 녹는 점도 비교적 낮아서 온도가 높으면 신나게 녹기도 한다. 그렇지만 수소보다 반응성이 낮아 염산 등에 녹지 않는 금속이기도 하다. 하지만 질산의 경우는 질산 그 자체가 강력한 산화제이기 때문에 구리를 녹일 수 있다. 약산인 불산에도 녹기는 하지만, 이건 불산에 극도의 반응성을 가진 플루오린이 있어서 그렇다. 황산의 경우도 진한 황산이라면 산화제 역할을 하기에 그 진한 황산에 구리를 넣고 가열하면 역시 녹아서 황산 구리가 된다.

2.1. 생물 및 인체 영향

구리는 일반적으로 생물에게는 유독한 원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균 번식 방지 등에도 쓰인다. 하지만 많은 동물 세포들은 구리를 무해하게 몸 밖으로 배출하는 진화를 해서 식기에도 쓰이는 등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유전적으로 이런 구리배출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은 몸에 구리가 축적되어 간 손상, 다발성 장기 손상 등 급성 구리 중독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구리가 산을 만나면 특유의 청록색을 띄는 녹청을 만드는데 이건 사람에게 해롭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황동으로 만드는 유기그릇도 오래 쓰지 않으면 퍼런 녹이 스는데 옛날에는 볏짚에 기와조각을 곱게 간 가루를 묻혀 빡빡 닦아내야 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철 기반의 헤모글로빈이 아닌 헤모시아닌을 산소 운반에 사용하는 생물들[8]도 있지만, 그중 껍질을 가진 수생생물들(달팽이, 조개, 새우 등)은 구리 이온을 매우 싫어한다. 그래서 어항 등에서 달팽이나 민달팽이를 퇴치할 때 구리봉을 꽂아두거나 10원 짜리(옛 동전, 새 동전은 알루미늄에 구리 코팅)를 넣어두기도 한다.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 농가 등에서는 탄피를 뿌려두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체를 구성하는 미량원소에 해당되기 때문에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된다.

2020년 3월 13일 의학 분야 학술논문 사전공개 사이트(medRxiv)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국립보건원( NIH)과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SARS-CoV-2 에어로졸 상태에서 3시간, 구리 표면 위에서 4시간, 종이상자에서 24시간,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레스 철[9] 위에서 2~3일간 생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이러한 점을 활용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항균 필름으로도 만들어져 병원이나 엘리베이터 등지에서 쓰이고있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접촉에 민감해지자 많은 사람의 손이 닿는 출입문 손잡이나 계단이나 전망 발코니 등의 난간 손잡이 바 등에도 항균 효과를 위해 스테인리스 제품 중심에서 황동제 제품의 사용이 는다.

3. 역사

인류와 구리의 관계는 긴데, 약 10000년 전 옛날의 이라크 북부 유적에서 자연동을 이용한 구슬 장식품이 발굴되었다. 철보다 낮은 온도에서 녹고,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인류가 철을 녹이는 방법을 발견하기 전까지 널리 활용되었으며, 최초로 활용된 금속으로 여겨진다. 그 이유인 즉슨 동은 그 연성과 쉬운 세공난이도 덕분에 옛부터 수요가 꽤 많았다. 청동기가 철기 전에 온 것도 그 덕이다. 특히 구리 광석은 그냥 갈색인 평범한 돌 중 하나처럼 보이는 철 광석과 달리 눈에 띄는 특유의 청록색을 띄고 있어서 고대인의 눈에도 암석에 뭔가 특수한 물질이 들어있다는 느낌을 주어 흥미를 갖게 했고 광맥을 발견하기도 쉬워서 일찍부터 이용되었다.

그러나 동은 나름 귀금속이라 철에 비해 구하기도 힘들었다. 거기다 주석은 더더욱 구하기 어려워서 주석을 교역으로 구할 수 있었던 곳은 청동기로 일찍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는 주석을 쓰지 않고, 순수 동으로만 금속기를 만드는 동기 시대가 1000~1500년 이상 꽤 오랜 시간 있었다.

이집트는 제2 중간기 (기원전 18~16세기/제13~17왕조) 시대에 힉소스인들이 청동기 병기와 전차를 끌고 침공해올 때까지 주석을 대규모로 구할 길이 없어 순동으로 제작한 도구들이 더 널리 쓰였다.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주석이 생산되지 않기는 매한가지였기 때문에 주석을 구하기 위해 멀리 오늘날 영국에까지 가서 주석을 사올 정도였다. 정작 청동기 시대에도 도구는 석기가 주류였고, 청동기는 지배층의 전유물이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성경에도 솔로몬의 치세가 대단했다는 것을 나타낼 때 아연-구리 합금인 놋쇠가 매우 풍부했음을 자랑하는 대목이 있을 정도니까. 심지어 짐바브웨처럼 구리도 주석도 없어서 그냥 철기시대로 건너뛰어버린 문명도 심심치않게 발견되는 지경이다.

덕분에 구리는 수요는 많으나 공급은 제한적인 금속이었다. 그래서 가격이 올라가고 귀금속이 되는것이다.[10] 덕분에 동은 금은보단 흔하지만 철 같은 일반 금속들보다는 귀한 덕에 지불수단으로써 흔히 이용되었다. 동전부터 구리 엽전에서 나온 단어이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경향은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는데 놋그릇은 양반집에서나 제기로 들여놓는 귀한 그릇이었고 외국에도 고려동이라 불리며 백청자 부럽지 않은 고가로 팔려나갔다. 일반 민초들은 놋그릇은 손도 못 대는 귀중품이었다. 지주들도 목숨걸고 제기로 짱박아두는게 유기였다.

거기에 국가안보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전략자원으로써의 쓰임새도 있었는데 바로 대포다. 야금기술이 부족하던 근세에는 철제대포를 만들기 힘들었다. 무쇠라고도 하는 주철 연성이나 탄성이 구리합금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인데 그게 전근대 철기의 주류였다. 그 시절에 강철 얻으려면 말 그대로 몇 주 동안 철괴를 불에 넣어서 탄소를 제거하는 탈탄작용이 필수인데 안그래도 철 잡아먹는 괴물인 대포에 그정도 품을 어떻게 들이겠는가? 조선시대 때 제일 흔하던 현자총통 하나가 50kg를 넘기는데 말이다. 결국 그 시절 강철로 대포를 만드는건 대단한 돈지랄에 가까운 일이었고, 결국 현실에 타협해 무쇠로 철제대포를 만들면 발사 시 충격에 '와장창!'하면서 깨져나가는 것이다.

덕분에 동서양 할 것 없이 근세에는 청동대포가 유행이었다. 화력이면 환장하던 조선이 과연 눈독 들일만한 전략자원이었는데 문제는 조선에는 변변한 구리 산출지가 없었다는 거다. 덕분에 조선은 전략자원인 구리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해오며 충당해야 했다. 이는 나름 조선왕실에서도 임란 전부터 심각하게 인지하던 문제인데 딱히 타국에서 수입을 대체할 선택지도 없었다.

반면 일본은 1700년 단 1년만 해도 구리 5,400톤을 수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혹자들은 1700년대 초반 수출물량만 합쳐도 20만톤은 간단히 넘길거라고 하는데 이 구리는 단지 조선, 중국과 같은 근처에서만 소비된게 아니고 8할이 동남아시아 인도까지 수출되었었다. 거기에서 상당수는 동인도회사의 자금이자 구입대금으로 사용되었다. 어쩌면 이 구리가 대영제국의 손발을 잇는 대동맥 그 자체였던 셈.

이는 다른 구리산지들도 마찬가지였다. 스웨덴 팔룬의 구리광산은 11세기동안 채굴되며 유럽 최대 구리광산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동안 팔룬의 동광에서 전 세계 구리생산량의 70%를 충당했을 정도로 구리 생산량이 많았기에 팔룬은 스웨덴 제2의 도시였고, 거기서 나온 구리는 구스타브 2세 아돌프의 대포가 되었으며, 베르사유 궁전의 지붕을 덮고 스페인 제국의 동화가 되어 라틴 아메리카를 정복했다. 야만신과 동토의 땅이 지금 북유럽에 우뚝 선 선진국가로 발돋움할 원동력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스웨덴에서는 17세기 구리본위제 화폐를 사용했다. 당시 스웨덴은 구리가 많았기에 은 대신 이를 이용해 화폐를 만든 것. 헌데 은을 구리로 대체하다 보니 크기와 무게가 상상을 초월했다. 1644년에 발행된 10달러 동전은 길이가 1m에 무게는 20kg에 육박했다고 한다. 실생활에서 이 동전을 사용한 건 아니고, 은행에 예치한 뒤 영수증을 지폐처럼 사용했다고. 중국 윈난성도 옛부터 구리의 주요 산지로 한나라 시기부터 구리가 생산되었으며 촉한은 이 지역을 장악함으로써 화폐를 안정적으로 발행할 수 있었고 현대에 들어서까지 구리가 채굴되고 있다.

이렇게 인류사의 흥망성쇠는 구리의 흐름을 통해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에 철기부터 바다 민족에 의해 끊어진 청동 교역의 대체재를 찾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니 말이니 철기시대의 시작도 구리가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상평통보 같은 옛날 동전에도 구리가 주로 쓰였는데 조선시대에 화폐유통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는 구리는 조선에서 생산되지 않고 대부분 일본 등에서 비싸게 수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발행비용이 비쌌고 그러니 발행량이 제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철이나 니켈 같은 것이 화폐로 통용되는 것은 현대에 들어와서 국가 공권력이 강해지고 경제 체제가 확립된 후다. 그 전에는 동전 만들 구리가 모자라서 철로 만든 철전을 쓰기도 했는데 대부분 다 실패했다. 원래 그 당시 화폐들은 실질가치를 따지는데 액면가만 동전으로 넣고 철전 발행해봤자 순식간에 소액 거스름돈에나 쓸 정도로 가치가 폭락해버린다. 그나마 소액 거스름돈이라도 되는 것은 금화, 은화, 동화 등 다른 화폐가 있어서 보조용으로 쓰는 것이고 만일 철전만 있다? 이러면 외국에서 안받아주는 국내용 화폐가 되는 것이다. 전쟁이라도 나서 무기 만들 철이라도 부족하지 않는 한 거래가치는 제로에 육박하게 된다.

그래서 조선에서 상평통보를 발행할 때도 맨날 전황이라고 부자들이 금괴 모으듯이 엽전 모아서 돈 모자라는 소리가 나고 발행비용이 높아서 폐지하자는 소리 나오고 구리 아끼려고 다른 금속 섞었다가 품질 나빠져서 더 빨리 바스라지는 통에 수명이 더 줄어들고 사적으로 몰래 만드는 경우까지 많이 발생해서 개판 그 자체였기도 했다.

4. 용도

조각(동상)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녹는점이 낮아 주조하기 쉽기도 하며, 붉은 빛을 가진 구리가 공기 중에 노출된 후 수십 년이 지나면, 이산화탄소와 물에 의해 산화되어 소위 녹청이라는 녹색 녹이 생겨 빛깔이 아름답게 된다. 녹청이라는 피막을 형성하고 나면 더 이상 산화되지 않으며, 이후로는 물 등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구리를 활용한 유명한 동상으로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 자유의 여신상은 제작 당시에는 붉은색이었으나 후에 산화 작용으로 인해 지금의 푸른색이 된 것.

그 외에도 서구의 바로크 양식에 잘 쓰이는 푸른 돔이 구리를 사용하였다. 대한민국 국회의사당과 과거에 경복궁에 있던 조선총독부 청사(또는 중앙청)의 구리를 쓴 돔지붕이 대표적인 예이다. 강원랜드 호텔의 지붕이나 일본의 메이지 신궁의 기와와 같이 지붕을 덮는 기와를 구리로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기둥을 구리로 둘러버린 금강산 보덕암도 있다. 그러나 이 녹청은 건강에는 그리 좋지 않은데, 실제로 독약의 재료 중 하나였다. 녹색의 어원이 바로 구리의 녹색이다.

동시에 과 마찬가지로 미생물을 죽이는 효과가 있어 대형 병원에서는 환자들의 손이 많이 닿는 엘리베이터 단추나 문 손잡이에 구리 합금을 쓰거나 구리 코팅을 많이 하며, 구리 합금인 청동으로 만든 유기에 밥을 담으면 잘 쉬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미량동 작용(微量動[11], Oligodynamic effect)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국내 실험에서도 여름에 유기그릇에 담아 둔 밥이 상온에 오래 놓아두었는데도 상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현재까지 동전을 사용하거나 냄새나는 운동화안에 동전이나 구리그물을 넣어두는 것도 구리의 이런 살균/탈취능력을 이용한 것이다. 발냄새 방지용 신발 깔창도 발이 닿는 바닥에 구리도금이나 구리성분을 넣은 것이다. 그렇다고 구리만 닿으면 바로 세균이 100% 다 죽어버리는 것은 아니니 과신은 금물이다. 또한 갑각류나 두족류의 갑각 형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어항에 구리봉을 꽂는 등으로 달팽이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비슷한 원리로 선박의 선저외판 도장에는 방식도료 위에 방오(anti-fouling)도료를 추가로 사용한다. 아산화동(CuO)이 생식독성이 있어 해양생물 부착을 어느 정도 막아주기 때문. 물론 이 독성 때문에 요즘은 방오도료에 아산화동을 사용하지 않는 추세이긴 하다.

과거에나 현재에나 구리는 식기의 주요 재료로 쓰인다. 과거 유럽, 중동권에서는 구리 내부 혹은 겉과 속 모두 주석을 씌워서 냄비, 프라이팬, 같은 조리도구를 만들었고, 접시, 같은 식기를 만들 때도 썼다. 구리 특유의 강한 열전도성 때문에 음식의 조리가 빠르고, 또 앞서 언급한 살균기능때문에 위생에도 좋다고 여겨져서 오늘날에도 고급 주방용품에서는 구리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이전에는 대포의 포신으로 사용되었지만, 현대에는 총알 탄피와 탄두 피갑[12]에 사용된다. 정확히는 합금인 황동 재킷. 적절한 연성과 적절한 내마모로 인해 총기의 원활한 작동을 기대할 수 있다. 탄피가 구리가 아니라면 약실에 부담이 가거나 자동화기의 동작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탄두 재킷에 구리 피갑을 씌우지 않으면 매우매우 무른 금속인 납이 총열 내부에 마구 눌러붙는다.[13] 강철 탄피를 사용하는 러시아제 탄약이라도 재킷은 구리를 사용한다. 또한 대구경 강선포의 포탄의 경우에는 전체를 구리로 감싸기보다는 강선과 맞닿도록 구리를 링처럼 둘러 원활히 미끄러지면서 회전을 받도록 만든다.

전기 전도성이 은 다음으로 좋으므로 전선 등 전기 전도체로 많이 활용된다. 그러나 무게당 전도성[14]은 알루미늄이 더 좋으므로 송전선과 배전선에서는 구리 대신 알루미늄이 활용된다.

은근히 절도에 취약한데, 경부고속선 건설 당시 절도범이 방치된 전차선을 잘라서 훔쳐갔다가 잡힌 적도 있다. 이유는 전차선은 구리로 만들었고 kg 단위로 되면 꽤 돈이 되기 때문. 실제로 북한에서 전선내부에 있는 구리를 탈취해서 중국에 판매하여 막대한 이익을 벌여들었다. 하지만 이게 들통나자...

합금으로 매우 많이 쓰이는 금속 중 하나이기도 하다. 주석과 섞으면 청동이 된다. 청동은 구리보다도 아주 단단하고 연마나 주조 및 압연 등의 가공이 가능했기 때문에 철이 보급되기 전까지의 청동기시대에 가장 폭넓게 이용된 금속이 된 것이다. 또한 아연과 섞으면 황동이 되며 금빛 비슷한 광택을 낸다. 또한, 니켈과의 합금인 백동 은빛 비슷한 광택을 내며 주로 동전 제조에 사용된다.

CuSO4·5HO의 경우 이 황산 구리의 수용액이 구리도금과 구리의 전기정련에 쓰이는 전해액, 에칭, 안료, 살균제(보르도 액)의 원료, 매염제, 방부제, 탈수, 설탕 검출에 쓰이는 페링 액이나 베네딕트 액의 성분, 혈액 비중 검사 등에 이용된다. 아마 과학 교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황산 구리 결정 키우기 실험으로 익숙할 것이다. 잘 만들어진 황산 구리 결정은 맑은 코발트블루빛을 지녀 언뜻 보면 보석의 원석으로 보일 정도로 아름답다.[15] 그러나 용액은 유독물질이니 사용에 유의하여야 한다. 또한 결정 자체도 충격을 받으면 쉽게 깨지며, 공기중에 방치하면 탈수되어 흰색의 무수 황산 구리가 되어버리므로 결정을 오래 보존하려면 코팅을 입혀야 한다. 이 때문인지 결정도 보석으로써 쓰이진 않는다.

쥬얼리 등에 쓰이는 핑크골드와 로즈골드의 합금 재료이다. 일반적으로 구리 함량이 높아질수록 진한 핑크빛을 띈다.

5. 구리 사용의 미래

인류가 구리를 사용한 건 최소 1만 년 전부터이지만, 광석을 채굴해서 제련한 구리의 95% 이상은 1900년대 이후로 채굴한 것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절대적인 구리의 양은 매우 많다. 지각에서 1km 내에 1백조 톤(현재의 채굴 속도로는 5백만 년을 더 캘 수 있는 분량이다)이 존재하며, 다른 금속들처럼 바닷물에도 미량이 녹아있다. 그러나 채굴 기술과 비용상의 문제 때문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그중 소수에 불과하다. 가채년수는 25년에서 60년까지도 보지만, 재활용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한 번이라도 채굴된 구리의 약 80%는 재활용되고 있다.[16] 구리는 가공을 하지 않은 상태이든, 제품 속에 섞여있든 간에 100% 재활용이 가능하고 품질도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철과 알루미늄 다음으로 재활용이 매우 활발하게 되는 금속이다.

지금은 서서히 바닥이 드러나서인지 갈수록 땅을 깊이 파고 캐내는 실정이다. 그리고 아주 이전에도 원석은 이미 고갈되어서 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보편화된 것이 구리가 그나마 함유된 땅에 약품을 흘려서 구리를 용해시킨 뒤 그 용액을 환원처리하는 방법과[17] 아주 지하로 파고 내려가서 조금이라도 구리가 많이 함유된 광맥을 찾는 방법이다. 칠레 광부 매몰사건 당시 광산도 바로 구리를 캐내는 동광이었는데 지하로 무려 700m 밑까지 내려가서 캐내야할 정도로 구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칠레는 구리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데도.

기후문제 때문에 세계적으로 친환경으로의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는데, 전기차에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4~6배 정도의 구리가 필요하고, 태양광이나 풍력에서도 구리가 많이 이용되며, 전력 저장장치에 쓰이는 리튬 이온 전지의 음극 집전체로도 쓰이기에 친환경이 추진될수록 폭증하는 수요 대비 채굴 한계로 공급이 달려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귀한 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문에 갈수록 귀해지는 구리를 다른 금속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도 있다. 전기차나 건물에 사용되는 배선에 알루미늄을 활용하거나, 구리가 필요 없는 나트륨/칼륨 이온 배터리를 개발하여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하는 등이 있다.

6. 경제

구리의 가격은 세계 경제와 아주 밀접한 경향을 보인다.[18] 구리와 함께 유가도 세계경제의 선행지표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상품시장(commodity market)[19]에선 구리 박사님(Doctor Copper)라는 별명까지 나돌 정도. #1 #2 반면에 금값은 세계경제의 위기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옛날에는 구리나 유가는 위기지표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그때그때 증시와의 상관계수를 따져가며 활용해야 한다.

상승하는 구리의 가격 때문에 탄피를 다른 물질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며, 이에 부응해서 나온 최신 탄피는 배출작용을 해주는 차개부분이 걸리는 림부분만 구리고 탄피의 80여 퍼센트가 플라스틱 합성수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H&K G3 H&K MP5, FAMAS에서 사용되는 지연 블로우백 구조에서는 각인 약실 구조로 인해 탄피가 눌러붙으면서 작동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2010년대 들어서 석유가 넘쳐나서 재료 수급 문제는 적지만. 그런 의미에서 구리가 부족해 AK-47용 탄약으로 철제 탄피를 채용한 소련은 뒷걸음치다 쥐 잡았다 볼 수 있다. 실제 개도국에선 소화기 탄약 도입 때 보관에 유리하고 탄피걸림이 적은 서방제 구리 탄약보다는 저렴한 러시아제 강철 탄약을 선호한다.[20]

7. 매체

온라인 게임에서는 보통 금속 중 철 아래의 최하 단계를 차지한다. 게임에서는 금속을 대체로 무기나 방어구로 사용하니 강도가 낮은 구리가 최하 단계가 되는 것. 그런데 정작 마찬가지로 물러서 무기로 사용하기 힘든 금은 철보다 상위 단계인 경우가 많다.

8. 기타

9. 둘러보기



[1] 그리고 그 키프로스는 키프로스 섬에서 많이 자랐던 비늘잎나무인 쿠프레수스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2] 오래된 10원짜리에 있는 푸른 녹인 녹청이 바로 탄산 구리이다.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사용하는 황산 구리 용액이 푸른색인 이유도 마찬가지. 구리로 만든 자유의 여신상 역시 처음 만들었을 때 이후 계속 색이 변해서 현재는 푸른 색이다. [3] 상온에서 1m당 16.78nΩ. 1위는 15.87nΩ인 이지만 비싸기 때문에 한정적인 곳에만 쓰인다. 미국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진행중이던 극비 프로젝트에 전선으로 쓸 구리가 부족해서 은을 전선으로 깔아버린 적이 있었다. 물론 전쟁이 끝나고 99% 회수했다. [4]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은이 구리의 100배, 금이 은의 70배 정도 가격이다. [5] 예를 들어 99.991%~99.998% = 4N, 99.9991% ~ 99.9998% = 5N. [6] 세간의 이미지가 그런 것이지, 구리는 생각보다 무른 금속은 아니다. 철이나 이 분야 톱인 티타늄 등이랑 비교할 수 없는 건 맞지만, 흔히 합금하는 주석과는 단단함 자체가 비교불가하고, 알루미늄하고도 비교하면 미안하다. 하지만 요즘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금속은 모두 합금 등 특수처리된 금속이므로 전도율을 높이기 위해 순수 구리 비율을 잔뜩 높였다면 무르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7] 사실 그래서 이어폰 줄은 피복 외에 심선으로 나일론 코드가 들어간다. 끊어진 이어폰 줄에서 나오는 하얀 털 같은 게 이 나일론 줄이다. 산업용은 케블라 코드나 강철 케이블을 심선으로 박기도 한다. [8] 대부분의 무척추동물 [9] 특히 이나 자동차 손잡이, 휴대폰 등 손으로 자주 만지는 물건들 [10] 예를 들자면 지금도 구리 시세는 kg당 5달러를 넘는다. kg당 450달러씩 찍는 은이나 4만 달러씩 찍는 금에는 비교가 안되지만 kg당 50센트 밑에서 노는 강철보다는 한 레벨 위. [11] 영어 표현으로도 알겠지만 구리 동이 아닌 움직일 동 자를 쓴다. [12] 탄종 이름에 FMJ, JSP, JHP 등 J가 들어가면 Jacketed, 대체로 구리 피갑을 씌운 탄환이다. [13] 순수 납탄을 쓰던 과거 머스킷 시절부터 내려오는 문제이다. [14] 전도체를 동일 길이, 동일 무게로 만들 시의 전도성이다. [15] 원래 구리 결정보다 좀 더 투명하다. [16] 미국에서 1년간 사용하는 구리의 양을 보면 재활용된 구리가 새로 채굴한 구리보다 더 많다. [17] 아주 당연하게도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18] 가끔 투기세력이 장난칠 때를 제외하면 세계경제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19] 금속이나 곡물 등의 농업, 광업으로 얻는 제 1차 상품, 즉 미가공품과 관련된 시장을 뜻한다. [20] 상황마다 다르다. 냉전기 한국에서는 나토탄 호환 문제도 있지만 빈번히 대량으로 쏴대는 게 아니라 언제 있을지 모를 재전을 위해 장기 보관에 유리한 탄이 낫다. 철제 탄피는 녹슬기 때문에 장기보존하려면 방독면 정화통처럼 통조림 방식으로 밀봉해서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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