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01:22:44

UEFA 유로 2024/팀별 리뷰

<colbgcolor=#fff,#1c1d1f><colcolor=#143cbd> 파일:UEFA 유로 2024 로고(가로형).svg
UEFA 유로 2024
대회 이전 유치 과정 · 예선 · 조추첨 · 참가팀 정보
조별 리그 A조 B조 C조 D조 E조 F조
결선 토너먼트 16강 8강 준결승 결승
대회 이후 기록실 · 팀별 리뷰 ( 이탈리아) · 로드리 · 라민 야말
같이 보기: 역대 UEFA 유로


1. 24강 조별 라운드2. 16강 진출3. 8강 진출4. 4강 진출5. 준우승: 잉글랜드6. 우승: 스페인

[clearfix]

1. 24강 조별 라운드

1.1. 24위: 스코틀랜드

유독 국가 대항전에 나오면 부진한 폴란드의 사례가 있었지만, 스코틀랜드는 비교 자체가 폴란드에게 미안할 정도로[1] 더욱 좋지 않은 국가 대항전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나름 축구 종주국이라는 영국의 일부라는 팀이 지금껏 월드컵이나 유로를 통틀어서 74월드컵 9위 92유로 5위도 기록했었으나, 단 한 번도 결선 라운드에 진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2]그리고 전패가 유력했던 폴란드가 3차전에서 프랑스와 비기고, F조에서도 패배가 유력했던 체코 조지아가 3차전에서 분전하면서 스코틀랜드가 기록했던 실점보다 적게 실점을 하였고 결국 스코틀랜드는 이번 유로 본선 24개국 중에서 최하위가 확정되었다. 이번 대회가 24강 체제는 물론 16강 체제에서도 전패를 찍은 팀이 없는 첫 대회라는 점도 특이사항인 셈.

예선에서는 조 최강팀 스페인에게 깜짝승을 거두고 월드 클래스 엘링 홀란드 마르틴 외데고르가 있는 노르웨이에게도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예선에서의 강력한 모습은 이번에도 역시 일시적이었다. 첫 경기부터 독일에게 5골이나 허용하며 무너졌고, 스위스전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가나 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동점골을 내주고 무승부에 그쳤다. 무엇보다 마지막 경기 상대는 2전 전패로 최하위로 떨어져 잔뜩 주눅이 들어있는 헝가리였는데, 이들에게도 경기 막판 역습으로 극장골을 내주며 3위 자리까지 빼앗기고 A조 최하위로 이번에도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고 말았다.[3]

대회를 앞두고 빅리거 루이스 퍼거슨, 아론 히키, 네이선 퍼거슨을 부상으로 한꺼번에 잃은 것 역시 스코틀랜드의 전력 약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키어런 티어니 역시 대회 도중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었다. 대회 3경기에서 시도한 총 슈팅 수는 17개였으며, 첫 경기 독일전과 세 번째 헝가리전에서 전반전 유효슈팅 수는 0이었다. 독일전은 총 슈팅이 1개고 유효슈팅은 0개인데 상대의 자책골로 1득점하는 행운까지 포함이다.

1.2. 23위: 폴란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비롯해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보이치에흐 슈체스니, 야쿠프 키비오르 등 유럽 내에서 나름 중견급 강호로 평가받는 선수단을 보유했지만, 유독 메이저 대회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던 폴란드의 고질병은 이번 유로에서도 여전했다.

간판이자 주장으로써 팀을 이끌어야 했던 노장 레반도프스키는 부상으로 첫 경기부터 결장해야 했고, 팀 역시 해당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도 네덜란드에게 역전패했다. 두 번째 상대는 오스트리아. 3위 자리를 위해서라도 전력상 이 경기를 이겨야 했던 폴란드였지만 3골이나 내주며 패하고 말았고, 또한 해당 경기 직후에 열린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경기도 무승부로 끝나며 폴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조 최하위가 확정된 건 물론 2연속 유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또한 3차전 치르기도 전에 탈락이 확정된 유일한 국가다. 그나마 마지막 프랑스 전에서 무승부를 만들어 프랑스를 조 2위로 끌어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할 판.

물론 폴란드 입장에서는 하필 초장부터 네덜란드와 프랑스라는 우승후보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등 조 편성 운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들보다 훨씬 어려운 조에 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를 상대로 비록 패했지만 1분 안에 선제골을 넣어 간담을 서늘하게 한 건 물론 강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극장골까지 터뜨리며 승점을 따내는 등 선전 중인 알바니아의 경우와[4] 예선에서 알바니아와 함께 같은 조에 속했었고 본인들보다 훨씬 잘 했던 체코와 비기고 승점을 따낸 조지아를 보면 이 역시 그저 변명거리에 불과하며 경기 내용도 천지 차이였다.[5]

폴란드는 이미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조별리그 광탈을 시발점으로 해서 메이저 대회마다 레반도프스키 의존증에 시달리며 저조한 성적을 이어갔다. 1986 FIFA 월드컵 멕시코 이후 장장 36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조차도 16강 진출[6]과는 별개로 경기력은 매우 좋지 않았다. 레반도프스키가 아직까지 현역일 때라도 얼른 그를 대체할 선수 발굴을 폴란드 축구 협회는 자국리그나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유망주 발굴을 서둘러야 된다. 비단 레반도프스키 대체자 뿐만이 아니라 30대 중반인 골키퍼 슈체스니의 뒤를 이을 1류 골키퍼 또한 발굴해야 한다.[7] 이를 해내지 못한다면 지역예선 통과는 한다 해도 본선 무대에서는 늘 조기 탈락이라는 기록이 또 나올 수 있다. 더 심하면 2010년대 초반처럼 지역예선도 통과 못하거나 아예 체코나 러시아[8], 헝가리, 루마니아처럼 축구 변방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1.3. 22위: 체코

2000년대~2010년대 세계를 호령하던 강호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의 초라함만을 안겨준 대회였다[9]. 조의 구성을 봤을 때 F조는 포르투갈이 치고 나가고 체코와 튀르키예가 그 뒤를 다툴 것으로 보였겠지만, 사실 체코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가득한 구성이었다.

체급 차이가 크게 나는 포르투갈은 말할 것도 없고, 튀르키예는 전력상으로는 엇비슷해 보이지만 그 동안 유로에서 체코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가였기 때문. 그렇기에 체코로서는 이 두 경기는 몰라도 처음 유로에 진출한 조지아를 상대로 승리가 필수적이었다.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에서는 1-1로 맞서던 경기 막판에 실점을 내주며 다 잡은 승점을 놓쳐버렸다. 물론 패할 것이라고 예상이 되었던 경기였지만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로 다 잡은 승점을 놓친 것이 체코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참사를 예고하는 징조였을 것이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승리해야 했던 조지아 전, 유로 터줏대감으로써 기강을 잡아야 했던 이 경기에서 체코는 오히려 전반전 내내 두들겨 맞다가 결국 선제골까지 내주고 말았다. 후반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따라가긴 했지만, 결국 역전에 실패하며 승점 1점 획득에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튀르키예와의 최종전에서는 전반 20분 만에 안토닌 바라크가 순식간에 경고 두 장을 받는 바람에 광속 퇴장당하고 말았고, 안 그래도 유로 내에서 체코를 상대로 무시무시한 전적을 자랑하던 튀르키예[11]에게 시종일관 휘둘리며 서로 카드만 카드대로 수집하던 끝에 또 다시 1-2로 패하고 말았다.[12]

따지고 보면 3경기 전부 체코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1차전 포르투갈전에서는 사실상 상대에게 한 골을 선물한 것과 같은 어이없는 수비수의 실책, 2차전 조지아전에서는 선취골을 넣고도 VAR으로 인해서 취소, 3차전 튀르키예전에서는 초반부터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 놓이면서 이번 대회에 이상하게 체코에게 마가 꼈는지 무슨 불운이 한팀에게만 3경기 내내 터지는 메이저 대회 역사상 보기 드문 장면이 연속적으로 연출이 되고 말았다.

사실 체코의 이번 유로 행적은 앞서 탈락이 확정된 크로아티아와 비슷했다. 라스트 미닛 골을 두 경기나 얻어맞고 다 잡은 승점을 놓쳐버렸는데, 그나마 크로아티아는 그 경기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쳐 무승부에 그친 데에 반해 체코는 무승부로 팽팽하게 맞서던 상황에서 막판 실점을 내주며 승점 획득에 실패하는 모습이었다. 비록 경기내내 운이 따라주지 않은 점도 어느정도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나름 저번 유로 8강에, 득점왕까지 함께 한 이번 유로였음에도 무승 광탈은 분명히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음이 분명했다.

특히 유로 본선 경기를 하기전 이해를 하기 힘들정도로 유로 예선도 뚫지 못한 약체들만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 것은 분명 독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이 점으로 볼때 대충 포르투갈만 넘으면 조지아와 튀르키예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안일함이 마치 상대를 깔 보는 듯한 제스처로 보여질 정도 였고, 결국에는 역대급 최악의 불운이 겹치는 것과 동시에 승리를 목표로 했던 두 국가에게 오히려 밀리면서 조 최하위로 마치며 토너먼트 진출 실패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4. 21위: 알바니아

사실 알바니아는 죽음의 조의 최약체 입장이라 탈락 자체는 기정사실이 된 팀이었다. 그래도 다른 조의 전력과 비교하면 분명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첫 경기 이탈리아 전에서 시작 1분만에 선제골을 넣으면서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크로아티아 전에서는 극장 동점골을, 마지막으로 양민학살로 유명한 스페인 전에서는 1.5군이라 해도 1:0으로 석패했다. 이 정도면 다른 조에 속했을 시 16강을 진지하게 노려볼만 한 저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최약체로써 크로아티아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 역할을 한 것 하나만으로도 다크호스로써 의의를 어느 정도 수행했다.

아쉬운 점은 선제골을 넣은 것까지는 좋은데 그 후 역전당하는 패턴이 득점한 두 경기에서 이어졌다는 것. 특히 크로아티아 전은 동점이어서 망정이지 다 이긴 경기를 말아먹을 뻔했다.

1.5. 20위: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의 조가 지옥의 조라 불릴 정도로 어려운 조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크로아티아 입장에서는 해볼만 했던 게 알바니아는 나름 그 국가대표팀 내에서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며 황금세대를 누리고 있지만 겉면으로는 누가 봐도 조 최약체나 다름 없었고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는 무시무시해 보이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크로아티아를 이기면 죽는 병에라도 걸린 듯 크로아티아에게 약한 팀[14]이었기 때문에 스페인 정도만 조심하면 16강 진출은 무난해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3위라는 눈부신 성과를 올렸던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의 크로아티아. 하지만 크로아티아라는 국가대표팀의 전통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강력한 모습을 유로에서는 유독 통 보여주지를 못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더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게 되었다.[15][16]

스페인과의 첫 경기부터 0-3으로 대패했을 때도 크로아티아의 조기 탈락을 걱정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17]

하지만 알바니아와의 경기에서 1골 차이로 앞서 나가다가 경기 막판에 라스트 미닛 골을 얻어맞는 바람에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크로아티아의 16강을 향한 앞길이 완전히 꼬여버렸다. 막말로 이 조는 스페인,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중 누가 알바니아에게 고춧가루를 맞을 것인가 싸움이었다고 봐도 무방한데 크로아티아가 그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 그럼에도 이탈리아 전을 승리한다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으니 희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탈리아 전 역시 알바니아 전의 데칼코마니를 보는 듯 1골 차이로 앞서 나가다가 또 다시 2차전처럼 경기 막판에 라스트 미닛 골을 얻어맞으며 무승부에 그치며 최종적으로 조별 라운드를 무승으로 마감하고 말았다. 명목상 3위었기 때문에 16강 진출의 희망이 0%였던 것은 아니지만 획득한 승점이 너무 적어 크로아티아에게는 사실상 탈락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고, 결국 바로 다음날 C조에서 덴마크와 슬로베니아가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성공하며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다 잡은 승리를 두 번이나 똑같은 패턴으로 놓쳤다는 게 크로아티아에겐 치명적이었다.[18][19]

수비진들이 처참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특히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부진이 심각했다.

크로아티아 입장에서 이번 대회가 무엇보다 속상했을 건 리빙 레전드 루카 모드리치의 마지막 유로 대회가 너무도 허망하게 끝나버렸다는 것이다[20]. 그리고 크로아티아는 최근 기록해 온 월드컵에서의 호성적에 비해 유로 성적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이전보다 더 안 좋은 조별 라운드 탈락으로 대회를 마무리한 바람에 월드컵과는 달리 유로에서는 헤맨다는 이미지는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크로아티아는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로 인해 착실하게 리빌딩을 준비하면서 한동안은 2000년대~2010년대 상반기까지의[21] 어두운 터널을 계속 지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1.6. 19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까지 분리독립된 이후 월드컵에서는 2014년을 제외하면 모두 예선 통과에 성공해놓고, 정작 유로에서는 유로 2012까지는 물론 24강으로 진출국이 확대된 2016년, 2020년 대회에도 본선에 오르지 못하다 드디어 유고슬라비아 시절이던 유로 2000 이후 24년 만에 유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세르비아. 하지만 이들도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겉모습은 유럽의 중견급 강호인데 본선만 나가면 동네북으로 돌변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결국 이번에도 그렇게 되고 말았다.[22]

세르비아의 이번 대회 행적을 요약하자면 첫 단추를 혼자 잘못 꿰는 바람에 탈락했다. 6경기 중 5경기가 무승부로 끝났고, 유일하게 승패가 갈린 그 1경기에서 패배한 게 세르비아였기 때문에 조 최하위로 탈락하고 말았다.[23] 그 경기는 세르비아의 첫 경기였던 잉글랜드전. 다른 팀들은 잉글랜드에게 선제골을 내주더라도 끝내 동점골을 터뜨리거나, 아예 골 찬스 자체를 내주지 않고 틀어막으며 승점 1점이라도 벌어왔는데 세르비아는 경기 초반에 선제골을 내준 뒤 열심히 두들기기는 했지만 허사로 끝나며 C조의 유일한 패자이자 조별예선 탈락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만 보면 운이 좋지 않아서 탈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경기들을 보면 그냥 16강에 오를 자격이 없는 팀이기도 했다.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줬다가 경기 막판에 겨우겨우 역대급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점 1점에 그쳤고, 덴마크와의 경기에서는 이게 정녕 탈락 위기에 놓인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단조로운 공격 전개만 남발하다가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2무 1패를 기록한 라이벌 크로아티아와 같은 승점을 기록하고 같이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다 잡은 승리를 마지막에 놓치는 바람에 아쉽게 탈락한 크로아티아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게다가 맞붙은 상대도 급이 넘사벽인데 크로아티아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라는 두 거성과 맞붙는 사이, 세르비아는 잉글랜드 말고는 고작 슬로베니아와 덴마크에 불과했다. 그나마 지난 월드컵 때에 비하면 수비진만큼은 확실히 개선되었다는 점은 다행이긴 했다.대신 공격진이 부진해졌다

한편 세르비아는 서포터들의 매너도 문제가 되었는데, 가상 적국이나 다름없던 독일 경찰들과 시시건건 충돌을 일으킨 것은 물론이요 잉글랜드나 덴마크 서포터들과 패싸움을 벌이거나, "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정당한 영토, 알바니아 놈들과 NATO 놈들은 꺼져라"를 외친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우러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이는 등 이번 대회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이슈가 많이 되었다.[24]

공교롭게도 라이벌 크로아티아와 같이 독일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는 사이좋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징크스가 생겼다.[25]

1.7. 18위: 헝가리

스위스와 독일에게 연패당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던 헝가리는 막판에 극장 결승골로 16강의 불씨를 살려보려 했으나, 옆조에서 억까에 억까가 덮치는 바람에 탈락하고 말았다.

득실이 안 좋아서 그렇지 사실 헝가리의 16강 확률은 꽤 높았다. 사실상 불가능인 D조의 경우와, 복잡하게 꼬여버린 E조를 제외하면 B, C, F조의 경우의 수는 충분히 가능했으며, 실제로 B조 3위인 크로아티아가 헝가리보다 낮은 승점을 기록하면서 실현 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잉글랜드가 눈이 썩어들어가는 경기를 보여주며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무를 캐 슬로베니아를 3무를 만들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하더니, 대거 로테이션을 돌린 포르투갈이 로테이션 멤버보다도 전력차이가 나는 약체 조지아에게 패배하는 초대형 이변이 발생하는 바람에 탈락하고 말았다.[26] 헝가리 입장에선 저 두 국가가 원망스러울 따름.

다만 전 대회에서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과 같은 톱시드급 팀들을 만나 2무 1패 조 최하위로 탈락했음에도 저력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들었단 걸 생각해보면 이번 대회의 헝가리의 행보가 상당히 아쉬웠다는 것은 사실. 특히 1차전 스위스전에서 보여준 불안정한 수비진이 발목을 잡은 것도 있었다. 골키퍼 페테르 굴라치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더 크게 패배했을 것이다.

1.8. 17위: 우크라이나

전쟁 중인 자국을 위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했던 우크라이나지만, 모든 팀이 승점 4점이라는 혼돈의 죽음의 조에서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우크라이나의 탈락의 90% 지분은 역시 루마니아 전으로 거의 모든 선수들이 부진하는 바람에 경기 내용도, 결과도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그나마 슬로바키아 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희망을 불태워봤지만, 벨기에 전에서 벨기에의 처참한 경기력을 틈 타 위협적인 찬스를 많이 만들었음에도 그걸 전부 날려버리며 무를 캐면서 득실차에 밀려 탈락하고 말았다. 여러모로 루마니아 전에서 3실점으로 패배한 것이 스노우볼로 제대로 굴러왔다는 평.

다른 조였다면 승점 4점은 충분히 16강에 들고도 남을 조였겠지만 하필 E조였던 것이 불운이라면 불운. 그러나 마냥 운을 탓할 수는 없는게 적어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의 스쿼드보단 명백하게 우위에 있던 스쿼드였음에도 조 최하위로 쳐진 것은 분명 전술이나 선수단의 움직임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측면 자원들이 처참했는데, 틈만 나면 턴오버를 일으켜댔다.

여담으로 우크라이나가 지역예선에서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를 만나서 분전하면서 아쉽게 플레이오프로 밀려나가서 겨우 플레이오프로 진출한 것을 안타까워 했던 축구팬들이 많았는데, 정작 그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조별리그[27] 내내 졸전을 펼쳤고 토너먼트에서는 이탈리아는 16강 부터 광탈했고, 잉글랜드는 우크라이나가 조별리그에서 90분 만에 꺾었던 슬로바키아를 16강에서 연장씩이나 가면서 겨우 진땀승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바람에, 우크라이나가 원래부터 실력이 딱 그정도 여서 플옵으로 떨어진 것뿐이고 본선에 와서도 결국 토너먼트에 진출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도 할말이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어 우크라이나 팬 입장에서 16강 실패한 것도 서러운 와중에 분통터질 만한 상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거기다 우크라이나가 속했던 조별리그 E조 진출국 3개국 모두 16강전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팬 입장에서 화딱지나는 상황이 추가로 발생하고 말았다.[28]

2. 16강 진출

2.1. 16위: 덴마크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퇴장한 팀이자 이번 대회에서 유일한 북유럽 팀으로, 북유럽 축구의 체면도 살리지 못하고 결국 이른 탈락이 확정되었고 8강부터는 더 이상 북유럽 팀을 볼 수 없는 대회로 확정되었다.[29]

덴마크의 행보는 이미 2년 전 카타르 월드컵 32강 조별리그부터 실로 실망스러웠는데, 비교적 수월한 팀들인 호주 튀니지도 이기지 못하고 1승도 못 거둔 채 최하위로 탈락(28등)했다.[30] 이것이 덴마크 축구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는 서막을 알리게 되었다. 그 여파는 유로 예선까지 이어졌는데, 바로 유럽 내에서도 최약체인 카자흐스탄에게 3:2로 역전패를 당했던 것이다. 다행히 잘 수습하고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지만 24년 만에 유로 본선 무대를 밟은 슬로베니아와 승점이 똑같은 상태로 진출하였고, 유로 직전에 했던 평가전도 약팀이나 이미 망해버린 팀만 이기고 왔을 뿐이었다.

그리고 본선에 와서는 본인들과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했고 심지어 승점마저 똑같았던 슬로베니아를 1차전에서 이기지 못해서 조별리그에서 이어오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접하지도 못했다. 그나마 2차전에서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1:1 무승부로 승점을 따내는데 성공했지만, 이 경기는 솔직히 덴마크가 특별히 잘한 느낌보다 잉글랜드가 워낙 못한 느낌이 더 크다 보니 승점 1점을 따낼 수 있어 보였다. 마지막 3차전 세르비아전은 서로 눈이 썩는 경기력을 펼치면서 승점 1점을 확보하였고 그렇게 총 승점 3점으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였다.

덴마크의 16강 진출 과정을 살펴보면 도저히 덴마크가 뭔가 만들어내면서 토너먼트에 진출한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개최국이자 전력을 탄탄하게 만든 독일을 만나자 본인들의 조별리그에서의 퍼포먼스에 대한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카스페르 슈마이켈 한 명만 분전했을 뿐이었고 독일의 빌드업과 공격 전개에 허둥지둥대는 모습만 보였고, 결국 원사이드하게 2:0으로 패배를 당하고 일찍 짐을 싸게 되었다.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결국 대회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한 사실은 덤. 슬로베니아가 승부차기에 가서 패배를 당하면서 결국 덴마크는 토너먼트 진출국 중 16위 최하위가 확정되었다.

이제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30줄이 훌쩍 넘었고, 유로 2020 4강 주역들의 노쇠화가 심해진 지금 빨리 세대교체를 안 하면 라이벌 스웨덴처럼 몰락할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북유럽 축구 자체가 몰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2.2. 15위: 조지아

이번 대회 최대 이변 팀으로 독립 이후 최초로 유로 본선을 밟게 된 조지아는[31] 첫 대회에 무려 16강 진출이라는 뜻깊은 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으로 유로 데뷔 무대를 마치게 되었다. 바로 지난 대회인 유로 2020에서 첫 메이저 대회에 진출하고 17위한 핀란드, 23위한 북마케도니아의 사례를 보면 조지아는 첫 진출에 24강 조별본선을 뚫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32]

조지아의 축구는 간결했다. 전체적으로는 수비에 집중하면서 공격 시에는 자국의 에이스인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위시로 한 빠른 속공 역습으로 골을 넣는다는 전략이다. 그렇다고 평소에는 수비만 하냐면 그것도 아닌 것이, 공이 없을 때는 상대를 거칠게 압박해 공을 탈취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축구였다. 그래서 튀르키예전에서는 비록 패배했지만 확고한 자신들만의 축구를 보여주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서서히 올리더니, 자신들보다 강한 체코를 상대로 아쉽다는 평이 나올 정도의 무승부를 거두었다. 마지막 상대가 조 최강 우승후보 포르투갈이라 승점을 얻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았으나, 조지아는 여기서 사고를 쳤다. 무려 포르투갈을 2:0으로 잡아내면서 유로 첫 승리, 첫 16강 진출을 하는 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비록 16강 스페인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체급 차이로 1:4로 대패했지만, 그 와중에 자책골이지만 선제골을 넣으면서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등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조지아의 유로는 박수받으며 끝났다. 심지어 전반전까지만 해도 1:1 동점인 상태였다.

흐비차 외에도 매 경기마다 슈퍼 세이브를 보여준 기오르기 마마르다슈빌리, 조별리그 3경기 모두 골을 넣은 조르지 미카우타제 등과 같이 팀 전체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호재이다. 이 선수들은 나이도 어린 편이니 이들을 중심으로 팀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유럽 내에서 무시하기 힘든 전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유로가 시작하기 전 조지아는 압도적으로 24개국 중 꼴찌로 광탈할 것이라는 예상을 무수히 받은 국가이다. 오히려 약체로 꼽힌 알바니아, 슬로베니아보다도 평이 좋지 못했으며, 독일에게 5:1로 패배한 스코틀랜드 스위스 헝가리를 상대로는 승점을 딸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서 조지아는 압도적인 꼴찌 후보라는 평을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토너먼트 진출국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고 퇴장했다. 비록 스페인에게 대패를 당했어도 애초에 조지아인들도 본인들이 스페인을 잡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아서 이번 대회의 결과에 대해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 #[33]

여담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의 대한민국과 유사한 점이 많다. 1승 1무 1패 4득점 4실점으로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는 점,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리하였다는 점, 득실이 5득점 8실점이라는 것, 16강에서 강호를 상대로 4:1로 패배했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심지어 둘 다 조도 가장 끝에 위치한 조다.[34] 그리고 둘 모두 16강에서 탈락했지만 상대적으로 약체에 속한 팀이라 이 정도면 유종의 미를 거뒀다며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2.3. 14위: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이 유로 대회에서 그들의 마지막 희망과도 같았던 카테나치오마저 녹슬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며 결국 16강에서 그 여정을 마치고 말았다.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UEFA 유로 2024/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문서
번 문단을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2.4. 13위: 루마니아

한동안 유럽의 변방에 있다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루마니아의 전설 게오르게 하지[35]를 앞세워 루마나아 축구 역사상 전성기를 달리다가, 그 이후로 약 20여 년 동안 암흑기를 보내왔던 루마니아는 이번 유로 2024 예선에서 유로와 월드컵 포함 메이저 대회에서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스위스를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해 본선에 직행하면서 자국 팬들과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기대를 받게 되었다. 물론 스위스 빼고는 딱히 강팀이 없었던 조이기도 했고, 유로 직전의 평가전에서 최하위권 팀인 리히텐슈타인을 상대로 무득점 무승부를 거두는 모습을 보면서 스코틀랜드와 함께 기대 이하의 팀으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본선 첫 경기부터 놀라움음 선사했는데, 루마니아보다 전력이 높다는 평을 듣기도 하고 빅리거도 많이 포진된 본인들의 이웃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3:0으로 완승을 거둔 것이다. 북아일랜드, 불가리아, 리히텐슈타인 조차 이기지 못한 팀이 우크라이나를 3골이나 넣으면서 이긴다는 것이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놀라움도 잠시 1포트에 속한 벨기에를 만나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2:0 완패를 당했고, 마지막 슬로바키아전은 비슷한 전력을 가진 상대였기 때문에 1:1로 무승부로 끝났지만 그 무승부도 패널티킥으로 만들어 내면서 유로가 열리기 전부터 지적받아왔던 골 결정력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그래도 이러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조별리그에서 벨기에를 밀어내면서 1위로 진출에 성공하면서 예선에 이어 연속으로 1위로 진출하는 성과를 냈기 때문에 토너먼트에서는 루마니아가 고질적인 문제를 잘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했다.

히지만 그 문제가 16강전에서 제대로 터지게 되었는데, 조별예선을 1위로 진출하고도 천적 수준의 네덜란드를 만난 것이다. 네덜란드와의 상대전적은 1승 3무 10패, 사실상 최악의 상성을 너무 일찍 만났다. 그래도 네덜란드는 조별예선에서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상성을 극복하고 8강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네덜란드가 루마니아의 최악의 상성이라는 것만 입증했을 뿐이었다. 내용은 그야말로 처참하기 그지없었는데, 90분 내내 역습 몇 번 해본 것 빼고 네덜란드에게 일방적으로 반코트를 당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겨우 막는 데만 급급했다. 그렇게 3:0으로 대패를 당하고 24년 만에 찾아온 루마니아의 토너먼트 경기는 너무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다. 오히려 스코어가 3:0으로 끝난 게 다행일 정도로 너무 일방적인 경기였다. 특히나 수비진은 코디 각포와 도니얼 말런에게 완벽하게 유린당했다.

루마니아는 본인들과 비슷한 전력을 가진 팀을 상대할 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왔지만, 본인들보다 전력이 강한 팀에게는 너무 맥없이 무너져 버리는 강약약강 혹은 판독기 역할을 하는 이미지가 강한 팀이다.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강팀들을 더 면밀하게 분석해야 하고, 이런 강팀들과 맞닥뜨렸을 때 선수들은 스스로 멘탈을 케어하는 법을 깨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지 시절의 루마니아의 영광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그래도 24년 만에 토너먼트 무대로 복귀한 것은 루마니아 축구가 부활할 수 있는 초석을 만들어 낸 것이므로 어느 정도 긍정적인 면은 있었다고 볼 수 있었다.

또한 루마니아는 경기 외적으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홈경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관중들이 찾아왔는데 세르비아랑 달리 난동을 피우지 않고 깔끔한 경기 매너를 보여줬다. 16강에서 탈락한 이후 선수단 역시 라커룸을 깨끗이 정리한 후 주최 측에 감사의 메시지를 남겨놔 감동을 주곤 했다.
유로 2024는 우리 각자에게 지금까지 경험한 가장 중요한 축구 경험 중 하나였고, 그 경기가 열린 곳이 독일이라는 사실이 기쁘다. 모든 경기, 감정, 경험이 우릴 하나로 모았다. 축구의 마법을 느꼈다. 우리는 루마니아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는 생각과 함께 독일을 떠난다. 그리고 여기서 보낸 몇 주 동안 경험한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유럽 축구의 위대한 가족의 일원이 되어 영광이었다.
- 루마니아 축구 국가대표팀

2.5. 12위: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벨기에와 더불어 E조에 속했던 슬로바키아는 조별리그 1차전부터 사고를 쳐버렸다. 바로 조 1위 유력 후보였던 벨기에를 잡아버린 것. 그것도 경기 시작 7분 만에 터진 골을 잘 지켜낸 것이었다.

이처럼 놀랄 만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슬로바키아는 결국 16강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하필 16강 상대가 강호 잉글랜드인 게 아닌가?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마냥 주눅든 슬로바키아가 아니었다. 오히려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잉글랜드를 조기 탈락 위기로까지 몰아붙이고 있었다. 정규시간이 끝나고 추가시간도 흘러가던 그 순간 주드 벨링엄이 소년가장 역할을 하기 전까지는[36], 그리고 해리 케인의 어이가 산으로 가는 헤딩 역전골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는 탈락을 거부하려 애썼다. 그러나 끝내 골대와 행운의 여신은 슬로바키아를 외면했다. 그렇게 다 이겼다고 생각했던 경기를 졌다. 물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어 벨기에를 잡아낸 것, 16강전에서 잉글랜드를 거의 탈락 직전까지 몰아붙인 맹활약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만약 경기 종료직전 상대의 코너킥 찬스에서 수비만 잘해냈다면 이번 대회에 유일하게 8강에 진출한 동유럽팀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37]

슬로바키아는 2022-23 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 유럽 최약체인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에게 밀릴 정도로 팀이 상당히 망가진 상태였고, 이 상태에서 유로 본선에 진출한다는 것은 꿈만 같아 보였다. 하지만 슬로바키아의 전설이자 에이스 선수였던 마렉 함식이 슬로바키아 축구 협회에 외국인 출신 감독을 선임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현 감독인 프란체스코 칼초나 감독을 선임하게 이른다. 이때만 해도 슬로바키아 국민들의 여론들은 좋지 않았다. 칼초나는 단 한 번도 대표팀 감독을 해본 적도 없는 감독이기도 했지만, 슬로바키아는 내륙에 위치해 있고 옆나라 체코처럼 무교 신자가 많은 것과 달리 가톨릭 신자가 많을 정도로 보수적이기도 하면서도 국민 구성도 슬라브계 인종으로 이루어진 단일 민족을 표방하는 국가이다.[38] 이렇게 보수적인 국가이다 보니 슬로바키아 축구 역사상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있어봤자 문화적, 인종적 유사점이 많은 체코인 감독이나 선임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에이스 마렉 함식의 주장을 슬로바키아 축구 협회가 받아들이면서 결국 슬로바키아 축구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인 칼초나 감독이 선임되었다. 칼초나 감독은 예선이 시작되자마자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는데, 본인들과 비슷한 전력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아이슬란드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게 팀을 위기에서 구하며 예선을 통과시킨 뒤 본선에 와서는 벨기에라는 대어를 낚았고, 잉글랜드를 거의 이길 뻔하기도 하면서 본인의 지도력을 입증하고 유로를 마칠 수 있었다. 이전 최고 성적인 16강을 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고 할 수 있으나 이번 유로는 슬로바키아의 축구가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의미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정표를 쓰는 데는 역시 마렉 함식의 공도 매우 컸다.

2.6. 11위: 슬로베니아

24년 만에 유로에 진출한 슬로베니아. 그들은 최종적으로 무패이자 무승 16강전 탈락(11위)이라는 다른 의미로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39].

클래식 골키퍼 중에서 최고로 여겨지는 얀 오블락을 필두로 한 수비진은 패배를 모를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었으나, 문제는 공격진의 끔찍한 골 결정력이었다. 특히 16강 포르투갈전에서 드러난 베냐민 셰슈코의 결정력은 한심한 수준으로, 하나라도 들어갔으면 8강에 가는 것은 슬로베니아였다. 애초에 슬로베니아의 득점 2개도 공격진도 아닌 수비진인 풀백이 각각 한 골씩 집어넣은 것이다. 즉 슬로베니아에겐 지지 않을 방법은 있었어도 이길 방법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래도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간 건 분명히 그만큼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주었다고 평할 수 있겠지만, 승부차기에서 3명이 연달아 골키퍼에게 막히는 바람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로 인해 오블락이 연장전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PK를 막은 보람도 없게 되어버렸다. 메이저 대회에서 첫 토너먼트 진출을 넘어서 최고의 커리어인 8강 진출 실패와 토너먼트에 마지막 남은 슬라브 국가의 탈락으로 인해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유로 여정이었다 할 수 있다. 특히 이 팀의 트레이드마크 선수가 바로 얀 오블락 골키퍼임에도 불구하고 골키퍼의 퍼포먼스가 무엇보다 중요한 승부차기에서 정작 아무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탈락한 것은 정말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마냥 부정적인 결과는 아닌 게, 아무리 상태가 안 좋다고 하더라도 덴마크, 잉글랜드, 포르투갈은 명백히 슬로베니아보다 한 수 위의 팀이다. 그런 팀들을 상대로 패배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히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 무엇보다 조별리그와 16강에서 모두 전멸한 동유럽권 국가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40] 경기력으로만 따지면 슬로바키아와 함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슬라브 문화권에 속한 팀이라 할 수 있었다.

2.7. 10위: 벨기에

위에 설명한 덴마크처럼 벨기에는 카타르 월드컵 때부터 이미 내리막길 조짐이 보인 팀이다. 그래도 예선에서 유럽 최약체인 카자흐스탄에게 패배를 당하고 예선을 뚫은 덴마크와 달리 벨기에는 예선에서는 매우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예선에서의 22골 중 14개나 넣은 로멜루 루카쿠가 여전히 벨기에의 중화기급의 화력을 담당하던 자원이었으나 본선에 와서는 중화기가 고철덩어리로 바뀐 모습만 시종일관 보였다.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서 벨기에의 몰락만 확인할 수 있었던 유로라 할 수 있는데, 슬로바키아전부터 이른 시간에 골을 먹히더니 계속 오프사이드에 걸리고 어시스트하는 과정에서 핸들링을 하는 등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나 하는 모습만 보였고 결국 1차전에서 유일하게 언더독에게 패배를 당한 1포트에 배정받은 팀이 되었다. 그래도 2차전 루마니아전은 본인들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3차전 우크라이나전은 수비진만 유일하게 본인들의 기량을 펼쳤을 뿐 공격진과 미들진 모두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16강전은 벨기에뿐만 아니라 상대국인 프랑스도 맛이 간 모습만 보여서 최고의 경기가 나오길 바라고 있었던 전 세계 팬들의 눈을 썩게 만들었다. 심지어 후반 막판에 자책골을 상대에게 선물해주며 어이없이 이번 유로를 마치게 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는 단연 루카쿠이다. 루마니아전 어시스트에 관여해서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이어갔을 뿐 그 외에는 매번 오프사이드에 걸리고 겨우 얻은 찬스는 족족 날려먹는 모습과 팀원들의 크로스도 받지 못하는 등 움직임이 둔화된 모습만 시종일관 보여주었고, 프랑스전에서는 선발 명단에 있는 선수인가 싶을 정도로 경기장에서 모습이 아예 보이질 않았다. 진지하게 은퇴를 고려해봐야 할 시기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루카쿠 혼자만 최악이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레안드로 트로사르 야닉 카라스코 역시 어느 정도 벨기에의 골에 관여하던 선수였지만, 의미없는 크로스만 뻥뻥 질러대고 중거리에서 홈런만 날리는 등 루카쿠가 부진했을 때 힘을 내야 하는 선수들이 똑같이 부진한 모습만 보여주며 벨기에 팬들의 뒷목을 잡게 한 원흉들이 되었다. 제레미 도쿠는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크로스나 패스를 넣어줄 때도 많았지만 드리블하는 과정에서 스피드만 돋보였지 상대 수비수에게 너무 쉽게 막히고 작은 접촉에도 맨날 픽픽 쓰러지기 바빴고, 울상인 표정을 지으면서 심판만 계속 찾는 등 몸싸움에서 시종일관 밀리는 답답한 모습만 계속 보여주었다. 매 경기마다 교체 투입되던 오렐 망갈라는 수비, 패싱, 활동량 모두 최악의 모습만 보여주며 도대체 왜 기용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는 반응이 상당히 많았다. 아마두 오나나는 볼 컨트롤에 미숙함을 보여주며 상대에게 볼을 빼앗기기는 모습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저 다섯 선수보다는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었다.

그나마 케빈 더 브라위너 한 명만 공격수 중에서는 잘한 편에 속했다. 허나 그 역시 슬로바키아전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집중 마크를 받았고, 그것을 뚫어내지 못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조국이 패배를 당하는데 어느 정도 일조한 면은 분명히 있었다. 루마니아전과 우크라이나전은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16강전 프랑스전도 그의 활약은 다른 선수들처럼 볼 수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아무튼 벨기에는 더 이상 FIFA 랭킹 3위에 걸맞은 팀이 아니었음을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서 이번 유로에서도 재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었고[41], 지금 당장 세대교체를 서둘러야 하는 현 주소이다. 무엇보다 탈락도 탈락인데 16강까지나 가서 4경기를 치를 동안에 고작 2득점만 하고 탈락한 빈약한 골 결정력이 더 큰 문제다.[42]

2.8. 9위: 오스트리아

대회 이전부터 다크호스로 손꼽히던 오스트리아는 16강에서 허망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오스트리아의 패배를 요약하자면 조별리그에서 잘해놓고 정작 토너먼트에서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2024 아시안컵 카타르에서의 이라크와 행보가 비슷하다. 24강 조별리그는 정말 잘하고 강팀(이라크는 일본,오스트리아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이기기도 했는데 정작 16강에서 허무하게 탈락한것이 비슷하다. 다만 이라크는 조별리그 3전전승,오스트리아는 2승 1패인것이 차이점.

조별리그에선 오스트리아는 굉장히 좋은 기세를 보였다. 프랑스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불운한 자책골로 패배한 거지 경기 내용 자체는 팽팽했고, 폴란드, 네덜란드전에서는 폭발적인 화력으로 승리해 무려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6강 상대는 평가전에서 무려 6:1로 대파한 튀르키예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스트리아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랄프 랑닉 감독은 무슨 생각인지 미하엘 그레고리치를 냅두고 전체적으로 폼이 좋지 않던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를 고집했는데, 이는 16강에서 패착으로 돌아왔다. 이들의 부진으로 오스트리아는 전체적으로 경기를 지배해놓고 조별리그에서 보여주던 화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경기 막판에 크리스토프 바움가르트너의 헤더가 메르트 귀노크의 역대급 슈퍼 세이브에 막히는 등 불운이 겹친 것도 있지만, 애초에 튀르키예는 조별리그에서 무려 선수 11명이 경고를 먹었고 특히 주축 선수인 하칸 찰하놀루가 결장한 상태였다. 우우르잔 차크르 골키퍼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것을 제외하고 풀 컨디션의 튀르키예를 평가전에서는 대파해 놓고는 정작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는 맥없이 패배한 것은 토너먼트에서의 경험부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며 그리고 동시에 분명히 방심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43]

더욱 아쉬운 것은 오스트리아가 16강에서 튀르키예를 꺾었더라면 토너먼트 대진상 8강에서 본인들이 이미 승리를 거두어 본 네덜란드, 4강에서 이번 대회 최악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잉글랜드나 유로 준결승전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스위스를 만날 수 있어 조별리그에서의 시원시원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더 높은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실 오스트리아는 조별리그에서 매번 실점하는 모습으로 수비의 불안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나마 조별리그에선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의 골 결정력이 좋지 못해서 묻힌 것이었는데, 처절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닥공 축구를 구사하는 튀르키예에게 제대로 발목을 붙잡히며 오스트리아는 결국 용두사미 엔딩을 쓰고 말았다.

그래도 데이비드 알라바 원맨팀 소리 듣던 과거에 비하면 분명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이 패배를 추스르고 이제 월드컵 예선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임해야 할 것이다. 사실 기대치에 비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한 것이지 오스트리아는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 라이머, 자이발트, 자비처, 바움가르트너, 아르나우토비치 등, 포지션을 막론하고 빅리그 주전급 자원들이 포진한 것과, 이들을 랑닉 감독이 하나의 팀으로 엮어 성과를 냈다는 점이 오스트리아의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따지고 보면 지난 대회에 이어서 2연속으로 메이저 대회 16강 진출 또한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다. 애초에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에서 8강에 가는 것이 절대로 쉬운게 아니다.

일례로 이번에 8강에 진출한 본인들의 이웃 국가 스위스도 월드컵과 유로를 포함해서 근 25년 동안 조별예선을 뚫으며 토너먼트는 무수히 진출했지만 항상 16강에서 막혔다. 그 결실을 이제서야 맺은 듯 저번 유로에서 프랑스와 난타전을 치르고 개고생하며 승부차기로 승리한 끝에 1954 스위스 월드컵 이후 67년 만에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을 이룰 수 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도 이탈리아를 잡아내며 연속으로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던 16강을 또 다시 넘어서기까지 했다. 즉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셈이다.

3. 8강 진출

3.1. 8위: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예선에서 10경기 10전승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예선이 끝나기도 전에 조기에 1포트가 확정이 되었다. 카타르 월드컵때 부진했던 호날두의 경기력이 살아나길 바라는 전세계의 호날두 팬들에게 기대를 받았다.

조 편성도 2010년대 이후로는 강팀 대열에서 완전히 이탈해버린 체코, 기복이 비정상적으로 심한 튀르키예, 메이저 대회 자체를 첫 진출한 조지아라서 무난하게 3전 전승으로 올라갈 것 같아 보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예선에서도 유일하게 10전 전승을 거둔 국가였기 때문.

그러나 24강 조별본선 첫 경기인 체코전부터 포르투갈의 선전을 기대했던 팬들에게 물음표를 던져주게 되었다. 황금 세대 선수진으로 무장된 포르투갈이 평가전에서 노르웨이, 아르메니아, 북마케도니아 심지아 몰타에게 실점을 당한 체코의 빈약한 수비력을 뚫어내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상대의 역습에 실점하고 패배의 위기까지 처해졌으나 체코의 역대급 실수가 2연속 터지면서 포르투갈은 가까스로 2대1로 승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번째 경기인 튀르키예전은 그나마 우리가 원했던 포르투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것도 상대가 선발 라인업을 포르투갈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비주전 골키퍼와 공격진을 내보내며 이해할 수 없는 라인업으로 짰기 때문에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44] 거기에 상대인 튀르키예가 이번 유로 대회에서 가장 어처구니 없는 자책골을 넣으면서 포르투갈이 승기를 너무 쉽게 잡을 수 있었고 3대0 대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문제점은 여기서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조별본선 3차전은 유로에 첫 진출한 조지아전이었는데, 아무리 16강 진출을, 그것도 1위로 확정이 되었더라도 친선경기가 아닌 유로 대회로 피파랭킹의 영향을 받는 시합으로 유럽에서 우승후보로 21세기에 들어서 축구계의 고참 역할으로써 기강을 잡았어야할 포르투갈이 신참을 상대로 아무리 로테이션 전력이었다 하더라도 로테이션 선수들도 이 경기에서 1군으로 오를 수 있는 기회와 토너먼트전을 준비로 승리하는 모습은 보여주었어야 했는데[45], 오히려 첫 진출한 조지아에게 2대0 클린시트 패배를 당하면서 기분이 영 좋지 않은 상태로 16강을 진출하게 되었다.

그리고 16강전부터는 경기내내 졸전을 치렀던 프랑스와 잉글랜드와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일단 16강인 슬로베니아전은 슬로베니아가 3무로 토너먼트로 올라온 만큼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전략을 쓸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을 것이고, 추가로 조별예선 3차전 조지아에게 그런 전술로 호되게 당했지만 개선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연장 전반에 힘들게 얻어낸 페널티킥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실축하며 더 이상 호날두가 주전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는 여론만 강력하게 심어줄 뿐이었고 연장 막바지에 페페의 실수로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고 그대로 실점을 당하면서 패배하고 탈락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다행히 0대0으로 120분을 버텨냈고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유로는 24년, 월드컵을 포함하면 메이저 대회에 14년 만에 나온 슬로베니아의 경험 부족으로 그래도 경험이 많은 포르투갈이 승부차기에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러나 8강전은 절대로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8강 상대는 유로, 월드컵 우승후보 단골 손님인 프랑스. 물론 프랑스가 공격력은 눈이 썩어들어갈 정도로 처참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을 사실이지만 수비는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 분명히 8강전에 프랑스보다 포르투갈이 더 많이 공격했고 기회도 더 많았지만 대놓고 수비만 하는 상대를 120분 동안 뚫어내지를 못했다. 그리고 16강전에 이어 또 승부차기를 갔지만 프랑스는 슬로베니아와 완전히 달랐다. 첫번째 키커부터 구석으로 빠르게 찼고 그 다음 키커는 아예 정면에 때리는 등 16강에서 3골을 연속으로 막아낸 디오구 코스타의 심리를 완전히 붕괴시키기 시작했다. 결국 프랑스 키커 5명이 너무 아름답게 슛을 잘 때리며 모두 성공하였고 반면에 포르투갈은 경기력 저하를 보여왔던 주앙 펠릭스가 아예 골대 안에 공을 넣지도 못하면서 3대5로 프랑스에게 패배를 당했고 유로 2016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은 것과 반대로 프랑스에게 밀려 떨어지고 말았다.

포르투갈은 자국 팬들 뿐만 아니라 지켜봤던 전세계 팬들조차 선발 라인업을 걱정해왔다. 실제로 예선에서도 호날두를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던 경기들이 훨씬 경기력이 좋았고 역대급 황금세대들이 좋은 팀을 만들며 잘 나가고 있었는데,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선수 구성과 난잡한 전술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이미 호날두가 포함된 라인업으로 평가전부터 슬로베니아에게 2대0 클린시트를 당했고 항상 상성이 좋았던 크로아티아에게 1대2 패배, 맛이간 스웨덴과 약체인 핀란드 상대로는 대승하기는 했지만 2실점이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비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왔다. 그래도 호날두에 대한 기대가 크기도 했고 마지막 평가전인 아일랜드전에서는 하무스가 고전하고 호날두가 멀티골까지 뽑아내며 유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거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 감독은 호날두를 절대로 빼지 않았고 카타르 월드컵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곤살루 하무스는 교체 자원으로도 거의 쓰지 않았으며, 하파엘 레앙 주앙 팔리냐가 조별리그에서 부진할 때 이들을 대체해줄 선수들도 없었다.[46] 물론 레앙과 팔리냐는 토너먼트에 와서는 빌드업 과정에서 꽤 준수한 모습을 모여주었지만 결국 마무리는 지어주지 못 해서 아쉬운 평이 많이 남는다. 그리고 포르투갈이 이번 대회에서 공격이 무뎠던 것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생각 이상으로 부진하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브루노는 카타르 월드컵에서나 유로 예선에서는 공격, 수비를 담당하고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꽂아 넣거나 본인이 직접 골을 넣으며 골 결정력도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유로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부진하니 호날두에게 공이 가는 횟수가 너무 적었다. 물론 호날두도 나이 때문인지 예전이라면 수비수와 대치시 가볍게 몸싸움과 스피드로 뚫어내고 필드 골로 만들어 내는 모습이 많았지만 오히려 상대 수비수인 우파메카노와 살리바한테 시종일관 꽁꽁 묶이는 모습만 보여주었을 뿐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퍼포먼스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호날두는 선발로 8강까지 갈 동안 무려 5경기나 뛰었지만 승부차기에서 골을 넣어준 것 빼고는 정말로 보여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47] 그나마 비티냐, 주앙 칸셀루, 베르나르두 실바, 페페는 아주 잘해주었고 특히 페페는 노익장의 투혼을 발휘하면서 지켜본 이들에게 감탄과 놀라움을 경기 내내 선사하였다. 정말 41세 나이가 맞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카뻘 되는 주전선수들을 상대로 몸싸움, 스피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국의 골문을 지켜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누누 멘데스도 나름 잘해주었지만 크로스는 정확하지 않아 아쉽다는 평이 있다. 그나마 교체 선수 중에서는 페드루 네투와 디오구 조타가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지만 콘세이상은 체코전에서 극장 골 넣어준 것 빼고는 제대로 보여준게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주앙 펠릭스와 안토니오 실바는 조지아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특히 주앙 펠릭스는 8강 프랑스전에서 기회도 만들지도 못했을 뿐더러 본인에게 찾아온 크로스도 주워먹지 못하는 환장할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며 결정적으로 승부차기에서 실축까지 하면서 자국의 탈락에 아주 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물론 포르투갈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사실 프랑스라는 극강팀한테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로 떨어지는 것이 결코 불명예나 창피스러운 일은 아니다. 다만 프랑스도 이번 유로에서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았고 감독의 전술만 좋았으면 더 높은 곳 까지 갈 수 있는 팀인데도 감독이 최악의 지도력을 보여주며 팀을 말아먹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마르티네즈 감독이 끝까지 호날두 선발을 고집하면서 팀 분위기는 완전히 어수선한 가운데 체코전과 튀르키예전 빼고는 승리가 없었으며 2승 2무 1패라는 성적을 거두고 탈락했는데 이것은 유럽을 넘어 전세계에서 최강팀 중 한 팀으로 뽑히는 포르투갈 치고 영 좋지 않은 성적이라 할 수 있다. 거기다 네덜란드가 4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8강 탈락국 중 최하위로 이번 유로를 마친 것은 덤.

이로써 마르티네스 감독은 벨기에에 이어 포르투갈까지 말아먹으며 황금세대를 도금세대로 만드는 감독이 되고 말았다.

3.2. 7위: 튀르키예

튀르키예의 이번 유로는 21세기에 들어서 유로 2008 이후 가장 만족스러웠던 대회라 할 수 있다. 튀르키예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불같은 투지와 근성으로 무장한 닥공축구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유로 2008 시절의 경기력을 대략 반쯤이나마 느낄 수 있는 대회였다 할 수 있다.

튀르키예의 유로 2024 행보는 예선에서 부터 흐름이 꽤 좋았다. 일단 튀르키예는 러시아 월드컵과 카타르 월드컵에서 준우승&3위를 한 크로아티아를 따돌리고 1위로 진출하였고 이런 행보 덕분에 본선에서 2포트를 받게 된다. 그리고 조편성도 유로 2008에서 같은 조였던 포르투갈, 체코와 같은 조로 편성이 되었고 사상 처음으로 유로에 출전한 조지아가 플레이오프를 뚫고 튀르키예가 속한 조로 합류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튀르키예는 유로 2008 시절처럼 뭔가 잘 풀릴 것 같은 모양새로 흘러가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첫 경기부터 본인들의 스타일대로 닥공 축구를 보여주면서 첫 출전한 조지아에게 3대1 완승을 거두고 기분 좋은 출발을 하게 되었다. 이 경기는 조별리그 경기 중 가장 재미있는 경기중 하나로 뽑힐 정도로 서로 치열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우승후보 전력의 포르투갈을 만나자 선수구성이나 전술부터 꼬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역대급 최악의 자책골을 집어넣는 대참사가 벌어지면서 포르투갈에게 3대0으로 대패를 당하게 된다. 바로 직전 대회의 유로 2020과 같은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 하였으나 다행히 3차전 상대는 튀르키예가 유로에서 만났다 하면 항상 이겨왔던 상성이 매우 좋은 체코전을 또 승리로 만들면서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하게 된다. 이는 16년 만에 이룬 토너먼트 진출이 되었다.

그리고 16강전 상대는 바로 자신들이 유로 대회가 시작하기 3달 전에 평가전을 치렀던 오스트리아, 그 것도 6대1이라는 굴욕적인 스코어로 자신들을 패배시켰던 상대였다. 그래서 외신들이나 해외팬들이나 심지어 자국팬들도 오스트리아에게 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망만 있을 뿐이었다. 거기다 튀르키예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주장 하칸 찰하놀루가 결장했으니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보였던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이긴다는 전망은 거의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 경기는 빈첸조 몬텔라 감독의 기묘한 전술이 발동되기 시작되는 경기였는데, 오로지 공격을 세트피스에만 집중하고 대부분 내려앉으며 닥수비하는 전술로 오스트리아를 맞선 것이었다. 그리고 전반전이 시작되자 마자 코너킥에서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튀르키예의 페이스대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물론 오스트리아가 명장 감독, 오스트리아 축구 역사상 가장 좋은 축에 속한 선수진, 잘 만들어진 조직력을 앞세워서 튀르키예를 시종일관 두드렸다. 튀르키예는 정말 처절하게 수비를 하며 버티기 시작했고 후반전에 또 다시 코너킥 찬스를 얻어서 크로스 이후 헤딩으로 또 득점에 성공하면서 오스트리아의 멘탈을 깨뜨리기 시작한다. 물론 튀르키예의 흐름대로 흘러가다 역으로 상대의 코너킥 찬스에서 실점을 하며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비가 오는 상황 속에서 오스트리아의 일방적인 공세를 정말 처절하게 수비를 하면서 버텨냈고 튀르키예 국민들도 기대하지 않았던 8강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8강 상대는 오스트리아와 달리 토너먼트에 경험이 무수히 많은 네덜란드, 역시 오스트리아전 처럼 튀르키예가 전반에 세트피스로 선취골을 넣는데 성공하지만 네덜란드는 후반에 빠르게 선수를 교체하면서 승부수를 띄우기 시작한다. 결국 열심히 두드렸지만 뚫지 못한 오스트리아와는 달리 월드컵&유로에서 수많은 토너먼트 경기를 치른 경험이 많았던 네덜란드에게 수비벽이 뚫리며 역전골을 허용하게 되었고 최소한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까지 가려고 했던 튀르키예는 마지막 남은 시간에 닥공을 펼치며 네덜란드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튀르키예의 고질적인 골 결정력 문제가 스스로 발목을 잡아버리면서 노련한 네덜란드의 벽을 결국 넘지 못하고 결국 2대1이라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이번 대회를 마쳐야만 했다.

일단 종합적으로 보면 튀르키예의 핵심 센터백인 찰라르 쇠윈쥐, 오잔 카바크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클럽에서 근 몇년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공격수 에네스 위날이 부상으로 결장한 것이 매우 아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다만 하나의 팀으로써 형성되지 못한 팀이 유로 8강이라는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유로 직전 3월과 6월 평가전에서의 튀르키예의 성적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는데 튀르키예와 전력이 비슷한 헝가리, 폴란드에게 패배를 당했고 16강에서 상대했던 오스트리아에게는 무려 6대1 대패를 당하면서 팀 분위기는 결코 좋지 않았다. 그나마 유럽에서 최강팀인 이탈리아와 비긴 것은 좋은 성과이지만 튀르키예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상대에게 연패를 당한 것은 튀르키예 국민들로 하여금 실망감만 주게 만들었다.

하지만 몬텔라 감독은 패배의 원인이 되었던 선수들을 과감히 내치면서 유로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게 되었다. 이 때만 해도 튀르키예의 국민들은 몬텔라 감독의 선수 구성에 대해서 비판과 비난이 쏟아졌었는데 뚝심있게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였던 몬텔라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 이번 대회에 비로소 통한 셈이다. 거기다가 케난 일디즈 아르다 귈러와 같이 튀르키예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들을 유로라는 큰 무대에서 그것도 8강까지 경험을 시켜주었다는 것 자체가 매우 고무적이고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튀르키예의 문제점도 있었는데 아무리 주전 수비수가 부상으로 낙마했다고 하지만, 8강까지 5경기를 할 동안 실점이 무려 8실점으로 24개국 진출국 중 최다라는 불명예를 안고 가게 되었다. 실제로 튀르키예는 매 경기마다 실점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수비적인 운영을 하는 와중에도 실점을 하는 등 수비집중력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약체인 조지아한테는 물론 강호인 포르투갈, 네덜란드와 상대할 때도 수비가 자주 헐거워졌고, 열심히 뛰어 다니는 것에 비해서 너무 손쉽게 실점을 허용하는 문제가 노출이 되었다. 즉 튀르키예가 여전히 공격에 비해서 수비수 선수층이 지나치게 얇다는 단점이 고스란이 노출이 되어 버린 셈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긴 상대들도 상대적 약체거나 비슷한 전력의 팀들이었고, 결국에는 강팀 대열에 있는 팀들에게는 패배를 당하면서 튀르키예 축구가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여전히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그리고 옐로카드를 상당히 많이 받은 팀중 하나로, 다혈질 성향의 지중해권 국가답게 튀르키예 선수들이 작은 접촉에서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쉽게 흥분하며 감정싸움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특히 10대 후반 선수들이 그런 성향을 보였는데 다행이 고참 선수들이 잘 다독이면서 흥분을 가라앉혀서 망정이지 계속 감정싸움하고 심판에게 항의했으면 레드카드까지 나올 수 있는 아찔한 상황도 많이 나왔다. 물론 이런 유로라는 큰 대회가 젊은 선수들에게 밑거름이 되어서 스스로 피드백을 해줘야 향후에 대스타로 크게 성장하지 그렇지 못하면 무명선수 생활만 하다가 두 번 다시는 국가대표에 오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튀르키예는 이번 대회에서 얻어낸 것이 많다. 새로운 신성들의 발견과 16년만의 토너먼트 진출,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비축구만 하며 지루함만 선사했던 몇몇 전통 강팀들과 달리 잠깐이나마 유로 2008 시절의 향수를 절반정도 느낄 수 있었던 재미있고 화끈한 튀르키예식 공격축구를 선보이면서 전세계들의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8강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치게 되었다. 이제 중요한 건 이 흐름을 잘 이어서 2026 월드컵 지역예선 준비를 잘해서 월드컵 진출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3.3. 6위: 스위스

잉글랜드에게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탈락함으로써 스위스는 유로 2016부터 3대회 연속으로 승부차기로 탈락했다.

스위스가 이번 유로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48] 사실 스위스는 예선에서 루마니아, 이스라엘 등과 같은 조로 편성되면서 매우 수월한 꿀조에 걸렸지만 고작 4승 5무 1패라는 성적으로 이름값을 못하며 본선에 겨우 진출하게 되었다. 그것도 한동안 오랜 암흑기가 있었던 루마니아한테 밀리며 진출하였고 그 결과 포트4에 배정받게 된다.

하지만 포트4에 배정받은 것치고 독일, 헝가리, 스코틀랜드와 한 조가 되며 무난하게 2위로 통과하게 된다. 거기다 지난 유로 2020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네이션스 리그에서 독일, 잉글랜드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헝가리를 3대1로 압살하며 예선에서의 부진을 씻어내었고 스코틀랜드와는 아쉽게 무승부를 거두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강호로 뽑혔던 독일과도 무승부를 거두면서 스위스가 조별리그 깡패임을 다시 한 번 이번 대회에서도 증명하게 된다.

그리고 16강전에서는 무려 지난 대회 우승국인 이탈리아, 거기다가 지난 대회에서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국가였는데 무려 3대0이라는 스코어로 패배를 당한 상대였다. 하지만 오히려 전반, 후반 모두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헤집고 다니며 2대0이 클린시트 승리라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게다가 반대쪽에서는 스위스의 이웃국가이자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다크호스팀으로 뽑혔던 오스트리아가 16강에서 허무하게 탈락하면서 스위스가 그 다크호스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8강 잉글랜드전에서 선취골을 먼저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동점골을 허용했고 본인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승부차기에서 통한의 패배를 당하면서 스위스 역사상 최고성적인 8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하게 된다. 스위스로써는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는 결과.

그래도 4강 대진이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 네덜란드라는 유럽의 전통강호인데, 그 전통강호 리스트에 포함이 된 이탈리아를 꺾었던 것 만으로도 스위스의 축구가 성장했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스위스는 이번 유로컵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은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칭찬받아 마땅한 점이다.

하지만 끝내 스위스의 특유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이번 대회에서 최약체로 판명난 스코틀랜드 상대로 1대1 무승부를 살펴보면 스위스는 상대적 약체나 비슷한 전력에게 되려 본인들도 같이 약해지는 강강약약의 모습을 보여준 팀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예선에서 꿀조에 배정을 받고도 루마니아, 이스라엘, 코소보, 벨라루스에게 무승부를 캐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유로 2016에서는 폴란드에게, 월드컵 2018에서는 스웨덴에서 패배를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본인들과 전력이 비슷한 상대와의 승부처에서 어처구니 없이 패배하거나 무를 캐는 점이 스위스 축구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받는다.

그리고 두 번째는 승부차기이다. 월드컵 2006[49], 유로 2016에 이어서 이번 대회에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잉글랜드에게 또 한번 승부차기에서 막혔다는 것은 스위스가 승부차기에서 항상 문제점을 드러낸다는 소리이다. 물론 지난 유로 2020 대회에서 승부차기로 프랑스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8강에서 또다시 스페인에게 승부차기에서 막혔으며 이번에는 잉글랜드에게 막혔다.[50]

이렇게 승부처에서 자꾸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해서 분명히 최소 4강, 최대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국가인데도 자꾸 문 앞에서 좌절하는 모습이 보는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51] 그래도 예선에서나 본선에서 강팀들과 상대로 끈적끈적한 짠물 수비력과 조직력을 앞세워서 어떠한 전통 강팀들도 스위스를 우습게 보지 못하게 만든 것은 그래도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는 승부처에서의 멘탈관리를 하는 법을 깨우쳐야 더 높은 곳을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4. 5위: 독일

카잔 도하에서의 끔찍했던 기억을 딛고 토니 크로스의 마지막 불꽃과 함께 선전하던 독일은 스페인에게 혈전 끝에 패배하면서 개최국이 8강에서 탈락하지 않는다는 징크스를 결국 깨버렸지만 동시에 이번 유로에서 5위라는 성적으로 최소한 8강 진출국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으로 탈락하게 되었다.

전반적인 경기내용은 좋았으나 아쉬운 점은 결국 같은 강팀 대열에 있는 스페인과 거의 강팀 대열로 올라온 스위스 상대로 승리하지 못한 점이다.

일단 개최국 독일은 개막전에서 예선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승리를 하고 온 스코틀랜드를 무려 5대1이라는 스코어로 초살을 내며 출발을 하였다. 그동안 답답했던 독일 축구에 지쳐가던 독일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 행복한 개막전이었다. 그다음 나름 까다롭다는 헝가리를 상대로 2대0 클린시트 승리를 거두면서 조기에 16강을 진출하는 등 기대에 부응하게 된다. 그러다 난적 스위스에게 1대1 무승부를 만들면서 아쉽게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마치지 못했지만 스위스가 강호 이탈리아를 16강전에서 2대0으로 꺾으면서 독일이 절대 못한게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게 된다. 그리고 16강전 덴마크전은 천둥번개가 동반한 폭우 속에서 아주 좋은 경기력으로 실력차이를 보여주며 2대0으로 승리하게 된다. 무려 상대는 지난 대회인 유로 2020에서 4강을 갔었던 강팀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독일의 전력은 분명히 상승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52] 하지만 8강전에 너무 강한 상대인 스페인을 만나버렸고 최선을 다해서 분전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스페인에는 골을 결정 지어줄 선수들이 너무 많았었다. 결국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패배를 당했다. 특히 스페인이 니코 윌리엄스와 라민 야말을 뺀 상태였는데 이기지 못한 점과 스페인 수비수의 핸들링에도 VAR도 하지도 않고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는 점이 독일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다.[53][54]

그리고 결과적으로, 독일은 이번에도 또 스페인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독일을 8강에서 탈락시킨 게 하필 그동안 독일을 지겹게도 괴롭혀온 상대인 스페인이라는 점이 독일에게는 또 하나의 아주리 징크스인 셈이다. 다른 상대라면 "어쩌다 한 번"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같은 팀에게 계속 두들겨 맞는 굴욕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다음, 아쉬웠던 점을 꼽는다면 단연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선수 기용이다. 전체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몇몇 문제가 있었다.

첫번째는 일카이 귄도안의 무조건적인 기용이다. 주장 완장을 채워준 선수라서 어쩔 수 없이 매 경기 선발로 나서긴 했지만, 헝가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제외하면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특히 조별리그에서는 어찌저찌 잘 넘어갔으나 토너먼트에서는 그야말로 지워지며 독일의 공격력을 팍 죽여버렸다. 그렇다고 주장을 무턱대고 벤치에 앉힐 수도 없는 노릇이니... 사실 귄도안의 주장 임명은 나겔스만이 아니라 전 감독인 한지 플릭만행결정이었던지라 나겔스만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던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플릭이 귄도안을 주장으로 임명해놓고 한 경기 만에 경질되었기 때문에(...) 나겔스만이 부임하자마자 바로 주장직을 박탈해버리는 것도 또 이상했을 것이다. 헌데 이는 2023년의 일이었고, 2024년에 대대적인 스쿼드 개편을 한 나겔스만이기에 이 때 교통정리도 할 겸 주장 완장을 다른 선수에게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계속 남을 것이다. 안 되면 무조건 빼버리는 리오넬 스칼로니같은 결단력[55]이 나겔스만에게는 없었고 그게 귄도안이 계속 부진한데도 계속 선발 출장한 원인이었다.

두번째는 카이 하베르츠의 원톱 스트라이커 기용이다. 하베르츠가 소속팀에서 시즌 후반기에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그가 스트라이커 역할을 잘 소화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나 명백히 몇 번이고 드러났는데 계속 그를 기용한 것은 의문점으로 남는다. 특히 니클라스 퓔크루크 뿐만 아니라 이번 대표팀에는 데니스 운다브 막시밀리안 바이어 등 센터 포워드 자원만 무려 세 명이었다. 그 세 명을 모두 제치고 굳이 하베르츠를 폴스 나인으로 기용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결국 하베르츠는 두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두 골 모두 페널티킥이었고, 필드골은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대회를 쓸쓸히 마감해야 했다. 특히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빅 찬스 미스를 연이어 보여주며 팀의 패배의 주 원흉이 되었다. 이 문제는 전임자인 플릭이 월드컵 때 고스란히 보여줬거늘 그럼에도 거기서 전혀 배우지 않은 것.[56]

마지막 문제 선수는 리로이 사네이다. 사실 사네는 시즌 후반기부터 소속팀에서 극심한 부진을 이어갔고, 부상까지 달고 있던 상태라서 오히려 발탁하지 않는 게 나았을 수도 있다. 심지어 전년도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퇴장 징계를 받아 마지막 평가전까지 기용을 전혀 못하는 상황이어서 나겔스만 입장에서는 그를 유로 본선에 데려갈 명분이 딱히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모든 경기에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고, 오히려 걸리적거리기만 하며 팀에 방해가 되었다. 심지어 귄도안과 하베르츠마저 잘한 스코틀랜드와의 1차전에서도 삽질만을 반복한 사네였다.

하지만 상술했듯 이외에는 딱히 큰 문제는 없었던 독일이다. 첫 경기인 스코틀랜드전에서는 그야말로 맹폭을 하며 유로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고, 헝가리와의 2차전에서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세 차례의 토너먼트에서는 2차전이 끝나고 16강은 커녕 탈락 경우의 수나 따지며 벌벌 떨고 있던 독일이었기에 더더욱 고무적인 결과였다. 그리고 스위스와의 최종전에서는 끌려가다가 뒷심을 발휘해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무려 8년 만에 토너먼트 조별리그를 무패 1위로 끝마쳤다. 이에 한 술 더 떠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는 악천후 + 경기 일시 중단이라는 악재를 딛고 깔끔히 승리하며 역시 8년 만에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했다. 하필 대진운이 안 좋아 가장 좋은 폼을 보여주던 스페인을 너무 일찍 만나버렸지만, 그마저도 후반 막판에 동점골을 넣는 등 정규 시간에 허무하게 패배했을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가며 스위스전에 이어서 이번에도 뒷심까지 강한 모습을 보여주였고, 끝끝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장렬히 대회에서 퇴장했다.

그리고 일부 선수들의 부진과 별개로 팀 분위기는 이전 토너먼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던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는 선수들 간의 불화, 헤이해진 기강, 그리고 쓸데없는 곳에 집중하는 행동 등 까면 깔수록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1차전 직전까지도 상대 분석은 고사하고 성소수자 인권 관련 제스처로 정신이 팔려 있어 경기는 경기대로 망치고 전세계적으로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나겔스만 감독이 미리 선수들에게 자신이 수행할 역할을 확실히 배분해주며 불만이 생길 가능성을 미리 차단했고, 선수들 역시 이를 잘 따라주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역할을 부여해준 것이 나겔스만이 가장 잘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단순히 자신이 팀 내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느냐가 아니라 그라운드 내에서 어떤 전술적인 역할을 수행할지 또한 미리 귀띔해준 것이라 조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었다.

결국 이로 인해 예전의 독일에서 볼 수 있던 시원시원한 공격 전개와 깔끔한 수비를 실로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물론 상술한 세 선수의 부진으로 인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팬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에 팬들은 다시 한 번 자국 대표팀에게 열광했으며,[57] 독일 대표팀은 홈 팬들의 응원을 마음껏 받으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특히 돋보인 선수들을 꼽자면 단연 자말 무시알라 플로리안 비르츠 두 명이다. 비르츠의 경우에는 독일의 첫 골이자 개막전의 첫 골을 넣으며 안 그래도 레버쿠젠에서의 맹활약으로 높아진 이름값을 더더욱 높였으며, 이후 살짝 부진했지만 다시 원 폼을 회복하여 스페인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그야말로 독일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셈. 무시알라는 대회 3골을 기록하며 팀 득점 1위를 기록했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던 어리버리한 모습을 말끔히 씻어버리고 독일의 새로운 에이스로 등극했다.

유망주들 뿐만 아니라 구심점을 잡아준 베테랑들도 빼놓을 수 없는데, 우선 토니 크로스는 여전한 클래스를 보여주며 독일 중원에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마지막 스페인과의 경기만을 제외한다면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주며 독일 중원을 잘 책임졌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는 대회 전까지만 해도 잠시 폼이 떨어져서 비난을 받았지만, 이내 폼을 되찾고 엄청난 선방쇼를 보여주며 독일의 수호신으로 돌아왔다. 토마스 뮐러는 경기를 뛴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선수들을 이어주며 꾸준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수행했고,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도 하는 등 코칭 스태프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이번 유로가 마무리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베테랑들이 은퇴를 선언한 만큼 더 이상 독일 대표팀이 이들에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58]

종합하면, 독일이 가지고 있던 원래의 명성을 회복했다기엔 살짝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인 것은 사실이나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시작된 참혹한 국제대회 성적을 고려하면 실로 오랜만에 망신을 당하지 않고 성공적인 대회를 치렀다. 특히 스페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우승후보들이 쓰레기같은 경기력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기에(특히 독일보다 순위가 높은 잉글,네덜,프랑스조차도!!) 몇 안되는 우승후보 다운 모습을 보인 팀이 독일이었으므로 독일 팬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이제 이 좋은 흐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당장 똑같이 월드컵 4회 우승을 차지한 이웃나라 이탈리아도 비슷한 시기 암흑기를 겪다 유로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하는 듯하다 1년 만에 2022월드컵 32개국 본선에 진출 실패하는 비극을 맞이했기에 독일도 이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 대회에서 거둔 좋은 결과를 바탕으로 계속 리빌딩을 이어나가야 진정으로 길고 길었던 암흑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이 8강에서 탈락하면서 코파 아메리카 2024[59]에 이어 유로 2024 역시 개최국이 탈락하였다. 4개월 전에 열렸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2024와 아시안컵 2023에서 개최국[60]이 우승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4. 4강 진출

4.1. 4위: 프랑스

대회 시작 전에는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와 함께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평가만 들어왔고, 결국 준결승에서 스페인에 의해 패배하여 짐을 싸게 되었다. 영원한 우승후보팀이자 유럽에서 최강팀 대열에 항상 있는 팀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4강까지 갈 동안에 보여준게 거의 없어서 리뷰 조차도 쓸 내용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이 대회에서 프랑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다름아닌 골 결정력. 4개의 득점 중에서 1개가 PK, 2개가 자책골이고, 필드 골이 4강 스페인을 상대로 넣은 것 뿐이다. 심지어 필드 골을 넣은 그 경기는 패배했다. 이쯤되면 필드 골 하나도 없이 4강까지 올라온 게 참 신기할 지경. 지난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골든 부츠에 빛나는 음바페를 필두로 한 공격진이 있음에도 이 모양인 데서 프랑스의 모습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님을 대변해 준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는 건 앙투안 그리즈만의 심각한 부진이 꼽힌다. 그냥 부진도 아니고 전 경기 내내 워스트 수준으로 박았다. 그리즈만이 부진하니 프랑스의 공격 전개가 거의 안 되는 수준이었고, 그것이 골 결정력의 저하로 이어진 것. 안 좋은 의미로 프랑스의 본체가 그리즈만임을 보여준 셈. 거기다 크랙 역할을 해 줘야 할 킬리안 음바페는 오스트리아전에서 당한 코뼈 부상의 여파인지 대회 내내 병풍 수준이었다. 이처럼 프랑스를 대표하는 2명의 에이스가 모두 대회 내내 폼이 저조했기 때문에 프랑스의 공격 전개 뿐만 아니라 마무리 작업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것.

또한 기존의 폴 포그바를 대신할 공격적인 박스 투 박스 자원이 없었던 것 역시 타격이 컸다. 실제로 2022 FIFA 월드컵에서는 그리즈만이 정말 맹활약했기 때문에 포그바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다가 결승에서 포그바의 공백을 느끼며 2연패에 실패한 바 있다. 이러니까 미드필드에서 공격 지원이 미비해졌고, 이게 프랑스의 고구마 수준의 경기력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그나마 수비진은 4강 이전까지 PK로만 단 1실점을 허용했을 만큼 단단했지만, 이것도 경기력이 좋은 스페인을 만나니 빛을 바랬다. 그래도 눈이 썩는 경기력을 보여준 프랑스가 4강에 가는 데에 큰 원동력이었던건 사실. 또한 오랜만에 유럽축구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은골로 캉테는 벌써 유럽 무대를 떠나 사우디로 향한 것이 아깝다고 느껴질만큼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

이러나저러나 이번 유로가 재미없는 대회라는 소리를 듣게 만든 최대 원흉 중 하나인지라 대부분 스페인에 의해 탈락한 것에 환호를 했다. 특히 4강전 상대가 스페인이 아닌 독일이었어도 이미 독일과의 2번의 평가전에서 둘 다 패배한적이 있는만큼 이길 확률이 낮았을 것이다.

그다지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한 가지 작은 소득이 있다면, 다음날에 있었던 준결승 또 다른 경기에서 양팀이 모두 득점을 기록함에 따라 모든 참가팀 중 클린시트 단독 1위를 확정했다는 것이다.

4.2. 3위: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함께 4강에 진출한 스페인, 잉글랜드, 프랑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승후보로 주목받는 팀은 아니었다. 대회 전에도 우승후보로는 프랑스, 잉글랜드를 위시해 개최국인 독일, 유로에서는 언제나 컨텐더인 스페인 정도가 평가받았고 전력상에서 네덜란드는 공격진의 퀄리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 심지어 본선 직전 핵심 미드필더 셋 프렝키 더용, 퇸 코프메이너르스, 마르턴 더론이 부상으로 줄줄이 낙마하게 되어 우려는 더 커져만 갔다. 실제로 죽음의 조로 평가받는 D조였지만 조별본선 최고의 빅매치로 꼽혔던 프랑스전에서는 쌍으로 수면축구를 벌이며 무득점 경기로 혹평을 듣고, 조 최하위 폴란드를 상대로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간신히 승리를 거두고 오스트리아에게 패배하는 등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며 역시 우승후보는 아니라는 여론이 지배적이 되었다.

그렇게 다크호스인 오스트리아에도 밀려 조 3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하였지만, 그럼에도 4강까지 루마니아, 튀르키예 또는 오스트리아라는 꿀대진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트리를 타게 되는 행운을 누렸다.[61] 16강에서 만난 E조 1위 루마니아와는 전력차와 역대 전적에서의 상성 등 우세한 요소들 가운데 무난히 3대0으로 손쉽게 부수며 8강에 갈 수 있었다. 8강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패했던 오스트리아도 아니고 전력상 명백히 우위에 설 수 있는 튀르키예를 만났지만 조별예선 폴란드전 처럼 상대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끌려가기 시작하더니 후반 70분 이후에서야 간신히 역전골을 터뜨렸고 상대의 추격의지에 상당히 흔들리는 등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나마 끝까지 지켜내서 다행이었지 동점골을 허용했으면[62] 네덜란드도 4강 진출이 불투명했을 것이다.

여러 불안함은 있었지만 결국은 예상대로 4강에 올랐고, 4강 상대는 잉글랜드, 아무리 축구의 종가의 전통 강호라지만 네덜란드보다 상성도 밀렸고, 이번 대회 8강까지의 잉글랜드의 경기력을 고려할 때, 그리고 연장전을 2번이나 치른 잉글랜드이기에 정규 시간 내에 모두 승부를 낸 네덜란드가 우세하지 않을까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체력적 우위도, 전술적 우위도 점하지 못한 채 초반 사비 시몬스의 날카로운 골을 제외하면 전반전 내내 두들겨맞았다. 후반에는 여러번 공격 기회를 잡았지만 잉글랜드의 늪 축구를 연상케하는 느린 템포에 잡아먹히며 골문을 뚫기까지의 거리는 너무 멀어보였고 결국 잉글랜드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교체 자원의 퀄리티가 발휘되며 무릎을 꿇었다. 물론 잉글랜드전에서 케인에게 PK를 선언한 판정이 네덜란드 팬 입장에서는 이번 대회 최대의 오심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제 3자가 봤을 때 이 판정을 제외하고도 봐도 경기 내용 자체가 시종일관 네덜란드가 잉글랜드한테 두들겨 맞는 그림이었기 때문에 판정때문에 네덜란드가 결코 아쉽게 탈락했다고 말할 처지가 못 된다. 즉 2대1 잉글랜드 승, 네덜란드 패는 양 팀이 보여준 경기력에 꽤나 합리적인 결과인 셈이다.

24강 체제 이후 처음이자, UEFA 유로 2004 이후 20년만의 4강 진출은 괄목할만한 성과이지만, 결국 4강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탈락하며 지금까지의 성적도 대진운이 좋아서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되었다. 사실 네덜란드가 상대했던 루마니아가 생각보다 수비를 못했고 튀르키예는 원래부터 수비력이 약해서 네덜란드가 모두 90분 내에 승부를 본 것이지 네덜란드가 잉글랜드와 만났던 스위스를 대신 만났다면 네덜란드의 불안한 수비력을 봤을 때 승부차기까지 끌려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거와는 달리 무게감이 낮아진 공격진에 비해 주장인 버질 반 다이크를 필두로 네이선 아케, 스테판 더프레이, 덴절 뒴프리스, 마테이스 더리흐트, 제레미 프림퐁, 미키 판더펜 등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수비수들과 탄탄한 수비라인이 주목 받던 팀이었으나, 정작 우승후보 팀도 아닌 오스트리아에게 3실점이나 허용하거나 대회 전체 실점이 경기당 1실점을 넘는 7실점을 기록하는 등의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며 네덜란드의 발목을 잡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자랑하던 기라성같은 네임밸류의 수비진이었다.

그러나 더용, 퇸 등 중원의 코어가 모두 빠지고 시몬스, 데파이가 무수한 찬스를 날리는 와중에도 4강까지 도달한 것은 기대 이상의 성과임에는 부정할 수 없다.

5. 준우승: 잉글랜드

대회 이전부터 왼발 풀백을 루크 쇼 1명만 발탁하는 바람에 비판을 받았으며, 대회 초반의 경기력은 말 그대로 최악.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수미 기용과 필 포든을 비롯한 2선 자원의 위치 문제, 루크 쇼가 없으면 답이 없는 좌측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의 알 수 없는 전술 등의 이유로 말 그대로 끔찍한 경기력을 만들어냈다. 역대급 스쿼드의 우승 후보라는 대회 전 예측과 상반된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웃음후보가 아니냐는 말을 들을정도. 특히 2선의 필 포든, 주드 벨링엄의 동선이 겹쳐서 꼬이고 거기에 해리 케인까지 내려와 같이 겹치면서 모든 공격 동선이 꼬여 사실상 원활한 공격 루트는 부카요 사카가 유일한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2선의 모습이 부진해지자 콜 파머를 쓰지않는다며 현지 여론에게 뭇매를 맞기도 하였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스쿼드는 말 그대로 잉글랜드 역사상 최고급의 스쿼드였고, 16강 슬로바키아전에서는 90+5분 주드 벨링엄의 바이시클킥 원더골로 가까스로 2대1 승리, 8강 스위스 전에서는 1대1 무승부로 승부차기에서 가까스로 승리, 4강 네덜란드전에서도 90+1분 교체로 나온 올리 왓킨스가 극장골을 넣으면서 말 그대로 꾸역승을 거두면서 선수 개개인의 체급빨로 계속 생존하여 상위 라운드로 향했다.[63]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의 무전술과 몇몇 선수의 부진한 폼에도 불구하고 루크 쇼의 복귀와 콜 파머, 올리 왓킨스와 같은 특급 옵션들이 교체 자원으로 활약해주며 8강부터는 그 전의 최악의 상황에 비해 그나마 조금이라도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거기에 16강부터는 대진운도 따랐다. 반대쪽 포트는 독일,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등의 우승 후보가 쟁쟁한 반면 잉글랜드가 속한 포트는 비교적 수월한 네덜란드, 튀르키예, 스위스, 슬로바키아 등으로 네덜란드를 제외하면 딱히 강팀이라 할 만한 팀이 없는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스페인을 상대로는 전반전은 양팀 합쳐서 유효슈팅이 딱 1번 나올정도로 지루한 공방전이 이루어지다,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니코 윌리암스에게 골을 먹혔다. 이에 후반 60분 부진하던 해리 케인 올리 왓킨스로 교체해 2선의 동선 문제와 전방압박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약 15분 가량의 시간동안 스페인의 중원을 밀어붙였고 70분에 투입된 콜 파머가 동점골을 기록하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이내 다시 경기의 주도권은 스페인으로 넘어갔고, 교체투입된 미켈 오야르사발이 결승골을 넣으며 스페인에게 패배. 준우승을 기록한다.

가장 부진했던 선수는 해리 케인. 3골로 대회 득점왕을 공동 수상(6명)하긴 했지만, 전경기 선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회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거두지 못하며 꾸준하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2선과의 동선이 계속 꼬이는 문제를 방치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실책도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본인의 폼 역시도 굉장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화룡점정은 최악의 부진을 보이다 60분에 교체당한 스페인과의 결승.

종합하자면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과 양두산맥으로 대회에서 스쿼드에 어울리지 않는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사우스게이트의 전술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최고급의 스쿼드 퀄리티를 통해 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거둔 대회이다. 하지만 그러한 요행도 스페인같은 완성된 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고, 결국 유로 2연속 준우승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빨 무전술로 욕먹던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알프 램지[64]를 제외하면 잉글랜드 A대표팀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감독임이 분명하다는 점은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현재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잉글랜드와의 8년 간의 동행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과연 역대급 선수진의 잉글랜드를 우승 문턱에서 2번이나 좌절시킨 무능한 감독인지, 아니면 결승 근처조차 못 가던 잉글랜드를 2번이나 우승 문턱까지 끌고 간 명감독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듯 하지만 당장 성적만 놓고 보면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업적을 쌓았음은 부정하지 못한다는게 아이러니하다.

6. 우승: 스페인

전체적으로 웬만한 강팀들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이번 유로 2024였다. 그러나 지난 월드컵에서 일본, 모로코에 패하고 16강에서 탈락(13등)한 팀이 맞나 싶을정도로 유일하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스페인이 결국 결승까지 전승 우승으로 장식하며 최고의 마무리를 지었다. 무승부 및 승부차기 없이 전승 우승을 거둔 것은 2008년, 2012년 대회 2연패 기간에도 이루지 못했던 대업이다.

거기다가 조별리그 부터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와 함께 속했던 죽음의 조에서 무실점 3전승, 승점 9점으로 통과하며 진출국 중에서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16강에서 자신들의 이웃 국가인 포르투갈을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던 조지아를 너무 손쉽게 부숴버리며 실력차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었으며, 8강전에서 부활을 꿈꿨던 개최국 독일의 의지를 꺾어버렸고 메이저 대회에서 만났다 하면 매번 졌을 정도로 상성이 좋지 못했던 프랑스도 역전승을 거두며 징크스나 상대전적은 스페인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사상 첫 우승을 노렸던 잉글랜드의 꿈을 무참히 무너뜨리며 유로 4회 우승에 성공하였고 이는 유로에서 우승 횟수가 참가국 중 1위로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라는 유럽축구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유명한 팀들 중 무려 5팀이나 줄줄이 격파하며 승부차기 없이 우승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고무적이고 경이로운 일이라 할 수 있었다. 특히 다른 팀과는 다르게 화끈한 축구를 하며 완전히 부활한 독일을 이긴것이 우승을 할수 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스페인에게 있어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어린 선수들의 엄청난 활약이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유스 감독을 맡아오다가 성인 국가대표 전권을 잡은 뒤로 어린 선수들을 자주 기용했는데, 이들이 스페인의 새로운 황금세대로 올라왔다는 점이다. 라민 야말 니코 윌리암스는 이번 대회와 스페인 대표팀이 낳은 최고의 스타들로, 특히 야말의 경우 최연소 기록들을 줄줄이 갈아치우고 도움왕에 올랐다. 여기에 베테랑인 로드리, 다니 카르바할, 에므리크 라포르트, 나초 페르난데스 등도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었고 특히 로드리는 절정의 폼을 보여주며 MVP에 선정 되었다.

예상치 못했던 선수들의 깜짝 활약도 눈에 뛴다. 23-24시즌 가히 세계최고의 풀백이였던 그리말도를 밀어낸 쿠쿠렐라와 시즌말부터 조금씩 폼을 올렸지만 냉정히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던 파비안 루이스는 개막전 냉정히 스페인의 주전 베스트 11에도 선정되지 않을것이라는 예측을 이겨내고 당당히 무려 대회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엄청난 활약들을 해주면서 팀의 우승에 아주아주 큰 공헌을 했다.

교체자원들도 빛을 발했다. 페드리가 부상당해 나오지 못하는 자리를 다니 올모가 완벽하게 메꾸었고, 카르바할이 경고 누적 퇴장으로 빠진 자리를 노장 헤수스 나바스가 투혼을 불사르면서 메꾸었다. 스페인의 이번 대회 토너먼트 과정에서 유일하게 연장까지 끌려 갔던 최대 고비이자 사실상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렸던 8강 독일전에서는, 니코 윌리암스와 교체되어 들어간 미켈 메리노가 연장 종료 1분을 남겨두고 헤더 결승골을 넣어 팀의 영웅이 되기도 했다. 결승에서 로드리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빠지게 되었을 때에는 마르틴 수비멘디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 이 밖에도 우나이 시몬에 밀려 조별리그 알바니아전 한 경기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좋은 선방들을 여러 차례 보여주며 스페인의 전승 우승을 가능하게 했던 다비드 라야 역시 인상적이었다.

알바로 모라타, 미켈 오야르사발과 같은 스트라이커 자원의 결정력 부족은 늘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래도 모라타는 좋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 라인을 붕괴시키면서 연계도 하는 나름의 역할이 있었고, 오야르사발은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넣으며 유로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유로 2004 그리스의 우승부터 이어진 남유럽 국가의 우승을 20년째 이어가게 되었다. 유로에서의 남유럽의 독주는 계속 진행 중이다.


[1] 폴란드는 그래도 유로 2016에서 8강(7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15위)이라는 실적이 있다. [2] 1974 월드컵의 경우 팀이 16개에다가 1라운드 2라운드 승부제이고, 1992 월드컵의 경우 참가팀이 8팀이다. [3] 물론 0:0으로 끝났더라도 승점 2점에 득실이 -4라 사실상 광탈 확정이였다. [4] 공교롭게도 유로 예선에서 같은 조였으며, 약체 몰도바에게 1무 1패로 발목 잡히고 3위로 굴러떨어져 플레이오프 패스 A로 가다 승부차기 끝에 본선에 힘겹게 진출한 폴란드와 다르게 알바니아는 조 1위로 수월하게 진출했다. [5] 조지아는 예선 스페인, 스코틀랜드, 노르웨이가 있는 죽음의 조에 걸려 4위를 차지했지만 네이션스 리그 C 리그 1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로 가서 그리스를 꺾고 올라왔다. 어려운 상대들을 만난 덕에 한 수 위인 체코와 비기고 강호 포르투갈을 꺾어 16강 가는 등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진 셈. [6] 폴란드가 잘해서 올라간 16강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가 멕시코의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려 폴란드가 16강에 올라간 것이다. 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비록 조꼴찌 탈락했으나 조1위 아르헨티나를 이기는 등 다른 팀들의 다리는 잘 걸었다. [7] 단 골키퍼의 경우 1999년생의 마르친 부우카가 리그 1의 니스에서 주전으로 나서며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기에 충분히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8] 다만 러시아의 경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아예 국제대회 참가가 제한되고 있다. [9] 리즈시절 체코는 토마시 위팔루시, 블라디미르 스미체르, 토마시 로시츠키, 마렉 얀쿨로프스키, 얀 콜레르, 페트르 체흐, 파벨 네드베드 등이 한 번에 쏟아져나오던 그야말로 유럽 최강 스타군단이었다.근데 이 시절에도 유로 우승은 못한 게 함정 지금도 파트리크 시크 안토닌 바라크 정도가 있지만 이 시절에 비하면 감히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10] 페어플레이 점수 -17 [11] 체코 입장에서 2전 2패로, 사실 체코는 월드컵에서는 최근 들어 죽을 쑤고 있지만 유로에서는 꽤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국가임에도 튀르키예만 만나면 광탈한 역사가 있다. [12] 체코는 옐로카드 7장 중 2장이 레드카드 1장으로 바뀐 데에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레드카드를 받았고, 튀르키예 역시 옐로카드만 11장을 받는 대환장 파티였다. [13] 페어플레이 점수 -8 [14] 상대 전적이 크로아티아 기준으로 3승 5무 1패였고, 이 1패도 역사상 첫 대결이었던 1942년에 당한 패배였을 뿐 이후로는 82년 동안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를 이겨본 적이 없다. [15] 유로 성적으로 보면 토너먼트에서 승리가 없다. 2016년에는 스페인을 잡고 조 1위로 16강에 갔으나 천적 포르투갈에 연장에서 한 방 맞고 패했고, 2020년에는 조 2위로 16강에 갔으나 스페인을 만나 5-3 난타 끝에 패배. [16]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 발칸 반도 출신으로 슬로베니아에게 16강 진출 국가라는 타이틀까지 빼앗겨버렸다. [17] 물론 스페인에게 3골 차이로 크게 패해 득실차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18] 월드컵 때는 뒷심이 강하며 지지않는 경기력으로 악명이 자자했던 걸 생각하면 더더욱 안타깝다. [19]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월드컵에서의 크로아티아도 선제골을 내줬다가 결국 무승부를 만들고 승부차기로 이기는, 즉 이기는 경기보다는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것으로 선전했던 것이었다. 이번 유로에서는 그것이 반대로, 즉 이겨야 할 경기를 비기면서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20] 모드리치도 이제 불혹을 맞이하고 있는 상태라 더 이상 선수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 차기 대회때의 모드리치는 42세가 된다. [21] 이 시기 크로아티아 국대의 국가 대항전 토너먼트 진출은 UEFA 유로 2008이 유일하다. [22] 사실 폴란드와 비교하면 세르비아가 훨씬 안 좋긴 하다. 폴란드는 유로 2016에서 8강에 가본 적이 있고 당장 저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16강에 진출한 적이 있는 반면, 세르비아는 21세기 들어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에 진출한 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23] 만약 이 경기마저 세르비아가 따라가서 무승부로 끝났다면 이 조는 모든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 네 팀이 모두 다득점(2득점)까지 동일한 승점 3점으로 경쟁하는 진풍경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24] 크로아티아와 알바니아 서포터들 역시 세르비아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 증오 발언 및 정치적인 구호가 여러 차례 나오는 등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들은 독일 경찰과 충돌하지는 않았다. [25]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는 이번 유로처럼 2무 1패로 탈락했고, 세르비아는 당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였는데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와 포진된 죽음의 조에 걸려 전패로 광탈했다. [26] 포르투갈 입장에선 조 1위가 확정이었고 토너먼트 대비를 위해 2군 로테이션을 돌렸어도 친선경기가 아닌 유로이고 피파랭킹 점수와 다음 토너먼트를 준비하는 시합이었고, 2군에게는 1군으로 오를 수 있는 시합이었고, 2군과도 전력 차이가 큰 약체 조지아에게 패한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 [27] 24강 [28] 그나마 슬로바키아는 정말 억까를 당하면서 탈락한 것이라 다행인데, 하필 슬로바키아의 상대가 예선에서 만났던 잉글랜드여서 우크라이나 팬들의 고통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도 계속 이어졌으나 다행이 잉글랜드가 꾸역꾸역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미약한 체면이라도 살리게 되었다. 오히려 이탈리아와 벨기에가 훨씬 원망스러운 상황. [29] 하지만 곧이어 동유럽 팀들도 줄줄이 패배를 당하면서 동유럽팀과 북유럽팀은 8강 진출에 실패하였고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되었다. [30]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사상 최초로 32강 조별리그 탈락을 한 적이 있지만 그래도 그때는 1승이라도 거둔데다 조 3위 탈락(24등)이었다. [31] 아울러 이번 유로 본선 진출은 조지아의 독립 이후 첫 메이저 국가 대항전이기도 하다. [32] 물론 첫 메이저 대회 진출에 유로2016 8강(8위) 기록한 아이슬란드가 여태 최고의 성과를 올렸긴 했다. [33] 전반전에 스페인의 자책골로 조지아가 먼저 1점 앞서나가자 방방 뛰며 좋아하기보다는 오히려 놀란 표정을 지은 조지아 팬들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 압권이었다. [34] 한국 H조, 조지아 F조. [35] 이아니스 하지의 아버지이다. [36]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가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에는 벨링엄의 지분이 작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37] 남유럽에 위치해 있지만 문화권으로는 슬로바키아와 같은 슬라브권인 슬로베니아도 연장전 막판 골키퍼와의 1:1 찬스에서 골을 넣었거나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면 슬로바키아와 함께 역대 최고 성적을 찍을 수 있는 기회이었으나 아쉽게 무산되었다. [38] 헝가리계가 무려 10%나 있어 완벽한 단일 민족 국가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최소한 외관상으로는 비슷하거나 같은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질감이 덜하긴 하다. [39]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발칸 반도의 맹주인 크로아티아를 대신해 16강에 진출한 공로(?)는 인정받을만 하다. [40] 물론 문화적으로는 슬라브 문화권으로 동유럽으로 묶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슬로베니아가 이탈리아와 인접하는 지리적 특성상 남유럽으로 분류가 되는 편이다. 애초에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남유럽으로 취급받기도 했었다. [41] 이미 유로에서의 졸전으로 실시간 피파랭킹이 6위까지 하락한 상태고, 바로 밑의 네덜란드나 포르투갈의 활약에 따라서 더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42] 이 지랄맞은 골 결정력은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캐나다전에 1골 넣은 것뿐인 것으로 그 심각성을 증명했다. [43] 여담으로 오스트리아가 차크르 골키퍼가 주전이었던 튀르키예를 6대1로 대파를 한 것 덕분에, 튀르키예가 선수 구성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어서 오히려 오스트리아가 튀르키예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44] 패배 가능성이 높은 포르투갈전을 버리고 체코전 승리를 위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튀르키예의 주전 골키퍼는 부상으로 포르투갈전을 나올 수 없기는 했다. [45] 반면에 본인들의 이웃 국가인 스페인은 본인들 처럼 조기에 16강을 1위로 확정을 짓고 로테이션 전력으로 1승이라도 얻기위해 분투하는 알바니아를 상대로 피파랭킹 점수를 위해서 무실점하면서 승리하기까지 했다. 솔직히 스페인이 상대했던 알바니아와 포르투갈이 상대했던 조지아의 전력을 비교하면 알바니아가 우위이다. [46] 이미 조별리그 3차전 때 조지아전에서 두 선수를 대체할 자원들이 주전 자원들 보다도 더 최악임을 증명하였다. [47] 호날두는 이번 유로에서 처음으로 단일 국가대항전 무득점을 기록하였으며 여러 매체에서 '호날두는 이제 국대에서 떠나야 한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8] 예선에서 승점 자판기 팀들에게 무를 하도 많이 캐 4포트에 배치되는 등 영 좋지않은 모습을 많이 보였기에 광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꽤 있었다. [49] 승부차기에서 0:3 패배를 당한 것도 당한 것이지만, 이 덕에 대회 전체 무실점 탈락이라는 월드컵 진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50] 특히 마누엘 아칸지의 경우 유로 2020, 유로 2024 두 대회 연속으로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며 스위스의 2연속 8강 탈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51] 특히 스위스보다 메이저 대회에 진출하는 횟수가 훨씬 적은 그리스는 유로에서 우승, 튀르키예는 유로와 월드컵에서 4강을 찍었지만 스위스는 유로&월드컵 모두 8강 이상을 뚫어본 적이 없어서 더 안타깝다는 평이 많다. [52] 물론 덴마크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최하위로 탈락한 이후 상태가 영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럽 내에서 어느정도 네임벨류를 가진 팀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으로 승리했다는 것 만으로도 고무적인 것이다. [53] 하지만 경기 초반 레드 카드를 받아도 할말 없을 정도였던 토니 크로스의 반칙이 옐로 카드조차 없이 넘어갔고 이외에도 독일의 매우 거친 플레이에 대해 심판이 관대한 판정으로 일관한 점을 볼 때 독일이 심판 판정으로 손해만 봤다고 하기는 어렵다. [54] 또한 문제의 핸들링 장면은 그보다 먼저 독일의 오프 사이드라고 보는 시각도 꽤 많다. [55]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우승 멤버 중에서도 앙헬 코레아가 월드컵 우승을 경험하고도 실력이 향상되지 않자 2024 코파 아메리카 미국에서는 바로 빼버렸다. [56] 2선 자원이 워낙 좋은 독일이고, 하베르츠는 2선 자원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하베르츠의 결정력이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기에 다른 선수들을 선발출전 시켜보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 [57] 이는 단순히 유로 본선이 아니라 3월 평가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나겔스만은 2023년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거두고 나서 선수단 개편을 선언했으며, 이게 적중하여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으로 2연승을 거두었다. 사실상 이 때부터 다시 팬들의 환심을 산 것이다. [58] 크로스는 대회 전에 아예 현역 은퇴를 선언했고, 이어 뮐러, 귄도안, 노이어가 차례로 대표팀 은퇴를 했다. 귄도안 은퇴는 그닥 아쉽지 않을 듯 [59] 여기서 개최국 미국은 1승 2패로 16강 조별리그에서 탈락(11등)했다. [60] 코트디부아르, 카타르 [61] A조 3위 헝가리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면 16강 첫 상대로 곧바로 잉글랜드을 맞닥뜨릴 수 있었다. [62] 실제로 2대2 동점골이 될 만한 상황이 후반 막판에 상당히 많이 나왔다. [63] 이에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수많은 경기력 상의 하자에서 꾸역승으로 올라가던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선수빨 체급으로 어떻게든 이기는 것도 비슷하다. [64] 1966 FIFA 월드컵 잉글랜드 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