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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3 23:27:37

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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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흔히들 왜검교전이라고 이야기하나 무예도보통지에는 '교전' 이라고만 되어 있다. }}}

1. 개요2. 실물과 형태에 대한 인식3. 사용법


파일:external/muye24ki.com/20_hyubdo_08.gif


1. 개요

挾刀
무예도보통지 3권에 기록된 무예. 및 그 무기.
중국식 명칭을 따라서 눈썹 모양이라서 미첨도(眉尖刀), 적의 진을 부수는데 효과적이어서 파도(破刀)라고도 불렸다. 조선 영조 시대까지 협도곤(夾刀棍)으로 불리다가 정조 시대에 협도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원형은 여말선초 사용된 장검(長劍)이다. 고려시대에 사용된 장검과의 차이점으로는 칼 코등이를 달아 놓는 등 사소한 개량이 이루어졌으나 본질은 거의 같았다. 이것도 동아시아의 대도류 무기라고 볼 수 있다.

무예 24기의 무기술 가운데 가장 무거운 병기이다. 무예도보통지에는 월도보다 더 그 세세한 쓰임새가 효과적으로 잘 드러나 있다. 일본의 나기나타(長刀), 중국식 미첨도(眉尖刀)가 같이 그림으로 실려있지만 체급에서는 제각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사용법은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2. 실물과 형태에 대한 인식

파일:D1580_01M.jpg
출처
조선시대 협도 기록화. 고려시대 말기부터 한국에서 사용한 대도로서 일반적인 월도, 대도류와는 미묘하게 다른 형태의 칼날을 띄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일부 인터넷에서는 협도의 외형만 보고 한국식 나기나타라고 해설하기도 하지만, 협도는 적의 진형을 무너뜨리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대형 무기로서 성질이 매우 달랐다. 일반적으로 조선시대의 장수들이 날렵하게 제조한 실전용 월도[1]조차 나기나타보다는 절반쯤 두꺼웠고, 협도는 그 조선식 월도보다도 절반쯤 두꺼웠으므로 체급이 상당히 다른 무기이다. 나기나타는 대도류 무기 치고는 가벼운 무게를 이용하여 유연한 움직임과 빠른 속도를 살려 베는 운용법이 주를 이루고, 월도는 무게와 길이에서 나오는 원심력을 이용해 찍어서 파괴하는 운용법이 주를 이루는 차이점을 보이는데, 협도는 그 월도보다도 체급이 더 높기 때문에 나기나타와는 외형만 비슷하지 완전히 다른 무기나 다름없는 셈이다.

알기 쉽게 비교하자면 나기나타 < 월도 < 협도 순으로 크고 무거운 무기다.

국내에서 시연하는 첩종 같은 무술시범에서 볼 수 있는데, 수련 여하에 따라서 춤추듯이 휘두르는 무술가들도 있지만 이는 대개 공연용으로 가볍게 만든 것이라고 한다.[2] 수련자에 따르면 형상 때문인지 월도와의 실제 무게 차이보다도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지는 편이라고 한다.

수문장 교대식 같은 일반 행사에서는 축소한 협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매우 왜소한 형태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특정한 행사가 없는 날에 보러 가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물은 생각보다 섬뜩한 모양이라서 도심 한복판에서 치워버리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사람 몸통만큼 두꺼운 칼날이 유선형으로 우뚝 솟아오른 모양인데, 사실상 눈썹 모양으로 휘어진 거대한 식칼이라서 생각보다 무섭다. 사진이나 영상 같은 미디어로만 보면 월도랑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실물을 보면 왜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무기라고 부르는지 감이 온다.

자루 길이가 7자, 날 길이가 3자, 무게가 4근이라고 하는데 영조척으로 cm로 환산하면 자루길이 212.1cm, 날 길이 90.9cm, 무게 2.4kg이라는 괴상한 길이와 무게가 나온다. 주척으로 계산 시 145.6cm, 62.4cm의 비율이 나오는데 이 쪽이 제일 현실적이다. 조례기척으로 계산 시 196cm, 84cm의 비율이 나온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에 300cm의 괴악한 크기의 협도 유물이 있다고 한다. 다만 이렇게 괴상할 정도로 큰 무기는 실전성이 없기 때문에 해당 유물은 실전용이 아닌 의례용으로 사용된 물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3. 사용법

무거운 만큼 진을 부수는데 효과적이었지만, 무기 자체의 체급이 워낙 무거워서 휘두르기 위해서는 타고난 체격이 필수적이었고,[3] 무게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 회전하는 기술들이 많이 있다. 이 회전 기술은 비단 무게 제어뿐 아니라 보다 파괴적인 기술을 내기 위한 조건도 되는데, 그렇기에 협도를 사용하는 병사들에게는 매우 높은 수준의 체력이 요구되고, 정교한 중심 제어와 그를 뒷받침하기 위한 보법이 수련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또, 유선형의 뾰족한 칼끝 덕분에 월도보다 찌르기에 용이했다. 하지만 협도의 찌르기는 육중한 무게로 찍어 파괴하는 대도류와 동일한 방식이었으므로, 흔히 생각하는 도검류의 찌르기처럼 날렵하게 휘둘렀다는 이미지는 아니다. 아군이 진형을 꾸릴 때 장식용(...)으로만 소지해도 적의 사기저하에 도움을 준다던지, 협도를 이용해서 적 보병의 대열을 무너트리는 방법과 효과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육중한 무게 때문에 대인 무술에 사용되는 무기로서는 미묘하다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유럽의 동일한 체급의 무기인 할버드나 폴암은 협도와 비슷한 수준의 무게와 긴 길이에도 불구하고 대인용 무기로써 잘만 사용되었다는 것을 보면 협도 역시 대인용으로 쓰려고 하면 못 쓸 것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도와 유사한 서양의 폴암이 긴 거리와 육중한 무게를 이용해 일단 "정확히 내려치기"만 하면 방패고 나발이고 다 박살내고 뒤집어 버리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 일단 사거리 밖에서 방패나 칼 등을 들고 있는 상대에게 방어가 불가능한, 해도 죽을 각오를 해야 하는 육중한 공격을 답 없이 내려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일단 짧은 단병기 들은 접근만 시키지 않으면 압도적인 힘과 리치로 다 다진 고기(...)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장점. 파도라는 이름값을 하는 셈이다.

다만 무겁기에 창과 같이 가볍고 빠르고 긴 무기들을 상대할 때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무거운 칼날 때문에 민첩하게 찔러 들어오는 창을 걷어내기가 조금 힘들다.

결국 무술과 무기가 대인 무술로서의 약점이나 결점이 있기보다는 사용자의 기량과 근처의 환경이 휘두를 때 방해가 될 만한 요인이 있는지 없는지, 또한 상대와의 거리가 큰 요인으로 적용되는 무기인 듯하다. 무게로 찍어내리는 무기를 다루는 무술이 얼핏 보면 화려한 기교가 없고 투박하며 단조로워 보이기에 이런 논란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런 중량무기를 다루는 무술들을 자세히 뜯어보면 육중한 무게를 섬세하게 운용해서 공격에 사용하기 위한 중심 이동과 이를 위한 고난도의 보법이 요구되는 매우 정교한 무술임을 알 수 있다. 단지 겉에서 보이는 모습이 화려하지 않고, 그래서 실전성이 없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게 될 뿐이다.

현대의 대련 시연에서 협도를 잘 보여주지 않는 것은 느리고 위험하기 때문. 사람들의 눈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빠르게 휘두르거나 찌르는 화려한 무기술들이 필요하지만, 일단 협도는 다른 무기들에 비해 느려서 보는 재미가 떨어지는 편이며, 무겁기 때문에 제어가 어렵다. 즉, 조금이라도 잘못 휘둘렀다가는 주변의 다른 사람이 반토막나버릴 위험이 있는 것이다.(...)

십팔기보존회가 주도하는 첩종 시연 무예 대련에서 가끔 창과의 대련을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창대만 툭툭 치는 정도로 그친다. 가까이 접근해서 2kg의 쇳덩이, 심지어 날붙이로 내려치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4] 또한 십팔기보존회 자체가 중국 쿵후를 베이스로 십팔기를 재해석한 단체이므로, 빠르고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어야 하는 쿵후 스타일 약속 대련 탓에 실제 무게로 만든 협도로 시연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1] 조선에서 실전용으로 사용한 월도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미지보다 날렵한 형상이었다. 이삼 장군 월도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2] 그런데 가벼우면 더 위험하다고 한다.(...) 속도에서 나오는 원심력이 장난 아닌 데다가, 아무리 가벼워도 칼날 자체가 내려찍은 물건의 내부에 충격력을 섭입 하도록 최적화한 유선형이라고. 곡률이 쿠크리 마체테의 중간쯤이다. [3] 이는 단순히 힘이 세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절대 극복할 수 없는 물리학적인 문제이다. 사용하는 병사의 체중에 비해 무기가 지나치게 무거울 경우 아무리 힘이 센 사람이라 하더라도 작용-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반드시 무기에 휘둘리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4] 당장 이런 중량무기의 날 부분으로 내려쳐 버리면 상대방이 막더라도 무기째로 막는 사람의 뼈가 박살나 버릴 위험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