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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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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비유적 의미4. 기타5. 나무위키에 등재된 인질극 문서6. 관련 문서

1. 개요

[1] / hostage

특정한 목적을 가진 자에 의해 생명을 담보로 잡힌 자. 순우리말로 볼모라고도 하고 역사서에는 질이라는 표현도 많이 등장한다.[2]

2. 상세

흔히 인질이라고 하면 범죄의 인질이 떠오르지만, 고대부터 정치적인 인질도 상당히 많이 쓰였다. 대표적인 것이 신라 상수리 제도. 지방 호족들의 가솔들을 수도에 살게 하면서 그들의 반란을 막고, 의도하진 않았지만 수도로 오가는 사람들이 많게 해서 물물교환도 더 활발하게 만들었다. 에도 막부 시대에도 상수리 제도와 비슷한 참근교대라는 제도를 시행해 다이묘가 영지와 수도를 오가게 하며 반란을 통솔했고 경비를 쓰게 하여 경제력을 약화시키려고 하였다.

이러한 경우 인질이라고 하더라도 높은 신분 간의 거래에 가까웠기 때문에 인질의 취급이나 대우가 상당히 정중했고, 일정 구역 안에서는 불편함 없이 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보내는 쪽이 딴 맘을 품을 의도가 없다면 굳이 인질에 해코지하지도 않을테니 보내는 쪽한테도 이득인 윈윈 관계가 되는 경우도 많았다. 가는 곳의 문물을 배워오는 유학생이 되기도 했고, 가는 곳의 고위 인사들과 인맥을 만들어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흔적은 20세기까지 이어지는데 조선의 황태자인 영친왕이 유학 명목으로 일본에 인질로 보내져서, 완전히 일본인같이 된 경우가 있다. 한편으로는 인질로 가서 그 나라의 정세를 보기도 했는데 진왕 영정 암살을 꾀했던 연나라 태자 단이 이 일을 꾀한 이유 역시도 진나라의 인질생활 도중 진나라의 강성함에 이런 일이라도 꾀해야 진나라를 저지할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또 국가간에 화평 조약을 체결하거나 군사력을 빌려주는 대신 보증수표로써 인질을 보내는 경우도 많았으며, 이러한 경우 필요하면 교섭하여 인질의 교체나 이른 석방 등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무리 손님대접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수가 틀리면 대우가 나빠지거나 죽임을 당했다. 이 경우 한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는 후삼국 시대 고려 후백제 조물성 전투 이후 견훤왕의 조카 진호 태조 왕건의 사촌동생 왕신을 교환하는 식으로 강화를 맺은 건으로 인질 교환 후 몇 달도 안돼 진호가 고려에서 병사하자 고려 측이 정중하게 후백제로 시신을 인도했음에도 견훤왕은 왕신을 처형하고 다시금 전쟁을 재개했다.

게다가 국가 간의 볼모의 경우 힘의 차이가 압도적인 경우(몽골과 고려와 같은) 볼모가 오히려 본국을 쥐고 흔든 일이 많았는데 왜냐하면 일단 볼모로 잡히는 사람 자체가 신분이 높은데다가 볼모를 보낸 나라에서 상국에 삐딱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볼모에게 권력을 주면서 지도자를 갈아치우게 했던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었다. 소현세자와 인조, 청의 관계를 예로 들 수 있다. 기황후는 공녀(궁녀)로 보내진 경우라 인질로 예를 들기에는 좀 그렇지만, 기황후도 총애를 받기 시작하면서 고려 정부에 온갖 몹쓸 짓을 했다. 자세한 건 기황후 항목참조.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전근대의 인질이란 지금과 같은 단순한 볼모의 의미가 아닌 외교관이나 보증의 증표 같은 역할도 있었다는 것이다. 가령 일본인들이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로 주장하는 백제가 일본에 보냈다는 인질들만 보아도 정작 당사국들인 백제삼서의 기록[3]과 일본 쪽의 기록[4]들 중에서는 인질이라는 소리는 없다. 따지고보면 일본서기에서 백제 왕족중 인질이라고 부르는 인물이 있긴 한데, 바로 의자왕의 아들 부여풍이다. 즉, 일본서기에도, 또 일본서기에서 인용했다는 백제의 기록에도 '인질'이라는 표현은 없고, 정작 한참 후대인 고려시대에 쓰인 삼국사기에 전지왕의 유년 시절에 이런 표현이 나올 뿐이다. 문제가 되는 삼국사기조차도 해당 구절을 살펴보면 결호(結好)라고 하여 상하관계에 따른 인신공납이 아닌 단순히 우호관계를 맺기 위해 일종의 외교관으로서 파견되었음을 알 수 있고, 인질[質]의 의미도 상하관계와 무관함을 밝히는 견해를 나행주를 위시한 학자들이 제시하여 설득력을 얻었다. 당시 백제의 군주 아신왕은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에게 노객(奴客)이 되겠다며 맹세까지 한 상황이라 왜의 용병이 필요했기에 그에 대한 담보로 태자였던 전지를 왜국에 볼모로 보낸 것이다. 실제로 일본측은 외교관으로서 일본을 방문했었던 김춘추도 인질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그 당시 인질이란 단순히 볼모가 아닌 외교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정치적 숙청 목적도 있었는데, 신라 실성 마립간 시기 각각 고구려와 왜국에 볼모로 보내졌던 복호 미사흔, 백제 개로왕의 동생이었던 곤지나 형 무왕에 의해 연나라에 볼모로 보내졌던 진나라 소양왕이 대표적 사례이다.

가령 덴쇼 14년(1586)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자신의 어머니인 오만도코로를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인질로 보냈지만 당시 히데요시가 이에야스에게 굴복을 선언한 것이 아니듯, 전근대의 인질은 지금처럼 단순한 볼모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외교관 또는 보증의 증표 같은 여러 의미들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었다.

어찌되었든 근대 이후로 거래로써 생명을 담보하는 사례는 거의 사라졌고,[5] 오늘날은 계획적으로 범죄자 테러리스트들이 돈이나 요원 석방 등을 목적으로 인질을 잡는 경우가 많다. 테러리스트와 관련되지 않은 일로 인질극이 자주 벌어지는 장소 중 한곳이 은행. 손님이 많다보니 범죄가 생길 때 경찰이 와서 도주가 곤란하다고 여겨지면 그 자리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일이 잦다. 인질극이 벌어지면 협상가가 인질범과 교섭을 해야 하는데,[6] 범인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범인의 시선을 자신 쪽으로 집중 시켜 시야를 흐려 놓음과 동시에 작전에 투입된 대원들이 범인을 처리하기 전까지 시간을 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

흔히 협상가가 자수하면 선처해 주겠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현실성 없는 말이다. 만일 선처를 내리면 이를 빌미로 인질극이 빈발할 위험이 있는데다[7], 설령 경찰이 정말로 선처를 해주고 검찰이 낮은 형을 구형한다 해도 법원이 중형을 선고하면 다 소용없다. 항복하면 진압 과정에서 덜 다친다 정도가 더 현실적일 것이다.

그럼 협상할 시간에 재빨리 경찰특공대를 투입시키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협상가는 상술하듯 대원들이 전개를 하는 동안 시간을 끌고 범인을 묶어 놓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무조건 무력 진압에 나선다면 범인들이 인질극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인질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즉, 인질극 현장에서 협상관의 또 다른 목적은 방심 유도인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인질범들도 그런 걸 모르지는 않기에 투항을 권유해도 웬만해선 투항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니 진압이 매우 힘들다. 위에서 말한 시간 끌기와 시선 유도도 일이지만 대원들의 작전 전개도 힘들다. 일단 사상자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제프리 디버의 소설 '소녀의 무덤'이 인질극 협상의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명작이니 한 번 보자. 대한민국에도 정발되었다.

저격수로 대응할 시 범인 같이 보인다고 아무나 쏘면 곤란하다. 종종 인질범들이 인질들에게 자신과 같은 옷을 입혀서 혼란을 주기 때문. 바르게 살자 정도만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가 이 수법을 써먹었다. 때로는 인질들 사이에 인질범이 섞여서 나가기도 한다.

인질로 잡힌 상황이라면 군경이 투입됐을 때 절대로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아무리 숙련된 대테러부대라도 현장에서 피해자들과 인질범을 100% 구분할 수 없기에 억울하게 사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경 부대에 구출되기 전까지 무조건 머리 위에 양손 얹고 납작 엎드려 있어라. 버추어 캅의 파란 양복(또는 회색 양복)이 욕을 먹는 이유를 생각하면 빠르다. 게다가 진압부대 측만이 문제가 아니라 괜히 범인들의 주의를 끌어 본인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

인질들도 협상이 길어질수록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심지어 인질범과 동질감까지 느끼게 되는데, 이를 스톡홀름 증후군이라 한다.

인질범들도 협상과 대테러작전 정도는 알 만큼 슬슬 닳고 닳았으며, 냉전이 끝나고 시대가 변한 것, 협상전문가들은 단순한 시간끌기용에 불과하다는 것, 대테러작전이 정교해지면서 성과가 영 시원찮다는 것 등으로 인해 애초부터 인질 그런거 없이 진압부대가 오기 전에 한 명이라도 많이 살해하는 무차별 공격으로 노선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으로 뭄바이 연쇄 테러에서 테러범들은 처음부터 인질을 잡는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그저 특공대원들이 오기 전에 최대한 많이 민간인들을 사살하는 데만 초점을 두었다.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시신을 인질극 협상용으로 훔쳐가기도 한다. 고구려의 미천왕과 주태후는 전연에서 가져가 13년이나 지나서야 반환되었고, 미수에 그쳤지만 오페르트 도굴 사건도 이것이 목적이었다. 조선시대에는 민간에서도 분쟁이 벌어졌을 때 이런 짓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흔히 엄벌주의에 입각해서 "인질이고 뭐고 무조건 강경진압을 해서 인질범들의 기세를 꺾는편이 결과적으로 더 희생이 더 적어질 것이다"라고 쉽게 생각하기도 하는데, 도의적인걸 떠나서 그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인질범 가족을 인질로 잡고 사지를 잘라서 죽이고, 인질범과 전투가 벌어지면 T-72로 대응하는 러시아도, '결코 인질협상은 없을것이다' 라는걸 만천하에 알렸음에도, 돌아오는건 체첸 테러리스트들의 인질협상 없는 러시아군 기지와 주둔지를 향한 자폭 테러였다.

현대 영국에서는 정치적 목적으로 인질을 보내는 것이 전통으로 남아 행해지고 있다. 영국 의회가 개회식을 할때 영국 국왕이 참석을 하는데, 그동안 왕실 측에서는 영국 서민원 측에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를 버킹엄 궁전으로 보내도록해서 인질로 잡아놓는 것이다. 이는 과거 국왕과 의회가 극한의 대립을 할때, 왕이 국회로 출석해있는 동안에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안전장치로 도입한 관례가 오늘날까지 내려온 것이다. 당연하지만, 전근대시대와는 달리 여당 원내대표를 지하감옥 같은 살벌한 곳에 가두는 게 아니라 궁궐의 응접실에 데려다놓는 것이고, 그동안 '인질로 잡힌' 원내대표는 대접받은 차와 간식을 먹으면서 응접실 내에 설치된 TV로 개회식을 시청한다. 이런 관례에 동원되는 사람이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인질 역할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거물급 정치인으로 꼽힌다는 뜻이므로 영국 정계에서는 이를 엄청난 명예로 여긴다.

3. 비유적 의미

4. 기타

5. 나무위키에 등재된 인질극 문서

6. 관련 문서


[1] 바탕 말고도 담보/볼모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볼모의 뜻으로 쓸 때에는 '지'로 읽는 게 옳다. [2] 민법에서 얘기되는 질권의 質과 한자와 의미가 같다. 일본에서 전당포의 의미로 쓰이는 시치야(質屋)도 같은 뜻이다. [3] 백제'와 '왜'라는 양 당사자 간에는 '선왕이 쌓은 우호를 잇기 위해 방문하였다' [4] '내조하였다.' [5]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북한은 외국에 나갈 경우 가족이 인질로 잡히다시피한다. 만일 탈북이라도 하면 남은 가족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거나 수용소로 끌려간다. [6] 한국을 예로 들자면 인질극이 그리 흔하지 않아서 협상가가 시도경찰청 단위로 배치돼 있어서 정식 협상가가 도착하기 전까지 현장의 대테러부대원이나 경찰관이 초동 대응 및 시간 끌기를 한다. [7] 자수로 인한 선처나 정상참작을 일일이 들어주면 인질극에 대한 가중 처벌이 미미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면 중범죄자가 궁지에 몰릴 시 한번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인질극을 저지르는 일이 잦아질 위험성이 증가한다. [8] 갤럭시의 삼성 페이와 통화 녹음이 대표적인 예시. [9] 특히 주인공보다 모든 면에서 열등한 악역이 운 좋게 인질을 잡고는 주인공에게 으스대는 것은 이미 클리셰 수준이다. 보통은 잠시동안 삼일천하를 맛보다가 주인공이나 인질의 기지, 외부의 도움 등으로 주인공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며 몰락하는 것까지 한 세트로 등장한다. [10] 단, 이게 좀 심하면 그런 말도 없이 그냥 가까이 있는 무기로 자기가 죽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주인공에게 트라우마가 될 수 있으므로 역효과가 된다. [11] 그나마 희망찬 전개라면 이를 계기로 주인공이나 다른 동료들이 각성하고, 아니면 애초애 계획의 일부라는 식으로 다른 등장인물을 활약시키며 복수와 정의구현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지만, 다크한 쪽이거나 애초에 주인공측이 악당인 경우 등의 상황이면 권악징선으로 흘러가 배드엔딩으로 직행하거나 승자 없는 싸움이 되어버리는 등 꿈도 희망도 없다. [12] 언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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