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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미
Comparative advantage경제 용어. 경제행위자(agent)가 특정 재화를 생산할 때, 다른 자에 비해 자급자족 비용[1]이나 기회비용이 낮으면 비교 우위가 있다고 정의한다. 19세기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에 의해 정립되었다.
아무리 다재다능한 사람/국가라도 기회비용 때문에 결국은 전문화/특화를 추구하게 되며,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교역, 직업의 분화 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 기회비용 문제에 따른 전문화/특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의존 관계를 담아내는 개념이 바로 '비교우위'다.
다음의 사례가 있다. 중학교 사회교과서( 미래엔 사회2)에 실린 내용이다.[2]
분식집 주인보다 라면을 잘 끓이는 축구선수라 할지라도 축구 시즌에는 축구에만 집중하고 라면은 분식집에서 사 먹는 편이 유리하다. 축구선수가 라면을 끓이는데 소요되는 시간 동안 축구 경기를 통해 벌 수 있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때 축구선수는 축구에 비교우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교우위를 흔히들 오해하는 이유는 절대우위를 가진 쪽과 기회비용 분석을 바탕으로 비교우위를 가진 쪽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이 1990년경 전국 고등학교의 경제 교사들을 모은 후 비교우위에 대한 에세이를 받았는데 80%에 해당하는 교사들이 비교우위와 절대우위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받아본 경제학 교수들이 어이가 없어했다는 일화가 있다.
흔히 이해하는 '산촌에선 석탄을 캐고, 어촌에선 고기를 잡아서 서로 교환한다.'라는 아이디어는 절대우위를 설명하는 개념이고 유치원생도 손쉽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고대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리카도가 정리한 비교우위는 다음과 같은 반직관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때문에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닌 한 현대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1. 모든 것이 풍부한 옥토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사막도 서로 교역하면 서로 이익이 생긴다.[3]
2. 교역은 생산력이 넘쳐나서 남아도는 것을 서로 바꾸는 사치품으로서 국력을 낭비하는 게 아니라, 상업 자체가 산업적 기초적인 생산력을 창출한다.
3. 대부분의 경우 산촌에서 물고기를 잡아 어촌에 팔고 어촌에서 목재를 사다가 산촌에 파는게 효율적이다. [4]
비교우위는 비로소 국가의 지배권력자들에게 자유무역의 가치를 깨닫게 했다. 산업혁명을 통해 비약적인 생산성 증대를 겪은 제국주의 열강들은 비교우위론을 깨닫지 못한 문명에 대해 교역[5]을 요구하고, 국제적 교역질서가 성립하게 만든 이론이다. 이 이론 덕에 원자재 불모지[6]인 대한민국이 단군 이래 최고 호황기를 맞을 수 있었다.
리카도가 예로 든 것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밀을 재배할 때도 영국보다 나으며 포도를 재배할 때도 영국보다 나은 농업대국이다. 그런데 영국에서 포도를 생산해서 포르투갈로 수출해서 밀을 수입하자면서 이 이론을 이야기했는데 비교를 A국과 B국으로 하는 게 아니라 A국의 (c, d)생산비와 B국의 (c, d)비를 비교하면 반드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역은 반드시 효율을 가져온다는 이론이었다. 따라서 적절한 상업과 교역은 언제나 이익을 보며 실질적 생산을 한다는 증명인 것임을 주장했다. 리카도는 포도를 밀과 비교한 것은 꼭 포도 재배하자는 말은 아니었고 "포도마저도 밀보다는 나으니 중상주의적 경제이해로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곡물을 수입금지하는 내용의 곡물수입금지법은 영국의 국익을 저해하는 법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 것이다.
결국 따져보면 영국이 타국에 비해 비교우위한 상품을 찾자는 이야기였다. 실제 그 상품을 뒤져보니 양털이 가장 비교비가 높은 상품이었고 그에 따라 리카도 사후 20년 뒤[7] 곡물수입금지법이 폐지되고 양털 수출을 위한 인클로저 운동이 발생하게 된다. 양털을 단순히 수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모직물 산업이 크게 성장하게 되고[8] 방직기계의 동력 문제로 고민하던 엔지니어에 의해 증기기관이 크게 발전하였다. 이에 반발한 사람들의 러다이트 운동에도 불구하고 강경한 자유무역정책을 밀어붙인 영국은 전 유럽 석탄 소비량의 50%, 철강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등 생산력이 폭발하여 산업 혁명의 종주국이 된다.
한편으로 종교인과 공산주의자들은 이 개념을 철저히 부정했다. 그들은 상업을 중심으로 한 문명이 번영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으며 부덕과 착취의 결과물로 인식했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자본가와 기업, 국가가 이토록 번영한 것은 농업과 공업을 담당하는 국가들의 정당한 부를 약탈한 결과물로 인식하고 상업이 번영한 곳은 악의 구렁텅이 정도로 인식했다.
1.1. 공산주의와 비교우위
일각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이 비교우위를 긍정하며 자유무역을 찬성했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 근거로 마르크스가 곡물법 논쟁에서 자유무역 측의 주장을 지지했다는 것을 든다. 하지만 당시 마르크스가 자유무역측의 편을 들어 곡물법 폐지를 지지했던건 곡물값 저하로 도시서민[9]들의 이익이 증가하고 농장주[10]들의 이익이 떨어진다는 자신의 "가치판단" 때문이었지 자유무역을 지지하기 때문이 결코 아니었다. 마르크스 경제학의 국제무역이론은 결코 자유무역을 지지할 수가 없다. 그는 애초에 이윤 그 자체를 착취라는 개념으로 가정했으며, 국제무역은 불균등한 성장모형과 이에 따른 한계이익률 저하에 따라 국내의 시장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제국주의적 착취라고 단언하고 있었기에 개별 무역에 대한 가치판단이 필수라고 생각했는데 무역에 공산주의 지도부가 가치판단을 해서 무역을 허가하고 말고를 정하는 이 시점에서 이미 자유무역은 물건너 갔다.또한 현대 비교우위의 기본 전제는 기회비용분석을 바탕으로 하는데 기회비용은 어떤 산술식을 쓰건 기본적으로 생산하는 상품의 가치 = 희생하는 자원 x 시간으로 계산하게 된다. 문제는 그 가치를 측정하는 부분에서 노동가치론의 유령에 사로잡혀있었다보니, 이를 수식화하려면 전형문제의 덫에 걸리게 되어 실제 무역정책을 수립할 때 기회비용을 측정할 수 있는 어떠한 계산식도 세울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국제무역의 효용성을 실제로 측정 계산할 방법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국제무역에 대한 형이상학적 착취이념이 서 있는지라 자유무역이 이론상 좋을 수는 있는데, 자본주의 국가가 있는한 실제로는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걸?이라는 포지션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따라서 공산주의 국가들은 실제 외교상황에서 자신들끼리의 무역정책조차 호의적으로 유지하지 못했다. 스탈린 시절의 완전통제가 풀리고 각국의 공산주의 국가들이 자율성을 가지자 마자 각 공산주의 국가들은 흐루쇼프가 주도하던 소련의 무역정책을 소비에트에 의한 착취라고 간주하기 시작했는데[11] 이는 공산주의 이론에 따른 마땅한 귀결이었고 그들은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원활한 국제무역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간헐적인 소련의 원조에 의지하고 비효율적으로 중공업에 투자하여 군대를 키우는데 몰두하다 모조리 망해버리고 말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은 노동신성화고, 노동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이론을 정치분야에서 세운 이상 가격이 0 언저리로 떨어질 수 있는 희소가치를 채택할래야 채택할 수가 없다. 노동이 가치가 없어질 수 있다는건 노동만이 생산의 원천이라는 마르크스 주의의 기본전제를 부정한다는 소리라 바로 굴라그로 끌려갈만한 이야기다. 따라서 가치에서는 무언가 축적된 불변가치가 있다고 반드시 전제했고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노동량의 왜곡이 거의 있을 수 없다는 전제와 더불어 발이 꼬여넘어지는 일이 반복되는게 전형문제다. 그리고 이 전형문제에서 자본은 축적된 노동으로 상정했기에 너도나도 고자본이 드는 중공업을 하고싶어하는걸 정상이라 여겼고, 무역은 국내시장에서의 불균형을 정리하려는 시도라고 상정했기에 마르크스주의 국가들에게 무기와 중공업 제품을 팔던 소련이 경공업을 발전시켜야하고 농산품 팔던 저개발 국가들이 필사적으로 중공업을 육성시켜야한다는 결론을 내기 일쑤인데, 서로 잘할만한걸 하자. 라는 비교우위와 정반대의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물론 망하고나서야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인 이런 이론을 수정하는걸 강요당했지만, 정작 망하기 전에 공산주의 지도부에 조언하던 마르크스 경제학자들은 전부 이 짦은 문단에서 말한 이론적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어서 국가의 멸망을 가속화시켰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영향을 받아 설립된 종속이론 수입대체산업화 역시 비교우위 개념과 자유무역정책에 매우 적대적으로 반응했으며 2차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들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쳐 그들의 빈곤이 고질적으로 남아있게 하였다. 공산주의 블록이 붕괴되고 제3세계도 해체된 1990년대 2020년 약 30년간 세계화에 따라 후진국들의 GDP는 급속히 성장하였으며 기근문제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개선되었다. 이는 다시말해, 공산주의자들이 주장하듯이 공산주의가 망한건 사실이지만 공산주의가 망할 때까지 자본주의를 자극하여 인류복리를 올리긴 했었다는 변명도 그저 선험적 궤변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경험적으로 보면 제3세계가 빈곤했던 것도 공산주의의 망령에 영향을 받아 전근대적인 문화지체를 유도해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는 것에만 기여했을 뿐이다. 특히 반미정서가 강해서 아직도 공산주의적 이론에 영향을 받는 국가가 많은 남미에 대해서는 현재진행형으로 그들 국가의 파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도 어느나라에서나 공산당, 사회주의정당은 자유무역에 적대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종류의 FTA에 반대한다. 공산당이 주도한 관세철폐나 FTA는 찾아볼 수 없고 찬성하는 정책도 찾아볼 수 없다. 가장 가까운 사례가 EU-캐나다, EU-남미 FTA건인데, 유럽의회에서나 프랑스, 독일 공산당등 각 지역정당 모두 반대입장이며 늘 그래왔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도 의아해하지 않는다.
어쩌면 소비에트와 동구권이 흔들리는 것을 본 덩샤오핑이 흑묘백묘론을 채택하여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흑묘)들의 항의를 무시하고 무역개방을 선언하고 WTO에 가입한 결과 공산당들 중 유일하게 중흥에 성공한 중국공산당의 반례를 보면 사실 이 비교우위와 자유무역 개념에 대한 멸시가 공산주의가 망한 가장 큰 이유일지 모른다. 산업혁명의 핵심도 기술사학에서는 증기기관을 보지만 경제학사에서는 다른 지역이 아닌 영국에서 왜 증기기관이 발전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이유가 비교우위 개념을 채용한 자유무역의 채용이기에 이 개념의 발견이 본격적인 산업혁명의 시작이며 서구권문명의 생산력이 전세계를 뛰어넘기 시작한 시작점으로 본다.
2. 구체적인 내용
당장 데이비드 리카도 본인이 사용한 예시를 보면,- 영국은 100시간의 작업량을 가지고 직물 1포대를 짜며, 120시간의 작업량을 가지고 포도주 1포대를 양조한다.
- 포르투갈은 90시간의 작업량을 가지고 직물 1포대를 짜며, 80시간의 작업량을 가지고 포도주 1포대를 양조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포르투갈이 절대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직물과 포도주 모두 자급자족을 하지, 굳이 영국과 교류할 이유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기회비용을 따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영국은 120시간의 작업량을 가지고 포도주 1포대를 양조하는 시간에 120/100 = 6/5 포대의 직물을 짤 수 있는 데 반해, 포르투갈은 80시간의 작업량을 가지고 포도주 1포대를 양조하는 시간에 고작 80/90 = 8/9 포대의 직물을 짤 뿐이다.
- 따라서 포르투갈 입장에서는 굳이 '자급자족'을 하느니 영국에게 포도주를 팔고 직물을 사 오는 편이 훨씬 더 경제적이라 볼 수 있다.
다른 예시를 들어 보자.
A국과 B국이 있고, 두 나라는 각각 버터와 자동차를 생산한다고 하자. 이 때 모든 자원은 두 재화의 생산에 쓰이며, 두 나라 모두 완전고용 상태이며, 가격은 시장가격과 동일하며, 모든 생산 요소는 국내에 국한되어 있으며 국외로 유출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두 나라의 자원을 모두 버터 생산에 쓸 때, 산출량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하자:
A국: 50
B국: 150
B국: 150
또한 두 나라가 모든 자원을 자동차의 생산에 투입할 때, 산출량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하자:
A국: 50
B국: 50
B국: 50
이 때 각 나라가 자원을 각각 절반씩 투입해서 교역 없이 두 재화 모두를 생산한다고 가정하자:[12]
A국: 버터 25 자동차 25
B국: 버터 75 자동차 25
B국: 버터 75 자동차 25
그런데 기회비용을 따져 볼 때, A국은 버터 1: 자동차 1의 기회비용을 가지고, B국은 버터 약 0.32 : 자동차 3의 기회비용을 가진다. 그러므로 A국은 자동차에서, B국은 버터에서 비교우위를 가지는 것이다.
이제 A국이 자동차를, B국이 버터를 생산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A국: 자동차 50
B국: 버터 150
B국: 버터 150
이제 그것을 어떤 가격으로 교역할지가 가장 중요한데, 두 재화의 교환비율은 각 나라에서 재화를 생산하는 기회비용의 비율이다.
A국은 버터 1당 자동차 1을 포기해야 하며, B국은 버터 1당 자동차 1/3을 포기해야 하므로 교환비율은 두 나라의 기회비용의 비율, 즉 [자동차 1: 버터 1] ~ [자동차 1: 버터 3] 사이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만약 교환비율을 자동차 1: 버터 2로 가정한다면 이렇게 된다:
A국: 버터 50 자동차 25
B국: 버터 100 자동차 25
B국: 버터 100 자동차 25
이렇게 두 나라 모두 소비량이 늘었다! = (상업도 농업처럼 무에서 유를 창출했다.)
3. 원리
사실 이 이론은 같은 자원으로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보다 단순한 원리에 입각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양의 토지에는 밀을 재배하는 동시에 포도를 재배할 수 없고 같은 양의 비료는 두 군데 뿌릴수 없으며 같은 인력으로는 두 군데 다 농사를 짓지 못한다. 리카도는 딱 여기까지만 이야기했는데 후학자들이 이런식으로 자본, 에너지, 기타 등등 투입가능한 자원들을 추가하다보니 결국 한정된 '시간'에 제약된 '자원'이라는 기회비용이라는 결론에 치닫게 되었다.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비교우위는 원칙적으로 고정된 것은 아니며,[13] 그 때 그 때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따라서 비교우위의 법칙의 결과 한 나라가 평생 그것만 생산하고 사는 것은 아니다. 당장 위에 예를든 영국만 하더라도 양털->모직물->면직물->금융업[14]으로 국가의 비교우위가 변화하였다. 데이비드 리카도는 노동가치설에 입각하여 비교우위론을 주장하였으나 현대 주류경제학에선 노동가치설을 부정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기회비용을 이용한 비교우위론은 1936년 고트프리트 하벌러의 증명이다.
4. 여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비교우위에 대한 망언 하나를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같은 상황 전개는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비교 우위'에 따른 게 아니다"라면서 "한국이 철강 산업이 발달한 것은 값싼 (철)광석이 있기 때문이 아니며 대만이 값싼 규소가 있어서 반도체 산업이 발달한 것도 아니다. 라고 말했는데 역시 비교우위와 절대우위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 드는 예를 따르자면 분식집 주인보다 떡볶이를 잘하는 축구선수(좋은 철광석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분식집 주인에게 떡볶이를 만들게 시키는 것은 축구를 하거나 아니면 차라리 축구를 위해 쉬는게 나아서지. 분식집 주인(철광석이 없는 국가)이 떡볶이를 더 잘해서가 아니다.
그는 경제학을 배우진 않았지만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에 미국 상무부에서 무역정책을 다룬 핵심 엘리트 관료이자 무역관련 소송을 중재한 변호사였는데, 그가 타국과의 경쟁적인 무역협상을 주로 다투는 자리를 맡은걸 생각하면 비교우위개념에 적대적일 수 밖에 없는 편견을 가지게 될 수 있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를 계속 공격하고 있는 그 비교우위라는 개념 자체는 무역대표부라는 자리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몰라서는 안되는 자리다. 그런데 그런 사람마저 지금까지도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비교우위가 비전공자들에게 얼마나 이해받기 어려운 개념인지 다시한번 보여주는 일례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큰 그림에서 그의 인터뷰는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하는 관료로서보면 해당 비유말고는 의외로 크게 문제없는 발언이다. 세계화의 가장 큰 단점인 저소득국가 노동자들 소득이 올라가는 만큼 고소득 국가의 노동자의 임금이 그들과 평준화된다는 부분을 잘 지적한 발언이기는 하고, 보호무역을 하면 우리도 괴롭지만 적이 더 괴로우니, 중국을 키울만큼 키워줘서 미군으로 그걸 제압하려면 막대한 인명피해와 비용이 드니 그냥 사전에 적을 파멸시키기 위해 우리도 괴로운걸 감수하자, 그 타격은 적이 훨씬 더 받는다. 라고 요약가능하다. 이게 디커플링의 기본 아이디어이니 딱히 잘못된건 아닌데, 비교우위 이론을 근거로 자기를 공격하는 경제학자들에게 짜증이 난 것은 이해할만하나 괜히 비교우위를 들먹이는 바람에 망신을 사게 된 것은 안된 일이라 할 수 있다.
앞서 나온대로 오용과 오류는 매우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기자들도, 인터넷 상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오용하는 단어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위의 로버트 하우저의 예처럼 비교우위로 알고있지만 실제로는 절대우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면 그냥 우위라는 단어를 쓰면 될 것을[15] 괜히 비교우위라는 단어로 쓰다가 망신살 일이 생긴다. 매우 비직관적이다 못해 반직관적이어서 공자 예수등 인류의 스승이라 할 수 있던 위대한 선지자들조차 전혀 떠올리지 못해 상업에 대한 비하적인 인식과 가르침을 남기게 된 원인이기도 한 비직관적 개념이 비교우위이므로 직관으로 대충 이해하려고 하면 매우 혼동하기 쉽다는걸 명심하자.
[1]
폐쇄 경제를 버리고 무역을 시작하기 직전의 비용
[2]
사실
맨큐의 경제학에 '
타이거 우즈가 자기 집 잔디를 안 깎는 이유'로 실린 예시를 변형한 내용이다. 참고로 타이거 우즈 이전엔
마이클 조던이었고, 우즈의 불륜 스캔들이 터진 이후에는 또
톰 브래디로
이름이 수 차례 바뀌었다.
[3]
기회비용의 차이다. 모든 것이 풍부한 옥토라 할지라도 최적의 활용을 할 수 있는 산업은 단 하나밖에 없다.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해봐야 축구선수가 되거나 변호사가 되거나 둘중 하나를 선택해서 노력해야하는 것이지 둘다 하려하면 인생 망한다. 모든 것이 풍부한만큼 국가 전체에서 석유와 농산품과 원자재를 다 생산한다면, 인력과 면적을 모두 1차산업에 쏟고 가공은 사막에 사는 후진국 국민들의 낮은 임금을 용병이나 공장노동자등으로 이용하는게 좋다. 이러니 위정척사파가 망한 것이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도 "조선은 산물이 풍족하지 않아 내다팔 것이 없습니다. 무역에 이익이 없습니다." 같은 소리나 하고 있었다. 그보다 약간 앞선 19세기 초반 일본에선 외국으로 밀항해서 서구의 산업과 경제정책을 대학까지 다니며 공부한 선구자들이 여럿 있었고 쇄국정책을 실시하던 막부도 이들의 보고를 듣고선 바로 생각을 고쳐먹은 후 일본의 낮은 노동력 비용을 이용한 산업화를 시작했고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이미 일본보다 한참 낮아진 조선의 노동력을 이용하려 개항을 강요하고 있었다. 그런데 상대방이 강요하니 상대방에게만 일방적인 이득이 있을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더 열심히 막는 병크를 저질렀다.
[4]
국내 산업에서조차 비교우위와 절대우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좋은 예. 이런 원물들은 집결지에 한데 모아서 교역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산천어등 민물고기의 수요처는 원래 바닷물고기도 많이먹는 해안지역의 대규모 인구밀집지역이라 이런 형태의 물류가 이루어진다. 산촌의 경우 인구도 적고, 물고기를 소비하는 문화도 거의 없어 물고기 운송이 거의 필요없다. 한편 어촌에서 나오는 목재는 당연히 북유럽이나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목재로 그걸로 강원도에 있는 전원주택을 짓는데 사용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런 형태의 물류가 이루어진다.
[5]
침략당한 입장에서는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와서 고작 그걸 요구하는 걸 이해를 하지 못해서 무언가 음모가 뒤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개는 없었다. 교역하다보다 정치적 취약점을 보고 영토적 욕심을 부릴 수도 있었지만 그건 교역하다보니 정보를 얻어 발생하는 일이고, 정말 1차원적인 목표는 어디까지나 교역이었다.
[6]
쌀 정도를 제외하면 식량자급률이 매우 낮은 곡물 순수입국이며, 금속과 에너지 자원 등에서도 효용성이 낮은
무연탄 정도를 제외하면 불모지에 가깝다.
[7]
너무 획기적인 이론이다보니 당대 영국인들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생전에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하지만
공자처럼 리카도의 제자들이 관료 자리와 학계를 점령하면서 정책을 변화시켰고 이는 유럽의 변방이던 영국의 운명을 갈랐다.
[8]
영국은 전통적으로 모직물을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양 목장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양털 운송비를 적게들여도 된다는 이점, 양털 수출을 위한 항만과 도로 개척, 인클로저 운동으로 인해 농토에서 쫒겨난 농민실업자들이 모직물 산업의 비교비를 결정적으로 영국에게 유리하도록 움직였다. 한편으로 이 농민들이 도시로 이동했다는 뜻은 아니다. 농노로 살던 이들에게 타지역으로 이주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고 처음에는
영농단지같은 양털생산지에서 작은 공방에 취직해 살았다. 이런 작업공방은 대개 그 지역 전직 영주들이었는데 농장을 밀어버리고 목장을 만들었으니 농노들에게 굶어죽으라고 할 수는 없어서 일을 준다는 느낌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돈을 잘 굴려 자본을 축적한 일부 귀족들은 연합해서 그리고 은행에 대출을 받아 자본가로 변신해서 거대한 기계를 쓴 공장을 건설했는데 이런 공장을 돌리기에는 한 마을 정도의 양털가지고는 어림도 없으니 여러 마을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 즉 교통의 요지에 건설했다.
맨체스터 같은 공업도시가 시작되었고 이들 전직 영주들이 직접 자기마을의 농노들를 이동시키고 이들이 앵커가 되어 인구 유입이 지속되면서 도시가 성장한다. 무역인프라를 건설하고 보니 지중해 항로로 대량의 면화가 들어왔는데 모직물 공장에 면직물 기계만 놓으면 되니 직물 노하우를 전용할 수 있었고 목화의 물량은 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해서 이후엔 면직물 산업이 영국을 이끌게 된다.
[9]
무산자,
프롤레타리아
[10]
마르크스는 농민을 쁘띠부르조아로서 무산자 계급과 이익이 상충된다고 분명히 밝혔다. 농민이 혁명의 주체세력이 된다고 주장하는건
마오주의와
주체사상등 동아시아에서의 경향이고 이 문제로 중국과 소련이 서로 수정주의자라고 비난하며 소련이
코민테른에서 추방을 시도하고 중국은 미국과의
데탕트를 시도하는등 전쟁직전에 이르기까지 심각하게 싸우기도 했다.
[11]
흐루쇼프는 사회주의 국제분업이라고 하여 사회주의 국가들이 각자 특화한 산업을 맡아서 분업식으로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주장을 내세웠다. 흐루쇼프의 구상에서 소련과 폴란드, 동독, 체코슬로바키아는 중공업 특화, 나머지는 경공업과 농업, 천연자원 특화였다. 당연하지만 루마니아같은 농업국의 반발이 극심했고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12]
리카도 모형에서 노동생산성은 일정하므로 생산가능곡선은 우하향의 직선이다.
[13]
리카도의 비교우위 원리에서는 일단은 노동의 기술적 생산성만을 비교우위의 발생 원인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 외에 헥셔-올린 정리 등에서는 요소의 부존상태 역시 비교우위의 발생 원인으로 본다.
[14]
영국은 영어쓰는 신흥강국 미국과 구세계인 유럽을 중계하면서 생기는 압도적인 금융업에 대한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브렉시트로 인하여 EU에 남아있고 영어도 쓰는
아일랜드에 비교우위를 빼았겻고 대가를 치르고 있다.
[15]
우위는 비교하여 파악한 것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이다. 즉, 비교우위를 우위와 동의어로 쓰면 본뜻으로의 비교우위는 비교비교우위라 쓰는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