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만병통치약( 萬 病 通 治 藥)은 어떤 병이든지 치료할 수 있다는 약을 말한다.서양에서는 패너시어(panacea)라는 말이 일맥상통한데 그리스 로마 신화의 치료의 여신인 파나케이아로부터 유래한 말이다.
2. 설명
만병통치약이라는 건 없다.이러한 개념이 나온 이유는 일반적인 대중들은 약이라는 물질을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이 일절 없으며 + 질병을 치료해주는 물건' 즈음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 또한 엄연한 독극물이다. 의약계의 가장 유명한 명언이 바로 "양이 독을 만든다"인데 약 또한 독극물이며 단지 양을 잘 조절하면 약이 되고 안그러면 독이 된다는 뜻이다. 즉, 약이라는 물건은 엄밀히 말하면 '인체에 부작용이 존재하며[1] + 질병을 치료해 주는 게 아니라 인체의 면역 기능이 질병을 치료할 때 이를 보조해주는'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2]
애초에 '약성분'이라는 것 자체가 자연의 동식물들이 '인간님들 아프시면 나를 섭취해서 회복하세요~' 하면서 만들어낸게 아니다. 본래는 해당 생물체가 자기방어를 위해 만들어낸 독극물이다. 단지 다 같은 곤충인데 인간에게 이로우면 익충, 해로우면 해충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인간에게 이로운 효과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약'이라는 긍정적인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약의 실체가 독이라는 유력한 증거 중 하나가 바로 과복용 금지인데 정량만 먹어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능을 내고 과하게 섭취하면 독성 성분이 강하게 작용해서 오히려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정량만 먹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른 탓에 똑같은 약을 먹었어도 99명에게는 효과가 있던 약이 1명에게는 효과가 없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 또한 약이 독성이기 때문에 사람 몸마다 내성이 다르게 발현되는 탓이며 엄연한 독이기 때문에 오래 섭취하면 약이 내성이 생겨 버린다.
바로 이런 '약'의 특성 때문에 모든 질병을 치유해주는 만병통치약이란게 없다.
주 구매층은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시골의 노인들이나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 혹은 그 주변인인데 전자는 판매자의 언변에 넘어가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면 후자는 이도저도 안되니 이거라도 믿어보자고 해서 질러보는 경우가 많다. 어찌되었건 살 사람이 있으니 팔린다. 과거에 비해 줄긴 했지만 시민의식이 많이 발달한 21세기에도 꽤 보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은 이해하더라도 비합리적인 판단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정말 만병통치약을 만들었으면 전세계 학회에 다니지 동네 신문 구석자리나 버스 의자 뒤에 광고나 내고 있겠는가.
문제는 가격이 비싼 데다 효과도 없다. 다행히 한국에서 법적으로 판매 허가를 받을 만한 수준이라면 웬만해선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애초에 효과가 있어야 부작용도 있는 법이니 당연한 이야기이다. 정말로 위험한 것은 대체의학을 빙자한 사이비들이 허가 없이 조제한 약으로서 그런 경우는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성분이 섞여 있을 수 있다.
그 어떤 건강보조제와 영양제라도 그 효능은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습관 + 술, 담배 등 중독성 마약류의 복용 중단[3] + 균형잡히고 넘치지 않는 식단 + 적절하고 규칙적인 운동 + 긍정적이고 여유있는 사고의 조합을 넘을 수 없다. 사실 이러한 건강한 생활습관 자체가 비록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닐지라도 모든 병을 예방하는 데에서는 만병통치약에 가장 가깝다.
3. 시중에 만병통치약이라고 알려지는 것들
- 고로쇠 수액
- 글루코사민
- 금당 2호
-
김치 - 녹용
- 동충하초
- 두충나무
- 로얄젤리
- 목초액
- 발아현미
-
무안단물[4] - 불개미
- 비타민C
- 산삼
- 쥐오줌풀(Valeriana amurensis)
- 수액[5]
- 아르기닌
- 알로에
- 알벤다졸
- 영지버섯
- 오존
- 웅담
- 유산균
- 육각수
- 음이온
- 인삼[6]
- 장생 도라지
- 저마늄(게르마늄)
- 죽염
- 차가버섯
- 천일염
- 키토산
- 펜벤다졸[7]
- 편강탕
- 프로폴리스
- 해구신
- 핵산
- 효소
4. 과거 만병통치약으로 통한 것들
- 라듐 - 방사능이란 개념조차 없던 시절에 발견된 라듐은 그 반짝거리는 성질 때문에 차세대 신약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만병통치약 급으로 남용했다. 이 당시 라듐은 만병통치약 말고도 염료 등 다양한 부문에 사용되었고, 결국 다양한 부문에서 사고가 터졌다. 라듐이 붕괴하고 생성되는 라돈도 비슷하게 취급되었지만...
- 수은 - 예전에는 이게 보약이라고 생각해서 중국의 왕들이 마시기 시작했고 당연히 중독됐다. 똑같이 생각했던 고대 로마의 여성들이 이걸 화장품으로 발랐다가 얼굴이 썩어들어갔다.
- 석유 - 신대륙 발견 이전부터 아메리칸 원주민들이 석유를 류머티즘 질환 치료제로서 사용했다고 하며 이를 본 '킬러'라는 이름의 약제사가 석유를 만병통치약이라고 선전하며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는 환자가 직접 복용하는 약으로 쓰진 않고 체온계나 각종 약품 보관통을 비롯한 의료 용품 및 공학 분야에서 만병통치약 수준의 위치를 가지고 있다. 길게 나갈 것 없이 플라스틱이 석유화학으로 만들어낸 물건이다.
- 아편 - 중세시대의 최고의 명약. 이 하얀 액체는 마시기만 하면 그 어떤 고통도 씻은 듯이 사라져서 하느님이 내리신 명약이라고 불리울 정도였다. 물론 통증만 없앴을 뿐 통증의 원인을 없앤 것이 아니었고, 더 심각한 중독 문제가 있었다. 지금도 불치병 환자에게는 진통제로 쓰이긴 하지만 마약이라 사용이 제한된다.
- 브랜디 - 유럽에 흑사병이 창궐할 때 브랜디를 마시면 흑사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다. 물론 만드는 과정이 쉬운 게 아니라 꽤나 비싸서 상류층이나 썼다고 한다. 셜록 홈즈 소설에도 누군가 쓰러졌다거나 환자가 생기면 브랜디를 먹이는 장면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 뱀 기름 - 과거 서구권에는 뱀에서 짜낸 기름이 눈에 좋다거나 귀에 좋다는 등 온갖 약효가 있다면서 만병통치약으로 팔아먹는 약장수들이 많았는데 이런 약장수들이 파는 뱀 기름은 당연히 효과가 없었던 것은 물론 애초에 뱀에서 짜낸 기름조차 아닌 다른 정체불명의 성분으로 만들어낸 가짜 뱀 기름이었다.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짜 뱀 기름을 파는 약장수들은 사라졌지만 뱀 기름(snake oil)이라는 표현은 현대 영어에도 남아서 '성분을 알 수 없거나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가짜 약'을 뜻하는 말로 아직도 쓰이고 있다.
5. 실제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약품들
크게 소독약, 진통제, 항생제 계열로 나뉜다. 실제로는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며, 모든 증상에 들지도 않고, 완치를 시켜 주는 것은 더더욱 아니므로 전문가와의 진지한 상담 없이 결코 남용해서는 안 된다. NSAID나 스테로이드, 즉 소염제는 이름 그대로 염증을 잡는 약인데 염증이란 곧 신체의 방어기전으로 거의 모든 질병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며 신체의 불편을 야기하는 증상이므로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으며 진통제의 고통은 길게 설명할 게 없고, 항생제도 우리 주변의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 중에서 세균의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렇다.- 진통제
-
당질 코르티코이드(스테로이드)
면역, 염증이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에서는 진짜 만병통치약처럼 쓰인다. 단 부작용도 그만큼 심각하다. - 아세트아미노펜
-
아세틸살리실산
아스피린이란 약칭으로도 불리는 이 약은 항응고작용을 이용한 고혈압 방지, 심장질환 방지, 임산부의 출산, 폐기종, 배멀미, 심지어 암 억제작용이 있다는 연구까지 나왔다. 이미 진통제로서의 성능은 다른 약에게 밀렸지만, 다른 활용법으로 엄청나게 많은 질환에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출혈환자 외에는 진정한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다만 과다 투여시 산성혈증, 알칼리혈증이라는 부작용이 있다. - 이부프로펜
- 파스
- 호랑이 연고
-
실데나필
원래 실데나필은 심장 질환제로 개발되었으나 정작 해당 효과가 좋지 않았으나 부작용이 오히려 돋보이게 되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이며, 이 밖에도 고산병 치료제로도 활용된다. 이와 더불어 알츠하이머병 예방 혹은 치료제로도 유망시된다. 물론 심혈관 질환제로도 쓰여서 미숙아들을 살리기도 한다.
6. 가상매체에서의 만병통치약
가상매체에서의 만병통치약은 당연하지만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회복한다는 설정이 대부분이다. 이 경우에는 일종의 회복 마법을 물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저장 및 섭취하는 형식이므로 그나마 말이 된다. 안타깝게도 현실에는 마법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실현이 불가능해서 그렇지... 마법을 배제하는 성격의 작품이라면 나노머신을 이용해서 질병을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치료해버린다는 설정을 쓰는 경우가 많고 이쪽이 현실에서 그나마 연구되고 있는 방법이다.- 게임 속 회복약
-
포켓몬스터 - 만병 통치제
포켓몬들의 모든 상태 이상 회복 가능.
- 개구리 중사 케로로 - 우주 케르베로스의 간
-
메이플스토리 - 만병통치약
상태이상 중 허약, 빗나감(실명)[8], 봉인, 저주, 중독을 해제할 수 있다. 예전에는 모든 상태이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아이템 설명에 적혀있었다. 모바일 버전인 메이플스토리M에서는 이 5가지 외에 슬로우와 스턴도 해제할 수 있다.
- 반지의 제왕,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 - 임금님풀 : 사악한 세력에 대해 한정.
- 블랙 헌터 - 초록 구슬
- Warhammer 40,000 - 작중 등장하는 물건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설정용. 그저 과거의 인류는 이런 것도 대량생산 할 수 있었다는 설정으로 현재의 인류가 과거의 인류에 비하여 심각하게 몰락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용도에 지나지 않는다.
[1]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감기약을 먹으면 졸음이 오는 케이스이다. 엄밀히 말하면 감기약이라는 이름의 독극물이 만들어낸 부작용 중 하나인 건데, 하지만 어차피 회복하려면 휴식을 취하는 게 좋고 잠이 오면 잠을 자면서 저절로 휴식이 되니 나쁘게 보지 않는 것 뿐이다.
[2]
과격한 경우에는 이런 사실을 근거로
'약은 먹을 필요가 없다' 혹은 '예방접종은 받을 필요가 없다' 같은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하는데, 물론 실제로 질병을 치료하는 건 인체의 면역체계이고 약은 이걸 보조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긴 하지만 인체의 면역반응이 어떤 병이든 다 해결할 수 있었으면 애당초 약이라는 개념 자체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때로는 인체의 면역반응이 이론상으로는 질병을 치료할 수는 있더라도 치료가 되는 과정에서 그 독성을 이기지 못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심하면 면역반응 이상 등의 이유로 제기능을 못해서 남들은 감기 몇번 하고 끝나는 간단한 질병을 치료하지 못해서 죽을 수도 있다. 약 없이도 질병을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은 이론적으로는
사람의 주먹과 이빨만으로도 적군을 죽일 수 있으니 총알을 보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동일한 행위이다.
[3]
물론 술은 마약류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으나 액체성 탄수화물이라는 점에서 그 해악은
과당과 결을 같이한다.
[4]
만민중앙교회라는
사이비 종교에서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식용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5]
링거나
주사 형식으로 투약한다. 다만 수액은 다른 것들과 다르게 본인들이 우긴다기보단 쓰는 사람이 그렇게 믿는 것이다.
[6]
학명의 Panax 자체가 그리스어로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이다.
[7]
원래
강아지
구충제지만
암에 좋다는
가짜 뉴스가 퍼져 세계적으로 신드롬이 불었다.
[8]
이전 명칭은 암흑이었다.
[9]
하지만 오공의 심장병은 치료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