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海狗腎물개의 음경과 고환을 한의학에서 일컫는 말로, 건조시켜 한약재로 사용한다. 올눌제(膃肭臍)라고 하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해구신은 "오로칠상(五勞七傷: 심신이 지나치게 지쳐 있는 상태로 만병의 근원)과 성기능이 쇠약한 것, 음위진(발기부전), 기운이 없고 얼굴이 검게 된 것, 정액이 찬 것, 남자의 정력이 약하고 정액이 적은 것, 여위고 상한 것, 여우에 홀린 것, 꿈에 헛것을 보고 방사하는 것을 낫게 하며 양기를 높이고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한다"고 했는데 쉽게 말해 정력제.
사실 그냥 정력제가 아니라 과거에 최상급으로 치던 약재라, 무척 귀했다고 한다. 옛날에는 해구신으로 담근 술이 남자의 로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비아그라의 등장으로 해구신 판매가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 실체는 그저 물개의 음경과 고환에 불과한지라 성분은 안드로스테론, 지방, 단백질밖에 없어서 사실 이걸 다른 약재와 함께 혼용하지도 않고 단품으로 푹 고아서 먹는다고 정력왕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냥 괴식일 뿐이다. 1993년부터는 약재의 유통과 허가품목에서 아예 제외된 품목이기도 하다. 대용품으로는 황구신(黃狗腎)이 있다고 하며 누렁개의 그것이다. 이러다 보니 당연히 현대 한의학에서도 90년대 이후로는 퇴출된 처방. 한의학 박물관에서는 볼 수 있으며, 정력에 좋다는 말과 달리 해양 생태계에서 상위권 포식자인 물개의 특성상 수은과 같은 각종 중금속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긴 해도 아직도 나이가 좀 있는 남자들은 해구신을 강력한 정력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실제로 남미 대사를 지낸 이의 아내가 쓴 책에서도 자신이 목격한 나라 망신을 언급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최남단 섬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탄 배가 지나가는데 한 암초에 물개들이 한가득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본 한 나이 든 한국인 남성 관광객이 해구신들이 이리도 많다면서 그냥 바다로 뛰어들었다는 것. 물론 즉각 배 승무원들에게 억지로 올려진 뒤 돌아와서 수백만 원 벌금형을 당했다. 현지에선 물개는 보호종이거니와 해구신은 강력처벌 대상이기에 자칫하면 징역형까지 먹을 뻔한 걸 겨우 빌어서 벌금형으로 끝냈다고. 한국으로 오는 길 내내 자기 아내에게 계속 욕 먹었고 이 사람 때문에 다른 일행들까지 해구신 밀매범으로 오인받아서 조사받는 민폐를 끼쳤기에 일정이 엉망이 된 일행들에게 노망났냐는 소리를 대놓고 들으면서 아주 나라 망신을 톡톡히 시키고 고개 숙인 채로 왔다고 한다.
나중에 한국에서 업체로부터 손해배상까지 당했다는 후문. 참고로 웬만한 기각류는 사람이 맨손으로 상대할 동물이 절대 아니며, 잘못하면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
2. 그 외
CITES[1]에 의거, 거래 금지 품목이다. 물개고기는 유통이 돼도[2] 해구신만큼은 금지되고 있다. 진품이 국내에 들어와 있다면 밀수품이니 주의. 과거에는 여수시에서 밀수를 통해 많이 들어왔다.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즐겨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