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4 핀토

안녕, 내 이름은 핀토. 시민들의 친구, 그리고 나쁜 놈들에겐 저승사자지. 난 대 테러 조직, 몽구스 팀 소속이야.
연합 전쟁이 끝난 이후에 대 테러 특수부대에 대한 필요성은 점점 높아졌어. 우리 몽구스 팀도 바로 그렇게 구성된 거야. 난 그 중에서도 인질들을 구할 시간을 벌기 위해 눈길을 끄는 미끼 역할을 맡았어. 나 외에는 도시의 빌딩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날아다니면서 적들의 공격을 완벽하게 회피할 수 있을 정도로 기동성 있는 유닛이 별로 없었거든.
인류 멸망 전쟁 이후, 우리 적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철충이 된 후에도 난 여전히 그 녀석들의 눈길을 끄는 역할을 하고 있어. 후후. 약간의 비행 기교와 적을 도발할 수 있는 사격 기술은 사람이나 바이오로이드뿐 아니라 철충에게도 통하더라고. 내가 날아다닐 수 있는 한, 적의 시선을 끌고 유인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거야.

"TV에서는 클로버 에이스가 히어로지만 현실은..."

"현실에선 내가 정의의 히어로 핀토라고!"

"아무리 그래도 저런 살인마에게 히어로란 칭호는 선 넘었지!"

"저렇게 기분 내키는 대로 죽인다면 법은 왜 있는 건데?"

"사람들에게 보여줘야겠어. 히어로란건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그런 살인마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 멋지게 등장해서 악당을 무찌르는 이 핀토님이란 걸 깨닫게 해주마!"

노인: "너희들이 그렇게 욕하는 기업과 상류층은 일정 세금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지원과 노숙자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어. 그에 비해서 네놈들은 사회에 적응하기는 커녕, 이상한 명분으로 테러나 일으키고 있잖나!"

테러범: "이봐 영감탱이. 이전에 난 연합전쟁에 참여한 군인이었어. 기업 녀석들이 일으킨 전쟁에 국가를 지킨다는 일념으로 참전했지."

테러범: "전쟁이 끝난 뒤에 우린 모든 것을 잃었어. 집도, 가족도... 지키고자 했던 국가마저도 기업들에게 빼앗겨 꼭두각시 신세야. 그에 비해서 기업에 빌붙은 네놈들은 빼앗긴 것 하나 없이 바이오로이드를 내세워 기업의 개가 되어서 밥그릇에 코를 박고 있지.

테러범: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가고 그깟 푼돈 챙겨준다고, 사라진 우리들의 삶이 되돌아온다고 생각해!?"

노인: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런 짓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건가!?"

테러범: "시끄러워! 옳고 바름의 문제가 아니야! 동료들의 희생으로 이 위대한 전쟁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바이오로이드에게 기대고만 있는 너희들도 우리 입장을 알게 될 거다!"

프로그램: "생체 데이터 스캔 완료, 유전자 코드 식별 중입니다."

프로그램: "식별 완료. 유전자 코드가 일치합니다."

프로그램: "이 자는 유력한 용의자 혹은 범인입니다."

"여기선 시민의 안전이 더 중요해."

"너도 마지막에 잡아 넣어주겠어."

"가긴 어딜 가?"

"범죄자 연속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너잖아. 살인마 녀석."

핀토: "정의로운 척 하지마. 살인마 녀석이!"

에이스 킬러: "살인마 따위가 아냐! 나는 저스티스 에이스. 약자들을 위해서 악한 이들을 무찌르는 정의의 히어로다."

저스티스 에이스: "클로버 에이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의 히어로 주인공이야. 그녀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늘 이렇게 외치지."

클로버 에이스: "모두의 행복이 무너져 내리려는 그 순간, 내가 나타난다!"

저스티스 에이스: "내가 있는 이상, 악당들은 결코 사람들의 행복을 깰 수 없어."

저스티스 에이스: "누군가라도 나를 그런 존재로 알아줬다면, 후회는 없어. 너희들이 아무리 나를 악당이라 불러도, 이미 세상은 그보다 망가졌거든."

"시간이 지나 그녀는 사람들에게서 점점 잊혀졌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녀가 했던 말들이 떠오른다."

"인간도, 바이오로이드도 고통받는 망가진 세상... 내가 수호하고 지키고자 했던 건 사실 악의 무리였던 걸까?"

"망가진 세상을 지키는 나는 "악당인가... 영웅인가..."

"그리고 문득 떠올랐다."

"그녀가 말하지 않은 클로버 에이스의 마지막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