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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2 14:56:32

자기술어

1. 개요2. 어형3. 그렐링-넬슨 역설4. 관련 개념5. 유사 개념6. 여담7. 예시
7.1. 한국어7.2. 영어7.3. 일본어7.4. 중국어/ 한자7.5. 독일어7.6. 기타7.7. 자기술어로 혼동하기 쉬운 경우
8. 여담9. 외부 링크

1. 개요

자기술어(, autological word)란 문장이나 단어의 의미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성질을 말한다. 비자기술어란 자기술어와는 상반된 의미로, 문장 혹은 단어의 의미가 스스로를 설명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명사'는 명사라는 의미가 그 단어 자신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자기술어적 단어이다. 다른 예시로, '한국어'는 한국어이므로 자기술어적 단어이나, '영어'는 자기술어적 단어가 아니다. 반대로 'English'는 자기술어적이지만 'Korean'은 그렇지 않다.

단어의 속성에 관한 개념이므로 자기술어적/비자기술어적을 따질 수 있는 것은 단어가 지닐 수 있는 속성을 가리키는 단어들뿐이다. 가령 '미남' 같은 단어는 '얼굴이 잘생긴 남자'라는 뜻으로, 단어가 아닌 남자에 대한 개념으로서 어떤 단어가 미남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자기술어적이지도, 비자기술어적이지도 않다. 단어 기원 범주(한자어, 외래어, 영어 등 각종 언어 등), 단어의 길이, 단어의 품사 등을 가리키는 표현에 대해서 이를 따질 수 있겠다.

또한 논리학에서 '참/거짓을 가릴 수 있는 명제'란 '객관적인 명제'를 의미한다. 따라서, 자기술어적이면서 동시에 비자기술어적인 명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주관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는 자기술어가 될 수 없다. 그 단어가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지에 대하여 의견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별다줄은 '별걸 다 줄인다'는 말을 줄인 것으로서, '줄임말'이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떤 것이 '별걸 다 줄이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따라서 별다줄은 진정한 자기술어로 보기 어렵다.

2. 어형

autology라는 말은 '자기자신에 대한'이라는 뜻을 지닌 개념어이다. 더 포괄적으로 자기언급(self-reference), 재귀의 개념과 이어질 수 있다.

구글에 '"autological word" 한국' 식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한국어 웹사이트는 거의 없다(2023년 2월 기준). 일본어 위키백과에서는 自己整合語(자기정합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3. 그렐링-넬슨 역설

' 비자기술어적 단어의 역설'은 1908년 베를링 학파의 중심인물중 하나인 쿠르트 그렐링(Kurt Grelling)이 발견한 역설로서, 조력자 넬슨을 포함해 '그렐링-넬슨의 역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논리 역설 중 하나의 발견이자, 이 문서의 핵심이다.

문제의 가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 '비자기술어적'은 비자기술어적인가?" 위 가정을 이해하고자 하면 모순에 빠진다. 쉽게 전개해나가기 위해 간단한 자기술어적 가정을 살펴보자. 우선 부정어가 섞이지 않은 질문을 설정한다. "명사는 명사인가?" (=명사는 자기술어적인가?)

위 가정에 대하여 'Yes'라고 답할 경우 "명사는 명사다."라는 명제가 세워지며 그것은 '참'이 된다. 따라서 'Yes'의 경우에 '참'이 되었으므로 문장이 자기술어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대로 'No'라고 답할 경우 "명사는 명사가 아니다."라는 명제가 세워지지만, 진위여부는 '거짓'이다[1]. 따라서 이 경우의 명제는 폐기된다. "명사는 명사인가?"라는 질문의 논증을 마쳐보자. "명사는 명사다."라는 명제는 '참'이며, "명사는 명사가 아니다."라는 명제는 '거짓'이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단어를 자기술어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비자기술어적인 경우는 어떨까? "사과는 사과인가?"라는 질문을 세워 보자. 'Yes'라고 답하여 "사과는 사과다."라는 명제를 만든다. 사과라는 글자가 사과의 성질을 설명하고 있지 않으므로 '거짓'이다. 한편, 'No'라고 답한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의 경우에는 '참'이 된다. 이것이 비자기술어적 단어의 조건이다.
Yes명제가 참 or No명제가 거짓 = 자기술어적
Yes명제가 거짓 or No명제가 참 = 비자기술어적

조건을 모두 이해했다면 "명사는 자기술어적인가?"의 꼴로 질문해보자. 'Yes'라고 답할 경우의 명제는 "명사는 자기술어적이다"가 되며 값은 '참'이다. "명사는 자기술어적이지 않다(비자기술어적이다)."는 '거짓'이다. 따라서 '명사'는 자기술어적이다.

"자기술어적은 자기술어적인가?"를 두 가지 명제로 나누면 "자기술어적은 자기술어적이다."와 "자기술어적은 자기술어적이지 않다(비자기술어적이다)."가 된다. 첫 번째 명제는 '참'이고, 두 번째 명제는 '거짓'이다. 따라서 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는 자기술어적이다.

이제 대망의 질문 "'비자기술어적'은 자기술어적인가?"를 두고, 'Yes'의 경우를 확인해보자. 'Yes' 경우의 명제는 "'비자기술어적'은 자기술어적이다"가 된다. 이 문장은 '비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가 '자기술어적'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이것의 값을 '참'이라고 가정하자. '비자기술어적'이 '자기술어적'이라는 말은 " 비자기술어적이 비자기술어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자기술어적은 자기술어적이다"라는 말이 "비자기술어적 = 비자기술어적"임을 인정해버린다. 이것이 첫 번째 모순이다.

'No' 경우의 명제는 "'비자기술어적'은 비자기술어적이다"가 된다. 이 문장은 '비자기술어적'이 '비자기술어적이지 않은(자기술어적)' 단어임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참'이라고 볼 경우 'No & 참'이므로 비자기술어적이다. 그러나 문장을 보자. '비자기술어적'이 '자기술어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No' 명제가 '거짓'일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비자기술어적은 비자기술어적이다"를 증명함으로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상하다. 이는 'Yes' 명제와 형태가 같다!

이제 스토리를 정리해보자. "'Yes' 명제의 '거짓'" 증명이 "'No' 명제의 '참'"을 요구하지만 "'No' 명제의 '참'"은 "'No' 명제의 '거짓'"의 반증으로만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No'명제의 '거짓'" 문장은 'Yes' 명제와 형태가 동일하다. 'Yes' 명제를 세워도, 'No' 명제를 세워도, 스스로 진위여부를 확정하지 못한다. 순환논리 역설에 빠지는 것이다.

4. 관련 개념

4.1. 러셀의 역설과의 관계

단어 X에 대해 집함 A(X)를 단어 X가 서술하는 대상이라고 하면 자기술어적인 단어는 X가 A(X)에 포함되는 단어라 볼 수 있다 이는 러셀의 역설에 등장하는 자기자신을 포함하는 집합의 개념과 유사하며 A(비자기술어적)이란 집합은 러셀의 역설을 발생시키는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들만 모두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과 굉장히 유사한 대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학의 공리체계처럼 엄밀하지 않게 정의된 자연어에서도 비슷한 역설이 발견된 것은 생각해볼 껀덕지를 남겨준다.

4.2. 거짓말쟁이의 역설과의 관계

참으로 가정해도 모순이고 거짓으로 가정해도 모순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5. 유사 개념

6. 여담

7. 예시

다수의 언어에 해당 개념을 가리키는 어휘가 존재하면서 언어에 관계없이 자기술어적 성격이 성립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한국어' 문단에 기재한다.

7.1. 한국어

7.2. 영어

7.3. 일본어

7.4. 중국어/ 한자

중국어에서는 한자가 하나의 단어가 되므로, 중국어의 차원에서 단일 한자를 자기술어로 다룰 수 있다.

7.5. 독일어

7.6. 기타

7.7. 자기술어로 혼동하기 쉬운 경우

위에서 검은색의 예로 설명했듯이, 다음과 같이 문자의 모양 등을 이용한 것들은 자기술어가 아니다.

8. 여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29번의 ②와 그에 대한 지문에서 자기술어적 문장이 등장한 바 있다.

파일:2018 9월 국어 자기술어적 문장.png
지문에 따르면 자기 지시적 문장은 그 문장이 다시금 자기 자신을 언급하는 문장이다. ①의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라는 문장은 붕어빵에 대해서 진술을 할 뿐 그 문장 자체를 언급하고 있지 않으므로 ①은 정답이 아니다. 이제 ②의 정오를 판단해 보자. "이 문장은 자기 지시적이다."는 '이 문장은'이라는 말로 보아 자기 자신을 다시금 언급하고 있으므로 자기 지시적 문장이다. 따라서 "이 문장은 자기 지시적이다."라는 자기 지시적 문장 자체가 참이 되므로, 거짓이 아니다. 따라서 정답은 ②이며, "이 문장은 자기 지시적이다."는 자기술어적 문장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지문에 나온 "이 문장은 모두 열여덟 음절로 이루어져 있다." 역시 자기술어적 문장이다.

즉 자기술어적 문장은 다름이 아니라 진리치가 참인 자기 지시적 문장이다. 단, 지문에서는 '자기 지시적 문장'의 개념만을 다루었으며 '자기술어적 문장'의 개념은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9. 외부 링크




[1] '명사'라는 단어는 명사다. [2] 그리고 A에 속하는 a, b, c, d, e는 문서 A에서 주로 예시의 형태로 제시된다. [3] 준말이 되어 음소/음절의 변화가 생긴다면 의미가 같은 다른 단어가 된다. [4] 한자가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의 것이 아닌 중국의 것이라는 점에서 한자어를 외래어로 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외래어라는 단어 역시 한자어이자 외래어가 되므로 자기술어가 된다. 그러나 한자 삼국 시대부터 한반도에 유입되기 시작했으므로 한국어 언중에게는 한자어가 이미 고유어에 준하는 말로 인식된 지 오래인 탓에 한국어의 어종(語種)을 논할 때 외래어와는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보통이다. [5] '사이'와 '소리' 사이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발생하며 사이시옷이 들어갔다. [6] 연음 현상이란 앞 음절이 자음으로 끝나고 바로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할 때 앞 음절의 종성이 뒤 음절의 초성으로 자리를 옮기어 발음되는 규칙이다. 그래서 '연음'이라는 단어 자체도 연음 현상이 일어나 [여늠\]으로 발음된다. [7] spell(철자를 쓰다)의 수동형 [8] coin\[(새로운 낱말 어구를) 만들다\]의 수동형 [9] invent(발명하다)의 수동형 [10] 실제 발음이 \[pròupærɑ́ksitòun\]이다. [11] length(길이)에 접미사 -en을 붙여 '늘이다(길게 하다)'라는 뜻의 동사 lengthen이 되었다. 접미사가 붙어 단어의 길이가 길어진 것이다. lengthened는 이 lengthen의 수동형으로, 접미사 -ed가 붙으며 다시 길이가 길어졌다. [12] abbreviated(생략된) 또는 abbreviation(생략)의 줄임말이다. [13] p 하나를 생략하여 skipable로 쓸 수 있다. [14] 이미 p 하나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이 이상 생략할 수 없다. 따로 정해진 약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15] haplology에서 중복된 음절 lo가 하나 탈락한 형태이다. [16] 각각 mix(섞다), combine(혼합하다)의 수동형이다. [17] 여러 종류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단어들이다. [18] 애너그램(anagram)이란 철자의 순서를 바꿔 다른 어휘를 만드는 놀이를 말한다. anagram의 철자를 a rag man(한 누더기 남자)으로 재배열할 수 있다. [19] gain a cam mart(카메라 시장을 얻어라)로 재배열할 수 있다. [20] 실제로 역배열하면 회문을 뜻하는 palindrome의 복수형 palindromes가 된다. [21] 각 철자가 알파벳순/사전식으로 나열되어 있지 않다. 제대로 배열한다면 각각 aaabcehillnnopt, acceghiilnoprux가 된다. [22] '접사'라는 뜻의 명사 affix에 접미사 -al/-ial이 붙은 형태의 형용사이다. [23]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ation이 첨가된 형태이다. [24] 영어의 모든 어휘에는 성(性)이 없다. [25] 3인칭 단수를 받을 때 inflects로 변형되는 등 얼마든지 'inflect'할 수 있는 동사이다. [26] 명사나 형용사가 다른 명사 앞에서 그것을 수식함으로써 의미를 한정함을 말한다. attributive 역시 형용사로서 한정 용법으로 쓰일 수 있다. [27] 형용사가 be동사나 지각동사 따위의 뒤에서 쓰여 서술의 기능을 수행함을 말한다. predicative 역시 형용사로서 서술 용법으로 쓰일 수 있다. [28] 동사 nominalize(명사화하다)의 명사화이다. [29] 명사 verb(동사)의 동사화이다. [30] 즉, 비교급과 최상급으로 쓸 수 없으면 그뿐이지, '더' 쓸 수 없거나(비교급) '가장' 쓸 수 없다는(최상급) 등의 표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31] '단의(單義)'란 의미가 하나라는 뜻으로, '다의(多義)'의 반대말이다. monosemous 역시 '단의인'이라는 뜻 하나만을 갖는 단의어이다. [32] RAS가 redundant acronym syndrome의 두문자어이므로 RAS syndrome이라는 말 자체도 겹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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