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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에너지, 그리고 ATP |
1. 개요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 줄여서 ATP는 아데노신에 인산기가 3개 달린 유기화합물[1]로 화학식은 C10H16N5O13P3, 분자량은 약 507이다. 아데노신에 인산기가 2개 달린 화합물은 ADP, 1개 달린 화합물은 AMP라고 한다.이 덩어리는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생체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이며, 유기물 수프라고 불리는 태고의 지구에서 최초의 세포가 탄생했을 때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유지되는 에너지 대사의 기본 단위이다. 동물과 식물, 미생물 심지어는 바이러스까지도 동일하게 ATP를 사용한다.
2. 생성
아래 과정은 산소 호흡 과정을 설명한다. 만들어지는 곳은 세포질[2]과 미토콘드리아[3]이다.이 화학식은 산소를 이용한 ATP생성방식을 설명한 것이다. 화학식은 다음과 같다.이때 방출된 에너지의 일부(34% 정도)는 ATP에 화학 에너지의 형태로 저장되고, 나머지(66% 정도)는 열에너지로 방출된다.
보통 산소를 이용한 방식이 가장 대표적이고 생성량도 다른방식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광합성을 통해 생성하기도 하고, 황 또는 철, 그리고 방사선을 이용해서 만들기도 하지만 산소방식이 압도적이다 보니, 아래서 설명하는 혐기성 생물보다 호기성 생물들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다.
ATP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포도당을 분해하는 해당(解糖) 과정을 거쳐야 한다.
포도당 1분자가 세포질에서 ATP 2분자로부터 인산기를 받아 과당 2인산이 된다. 인산기를 받는 이유는 세포가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에 따라 포도당을 마음대로 사용할수 없게 된다. 과당은 포도당이 아니므로 세포가 마음껏 쓸 수 있어서 포도당을 과당 2인산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과당 2인산은 다시 G3P(GTP) 2분자로 분해된다[9][10].
G3P는 탈수소 반응을 거쳐 인산기를 2개 보유한 DPG가 되고, DPG는 ADP에 인산기를 전이시키는 반응을 통하여 ATP 2분자를 생성하고 최종적으로 피루브산이 된다. 이것을 해당(解糖) 과정이라고 한다. 이 피루브산이 미토콘드리아에 들어가서 TCA 회로[11]와 산화적 인산화[12]를 거쳐 이산화 탄소와 물[13]로 분해되며, 이 과정에서 화학적 에너지가 ATP의 고에너지 인산기 결합을 통하여 저장된다. 비교적 분자의 사이즈가 큰 포도당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직접 이용되지 않으며, 미토콘드리아의 기질에 포도당을 직접 주입하여도 이것을 기질로는 세포호흡이 일어나지 않으니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14]
3. 구조
- 아데노신
아데노신(adenosine)은 그림과 같이 아데닌이라는 질소함유유기화합물에 오탄당(탄소원자가 5개인 탄수화물의 일종)이 붙어 있는 화합물이다[15].뉴클레오사이드(nucleoside)의 일종이다. 아데노신에 인산기가 1개가 달리면 아데노신1인산(AMP)이라 하고[16], 2개 달리면 아데노신2인산(ADP)이라 한다. ATP는 인산기가 3개 달린 물질을 말한다.
- ATP
전형적인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를 보여주는 ATP 한편 ATP는 NAD나FAD의 뼈대(backbone)이기도 하다. |
인산기는 음전하를 띠고 있는데, ATP의 구조는 음전하로 가득한 인산기를 3개나 억지로 붙이고 있다. 따라서 ATP에 사용된 인산결합을 고에너지 인산결합이라고 하며, ATP의 에너지 대부분이 고에너지 인산결합으로 저장되어 있다.
4. 에너지 수율
ATP에서 가장 끝에 붙어 있는 인산기[17]는 인산결합을 끊고 떨어져 나갈 수 있는데, 이때 자유 에너지 변화는 7.3kcal/mol이고 일반적으로 생체 내에선 마그네슘 이온[18] 농도 등의 영향을 받아 11~13kcal/mol의 자유에너지가 방출된다. 생물체는 이 에너지를 이용해 활동한다. 이 때문에 ATP를 에너지원이라고 말한다.또 가장 끝에 붙어 있는 인산기 말고도 중간의 인산기가 떨어지며 피로인산(pyrophosphate)[19]을 방출할 때도 있다. 떨어진 피로인산은 곧바로 두 분자의 인산으로 분해되면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 반응은 인산 결합을 하나만 깨서는 에너지가 부족하여 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을 때 발생하는데, 대표적 과정이 DNA나 RNA를 합성할 때이다. 인산결합이 하나만 깨진다면 애써 만들어 놓은 DNA나 RNA가 다시 깨져 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하므로 추가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여 역반응을 방지하는 것이다.
ATP가 생명체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이유는 ATP가 에너지를 줘 생성되기도, 분해되며 에너지를 방출하기도 쉽기 때문. ATP는 구조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높은 에너지를 가지며 ADP로 전환되려 하지만, 정작 ADP는 인산을 받으려는 정도가 생명체들이 사용하는 인산화합물 중에서는 중간 정도에 불과하다. 덕분에 쉽게 생성, 분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흔히들 생체 에너지계의 화폐라고 부른다.
ATP → ADP + HPO4-2 과정에서 세포내 ATP 농도가 ADP와 HPO4-2의 농도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반응 지수가 평형 상수보다 한참 낮다. (Q < K) 이렇게 세포 내 ATP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정반응을 계속 유도하여 끊임없이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5. 왜 하필 ATP를 사용하는가?
세포외 생명활동에서 에너지 저장&공급이 가장 편리하기 때문이다.신호전달, 근수축과 같은 거시적인 생명활동에 있어선 고등생물로 갈 수록 주로 ATP를 사용하는 경향이 매우 두드러진다. 왜냐하면 ATP는 고에너지 인산 결합이라 에너지 저장과 전달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연법칙이요, 생물체는 자연 선택에 의해 적은 투자 대비 최대 효율을 내는 최적의 에너지 소스를 사용하도록 진화하였고, ATP는 세포 내 다양한 생화학적 작용을 조절하는 데 특히 적합한 에너지 분자라서 자연적으로 생물체가 이를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ATP A는 RNA의 염기를 이루는 그 아데닌(A)이 리보스 당과 결합한 것이 아데노신이다.[20] 생물학을 배우면서 ATP의 개념과, RNA(or DNA)의 염기의 아데닌(A)를 따로 배우기 때문에 이 둘이 사실은 같은 물질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한다.[21]
뉴클레오타이드 3인산 문서를 확인하면 알 수 있겠지만 사실 ATP는 뉴클레오타이드 3인산 결합 중 한 갈래에 불과하다. ATP를 제외한 다른 뉴클레오타이드 3인산은 GTP, CTP, TTP가 있다. 이들 중 ATP만이 유일하게 거시적인 생명활동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데, 다른 GTP, CTP, TTP들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효소의 기본적인 특이성 때문이다. 생물체 내 다양한 효소는 ATP를 인식하고 사용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이 효소들은 ATP 구조에 맞춰 작동하기 때문에 다른 뉴클레오타이드 3인산을 사용하기엔 매우 부적합한 구조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다른 뉴클레오타이드 3인산이 아무 역할을 안 하는 것도 아닌 것이, GTP(구아닌 3인산)는 보통 단백질 합성,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 합성에 작용하며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GTPase 활동을 가진 리보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세포 프로세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CTP(사이토신 3인산)은 RNA 합성과 관련된 프로세스에 사용되는데, 세포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고, RNA 생성과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TTP (타이미딘 삼인산)은 DNA 합성과 관련된 프로세스에 사용되는데, DNA 합성과 관련된 뉴클레오타이드의 원료이자 DNA의 생성과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DNA의 생성과 유지는 생물체의 유전정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TTP는 미시적 생명활동에 매우 중요하다.
계통학상 고등생물 -> 원시생물[22]로 갈수록, 점점 ATP를 사용하는 생물보다 GTP, CTP, TTP와 같은 인산 결합을 사용하는 생물이 많아지는데, 그 이유는 이들은 고등생물에 비해 수행하는 기능이 적기 때문이다. 앞서 상술한대로 GTP, CTP, TTP는 모두 공통적으로 세포외 작용보단 세포 내 작용에 관여를 많이하는데, 이러한 작용들은 기본적인 작용이지만 동시에 매우 중요한 작용이다. 세균과 같은 초기 원시생물들은 인간, 매머드, 티라노사우루스 처럼 거대하지도 않고 내부 구조도 단순해서 별 다른 고등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없었다. 때문에 ATP라는 효율적인 수단을 쓰지 않고도 생존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동물들이 사용하는 ATP는 보다 빠른 에너지 방출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ATP는 도시에 효율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핵발전소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세포외 생명활동에 있어 매우 적합하기에 현대 대다수 종들이 자연선택으로 인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23]
즉, 다른 뉴클레오타이드 3인산도 충분히 에너지 화폐가 될 수 있으나, ATP가 주된 화폐일 뿐이다. 세포 호흡을 배운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TCA 회로에서는 NADH, FADH2 그리고 GTP를 생산하며, 그 외에도 다른 예들은 많다.
ATP는 에너지 화폐로 주로 쓰이지만, 세포 주기의 조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R지점에서 사이클린 의존 키네이즈가 세포분열을 제한하는 RB 단백질을 이 ATP에서 떼어낸 인산과 결합시켜 인산화 시킨다. 인산화된 RB단백질은 무력화되며, 무력화되었을 때 G1페이즈에서 S페이즈로 넘어갈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세포주기조절계 참고.
6. 관련 문서
[1]
2개의 고에너지 인산결합(phosphoanhydride)으로 연결
[2]
해당과정(Glycolysis)으로 생성
[3]
시트르산 회로와 산화적 인산화로 생성
[4]
포도당
[5]
산소분자
[6]
물
[7]
이산화 탄소
[8]
물
[9]
기초유기화학에서 배우는 aldol reaction의 역반응을 통해 분해된다. 정확히는 glyceraldehyde-3-phosphate(G3P)와 dihydroxyacetonephosphate(DHAP)로 분해되는데 DHAP는 β위치에 alcohol을 가지고 있으므로 ene-diol intermediate를 거쳐 G3P로 변할 수 있다.
[10]
Infusionsther Transfusionsmed. 1993 Jun;20(3):89-92.doi: 10.1159/000222815. Posttransfusional changes of 2,3-diphosphoglycerate and nucleotides in CPD-SAGM-preserved erythrocytes , G Matthes 1 , S Strunk, W Siems, T Grune, PMID: 8364333
#
[11]
이 과정에서 물을 소비하며, 탈탄산 반응이 일어나 이산화 탄소가 발생한다.
[12]
바로 이 과정에서 산소가 사용된다.
[13]
대사수라고 한다.
[14]
해당과정의 최종산물인 피루브산이 외막을 통과할 수 있다.
[15]
DNA의 base로 사용되는 그 아데닌에 ribose가 붙은 물질로 nucleoside의 일종이다.
[16]
여기서
이온화가 되지 않은 상태를 따로
이노신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7]
탄소가 없는 인산이란 의미에서 inorganic phosphate(Pi)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18]
ATP는 -4의 전하를 가지는데 생체 내에서는 마그네슘 이온(+2)과 chelating을 통해 -2의 전하를 가지는 상태로 존재한다.
[19]
인산 두 분자가 붙어 있는 물질, 불에 타기 쉽다는 의미에서 그리스어로 불을 뜻하는 pyro-가 붙었다.
[20]
DNA에서는 당(sugar)의 2번 탄소가 OH 대신 H이므로 dATP로 쓴다.
[21]
정확히 말하자면 같은 물질은 아니다. 아데닌이라는 것은 염기 자체를 말하는 것이고, 아데노신은 nucleoside로, '아데닌+리보스 당'이다. nucleoside에 인산기가 결합해야 비로소 nucleotide인 '아데노신 n인산'이 되며, 인산기가 3개 결합한 경우에는 ATP로 부른다. 1개는 AMP, 2개는 ADP.
[22]
ex:
세균역,
고세균역
[23]
ATP는 다른
3인산들에 비해 인산 결합이 상대적으로 쉽게 분해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