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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18:30:11

복제(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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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과정
2.1. 가닥의 풀림2.2. RNA 프라이머 결합2.3. DNA 신장2.4. 초나선(Super helix)2.5. 복제 후
3. 기타

1. 개요



복제(, replication)는 체세포 분열의 과정에서 세포 내에 존재하는 DNA가 2개로 늘어나는 단계를 말한다.

복제 방법이 참으로 독특한데, 이중나선이 지퍼처럼 '풀린' 후, 각 나선의 반대편 지퍼를 만들어 붙인다.(반 보존적 복제라고 칭한다). 이런 복제 방법은 한쪽에 이상이 생겨도 반대쪽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꽤나 안전한 복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2. 과정

파일:external/www.nature.com/462854a-f1.2.jpg

복제 순서는 다음과 같다.

2.1. 가닥의 풀림

DNA에 '헬리케이스(Helicase)'라는 효소가 붙는다. 이 헬리케이스라는 효소는 DNA의 '복제 원점(origin of replication)'이라는 특정한 영역에 붙어 마치 지퍼를 풀어 당기듯 염기쌍을 미친듯이 풀어내기 시작한다. 퓨린 및 피리미딘 염기쌍의 수소결합이 풀리며, DNA는 두 가닥이 된다. 이 틈을 타서 갈라진 부분에 '단일사슬 결합 단백질(Single-Strand Binding Protein)'이 붙어서 풀린 DNA가 다시 붙는 것을 막는다. 여기서 복제 원점 방향이 3'인 가닥을 주형으로 하는 가닥을 선도 가닥(Leading strand)이라 부르고, 복제 원점 방향이 5'인 가닥을 주형으로 하는 가닥을 지연 가닥(Lagging strand)이라 칭한다.

2.2. RNA 프라이머 결합

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deoxyribonucleotide)는 오로지 5'→3' 방향으로만 결합하며, 반드시 선행하는 뉴클레오타이드가 3' 말단을 제공해 줘야 하기 때문에 각 가닥이 복제되는 방식이 다르다.

선도 가닥은 3' 말단에 RNA 프라이메이스(RNA primase)가 RNA 프라이머를 붙인다.

지연 가닥은 그림처럼 DNA가 풀어질 때 특정 구간마다RNA 프라이머(그림에서 빨간색)가 차례대로 결합하여 최종적으로는 덕지덕지 붙는다. 그리고 각 프라이머마다 'DNA 중합효소 III'가 또 붙는다.

2.3. DNA 신장

RNA 프라이머가 붙은 자리에 'DNA 중합효소 III'가 붙는다.[1]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염기를 이어 붙이면서 복제한다. 복제되는 사슬은 5' → 3' 방향으로 자라난다(5' 염기에 다른 염기가 달라붙어 3' 쪽으로 사슬이 길어진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선도 가닥의 방향성은 5' → 3'이므로 그냥 계속 이어 붙인다. DNA 중합효소는 5' → 3' 방향으로만 복제를 수행하므로 지연가닥 또한 5' → 3' 방향으로 복제를 진행한다.

문제는 두 가닥 모두 헬리케이스에서 DNA 나선이 풀리는 과정에서 같은 방향으로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결국 지연 가닥을 반대로 돌려 주어야 중합 효소가 지연 가닥상에서 5' → 3'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지연 가닥이 튀어나오는 족족 트럼본의 U자 튜브 모양으로 계속 돌려주게 된다.

얼핏 생각하면 그냥 한번 돌리면 땡일 것 같지만, 가닥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문자 그대로 지연이 발생하기 때문에 복제 속도가 가닥이 튀어나오는 속도를 못 따라 간다. (그래서 LAGging Strand다.) 이 때문에 반대로 돌려준 지연 가닥에 붙은 중합효소 뒤편에 복제되지 못한 가닥이 계속 따라 붙게 된다. 가닥을 거꾸로 돌리는 것에 들어간 시간 만큼 처리 되지 못한 분량이 계속 남는 것이다. 중합효소는 5' → 3' 방향으로만 작동하므로, 뒤쪽에 따라붙은 밀린 물량을 처리하려면 결국 또 돌려서 중합효소를 다시 붙여야 한다.

결국 가닥을 부분적으로 복제후 다시 가닥을 돌려 복제되지 못하고 밀린 부분의 5' 부분에서 앞서 복제된 부분의 3' 끝을 향해 복제후 다시 뒤따라온 밀린 부분을 돌려주고 이 밀린 부분의 5'에서 앞서 복제된 부분의 3' 끝을 향해 복제하는 심히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조각조각 복제되는 구간들을 오카자키 절편(Okazaki fragment, 오카자키 절편)[2]이라 하며, 각 절편 사이는 당연히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므로 DNA Ligase 란 효소가 각 절편의 3' 5' 끝을 결합해 틈을 메워준다.

복제 과정에서 붙이는 RNA 프라이머는 중합효소 I이 DNA로 치환해서 마무리 해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실제로는 원본 DNA의 두 가닥에서 따로 일어난다. 즉 5' -> 3' 가닥 + 그 복제본, 3' <- 5' 가닥 + 그 복제본이 최종 결과물이다. 이 때문에 선도 가닥의 프라이머 5' 말단은 사실 같은 주형 가닥에서 나온 지연 가닥의 3' 과 이어저 있다.

바로 여기서 그 악명높은 End Replication Problem이 발생한다.

DNA 중합효소 I은 RNA 프라이머의 5' 말단이 DNA의 3' 말단에 이어 붙은 경우에만 RNA 프라이머를 DNA로 치환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풀려 나오는 부분인 지연 가닥 주형 첫 부분인 3' 말단에 붙는 RNA 프라이머, 즉 복제된 가닥의 5' 말단 너머에는 DNA 3' 말단이 없으므로 해당 프라이머가 DNA로 치환되지 못한다.

선도가닥의 프라이머는 같은 주형 가닥에서 나온 지연가닥에서 마지막으로 중합된 부분, 즉 3' 끝과 만나기 때문에 치환이 가능하지만 지연가닥의 첫 부분은 그럴 수가 없다.

결국 이 때문에 DNA 복제로 만들어지는 가닥에서 항상 3' 말단에서 프라이머 길이 만큼의 염기가 누락된다.

2.4. 초나선(Super helix)

DNA가 주욱 풀리는 과정에서 나선이 곱게 풀려주지 않고, 뒤쪽 나선이 마치 꼬인 두 가닥의 실을 양 가닥을 잡고 쫙 벌릴 때 당겨지지 않는 쪽이 꼬여버리는 것과 동일한 원리로 꼬여버린다. 이것을 양성 초나선(Superhelix)이라고 한다.

이 꼬임으로 인해 복제가 block되므로 이 초나선 구조를 풀어줄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얽히고 설킨 DNA를 풀어주는 효소가 존재한다. 이를 'topoisomerase'(DNA 회전효소)라고 부른다.[3]

효소가 DNA 꼬임을 어떻게 푸느냐 하면, DNA를 뚝 자르고 돌려 붙인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단순한 작업은 아니다.

꼬일 대로 꼬인 DNA의 중간을 TOPO2[4][5]가 자를 때 DNA 두 가닥이 풀리면서 엄청난 속도로 회전한다. (앞쪽에서 엄청난 속도로 나선을 풀어 당기고 있기 때문) 이때의 속도는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지만 자동차 엔진급의 회전속도라고 한다.

TOPO2는 빠르게 회전하는 DNA 가닥을 잡아 원래대로 다시 붙여준다. 즉 가닥을 자르면서 DNA 가닥에 축적되었던 비틀림 변형 에너지로 가닥을 돌려주는 원리이다. 열심히 돌아가는 자동차 엔진에 찍힌 점 두 개를 구분하는 정도의 일이 지금 우리 세포마다 일어나는 것이다. 역시 생명의 신비

2.5. 복제 후

복제가 완료되면 5' -> 3' 주형 + 복제본, 3' <- 5' 주형 + 복제본으로 DNA 두 쌍이 생긴다. 상술한 이유로 복제본은 항상 주형 가닥보다 조금 짧다. 이 염기 누락이 DNA의 핵심 염기서열까지 침범하면 더 이상 정상 기능이 가능한 세포로 분열할 수 없게되며, 당연히 해당 시점에서 세포가 사멸하게 된다.

또한, 이 문제 외에도 복제후 DNA를 정돈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적인 염기 누락이 발생한다. 즉, 말단 복제 누락 문제를 빼고봐도 DNA 복제 자체가 후대 세포에 누적되는 DNA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항하는 것이 텔로미어, 곧 DNA 말단에 붙어있는 더미 염기들이다. 복제 시 텔로미어의 염기가 대신 누락됨으로써 핵심 영역에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텔로미어도 다 소모되고 나면 결국 핵심 염기가 누락되면서 더 이상 복제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며 이는 노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저있다.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라는 효소가 텔로미어를 연장시켜 DNA 복제로 인한 염기 누락을 방지하지만, 어째서인지 대부분의 세포에서 텔로머레이스는 거의 발현되거나 동작하지 않고, 오직 생식 세포, 그리고 드물게 줄기세포만이 상시 텔로머레이스로 DNA 복제시의 염기 누락에서 보호 받는다.

한편, 박테리아는 원형 DNA를 가지고 있어 이 문제가 생길 일이 없고, 바이러스는 숙주의 복제 기능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생물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유전자를 복제하기 때문에 역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엄밀히는 유전자 손상 통제를 아예 포기한 것)

3. 기타

다만 과정이 이렇게 복잡하다보니 복제 과정에서 종종 문제가 발생되는데 주로 암과 같은 질병이 이 과정에서 일어나게 된다. 약 100만 염기서열당 1개의 실수가 발생하며 인간의 DNA 염기 개수가 30억 개쯤 되므로 복제가 한번 일어날 때마다 약 3000개의 염기에서 오류가 일어나게 된다.

30억 개라는 인간의 염기 개수에 비해서 문제가 일어나는 염기의 개수가 적어 보이지만, 이중 인간 생리에 미치는 염기의 수는 6억 개 정도이며, 염기 하나만 치환되어도 인체는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그중 하나가 겸상 적혈구 증후군으로, 염기 딱 하나가 다른 염기로 치환되어 생기는 병이다. 아미노산 하나가 바뀌었다고 사람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치명적인 결과가 나온다. 물론 이는 특이한 경우다.

다행스럽게도 DNA는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면 스스로 고치거나, 최후의 방법으로 세포를 파괴하여 결함이 있는 DNA의 전파를 막는다. DNA 복제 과정은 항상 완벽하지 않으며 지금도 우리 몸 속에서는 온갖 실수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도 보완 메커니즘이 빵빵하니 걱정 마시라. 결과적으로 염기 서열에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는 염기 10억 개당 1개 정도로 줄어든다. 현대의 그 어떤 수선기작으로도 이 정밀도를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실험실에서 쓰이는 DNA 합성기로도 100염기쌍 중 한두 쌍 정도는 에러가 난다.

물론 반대로 한번 제대로 고장나면 곤란하다. 복권을 수천억 장 사면 하나쯤은 당첨될 수밖에 없듯이 오래 살면 이러한 '고장'이 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암은 인류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당연히 따라나올 수밖에 없는 질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복제 과정에서의 오류와는 별도로 DNA 자체도 망가질 수 있다. 아니, 잠시도 거르지 않고 엄청나게 자주 망가진다. DNA 역시 화학 물질이니 체내 화학 반응으로부터 100% 자유로울 수는 없는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몸속에서 일어나는 신진 대사의 부산물로 자주 나오는 활성 산소들은 DNA 염기를 산화시켜서 망가뜨리는 주범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산화 손상의 동네북(...)인 구아닌[6]이 산화되면 8-옥소 구아닌으로 바뀌고 이 8-옥소 구아닌은 그 구조적 특성 때문에 원래 짝이어야 할 시토신(C) 대신 엉뚱하게도 아데닌(A)과 짝을 지어 버린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복제 과정에서 잘한다고 해도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는 염기 산화 정도는 애교이고 염기가 바로 옆의 염기하고 붙는다거나 염기와 당이 결합을 만드는 등 별의 별 해괴한 방법으로(...) DNA 염기가 망가지며, 최악의 경우 DNA 자체가 끊어지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행히도 우리 몸속에는 이런 식으로 망가진 DNA를 고치는 역할을 하는 수많은 효소들이 항상 DNA를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만약 고치는 데 실패하여 엉뚱한 복제가 일어날 경우 그 엉뚱한 복제까지 막는 일종의 백업 시스템까지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 엉뚱하게 복제가 된 DNA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세포 자살을 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수선기전 시스템과 효소들까지 오류를 잡아내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게 바로 암세포다.


[1] 참고로 DNA 복제에선 효소가 움직이지 않고 DNA가 움직인다. [2] 일본의 분자생물학자 오카자키 레이지(岡崎令治, 1930~1975)가 발견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3] 위상, 즉 토폴로지(topology)가 다른 동소체(isomer)로 바꿔주는 효소라는 뜻이다. [4] topoismoerase는 4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 DNA 복제 과정 중 초나선을 풀어주는 효소를 TOPO2라고 한다. [5] 박테리아에 존재하는 TOPO2는 DNA gyrase라고도 한다. [6] 실제로 네 염기 중 구아닌이 가장 산화되기 쉬워서 툭하면 맛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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