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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4 05:05:26

소설 작법/구체적 요소/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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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 설계
2.1. 입체성2.2. 대립성2.3. 약점2.4. 과거 & 근거
3. 사건-캐릭터 네트워크4. 인물의 유형론
4.1. 주동적 vs 반동적4.2. 전형적 vs 개성적4.3. 성장형 vs 완성형4.4. 우월 vs 무능4.5. 능동적 vs 수동적
5. 인물의 제시 방법
5.1. 직접 제시5.2. 간접 제시

1. 개요

넌 마법사야, 해리.
-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인물은 배경 위에서 사건을 일으킨다. 작품의 중심으로, 독자는 인물을 가장 기억한다. 유명한 작품들을 여러 개 떠올려보자. 《 겨울왕국》의 엘사 안나, 《 스타 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다스 베이더. 그리고 인물은 작품 속 요소를 넘어 작품의 존재 목적이 되기도 한다. 작품을 그리기 위한 인물이 아닌, 인물을 그리기 위한 작품도 존재할 수 있다(ex. 전기물). 역사물처럼 세계관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장르도 결국엔 거기서 활약하는 인물의 행적을 주로 서술한다. 사건의 흐름만을 나열한다면 그것은 문학 작품이 아니라 연대표 등의 역사적 사료에 가깝다.

인물을 만드는 방법에는 즉흥적으로 감정이입해서 쓰는 스타일과 인간의 심리 및 행동패턴을 분석해서 쓰는 스타일이 있는데, 여기서는 후자에 대해 서술한다. 인물의 패턴을 분석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프로파일링으로, '이 인물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한 해석 하나하나가 캐릭터의 정보로 바로 연결되고, 이것을 기반으로 글을 쓰면 자동으로 개연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초보 작가에게 굉장히 유용하다. 보통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말은 먼저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나중에 설정을 갖다붙일 때 많이 나오지만,[1] 본문처럼 하면 미리 설정을 잡고 그에 맞춰 행동을 서술하기 때문에 흔들릴 일이 없기 때문. 또한 이렇게 확고하게 만들어진 캐릭터는 어느 상황에 가져다 놓아도 개성을 유지하므로, 활용도가 높아 원 소스 멀티 유즈로도 확장할 수 있다.

다만 작가가 연재하다 보니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설정변경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의 연재분에 그대로 영향을 주므로 가급적이면 설정변경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매우 악명높고 논란이 많은 사례 중의 하나가 하이바라 아이/캐릭터 붕괴인데, 기존의 '과거 때문에 쿨하지만 쉽사리 감정을 내보이지 못하는 소녀'가 뜬금없이 '단순히 쉽게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말괄량이'가 되어버렸다. 이 사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무 근거 없는 2~3개의 에피소드만으로 설정변경을 시도하다가 캐릭터 하나를 말아먹었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2] 이처럼 사전에 캐릭터를 잘 잡아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정말 답이 없어서 설정을 변경해야 한다면 설정이 변경될 만한, 아니 변경될 수밖에 없는 사건을 던져주자. 충격이 크면 클수록 그 파장에 의해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기 쉽다. 물론 해당 사건과 관계없는 캐릭터가 뜬금없이 변한다면 당연히 문제다.[3]

처음부터 캐릭터를 확고하게 만들고 싶다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물이나 사물을 모티브로 삼아보자. 특히 동물처럼 움직임이 많고 외모가 뚜렷할수록 도움이 된다. 가령 코끼리를 보자. 거대함, 느릿느릿함, 유순함,[4] 회색 등 여러가지 이미지가 곧장 떠오를 것이다. 이것을 그대로 캐릭터에게 반영하면 (코끼리 같은) "캐릭터"가 하나 완성된다. 비슷한 예로 악마의 열매라는 이름으로 온갖 사물 및 동물을 캐릭터화한 원피스(만화)가 있고, 더 나아가 총기나 함선 등 무기류를 캐릭터화한 소녀전선 등의 밀리터리 콘텐츠도 참고할 수 있다. 단, 무생물이거나 특성이 부족할 경우 추가로 감정이나 요소를 만들어서 넣어야 하니 주의할 것.

혹은 역사적 인물이나 기존 콘텐츠의 캐릭터를 모티브로 삼아도 된다. 특히 역사적 인물 같은 경우엔 전반적으로 행적과 성품이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당장 역사적 인물을 여러 작가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결과물이 바로 사극이다. 용의 눈물 정도전(드라마)의 경우 이성계와 그 측근을 다루었음에도 (시대의 영향도 있겠지만) 작가에 따라 다르게 묘사되지 않는가. 물론 이 경우 실존인물을 다룬 만큼 그에 따른 사실성(즉 고증)과 핍진성과 필요하며 이를 어기면 단번에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린다.[5]

2. 특징 설계

2.1. 입체성

소설이나 영화에서 "입체적인 인물"은 여러가지 특징을 가지고 다른 인물들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한다. 일반적으로 소설 작가들이 설계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게임 스테이터스를 설정하듯이 만들어도 된다. 판타지 배경이라면 각자 잘 아는 RPG를, 그나마 현실적인 배경이라면 삼국지 시리즈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7] 자세히 보면 위의 기준과 비슷하거나 다른 점들이 있으니, 위의 기준대로 설계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할 만한 자료로 MBTI Big5 등의 심리학 이론들이 있다. MBTI 문서를 참고해서 인물의 성격을 구상해도 좋다.

2.2. 대립성

주인공을 설정했다면 이제 주인공과 대립하는 반동인물( 악당 혹은 라이벌)을 설정하자. 반동인물을 설정하는 법은 주인공보다 간단하다. 주인공의 특징을 뒤집으면, 이는 곧 반동인물과 대립하는 원인이 된다.

대립성의 대표적인 예시는 배트맨 시리즈의 주인공 배트맨과 주변 인물들 및 악당들을 참고할 수 있다. 제임스 고든은 정의를 지킨다는 면에서 배트맨의 동료이지만 법을 준수한다. 질서를 중시하는 배트맨의 아치에너미 조커는 혼돈 그 자체이나,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과거와 광기의 산물이라는 묘한 공통점도 있다. 하비 덴트는 과거에 검사로서 배트맨과 같은 길을 걸었지만 황산 테러 이후 투페이스로 타락한 이후로는 동전에 선택을 맡기는 등 선역과 악역을 오간다. 베인은 일단은 빌런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아이들을 챙기는 등 배트맨과 협력한 적도 있다.

즉 이처럼 대립성을 잘 활용하면 그 자체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악당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서, 상술한 배트맨-고든의 관계처럼 아군이나 동료 사이에서도 "내 생각은 다른데"라고 말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악당이 없더라도 흥미로운 인간관계로 형성될 수 있다. 악당이 없는 일상물이나 치유물들의 등장인물들이 취향이 다른 것만으로 캐릭터성을 확립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상물 치유물 ARIA를 예로 들어보자. 주인공 미즈나시 아카리는 일상 속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쉽게 찾아서 쉽게 감동하고 오지랖이 넓은 캐릭터인 반면, 동료이자 동기인 아이카 S. 그란체스터는 싫은 건 싫다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편이고, 아리스 캐롤은 과도한 관심을 받으면 '신경쓰지 마라'면서 벽을 친다. 이 주인공 3인방의 완성형인 아리시아 플로렌스는 뭐든지 웃어넘길 수 있을 정도로 담대하고, 아키라 E. 페라리는 아이카처럼 주관이 뚜렷한 것은 물론 해결책까지 제시할 수 있으며, 아테나 글로리는 무심한 듯 헐렁한 듯 하면서도 챙길 건 다 챙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요인(ex. 차별)을 소재로 삼는 방법도 있지만 쉬운 방법은 아니다. 그 소재 자체로 독자의 관심은 물론 논란을 많이 끌 수 있으며, 어설프게 풀어낼수록 찬반양론 모두에게 비판을 받기가 쉽다.설령 스토리에 문제가 없더라도 동성애처럼 시대나 문화상 '받아들여지기는 아직 이른' 주제라면 무슨 얘기를 해도 비판을 받는다.

2.3. 약점

의외로 간과하기 쉽지만, 어느 의미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기 때문에 약점이 있을수록 인간다워지는데, 창작물의 캐릭터 역시 능력과 별개로 약점이 존재하면 독자로부터 비슷한 경험에 기인한 공감을 쉽게 얻어낼 수 있다. 더 나아가 완성형 주인공이라도 약점이 존재할 경우, 크게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족쇄(ex. 트라우마)가 될 수 있고 작게는 웃음을 자아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셜록 홈즈 시리즈의 주인공인 셜록 홈즈는 완성된 만능형 탐정이다. 하지만 작은 약점으로는 '필요 없는 지식은 아예 담아두지 않는다'는 신조 때문에 존 왓슨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에게 핀잔을 들었고, 큰 약점으로는 아치에너미 제임스 모리어티 때문에 몇 번이고 죽을 뻔하기도 했다.

메리 수 먼치킨 유형의 캐릭터나 그 중심의 소설이 왜 그렇게 욕을 먹는지에 대해서도 이 관점으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설을 비롯한 이야기는 결말에 다다르기까지 항상 갈등과 문제가 연속되며, 이러한 갈등과 문제는 주인공 일행의 약점 때문에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주인공 일행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흥미를 갖고 들여다본다. 하지만 메리 수나 먼치킨은 이 흥미를 느낄 만한 '난관'을 없애버리기 때문에, 이야기는 분명히 진행되는데 뭔가 심심하고 지루하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게다가 이게 반복되면 '어차피 주인공이 해결하겠지'라는 예상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기대조차 갖기 힘들어진다. 정확히는 메리 수와 먼치킨들도 약점이 있고 시련을 겪기는 하는데, 통상적인 작품들이나 명작과 비교했을 때 거의 징징 수준으로 미약하기 때문에 몰입하기 힘든 것이다.

예를 들자면 마법과고교의 열등생의 주인공인 시바 타츠야가 있다. 명색이 주인공임에도 캐릭터성과 언행이 불일치하는 주제에 치트 계통이라 비판 문서까지 만들어졌다. 더 대중적인 작품을 찾는다면 소드 아트 온라인 비판 문서도 참고하길 권한다.

2.4. 과거 & 근거

위와 같은 특성을 지니게 된 이유를 설정하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아무리 혼돈 계열의 성향이라도 그 행동의 동기는 있는 법이다. 이렇게 이유와 원인을 만들면 캐릭터의 과거와 현재가 얽혀 하나의 긴 역사를 만든다. 쉬운 예로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만 봐도 과거사가 엄청나게 펼쳐진다. 이렇게 인생역정을 겪을수록 특정한 목표에 대한 '동기'가 부여되고, 그럴수록 주연으로 활약하기 쉬워진다.

이것이 없으면 위의 모든 설정은 그냥 패션에 지나지 않는다. 토미노 요시유키 에반게리온 1화에서 아야나미 레이가 붕대투성이가 된 모습을 두고 그건 (부상자에 대한 표현이 아니라) 그냥 패션이다라고 일갈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비록 이 비판은 연출의 부족함에 대한 것이기는 하지만, 작품 전반적으로 (스포일러를 감안하더라도) 레이의 배경 묘사와 별개로 공감할 여지가 적어서인지 동정보다는 모에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

3. 사건-캐릭터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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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예시라고 할 수 있는, 만화 헌터×헌터의 집단인 조르딕 가문의 내부 관계도이다. 모든 관계를 화살표로 처리한 것만 빼면 대강 참고가 될 것이다.

마인드 맵을 인간관계에 도입한 것이라 보면 된다. 캐릭터는 모두 장단점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캐릭터가 많아질수록 서로의 입장이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파악하고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럴 때 네트워크를 사용하면 관계를 한눈에 파악하기 쉽다. 연습장 펴놓고 펜으로 마인드 맵 하듯이 직접 그려나가면 그 효과를 바로 느낄 수 있다.

네트워크를 캐릭터 관계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4. 인물의 유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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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주동적 vs 반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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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적 인물은 소설의 주제를 대변하는 인물이고 반동적 인물은 주인공을 방해하고 시련을 부여하는 존재다. 소설의 긴장감은 세계관 그 자체(ex. 크툴루 신화)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주동적 인물과 적극적으로 부딪칠 수 있는 반동적 인물이 있을수록 커진다. 세계관은 그냥 주인공이 적당히 몸을 사리고 도망치면 그만이지만, 반동적 인물은 주인공 일행이 도망가면 쫓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긴장감이 없으면 명백한 반동적 인물을 만들고 그 인물의 세력을 키워야 한다.

4.2. 전형적 vs 개성적

전형적 인물이란 편견과 시대적인 가치관을 반영하는 스테레오타입이다. 문자나 학문이 퍼지지 않은 고대~중세 등에선 독자나 청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캐릭터가 특정 사상이나 의견을 대변하는 경우(즉, 의인화)가 많았고, 자기모순이 발생하지 않도록 언행에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민중을 통제하기 위한 프로파간다적 성향도 있다보니 독자는 선택권이 없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 독자들의 이해력이 높아지면서 작중 인물은 물론 당대의 사회까지 분석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의 입맛에 맞는 캐릭터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즉 개성적인 인물이란 그 시대상에 맞지 않는, 편견을 깨부수는 인물이다. 삼국지연의 등에서 흔히 나오는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라는 말을 떠올리면 되겠다. 현실 세계의 역사를 훑어보면 문명이 발전하고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직업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전형적인 인물은 나쁘고 개성적인 인물이 좋다고 이분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배트맨 시리즈처럼 개성적인 인물(빌런)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면 누군가는 전형적인 인물(히어로)로서 평화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말하는 전형적과 개성적은 반드시 긍정/부정의 개념보다는 성향에 나오는 질서/혼돈의 개념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비슷한 이치로 일상물이나 치유물에서는 평면적인 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오히려 이들은 각자 개성을 의인화시킨 것에 가까워서 평면적이어도 상관없다. 가끔가다 입체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갭 모에에서 그친다.

이와 비슷하게 딱히 교훈도 주제도 없는 양산형 이세계물에서도 평면적 인물들이 자주 나오는데, 일차적으로는 독자들이 편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별 주제가 없으니 개성적인 인물들이 나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작가 입장에서도 개성적 인물보다는 전형적 인물이 리스크가 적다. 개성적인 인물을 만들려다 실패하면 고구마나 먹이는 정신병자가 되기 쉬운데[10], 전형적인 인물은 클리셰만 적당히 따라가도 쓸만한 캐릭터가 만들어지니 실패할 염려가 적다.

4.3. 성장형 vs 완성형

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은 점차 성장해나갈 수도 있고, 퇴화할 수도 있고, 변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의 변화는 정신적인 변화에 가깝다. 후술하겠지만 능력적인 성장은 스토리 전개상 필수적이기 때문. 정확히는 감동을 주는 대다수의 인간 찬가적 작품들의 경우, 어리석거나 오만하거나 무모했던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이건 아니야'라고 먼저 깨닫고(정신적 성장), 그에 따라 새로운 힘이 생겨나는(능력적 성장)[11] 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걸로는 저 녀석을 이길 수 없어...!" 같은 대사를 써서 상하관계였지만 성장을 통해 대등한 관계가 되었음을 나타낼 수도 있다. 성장형의 대표적인 캐릭터로는 원나블로 대표되는 소년만화의 주인공들이 있다.

반대로 감동적인 교훈이나 주제가 없는 소설일수록 평면적인 등장인물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 트러블 다크니스》의 유우키 리토나 《 니세코이》의 이치죠 라쿠처럼 대부분의 러브 코미디는 완성형 주인공이 나온다. 추리물/ 스릴러 소설에서도 성장형 주인공이 아닌 완성형 주인공이 필요한데, 작품의 내용이 주로 미해결 사건을 유능한 주인공이 해결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셜록 홈즈, 에도가와 코난, 김전일 등은 모두 훌륭한 추리물 완성형 주인공의 표본에 속한다. 물론 독자의 재미를 위해 가끔가다 의외의 이유로 실패하여 완급조절을 주기도 한다.

또한 배틀물에서도 완성형 주인공이 활약할 수 있다. 《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쿠죠 죠타로나 《 원펀맨》의 사이타마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은 우월한 주인공이 악당들을 호쾌하게 쳐부수는 임팩트 있는 연출과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이런 완성형 주인공을 대충 썼다가는 이야기가 엉망이 된다. 사이타마는 주인공이 너무 강해서 아예 주인공의 비중이 가면 갈수록 줄어들고 조연, 악역들 비중이 늘어난다. 죠죠는 주인공이 강하지만 적들도 주인공의 약점을 찌를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좋았고, 스탠드가 아무리 잘나봤자 결국 본체는 그냥 인간이란 특성상 스탠드 간 정면대결을 피하고 본체를 노린다면 약한 능력의 적이라도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었으며,[12] 조연들도 활약을 시켜줬으며, 최종보스는 주인공보다 훨씬 더 우월한 힘으로 압박했다. 주인공이 호쾌하게 쳐부수면 처음에는 임팩트가 있다. 하지만 그걸 몇번이고 반복하면 약빨이 떨어지는건 당연한 일이다.

4.4. 우월 vs 무능

주인공이라고 해서 꼭 능력자일 필요는 없다. 일반인보다 평균 이하의 능력을 가진 캐릭터라도 주인공이 될 수 있으며, 실제로 직접 집필해보면 느끼겠지만 천재 주인공보다는 부족한 주인공으로 작품을 진행하기가 더 좋다. 주인공이 부족할수록 더 많은 장애물과 맞닥뜨리게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다 스토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주인공을 너무 답이 없을 만큼 결정투성이로 만드는 것도 좋지는 않다. 결점이 많더라도 독자가 혐오를 느끼지 않을 수준에서 끊어야 한다. 아무리 성장형 주인공이라 해도 장점이 아주 없다면 안 된다. 결점이 너무 많은 주인공은 고구마니 뭐니 하고 온갖 오명과 혹평을 뒤집어쓰기 쉽다. 주인공이 아닌 캐릭터가 무능하면 캐릭터를 없애라고 난리인데, 주인공이 그렇다면 작품을 없애라고(…) 난리를 칠 것이다. 아니, 그 전에 그냥 조용히 관심을 끊고 더 보지 않을 것이다.[13]

반대로 주인공이 유능한 것도 문제가 될 건 없지만, 지나치게 유능할 경우 시련을 부여하기가 어렵다. 주인공이 유능하다면 장애물은 그 능력에서 예상치 못했던 맹점을 찌르도록 하자. 이를 잘 구현한 예시로는 DC 코믹스 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히어로들이 있다. 온갖 능력을 가진 괴물들이 판을 치면서도 서로 상성이 존재하는 편이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캐릭터는 보기 힘들다. 스탠 리가 히어로를 고문하는 이유.

꼭 능력자물이 아니더라도, '능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같은 딜레마를 던져주면 능력은 능력대로 강조하면서 그 한계도 드러낼 수 있다. 가장 흔한 패턴은 능력자일수록 사회성이 떨어지는, 통칭 천재는 고독하다이다. 그 외에 파트너의 부재, 동료의 배신, 도덕적 딜레마, 트라우마, 소중한 사람의 죽음 등을 시련으로 꼽을 수 있다. 《 원펀맨》의 사이타마는 작중 최강자이지만 자신의 강함을 싫어한다. 적을 박살내 놓고는 "또 한 방에 끝내버렸다..." 라는 자기혐오에 빠지며, 때문에 자신의 힘을 남용하지 않고 조연들에게 비중을 양보해 밸런스를 맞춘다. 반면 《 그래플러 바키》의 주인공이 한마 바키가 아니라 한마 유지로였다면 작품이 무슨 꼴이 났을까를 생각해보자.[14]

초보 작가들이 자캐를 주인공으로 설정할 경우 주인공이 지나치게 유능해져서 문제가 생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양판소 소설가가 되자 이세계물의 경우, 그저 멋지고 강하고 대단한 주인공이 좋아서 작가가 완성형 먼치킨 주인공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사토 펜드래건이나 키리토. 분명 쓰기 쉽고 재미는 있겠지만, 이를 반복할수록 결국엔 작가의 한과 욕망을 푸는 쪽에 가까워져서 자캐딸로 빠지기 쉽다. 더구나 자기만족을 위해 쓰느라 사건의 심화나 갈등 같은 걸 가볍게 취급하는데, 결국엔 다 티가 나게 되어 있다. 당장 소드 아트 온라인/비판을 읽어보자. 자캐딸은 아니지만 먼치킨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만약 무결점의 인물을 창조해버렸는데 의외로 매력이 철철 넘친다면, 이 캐릭터를 반동인물이나 빌런, 안티히어로로 배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그들은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이에 영향을 받아 결점이 생기곤 한다. 완벽한 인물에게 금이 가면 이야기가 흥미로워진다.[15] 그리고 무결점하기 때문에 세밀하게 공을 들일 필요 없이 손쉽게 주인공을 가로막는 시련이자 주인공에게 성장의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로 써먹을 수 있다. 슬램덩크 윤대협,[16] 내일의 죠 호세 멘도사가 좋은 예다.

또한 반동인물은 빌런이 아니어도 된다. 《 레 미제라블》의 자베르 형사는 장 발장의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에 악역으로 분류되지만, 이 캐릭터 자체는 법의 수호자인 경찰이다. 자베르 형사는 장 발장만 없었다면 청렴하고 정의로운 경찰로서 일생을 평범하게 살다 갔을 인물이다. 오로지 발장의 '적'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설 속에서 악역이 된 캐릭터이다.

4.5. 능동적 vs 수동적

13. 캐릭터가 자기 주장을 하도록 한다. 작가로서는 소극적이고 온순한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몰라도, 관객들에게는 독이 된다.
#13: Give your characters opinions. Passive/malleable might seem likable to you as you write, but it’s poison to the audience.
픽사의 스토리 아티스트였던 엠마 코츠

주인공은 능동적인 성격일 것이 매우 권장된다. 이런 캐릭터는 작가가 작은 사건만 던져줘도, 깔아놓은 화약처럼 알아서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그러나 수동적인 캐릭터는 작가가 작정하고 주인공을 ' 저격'해야지만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블리치의 주인공 쿠로사키 이치고는 소사편에서는 루키아의 실종, 아란칼편에서는 오리히메의 납치 등 움직여야하는 상황이 깔려야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에서 강조하겠지만 이치고는 주인공이면서도 목적이 없다는 크나큰 결함이 있기에 결국 풀브링 편부터는 작품과 함께 악평 일색을 들으며 침몰했다.

성격만 확실하다면, 능동적인 캐릭터는 약간의 가정만 해줘도 작가의 예상을 넘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크게, 더 크게. 몽키 D. 루피가 신중한 캐릭터였다면 위대한 항로의 파도는 꽤 잔잔했을 것이다. 독자는 루피를 알기에 '조만간 또 대형사고 치겠구나' 하고 새로운 사건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된다.

어두운 분위기의 주인공도 충분히, 오히려 더 능동적일 수 있다. 성격이 어찌됐든 욕구와 목적이 분명하면 된다. 주인공은 자신의 목적을 이룰 때까지 끊임없이 수단을 찾아 행동할 것이다. 《 데스노트》의 주인공인 야가미 라이토는 악당이라고 불러도 될 수준으로 철두철미하고 잔인한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만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서슴치 않는다. 그리고 그 '무슨 짓'으로 인해 그의 대적자의 눈에 들게 된다. 그들은 자신의 욕구와 목적을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 만약 야가미 라이토에게 '정의'라는 이름의 욕구와 목적이 없었다면 대적자를 만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데스노트》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반면 《 전설의 용자의 전설》의 작가는 주인공을 수동적인 캐릭터로 만드는(성격이 '귀찮음'이다) 실수를 했는데, 그 대가를 치른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본인의 실수를 깨닫고 메인 스토리 들어갈 쯤에 주인공 성격을 고쳐버렸다.

수동적인 주인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대부분 주인공을 강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인물이나 설정이 붙는다. 예를 들어 고전부 시리즈에선 게으른 남주인공 강제로 움직이는 여주인공이라는 구도를 만들었다. 고전부 시리즈야 작가가 캐릭터 관계에 밀당을 잘해서 어찌어찌 인기는 끌었지만,[17][18] 끌려가는 주인공은 '주인공 같은 캐릭터'를 하나 더 만드는 꼴이기 때문에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직전의 예시처럼 '주인공이 움직이게 만드는 캐릭터'를 넣지 않으면[19] 작가가 개입하게 되는데, 이게 심해지면 소위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된다. 그렇기에 초보 작가라면 가급적 주인공을 능동형으로 잡는 것이 쉽고 편하다.

전통적인 클리셰인 '영웅의 여행' 플롯[20]에서 주인공의 초기 상태는 현실 안주 상태이거나 불만을 가지고 무기력하게 사는 상태이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주인공에게 아주 치명적인 '결점, 차별, 기회', '시련, 사고'를 심어줌으로써 이야기에 불을 붙인다. 가족의 납치나 누군가의 모함으로 인한 피해, 악의 조직의 음모에 휘말리는 것, 한번에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 등. 즉 할리우드 영화는 시작지점에서는 캐릭터를 다 만들지 않는다. 영화 시작 20분 동안 서서히 캐릭터의 형태를 굳혀가는 구조다. 그리고 할리우드 주인공은 이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움직여 해피 엔딩을 빚어내므로, 능동적인 캐릭터의 범주에 속한다. 아니면 사건을 접하기 쉬운 직업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형사, 군인, 정부요원, 탐정 등등.[21] 물론 주인공이 사건을 저질러버리면 더더욱 좋다.

예를 들어서 주먹왕 랄프의 경우 주인공 랄프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민들의 차별이 싫었던 주인공은 능동적으로 다고쳐 펠릭스를 떠나 다른 게임으로 가버리고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반면 주먹왕 랄프 2에서는 역으로 행복한 현실에 만족해서 수동적으로 안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작가는 여기에 슈가 러쉬의 핸들이 부서지는 사고를 넣어 랄프가 새로운 핸들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어 이야기를 새로이 시작했다. 반대로 수동적인 캐릭터를 찾고 싶다면 고대 그리스의 연극을 떠올리면 된다. 거기는 기계에 매달린 신이 알아서 해결해 주니까(…).

일상물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미나미가, 딸기 마시마로의 경우 큰 굴곡이 없는 일상물이며 다들 현실에 안주하지만 미나미 카나, 마츠오카 미우라는 무척이나 능동적이고 현실에 안주 못하는 캐릭터를 넣어서 변주를 주고 사건을 일으킨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 중에서도 이런 능동적인 캐릭터가 하나도 없으면 이야기는 원 패턴이 되어 재미가 없어진다. 더구나 일상물은 사자에상 시공이거나 옴니버스인 경우가 많아 주역이 아무리 사고를 쳐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세계물들에서는 주로 수동적인 주인공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작가가 쿨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며 세속적인 것을 초월해 집착하지 않고 내려다보는 듯한 신선 같은 주인공이 멋지다고 생각해서 자캐로 삼기 때문이다. 물론 위 문단의 먼치킨적인 강함까지 합쳐져서 시작부터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으며, 매우 수동적이고 감정 표현도 없고 무욕하며 다른 사람들을 가볍게 선심쓰듯 도와주는 초월자 주인공이 만들어지게 된다. 주로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이나 현자의 제자를 자칭하는 현자, 즉사 치트같은 이세계물 중 상당수도 이런 수동적인 주인공상을 내세운다. 물론 거기서는 기계에 매달린 신이 아닌 주인공 치트가 알아서 해결해 준다. 당연히 이런 것으로 제대로 된 이야기가 만들어질 확률은 지극히 낮다.

수동적인데다가 상찌질이 캐릭터를 설정했는데도 성공한 케이스는 드물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이카리 신지 정도. 이쪽은 그야말로 작가가 천재라서 가능했던 거니까 함부로 따라하지 말 것. 기본 디자인이나 슈트를 어느 정도 귀엽거나 색기 있게 뽑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굳이 따라하고 싶은 작가 지망생을 위해 첨언하자면, 신지는 외부 사건 때문에 강제로 끌려다녔다. 말 그대로 외부 환경이 신지라는 캐릭터를 작품이 끝날 때까지 억지로 견인했다.[22] 이 정도의 묘기를 부릴 수 있다면 에반게리온의 인기를 당신도 얻을 수도 있겠으나, 한 가지 알아두자. 이런 유형의 주인공을 위해 온갖 환경을 준비하고 주변 캐릭터를 짜더라도, 작품은 정상 소리를 들을지언정 캐릭터는 영원히 호불호가 갈릴 확률이 높다. 지금도 신지가 찌질하다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유념하자 주인공이라는 감정이입의 대상은 너무 이상적이어도 안 되지만 너무 열등해도 안 된다.

5. 인물의 제시 방법

5.1. 직접 제시

인물의 성격이나 인물이 겪었던(또는 겪고 있는) 사건, 인물 간의 관계 등 인물에 대한 모든 것을 서술자가 설명을 통해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이다. 주로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사용된다. 즉 서술자가 캐릭터의 내면이나 전후관계를 모두 파악하고 설명하기 때문에 독자 역시 전말을 이해하기가 쉽고, 그에 따라 내용을 빠르게 전개할 수 있다. 또한 독자들이 인물들을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서술자가 등장인물을 너무 하나하나 설명하다 보면 인물에 대한 독자들이 상상할 여지가 차단되면서 극적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니 주의할 것. 특히 초보 작가의 경우 인물을 소개할 때 신상정보만으로 한 문단을 메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히려 정보를 과다하게 주기 때문에 독자로서는 대체 어디까지 알아둬야 하는 건지 혼란에 빠지기 쉽다. 또한 작가가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 즉 앞뒤 맥락이 중요해지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소위 캐릭터 붕괴가 발생한다.

그렇기에 1차로 중요한 캐릭터와 버릴 캐릭터를 확실히 구분하고, 2차로 중요한 캐릭터들 중에서도 지금 공개할 것(대략적인 사항)과 나중에 공개할 것(주로 스포일러)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5.2. 간접 제시

주로 인물 간의 대화나 인물의 행동(사건에 대한 인물의 리액션 등)처럼 묘사를 통해 인물에 대한 것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방법. 주로 1인칭 시점이나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사용되며, 고전소설에서 자주 발견되는 직접 제시 방법과 달리 현대에 이르러 활성화되었다. 즉 인물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서 보기 때문에 독자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연극이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 즉 다른 형태의 몰입감을 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어느 사건을 생생하게 '겪었는가'(직접 제시)와 '보았는가'(간접 제시)의 차이다. 또한 의도적으로 인물들의 언행들과 거리를 두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란 점을 이용하여 크고 작은 서술 트릭을 넣을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작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간접 제시가 지나칠 경우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기가 힘들어져서, 독자들이 작가의 의도와 달리 인물들을 해석 및 판단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 딴에는 신중한 성격의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자세한 설명없이 간접적으로만 제시해버리면 독자들은 그 캐릭터를 답답하고 우유부단한 캐릭터로 왜곡되게 인식할 수 있다. 양 웬리는 능력적인 측면이 부각되지 않았다면 제대로 무능력한 상사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소문이나 대화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는데?' '역시 그렇지?' 식으로 작중에서 동의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신빙성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1] 특히 캐릭터의 과거 행적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설정을 부여하는 경우. 가령 아무리 상변태라지만 발차기에 탁월한 요리사가 그 발차기 기술은 어디다 팔아먹고 붙잡힌 히로인이 되어버린다면 십중팔구 캐릭터 붕괴라고 생각할 것이다. [2] 참고로 근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하이바라가 축구(라기보단 히고 선수)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나온 사건에서 히고 선수는 하이바라처럼 형제를 위해 팀을 옮겼기 때문에 배신자 취급을 받고 있었고, 그 때문인지 하이바라는 전에 없이 그 선수를 응원하고 있었다. 즉 엄밀히 말하면 동병상련인데 어느 순간부터 한낱 사생팬 내지 스토커로 전락하면서 그 난리가 난 것. [3] 다시금 상디 이야기를 꺼내자면, 작품의 분기점이 되는 정상전쟁 그 결과와는 하등 상관이 없음에도 1부와 2부에서의 행보가 엄청 크게 바뀌었다. [4]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이미지이다. 흔히 생각하는 온순한 코끼리는 아시아코끼리이고 아프리카코끼리는 난폭한 편이다. 이를 활용해 '코끼리라길래 조용할 줄 알았더니 난폭하더라' 같은 반전을 노릴 수도 있을 것이다. [5] 2021년에 공개된 조선구마사는 "조선의 건국에 악마가 개입했다"는 할 말을 잃어버릴 도입부부터 백성을 사랑했던 태종이 헛것을 보고 미쳐 백성을 살육했다고 하는 것까지 고루고루 역사왜곡을 저지르는 막장 짓거리를 벌였다. [6] 이런 경우는 어감상 '고집이 세다'보다는 '타협하지 않는다'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7] 특히 장수제 중에서 삼국지 10을 추천한다. 개인의 입장에서 '나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를 (삼국지에 한해서지만) 직접 실천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8] 물론 해당 능력의 존재를 인정하는 장르(ex. 판타지, 이능력물) 한정. [9] 다른 핵심 요소로는 특정 입장의 주축이 되는 허브나 그 측근들의 상황 변화가 있다. [10] 소위 후회물이 대개 4드론으로 귀결되는 원인 중 하나가 이것이다. 후회물 주인공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이중적 면모를 묘사해야 하는데, 여기서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데에 실패해 캐릭터가 멍청하거나 히스테릭해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을 뿐인 평면적 인물로 묘사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독자들은 멍청한 캐릭터를 이해해줄 이유가 없다. [11] 보통 주인공 보정에 힘입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힘이 개화하거나, 주인공의 변화하려는 의지에 감탄한 누군가가 새로운 기술을 전수해 주는 경우 두 가지로 나뉜다. [12] 가장 노골적인 사례는 스틸리 댄. 이외에도 오잉고나 아라비아 팟쵸 등이 있다. [13] 주인공이 극도로 무능한 아Q정전 같은 것도 있긴 한데, 이건 거의 풍자에 가깝기 때문에 비교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런 작품에서도 비루하나마 하나씩 능력은 있기 마련이다. 정신승리가 대표적인 예시. [14] 해당 만화의 외전 주인공이 그런 노선을 밟았다가 1~2권 내내 주인공의 미친 피지컬을 선보이는 짤막한 에피소드만 진행되고 본래 스토리는 나오지도 않았다. 결국 3권 즈음에 가서야 라이벌 조직과의 항쟁 등 본격적인 '시련'이 등장한다. [15] 일본만화 《 요괴소년 호야》의 최종보스 하쿠멘노모노는 작중 자신의 계획을 100%에 가깝게 성공시켰다. 하지만 주인공 콤비의 성장에 의해 몰락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예시라 볼 수 있겠다. [16] 단, 윤대협은 너무 결점이 없다 보니 스토리에 녹아들지 못해 작가가 굉장히 불만스러웠던 적도 있다고 한다. 팀은 망가져가며 패배했는데 자기는 만능이니... 그나마 게으르다는 게 단점인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사라진다(…). 강백호: 어쩌라는 거지 그 대신 윤대협을 제외한 나머지 능남의 멤버들이 그만큼 약하거나 변덕규 부재가 벌어져서 밸런스 붕괴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농구는 혼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윤대협은 비록 단점이 부각되진 않았지만 투지가 불타오른 강백호와 서태웅을 상대하느라 체력의 소모가 극심해졌고, 같은 팀의 주장인 변덕규에게는 "나는 이 녀석과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본의 아니게 심리적 압박을 안기기도 했다. [17] 다만 고전부 시리즈는 주인공의 그러한 태도와 그 변화 또한 작품의 방향성과 연관되어 있다. [18] 또한 4권과 5권을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수동적인 오레키 호타로가 능동적인 지탄다 에루의 영향으로 성격이 적지 않게 변하게 되고 6권 시점에서는 1권에서의 모습과 비교하면 명확한 차이가 보인다. 이 부분이 고전부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인 동시에 수동적인 주인공을 능동적인 인물로 끌고가는 것을 계속 반복하는 것은 사실상 같은 동기를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 질리기 쉽다. [19] 즉 주인공에게 행동하라고 '명령'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사건에 말려들어서 주인공이 개입할 여지를 불러오는 캐릭터도 포함된다. 그러니까 학원폭력물에서 악당들에게 맞고 다녀서 주인공이 나서게 만드는 녀석들(…)이 좋은 예다. [20] 할리우드 영화들이 따르는 공식이다. '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참고. [21] 굳이 사례를 들자면 존 맥클레인(형사), 존 람보(군인), 제이슨 본(전직 요원), 셜록 홈즈(탐정) 등이 있다. [22] 하나 더 덧붙이자면, 신지는 결국 문자 그대로 작품의 마지막의 마지막에 끌려다니지 않고 직접 선택을 한다. 이 이상은 지면과 스포일러 문제도 있거니와 해당 작품의 중요성을 해치게 되니 해당 문서나 작품을 접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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