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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13:20:48

해부실습

땡시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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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作 <툴프 박사의 해부학 실습>

1. 인체 해부실습
1.1. 개요1.2. 오해1.3. 해부실습시의 예절1.4. 실제
1.4.1. 분위기1.4.2. 시간1.4.3. 공포1.4.4. 해부 방법1.4.5. 진정한 공포 - 땡시
1.5. 실습 후 처리1.6. 유출 금지1.7. 요약1.8. 기타
2. 동물 해부실습3. 여담4. 관련 문서

1. 인체 해부실습

1.1. 개요

해부실습()은 해부학 과목에서 이론적으로 익힌 근육이나 뼈, 기타 장기 등의 인체 구성요소를 공부하기 위해 직접 메스와 기타 장비를 이용해서 시신을 해체하며 직접 관찰하는 과정이다.

공포영화 관련의 요소로도 등장하지만, 현실에서는 의학 관련 직종에게 빠질 수 없는 코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경험한다. 시체 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부실습을 할 수 있는 경우 중 하나가 “의과대학(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해부학·병리학 또는 법의학을 전공한 교수·부교수 또는 조교수가 직접 해부하거나 의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지도하에 해부하게 하는 경우” 이다. 임상병리사[1] 간호대학 같은 일부 보건계열은 해부 실습이 아닌 자교의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에서 해부하고 난 카데바를 보는 해부 관찰에 그친다. 자대에 의치한이 없다면 아예 진행하지 않기도 한다.

1.2. 오해

워낙 폐쇄적인 실습이다 보니 실상과 대중의 인식 간에 괴리가 유난히 심한 과목 중 하나다. 대중매체에서 주로 묘사되는 해부 실습실은 다음과 같다.

특히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불을 지핀 사건이 2010년 1월에 일어난 동남보건대 카데바사건이다.[2] 그러나 실제로 의대에서 저런 식의 사건이 터질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애초에 비정상적인 케이스이니 뉴스로 다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해부 실습은 야간에 행해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시신 방부 처리에 사용되는 포르말린의 독성 때문에 환기와 채광이 잘 되는 환경에서 실습을 한다. 해부실습을 두려워하는 의대생 같은 경우 개인차라는 것이 있으므로 심약해서 실습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실습 과정에 들어서까지 도중에 못 하겠다고 뛰쳐나가거나 그만두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애초에 이런 쪽에 내성이 없는 사람이 의대를 진학할 리도 없고

물론 이것도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실제로 의대 실습 무섭다고 기절했다가 퇴학 크리를 먹은 사람들이 옛날에는 있었다. 가장 유명한 예시가 푸코의 진자로 유명한 그 푸코. 정확히는 시신 해부가 아니라 수술 실습하다가 퇴학먹은 거지만, 어쨌든 그 교육기관이 가르치는 내용을 무서워서 못 따라가겠다는 사람이면 퇴학을 먹어도 할 말이 없다.[3] 푸코는 19세기에 지구의 자전과 빛의 파동설을 입증한 천재 물리학자이지만, 첫 진로인 의대에서 해부실습 때 실신했고 3년간 알프레드 돈네 교수 밑에서 미세해부학 실험의 조교로 일했으나 끝내 혈액 공포증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 음악계에도 네임드가 있는데 바로 엑토르 베를리오즈. 이 사람도 해부학 교실에서 시신을 보고 질겁해서 음악으로 전공을 바꿨다. 이런 사람들은 천재성과는 별개로 사람의 상처를 매일같이 봐야 할 의학계와 안 맞는 사람이라 할 수 있는데, 다행히 적성을 잘 찾은 케이스. 찰스 다윈 또한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의대를 중퇴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이 이런 것이 무서워서 의과대학 입학을 주저하고 있다면 유튜브에서 'anatomy dissection, skinning' 등의 단어로 검색해서 해부학의 실상을 미리 알아보기 바란다.

의과대학별 카데바 1구당 학생 수는 차이가 많이 난다. 울산대 의대나 가톨릭 의대(가톨릭 신자들 대상으로 시신기증운동을 통해 카데바 확보)의 경우 4~6명이 카데바 1구를 해부한다. 서울의 주요의대(+서울대, 연세대 치대)는 보통 7~8명이, 지방의 사립의대는 10~15명이 카데바 1구를 해부한다.[4] 갈수록 지방의대의 시신기증자가 줄어서 카데바가 부족해지고 있다. 이게 필요하다고 맘대로 찍어낼 수 있는 물건도 아니다보니...[5][6]

1.3. 해부실습시의 예절

예전에는 해부학교실[7]은 일반적으로 매우 보수적인[8]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으며,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다음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상의 규정들은 카데바의 주인에 대해 경건한 자세를 가질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위의 이야기는 2010년대에 들어와서는 대부분 옛날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이런 저런 금지 조항이 써있지만 모두 의미가 별로 없는 규정이다. 실습 두세 번만 해보더라도 학생들이 해부실습의 환경을 잘 알아서 옷에 포르말린 등과 같은 방부제 냄새가 심하게 밴다는 것을 알기에 이내 가장 구리고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가게 된다. 만일 끝나고 데이트가 있거나 해서 꾸며입고 왔다가는 데이트 가서도 냄새가 안 빠져서 고생할 수도 있다.

정장을 입으라는 부분은 아직도 그런 학교가 있다는 것 같기는 하지만 같은 이유로 비현실적인 부분이다. 정장을 실습 때마다 입으면 냄새 때문에 다른 목적으로는 입을 수도 없게 된다. 비싼 정장을 실습 한 학기 하려고 버리라는 것은 너무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규정이다.

잡담 금지 또한 의미가 없다. 실습은 보통 조원이 8명 정도라고 치면 2명이 칼을 잡고 2명이 책을 잡으며[11] 나머지는 기다리다가 교대하거나, 혹은 에어컨이나 창문 앞에서 멍때리다가 구조물 찾았다고 하면 구경하러 가는 것이 보통이다. 절반의 인원이 비 작업중인데 잡담을 하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음식물 반입은 대부분 여전히 금지이다. 그러나 어차피 이런 금지 규정 없이도 환경이 환경인지라 아무도 음식을 들고 오려 하지 않는다. 커피 같은 걸 가지고 왔는데 옆에서 체액이 많은 부분을 작업하다가 빨대에 튄다고 상상해보자. 끔찍하다. 정 배가 고프면 차라리 화장실에서 먹고 만다.[12]

해부실습 때 시신으로 장난치다 퇴학당한 학생 이야기는 여러 의대에서 회자되는 학교전설이다. 이미 몇십 년 동안 해부학교실은 기증된 시신을 다루는 것에 대한 의혹을 숱하게 받아온지라 실습용 시신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만약 고인의 시신을 함부로 대하다 유가족에게 알려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분노한 유가족에게 학장이나 교수가 욕설이나 폭행으로 끝나면 다행이고, 피해 유가족이 해당 실습생과 학교를 사체등오욕죄로 소송 걸어도 할말 없고, 해당 의과대학이 이런 이미지로 낙인이 찍혀버리면 그 의과대학에 대한 시신 기증도 당연히 급감하여 해부실습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거의 모든 해부학교실에는 시신 기증자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위령비(혹은 그에 준하는 추모시설)가 있어서 실습 전 시신 기증자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묵념을 한 후에 실습을 시작하며 지도교수의 재량에 따라 시작 전에 간단히 위령제를 올리기도 하는 등[13], 학생들이 항상 시신을 조심스럽게 다루도록 교육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해부학 교수는 시신에 장난치는 학생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절대 학교 못 다니게 만들겠다고 사전 경고를 하고 선후배 사이에서도 실습을 나가는 후배들에게 꼭 강조하는 내용이다 보니 그것이 학교전설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시신에 대한 장난은 정상적인 학교에서는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거니와, 설령 그러한 일이 발생하려 해도 동료들이 먼저 제지를 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근래의 해부학 실습은 아주 엄격하고 딱딱한 분위기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학교에 따른 차이가 있겠지만 금지 사항을 어길 경우 실습 점수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되고 당연히 학점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1.4. 실제

1.4.1. 분위기

묘한 감정이 들때도 있지만 딱히 공포분위기가 조성되지도 않는다. 해부실습 첫날의, 시작하고 10분 정도나, 아니면 진도를 어느 정도 나가서 얼굴과 머리 쪽을 해부할 때는 그래도 사람 몸에 칼을 대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기분이 이상하지만 구조물을 열심히 찾다보면 사람 몸의 난해함에 그런 기분도 잊혀지게 된다. 결국 하다보면 '힘들다'는 생각밖에 안 남게 된다. 단, 공포 분위기가 없어지는 경우는 의외로 현실의 열악함[14] 때문에 사람이 바글바글해서인 경우도 많다. 현실적인 공포는 결국 시험 점수이다. 특히 교수가 카데바를 해설해주는 경우에는 온 교실 인원이 전부 몰려 인산인해를 이룬다. 보통 10명이 한 카데바를 해부한다고 하면 열 명 모두가 카데바 근처에서 실습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15] 많이 참여해봐야 2명이 칼을 잡고 2명이 책과 해부학 앱(3차원 모델링이 나오는 앱)을 잡고 시신을 파는 게 한계다. 결국 10명 중에 절반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절반은 앞부분 진도까지만 파고 나머지 절반은 실습실 구석에서 다음 진도에 대해 미리 공부해서 어디를 어떻게 팔 것인지 연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열심히 예습한 다음 시신에 칼을 대고 열어보면 책과 전혀 다르게 생긴 카데바에 멘붕. 알록달록한 교재와 다르게 카데바는 모든 부위가 담황색~갈색을 띄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시신 보존 처리 과정에서 혈액이 전부 빠져나가기 때문에 정말 안 보인다. 헨리 반다이크 카터[16]가 문득 존경스러워질 정도이다.

1.4.2. 시간

대부분 오후에 배정되어 있으며 어떤 학교는 토요일에 배정하는 만행(...)도 저지르고 있다. 그런탓에 정규 실습시간을 넘기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것도 학교 나름, 교수 나름, 학생 나름. 학교마다 교육과정이 다 달라서 어떤 학교는 실습을 며칠만에 몰아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매일 조금씩 진행하기도 하는 등 차이가 심하다. 다만 보통 카데바 보존이 용이한 봄(=1학기)에 시행한다.

제대로 실습하다보면 밤늦게 끝나는 경우가 생겨서 24시[17]까지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다음 날 수업에 옷을 못 갈아입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보통 실습을 진행할 때 실습서를 참고하게 되는데, 이 실습서를 그대로 따라하려면 학생들의 기술 부족으로 말 그대로 하루 종일 실습을 진행하여야 한다. 실습 후반으로 갈수록 기술도 늘고 보기 힘든 구조물은 적당히 넘어가는 꼼수도 늘어서 실습 진행 속도도 빨라진다. 어차피 내가 해부하는 카데바에서 그 구조물을 봐도 시험에는 다른 조의 구조물이 나오고, 정 공부해야 한다면 교과서를 보면 대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부 실습을 학기초 매일매일 배정해서 빠르게 끝내는 학교라면 매우 힘들 수도 있다. 그날 해부할 부분에 대해 미리 공부해온 다음 파야 정확하게 구조물을 알 수 있는데 해부실습이 24시 넘어서 끝나면 다음 날 진도 예습을 못함 = 다음 날 제대로 해부 못해서 더 늦게 끝남 = 그 다음날 예습도 못함 이런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

진도 상 최소 100시간 이상은 배정되어 있어야 뭘 좀 볼 수 있는데 실습에 배정된 시간이 그 미만일 경우 추가 실습을 해야한다(밤샘 불사). 실제로 의대 해부실습 시간을 비교해보면 100시간 이상 배정되어 있어 실습하는 학교도 있지만, 40시간 미만의 실습시간이 배정된 학교도 있는데 그런 학교들조차 실제 실습 시간을 계산해보니 100시간 이상 실습을 했다고 한다. 매주 4시간씩 2학기 동안 실습을 하면 당연히 100시간을 넘게 된다. 그리고, 숙련도가 늘기 전까지는 절대로 하루 실습 분량이 4시간 안에 끝날 수가 없다.

즉, 그 학생들이 앞에서 언급된 밤샘 불사의 사례가 되기 십상인 것이다. 이론적으로 한학기에 주당 하루,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만 실습을 한다고 해도 그 합계가 96시간이 나온다. 수업시수로 배정된 시간과 관계없이 실제 실습 100시간은 기본적으로 넘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학교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의과대학의 학기 중의 수업량은 타 과의 2~3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한 학기 수강신청을 적게 하는 꼼수 따위는 안 통한다. 대체로 수업은 오전 내내 이루어지며, 심지어는 0교시 보강도 있다!

해부학 실습은 오후에 이루어지는데 진도가 늦어지면 저녁을 먹은 후에 실습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특히 흔히 땡시험 혹은 땡시라고 부르는 실습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시신 해부에 참여하고 구조물을 눈으로 보고 위치와 형태를 익히는 게 필수적이다. 전체 조원들이 모두 해부에 참여하고 구조물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진도가 잘 나가는 편이 아니다. 따라서 의사라면 밤 늦게까지 해부학 실습을 해 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보통 정규 실습 외에 해부실습을 진행할 경우 조마다 2인~4인 1조로 2시간 가량 로테이션을 돌린다. 모 학교의 경우, 학기 첫 주에 피신경과 피정맥을 찾게 만드는 끔찍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어 1주일 내내 풀로테를 돌려야 하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다더라.

1.4.3. 공포

시신과 대면하고 있으면 공포가 느껴지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많이 받고 있는데, 들어가보면 일단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방부제(포르말린) 냄새 때문에 환장해서 기본적인 감정이 좀 마비되는데다가 목이 아프고, 눈물 콧물이 나며 머리가 아프다.

그리고 해부실습하는 부위 이외에는 모두 천으로 감싼 상태에서 진행된다. 공포 때문이 아니라 그냥 까놓으면 포르말린 냄새가 광역 살포된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방부액이 마르면 근육이나 쪼그라들어서 난이도가 지옥이 된다.

또한 그날의 진도에 해당하는 시신의 일부분만 해부하기 때문에 의외로 그다지 공포는 없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순간은 시작하기 전, 천을 걷어내기 직전이다. 일단 돌입하면 시신 해부에 대한 공포보다는 진행해야 할 진도와 후술할 땡시에 대한 공포가 더...

다만 이것도 학교마다 다른데, 그냥 다 까고 실습하는 학교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딱히 공포심이 더 배가된다든가 하는 건 전혀 없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그 특유의 냄새가 익숙해지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또한 공포 요소 중 가장 비중이 클 얼굴의 경우 이건 학교마다 다르고 처음부터 까는 학교도 있긴 하지만, 워낙 복잡 미묘하기 때문에 해부에 익숙해진 1학기 말이나 2학기에 와서야 시작되며, 그때쯤이면 가장 심약한 사람이라도 사람 팔 하나 집어들고 이야기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 적응이 된다.

게다가 스파르타식으로 쉬지 않고 해도 그날 진도를 다 못 끝낼 것 같은 아슬아슬함이 있어 공포를 느낄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포를 느낀다면 정말 혼자 덩그러니 시신과 남아있는 흔치 않은 상황에 빠졌거나 공포를 느낄 심적 여유가 남아있는 배부른 사람이다...

1.4.4. 해부 방법

모 교수에 의하면 해부를 시작하는 부위는 발끝부터란다. 왜냐면 말단 쪽이 비교적 덜 징그러우니까. 또 몸통, 머리와 목에 비하면 팔, 다리가 상대적으로 해부하기에 쉽고, 한 카데바에 거의 항상 2개씩 있으니 실수의 리스크가 적어 처음으로 해부하는 부위로서 적절하다. 해부 실습 커리큘럼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일단 팔다리를 먼저하는 것은 대부분 동일하다. 발끝이냐 허벅지냐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해부를 처음 하게 되면 아무래도 스키닝[18]에 서툰 경우가 많으므로 스키닝이 용이한 등부터 시작하는 학교도 있다. 그리고 모 학교는 순서를 무시하고 바로 심장부터 관찰하는 학교도 있지만 사실 해부실습은 학교별로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해부에 쓰이는 시신은 원래 연고자가 없는 행려자의 시신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주민등록이 시행되고 인프라가 발전되면서 행려자의 수 자체가 급감하였고 무연고 신원확인이 부실했다거나 무연고 시신을 의대에 배정하는 담당자가 편파 배정을 한다거나...하는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실습을 위한 시신의 공급이 급감했다. 이 시기에는 시신 하나에 학생이 30~40명씩 배정되어 거의 해부를 못해본 학생이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되자 해부학 교수들이 나서서 시신 기증에 대해 널리 알리기 시작했고 의대생들이 시신이 부족해서 공부를 못한다는 말에 기증자들이 제법 많이 생겨 현재는 실습용 시신은 전부 기증자이다. 그러나 과거 행려자의 시신을 사용하던 시절과 달리 대부분의 시신이 노인이고 오래 투병하여 신체 일부가 크게 손상되거나 일부 장기를 제거했거나 살이 비쩍 말라있는 등 시신의 퀄리티는 급감했다고 한다.

학교마다 편차가 있지만 우선 해부할 카데바를 해부를 위해 준비한다. 이 과정은 해부학교실이 미리 해주기도 하고 아니면 실습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시키기도 한다. 시신을 씻고 오물을 떼어내고 털을 깎아낸다. 밑준비를 끝냈으면 커리큘럼에 따라 해부를 진행한다. 당연하지만 겉에서부터 속으로 파들어간다. 우선 피부를 벗겨내고[19] 피하지방을 제거해서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이 드러나게 한다.

이후 근육을 관찰하고 근육을 하나하나 들어내면서 내부의 신경이나 혈관등의 구조물을 관찰하면서 파고들어간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운데, 그 이유는 혈액이 없는 카데바에서는 신경과 혈관과 그냥 연결조직들, 막들이 전부 비슷비슷한 색을 띄기 때문이다. 메스로 하면 신경을 끊기 일수이므로, 반드시 핀셋과 메젠바움을 이용해 섬세하게 파 들어가야 한다. 얇은 신경들은 정말 실만하다. 뼈까지 들어가서 뼈를 관찰하면 OK. 장기를 관찰하는 경우 해당 부위를 절개하고 역시 막 등을 하나하나 제거하면서 안으로 들어가고 필요한 장기의 겉모습을 관찰한 후 장기를 절개하여 내부를 관찰한다. 하지만 모든 작업이 그렇듯 원칙은 한 층 한 층 들어가는 것이지만 적당히 꼼수를 부려서 두세 층을 한번에 찔러버리거나 하게 된다.

여담으로 해부 실습에서 가장 고된 단순작업은 스키닝과 지방층 제거이다. 피부를 제거하는 건 여러 번 해서 요령이 붙지 않으면 손과 힘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며 근육이나 장기를 온전히 관찰하기 위해선 지방과 기타 막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건 정말 중노동이다. 생전 비만이었던 카데바는 정말 지방을 파내도 파내도 끝이 없으며 각종 막이나 기타 부위는 제거하기도 까다로우면서 제거할 때 신경이나 혈관을 손상시키면 안되기 때문에 온 신경까지 쏟아야 된다. 근데 반대로 마른 사람[20]은 근육마저 조촐해져서 근육 볼 때 힘들다. 그리고 가장 비위 상하는 일 투톱은 기관지의 가지를 보기 위한 폐 칫솔질하기와 소화기관의 내장 안을 비우는 것이다.

1.4.5. 진정한 공포 - 땡시

실습 때는 느끼지 못해도 정작 시신도 없는 해부실에 들어가보면 뭔가 으스스하다. 현실적인 공포는 시신보다 해부실 그 자체. 그리고...

의대생들에게 더 현실적 공포는 바로 해부학 시험(!!!). 시신의 수가 부족하면 시험 문제를 맞추기 위해 시신을 분리해놓기도 하지만 눈앞의 시험이 더 무섭기 때문에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는다. 정말 얄짤없다.

의대 커리큘럼이 원래 그렇지만, 시험을 위해 봐야 될 양이 잔인할 정도로 많으며, 실습시험은 일명 ' 땡시'로 불린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가차없이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험이라서 땡시라고 부르는 것으로, 각 카데바를 일렬이나 원형 등 적절한 구조로 배치를 하고 첫 번째 카데바 앞으로 가서 정해진[21] 문제를 풀고 [22] 소리와 함께 탄창에서 총알 밀리듯 옆으로 이동해 다음 문제를 푼다. 문제당 30초가 주어지고[23] 소리가 나면 문제를 풀었든 못 풀었든 그냥 옆으로 이동해야 된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 옆에는 조교 혹은 교수가 앉아있다(시험지 걷으러). 즉 30초 안에 못 풀면 그 문제는 그걸로 땡. 30초 내에 기억해내지 못한 것을 다른 문제들을 보면서 기억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 보고 있는 문제도 30초 안에 재깍재깍 기억해내서 풀어야 하는 마당에 먼저 봤던 것을 기억해낼 여유 따위는 없다. 안 움직이고 꾸물대고 있으면? 경고 없이 즉시 퇴실 & 유급당한다.

그나마 시험지로 하는 의대는 좀 더 낫지만, 각 문제마다 담당 교수가 앉아서 구두시험을 보는 의대도 있다! [24] 게다가 보통 땡시 문제는 실습시간 동안 팠던 것에서 주로 내기 때문에 실습시간 중 팠던것이면 자신이 팠던 형태를 기억할 수 있지만 만약 실습시간 동안 파지 못했을 경우 교수가 직접 파고 문제를 만들어서 헬게이트를 열어준다.[25] 땡시 준비 때문에라도 정말 목숨을 걸고 파야 한다. 물론 실습용 시신의 부족함과 일부 학생들의 징징거림이 크리티컬이 되어 땡시험이 축소 혹은 없어진 학교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의대 외에도 이 땡시 형식을 실습시험에 적용한 학과들이 있을 정도로 특유의 효과가 있다.

어떤 의대생은 핸드폰의 알람을 자기 학교 땡시 벨소리(...)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주변 반응은 기상나팔을 알람으로 지정한 복학생을 보는 예비역들의 그것과 거의 일치했다. 당사자 말로는 효과 만점이었다고. 한 번 겪고 난 뒤에는 해부실습에 목숨을 걸고 임했다는 이의 증언이 있다. 의대의 학제의 특정상 한 시험이라도 삐끗하면 바로 유급이고 해부학은 의대 초에 가장 비중이 높은 과목이기 때문에 정말 목숨걸고 공부하게 된다. 땡시를 한 번이라도 망치면 성적이 수직 하강해서 유급과 직결될 수 있다. 유급하면 1년치 등록금과 의사가 된 이후 1년 수입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간다. 무엇보다도 남학생들은 의사 면허를 못따면 나이 제한에 걸려 재학 중에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국방부 퀘스트를 수행하러 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26] 그런데 상술한 땡시의 심리적 압박감과 긴장 때문에 멘탈이 약하면 시험을 잘 못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조직학 역시 사실상 모든 의대가 땡시를 친다.

의치한 계열에서 땡시를 볼 때 시간을 매우 짧게 주는 이유는 의료 현장에서 몇 초 차이로 환자의 생사가 갈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 정확하게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특히 바이탈 중 빠른 상황판단을 요구하는 응급상황이나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야(응급의학과) 등은) 단 몇 초 만에 환자의 상태를 보고서 빠른 진단과 처치를 실시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려면 환자가 아픈 부위가 해부학적으로 어딘질 알아야 하니 땡시는 이에 필요한 기초적인 능력을 테스트하는 교육적 취지로 보는 것이다.

1.5. 실습 후 처리

실습 중에 인체구조를 보기 위해 잘라내고 떼어낸 시신의 일부는 일반 의료 폐기물과 구분해서 따로 모아두며, 당연히 여러 시신의 일부를 뭉뚱그려 모으는 게 아니라 각 시신별로 따로 모은다. 해부가 끝난 뒤에는 남은 시신과 그동안 모인 시신의 일부를 모두 모아, 화장 절차를 하고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지만[27], 드물게 유가족이 화장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의과대학에는 이런 시신 기증자들의 위패가 모셔진 추모실이 있다.

화장 때문에 학부생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해부 기구(블레이드, 포셉 등)를 빠뜨리지 않고 수거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금속 기구가 시신 어딘가에 들어간 채로 화장을 진행한다면 끝나고 그 자리에 기구가 덩그러니 남아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것도 유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1.6. 유출 금지

예절 이상으로 칼같이 지켜야 하는 원칙(철칙)이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 어떤 목적이든 간에 실습실 밖으로 시신의 일부를 가지고 나가면 안 된다. 이런 일은 공부 목적으로 벌어지는데, 엄격히 금지시키는데도 불구하고 가끔 사고가 터진다. 특히 과거, 상세한 인체 모형이나 디지털카메라 등이 없던 시절에 간혹 일어났던 일이라고는 하는데.... 쌍팔년도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는 그렇게 변명했다가는 택도 없다. 레지던트 거리 교도소에서 하고 싶지 않다면 꿈도 꾸지 말자.

모 국립 의대에서 시신 일부 반출 사건으로 담당 교수가 사임한 사례가 있다. 꽤 유능하고 강의실력이 좋았던 사람이라 해당 학교 학생들은 OTL.

어느 의대 해부학 교수는 실습 조에서 뼈 하나가 모자라자 마치 사격 훈련 탄피 수색하는 것처럼 "니들 몸에서 뼈 빼서라도 채워 놔."라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다행히 옆 조에서 빌려간 거라서 금방 복구했다고 한다.[28]

1969년 초에 실제로 있었던 사건인데, 골목길에서 한 행인이 눈덩이에 정체 모를 사람의 팔뚝이 파묻힌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 국과수에서 감정을 의뢰했는데 결국 감정을 의뢰한 팔뚝의 정체는 해부 실습용으로 사용하다 버려진 팔뚝으로 판명이 난 사건이 있었다. 그 당시 해부용 팔뚝을 버린 의대생은 진땀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 사건은 주간지였던 선데이 서울(1969년 2월 16일자)에서 "주인없는 팔뚝 하나"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적이 있었으며 #, 이 기사를 바탕으로 MBC의 과거 신문 기사에 나온 내용을 재현한 프로그램인 타임머신에서 "텔미썸딩(14회, 2002년 2월 24일 방송분)"이라는 제목으로 방영 된 적이 있었다.

둘째, 사진을 찍었을 경우 절대로 의대생이 아닌 사람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 촬영 자체를 금지하는 곳도 있지만, 2010년대에는 대개 촬영은 허락하고 절대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다만 위의 동남보건대 카데바사건등 해부실습 도중의 사진이 유출되는 등 몇 차례의 사회적 물의가 있고 나서는 교수들도 학생들이 카데바의 사진을 찍는 것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편이다.

사실 학생들이 직접 해부한 시신의 자료들은 의대생의 부족한 해부 기술과 전문적이지 못한 촬영 장비, 그리고 열악한 환경 때문에 공부용 자료로 쓰기에는 별로 깔끔하지 못하다. 공부용 해부 자료는 전문가들이 전문 장비로 찍은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으로 찾거나 책으로 엮어 파는 게 있으므로 가급적 그걸 보자. 대표적으로 Rohen이 저술한 해부학 교과서. 아니면 Gray's Photographic Dissector도 있고, Grant도 있다.

모 의대의 경우, 매 실습 시간마다 정해진 진도가 있고, 근육, 신경, 혈관 등등 그 날 확인해야 하는 구조물들을 찾아 클로즈업 사진을 찍어서, 1학년 2학기 마지막 날 치르는 장례식을 데드라인으로 최종 실습 과제를 제출해야 한다. 1년 간 한 해부 사진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사진 속 구조물마다 인덱스를 달아 구조물을 명기하고, 주석을 첨부한 실습 보고서인데, 기말고사 기간에 몰아서 사진 정리만 하고 있을 수 없으므로 매 실습 때마다 꾸준히 정리를 해 놔야 한다.

1.7. 요약

TV 드라마에서 젊은 여자 시신이나 잘생긴 남자 시신, 게다가 갓 사망한 듯한 생생한 시신이 자주 등장하면서 더 그런 부류의 호기심을 갖게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냥 노가다. 포르말린 때문에 눈물 콧물이 주룩주룩 나온다. 특히나 여자의 시신이나 비만한 시신의 경우는 구조물이 연약하고 지방에 파묻힌 경우가 많아 더더욱 노가다성이 강해진다. 특수한 방부 처리 방법을 쓰면 적어도 질감까진 드라마나 영화와 비슷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쓰는 방부 처리 방법을 거친 시신은 혈관에서 피를 최대한 빼내고 방부액을 체워서 핏기가 하나도 없는데다가 굳어있다. 그래서 실습 초기에 비슷한 비주얼의 반찬에 밥을 못 먹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29] 이런 이유로 오히려 살아있는 것을 마취시킨 후 진행하는 동물해부(비교해부) 시간을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굳이 묘사를 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지, 의대생들이 실제로 그런 식으로 시신을 대한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를. 시신을 경박하게 대하면 교수들이 그 학생을 절대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리고 어찌 되었건 고인의 시신을 쓰는 것이므로 환상과 달리 시신의 대부분은 고연령 '남자'의 것이고[30] 사망 직전까지 온갖 시술을 받기 때문에 시신이 100% 온전한 경우가 드물다. 대형 사고로 사지가 날아갔다든가, 내부 장기를 지나치게 절제했을 경우 등 시신의 손상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아예 해부실습용으로 전달되지 않지만, 각종 절제술로 장기의 일부가 없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며 여러 외과적 수술로 주요 근육 중 일부가 부재한 경우도 많다.

반 우스갯소리로 최고의 해부용 카데바는 백혈병 환자의 것이란 말도 있다. 발생 평균 연령이 낮으며 급작스럽게 사망하는 경우가 적어 투병 기간이 길어서 카데바의 지방이 적고 내부 장기 대부분이 온전하게 보존되기 때문이다.[31]

1.8. 기타

2. 동물 해부실습

이 쪽에서는 법률적인 제한이 없기 때문에 훨씬 많은 사람들이 동물 해부실습을 실제로 해 본다.

대학교 단계에서는 생물학, 수의대에서 동물 해부실습을 필수적으로 한다.

또 한국 초중고 교육과정에서도 실제로는 하지 않는 학교가 상당수이지만 커리큘럼에는 해부 실습이 들어간다. 1987년생까지는 중학교 1학년 과정에서 붕어 또는 개구리 해부를 하게 했다. 이때 보건실에 가거나 쓰러지는 학생이 한둘 있기 마련이고[34]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해부'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고 원하지 않는 학생들도 여럿 있다. 그리고 해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동물의 외피는 쉬이 뚫을 수 있는게 아니라서 꼭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개구리의 내장이 난도질을 당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안전문제 때문에 메스가 아니라 가위를 쓰는 것도 또 한가지의 이유. 그리고 선생에게 매우 까인다.

캐나다 미국의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생물학을 선택과목으로 선택한 학생들도 동물해부를 경험하게된다. 이때 주로 사용하는 동물은 Fetal Pig (아기 돼지). 시신해부와 비슷하게 포르말린의 냄새가 강하게나며, 대체로 3~4명이서 팀을짜서 돼지 한마리를 해부한다. 해부는 피부부터 근육, 장기, 신경, 혈관, 을 해부하고 부위들을 세세하게 공부한다.

해부를 끝마치면 실습시험을 치게되는데, 땡시와 동일한 방식으로 시험을친다. 테이블 위에 장기들을 핀으로 고정시키고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장기와 부위들의 이름을 적는 방식.

미국 캘리포니아의 일부 초등학교들도 해부까지는 아니더라도 간혹가다 흡연자의 폐를 실제로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멀쩡한 성인의 폐 - 흡연자의 폐를 보여주고 비닐장갑을 끼우고 만져보게 하면서 흡연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각인시켜주는 특별 수업을 한다.

동물 해부실습에서 주로 희생되는 동물은 이다. 쥐가 주로 해부에 사용되는 이유로는

이 외에도 개, 고양이, 닭, 토끼, 개구리[35], 붕어, 오징어(주로 다른 척추 동물의 해부와 비교 식으로 병행된다.)돼지의 심장(인간의 것과 유사), 소의 눈알(큼직해서) 등이 주로 사용된다.

동물 해부(+ 동물 실험)의 경우 동물애호단체 등에서 반대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인들 중에서도 '불쌍한 동물들로 실험하고 해부한다' 고 하며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학 및 수의학의 발전은 모두 이러한 동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동물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의학체제는 아직도 상처난데에 침이나 바르고 있을 것이다.[36] 실제로 해부나 실험에 희생된 동물들은 각 연구기관 혹은 교육기관에서 위령제를 지내주며, 생물학에서도 이러한 실험에 대한 윤리에는 철저하다.[37][38]

사실 동물들 치료를 위해서도 해부실습은 필요하다. 동물이 병에 걸렸는데 무슨 병에 무슨 원인이 되는지 치료에 뭐가 도움이 되는지 글이나 사진으로만 공부하는 것은 수의사 경험에 그다지 도움이 못 된다. 알다시피 사람도 해부학을 거치고, 인체실험으로 습득된 의료 지식이 꽤 많다. 예를 들자면 총을 맞아 위가 뚫린 마르탱을 치료하던 의사 버몬트가 마르탱의 위를 뚜껑 열듯이 열고(...) 음식물의 소화를 연구하던 실험 등, 사고 상황으로 인체를 연구할 수 있게 된 실험을 통해서는 의미있는 데이터가 많이 나온 편이다.

위령제는 대략 이런 식으로 거행된다.[39]

다만, 인체해부와는 달리 연구 목적을 위한 사진 촬영 정도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허락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함부로 찍은 사진을 퍼트리거나 하는 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고, 자칫하다가는 선배나 교수들에게 완전히 찍히거나 아예 학점이 달아날 수 있으니 요주의할 일이다.

더욱이나 문제가 되는 것은, 동물실험을 할 때 일부 동물은 해부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직접 죽여야 한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쥐의 경우 머리를 액체질소로 얼려서 깨뜨리거나 직접 목뼈를 탈구시켜서 죽이는 과정[40]을 거치기도 하는데, 방금까지 살아 숨쉬던 생물을 자기 손으로 죽이는 감각이 몹시 찝찝하다. 실습생들에게는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도 존재하는 모양이다. 심지어 이 트라우마 때문에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전공으로 전공을 바꾸는 사례까지 존재할 정도로 이래저래 생명을 다루는 일은 결코 가볍게 대할 수 없다는 좋은 예.

실제 사례로 죽기 전에 공포에 질려 똥오줌을 지리는 쥐들이 많고, 한 번에 죽이지 못하면 목뼈가 우드득 거리는 느낌을 계속 해서 느껴야 한다. 당연히 쥐는 고통에 발버둥치고... 성공했을 때 쥐가 싸늘해지면서 빨갛던 눈이 뭔가 붉으스름한 기분나쁜 회색으로 변해버리는 것이 정말 섬뜩하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경추탈골에 성공을 해도 심장은 잠시 계속 뛰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분명히 단번에 성공했다고 생각했으나 여전히 선명하게 뛰는 맥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여기에 패닉하는 학생도 있다. 그나마 크기가 작아서 덜 무서운 거지 강아지 정도 크기만 돼도...

그 외에도 목뼈 탈구를 위해서 렛의 꼬리를 잡고 당겼다가 꼬리가 빠진다거나, 개 해부를 하다가 동맥을 잘못 건드려 실험실 바닥부터 천정까지 피바다를 만든다거나 하는 불상사도 있다. 심지어 마취가 한번에 안 돼서 절개 도중에 고통에 찬 비명을 질러대서 중간중간에 다시 마취를 해야 하고 그것까지 했는데도 제대로 마취가 안 되어서 척추를 절단할 때 쯤 단말마를 질러대는 경우도 있다(...).

더 심한 경우로는 해부실습에 동원되지 않고 케이지에 남아 있는 실험동물들이 극도의 불안감 등으로 인해 카니발리즘( 동족포식), 즉 같은 우리에 있는 동료를 자기네들끼리 잡아먹는 행위를 자행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보면 트라우마가 생기고도 남을 정도.

동물실험보다는 덜하지만 이 역시 일각에서 동물학대 논란을 사고있다. 한 예로 국립서울과학관에서 개최한 동물의 신비전에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해부체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몇몇 사람들에게 동물학대라고 낙인찍히는 일이 있었다. 물론 동물학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어린 아동들에게도 체험이란 명목아래 실습을 한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있기는 하다. 동물 복지 차원을 넘어 (부모 동의가 있기는 하겠지만) 아이들이 해부 과정을 보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문제이니....

3. 여담

금기사항이 여럿 보이듯이 금기사항을 어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09년도에 발생한 동남보건대 카데바사건과 같은 경우와 2017년도에 발생한 카데바 워크숍 해부 인증샷 사건과 같이 하지 말라는 것을 꼭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니 유의하자.

4. 관련 문서


[1] 최근에는 안하는 경우도 있다. [2] 그러나 이 학생들은 의대생이 아닌 응급구조과(보건계열) 학생이다. [3] 다만 의대 들어올 정도의 머리라면 어쨌든 인재는 인재기 때문에, 요즘에는 저런 경우가 실제로 나와도 퇴학시키지는 않는다. [4] 더군다나 지방의대는 정원이 그리 많지도 않아, 실습실 전체에 카데바가 끽해야 3~5구 정도이다... [5] 결국 카데바도 빈익빈 부익부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유명하고 규모가 큰 병원에는 시신 기증이 충분히 많이 들어오지만 지방 병원은 그러지 못한다. 그나마 국립대라면 해당 지역에서의 위상이 남다르니 필요한 만큼은 확보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병원이 작은 지방사립대 의대는... 실례로 전남, 부산의대 같은 경우는 4~5명이 카데바 1구를 해부한다. [6] 애초에 시신 기증하는 경우는 대부분 60대 이상의 사망자들이다. 게다가 갈수록 의학 기술이 좋아져 수명도 증가하는 것도 있지만, 장기기증이나 시신기증 후 처리가 잘 안 되는 등 곤란한 점도 많아서 기증을 안하는 유족들이 많아진 것도 한 몫 한다. [7] 해부학 관련 강의, 실습을 전담 [8] 어쩔 때는 보수적인 걸 넘어 막무가내이다. 대표적으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때에도 전국의 거의 모든 의치한 해부학교실은 학교 지침에 반발하여 학생들을 강제 소환, 실습을 강행했다. [9] 의대는 학점제가 아닌 학기제라 한 과목이라도 학점을 못 받으면(평균평점이 낮은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학사경고 무조건 유급이다. 그것도 1학기 수업과 2학기 수업의 과목이 다 필수과목이고 진도는 따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실질적으로는 한 학기를 쉬고 1년 뒤에 다시 수강해서 패스해야 한다. [10] 모 의과대학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쉬는시간에 마시던 커피를 들고 실습실에 들어간 학생이 교수에게 발각되었는데 평소 둥글둥글한 사람이라고 알려져있던 그 교수가 커피를 빼앗아 던지고 학생을 내쫓았다는 소문도 있다. [11] 이 때 칼을 잡는 것(포크레인)을 더 선호하는지, 책을 잡는 것(브레인)을 더 선호하는지에서 처음으로 외과계 성향과 내과계 성향이 드러난다는 말도 있다. 사족으로 둘 다 안하려는 인간(멤브레인)은 정신건강의학과라거나, 사진 찍는 인간은 영상의학과라는 드립도 있다. [12] 모 의과대학은 해부학 실습실 바로 옆에 대기실이 있어서 그곳에서 음식물을 섭취하고 다시 복귀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교수들도 대기실 청소 상태만 좋다면 크게 터치하지 않는다고. [13] 종교 계열 학교의 경우 해부실습 첫 시간에 성직자가 기도한 뒤 실습을 시작하기도 한다. [14] 시신 기증자수의 부족, 그나마 네임드인 학교는 조금 낫지만. [15] 한 번에 한 부위만 파기 때문에 한두 명이 칼을 대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그 부위에 같이 참여하기가 어렵다. [16] 그레이 해부학 원전의 삽화가이다. [17] 그래도 요즘은 학생 인권 차원에서 대체로 23시를 마지노선으로 정하는 편이다. 나름 버스나 지하철 막차는 보장해주겠다는 배려인데 과연... [18] 피부 아래에 있는 지방층이 보이도록 피부를 벗기는 일 [19] 보통 메스로 칼집을 내고 칼집부터 뜯어낸다. 피부와 근육은 발생기원이 다르기 때문에 뜯으면 정말 뜯긴다. 물론 요령이 필요하고 힘이 들기 때문에 적당히 당기면서 메스나 가위로 결합을 분리하기도 한다. 벗겨낸 피부 안쪽 면이 약간 우둘투둘한 모양이 보이는 정도로 얇게 벗겨내는 것이 이상적인데, 함부로 뜯었다가는 피하지방과 그 안쪽을 지나가는 피부신경, 피부정맥까지 끊어먹기 일쑤라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20] 특히 오래 앓아 누웠다거나 [21] 보통 실이나 핀셋 등으로 구조물을 지정한다. [22] 학교에 따라 일반적인 벨 소리를 쓰기도 한다. 버저 소리를 쓰기도 하고. [23] 20초인 학교도 있다고 한다. 근데 어차피 10초 안에 기억 안 나면 20초나 30초나 거기서 거기다. 물론 30초안에 해야 하는 실습 과제라 문제 난이도는 정답만 확실히 알고 있다면 10초 이내에 정답을 적을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만 출제된다. [24] 더 심한 경우 아예 생으로 구두시험을 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조별로 모여서 교수가 "이 부위 말해봐" 라고 하면 그 부위에 해당하는 구조물을 전부 읊어야 하는 식. [25] 어려운 문제를 내지 못하도록 다 부숴버리자는 발상으로 학년대표가 가위를 들고 다니며 모든 카데바에서 알아보기 어려운 구조물들을 다 부수고 다녔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실제 시험에서 이미 다 사라졌어야 하는 어려운 구조물들이 왕창 나왔다는 사례가 있다. 이유는 카데바는 학생들이 실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교수와 조교들이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것들도 따로 있기 때문이다. [26] 과거에는 제한 연령까지 졸업 가능할 경우 휴학하더라도 입영 연기가 가능한 제도조차 없었기에 첫 유급=입대 이기도 했다. [27] 가톨릭 재단 소속 학교는 미사를, 개신교 소속은 추모 예배를, 불교대학은 예불을 드린다. 미사/예배/예불 집전은 교목 신부/목사/승려가 파견나와서 진행한다. [28] 사실 이렇게 해부한 구조물 하나 함부로 주고받는 것조차도 자칫하면 교수(또는 조교)한테 엄청 욕 먹을 가능성이 높은 일이다. 이유는 떨어뜨리면 큰 일이 나기 때문이다. [29] 고기 같은 거야 당연히 (...) 꺼리고, 심하면 치킨이나 참치까지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30] 젊은 사람의 시신이라고 환상을 가지는 실습생들도 매우 드물게 있다고 한다. [31] 그렇지만 백혈병 환자가 죽기 전까지 겪는 여러 고통을 고려해보면 유가족들이 장례나마 잘 해주려고 하겠지, 해부실습용으로 기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게다가 백혈병이라면 여러 합병증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도 매우 높으므로 감염의 위험도 있다. [32] 그래서 해부 실습이 진행될수록 해부용 옷은 물론 해부용 신발까지 구비하는 경우도 있다. [33] 일부 의료장비가 도입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대부분은 속을 보지 않고 진단한다. [34] 개구리의 내장과 피를 보는 것만으로 충격받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인데, 마취가 제대로 안 되어 내장을 드러낸 채 꿈틀거리기까지 하면 학생들이 비명소리와 울음소리를 내며 쓰러지는 등 난리가 난다. [35] 2010년 중학교 교육과정 개정으로 중1 과학 시간에 개구리 해부를 보게 된다.(지금은 동물학대 논란으로 잘 안한다고.)6차교육과정 시기에도 중1 과학시간에 실시했었다. [36]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절대 상처에 침을 바르면 안된다. 입 안에는 온갖 세균이 가득하다. 특히 여러분이 양치를 안한 상태라면. [37] 다만 해부실습이나 동물실험에 동원되는 동물에 대한 실험 윤리를 논의하게 된건 상대적으로 최근(1980년대 초부터)의 일이며, 여전히 갈길이 멀고 외면할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아무리 의학 및 수의학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잔혹하거나 생명경시 경향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이런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생명과학자, 수의학자 및 수의사들이 실험 동물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38] 사람은 죽은 자의 시신을 이용하지만 동물은 죽은 개체뿐만 아니라 멀쩡히 살아있는 동물을 실습을 위해 족이는 경우도 적지않아 논란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39] 단 이 링크는 동물원에서 죽은 동물에 대한 위령제다. 물론 실험동물 위령제도 크게 다르진 않다. 과거 실험동물 위령제를 다룬 영상이 TV에 공개되기도 했다. [40] 한 손으로 머리를 잡고 다른 손으로 꼬리를 세게 잡아당기면 오도독 하는 목뼈가 아작나는 손맛(...)과 함께 즉사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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